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해야 할 국회의 법관 탄핵소추 논의

더불어민주당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사건에 관련된 현직 판사들의 탄핵소추를 추진하고 이달 안에 명단을 공개한다고 12일 밝혔다.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발의해 재적의원 과반수가 동의하면 법관 탄핵소추가 의결돼 국회가 헌법재판소에 탄핵심판을 청구한다. 헌재 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동의하면 법관 탄핵이 결정된다. 여당은 소추 대상 법관을 5명 정도로 최소화한다지만, 큰 파장이 예상된다.법관 탄핵소추는 사법부 견제를 위해 헌법이 입법부에 부여한 권한이다. 하지만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는 외압이 될 수도 있어 극도로 신중해야 한다. 사법행정권 남용 수사가 마무리된 만큼 관련 법관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국회의 탄핵소추 추진은 검찰과 법원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로 오해받을 수 있다.검찰에 대해서는 추가 기소대상 법관 선정의 ‘지침’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법원에 대해서는 향후 재판에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로 읽힐 수도 있다.민주당은 김 지사 1심 판결 직후 ‘적폐세력의 보복 판결’ 등을 언급하며 재판장 탄핵 추진까지 거론했다. 자유한국당은 김 지사 유죄 판결 후 한동안 대선 불복 움직임을 보였다. ‘사법 불복’과 ‘대선 불복’이 동시에 비판받자 여야가 수위를 낮춘 상황이다.민주당은 12일 개최할 예정이던 김 지사 1심 판결문 분석 기자간담회와 유튜브를 통한 대국민 보고를 연기했다. 사법 불복의 연장선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우려를 염두에 둔 것이라면 일단 다행스러운 결정이다.여당의 법관 탄핵 추진 방침이 나온 12일 김명수 대법원장은 양 전 대법원장 기소에 대국민 사과를 하고 법관 추가 징계 방침을 밝히면서 뼈있는 한마디를 남겼다. 그는 “이제부터는 재판이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차분히 지켜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기존 사법행정권자들에 대한 공소제기와 재판이 사법부의 모든 판결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법원은 지난해 12월 법관 8명을 1차 징계했다. 하지만 최고 징계수위에 못 미쳤다며 ‘셀프징계’의 한계를 지적받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탄핵소추 절차까지 검토돼야 할 중대 헌법 위반행위”라는 전국법관대표회의의 결의안을 놓고 갈등도 있었다. 법원은 이런 내부 혼란과 수세적 대응도 여의도발 법관 탄핵 논의의 빌미가 됐음을 명심해야 한다. 연합뉴스연합뉴스

[부고] 박우근(대구시의회 교육위원장)씨 장모상

▲김연기씨 별세, 정경용(자영업)·정용(광동제약 대구소장)·명숙·경희씨 모친상, 박우근(대구시의회 교육위원장)·박종상(자영업)씨 장모상 = 10일 오전, 대구가톨릭대병원 장례식장 특1호, 발인 12일 오전 10시. 053-655-4501연합뉴스

'새로운 보수' 기대와 멀어지는 한국당

전당대회를 앞둔 최근 자유한국당 모습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실망을 주는 수준을 넘기고 있다.새로운 보수 가치 정립과 건강한 보수세력 재건을 위한 정책·노선에 대한 치열한 토론의 기회로 활용해도 모자랄 판에 당내 인사들의 망언과 자중지란에 어이없는 '박심' 논란까지 가세해 신뢰를 스스로 땅바닥으로 내동댕이치는 듯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이달 말로 예정된 전당대회는 '반쪽 전대'에 그칠 위기에 처했다. 홍준표 전 대표가 11일 2·27 전대 불출마를 선언했고, 하루 전에는 홍 전 대표를 포함한 6명의 당권 주자가 전대와 북·미 정상회담 시기가 겹치는 것을 이유로 일정이 변경되지 않을 경우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이대로라면 당권을 겨냥해 뛰어왔던 8명의 주자 중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김진태 의원만 등판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렇게 된다면 한국당이 기대하던 컨벤션 효과는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다.경기 진행 중 룰이나 일정변경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이해하기 힘들지만, 이를 원만히 수습하지 못하는 당 지도부의 정치력도 실망스럽다.5·18 민주화운동을 모독하는 일부 의원들의 공청회 '망언'은 언급할 가치도 없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이번 전대 레이스가 시작되기 전부터 당내 친박-비박 간 편가르기 논란이 불거지더니, 최근에는 특정 후보를 겨냥한 '박근혜 표심'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점이다.2016년 총선을 앞두고 벌어졌던 새누리당의 '진박 감별' 논쟁을 연상시키는 듯한 '박심' 논란이 제1야당 전대의 최대 화두 중 하나가 되고 있는 상황은 당 내부와 일반 국민의 인식 사이에 존재하는 넓은 괴리를 다시 확인시켜 주는 일이다.한국당은 자당에서 배출한 대통령이 사상 유례없는 탄핵을 당한 데 이어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잇단 참패를 겪었다. 이후 내부에서 '당 해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의 근본적 혁신과 대대적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그러나 현재 전개되는 흐름은 탄핵 2년이 다 되도록 크게 변한 게 없음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행여나 최근 경제지표 악화 등 정부·여당의 일부 실정의 반사이익으로 오른 지지율 상승 '착시'에 안주해 구태로 되돌아간다면 수권정당의 꿈은 영영 멀어질 뿐이다.한국당이 민심의 회초리에 지금이라도 자성하며 혁신하지 않는다면 지지자들의 인내도 한계에 직면할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연합뉴스

보증회사가 집주인 대신 돌려준 전세금, 1년새 4배로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보증회사가 세입자에게 대신 보증금을 돌려준 돈이 1년 새 4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SGI서울보증이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장병완 민주평화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실적’ 자료를 종합하면 지난해 두 회사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준 액수는 1천607억 원으로 2017년(398억 원)보다 4배 이상으로 커졌다.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은 전세 계약이 끝났는데,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할 때 보증기관이 대신 전세보증금을 돌려주는 상품이다.현재 HUG(전세보증금 반환보증)와 서울보증(전세금보장 신용보험) 두 회사가 내놓고 있으며 세입자가 가입한다.보증회사가 전세보증금을 대신 돌려주는 일이 늘어난 이유는 지난해부터 전국의 전셋값이 떨어지고 있어서다.전세 계약이 끝나고 세입자가 집을 나가면 집주인은 통상 새로운 세입자에게서 받은 전세금으로 기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준다.그런데 전세가가 하락하면서 새로운 세입자를 찾지 못하거나 기존 전세금과의 차액을 충당하지 못 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보증회사가 대신 돈을 돌려주는 일이 늘어난 것이다.전세보증금 반환사고 액수는 지난달에만 262억 원을 기록, 1년 전보다 약 2.5배 늘었다.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상품에 가입하는 건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지난해 가입 건수는 11만4천465건으로 2017년(6만1천905건)보다 2배 가까이로 많아졌다.올해 1월에는 1만1천272명이 가입해 지난해 1월보다 81% 증가했다.금융감독원은 지금처럼 전세가가 하락하는 때는 전세금 반환보증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한다.연합뉴스

민주 37.8% 한국 28.5%…지지율 격차 첫 한자릿수 진입[리얼미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지지율 격차가 문재인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한자릿수대에 진입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31일 발표됐다.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28∼30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천505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한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0.9%포인트 하락한 37.8%, 한국당 지지율은 1.8%포인트 상승한 28.5%로 집계됐다.민주당 지지율은 3주째 떨어졌다. 호남과 대구·경북, 인천·경기, 40대, 50대 이상, 중도층에서 이탈이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리얼미터는 "민주당의 약세는 김경수 경남지사의 법정 구속 소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반면 한국당 지지율은 3주째 올라갔다. 인천·경기와 서울, 40대, 50대, 60대 이상, 중도층과 진보층에서 상승한 데 힘입은 것이다.리얼미터는 "한국당의 상승세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의 당권 행보 관련 언론 보도 증가와 김 지사의 구속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지난주 12%포인트였던 양당 지지율 격차는 9.3%포인트로 줄었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민주당과 한국당 지지율 격차가 한자릿수대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바른미래당은 1.4%포인트 상승한 6.9%로 지난해 5월 4주차 조사 이후 약 8개월 만에 정의당을 앞질렀다.정의당은 1.5%포인트 내린 6.6%였다.민주평화당은 0.7%포인트 내린 2.4%를 기록했다.무당층은 0.1%포인트 감소한 15.8%로 집계됐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연합뉴스

성대규(보험개발원장)씨 빙모상

▲방덕선씨 별세, 장희락·귀옥·은옥·경옥·미옥씨 모친상, 천의경씨 시모상, 송성해(전 금오공대 교수)·이종근(의사)·천성국(변호사)·성대규(보험개발원장)씨 빙모상 = 28일, 영남대학교병원 장례식장 201호실, 발인 31일. 053-620-4647

김복동 할머니의 별세를 애도하며

옛 일본군의 만행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선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28일 밤 향년 93세로 영면했다. 장례식은 '여성 인권운동가 김복동 시민장'으로 치러진다.김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세상에 처음으로 알린 고 김학순 할머니와 함께 위안부 문제를 글로벌 이슈로 만든 여성 인권 운동의 상징이다.정부가 지난해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로 정한 8월 14일은 김학순 할머니가 1991년 위안부 피해를 공개한 날로, 해외에서는 '세계 위안부의 날'로 통한다.김학순 할머니에 이어 김복동 할머니는 1992년 만 14세 나이 때부터 위안부로 끌려다닌 자신의 참담했던 피해를 공개한 이후 전 세계를 돌며 일본군의 만행을 증언했다.아울러 '전쟁 없는 세상' 등의 해외 캠페인을 벌이는가 하면 재일 한인 청소년과 전쟁지역 아동 등을 위해 전 재산을 기부하는 등 여성 인권운동가이자 평화활동가의 삶을 살았다.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이 저지른 위안부 만행은 반인륜적 범죄로 꼽힌다. 일본이 아무리 사과한다 하더라도 피해자 입장에서는 용서하기 쉽지 않은 만행이다.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출범한 화해·치유재단을 사실상 해산한 데는 자신들의 의사와 무관한 '밀실 합의'라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목소리가 반영됐다.그런데도 위안부 문제는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는 일본 측 태도는 인류의 양심과는 거리가 멀다. 1993년 위안부 문제를 처음으로 인정한 '고노 담화'의 의미를 훼손한 '고노 담화 검증보고서'를 2014년 일방적으로 발표한 아베 정권이 국제적 약속 준수를 압박하는 것은 '내로남불' 격이다.김 할머니가 별세한 날에 같은 위안부 피해자 이 모 할머니도 세상을 떠나 이제 위안부 피해자임을 밝힌 생존자는 23명뿐이다. 나머지 생존자도 모두 고령이라 일본이 사죄를 전할 수 있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가깝고도 멀다'는 한일 두 나라가 미래지향적 친구 사이로 나아가려면 역사에 대한 일본의 직시와 진솔한 사과가 전제돼야 한다. 일본이 단 한 번이라도 자국 입장에서 떠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입장에 서보길 바란다.그래야 1992년 시작된 '수요집회'가 왜 아직도 열리는지, 왜 고령이 된 '위안부 소녀'들이 참석해 한을 토하는지 그 이유를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한일관계 엉킨 실타래 늦기 전에 풀어나가자

악화한 한일 관계가 회복의 전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현재로는 언제, 어떤 식으로 그런 기회가 올지 전망조차 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렇지만 이대로 양국 간 관계 악화를 방치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복잡하게 얽힌 관계 악화의 실타래를 하루빨리 하나씩 풀어나가야 한다. 양국이 과거를 직시하고 상호 이해와 신뢰에 기초한 관계 발전의 중요성에 의견일치를 본 20년 전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의 정신을 되돌아볼 때다.우선 일본은 양국 간 더 이상의 갈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일본 방위상이 자국 초계기의 위협 비행에 대한 우리 군 당국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초계기가 배치된 자위대 기지를 방문해 감시 활동을 계속하라고 지시한 것은 매우 부적절했다.일본이 감정적이고 자극적 행위를 멈추지 않으면 갈등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 레이더 조사와 초계기 위협 비행에 대한 양국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안보당국 간의 더 밀도 있는 협의가 절실하다. 양국 안보당국은 관계가 더 이상 냉각되기 전에 즉각 협의를 재개해야 한다.동시에 외교당국은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배상과 관련된 대법원 판결, 화해치유재단 해산 문제 등 갈등의 요인이 돼 온 사안에 대한 본격적인 해법 마련 협의에 착수해야 한다.우리 정부는 대법원 판결 이후 관련 부처가 중심이 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여러 방안을 검토해 왔다. 정부는 너무 늦지 않게 그 해법을 내놓고 일본과 교섭을 벌여 나가기 바란다.무엇보다 확실한 대전제는 피해자들의 고통과 상처의 치유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직시가 출발점이라는 점은 새삼 강조할 이유가 없다.지난 26일 도쿄 신오쿠보역에서는 18년 전 이 역에서 전철을 기다리던 중 선로로 추락한 술 취한 일본인을 구하려 철길에 뛰어들었다가 숨진 한국인 유학생 이수현씨의 추모행사가 엄숙히 열렸다.고인의 살신성인 희생정신은 양국 국민의 가슴 속에 여전히 기억되고 있다. 지금의 한일관계가 자칫 양국 국민 간의 감정 악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만들 책임이 양국 정부에 있다.얼마 전 스위스에서 열린 외교장관 회담에서 한일 양국은 어려운 현안들에 지혜롭게 대처해 나가면서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을 위한 노력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조속한 관계회복 전기 마련을 위한 정상 간 채널 가동도 주저할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