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갤러리…꽃과 순수를 주제로 ‘가정의 달 특별 기획전’ 열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지역 백화점 갤러리가 특별한 기획전을 가진다. 대백프라자갤러리는 ‘꽃’을 주제로 한 서양화가 강정주의 작품전을 선보이고, 현대백화점 Gallery H는 ‘순수’를 표현한 서양화가 이응견 초대전을 진행한다. 두 백화점 큐레이터들이 가정의 달에 어울리는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소개한다.◇대백프라자갤러리…서양화가 강정주 초대전“꽃은 인간처럼 저마다 고유의 아름다운 색을 갖고 각자의 삶에 충실합니다. 자신만의 조형언어로 캔버스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 수천 수백 색의 생명을 창조해 내는 신이 된 것처럼 말이죠. 작가가 캔버스 앞에 앉아 느꼈을 행복한 마음을 꽃을 통해 보는 이의 가슴에 오래도록 행복한 향기로 남았으면 합니다.”‘꽃’이 갖는 조형성과 상징성을 예술로 승화시켜 내는 서양화가 강정주 초대전이 오는 12일부터 24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 전관에서 열린다.작가의 작품 속 주된 모티브는 ‘꽃’이다. 꽃을 통해 ‘숭고함’ 이라는 주관적 조형 기호를 표출하고, 이를 다시 ‘행복’이라는 주제의식으로 확장해 낸다.대백프라자갤러리 유애리 큐레이터는 “작가는 자연이 만들어낸 꽃을 통해 색을 표현하는 것을 생명에서 분출되는 자연의 에너지라고 이야기 한다”며 “꽃이 뿜어내는 독특한 향기는 행복을 나누기 위한 교감의 시그널”이라고 소개했다. 또 “반복된 터치를 통해 비로소 피어나는 화려한 꽃망울은 진솔한 자연의 섭리이자 삶에 신선함을 전달하는 윤활유와도 같은 존재”라고 설명했다.이번 전시작 가운데 작가의 미의식이 함축된 대표작 ‘Scent of Happiness’는 화려하게 피어난 꽃의 아름다움 이면에 창작의 고통을 극복한 인내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늦은 봄을 위한 서시(序詩)’라는 부제로 진행되는 이번 초대전에서 작가는 꽃이라는 소재를 통해 점점 더 삭막해지는 인간의 정서를 순화시켜주는 동시에 편안한 미소를 되찾아준다.◇현대백화점 대구점 Gallery H…서양화가 이응견 초대전“작가가 작업을 통해 표현하려는 것은 순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유년기의 추억과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상들의 표현이 바로 작가의 작업이지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상상하는 힘을 키우게 하는 것이 작업 의도라고 생각합니다.”혜민스님의 두 번째 에세이집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의 삽화 작업을 통해 대중들에게 큰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서양화가 이응견 초대전이 현대백화점 대구점 Gallery H에서 열린다.다음달 9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작품전을 통해 작가는 ‘순수’에 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낸다. 화폭에는 주로 소년, 동물, 달, 악기 등이 등장하는데, 이는 작가의 유년기 추억과 더불어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상들의 결과물이다.밝고 화사한 색채로 표현된 달과 소년, 하늘과 구름의 형상, 드넓은 들판에 묘사된 동물 이외에도 밤을 연상케 하는 어두운 배경에 커다란 산과 바위 그리고 악기 등은 세밀한 붓 터치로 묘사돼 작품의 깊이 감을 더한다.Gallery H 조수현 큐레이터는 “대조된 색감은 관람자의 시각을 사로잡아 작가 특유의 평온함과 따스함이 온전히 전해진다. 이게 바로 이응견의 작품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사랑과 행복을 느끼는 이유”라고 설명했다.이번 전시 ‘Harmony’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Gallery H가 야심차게 기획한 전시로 누구나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동화 같은 전시회다. 또 최초로 공개되는 작가의 신작과 더불어 대표작도 함께 전시된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천영애의 영화산책…이창동 감독 ‘버닝’

이 영화는 한국 영화에 대한 나의 모든 고정관념을 깨게 해 준 영화이다.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나는 한국 영화는 시나리오가 부실하고 뭔가 모르게 엉성하면서 재미는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물론 나의 생각이다.그러나 이 영화는 우리나라 영화도 이렇게 탄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 물론 그 이전의 이창동의 영화 〈시〉도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지만 이 영화만큼은 아니었다.이 영화는 두 개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윌리엄 포크너의 「헛간 타오르다」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헛간을 태우다」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만들었는데 하루키의 원작이 훨씬 비중이 크다. 하루키의 단편을 읽고 이 영화를 본다면 이창동이 만들어 놓은 메타포의 늪에서 허우적거리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하루 종일 햇살이 잠깐 들어오는, 그것도 남산 전망대의 유리창에 반사되어 들어오는 햇빛이 전부인 집에서 사는 해미와 고향 친구인 종수는 우연히 만난다. 그리고 아프리카 여행을 떠나고 돌아온 해미는 그곳에서 개츠비 같은 남자와 함께 돌아온다. 그런데 이 남자는 비닐하우스를 태우는 취미가 있다고 한다. 그것도 두 달에 한 번 정도로 정기적인.해미는 자기가 어렸을 때 우물에 빠진 적이 있는데 그때 자신을 구해 준 사람이 종수였다고 기억한다. 그러나 종수에게는 그 기억이 없고, 해미의 엄마나 언니, 동네 사람들은 우물이 없었다고 증언하고 종수의 엄마만이 마른 우물이 있었다고 증언한다. 우물은 이 영화의 중요한 하나의 메타포이다.벤은 요리하기를 좋아하는데 그것은 자신이 생각하고 원하는 걸 마음대로 만들어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간이 신에게 제물을 바치듯이 그것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벤은 자기 자신을 위해 제물을 만들고 그걸 먹는 것이다.아프리카에서 돌아온 해미는 부시맨들이 추는 춤에 리틀 헝거와 그레이트 헝거가 있다고 알려준다. 리틀 헝거는 그냥 배가 고픈 사람이고 그레이트 헝거는 삶의 의미에서 배가 고픈 사람이다. 해미와 종수는 둘 다이지만 벤은 단지 개츠비일 뿐이다. 무엇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돈이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판에 버려진 비닐하우스들은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 같은 것들이 많다고 벤은 말한다. 쓸모없고, 지저분해서 눈에 거슬리는 비닐하우스들, 그들은 자신이 태워주기를 기다리는 것 같다는 것이다.벤은 불타는 비닐하우스를 보고 희열을 느끼는데 과연 그가 불태우는 비닐하우스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그리고 그 비닐하우스가 쓸모없고 불필요하다는 것은 누가 판단하는 것일까. 벤은 판단 따위는 하지 않는다. 그건 마치 비 같은 것이라서 거기에는 자연의 도덕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자연의 도덕이란 무엇일까. 약육강식이다,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잡아먹는.어느날 벤은 종수의 가까워도 너무 가까운 곳에 있는 비닐하우스를 태울 것이라고 예고하고 해미는 실종된다.이 영화에서 비닐하우스와 우물은 영화 전체를 끌고 가는 메타포인데 벤에게 쓸모없고 불필요한 수많은 비닐하우스들이 불태워질 것을 깨달은 종수는 벤의 배에 깊숙이 칼을 찔러 넣는다. 세상에 불필요하고 쓸모없는 비닐하우스는 없고, 그것들은 원래부터 이유가 있어서 존재한 것이다.우리는 어떤 비닐하우스일까, 그리고 우리는 어떤 우물에 빠졌을까, 리틀 헝거? 혹은 그레이트 헝거?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청춘마이크 대구·경북권역’ 참여 청년예술가 모집

인디053은 ‘2020 문화가 있는 날 청춘마이크 대구·경북권역’(이하 청춘마이크)에 참여할 청년예술가를 오는 11일까지 모집한다.‘청춘마이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지역문화진흥원 문화가 있는 날 사업 추진단과 ‘인디053’이 주관하는 사업으로 재능있는 청년 예술인을 지원하는 사업이다.신청자격은 만 19~34세 청년예술가로, 1인 또는 팀 단위로 신청할 수 있다.야외 및 실내에서 버스킹이 가능한 모든 장르(음악·연극·무용·다원예술·예술일반 등)가 대상이며 팀당 연간 5회, 회당 최대 210만 원까지 차등 지원한다.신청은 ‘인디053’홈페이지(www.indie053.net)에서 참가신청서를 내려 받아 메일(art053@hanmail.net)로 지원서와 동영상을 제출하면 된다.문의: 053-218-1053.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50주기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 보여준 함께 사는 삶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이야기들, 50년 전 청년 전태일과 지금 우리 시대의 다양한 모습의 또 다른 전태일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태일과 함께 그늘을 걷다/강성규 지음/한티재/336쪽/1만6천 원.고등학교 국어교사가 전태일의 짧은 생애에서 결정적인 순간들을 찾아, 그것을 지금 청년들의 삶 속에 되살렸다. 저자는 각 키워드와 연관된 전태일의 순간들을 생생하게 재현하는 동시에 한국 사회를 떠받치면서도 소외받고 있는 지금 우리 사회 곳곳의 불안한 청년 노동을 1960년대 평화시장의 고통과 연결한다.저자는 특성화고 현장 실습생들의 산재 사건,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들의 연이은 죽음과 그들이 남긴 생각과 땀, 꿈을 수습하기 위해 발로 뛰며 인터뷰했다. 또 그 여정에서 자신이 가르친 고등학교 졸업생들과 청년들, 그리고 대구 성서공단에서 일하는 이주 노동자들을 만나 현재의 삶과 노동에 대해 묻고 기록한다.전태일 50주기 공동 출판 프로젝트 ‘너는 나다’의 일환으로 기획한 이 책에서 저자는 “전태일을 ‘기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마음을 ‘현재화’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힌다.일, 밥, 집, 시간, 공부…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삶의 문제들을 키워드로 전태일의 생애와 오늘 여기 청년들의 현실을 씨실과 날실로 엮었다. 사람과 세상을 대하는 전혀 다른 시야를 열어 준 전태일과 함께 한국 사회 ‘그늘의 지도’ 곳곳을 찾아나서는 길 위의 인문학. 우리 일상을 지배하는 생각과 말들의 규칙에 맞서 행복과 사랑의 공공성을 되찾으려는 아프지만 유쾌한 여정이다.작가는 본문에서 오지랖 넓은 스물세 살 이웃 청년과 함께 세상의 그늘을 걷는 ‘다크 투어’였는데도 그와 함께 다니는 길은 유쾌하고 즐거웠다고 표현한다. 짧은 그의 삶에서 풍부한 유머와 입담, 삶에 대한 낙천성, 긍정과 배려의 에너지, 고통에 직면하는 용기를 찾아냈다. 전태일을 깊이 알게 되면서부터는 가진 게 많지 않아도 부쩍 더 인간으로서, 노동자로서 자부심이 생긴다.이 책은 ‘근로’가 아닌 ‘노동’을 말한다. 나아가 일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노동 인문학’을 제안한다. 삶에 새겨지는 노동의 무늬를 살피자는 것이다. 또한 성장 중심으로 ‘근로자’를 대하는 관점에서 삶을 중시하는 ‘노동자’의 눈으로 세상을 달리 보자고 말한다. ‘노동 인문학’은 불안정한 노동 환경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질문을 던진다.◇여기, 우리, 함께/희정 지음/갈마바람/372쪽/1만7천 원.50년 전 전태일은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세상을 꿈꿨다. 그의 꿈은 이루어졌을까? 그때와 비교하면 노동 환경은 격세지감을 느낄 만큼 좋아졌다고 하지만, 어쩐지 노동자의 삶은 여전히 불안하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려면 쉬운 해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들 한다. 우리의 삶은 지금 이대로 괜찮은가? 지금 이 시대에도 더불어 사는 삶을 향한 전태일의 꿈은 여전히 유효하다.이 책은 노동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오랜 싸움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과 그들의 곁을 지키며 연대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다. 오랜 시간 노동 현장을 기록하는 활동을 해온 저자가 장기적인 노사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사업장을 찾아 노동자들 그리고 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우리가 주류 언론을 통해서는 좀처럼 듣기 힘든 목소리들이다. 다양한 기업에서 다양한 이유로 노사 분쟁이 벌어지고 있다.기업이 노동자를 버리면 순순히 버려져야 하는 현실에 맞서 남아 싸우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강한 사람, 지독한 사람, 모자란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에게 묻는 사람들이다. 우리의 삶이 이대로 괜찮은지. 그 물음에 답이 주어지지 않기에 싸움은 길어진다.저자는 오래도록 싸우는 사람들이 지키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그들의 싸움이 ‘남의 일’이 될 수 없는지를 이야기한다. 가진 것 없어 법을 지키라고 요구하며 고공에 올라가야 하는 이들 역시 상황이 바뀌길 바라는 사람이다.권력은 없지만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는 안다. 나이 든 노동자에게 그 무엇은 ‘노동자’라는 이름이다. 노동의 가치와 노동자의 명예를 존중하는 세상은 그냥 오지 않는다. 저자는 “사람들은 왜 이리 오래 싸우느냐고 묻지만, 그는 자신의 끝을 정해두었다. 돈 없고 ‘빽’ 없는, 그러나 옳다는 확신 하나는 있는 사람들이 정하는 끝이다”고 말한다.오래도록 싸우는 이들은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다. 그리고 특별한 것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말한다. 열심히 땀 흘려 일한 대가로 경제적인 필요를 충족하고 가족들과 평온한 저녁을 맞이하는 삶을 바라는 사람들이다.◇달뜨기 마을/안재성 지음/목선재/320쪽/1만3천800원.소설의 힘은 서사에 있다. 굽이치는 산의 능선, 굽이치는 강의 물결처럼 사건과 인물을 휘돌아 감으며 내달리는 서사야말로 소설의 맛이요 멋이다. 정수다. 특히나 소위 역사소설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전태일 50주기 기념 안재성 소설집 ‘달뜨기 마을’은 한국 현대사 100년의 광풍과 노도처럼 굴곡졌던 역사와 노동을, 그리고 이를 지켜냈던 시대의 불꽃과도 같은 인물들을 9개의 단편 하나하나에 장중하고 감동적인 서사로 담고 있다.그런즉 이 이야기들 속으로, 주인공들 속으로 달려 들어가 이들을 만나노라면 이들이 타관의 타인이 결코 아니다. 고향 땅 마치 내 아버지와 어머니요, 내 형제와 누이이며, 그렇게 나의 현신과도 같은 혈육임을 울컥하고 느끼게 된다. 그리하여 피와 땀과 눈물 가득했던 이들의 삶과 고난, 아픔과 슬픔, 사랑과 투쟁과 성취를 바로 ‘오늘의 나’ 자신의 그것인 듯 뜨겁도록 안아 숨쉬게 된다.전태일. “나를 버리고, 나를 죽이고 가마”며 결국 자신의 몸에 불을 살라 산화했던 한국 현대사에서 십자가와도 같은 자기희생의 지고한 존재 아닌가.그의 이렇듯 숭엄한 죽음을 기리려 1988년 전태일문학상이 제정됐다. 1989년 장편소설 ‘파업’으로 제2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나온 그리고 지금은 역사인물 평전의 대가로서 우뚝 선 안재성 작가.그가 최근 2년간 시사월간지에 연재해온 단편 중 9개를 추려 한국 현대사 100년의 연대기처럼 새롭게 엮은 소설집이 ‘달뜨기 마을’이다. 이는 2020년 올해 전태일 50주기를 기념하여 안재성 작가가 하나의 사명이요 숙명으로 세상에 내놓는 헌물이기도 하다.이 책에는 달뜨기 마을을 비롯하여 총 9편의 실화를 바탕으로한 이야기가 실려있다.일제강점기에서 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9편의 이야기는 제각기 다른 연도를 배경으로 하지만 ‘인권’이라는 하나의 공통적인 문제로 다가온다.1부는 일제강점기에도 소신대로 산 사람들의 이야기며 소신보다는 생존을 찾아 민초로 산 사람들의 이야기다. 여성이 사람으로 대접받기 힘들던 시절 남장을 하고 서당을 다니던 이야기와 조선견직의 여공으로 노동운동을 한던 이야기. 그리고 남편은 군인에 의해서 살해되고 오빠는 인민군에 의해서 죽임을 당하고 자신은 마지막 여맹위원장으로 생을 마무리하는 이야기까지 총 3편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경북대 김유경 박물관장

“경북대학교 박물관은 거점 국립대학 박물관이기도 하지만, 1959년 설립 당시부터 오랫동안 사실상 영남지역에 소재하는 국립박물관 분관 역할을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경북대박물관 김유경 관장은 1960~70년대 당시 국가 경제력도 미미했고, 무엇보다 지역의 문화 유적, 유물을 직접적으로 조사, 연구, 보존할 전문 인력이 태부족했던 시절에 경북대 박물관이 이 같은 임무를 담당할 수 있는 인력과 최소의 시설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이어서 김 관장은 “경북대 박물관은 설립 초창기부터 주도적으로 지역의 유적, 유물을 조사 발굴해 대학박물관으로서는 유례없이 방대한 소장물을 확보하게 됐다”면서 “개관초기부터 당시 총장이던 계철순 박사의 혜안으로 캠퍼스 중앙에 수집한 다양한 석조물을 배치, 전시하는 야외박물관을 설치했고, 이는 박물관 선진국인 유럽의 유수 박물관이 1980~90년대에 이르러 비로소 시도한 야외박물관의 형식을 훨씬 앞서서 실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경북대 박물관은 애초부터 과거의 문화유적과 유산을 폐쇄적인 수장고에 고이 보존하기보다는 대학구성원과 지역주민의 삶 속에 함께하는 교육적 기능을 실천해 왔다.김관장은 “국립박물관 분관의 역할을 했던 이전 시절과 비교해 환경과 여건이 크게 달라졌다”며 “박물관에 대학교 역사를 실물로 체감할 수 있게 한 역사관 설립을 기획해 곧 개관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마지막으로 그는 “경북대 박물관은 향후 국가 지식기관, 학문과 교육기관의 궤적을 보존하고 알리는 대학박물관 본연의 기능에 충실할 것”이라고 전했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함께 떠나는 박물관 나들이(6)…경북대학교 박물관

경북대학교 대구캠퍼스에 자리한 경북대학교 박물관은 1959년 도서관 일부를 사용해 개관했다. 1984년 도서관 신축 이전을 계기로 현재 건물 전체를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고 2012년부터는 경북대학교 상주캠퍼스에도 분관을 두고 있다.경북대학교 박물관(이하 박물관)은 개관 이래 유물의 수집과 보존·전시·연구 등을 통해 대구경북의 중추적인 문화시설로써 그 역할을 수행해 오고 있다.개관 이듬해인 1960년 9월 대학박물관으로는 처음으로 칠곡군 약목면에서 삼국시대 고분을 발굴했다. 이후 경주 고신라 고분군, 고령 대가야 고분군, 대구 대봉동 고인돌, 경주 황성동 신라 초기 철기제작소, 대구 칠곡 삼국시대 생활유적, 대구 진천동 암각화 선돌유적 발굴을 비롯해 광범위한 지표조사 등 수 많은 학술조사를 진행해 왔다.이를 바탕으로 발굴보고서와 도록 등 학술도서를 발간했고 대구 이천동과 상인동의 고인돌, 칠곡 약목고분 등 발굴유구를 야외전시장인 월파원으로 옮겨 복원해 관람객이 직접 관찰할 수 있도록 전시했다.월파원은 대학교직원은 물론 인근 주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문화공간으로 보물로 지정된 고려시대의 승탑 2점을 비롯해 불상, 석탑, 비석, 문인석 등 다양한 석조물들을 전시하고 있다.박물관은 기획전시실을 포함해 모두 8개의 전시실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는 선사시대로부터 최근의 민속자료에 이르기까지 약 7천여 점의 수집품과 4만여 점의 발굴유물을 수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대구 무술명 오작비’, ‘북지리 석조반가상’ 등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 7점도 포함하고 있다.‘대구 무술명 오작비’는 신라시대 때 세워진 비석으로 당시의 수리시설과 농업생산력을 보여주는 자료로 당시의 촌락구조, 지방민의 인력동원 등 다양한 방면의 신라사 연구 사료로 평가 받고 있다. 또 ‘북지리 석조반가상’은 1965년 봉화군 물야면에서 발견한 것으로 반가상 가운데는 세계에서 가장 큰 작품으로 알려졌다.박물관 로비가 있는 2층에는 기획전시실이 자리하고 그 맞은편에는 울산 반구대 암각화 복제품을 전시하고 있다. 또 3층 전시실에는 신석기시대의 돌도끼를 비롯해 조선시대의 자기류, 회화류, 서적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물들이 시대 순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전시돼 있다.한편 박물관 4층 전시실은 대대적인 전시개편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곳은 조만간 대학교역사관이 설치되고 대구경북 근대실, 민속실·국악기실이 통합되는 등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된다.박물관 이재환 학예사는 “새롭게 개관할 역사관에는 해방 직후 설립된 도립대구의과대학, 국립대구사범대학 등 지금의 경북대가 탄생한 역사가 기록되고, 대학교의 현재와 미래 비젼이 소개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또 중앙로비에 설치될 명예의 전당인 ‘세상을 비춘 경북대의 별’에는 대학구성원들의 의견 수렴과 추천을 통해 선발된 사회 각 분야에 우뚝 선 자랑스러운 교수와 졸업생 40여 명의 명패와 기증유물도 전시될 예정이다.아울러 대구경북 근대실은 근대 대구의 모습을 사진과 영상자료 등을 통해 보다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도록 개편한다.한편 박물관은 문화강좌를 비롯해 초청강연회 및 학술대회, 문화유적답사, 중학교 자유학기제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초등학생 이상 학생 단체 관람객을 대상으로 박물관의 전시와 연계한 ‘한국역사문화 교실’과 ‘박물관 전문직 체험프로그램’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이재환 학예사는 “올해는 대학박물관 진흥지원 사업 대상기관으로 선정돼 ‘문화유산의 보존과 보호’를 주제로 보존과학 체험, 전문가 초청강연 등 더 다양하고 새롭게 구성된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을 찾아갈 예정”이라고 전했다.경북대학교 대구캠퍼스 안에 자리한 박물관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고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관한다. 관람문의: 053-950-6537.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대구미술관…‘다티스트(DArtist) 대구작가’로 원로화가 차계남 등 3명 선정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원로작가 차계남과 정은주, 차규선 화가가 ‘다티스트(DArtist) 대구작가시리즈’에 선정됐다.대구아티스트를 의미하는 다티스트(DArtist)는 대구미술관이 내년 개관 10주년을 맞아 야심차게 마련한 프로젝트로, 대구미술의 실험성과 가능성을 국내외 알려 지역 미술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취지로 기획됐다.선정 작가의 작품전시는 내년 상반기 중 두 차례에 걸쳐 열릴 예정이다.지난 2월 구성된 다티스트 추천위원회는 심사를 거쳐 모두 21명의 작가를 추천한 후 차계남 화가 등 3명을 다티스트 작가로 최종 선정했다.차계남 화가는 형식적 전형성을 탈피하기 위해 오랜 기간 노력해 온 원로작가로 현대조형예술의 가능성을 개척해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이뤘다는 평이다. 또 정은주 화가는 색면 추상회화의 심층적 차원을 성취해 나가는 작가로, 차규선 화가는 분청사기 기법을 화폭에 접목한 ‘분청회화’를 통해 한국미술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재발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선정 위원회는 “이번에 선정된 작가들은 조형언어를 획득해 나가고자 하는 의지와 지구력, 독창성이 돋보인다”며 “예술적 성과를 이룬 이들 작가의 작품세계를 동시에 조명해 대구현대회화의 두 영역을 조화롭게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혔다.대구미술관 최은주 관장은 “내년 개관 10주년을 맞아 대구미술 연구 강화를 위해 전시 프로그램을 개편했다”며 “첫 프로젝트인 다티스트를 통해 대구미술의 실험성과 가능성을 국내외 알려 지역미술 활성화를 도모 하겠다”고 말했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조약돌 화가 남학호 초대전…화업 40년 기념, 100호 이상 대작 선보여

“화가의 길을 걷게 된 지 어느덧 40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거기다 조약돌 그림만 30년. 이제 화가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은 진짜 그림을 보여 줄 때가 아닌가 여겨집니다.”석심(石心)화가. 조약돌 화가로도 불리는 남학호 화가의 작품전 ‘석심(생명)展’이 오는 8일부터 27일까지 안동 藝(예)끼마을 ‘갤러리 예’에서 열린다. 화업 40년을 기념해 100호 이상의 대작을 위주로 발표한다.작가의 작품 소재인 조약돌은 모양이 제각각이지만 모서리가 둥글둥글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 오랜 세월 쉼없이 구르고 굴러 둥글둥글한 모양이 됐다. 작가는 영덕 병곡에서 태어났다. 고향 바닷가에서 늘 보았던 돌은 그의 호기심을 끌어내기에 충분한 것 이었다. 어느날 돌을 유심히 관찰하고 탐색해가면서 화폭으로 옮기기 시작 했다. 그렇게 조약돌은 어느새 부터인가 그에게 친숙한 그림 소재가 됐다.작가의 작품 제목을 보면 그동안 일관되게 연작된 ‘석심(石心) - 생명(生命)’이다. ‘석심’은 유년기의 추억이며, 오랜 시간 세상을 둥글게 깎아온 그의 마음을 담은 ‘돌’이다.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약돌에 나비 한마리가 앉아있다. 그는 나비가 되어 둥글둥글한 조약돌 사이를 유영하고 있다.미술평론가 장미진 씨는 “돌들이 함축하고 있는 시공간의 지층과 존재간의 상호관계를 섬세하고 정교한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면서 “시각적 리얼리티의 정감적 변용”이라고 했다. 또 “한국화가의 기본 필법과 채색법 등의 기법을 기저로 해 작가만의 개성적인 방식으로 그리기의 전통을 고수하면서 또 다른 묘법으로 인간적 감성을 자극하는 ‘동시대 미술의 문맥에서 본 회화의 역공법’을 구현 한다”고 평했다.그가 그리는 ‘돌’ 묘사를 자세히 관찰하면 현실의 돌과 같이 생생하고 사실적이다. 서양 미술의 한 경향으로 ‘극사실주의’ 표현기법이다. 하지만 그의 사실적인 표현은 ‘극사실주의’가 나타내고 있는 작가의 의식조차 배제된 서양의 그것과는 다르다. 그의 ‘돌’은 의식 속에 꾹꾹 담아놓은 생명이 있는 그 만의 ‘돌’인 것이다. 이 ‘돌’은 그와 함께 생생히 살아 움직이고 있다.시인 김동원은 ‘남학호 화백의 석심전에 부쳐’라는 글에서 “조약돌 속에는 다알리아 꽃향기가 난다. 아니, 장미꽃 향기가 난다”고 표현했다.작가의 작품에는 조약돌에 비해 왜소해 보이는 나비가 필연적으로 등장한다. 작가의 심상을 반영하는 ‘생명의 화신’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안겨준다. 그림에서 나비는 행복과 장수와 복을 가져다주는 상징이다.석심화가 남학호는 대구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대한민국미술대전 운영 및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대구문화예술회관 기획전, 클레이아크미술관 기획전, 광주문화예술회관 기획전 등 지금까지 수백회의 초대전에 참여했고, 신라미술대전, 대구시미술대전, 경북미술대전에서 ‘초대작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안동시 도산면에 위치한 ‘갤러리 예’에서 열리는 남학호 화가의 개인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문의: 010-2991-7343.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대구신세계갤러리…‘아트놈’과 함께하는 Happy color! Colorful happiness!

순수예술과 디자인의 경계를 허물어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선보이는 작가 아트놈의 전시가 다음달 8일까지 대구신세계갤러리에서 열린다.현대적인 캐릭터에 우리 전통 민화풍을 가미한 팝아트 작업을 선보여온 작가는 자신이 창작해 낸 캐릭터를 화폭에 담아내 현재 자신과 주변의 이야기를 은유적으로 풀어낸다.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마련된 ‘아트놈과 함께하는 Happy color! Colorful happiness!’전시는 다채로운 색을 바탕으로 한 아트놈의 작품을 통해, 온가족이 잠시라도 행복한 기운을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됐다.전시장뿐만 아니라 백화점 5층 타워파크에 설치된 아트놈의 대형 작품과 영상은 코로나19로 침체돼 있는 지역사회 분위기를 밝고 환하게 만들어 준다.대구신세계갤러리 김유라 큐레이터는 “아트놈은 ‘아트(Art)하는 남자’를 친근하게 부르는 말로 작가 스스로가 자신에게 이름 지어준 것으로, 다가가기 힘든 미술세계에서 벗어나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친구 같은 미술을 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소개 했다.또 “작가 자신을 상징하는 우스꽝스런 캐릭터 ‘아트놈’과 토끼소녀 캐릭터 ‘가지’, 개구쟁이 강아지 ‘모타루’의 모습 속에서 가족과 이웃, 친구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고 덧붙였다.아트놈의 작업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재미’다. 재미없는 것은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작가는 작품 곳곳에 유머 코드를 숨겨 놓는다. 그가 최근 선보인 작품에는 명화를 차용해 그리는 대형 캔버스 작업을 선보였다. 비너스, 다비드, 피에타 등의 도상에 루이비통과 수프림 브랜드 로고를 넣어 ‘예술이 상품이 되고 상품이 예술이 되는’ 현대 미술계의 한 단면을 보여주기도 한다.또 순수하고 고매하다고 평가받았던 예술 작품의 전통적인 가치를 세속적인 상품 로고를 통해 전복시키는 재미있는 상황을 연출하기도 한다.한편 신세계갤러리는 이번 전시기간 중 아트놈과 한국도자기가 콜라보 한 테이블 웨어를 30% 할인 판매하고,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이벤트를 통해 아트놈이 직접 그린 하나뿐인 커스텀 슈즈와 머그잔, 엽서 액자 등을 기념품으로 증정한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2‧28기념중앙공원‘야외 미술 전시회’개최

대구시설공단 도심공원은 코로나19를 극복 중인 시민들을 위해 2‧28기념중앙공원에서 신조미술협회 특별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잘 극복하고 있는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자 공원 내 가로등주를 활용한 야외 깃발 전시회인 ‘신조미술협회 특별 전시회’를 마련한 것이다.이번 전시는 코로나19로 실내 전시장을 찾지 못하는 시민뿐 아니라 도심 속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총 33개의 예술작품으로 마음 속 여유와 아름다운 공원의 모습을 함께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전시회는 대구시설공단 도심공원과 신조미술협회 이영륭 외 32인의 작가들이 협업해 이뤄졌으며 이달 말까지 진행된다.전시회가 개최되는 동안 공단에서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매주 화요일 전문방역업체를 통한 소독 및 직원들의 일일소독 등 생활방역을 실시한다.대구시설공단 김호경 이사장은 “2‧28기념공원을 찾는 시민들은 공원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이미지의 조형화를 주제로 현대미술의 미적인 감각을 끌어내는 작품들을 감상하며 예술적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주형 기자 leejh@idaegu.com

코로나시대의 새 풍속도…문화예술 미래 시계가 빨라졌다.

‘밴드 카노의 보컬 송미해 씨가 봄의 아름다움을 진한 감성으로 노래한다. 화려한 조명 아래 많은 사람들이 모인 대중 공연 무대가 아니라 바로 내 눈앞에서 펼쳐지는 나만의 공연이다. 보컬의 섬세한 음색과 잘 어우러지는 밴드 카노의 음악이 가슴을 벅차오르게 한다.’2024년 봄 날. 30대 중반의 주부 김민정 씨가 VR(가상현실) 헤드셋으로 요즘 가장 핫 하다는 밴드 카노의 ‘VR공연’을 집에서 감상하고 있는 풍경이다.코로나가 지구촌을 휩쓸고 지나간 이후 김씨의 모든 삶도 바꿔 놓았다. 주말이면 가족 나들이 삼아 찾던 집 근처 영화관도 이젠 넷플릭스 같은 스트리밍서비스를 더 자주 이용한다. 스포츠 마니아인 남편도 경기를 보고 싶을 때는 유튜브를 연결한 대화면 TV로 지난 경기를 한꺼번에 모아서 본다.김씨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밴드의 공연을 직접 관람하는 게 아무래도 생동감은 더 있겠지만 온라인 공연이 전해주는 즐거움도 현장 직관 못지않게 감동적”이라고 했다.코로나 팬데믹 이후 문화예술계의 미래 시계가 빨라졌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온라인 공간에는 문화예술 콘텐츠들이 훨씬 풍부해졌고, 가상현실 기술의 비약적 발전은 더 이상 사람들을 한 공간에 모으지 않고도 현장의 감동을 생상하게 전달할 수 있게 됐다.◇코로나가 불러온 언택트 문화…온라인으로 눈 돌린 문화계코로나19 사태가 문화계의 풍경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문화계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인 곳이다. 영화, 연극, 콘서트 등 장르를 불문하고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관련업계는 고사 직전까지 몰렸다.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으로 문화계는 온라인 공연으로 눈을 돌렸고, 방구석 1열로 불리는 새로운 공연문화를 만들어 냈다.대구문화예술회관은 코로나가 극성을 부리던 지난 3월 초, 그 당시까지만 해도 생소했던 무관중 온라인 생중계 공연채널을 열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애쓰는 의료진을 응원하고 사회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메시지를 담은 공연이다.당초 2주간 진행할 예정이었던 공연은 기대이상의 호응을 얻어 연장하기도 했다. 비대면 ‘언택트문화’가 자리 잡고, IT기기 사용에 익숙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언제든 편하게 접속할 수 있다는 점이 관객을 온라인으로 끌어들이는 매력으로 작용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평가다.오페라도 온라인채널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대구오페라하우스는 공식 유튜브채널 ‘오페라떼’를 개설해 일반시민들과 접촉에 나섰다. ‘오페라떼’는 오페라가 가진 지루하고 정적인 이미지를 벗고 신선한 컨텐츠를 담아내 개설한 지 달포 만에 700명이 넘는 구독자를 모으는 등 빠르게 자리 잡았다.비대면 온라인채널 개설은 지역미술계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대구미술관은 관장이 직접 출연해 전시작품에 얽힌 이야기나 작품을 감상하는 법 등을 설명하는 1~2분짜리 동영상을 업로드하고 있다. 이인성 화가의 ‘사과나무’, 토니크랙의 작품 ‘관점’같은 작품을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영상이 최근 스트리밍 됐다.영화관이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법은 좀 더 특별하다.두 달 가량 극장 문까지 닫았던 지역 멀티플렉스 영화관은 그 기간 동안 강력한 경쟁자를 마주하게 됐다. 극장이 문을 닫은 동안 영화에 목마른 사람들은 자연스레 ‘넷플릭스’나 ‘디즈니+’ 등 유명 스트리밍서비스를 찾았다. 안방에서 편하게 원하는 영화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볼 수 있다는 편리함 때문에 이들 글로벌 스트리밍서비스 채널 가입자는 코로나 사태를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상황이 급변한 영화관은 살아남기 위한 고민도 깊어졌다. 상영 작품만큼이나 운영방식도 중요해져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은 관객들이 아예 극장 직원과 마주치지 않도록 하는 비대면 방식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티켓 구입과 식음료 주문은 물론 좌석 확인까지 모두 가능한 언택트 서비스를 속속 도입키로 한 것이다.◇위기? 오히려 기회가 왔다.송미해 씨가 보컬로 활동하는 밴드 카노는 대구지역에서 활동하는 인디밴드다.좋은 노랫말을 써도 자금력이나 마케팅 능력이 대형기획사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인디밴드를 알릴 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성장한 온라인 공연은 실력을 겸비한 인디밴드를 비롯한 강소 문화 창작자들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사회적기업 ‘컬처팩토리 아지트’ 최남욱 대표는 “코로나가 휩쓸고 간 이후 공연계 전반에 퍼진 언택트 문화가 오히려 인디 문화를 활성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문화계 전반적으로 위기인건 맞지만 대중적이고 접근하기 쉬운 유튜브 채널 같은 동영상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또 지역 문화예술계도 다가올 변화에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는 소리도 들린다.톡톡지역문화연구소 박창원 소장은 “14세기 유럽을 덮친 흑사병이 르네상스를 불러왔던 것처럼 이번 코로나 사태가 문화계에 미치는 영향은 상상 이상으로 크다”면서 “지역문화예술계도 코로나 이후 닥칠 가보지 않은 세상에 대비하기 위해 장르에 상관없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야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충고했다.한국예총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4월까지 취소되거나 연기된 문화예술행사가 전국적으로 2천500여 건에 금액으로 520억 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문화 예술계가 초토화 된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가 휩쓸고 간 지역 문화예술계는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한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함께여서 든든하고, 함께해서 단단합니다…대구미술관 ‘든든단단 이벤트’

대구미술관(관장 최은주)은 코로나19 극복에 애쓰는 사람들에게 감사 메시지를 전하는 ‘든든단단’ 이벤트를 진행한다.‘든든단단’은 코로나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의료진, 소방관, 자원봉사자 등이 ‘함께여서 든든하고, 함께 해서 단단해진다’는 의미를 담은 대구미술관 가정의 달 이벤트다.참여방법은 대구미술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블로그’에 게시된 이벤트 글을 참조해 그림이나 사진, 영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감사 메시지를 올리고 공유, 댓글, 해시태그 달면 된다.행사 참여자 중 채널별로 100명씩, 총 300명에게는 ‘동물 피규어 비누’를 증정할 예정이다대구미술관 관계자는 "동물 피규어 비누는 다 쓰고 난 다음 비누 속 동물 피규어를 선물로 받을 수 있는 자연 친화적인 수제 비누로 코로나 시대에 필수품이라서 행사 기념품으로 선정했고, 이번 이벤트의 심벌도 대구를 상징하는 팔공산과 낙동강을 형상해 시각적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문의: 053-803-7903.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국립대구박물관·경주박물관 등 24개 국립문화시설, 6일부터 제한적 재개관”

코로나19 확산으로 문을 닫았던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 등 전국 24개 국립문화시설의 운영이 오는 6일 일부 재개된다.이에 따라 지난 2월 문을 닫았던 국립대구박물관과 국립경주박물관도 6일부터 다시 문을 연다.운영이 재개되는 국립문화시설은 국립대구박물관과 국립경주박물관을 비롯한 지방박물관과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도서관 3개(중앙·어린이청소년·세종) 등 24개 시설이다.운영을 재개하더라도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 준수를 위해 박물관, 미술관 등은 개인 관람만 허용한다. 시간대별 이용자 분산을 위해 사전예약시스템(온라인, 전화 등)을 운영하고, 관람객의 이름이나 연락처 등도 파악하기로 했다.단체관람이나 단체해설을 포함한 모든 전시 해설 서비스와 교육, 행사는 중단한다.또 공립·사립 문화시설에 대해서는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을 준수한다는 전제하에 자율적으로 개관 여부를 판단한 뒤 재개관할 수 있게 했다.한편 대구미술관 등 지역 미술관과 도서관은 당분간 코로나 추이를 살펴 개관시기를 정한다는 입장이다.대구미술관 관계자는 “연휴를 마치고 코로나 추이를 봐가면서 재개관 날짜를 확정할 예정”이라며 “재개관하더라도 2시간 단위로 최대 50명씩만 사전 예약을 받아 입장 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어린이날에 찾아가는 선물 같은 공연…대구 행복북구문화재단 ‘발코니 음악회’

코로나가 불러온 새로운 공연 형태인 ‘발코니 음악회’가 어린이날 대구 북구 지역 아파트를 찾아간다.대구 행복북구문화재단(대표 이태현)은 어린이날인 오는 5일 북구지역 아파트 등지를 찾아 어린이날 선물 같은 공연 ‘발코니 음악회’를 개최한다. ‘우리가족 집콕 문화생활’ 두번째 프로젝트로, 어린이날에도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을 위해 마련 됐다.공연은 오전 11시30분, 오후 1시30분, 3시, 4시30분 등 모두 네 차례 대구 북구지역 아파트와 공터 등지에서 게릴라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이번 발코니 음악회에서는 어울아트센터 상주단체인 CM코리아 소속 연주자들이 1.5t 트럭을 타고 클래식과 대중가요 등을 편곡해 30여 분간 연주한다.초등학생들이 많이 알고 있는 클래식 음악 ‘캐논 변주곡’을 비롯해 엔플라잉의 ‘옥탑방’, 아이콘의 ‘사랑을 했다’ 등의 가요와 겨울왕국, 알라딘 등 인기 애니메이션 OST가 연주될 예정이다.이번 연주에 참여하는 CM코리아 허수정 단장은 “오랜만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통해 무대에 설 수 있어 단원들도 기대가 크다”며 “음악이 전해주는 ‘희망의 메시지’가 아파트 창문을 통해 코로나에 지친 모든 사람들에게 전달될 수 있길 바라고, 하루 빨리 공연장에서 관객들을 만나길 희망 한다”고 했다.한편 공연이 열리는 아파트는 사전에 방송을 통해 입주민들이 발코니에서만 음악을 관람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천영애의 영화산책…워낭소리

40여 살이 된 소의 눈이 천천히 감기고 죽음이 가까워졌을 때 옆에서 지켜보던 할아버지는 재빨리 낫을 가져와 코뚜레와 목줄을 잘라준다. 그리고 말한다, “좋은데 가거라. 고생하고 애먹었어.”할아버지는 어릴 때 침을 잘못 맞아 한쪽 다리를 제대로 쓰지 못해서 지팡이를 짚고 다니면서 소가 끄는 수레를 타고 다닌다. 30여 년을 둘은 그렇게 살았다. 소가 움직일 때마다 목에 걸린 워낭에서는 딸랑딸랑 천천히 소리가 울린다. 워낭소리는 할아버지와 소의 교감 방법이고 서로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소리이다.봉화 청량사의 가파른 길을 올라 세상의 끝에 서 있는듯한 탑 앞에서 노부부는 소의 명복을 빈다. 소가 죽으니까 안됐냐고 묻는 할머니의 말에 할아버지는 버럭 고함을 지른다. “그럼 안됐지, 사람이나 짐승이나 뭐가 다르다고.”워낭소리는 어릴 때 늘 듣던 소리였다. 쇠죽을 먹느라, 마굿간을 나오느라, 고개를 흔드느라 소가 움직일 때마다 딸랑딸랑거렸다. 소는 천천히 움직이는 짐승이라 워낭소리도 소의 움직임에 맞춰 천천히 소리를 내었다. 산에 소 풀을 먹이러 갈 때도 우리는 워낭소리로 소가 어디에 있는지를 짐작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소마다 워낭소리가 달라서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워낭소리만으로도 누구 소인지를 분간했다. 소와 워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한 몸 같은 존재인 것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내 귀에는 딸랑딸랑 워낭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소가 먼저 죽고 난 후 할아버지는 자신이 죽으면 소 옆에 묻어 달라고 한다. 늘 쟁기를 지고 고랑을 만들던 밭 가운데 있는 소의 무덤을 찾아가 흙 묻고 갈라진 손으로 워낭을 들고 밭둑에 앉아 있던 할아버지의 모습은 이 영화의 백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한번은 봉화장에서 돌아오다가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집이었다고 했다. 소가 잠든 할아버지를 태운 수레를 끌고 저 혼자 집을 찾아온 것이다. 할아버지는 자동차가 질주하는 이 시대에 소가 끄는 수레를 타고 봉화 시내를 다니고, 마을 회의에도 참석하신다.동행이란 무엇일까를 생각한다. 사람들은 이런저런 조건을 계산해가며 동행을 결정한다. 그러므로 할아버지와 소처럼 30여 년을 함께 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조건이 있었기 때문이고 그 조건이 사라지면 동행의 의미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소하고 같이 죽을 걸 염원하지만 죽음이란 게 그렇게 함께 오지는 않는다. 죽음마저도 소와 함께 하고 싶었던 할아버지의 염원대로 지금 그들의 무덤은 한 곳에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소가 죽으면 묻어 줄거냐는 동네 사람들의 물음에 할아버지는 말한다. “당연하지, 장례 치러 줘야지, 상주 할 건데.” 할아버지에게 소는 소가 아니라 할아버지의 분신이다. 그 긴 세월 동안 할아버지의 다리가 되어주고 친구가 되어 준 소다.봉화는 길마다 골마다 풍경이 아름답다. 거기에 봉화사람이 사는 모습을 그대로 찍은 ‘워낭소리’가 더해졌을 뿐이다. 풍경이 아름다우니 사람 사는 모습도 아름다워 ‘워낭소리’같은 다큐도 나왔으리라.서충환 기자 seo@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