'2019 여의도 불꽃축제' 시간-명당은 어디? 주최 측-누리꾼 pick 공개

'2019 여의도 불꽃축제' 시간과 명당에 관심이 높다.5일 오후 7시부터 '한화와 함께하는 서울세계불꽃축제 2019'(이하 '2019 여의도 불꽃축제)'가 진행된다.한화 측은 불꽃축제 공식 사이트에 '불꽃을 한눈에, 불꽃 명당!'이란 제목의 게시물을 올리고 불꽃 관람 장소를 추천했다.한화 측이 공개한 불꽃축제 명당은 여의도 한강공원 멀티플라자, 이촌 한강공원 등이다.누리꾼들이 추천한 다양한 불꽃축제 명당은 반포 한강공원, N서울타워, 노량진 사육신공원, 노량진 수산시장 주차타워 4층, 선유도공원, 달마공원, 상도근린공원, 서래섬, 용산도서관 등이다.'2019 여의도 불꽃축제' 행사 당일 오후 2시부터 9시 30분까지 63빌딩 주변 교통은 통제된다.이밖에도 불꽃축제 시작 시간은 오후 7시부터며, 7시 20분 중국 팀 불꽃쇼, 7시 40분 스웨덴 팀 불꽃쇼, 8시 한국 팀 불꽃쇼 등이 진행된다.김명훈 기자 mhkim@idaegu.com

행복북구문화재단 어울아트센터가 개관 20주년 공연, 전시 진행

행복북구문화재단 어울아트센터가 개관 20주년을 맞아 10월 한 달간 풍성한 공연과 전시를 진행한다.이번 기념 행사는 ‘BEYOND 20 TOWARDS 20(20년을 넘어 20년을 향하다)’를 주제로 어울아트센터의 설립목적을 되새겨보고, 앞으로의 미래를 함께 그려보고자 마련됐다.먼저 9일 오후 5시, 어울아트센터 함지홀에서 개관 20주년 기념 콘서트 ‘BEYOND 20 TOWARDS 20’을 개최한다. 공연은 어울아트센터 상주오케스트라인 CM심포니오케스트라와 행복북구합창단, 그리고 대구를 대표하는 음악가들이 함께하는 성대한 클래식 콘서트로 꾸며진다. 특히 1999년 개관 당시 피아노 연주를 보인 허수정 피아니스트가 CM심포니오케스트라의 단장을 맡아 연주에 참여한다.행복북구합창단이 ‘O Sole Mio(오 나의 태양)’와 ‘경복궁 타령’으로 공연의 문을 열고 이어 대금 이현창, 한국무용 장희정이 출연해 영화 서편제의 주제곡인 천년학을 선사한다.소프라노 최윤희는 3명의 후배 소프라노와 함께 김효근의 ‘눈’과 L. Arditi의 ‘입맞춤(Il bacio)’을 노래하고 퓨전앙상블 풍류21은 오케스트라와 함께 ‘신 뱃놀이’를 연주한다.테너 박신해, 차경훈, 이병룡, 바리톤 구본광, 박정환, 임봉석 등 성악가들도 박태준 작곡 ‘동무생각’과 G. Verdi의 ‘Brindisi(축배의 노래)’를 함께하며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다.또 개관 20주년 기념 전시 ‘공존하는 도시’, ‘감(感)·성(性)·환(換)·유(喩)’가 연달아 개최된다. 전시는 1999년부터 현재까지 어울아트센터의 역사와 함께해온 지역의 대표 작가들을 초대한다.먼저 19일까지 열리는 전시 ‘공존하는 도시’는 지역 추상미술의 다양성을 표방하며 독자적 작품세계를 다져온 김결수, 김영세, 김영진등 14인 작가가 참여한다. 이들은 현대미술운동 실험정신의 맥을 이어오며 여전히 시대의 단편을 작업에 녹여내고 있다.이어 22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두번째 전시 감(感)·성(性)·환(換)·유(喩)가 열린다. 전시에는 강상택, 권기철, 금대연, 김봉천, 김진혁 등 20여 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20년이 지난 현재도 사람들의 감성적 사유를 작품에 반영하며, 많은 미술 애호층을 형성해오고 있다.이태현 행복북구문화재단 대표는 “언제나 어울아트센터와 함께 해준 많은 주민과 예술가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앞으로 어울아트센터는 문화예술을 매개로 모두를 이어주는 문화 플랫폼 역할을 하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전했다. 문의: 053-320-5120.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제17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세번째 메인 오페라 1945 선보여

‘제17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세번째 메인 오페라 작품 ‘1945’가 오는 4일과 5일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른다.1945는 광복 직후 중국 만주에서 조선인 일본군 성노예로 지내던 ‘분이’가 전재민(戰災民) 구제소를 거쳐 고국으로 돌아가는 동안의 사건을 다뤘다. 분이는 자신과 생사를 함께한 일본인 성노예 '미즈코'를 말 못하는 동생으로 위장해 기차에 타려 하지만, 미즈코의 정체가 들통나면서 일본인 탑승에 반대하는 다른 조선인들과 갈등한다.극은 분이와 미즈코를 중심으로 흐른다. 아울러 한글강습회를 계획한 지식인 ‘구원창’, 남편과 달리 그저 떡장사를 하고픈 ‘김순남’ 등 다양한 인간군상을 앞세워 1945년 당시 일제 식민지와 제2차 세계대전에 휘말린 민초들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렸다.올해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국립오페라단이 야심차게 제작한 창작 오페라다. 지난 2017년 국립극단에서 선보여 국내 큰 반향을 일으킨 배삼식 작가의 동명 연극 ‘1945’를 원작으로 했다. 원작자가 직접 극본을 집필해 탄탄한 줄거리를 자랑한다. 아울러 아름다운 우리말 가사와 동요·민요를 활용한 친숙한 음악이 특징이다. 음악극과 연극, 뮤지컬, 무용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음악을 작곡한 최우정이 동요 ‘고향의 봄’,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전래동요 ‘두껍아 두껍아’ 등 선율을 인용해 친숙한 음악을 마련했다. 또 2018 평창패럴림픽 개·폐막식 총감독을 맡은 스타 연출가 고선웅이 연출했다.이번 대구 공연에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국립합창단이 참여한다. 코리아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이자 상임지휘자인 정치용이 지휘봉을 잡는다.유럽에서 활약하는 소프라노 이명주, 뮤지컬 ‘팬텀’과 ‘안나 카레니나’로 대중에게 친숙한 소프라노 김순영을 비롯해 소프라노 김샤론, 테너 이원종·민현기·정제윤, 메조소프라노 임은경·김향은, 바리톤 유동직·우경식·이동환 등이 출연한다. 바리톤 이동환과 테너 이원종은 각각 영남대학교, 경북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하고서 유럽과 한국을 넘나들며 활발히 활동하는 지역 출신 음악가다.VIP석 10만 원, R석 7만 원, S석 5만 원, A석 3만 원, B석 2만 원, C석 1만 원. 문의: 053-666-6170.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책꽂이

영화, 도시를 캐스팅하다 = 영화와 도시는 뗄 수없는 관계다. 시대의 공기를 보여주기에 도시만큼 적절한 재료는 없다. 저자는 한국영화와 만난 14개 도시를 골랐다. 이 책은 도시와 만난 영화 이야기인 동시에, 영화와 만나 새로운 이미지를 얻은 도시 이야기다. 저자는 공간이 풍경이 되고 극의 정서를 좌우한 곳을 위주로 골랐다고. 그렇게 파주와 함평과 옥천과 거제와 영월과 삼척과 제천을 만났다. 여기에 몇몇 매체에 기고한 글을 재구성해 추렸고 몇 개의 도시를 추가했다. 백정우 지음/한티재/144쪽/1만3천 원만구 아저씨가 잃어버렸던 돈지갑 = 도깨비들이 산속에서 돈지갑을 줍고서 벌이는 소동을 익살스럽게 그린 그림책이다. 만구 아저씨는 장에서 고추 한 부대를 팔아 지갑이 두둑해지자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갑자기 똥이 마려워진 아저씨는 골짜기 깊은 곳으로 들어가 바지춤을 내리고 쪼그려 앉는다. 그때 잠바 호주머니에서 지갑이 떨어진 줄도 모르고 아저씨는 태평히 자리를 떠난다. 그날 밤 도깨비 일가족은 똥 한 무더기를 보고 코를 찡그리다가 그 옆에서 지갑을 발견한다. 도깨비들이 저마다 종이돈을 들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엉뚱한 이야기를 한다. 급기야 손자 톳제비는 돈으로 똥구멍을 쓱 닦아 훌쩍 버리고 만다. 반면에 지갑을 잃어버린 것을 알고 ‘천길만길 구덩이에 빠져 든 것’처럼 울상이 된 만구 아저씨의 모습은 사뭇 대조적이다. ‘종이쪽’에 불과한 돈에 울고 웃을 수밖에 없는 인간 세태를 은근히 꼬집는 대목이다. 권정생 지음/창비/44쪽/1만3천 원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행복하고 즐겁게 대화하는 방법과 내 마음 돌보는 방법

살다보면 스스로 결핍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계발서를 찾는 이유기도 하다.이번에 소개하는 세권의 책은 전형적인 자기계발서다. 두권은 ‘대화법’에 관한 이야기고 한권은 ‘마음’을 돌보는 방법을 담고 있다.3명의 저자는 모두 자신의 사례를 들어 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한 조언을 건넨다. ◆잠시도 말이 끊기지 않게하는 대화법야마구치 다쿠로 지음/센시오/220쪽/1만4천 원아침에 문 밖을 나서서 누군가를 만나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대화. 우리의 하루에 어김없이 따라붙는 대화가 부담스럽고 힘든 사람들이 있다.이 책은 그런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저자는 ‘인터뷰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2천 명이 넘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눴다고 말한다.그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사람들이 흥미를 가지고 대화에 뛰어들게끔 유도해야 했고, 더불어 편안하게 속 이야기를 털어놓도록 다독여야 했다고.책에서 소개하는 방법들은 대화에 활기를 불어넣고 함께하는 사람들을 즐겁게 만든다. 저자는 “편안하고 즐거운 대화란 ‘내 말을 쏟아내는 대화’가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끌어내는 대화’다. 또한 ‘남을 휘두르는 대화’가 아니라 ‘서로를 북돋는 대화’”라고 한다.책에는 상대방이 저절로 말하게 만드는 ‘앵무새 대화법’, 어떤 말도 술술 털어놓게 하는 ‘듣기의 기술’, 티 내지 않고 화제를 바꾸는 방법 ‘~라고 하면’, 상대방을 배려하는 ‘YOU’ 언어, 더 듣고 싶게, 더 묻고 싶게 만드는 ‘스토리 대화’, 대화의 둑을 막는 ‘질문’, 대화의 둑을 허무는 ‘질문’ 등 간단하고 직관적이어서 지금 당장 써먹을 수 있는 방법들로 가득하다.저자는 “애정이 담긴 대화는 삶은 바꾼다. 둘도 없는 친구들과 마음을 나누게 될 것이고, 최고의 파트너, 수많은 주력자들 취미 생활을 함께 누리는 좋은 동류들이 당시 주위에 모여들 것”이라고 조언한다.◆바쁨과 헤어지는 중입니다.아본 탤리/돌배나무/240쪽/1만3천500원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심지어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업무를 완벽하게 처리하며, 그리 힘들이지 않고 가정과 직장의 균형을 맞추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예외가 아니다.겉보기에는 시간에 쫓기지 않고 자기 속도로 잘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을 소화하느라 허덕이며 하루하루를 숨 가쁘게 보내는 평범한 누군가가 있을 뿐이다.저자는 바쁨을 당연시하는 문화적 기대가 있음을 지적하면서, 이로 인해 우리가 ‘모든 걸 완벽히’ 해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한다.저자는 라이프스타일 코칭 전문가였다. 그러나 급작스러운 공황 발작을 겪게 된다.저자는 이를 계기로 본인의 생활에서 그토록 큰 불안과 긴장을 일으키는 것이 무엇인지 세심하게 들여다봤다. 그는 어떻게 나 같은 사람, 그러니깐 긍저적으로 생각하고 활동적이며 유기농 음식을 먹는 운동 애호가가 앰뷸런스에 실려가는 꼴을 당했는지 혼란스러웠다고.저자는 자신이 신체적 관리에만 중점을 뒀을 뿐 정신적 관리에 소홀했음을 깨닫게 되었고, 신경언어학 프로그래밍(NLP) 전문가 과정을 이수하며, 본격적인 심리치료사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이 책은 바쁨의 습관을 벗어던지고 내 삶의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한 열 가지 방법을 함께 전한다. 그중 자신이 평소 가지고 있던 신념을 점검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신념이란 삶을 영위하는 기준이 되는 가치관을 의미한다. 또 ‘책속부록’에는 한 주에 하나씩 살펴볼 수 있는 52개의 문장들이 담겨 있다. ◆대화의 배려조완욱 지음/함께북스/248쪽/1만4천500원말은 향기와 같다. 배려가 담긴 말을 하는 사람 곁에는 항상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처럼 말이다. 반면,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은 피하게 된다. 그것은 상대방의 마음을 생각하지 않은 말이기에 불편함을 주고 다가서기가 힘들기 때문이다.이 책은 배려의 대화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배려가 담긴 말을 통해 평안함을 주고 행복한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룬다.현대인의 삶은 너무 바쁘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는 물론 자신조차 돌아볼 여유가 없다. 자신에게 이로운 경우에만 관심을 갖고 자신과 상관없는 일에는 무관심하다. 이같은 현상은 대화의 자리에서도 목격할 수 있다.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는 언어의 사용으로 인해 말투는 거칠어지고 따라서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말과 말투 또한 거칠다.저자는 국민들의 마음을 생각하지 않는 정치인의 막말,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지 않는 이기적인 말로 인한 갈등 등의 현실에 안타까움을 갖고 책을 기획하고 집필했다고 말한다.사람은 각자의 주관적인 생각에 따라서 주의가 다르고, 또한 사물을 보고 느낀 관점에 따라서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생각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그래서 서로의 생각 차이를 좁히기 위해 대화를 한다. 하지만 대화 자리에서 자신의 생각이 옳다는 것을 고집하기 때문에 대화가 원활하게 이어지지 못하고 험한 말이 오고가기도 한다. 그로 인해 서로의 신뢰가 무너지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배려의 마음이 있는 대화의 자리는 상대방을 만나며 세운 경계의 울타리를 걷어내게 한다. 총 7장으로 구성된 책에서는 언어의 품격과 배려에 좋은 습관, 만남과 소통 등 삶을 풍요롭게 하는 배려의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문화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됐어요.”

주말마다 비 소식이 들립니다. 그날도 추적추적 비가 내렸습니다. 경북문화체험 공모전 소식을 듣고 건성으로 둘러보던 문화재를 다시 찾아가 보게 되었습니다.날씨 탓이었을까? 황씨부인당 길목에서부터 스산한 기운이 온몸을 감싸는 것을 느꼈습니다. 눈길이 닿는 곳마다 기도의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강한 기운과 편안함이 공존하는 이곳의 느낌을 글로 옮길 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습니다.공모전 준비를 하면서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애착이 생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수상 소식을 듣고 기쁨보다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공모전 도전은 처음이고 글쓰기는 아직 미흡하기 때문입니다.앞으로 더 발전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저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경북 봉화△대구수필문예회 회원△베베스쿨 어린이집 교사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2019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동상 ‘신앙의 뿌리’

동상 박순향 구순이 다 되도록 기도의 끈을 놓지 않는 어머니, 당신의 신앙의 진원지인 황씨부인당을 찾아 나섰다. 어머니의 두터운 믿음과 나의 내면에 시나브로 생성한 신앙의 뿌리를 캐내보리라.추적추적 내리는 빗속을 헤치며 황씨부인당을 향했다. 활엽수에 매달린 빗방울이 마냥 싱그럽다. 올라가는 오붓한 길목에 가지런한 돌탑들이 길손을 맞이한다. 탑들은 크고 작은 돌들을 서로 껴안았다. 오르내리는 중생들이 쌓아 올린 탑이다. 돌 하나에 소망을 얹고 돌 하나에 번뇌를 털어냈을 것이다. 하찮은 돌멩이지만, 쌓을 때마다 종교적 의식을 치르듯 심충(深衷)을 다했을 터다.오솔길 가녘엔 황씨부인당을 수호하듯 무속인의 상징물인 오색천이 나부낀다. 그 형상은 오색천을 온몸에 두른 장승같은 ‘세르게’들이 바이칼 호수, 알혼섬의 샤먼 바위를 호위하는 형국이다. 신적 존재인 황 씨 부인도 샤먼바위 이상의 대접을 받고 있음은 틀림없겠다.골짜기에서 꽹과리 징 소리가 들려온다. 어느 누가 염원을 담아내는 굿판이리라. 문득 드라마에서 본 굿 장면이 떠오른다. 진하게 분장한 무당은 온몸으로 춤을 춘다. 신내림을 받았는지 느릿한 춤사위는 북소리에 편승하여 서서히 절정으로 치닫는다. 비손하는 사람의 호흡도 가파르게 올라간다. 콩죽 같은 땀이 그들을 흥건히 적시고 파김치가 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소름이 오스스 돋아나지 않았던가. 무속인이 일월산에 몰려듦은 황씨 부인의 영향력이 클 것이다.잡목이 둘러쳐진 곳에 황씨부인당이 고즈넉이 엎드렸다. 부인당은 일월산 일자봉 정상에 있는 신당이다. 범접하지 못할 그분의 모습은 어떠할지 부인을 조심스레 올려봤다. 눈이 마주쳤다. 두렵게만 여겼던 것은 기우였다. 엷은 미소와 온화한 자태는 전형적인 한국의 여인상이다. 평소 점술·샤먼 신앙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았던가. 속 좁은 편견에 얼굴이 붉어진다.황씨부인당의 전해오는 여러 설화 가운데 하나이다. ‘조선 순조 조에 일월산 아래 황씨 성을 가진 아리따운 규수가 있었단다. 두 남자가 서로 차지하기 위해 암투를 벌였다. 연적(戀敵)을 이긴 신랑은 의기양양했으리라. 첫날밤이었다. 설한 바람에 문풍지가 크게 떨었다. 초야를 치르고자 호롱불을 끄는 순간, 날 선 칼날이 창호지에 어른거렸다. 신랑은 연적의 날이 자기를 노리는 줄 알고 줄행랑을 쳐버렸다. 창호지에 비친 댓잎이 비수로 보였을 모양이다. 새 장가를 든 신랑은 아들딸을 생산했지만, 낳은 족족 비명횡사했다. 구천에 떠도는 황씨 부인의 원혼 탓이란다. 여인의 한은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고 하지 않았는가. 신랑이 신부를 찾았을 때, 부인의 자태는 첫날밤 그대로였다. 열녀는 지아비를 두 번 고치지 아니한다는 성현의 말씀을 몸소 실천에 옮겼을 터. 족두리를 쓴 채 오지 않는 낭군을 기다린 신부의 속은 까맣게 탔으리. 신랑은 시신을 현재 위치에 옮기고 사당을 지어 영혼을 위로했다. 제문을 소지(燒紙)할 때 피어오르는 연기와 함께 석고상처럼 붙박였던 부인의 모습이 홀연히 사라졌다.’ 는 내용이다. 부인은 언젠가는 떠난 낭군이 찾아오리라는 것을 굳게 믿었기에 망부석 되어 그 자리를 지켰을 것이다. 부인이 실천한 정절·예지력(豫知力)·영험이 있었기에 신적 존재로 추앙을 받았으리.단아한 황씨 부인을 향해 두 손을 맞잡았다. 어깨가 가늘게 떨린다. 짧지 않은 인생 여정, 소가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질곡을 여러 차례 겪지 않았던가. 부인에게 합장하는 동안 엉킨 실타래가 한 올씩 풀리고, 마음에 일었던 파문이 잔잔해짐을 느낀다. 신앙의 힘을 새삼 확인하는 순간이다. 도처에 굿당이 산재한 선녀탕을 향해 발길을 옮겼다. 선녀탕은 거울처럼 맑았다. 기도자는 이곳에서 몸을 정갈하게 하였으리. 움푹 팬 너럭바위 한편에 양초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범부의 마음이 머무는 곳이면 모두가 기도처다. 황씨부인당을 중심으로 일월산 골짜기는 초 향이 그윽하다.친정엄마도 황씨부인당을 자주 찾았다. 이곳에서 가정의 평화와 일곱 남매의 안녕을 빌었다고 한다. 어머니는 겨우 한글을 깨우쳤다. 불경이 가끔 당신의 손에 쥐어져 있었지만, 불가의 오묘한 진리를 터득하지 못했음을 익히 안다. 그저 주문처럼 외웠을 따름이다. 당신의 마음 머무는 곳이면 모두가 기도처였고, 거기에서 마음에 위안을 받았을 것이다. 엄마가 치성 드린 황씨 부인 영전에서 오늘은 당신을 위해 내가 합장한다. 변죽만 올린 나의 기원과 원력(願力)을 다한 어머니의 기도 함량을 어찌 저울질 할 수 있으랴!우연인지 필연인지 시어머니 신앙도 친정엄마와 빼닮았다. 시어머니는 남편인 아들을 낳고자 민속신앙에 의지했단다. 자식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갓난 아들을 팔공산 수태골의 큰 바위에 팔았다. 바위는 소위 대모代母 격이다. 한낱 바위가 무슨 영험을 지녔겠냐만, 굳은 믿음은 시어머니 마음을 지배했을 것이다. 자식이 장가들 때까지 음력 초하루 보름이면 바위에 정화수를 떠 놓고 촛불을 켰다고 했다. 결혼한 뒤로는 그 일을 우리 부부가 맡았으니 물 흐르듯 믿음도 대물림을 하는 모양이다.화엄경에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 하지 않았던가. 혹세무민(惑世誣民)하는 부류만 아니면 무슨 신앙인들 어떠리. 마음 중심이 중요한 것을. 하산길이다. 뭇 사람의 소망을 담은 돌탑들이 나그네를 배웅한다. 황씨 부인의 고운 눈매가 나의 정수리에 선명하게 각인되고 있었다.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예술이 관람객에게 건네오는 농담이 궁금하다면?

경북대학교미술관은 기획전 ‘농담, 결코 가볍지 않은’展을 2019년 10월 1일부터 2019년 12월 21일 까지 개최한다. 두 달 동안 개최되는 이 전시는 우리의 일상 속에서 흔하고도 가볍게만 여겨지는 ‘농담’이라는 행위의 새로운 가치를 다양한 예술작품을 통해 재조명한다. 본 전시는 농담이 인간 내면의 깊은 곳인 무의식에 잠재되어 있는 에너지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는 프로이트의 이론을 기반으로 하여 예술에서 농담이 창조적 에너지이자 매체로써 작동하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농담, 결코 가볍지 않은’展에서 관람객은 농담을 소통의 도구로 하여 작품들과 만나게 된다. 농담이 당대의 정치, 사회, 문화적 상황을 반영하는 시대의 언어로 기능하는 것과 같이, 전시에 참여한 16명의 작가들은 개인부터 사회까지의 다양한 오늘날의 이야기를 농담을 매개로하여 풀어낸다. 본 전시는 농담이 나 자신, 타인과 나의 일대일의 관계, 그리고 그 일대일의 관계가 끝없이 연결되어 나가며 만들어진 사회로 표현과 내용을 확장하는 모습을 3단계로 나누어 보여주고 있다. 농담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에서부터 거시적인 담론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개인과 사회 사이에서 전달하고 상호작용을 돕도록 기능한다. 경북대학교미술관 측은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전시의 주제인 농담처럼 일상생활 속에서 익숙했던 것들을 낯설게 보기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경험을 하길 바라며, 농담을 건네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무거우면서도 유희가 넘치는 현대미술에 대한 친숙한 접근의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기간 : 2019.10.1.(화) ~ 2019.12.21.(토)개관일시 : 평일, 토요일 / 오전10시~오후6시참여작가 : (김)범준, 강재원, 김민형, 김석, 김시연, 김윤호, 노세환, 옥정호, 이동주, 장성진, 정새해, 정세인, 조민아, 조습, 진효선, 한상임관람료 : 무료문의 : 경북대학교 미술관(053-950-7968/7978)online@idaegu.com

청송 서화예술전시회 발길 이어져

청송군 서화예술전시회가 1∼3일 청송읍 소헌공원에서 열린다.올해 25회째를 맞는 이번 서화예술전시회는 청송묵림회가 주관한다. 지난 1년간 지역의 서화예술 동호인들이 갈고 닦은 작품을 비롯해 서예 저명인사의 작품 등 총 120점이 전시된다.특히 서화예술전시회는 매년 관람객이 증가하고 동호인들의 저변 확대는 물론 군민들의 문화 향유권 신장에도 크게 기여하는 등 지역 문화예술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임경성 기자 ds5ykc@idaegu.com

‘제27회 봉산미술제’ 4~6일 봉산문화거리 내 일대에서 열려

‘제27회 봉산미술제’가 4일부터 6일까지 대구 중구 봉산문화거리 내 갤러리, 봉산문화회관 앞 광장과 봉산문화거리 일대에서 펼쳐진다.올해 봉산미술제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미술주간’ 기간에 맞춰 ‘어린이에게 꿈을’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특히 올해는 대구시교육청 후원으로 2019 봉산미술제 어린이미술대회도 함께 개최된다.먼저 미술제는 봉산문화협회 화랑 11곳이 참여해 축제 기간 전시를 진행한다.장경국(동원화랑), 곽호철·장은순·문은숙(모란동백갤러리), 디터 발처·임소아·파하드 후세인(갤러리소현&소헌컴테포러리), 강지혜·노순천(수화랑), 김소희(신미화랑), 김순철·모미화·이규목(예송갤러리), 곽동효(갤러리 오늘), 최병소(갤러리 중앙202), 김창열·이우환·이강소·조명학(갤러리 제이원), 서승은(키다리 갤러리), 이건용(갤러리 혜원) 등에서 화랑 대표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다.이번 미술제는 시민 참여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들이 마련된다. 먼저 봉산문화거리 입구에서부터 시작해 거리 곳곳에 미술 작품들을 배경으로 한 포토존이 설치된다. 또 각 화랑별 작가들의 작품이 인쇄 된 500여 개의 미니 깃발이 봉산문화거리 도로 화단에 줄지어 세워진다. 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참여해서 직접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대형 천이 거리에 설치돼 관람객 누구나 작업을 할 수 있다.이번 미술제에는 거리 상점들도 대거 동참한다. 플로레리아, 광성복어, 영발장, 천진필방, 동남필방, 핸즈커피, 함박별장, 루미에르, BRICK 62, SUKSU:숙수, 오아드, 두손아트, 퍼시스턴스, 구딸라, 교동과자점, 석주사진관 등이 함께 참여해 축제를 꾸민다. 개막식에서는 영남대학교 국악과 강예림 학생의 가야금 연주와 팀 ‘아렌시드’의 신나는 K-POP 댄스공연, 중구여성합창단원의 축하공연이 봉산문화회관 광장의 행사 무대에서 열린다.봉산 미술 경매 행사가 올해도 5일 오후 2시 봉산문화회관 광장 무대에서 열린다. 올해는 각 화랑의 전시작을 포함해 갤러리 소장 작품 약 70여 점이 출품될 예정이다.봉산문화협회 배민정 회장은 “풍성하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지역 상인과 작가, 대구현대미술가협회가 협력해 행사를 준비했다. 봉산미술제 기간에 많은 시민들이 찾아와 축제를 즐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정병현 ‘더 이상 내가 아니다’

수성문화재단 수성아트피아는 ‘정병현 초대전-더 이상 내가 아니다’를 오는 6일까지 멀티아트홀에서 진행한다.정병현 작가는 인간의 삶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사회적 구조 속에 버려지는 삶이 없음을 작가는 작품 제작과정을 삶의 여정을 비유해 수행하듯 보여준다. 결과에 중점을 두지 않는 인간의 삶들을 돌아보고 새로운 모색을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다.작가는 한지위에 여러 색의 안료를 바르고 다시 다른 색으로 여러 번 반복해 덮은 후 바늘로 뜯어내는 방식을 택한다. 이는 지독한 인내와 반복의 표현으로 삶의 소멸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생성과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인간적 고뇌와 삶과 죽음의 사이에서 나타나는 내면적 표현을 보여주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작가는 “내가 갈망하는 자유로움은 보편적 삶의 환경에서 타인의 속박에 반하는 행위에 수반되는, 고통으로부터의 물리적 자유에서 기인하지 않는다”며 “관찰자(자아)와 대상(화면)의 내면적 갈등 관계와 습관적 자기구속으로부터 저항과 분노를 동반하는 수평적인 상관관계에서 발생되는 결과물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자유라는 결과를 얻기 위한 수단은 오직 나에게서 발견할 수 있으며 그렇기에 모든 행위의 바탕에 철저한 자기 착취가 있지 않으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작가는 수행이라는 과정을 거치며 온전한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 오히려 자신을 소멸시킴으로 작품을 통해 진정한 자유로움을 찾는다.정병현 작가는 L.A., 샌디에고, 서울, 대구, 청도 등에 10회의 개인전을 개최하고 서울, 대구, 부산 등 다양한 아트페어에 참여하고 국내외 여러 기획전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중견작가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작품 3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문의: 053-668-1566.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100인 100책– 대구에 산다, 대구를 읽다’ 특별 기획전

‘100인 100책– 대구에 산다, 대구를 읽다’ 특별 기획전이 3일부터 9일까지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 전시실에서 열린다.도서출판 학이사와 학이사독서아카데미가 주최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대구출판산업 지원센터가 후원하는 이번 기획전은 ‘2019 지역출판산업 활성화 사업’ 공모에 지역 출판사 학이사가 선정되어 열리게 됐다.현재 대구에 살고 있으며, 대구지역 출판사에서 책을 출간한 작가 100명의 작품집을 전시한다. 신중현 학이사 대표는 “대구에 살고 있는 훌륭한 작가들의 작품을 대구가 먼저 알아줘야 서울로, 세계로 진출할 수 있다. 문학과 출판의 문화 분권을 선도하고, 대구시민의 독서문화 진흥과 지역출판산업 육성에 기여하기 위해 이번 전시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전시 기간 중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 30분, 두 차례에 걸쳐 지역 작가를 초빙, 독자와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이 시간을 통해 작가는 지역 독자를, 지역 독자는 지역 작가를 만나고 알아가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한편 이번 전시가 끝나면 지역의 공공도서관·학교·서점 등에서 릴레이 전시를 가질 계획이다. 전시회에 참가하는 100명의 작품 한 편씩을 모아 펴낸 단행본 ‘100人 100作 -대구에 산다, 대구를 읽다’ 출판 기념회는 전시회 개막날인 3일 오후 5시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에서 열린다.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검은 숲(玄林)에 이끌리다

동상 김둘그 마을에 들어서자 꽃향기가 그득했다. 봄꽃들이 여기저기서 한창 피었다. 마을은 나지막하지만 당당한 기상을 품고 있었다. 작은 동산은 부드러운 능선을 타고 내려오는 버선을 닮아 있다. 그 아래 기와지붕들은 근엄하면서도 우아하게 미소 짓고 있다. 달 밝은 밤이면 그 기와지붕의 맵시가 더욱더 아름답게 길게 드리울 것이다.아름다운 시 ‘고풍의상’은 이 정기를 받아 태어났구나. 선(線)은 선(善), 선(善)은 선(仙)이어라!주실마을… 마을의 기운은 시인 조지훈을 다소곳이 품어 주고 있었다. 어디에도 과함 없이 수수하고 단정하다.그의 시를 연모한 지 삼십 수년 만에 드디어 그의 고향마을에 왔다. 그의 시를 사랑해 마지않아‘승무’를 외우며 혼자 들길을 걸었던 사춘기 시절의 날들이거나‘풀잎단장’을 읽으며 싱그러운 영양의 숲을 상상하며 늘 시인의 고향마을은 어떨까 궁금해 하던 일이라거나‘고풍의상’을 읽으며 참으로 어떻게‘선(線)’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지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지난 세월 속에서도 결코 와 보리라 생각을 못했던 조지훈의 마을이다.어느 날 나는 너무 늦게 한 가지 사실을 알았다. 시인이 시인인 건 바로 그가 살았던 유년의 공간 내지는 그의 회한을 담아둘 만한 깨지지 않는 질그릇 같은 자신만의 공간이 있기 때문이라는 걸. 공간이란 얼마나 거룩한 모태인가, 태초에 어머니 자궁에서 빠져나와 조그만 뼈와 한 모타리 살덩어리들을 의지하며 지냈던 곳, 생명이 다하는 순간까지 이 육신의 그릇이 되어 주는 곳. 사람이 태어나서 한평생 살 적에 그 사람 본성대로 살아가면서도 가변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바로 이‘환경’을 지배하는 공간의 역할 때문이다. 그렇기에 시인에게는 먼 과거로의 장소, 자기만의 특별한 아지트가 존재한다.자신의 삶은 공간에서부터 시작된다. 때로는 작은 집 안방에서, 때로는 부엌의 한구석에서, 또 때로는 자기만의 뒷산 동굴이나 친구들과 함께 놀았던 좁디좁았던 도랑의 물풀들 사이를 헤집던 어느 강의 모퉁이, 논두렁이나 때로는 발가벗고 뛰어놀았던 해변가, 친구와 헤어지며 눈물 흔들며 손 흔들었던 학교 교문 앞…….마을 뒤의 조그만 산을 따라 올라가니 조지훈의 시를 새겨놓은 시비(詩碑)가 구름다리처럼 출렁출렁 산길 저 끝까지 즐비하다. 시비 하나하나마다 시인의 절절한 마음이 녹아 있는 듯 긴장미가 느껴진다.‘고풍의상’의 그 아름다운 선을 표현한 듯 시를 새긴 돌 겉면의 부드러운 곡선도 덩달아 부드럽다.그의 어떤 시들은 많이 알려졌고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지만 산모가 아이를 낳을 때마다 가히 상상키 어려운 산고를 겪어내야 하듯 시 한 편 한 편 써 낼 때마다 시를 쓰는 고통도 대단했으리라. 시비가 산등성이를 따라 사람의 길을 올라가니 시비 자체가 산의 디자인이 된다. 산이라는 치마에 수놓은 점점이 아름다운 자수처럼 섬세하면서도 그 기품이 고고하다.5월의 새들과 벌들과 나비, 그리고 그것들을 유혹하는 산꽃들이 지천으로 널려있는 이 조지훈 시문학공원에서 나는 천천히 그의 시를 읊어 본다. 시를 음미하기에 이만한 장소가 또 있을까 싶어 읊조려보니 내 목소리에 덩달아 박자를 맞추어 주는 바람과 나뭇잎들의 찰랑거리는 소리들. 조금 더 돌아가니 조지훈의 동상이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다. 마치 이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처럼 그의 표정은 장엄하며 의기롭다. 그 옆으로 유명한 시들이 새겨져 있다. 그 시들은 조롱조롱 그의 곁에 매달려 있다.마을 건너 시인의 숲으로 간다. 금강소나무라 했던가? 크고 멋진 소나무들이 울창하다. 이곳은 2008년 제9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생명상(대상)을 수상한 곳이다. 그러해서인가, 숲이 싱그럽고 고즈넉하며 울창한 나무들이 검은 그림자를 땅바닥에 드리워져 있어 걷는 것만으로도 포근하고 시원하다. 이런 멋진 숲을 나는‘玄林(검은 숲)’이라 불러보고 싶다. 이 태초의 혼돈 같은 신비로운 검은 기운이 땅 아래 촉촉이 스며들어 지나가는 사람들을 잡아끄는 듯 기운이 강하다.달 밝은 밤, 기와지붕의 맵시가 더욱더 아름답게 길게 드리워져 있을 선(線), 착하고 부드러운 능선 사이로 꽃향기처럼 번져 나와 사람마음을 이끌어주던 선(善), 신선이 되고도 남음이 있을 검은 숲의 신비로움, 이 신선이 노닐다 사라져간 영험한 영양 일월의 주실마을의 발걸음을 잊지 못할 것이다. 시인의 선(線), 사람들의 선(善), 검은 숲의 선(仙)이여!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수상의 기쁨 뜨거운 가슴으로 문확 기행집 쓰셨던 숙부님께 바쳐

초등학교 3학년 때 쯤 이었던가, 숙부님의 ‘컬러기행 세계 문학전집/김성우(金聖佑)/한국일보사’이라는 책을 받아들고 얼마나 가슴이 설레었는지 모릅니다.문학을 찾아 떠난 여행이라니, 나도 그래볼 수 있을까? 나도 그래보고 싶다.영양 주실마을 시인의 숲은 어느 날 우연히 지나다 나를 이끌어 조지훈의 시비(詩碑)앞에 서게 했습니다. 가슴에 미묘한 떨림이 있었고 언젠가 다시 이 곳에 올 것이라는 것을 예감했습니다.지난 봄, 주실마을 끝자락에서 그 시인의 숲을 다시 만났습니다. 오래 전부터 나를 이끌던 그 숲과 다시 만나 뭐라 말할 수 없는 감동에 휩싸여 한참동안 두 팔을 벌리고 그를 받아들였습니다.글을 쓰는 것은 자신의 것을 비워내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된 여자아이, 여행은 삶을 열어주는 길이라는 것을 알게 된 여자아이는 문학기행의 끝에 몰려오는 감동의 순간들을 단숨에 써 버렸습니다. 그 글이 오늘 이 자리를 만들어 주었습니다.수상의 기쁨과 행복을 조지훈 시인의 검은 숲에, 여행의 길 위에서 뜨거운 가슴으로 문학기행집을 쓰셨던 내 숙부님께 바칩니다. △2001년 월간 아동문예 동시 부문 신인상△2002년 월간 수필사랑 수필 부문 신인상△2003년 월간 아동문예 동화 부문 신인상△동시집 ‘내가 살고 싶은 세상은/시와반시/2006’△동화시집, '다람쥐 해돌이, 잘 먹고 잘 놀기/자연과생태/2015‘△현재 대구아동문학회 회원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대구콘서트하우스 1일 전석 무료 영상음악회 개최

대구콘서트하우스는 1일 챔버홀에서 영상음악회를 상영한다. 세계적인 연주자들의 공연을 생생한 감동으로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영상음악회는 ‘베를린 필하모닉 카메라타’가 선사하는 바로크 음악으로 꾸며질 예정이다.2001년에 창단된 ‘베를린 필하모닉 카메라타’는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단원들로 구성된 실내관현악단이다. 이들은 바로크 시대부터 현대음악을 총망라하는 실내악 작품을 비롯해 다양한 클래식 음악의 편곡 작업을 통해 래퍼토리를 발전시켜왔다.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악장인 안드레아스 부샤츠를 선두로 한 관현악 연주자들의 뛰어난 앙상블이 그들의 음악성을 대변해준다. 연주자 개인의 우수한 연주력 뿐 아니라 조화로운 앙상블을 엿볼 수 있는 명품 관현악단의 공연을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이번 공연에서 독일 명품 앙상블이 선사하는 프로그램은 바로크 음악의 발전에 영향을 끼친 이탈리아 작곡가인 타르티니, 보케리니, 레스피기의 작품과 독일 작곡가 텔레만, 헨델, 바흐의 작품을 중심으로 깊은 울림과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특별히 베를린 필하모닉의 수석 트럼펫 연주자인 가보 타르코비와 쳄발로 연주자인 크리스천 리거의 협연이 예정돼있다.전석 무료. 문의: 053-250-1400.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