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대구·경북의 일본제품 불매운동

일본 아베 정부의 7월 초 대한(對韓) 수출규제로 시작된 국내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대구·경북에서도 전 품목, 전 연령층으로 확산하며 지속되고 있다.두 달여가 지나면서 초기와 같은 항의 시위 등 직접적 대응은 줄었지만, 대신 어떻게 하는 것이 일본에 가장 큰 타격을 줄 수 있을지 따져보고 참여하는, 조용하지만 실속 있는 방식의 불매운동이 자리 잡아가고 있다. 시, 도민들은 “언제까지 일본에 당하고만 살 수 없다”며 자발적 애국심을 발휘하고 있다.7, 8월에는 일본 브랜드 점포 앞에서 벌이는 릴레이 시위 등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일본 여행 안가기 등 ‘개념 행동’이 대세가 되고 있다. 최근 대구에서 출발하는 일본행 항공 노선은 이용객 수가 격감하고 있다.특히 일제강점기 피해를 직·간접적으로 겪었던 노년층은 물론, 초·중·고 학생들까지 나서 이번 일을 극일의 계기로 삼자며 불매운동에 힘을 보태고 있다. 더불어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본 잔재 청산 운동도 지자체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한편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관련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0%가 불매운동에 찬성했고, 또 수출규제 철회 이후에도 일본제품 구매를 자제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71.8%에 달했다. 여론조사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지난달 8~9일 전국 만 20~49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일본 안가기는 개념행동대구~일본 항공 노선이 많이 감소했다. 일본 수출규제 이후 시, 도민들의 반일 정서가 커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지난 2일 대구공항을 운항하는 저가 항공업계에 따르면 6개 일본 노선을 운항하던 티웨이항공은 최근 삿포로 등 3개 노선 운항을 잠정 정지했고, 추석 연휴 이후에는 나리타, 오사카 등 2개 노선만 운항한다. 에어부산도 전체 5개 일본노선 중 9월1일부터 후쿠오카 1개 노선만 남기고 운항을 중단했다.9~10월 신규 예약 상황이 전혀 호전되지 않고 있고, 향후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 이후에도 일본 여행을 가지 않겠다는 국내 여론이 높아 운항 축소를 결정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추석 연휴(9월12~15일) 일본 항공편 좌석 예약률의 경우 9월1일 기준 에어부산 45%, 제주항공 40%, 티웨이항공 20~30%대에 그쳤다. 이는 과거 추석 연휴 기간 평균 예약률 80% 선에 비해 절반가량 줄어든 것이다.일본의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가 시행된 8월 초부터 대구 동성로 일대에서는 일본의 대표적 신발, 의류 업체인 ABC마트, 유니클로 앞에서 시민들의 1인 항의 시위가 이어졌다. 이들은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 아베 정부 규탄한다’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한 사람씩 교대로 매장 앞을 지켰다.시민들이 많이 찾는 일제의약품 불매운동에는 약사들이 앞장섰다. 대구시약사회, 경북도약사회는 8월 초 일본의약품과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선언했다. 조용일 대구시약사회 회장은 “국내 유통되는 대다수 일제 약품은 국산, 외산 대체재가 있어 큰 문제가 없다. 일본이 경제보복을 철회한다면 우리도 불매운동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불매운동이 확산하면서 일본제품은 매출 하락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일본 경제보복 조치가 처음 나온 지난 7월 한 달 대구권 7개 점포의 일본 맥주 매출이 전월 대비 50.7% 급락했다. 동네 마트와 식당가도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아사히맥주 등 일본 제품은 판매진열대에서 아예 철거되거나 눈에 잘 띄지 않는 뒤편으로 옮겨졌고 식당 메뉴판에는 제품은 물론 일본어 표기도 사라졌다. 대구 수성구 한 음식점은 블로그에 ‘매장에 남아있던 일본산 수입 맥주를 전량 폐기했습니다. 당분간 일본 맥주 판매를 중단함을 알려드립니다’란 안내문을 올려놓았다.◆ 반일운동, 친일잔재 청산도 가세수출규제가 반일 정서를 자극하면서 친일잔재 청산 운동도 힘을 받고 있다. 경술국치일(1910년 8월29일, 한일병합조약 공포일)이었던 8월29일에는 태극기 조기달기 운동이 대구시 등 지자체를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펼쳐졌다.또 일본 강점기 때 붙여 지금까지 사용 중인 대구 동성로, 송현로, 신기로, 대곡동 등의 지명을 원래 우리말 이름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대구도시철도에 따르면 일본 수출규제 발표 이후 승차장이나 열차의 일본어 안내방송 중단을 요구하는 전화도 잇따랐다.포항시는 일제 잔재로 논란이 일었던 ‘포항지구 전투전적비’의 기단을 철거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전투전적비는 한국전쟁 당시 포항지구 전투에서 활약했던 국군을 기리기 위해 세운 것이지만, 그 기단이 일본 강점기에 일본인 흉상을 받쳤던 것으로 알려져 그동안 논란이 일었다.경북에서도 반일 구호와 아베 규탄이 이어졌다. 울진지역 시민단체 회원과 주민 등 100여 명이 지난달 9일 울진군청에서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을 것이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결의했다.포항여성회 등 22개 시민,사회단체는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일본 여행 안가기 운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고 있으며, 8월14일에는 ‘제7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맞아 ‘NO 일본 포항문화제’를 진행했다.◆ 한·일 경제전쟁…지역경제 영향 및 대책경북도는 8월28일 구미상공회의소에서 구미, 포항 등 7개 지자체와 무역협회 등 수출지원기관, 기업체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합동간담회를 진행하고 일본 수출규제 대비책을 논의했다. 도는 철강 디스플레이 반도체 정밀화학 등 10대 특별관리품목으로 선정했다.경북지역의 대일 수입액(2018년 기준)은 22억 달러로, 경북 총수입액 152억 달러 대비 15%를 차지했다. 기계, 철강, 화학업종 관련 품목이 대부분인 것으로 파악됐다.반도체 관련 기업이 집적해 있는 구미상공회의소는 8월13일 구미지역 기업체 대표, 경제지원 기관 및 단체 등 관계자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응책을 논의했다. 구미지역 국가별 수출입 현황(6월 기준)에 따르면 일본은 수출 6위 국(5억 달러), 수입 2위 국(8억5천만 달러)에 올라 있다.특히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디스플레이와 반도체웨이퍼, 탄소산업 관련 기업들인 LG디스플레이(주), SK실트론, 도레이첨단소재 등은 정부와 보조를 맞추는 동시에, 자체적으로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구미시는 이번 일본 수출규제로 구미지역에서는 반도체, 탄소, 기계 업종 등이 포함된 전체 제조업체 가운데, 약 10% 정도인 300여 개 업체가 직간접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대구에서는 기계, 섬유 관련 업체가 수출규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상공회의소가 지역 160개 업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45.2%가 영향권에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대다수 기업이 현재 재고 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당장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수출규제가 장기화할 경우 내년부터는 기업들의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대구지역의 일본 수입액(2018년 기준)은 6억5천73만 달러이며, 854개 기업체가 일본 기업과 거래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재, 부품 가운데 대일의존도가 가장 높은 품목은 이차전지 제조용 격리막으로, 수입의 83.4%를 일본에서 들여오고 있다. 이외에 블랭크마스크용 석영유리판, 수치제어식 금속절삭가공용 선반, 수치제어식 연삭기, 수직형 머시닝센터 등도 일본 수출규제에 영향을 받고 있다.박준우/ 논설위원 및 특집부장사진설명-일본 아베 정부의 도발로 불 붙은 국내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두 달여가 지난 9월에도 차분하면서도 효과적인 방식으로 계속되고 있다. 대구·경북에서도 초기에 많았던 1인시위 등 직접대응 방식 대신 일본 여행안가기 등 일본에 실질적 불이익을 줄 수 있는 방식이 대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주민소환제

오스트라시즘(Ostracism, 도편추방제)은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 아테네에서 국가에 해를 끼칠 정치적 영향력이 큰 인물을 시민들이 비밀투표로 뽑아 10년간 국외로 추방한 제도를 말한다. 유권자인 시민이 정치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한 제도였지만 정적 제거 수단으로 악용되는 등 시간이 흐를수록 변질하면서 결국 소멸했다.오늘날 대부분 국가에서 대의정치, 즉 간접 민주정치가 보편화하면서 이를 보완하는 방법으로 주민투표제, 주민발안제, 주민소환제 등 직접 민주정치 요소가 가미되고 있다. 이 가운데 주민소환제의 선례로 이 오스트라시즘을 꼽는다.요즘 경북 포항에서는 시의원의 주민소환 추진을 놓고 주민들의 입장이 갈려 어수선하다고 한다. 편이 갈리는 근본 이유는 ‘어떤 일이 주민소환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 곧 ‘그 어떤 일’의 범위를 둘러싼 해석을 두고 갈등이 생기는 것 같다.2019년 2월부터 포항시는 남구 오천읍에 건립한 ‘생활폐기물 자원화시설’의 가동에 들어갔다. 국·시비와 민자 등 1천500억 원 이상이 투입된 이 시설은 하루 500t 규모의 생활쓰레기를 연료화해 시간당 12.1MW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그런데 시설이 가동되자 그 지역의 일부 주민들이 시설 가동으로 인한 대기오염 등을 문제 삼아 5월부터 시설의 가동 중단과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또 이 과정에서 자신들의 입장에 적극 동조하지 않았다고 해당 지역 시의원 2명에 대해 주민소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그러자 얼마 후에는 이 지역의 또 다른 주민들이 주민소환에 반대하고 나섰다. 민원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의원 주민소환을 청구한 것은 부적절한 행동이고, 오히려 주민 간 갈등이 생기고 지역 이미지가 손상된다며 주민소환 즉각 중단을 요구한 것.어느 쪽 주장이 타당한지는 판단하기가 쉽지 않아 보이지만 어쨌든 주민소환제가 구체적 적용에서 집단 간 갈등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수개월째 주민 갈등이 계속되자 일각에서는 주민소환법 자체의 미비점을 지적하고 있다. 현행 주민소환법과 그 시행령에 제정 목적과 청구 서명인 수 등 요건만 갖춰져 있을 뿐, 주민소환을 청구할 수 있는 구체적 행위나 사유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그래서 특정한 목적을 갖고 주민소환제를 악용하려고 할 경우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주민들의 지역정책 참여 및 관심을 높여 지방자치를 제대로 뿌리내리게 하기 위해서라도 주민소환법을 서둘러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우리나라 주민소환제는 2006년 5월 제정된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주민소환법)’에 근거해 2007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선출직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은 주민들이 직접 소환할 수 있게 됐다.이익집단의 남용 등 부작용은 물론 가볍게 볼 수는 없겠지만, 그러나 주민소환제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 자치단체의 불합리한 행정을 견제하는 등 실보다 득이 많은 제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의견이다.실제로 법 시행 이후 주민소환법으로 직을 상실한 사례는 2007년 경기도 하남시의 시의원 두 명뿐이다. 그만큼 악용과 남용 가능성이 우려할 정도로 많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주민소환법이 적용 대상인 선출직 정치인에게 도입 취지에 맞게 실질적 견제 효과를 내게 하려면 법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같은 이유에서, 국민들은 또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한 주민소환법(국민소환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현재 선출직 가운데 대통령을 비롯해 자치단체장, 지방의원은 임기 중이더라도 제도적으로 유권자가 직접 재신임 여부를 물을 수 있지만, 유독 국회의원은 일단 선출만 되고 나면 유권자들이 이들을 직접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사실 일부 국회의원들이 막말과 음주추태 등으로 자질 논란을 일으킨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때마다 국민소환제 도입 요구가 빗발쳤지만, 국회는 그동안 관련 법안을 발의만 해놓고 자동폐기 시키는 방법으로 국민적 요구를 외면해 왔다. 현재 20대 국회에도 국민소환제 관련 법안이 3건이나 계류된 상태이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6월 국회의원 소환제를 도입하자는 청원이 올라와 단기간에 20만 명 이상이 동의했다./

/이슈추적/ 대구, 경북 출생률 하락 어떡하나

대구, 경북에서 신생아 수가 매년 감소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출생률이 전국 최저 수준으로 뒤처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구 1천 명 당 연간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조출생률(2019년 5월 기준)이 대구 5.3, 경북 5.2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지자체 가운데 전북(5.1)과 부산(5.1)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출생률 감소에 주목하는 것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와 지속하는 수도권 인구집중 현상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세 현상이 겹쳐 나타나면서 지방 인구 감소가 예상을 넘어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또 지방 인구 감소는 생산 활동이 가능한 연령대인 청장년층 감소로 이어져 결국 지역경제 위축은 물론, 최악의 경우 지방소멸로까지 나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대구의 경우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 위해 젊은 층이 대구를 떠나는 탈대구 현상이 출생률 감소의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즉 일자리 부족이 젊은 층의 탈대구와 결혼 기피로 나타나고, 그리고 그런 현상이 출생률 감소로 연결되는 악순환이 점점 구조화되고 있다는 것이다.경북은 대구보다 인구 감소 현상이 더 심각한 상황이다. 탈농촌과 출생률 하락에다 고령화까지 겹치면서 일부 시, 군의 경우 인근 시, 군과의 행정구역 통합이나 조정 얘기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이다.이 때문에 대구시와 경북도는 인구 감소로 인해 야기될 향후 여러 변화상에 대해 절박한 위기의식을 갖고 예측하고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경북의 경우, 농촌인구 감소가 전국적 현상인 만큼 전국 시, 군, 구와 연대한 대응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기가 매년 줄고 있다대구의 연간 출생아 수가 매년 줄고 있다. 2015년 1만9천400명에서 2016년 1만8천300명, 2017년 1만5천900명, 2018년 1만4천400명으로 감소세가 계속되고 있다. 2019년에는 5천800명(5월 기준)으로 집계됐다.2015년과 2018년을 비교해 보면 3년 새 5천 명이나 감소했다. 통계청의 ‘2019년 5월 전국 인구 동향’에 따르면 대구의 조출생률은 5.3을 기록했다. 이는 6대 광역시 가운데 부산(5.1명)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경북의 경우 2019년 5월 조출생률이 5.2로, 광역시를 제외한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전북(5.1) 다음으로 낮았다. 연간 출생아 수 역시 2017년 1만8천명, 2018년 1만6천100명으로 감소했다.출생아 수 감소는 전국적인 현상이다. 통계청의 인구 동향 자료를 보면 2019년 5월 전국 출생아 수는 2만5천300명으로 2018년 5월과 비교해 2천700명(9.6%)이 감소했다. 전국 평균 조출생률도 5.8명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통계청은 장래인구 전망에서 현재 5명대인 조출생률이 향후 4명대로 추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도권은 인구집중, 지방은 인구소멸통계청 자료를 보면 수도권 인구는 2015년 2천527만 명, 2016년 2천539만 명, 2017년 2천552만 명으로, 3년 새 약 25만 명이 증가했다. 인구 비중도 이 기간 49.4%, 49.5%, 49.6%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이 시기 인구 변화에서 주목할 것은 서울 인구는 2015년 990만 명에서 2017년 974만 명으로 줄어든 반면, 인천(2015년 289만 명→ 2017년 292만 명)과 특히 경기도(2015년 1천248만 명→ 2017년 1천285만 명)의 인구는 많이 증가했다는 점이다.지방분권화, 균형성장 정책에도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결국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기업들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더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 인구 추이 변화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수도권과 달리 대구, 경북 인구는 꾸준히 줄고 있다. 대구 인구는 2000년 248만 명, 2010년 244만 명, 2017년 245만 명 등으로, 2000년 이후 250만 명선 아래에서 정체 현상을 보인다.대구시의 ‘2017년 구, 군별 장래인구 추계’를 보면 2035년 대구 인구는 231만 명으로 현재보다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고, 또 고령화의 영향으로 생산가능 인구 비중은 2015년 74.1%에서 2035년 59.2%로 큰 폭의 감소가 예측됐다.경북 인구는 일부 시, 군, 구에서 행정구역 유지를 걱정할 정도로 감소 규모가 크다. 전체 인구가 1985년 301만 명, 2001년 278만 명, 2017년 269만 명 등으로 줄었다.인구 감소는 실제 각급 학교의 학생 수 변화에서도 알 수 있다. 2019년 유치원 및 초,중,고 학생 수가 23만2천155명으로, 2018년에 비해 1천448명이 감소했다. 올해 신입생이 전혀 없는 학교도 초교 21곳, 중학교 2곳 등 23곳에 달했다.실제로 일부 시, 군의 인구 변화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청송군은 감소하던 인구가 2010년부터 2만6천명대에서 가까스로 유지되고 있었지만 2019년 2만5천500여 명(7월 기준, 행안부 자료)으로 결국 2만6천명대가 무너졌다. 더 큰 문제는 인구 구조상 65세 이상이 33%(2018년 기준)나 될 정도로 노령화율이 높은 데다 출생률도 점점 낮아지고 있어 추가 감소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경북의 고령화율은 2019년 19.9%(2월 기준)로, 전남과 함께 전국 최고 수준이다. 전국 평균 고령화율은 14.87%이다. 비슷한 인구구조를 가진 봉화군도 2010년 3만4천567명에서 2019년 7월 기준 3만2천500여 명으로 채 10년도 안 돼 2천여 명이 줄었다.인구 10만 명선을 지키려고 애썼던 상주시는 2010년 10만5천600여 명에서 2019년 7월 9만9천600여 명으로 10만 명선이 무너졌다. 북부지역 철도교통 중심지였던 영주시 역시 2010년 11만3천900여 명에서 2019년 7월 10만5천600여 명으로 감소했다. 10만 명대 유지가 가능할지 우려하고 있다.◆ 경북도, 대책은 세웠지만…인구 감소 때문에 시, 군의 고민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인구 늘리기를 위해 출산장려금 지급 등 다양한 정책은 펴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북도 역시 시, 군과 힘을 모아 광역 단위 차원에서 가능한 인구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도는 2018년 ‘저출생극복위원회’를 발족시켰고, 2019년 하반기에는 시, 군 단위 저출생위원회와 함께 하는 협의회체를 구성해 공동 연대에 나설 계획이다.또 전국 최초로 ‘저출생, 지방소멸 극복 사례 만들기’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의성군에 2018년부터 ‘이웃사촌 시범마을’을 조성했다. 이곳을 2022년까지 ‘30분 내 보건-교육, 60분 내 문화-교육, 5분 내 응급의료’가 가능한 지역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지역별 임신, 출산 의료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예천 울진 영주 영천 등 분만 취약지에 외래분만 산부인과를 운영하고 의료 인력도 대폭 확충한다. 또 군위 영양 영덕 고령 성주 봉화 등 6개 지역에는 집으로 찾아가는 산부인과를 운영한다. 경북지역 23개 시, 군 가운데 현재 외래산부인과나 분만시설 중 1개만 있는 곳이 8개 시, 군이고 전혀 없는 곳도 6개 시, 군에 이른다.한편 지방의 인구감소 위기가 확산하자 국회 차원에서도 지원을 강구하고 있다. 이후삼(충북 제천-단양,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2019년 4월16일 ‘지방자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법안에 따르면 인구 3만 명 미만이거나 인구밀도(인구수/㎢) 40명 미만 군은 ‘특례군’에 지정해 정부에서 지원한다는 것. 전국 24개 군 단위 지자체가 해당하는데, 경북의 영양 울릉 청송 군위 봉화 등 5개 군이 여기에 들어간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pjw@idaegu.com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지속가능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하루에 배출하는 쓰레기양은 얼마나 될까? 대략 929.9g 정도 된다. 그럼 1년 동안에는? 365일을 곱하면 대략 33만9천450g, 약 339.45kg이다. 이는 환경부의 ‘2018년 전국폐기물 통계조사’ 결과이다. 환경부는 이를 더 세분화해 분석했다.하루 배출쓰레기 929.9g에는 종량제봉투에 들어가는 쓰레기 255.4g, 음식물류 368g, 플라스틱 등 재활용가능자원 306.5g 등이 들어 있다. 그런데 배출된 쓰레기의 내용을 보면 개인이 일상생활하면서 줄이기를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쓰레기의 종류가 생각보다는 많지 않은 듯하다.물론 쓰레기줄이기는 개개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할 것이다. 그래도 쉽게 실천할 수 있어야 누구나 할 수 있을 것이고, 그만큼 성과가 클 것임은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과 비닐봉지는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생활쓰레기 줄이기의 대상이다.정부는 법률로 2018년 8월1일부터는 커피전문점이나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사용하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2019년 4월1일부터는 마트 등에서 비닐봉지를 무상 제공하는 것을 금지해 생활 속 쓰레기줄이기를 강제하고 있다.쓰레기줄이기 문제에서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시민들의 관심을 지속해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정부는 시민들이 쓰레기줄이기를 꾸준히 실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아이디어를 계속 제공해야 한다는 말이다.얼마 전 외신에 나온 기사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는 관광객이 운하에서 쓰레기를 건져 올리는 ‘쓰레기낚시 운하크루즈’ 관광 상품을 내놨고, 로마에서는 페트병과 대중교통 이용 포인트를 교환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다. 모두 쓰레기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아이디어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국가에서는 대개 쓰레기를 생활쓰레기와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업장쓰레기로 분류하는데,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생활쓰레기에는 종이 플라스틱 스티로폼 가전제품 소형가구 음식물쓰레기 등이 포함된다.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은 2016년 기준 1인당 플라스틱 연간 소비량이 98.2kg으로, 국가별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미국 97.7kg, 프랑스 73kg, 일본이 66.9kg을 소비한 것보다 더 많았다.이 기간 한국은 일회용 컵을 연간 257억 개 사용했다. 인구를 5천만 명으로 잡고 단순계산하면 1인당 연간 514개를 사용한 셈이다. 그만큼 우리는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필요가 있고, 또 그럴 만한 여지도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당장 생활에 불편함을 느끼기에 여전히 불만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렇더라도 마땅히 해야 할 일일 것이다.대구, 경북에서도 1인당 생활쓰레기 배출량이 증가하고 있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의 대구경북 2015~2017년 생활폐기물 발생량 집계를 보면 2015년 5천772t, 2016년 5천842t, 2017년 6천59t으로 3년 새 5%가량 증가했다.또 같은 기간 ‘1가구당 배출량/1인당 배출량’은 5.76kg/2.20kg(2015년), 5.77kg/2.23kg(2016년), 5.88kg/2.42kg(2017년)으로, 1가구당 배출량은 2.1%, 1인당 배출량은 10.1% 증가했다.대구, 경북의 쓰레기 배출량과 관련해 눈에 띄는 점은 인구와 쓰레기 배출량과의 상관관계다. 인구가 이 기간 526만6천여 명에서 500만3천여 명으로 약 5%가 줄었는데도 생활폐기물 발생량이 오히려 5천772t에서 6천59t으로 5% 정도 증가했다는 점이다. 지역민 모두가 깊이 생각해 볼 문제라고 본다.2000년대 이후 정부의 쓰레기 정책은 기존 ‘채취-생산-소비-폐기’라는 선형구조에서 ‘채취-생산-소비-회수-이용 및 재소비’라는 순환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특히 사용 후 쓰레기 회수율 높이기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이미 시행 중인 쓰레기 정책에도 시행착오가 적지 않다.가령 농어촌 폐비닐과 빈병, 폐건전지의 경우 회수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실제 그 회수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쓰레기 문제는 정책 의지도 중요하겠지만 관심과 실천을 유지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아이디어를 꾸준히 개발하고 제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할 것이다.

/이슈추적/ 대프리카라 불리는 ‘대구’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미국의 심장전문의 로버트 엘리엇(Robert S. Eliet)이 자신의 책에서 소개한 현대인을 위한 스트레스 대처법 세 가지 중 한 가지로, 최근에는 일상의 금언(?)이 될 만큼 널리 쓰이고 있다.그런데 폭염과 열대야가 일상이 된 대구 사람들의 ‘여름나기 노하우’를 표현하기에 이보다 더 적합한 말이 없을 듯하다.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 대집트(대구+이집트)라고 불릴 정도로 대구의 여름 무더위는 정말 덥다. 낮에는 최고 기온이 40도에 육박하고 밤에는 25도가 넘는 열대야가 거의 매일 밤 나타난다.그렇다고 언제까지 지쳐 짜증만 내며 지낼 순 없고, 그래서 생각을 바꿨다. 특이하고 이색적인 게 주목받는 시대, 대구에서 무더위가 거듭났다. 치맥축제, 호러페스티벌이 그렇게 탄생했고 나무심기와 담장허물기 운동도 마찬가지 이유로 대구에서 뿌리내렸다.◆ 폭염으로, 즐기고 돈 벌자언제부턴가 대구의 7, 8월이 축제의 계절이 됐다. 피할 수 없는 폭염이 즐길거리, 볼거리 아이템으로 변신한 것이다. 여기다 돈까지 벌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텐데, 폭염이 국내외 관광객을 모으는 지역경제 효자노릇까지 톡톡히 하고 있다.8월9일부터 11일까지 대구스타디움 시민광장에서는 대구국제호러페스티벌이 열린다. ‘짜릿하게, 시원하게, 살벌하게, 호러야~ 놀자’란 슬로건에서 알 수 있듯 대구 폭염이 테마인 행사다. 올해는 세르비아 체코 일본 중국 등 4개국에서 5편의 작품을 출품한다. 무대 행사 외에도 거리퍼포먼스와 게임형식공연 등도 마련돼 흥미를 더한다. 또 페스티벌 기간 중 호러연극제(8월1~8일)가 열려, 스릴과 긴장감 넘치는 공연으로 열대야에 지친 시민들에게 재미와 함께 휴식까지 준다.7월에는 전국적 인기를 끌고 있는 대구 치맥페스티벌(7월17~22일)이 두류공원과 이월드 등 4곳에서 열렸다. 2019년 축제에는 100여 개 치킨업체와 10개 수제맥주 업체, 5개 세계 맥주 브랜드가 참가했다. 시민들은 마련된 부스에서 치킨과 맥주를 먹고 마시며 EDM파티 등 다양한 공연을 관람하고 치맥 아이스펍, 치맥 아이스놀이터 등 40여 개 체험프로그램에 참가해 한여름 무더위를 잊었다.올해로 7년째 행사를 치른 치맥페스티벌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속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등 흥행 보장된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해외 관광객 수가 매년 증가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일조하고 있다.국내 최정상급 포크뮤지션이 참여해 포크공연, 포크송콘테스트를 진행한 대구포크페스티벌도 7월26~28일 김광석콘서트홀 등 대구 시내 곳곳에서 열렸다.축제성 행사 외에도 폭염에서 착안, 기획한 박람회가 대구에서 열렸다. ‘제1회 대한민국 국제 쿨산업전(7월11~13일)’이 그것이다. 쿨산업이란 기후 변화에 따른 폭염과 미세먼지 등 자연재해에 선제 대응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관련 산업을 통칭한다.올해는 100여 업체가 200여 개 부스에서 폭염 관련 신기술과 제품을 선보였다. 클린로드 쿨링포그 쿨루프 그늘막 차열도료 관련 기술 및 제품과 쿨 섬유 및 소재 관련 제품이 전시됐다. 쿨 관련 패션 의류 침구 화장품 제품은 특히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대구의 놀라운 여름기온 그리고 신풍속대구의 폭염 원인을 두고 전문가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200만 명이 넘는 거주인구에다 인구밀도마저 높은 대도시가 분지형 지형에 위치한 점이 우선 거론된다.해발 1천m가 넘는 산들(팔공산 1천193m, 보현산 1천124m)이 대구분지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도심의 뜨거운 열기가 오고나가는 바람길이 막혔고, 이는 또 외부 공기가 높은 산을 타고 넘으면서 기온이 높아지는 푄현상(Fohn phenomenon)까지 일으켜 도시 기온을 더 높여준다는 것이다.대구분지에 형성된 도시인 경산시, 영천시가 매년 여름 전국 최고기온 지역에 이름을 올리는 것도 지형적 특성의 사례라는 것이다.여기다 대도시 자체의 열섬 현상도 대구 기온을 높이는 데 한몫한다는 분석이다. 열섬(Heat Island)은 인구와 건물이 밀집돼 있어 다른 지역보다 온도가 높게 나타나는 도심지를 말한다. 각종 인공시설물과 포장도로의 증가, 주택 및 아파트, 빌딩 등에서 나오는 인공열 그리고 거리를 질주하는 자동차 배출열이 도시기온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것.특히 대구의 경우 부산 등 다른 대도시와 달리, 도심이 특정 지역에 집중된 단핵도심이라는 점이 열섬 현상을 강화한다는 설명이다. 결국, 자연지형적 조건에다 인공적 조건까지 더해지면서 대구의 기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한편, 기록적인 폭염은 도심의 풍속도 새로 만들어가고 있다. 대구에서는 여성들의 여름패션 용품인 양산을 찾는 남성들이 증가하고 있다. 지역 백화점, 마트 등에 따르면 따가운 햇볕을 막기 위해 양산을 구매하려는 20~30대 젊은 남성 고객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 실제 양산으로 햇빛을 가리면 온도를 7도 정도 낮출 수 있으며, 체감온도는 10도 이상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도심 한복판에 설치된 폭염을 상징하는 이색 조형물도 눈길을 끌었다. 6월 대구 중심가 한 백화점 앞 공터에는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 핸드백, 하이힐 조형물이 설치됐다. 이 백화점에서는 2018년에도 ‘바닥에 눌어붙은’ 2.8m 길이 대형 슬리퍼, 러버콘(꼬깔콘), 달걀프라이 조형물을 전시했다.◆여름기온 조금이라도 낮춰보려고대구 폭염이 점점 강하고 길어지자 지자체에서는 다양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대구의 낮 최고기온 33도 이상일 수는 2014년 22일, 2015년 21일, 2016년 32일, 2017년 33일, 2018년 40일 등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였다.그런데 이 같은 기온상승 추세가 2015년을 기점으로 한풀 꺾였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열대야(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일수와 온열질환자 발생률 순위에서 전국 최고도시라는 타이틀을 타 도시에 내줬다는 것이다.한반도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전반적인 기온상승 현상으로 다른 지역의 기온이 대구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올라간 점도 있겠지만, 어쨌든 대구시에서 1990년대 초반부터 추진한 나무심기운동, 담장허물기운동 등 녹화사업과 최근 5년간 폭염 저감시설을 대폭 확충한 것이 효과를 거뒀다는 설명이다.실제 대구에서는 2017년부터 쿨링포그, 쿨루프, 그늘막 등 폭염 저감시설을 늘리고 있으며, 2018년부터는 열 반사 성능이 높은 특수물감 칠감을 바르는 차열성 포장을 적용하고 있다. 또 2018년 9월 개정된 재난안전법에서 폭염을 자연재난으로 규정함에 따라 대구시는 ‘폭염 및 도시 열섬현상 대응 조례’를 제정하고 시청에 폭염전담팀을 신설했다.지속해서 도시 기온을 낮추기를 위해 대구시는 2021년까지 180억 원을 들여 도시 바람길 숲 조성 사업을 계속 추진하고 클린로드 시설 확충에도 2021년까지 21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폭염과 관련해 장기적이고 구조적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7월 쿨산업전에서 정응호 대구녹색환경지원센터장은 ‘대구 신천의 찬 공기 유동성 변화 분석’ 발표에서 “대구의 경우 찬 공기가 주로 가창 일대 산지에서 생성되는데, 이를 도심으로 끌어올 수 있다 대기 순환성을 증대 시켜 대구 전역의 기후환경 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제안했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pjw@idaegu.com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대구시설공단의 ‘이상한’ 주차장 관리

요즘 대도시 사람들은 거의 매일 주차 전쟁을 겪으며 산다. 어쩌다 일 때문에 차를 몰고 시내에 나가게 되면 주차 공간을 찾지 못해 골목길이나 이면도로를 이리저리 헤매기 일쑤고, 조금 늦게 퇴근한 날에는 동네 아파트단지나 주택가에 차 댈 곳이 없어 쩔쩔맨 경험이 한두 번쯤은 있다.차량 증가 속도에 맞춰 주차 공간을 확보할 수 없어 일어나는 불가피한 현상이다.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그나마 스트레스 덜 받고 다툼 없이 생활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그런데 대구 교통 1번지라 불리는 수성구 범어네거리 인근 이면도로 주차장 밀집 지역에서 수년째 이해 못 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범어네거리 범어지하도 상가를 관리하는 대구시설공단이 이곳에 상가 부설 무료개방 주차장 세 곳을 운영하고 있는데, 세 주차장의 출입구를 종일 차단봉과 쇠사슬로 막아놓고 있는 것이다.사연은 이렇다. 2009년에 범어지하도 상가가 건립되면서 대구시설공단은 부근 주차장 밀집지역 터에 차량 28대를 동시 주차할 수 있는 상가 부설 무료개방 주차장 세 곳을 만들었고,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그런데 2014년부터 세 곳 주차장 출입구에 차단 시설이 설치돼 이용객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시설공단 측의 설명은 출입구를 열어 놓으니 일반 시민들이 이용해 이를 막기 위해 출입구를 막았다는 것. 즉 상가 이용객만 이곳을 이용하도록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다.그러면서 상가 이용객일 경우 전화를 주면 상가관리소 직원이 주차장 앞에 나와 기다리다가 차단기를 올려준다는 설명이다.그렇지만 현재 세 곳 주차장은 시설공단 측 설명과 달리, 상가 이용객보다는 주로 상가에 입주한 시설공단 산하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대구문화재단, 대구교육청 글로벌스테이션 관계자들이 구역을 나눠 사용하고 있다 한다. 사실상 직원과 관계자들의 전용주차장 구실을 하는 것이다.날마다 주차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도심에 만들어 놓은 무료개방 주차장을 일부 사람만이 전용 주차장으로 이용한다는 사실에 대해 시민들은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 대구시설공단은 이참에 이곳을 시민들이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가령 지하상가 통로 벽에 붙여놓은 상가위치도에 주차장 안내글이라도 써놓든지 아니면 주차장 부근에 안내판이라도 설치해 놔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안내문 한 줄 보이지 않고 주차장 출입구마저 막혀 있다면 이곳이 상가 부설 무료개방 주차장인지 누가 알겠는가.사실 범어지하도 상가의 경우 지하철 역사와 붙어 있어 직원이나 관계자 외에 부설 주차장을 이용하려는 시민들이 그리 많을 것 같지도 않다. 그럴 바에는 아예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공영주차장화 하는 방안도 생각해봄 직하다.직원 전용주차장으로 사용한 게 벌써 6년 가까이 된다니 대구시설공단의 무관심이라고 봐야 할지, 아니면 다른 시민은 이용하지 말라는 배짱인지 알 수 없는 속내다.대구 골목길에는 내집 앞 주차를 막기 위해 놓아둔 주차금지 표지판, 폐타이어, 콘크리트 장애물 등을 어디서나 볼 수 있다. 이곳에 점용허가나 사용허가를 받은 것도 아닐 텐데 밤낮없이 이렇게 장애물을 놔두고 있으니 통행하는 차량이나 보행자로서는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어떨 때는 이것 때문에 이웃 간에 다툼이 생기기도 하고, 특히 긴급출동 중인 소방이나 순찰 차량은 곤란을 겪기도 한다. 물론 차 댈 장소가 없어 생기는 불편한 사정 때문이란 걸 짐작은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 같은 행동이 정당화 되는 건 아닐 것이다.그렇다면 시민들의 내집 앞 주차공간 잡아놓기와 대구시설공단의 범어지하도 상가 무료개방 주차장 관리 행태는 뭐가 다를까. 대구시의 무료개방 주차장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재로 봐야 할 텐데 이를 특정 개인이나 기관, 단체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게 과연 옳으냐는 말이다.주차 공간 확보를 위해 내집 앞 장애물 놓아두기가 묵인되는 게 현실이라면 대구시의 무료개방 주차장도 관계자들만 이용하게 하는 걸 그냥 모른 척하는 게 공동체를 위하는 길이지 싶기도 한 데, 정말 그런 것인가./

/이슈추적/ 대구취수원 이전, 올 연말엔 결정되나

벌써 1년 넘게 시간이 흘렀다. 구미공단에서 유출된 배출물 과불화화합물이 대구 시민들의 식수원인 낙동강 수계 문산, 매곡 취수장에서 다량 검출됐다는 보도가 나온 게 지난해 6월이었다.당시 많은 시민들은 불안한 수돗물 대신 판매용 생수를 사 마시며 먹는물 안전에 대해 걱정해야 했다. 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구수돗물 발암물질 검출 진상조사 요구’라는 청원글이 올라와 시민들의 서명이 이어지기도 했다.문제가 된 과불화화합물은 반도체 세정제, 살충제 등에 사용되는 화학물질로, 고도정수 처리를 거쳐도 제거율이 10~15%에 불과하고 끓이면 오히려 농도가 더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진 유해물질이다.‘오염 수돗물’ 사건이 잊힐 만 하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인천과 서울 일부 지역에서 ‘붉은 수돗물’ 사건이 발생했다. 그 수돗물을 사용하거나 마신 시민들은 피부질환과 위장염 때문에 병원을 찾아야 했다.권영진 대구시장이 민선 7기 1주년이었던 7월1일 시민 숙원 사업인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정부가 대구취수원 이전과 관련해 추진하고 있는 두 건의 용역 결과가 11월께 나온다. 대구와 구미가 상생 협력의 자세로 현안을 풀어갈 수 있도록 그 결과를 차분히 기다리겠다.” 또 권 시장은 불필요하게 구미를 압박해 새로운 갈등의 불씨를 지피지 않고 인내를 갖고 상생의 길 속에서 해결하겠다는 말도 했다.◆ 낙동강 물 용역결과 11월께 나올듯대구시장이 언급한 두 건의 용역이란 ‘낙동강유역 통합물관리 방안 연구용역(이하 낙동강물 용역)’과 ‘구미산업단지 하수처리시설 폐수 무방류시스템 적용 방안 연구용역(이하 무방류시스템 용역)’을 말한다.낙동강물 용역은 낙동강 유역 지자체들의 물 공급 및 수요 현황을 분석해 합리적인 물 배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특히 여기에는 2014년 국토부 용역결과 등 과거 낙동강 수계에서 실시한 각종 용역결과의 재검증이 포함돼 있다.앞서 권 대구시장은 2018년 12월26일 기자간담회에서 환경부의 낙동강 수계 폐수 무방류시스템 도입안과 2014년 국토부의 ‘구미 해평취수장 구미-대구 공동사용 적합’ 용역결과 발표 내용을 검증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또 무방류시스템 용역은 생활폐수와 공장폐수를 분리 처리하는 기술의 적용 가능성과 공장폐수 처리 과정에서 발생할 찌꺼기 처리의 경제성을 알아보는 것으로, 구미시에서 그 결과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무방류시스템 용역은 환경부의 제안을 구미시가 동의해 진행하게 된 것이다. 장세용 구미시장은 앞서 구미산업단지에 폐수 무방류시스템 도입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면 대구취수원 이전 논란이 끝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환경부는 2018년 연말 대통령 업무보고 때 2019년 연말까지 낙동강 관련 종합적 물 관리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4대강 중 낙동강은 지자체의 물 관련 이해 관계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해 있는 지역이다.이 같은 상황에서 추진된 두 건의 연구용역은, 그 결과가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대구시는 물론이고 구미시, 경북도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 10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대구시와 구미시의 물 갈등을 풀어 나갈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취수원, 대구시와 구미시 대립 팽팽대구취수원 이전을 둘러싼 대구시와 구미시의 오랜 갈등은 먹는물 문제가 지역 간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는 대표적 사례이다.갈등의 원인은 대구취수원을 어디에 둘 것인가에 있다. 구미공단을 경계선으로 할 때 현재처럼 공단 아래쪽(하류)에 그냥 놔둘 것인지, 아니면 대구시가 원하는 대로 공단 위쪽(상류)으로 옮길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문제인 것이다.지금도 이전을 원하는 대구시의 입장과 구미시민들의 식수원이 있는 공단 상류로 옮기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구미시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현재 대구 시민들이 사용하는 수돗물의 67%(53만 톤)는 낙동강 수계 문산, 매곡 취수장에서 공급된다. 문제는 문산취수장과 매곡취수장의 취수원이 각각 구미공단 아래쪽 28km 지점과 34km 지점에 있다는 것이다.수돗물은 강, 하천, 저수지(취수원)의 물(원수)을 취수장에서 퍼올리고 이 물을 받은 정수장에서 여러 단계 정화해 각 가정에 공급된다. 이 과정에서 취수원은 용수 확보가 쉽도록 대개 취수장 부근에 있다. 대구 수돗물은 낙동강 수계 취수원에서 문산·매곡 취수장, 문산·매곡 정수장을 거쳐 각 가정에 공급되고 있다.이 때문에 대구시는 두 취수장의 취수원(대구취수원)이 구미공단 배출물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공단 위쪽 지역인 구미 해평면이나 산동면 부근 낙동강 수계로 취수원을 옮기길 원하고 있다. 대구취수원을 지금 위치에 그대로 둘 경우 또 수돗물 오염사건이 언제라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구미시의 입장은 다르다. 대구시가 옮겨가길 원하는 해평면이나 산동면 일대는 현재 구미 시민들의 식수원인 구미광역취수장(해평취수장)이 부근에 있기 때문이다. 만약 구미광역취수장을 대구시와 구미시가 함께 사용하게 되면 수량 감소와 이로 인한 수질 악화 가능성이 크다는 게 구미시의 우려다.구미광역취수장에서는 현재 구미와 김천, 칠곡 지역 70만 명에게 식수와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또 해평취수장은 2011년 5월 구미 수돗물단수 사고 이후 구미광역취수장의 강 건너 바로 맞은편에 추가로 만든 것으로, 낙동강 동쪽 구미지역에 식수와 공업용수를 공급한다. 구미광역취수장의 취수량이 부족할 경우에만 비상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구미시는 취수원 이전보다 낙동강 수질개선 측면에서 해결책을 찾는 게 바람직한 방안일 거라고 대구시에 역제안하고 있다. 기업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는 구미시로서는 대구취수원 이전을 장소만 옮기면 되는 단순한 문제로만 볼 수 없다는 것이다.취수원이 이전될 경우 그 지역의 개발제한 규제가 불가피해져 기업 유치에 차질이 생길 수 있고, 또 상수원보호구역 확대로 인해 재산권을 침해받게 될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미에서는 2018년 시민사회단체가 주축이 돼 ‘대구취수원 이전 반대 10만시민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취수원 갈등 언제부터, 그리고 정부 대응은이처럼 대구시와 구미시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갈등이 커지자 정부가 중재에 나섰다. 국토부는 2014년 대구취수원 이전의 타당성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구미광역취수장에서 하루 44만8천 톤(2025년 수요량 기준)을 취수해 대구에서 43만 톤, 칠곡-고령-성주에서 나머지 물을 사용하는 게 가능하다는 내용이 나왔다.그러나 구미시는 당시 이 용역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우선 국토부의 연구용역 결과를 신뢰할 수 없고, 또 용역결과대로 한다면 낙동강 상류쪽에 상수원보호구역을 추가 설정해야 할 가능성이 커 인근 주민들의 재산권 침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를 들었다.이 외에도 정부는 두 지자체의 먹는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2017년부터 국무조정실 주관의 실무협의를 통해 양측 입장을 조율했다. 또 지역에서는 교수, 지역정치인,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회가 2015년 구성됐다.한편,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가 표면화된 것은 2009년이었다. 그 해 1월 구미공단에서 배출된 발암 의심물질 1,4-다이옥신이 낙동강에 유출됐고 이 때문에 대구 시민들은 먹는물 때문에 한동안 큰 고통을 겪어야 했다.이후 시민들의 취수원 이전 요구가 계속되자 대구시는 2012년 3월 대구취수원을 구미공단 위쪽 지역으로 옮기겠다는 의사를 국토부에 공식적으로 전달했다. 물론 2009년 이전에도 페놀 사건(1991년) 악취 사건(1994년) 등 낙동강 수질오염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해 대구취수원을 다른 데로 옮길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계속해서 나왔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pjw@idaegu.com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지진특별법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포항지진이 발생 2년이 다 돼 가지만 50만 포항시민이 염원하는 ‘지진 특별법’은 언제 제정될지 아직 오리무중이다. 그간 나왔던 정치권 얘기를 모아보면 특별법은 제정이 됐어도 벌써 됐을 텐데, 실상은 그렇지 않아 답답할 노릇이다.이미 정부는 지진 발생의 책임을 일부 인정했고 정치권도 여야 할 것 없이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에 대해 한목소리를 냈다. 게다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특별법안을 이미 독자 발의까지 해놨다. 그런데도 특별법은 미뤄지기만 했다. 시민들이 원성을 높이자 정치권은 “내 할 일은 다 해 놨는데…”라는 식으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정쟁 놀음에 속 타는 이들은 포항시민뿐이다.포항에서는 2017년 11월15일 규모 5.4 강진이 발생해 수천억 원에 달하는 직,간접 피해를 냈다. 주택 등 재산피해뿐 아니라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이 입은 피해도 적지 않아 철강 도시는 자체 재건이 어려울 만큼 그 후유증에 힘들어하고 있다.포항 시내 곳곳에는 지금도 아파트 외벽에 낙하물 방지 펜스가 설치되어 있고 집 잃은 시민 수백 명은 조립식 임시대피소나 체육관에서 무더위를 견뎌내고 있다. 지진 발생 직후부터 5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중심이 되어 시민들은 자체 복구 활동을 벌였지만 역부족임을 절감해, 정부에 피해 복구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청해 왔다.그러나 특별법에 대해서는 정부가 응답이 없다. 물론 정부는 지진 직후 포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 복구에 힘써왔다. 지자체에는 피해복구비를 지원했고, 시민들에게는 전기, 통신 등의 이용료 감면 혜택을 줬다. 그렇지만 이 정도론 크게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부 지원에서 벗어나 있는 피해시민들이 아직 있고, 심각한 피해를 본 지역경제도 되살려야 하기 때문이다.특히 정부는 2019년 3월20일 원인조사 발표에서 국책사업으로 추진된 지열발전 실험에 의해 지진이 촉발됐다는 결과를 내놨다. 그래서 당시 시민들은 지진의 원인과 책임이 밝혀졌으니 늦었지만 정부에서 당연히 특별법안을 국회에 제출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그러나 그뿐이었다. 그 후로 다시 100일 넘게 지나갔다. 이제 정부는 특별법 제정을 정치권에 완전히 떠넘겨 놓은 듯하다. 그런데 책임을 넘겨받은 여당은 물론이고, TK 맹주를 자임하고 어려울 때마다 지역의 도움으로 기사회생했던 자유한국당마저 포항지진 특별법 처리에 열의가 없는 듯한 모습이다.오죽하면 “정치권이 그동안 한 것이라곤 국회 문 걸어 잠가놓고 싸움질하다 이달에 다시 문 연 게 전부다”라는 얘기가 시민들한테서 나올까. 그런데도 포항시민들은 국회만 바라보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두 당이 발의한 특별법안이 상임위에 상정돼 있고 더불어민주당도 7월 중에 특별법안을 발의하겠다고 했다. 정치권 분위기가 무르익었으니 이번 회기엔 반드시 특별법을 제정해 줄 것이란 기대감이 시민들 사이에 커지고 있다. 정치권, 특히 자유한국당은 이 기대를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지진원인 발표 100일째인 7월2일 포항시가 개최한 ‘포항지진특별법과 피해배상을 위한 포럼’이 서울에서 열렸다. 이 행사에 포항의 자유한국당 두 국회의원도 참석해 특별법과 관련한 발언을 했다.“민주당에서 승낙하지 않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피해구제법과 진상규명법이 상임위에 올라가 있어 7월 중순께 상임위가 열리면 최우선 논의되도록 할 것이다.” 김정재 의원(포항북)“국회가 열린다. 지진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추진 전략을 짜야 하지만 법에 어떤 내용이 담겨야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정부와 여당의 협조 없이는 안된다.” 박명재 의원(포항남-울릉)두 의원의 말을 종합해 보면 특별법 제정이 이번에도 호락호락할 것 같진 않다. 그렇지만 시민들의 염원을 생각한다면 두 국회의원은 결기를 갖고 특별법 제정에 더욱 바짝 달라붙어야 할 것이다. 여야 합의처리가 최선일 테지만 그게 어렵다면 다른 방법을 강구하는 데도 두 의원이 앞장서야 할 것이다.“불의의 재난을 당해 국가의 지원 없이 회복이 불가능한 처지에 있는 국민들을 다시 일으켜 세우라고 있는 게 특별법일 텐데, 왜 이렇게 특별법 제정이 어렵고 힘드냐?” 하소연할 데가 없어 더 답답한 포항시민들이다.

/이슈추적/ 총리실, 김해신공항 재검토… 대구경북 분노

‘우려가 현실이 됐다.’ 김해신공항 총리실 재검토가 결정된 지난달 20일, 대구경북에서 터져나온 첫 반응이었다. 그때부터 지역에서는 자치단체와 정치권, 시민사회단체가 하나가 돼 재검토 중단을 요구하는 항의를 계속하고 있다.부산시, 울산시, 경남도 등 3개 자치단체장과 국토교통부 장관이 김해신공항 재검토를 국무총리실에서 하기로 6월20일 합의했다. 총리실 재검토가 곧바로 가덕도신공항 건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간 정부가 보인 태도 변화와 민주당의 분위기를 보면, 지역의 우려를 기우라고 하기에는 드러나고 있는 정황들이 지역에 우호적이지 않은 게 현실이다.더욱이 정부가 국책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당한 명분 없이 이를 중단하거나 변경할 경우 그 후폭풍이 클 것이란 걸 뻔히 알면서도 재검토에 합의해 주었다는 점에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신뢰 추락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를 추진할 만큼 절박한 이유가 정부, 여당에 있을 것이란 얘기다.지역에서는 김해신공항 재검토의 필요성과 이유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이 이를 추진한 배경에 대해 강한 의구심이 생기고 있다. 그동안 국토부에서 여러 차례 ‘총리실 재검토’가 없다고 밝혔고, 또 김해신공항 합의안이 영남권 5개 자치단체의 오랜 갈등과 진통 과정을 거쳐 마련됐던 것이기에 이를 뒤엎은 정부의 의도에 의심을 하는 것이다.이는 또한 정부, 여당의 정치적 셈법이 깔려 있다는 지역정치권의 주장이 지역민들 사이에서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으로서는 어차피 맹지나 다름없는 TK는 포기하더라도 PK에서 표를 모은다면 절반의 성공은 될 수 있다는 셈법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또 다른 우려는 김해신공항 재검토가 통합대구공항 최종이전지 결정과 맞물려 진행될 수 있고, 이렇게 될 경우 통합대구공항이 애초 계획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갑작스럽게 공항 문제가 재론되는 데 대해 지역민들은 “이런저런 우려를 불식시키고 정부 정책의 신뢰를 회복한다는 측면에서라도 김해신공항 확장과 통합대구공항 이전지 연내 결정이라는 기존 약속을 정부가 지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가덕신공항 건설, 길 열렸나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김경수 경남지사가 6월20일 동남권 관문공항으로서 김해신공항의 적정성에 대해 총리실에서 논의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부울경 단체장은 특히 검토의 시기, 방법 등 세부 사항은 총리실 주재로 국토부와 부산 울산 경남이 함께 논의하여 정하기로 한다고 덧붙여, 실질적 논의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로써 기존 김해공항 확장안, 부울경의 가덕도신공항 주장 등에 대해 전반적 재검토가 가능하게 됐다.6월26일에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부산에서 열린 시민강연회에서 “동남권 관문공항은 국가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고 입지로는 안전성과 부산신항 연계성이 뛰어난 가덕도가 최적”이라고 말했다.그러나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은 합의안 발표 1주일 만인 26일 방송기자클럽초청토론회에서 총리실의 김해신공항 정책 검증과 관련해 “합의점을 찾자는 취지이지 원점에서 논의하자는 건 아니다. 국토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우려가 현실 됐다, 지역민 분노총리실 재검토 발표는 화난 대구경북 민심에 기름을 끼얹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6월25일 윤종진 경북도 행정부지사와 함께 국무총리실에 대구시와 경북도의 네 가지 요구안을 전달했다.요구안에는 △김해신공항 재검토의 필요성과 이유를 밝히고, 대구경북 시도민의 동의를 구할 것 △재검증 절차를 거친다면 검증 시기, 방법, 절차 등을 영남권 5개 시도와 합의할 것 △김해신공항 재검토가 가덕도신공항 건설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할 것 △재검증이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도록 할 것 등의 내용이 들어 있다.권 시장은 “영남권신공항 입지 문제는 가덕도와 밀양으로 갈등을 거듭하다, 영남권 5개 시도가 2014년 10월, 2015년 1월 두 차례 모임을 하고, 정부 용역결과 수용과 외국 전문기관 용역이라는 합의안을 어렵게 도출해 낸 사안이었다”고 강조했다.이철우 경북도지사도 “국가정책으로 결정된 사업을 정치 쟁점화 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 부울경의 주장은 자치단체 간 합의를 파기하고 국가정책의 불신만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총리실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7월 초 대구시장과 경북지사를 함께 만나 김해신공항 재검토 문제를 공식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면담 일정은 조율되지 않고 있다.앞서 자유한국당 대구경북발전협의회 소속 국회의원 21명은 6월21일 기자회견을 열고 “5개 광역단체장 합의로 이루어진 국가적 의사 결정을 여당 소속 3개 단체장과 여당 소속 국토부장관의 합의만으로 뒤집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항의했다.또 민주당 김부겸(대구 수성갑), 홍의락(대구 북구을) 국회의원은 재검토의 절차상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부겸 의원은 “가덕도신공항으로 간다는 논리는 성립될 수도 없고, 그렇게 되면 엄청난 갈등, 씻을 수 없는 불신이 남는다”고 비판했다.7월1일에는 통합신공항 대구시민추진단이 국토부를 방문해 대구, 경북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고 나온 김해신공항 재검토 일방 발표를 항의했다.◆ 신공항 문제, 전망과 변수는분노한 지역민의 관심은 향후 김해공항 재검토가 어떤 식으로 어느 방향으로 전개될지, 그리고 이것이 통합대구공항 건설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에 모이고 있다. 애초 이 문제가 영남권 관문공항 건설이라는 영남 5개 시도민들의 요구에 따라 비롯됐고, 그 과정에서 5개 지자체 합의에 따라 김해신공항 확장과 통합대구공항 건설이라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지역 일각에서는 “합의 파기는 부울경의 주장대로 김해신공항 확장 대신 가덕도신공항 건설이라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고, 영남권 관문공항을 요구했던 10여 년 전으로, 즉 원점으로 상황을 되돌리는 문제”라고 주장한다. 대구시민단체인 남부권관문공항재추진본부는 6월24일 기자회견을 열고 남부권 관문공항을 원점에서 재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무엇보다 지역에서는 이로 인해 통합대구공항 건설에 차질이 생길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역에서 정부, 여당의 향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같은 맥락에서 김해신공항 재검토 결과와 통합대구공항 최종이전지 발표 시기와 관련된 분석도 나오고 있다.두 사업의 결과 발표가 올해 안에 이뤄지지 않는다면 결국 내년 총선에서 나타날 부산, 경남 표심이 김해공항과 가덕도신공항 가운데 한 곳으로 결정하는 데 영향을 주리란 것이다. 이 경우 통합대구공항도 그 영향권에 들어갈 거란 예상이 가능해진다.그러나 다른 한편에는 정부에서 국책사업을 그렇게까지 해서 추진하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국책사업의 선례가 될 수 있고, 총선 이후 바로 대통령선거로 이어지는데 정략적으로만 판단해 무리수를 두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다.한편, 7월4일 경남의 진주시 사천시 남해군 하동군과 전남의 여수시 순천시 광양시 고흥군 보성군 등 9개 시, 군이 참여한 남해안남중권발전협의회에서 제2국제공항의 사천 유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pjw@idaegu.com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포스코 조업정지 파동

대기오염물질 무단 배출로 지난달 조업정지 위기에 몰렸던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일단 최악의 상황은 넘길 듯싶다. 사건이 불거지자 애초 포항제철소에 조업정지 10일의 행정처분을 사전 통보했던 경북도가 이후 제철소 조업정지로 인해 야기될 국가경제 피해 우려와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정부 대응의 변화, 지역경제 손실을 걱정하는 지역민들의 호소 등을 받아들여 행정처분을 연기하기로 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번 포스코 조업정지 파동에서 드러난 경북도의 오락가락 대응과 불법한 행위를 했음에도 당당했던 포스코의 태도는 많은 사람에게 실망감을 안겨 주었다. 게다가 정당한 법 집행마저도 뒤엎을 수 있는 ‘경제 제일주의’가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함을 확인한 것은 뒷맛을 개운치 않게 한다.특히 정부 주무부처이자 환경 정책을 책임진 환경부가 보인 안일한 대응과 어정쩡한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고 이참에 대응매뉴얼 등은 확실히 보완돼야 할 것이다. 환경부는 제철소의 불법 행위 확인에 미적미적 시간을 끌더니 지자체가 엄정한 법 집행을 공표하자 뒤늦게 지자체에 행정처분 연기를 요청했다. 그나마 환경부가 중심이 돼 민관협의체를 2~3개월 운영해 개선 방안을 찾겠다고 한 것은 뒷북치기로 보이긴 하지만 다행스러운 대목이다.조업정지 파동의 발단은 올해 3월 포스코 광양제철소 고로(용광로)에서 유독물질이 무단으로 배출된다고 주장한 전남 광양지역 환경단체의 폭로였다. 이들은 제철소에서 고로 정비 기간에 ‘브리더’(고로 내부의 압력을 빼내 폭발을 방지하는 안전밸브)를 통해 일산화탄소와 분진 등 유해물질을 여과 없이 배출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조사를 요구했다.유독물질 배출 문제는 곧 제철소가 위치한 전국으로 확산됐다. 현재 국내에서 용광로는 포스코의 포항제철소 4기, 광양제철소 5기와 현대제철의 당진제철소 3기 등 모두 12기가 운영 중에 있다. 지자체의 유권해석을 의뢰받은 환경부는 한 달여가 지난 4월 말에야 제철소의 브리더 개방 행위가 법 위반이라는 잠정 결론을 내놨다.환경부 결론은 파장이 컸다. 경북도 전남도 충남도 등 3개 지자체는, 정비를 위한 휴풍과 재송풍 과정에서 대기오염물질을 걸러주는 방지시설이 없는 브리더를 개방해 가스를 배출한 포스코 포항제철소 광양제철소,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 대해 조업정지 처분 절차에 들어갔다.그러자 해당 기업과 철강협회가 강하게 반발했고, 일부 지역민들도 동조했다. 철강업계는 제철업의 특성상 조업정지가 가동정지나 마찬가지고, 철강 생산이 멈추면 지역근로자도 쉴 수밖에 없다는 엄포성(?) 이유를 들며 지자체에 행정처분 취소를 요구했다.물론 제철소 가동 정지는 국민 누구라도 원하지 않는 일이다. 그렇지만 일련의 과정에서 터져 나온 철강업체와 철강협회 주장은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였다. ‘오염물질을 차단하거나 걸러 줄 관련 기술이 개발되지 않았는데 어쩌라는 거냐’, ‘50년 가까이 아무 소리 않다가 이제 와서 왜 문제 삼느냐’는 식이었다. 정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의 대응이었다. 그것도 다름 아닌 세계 일류회사로 평가받고 있는 포스코에서 이런 식이라니, 정말 이건 아니지 않은가.용광로 배출가스에 대기오염물질이 섞여 나왔다면 당연히 방지 대책을 세웠어야 했을 것이고, 상용화된 관련 기술이 없었다면 해당 기술을 자체적으로라도 이미 개발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그들의 주장대로 그동안 시간이 50년이나 있었는데 말이다.다행인지 불행인지, 최근 정부의 대응 변화 과정을 보면 포스코는 이번 사건을 운 좋게 그냥 넘길 듯하다. 그러나 포스코 등 철강업계는 의도적이었든 아니었든 수십 년 동안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해 온 행위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특히 지역민들에게는 합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또한 정부와 지자체는 정당하고 합법적인 법 집행이 이익단체와 일부 여론에 따라 오락가락했던 점을 스스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경우 어떤 식으로든 이번 일이 선례로 작용할 텐데, 그때는 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걱정스러워서 그렇다.

/이슈추적/ 도시공원 일몰제… 대구경북 영향은

도시의 허파 구실을 하는 도심 숲이 2020년 7월1일 ‘도시공원 일몰제’ 시행에 따라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다. 대구, 경북에서는 각각 11.91㎢, 44.4㎢의 공원 부지가 일몰제 적용 대상지에 들어있다.도시공원 일몰제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공원 설립을 위해 사유지가 포함된 일정 지역을 도시계획시설로 지정하고 나서 20년이 넘도록 공원 조성을 하지 않았을 경우 도시공원 지정을 해제하도록 한 제도이다.대구시와 경북도 등 전국 지자체는 시민들이 현재 사용하거나 앞으로 사용할 도시공원을 계속 유지하길 원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공원지역에 포함된 ‘사유지’를 매입할 막대한 예산이 필요해 고민에 빠진 것이다.지자체들은 사유지를 원래 땅 주인에게 돌려주자니 난개발로 도심 숲이 사라질 우려가 있고, 자체 매입하려고 하니 재정 부담이 너무 커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도시공원 미집행 사유지’ 처리 문제를 두고 지자체의 잇따른 대책 마련 요구가 있자 정부는 5월 말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여기에 사유지 매입비의 국고 지원 등 지자체가 요구하고 있는 실질적 지원 대책이 빠져 있어 지자체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벌써 대구, 경북에서는 도시공원 일몰제 대상 사유지를 두고 재산권을 행사하려는 지주와 도심 숲을 보전하려는 지자체 간에 갈등이 커지고 있다.◆대구, 38개소 11.91㎢에 일몰제 시행지난 4월30일 권영진 대구시장이 대구 수성구 범어공원 내 수성구민운동장에서 ‘현장소통 시장실’을 열었다. 올해 들어 범어공원 내 산책로에서 벌어지고 있는 주민 간의 갈등을 해소해 보자는 취지였다.주민 갈등은 범어공원에 사유지를 가진 일부 지주들이 산책로 곳곳에 철조망을 설치하거나 통행금지 경고문을 세우면서 시작됐다. 그러자 평소 이곳을 이용하던 주민들이 철조망을 제거하고 지주들이 설치한 현수막을 훼손했고, 그 이후에는 지주와 주민들 간에 시설물 설치와 철거 행동이 반복되는 대립이 계속됐다.그러나 갈등의 근본 원인은 범어공원 전체 면적 가운데 61%를 차지하는 사유지 처리 문제에 있었다. 지주들은 수성구청에 자신들의 땅을 매입하거나 개발을 허용해 주라고 요구했지만, 구청은 재정난을 이유로 선별 매입 방침을 밝혔던 것. 이에 불만은 가진 지주들이 자신들의 땅에서 실력행사에 들어갔던 것이다.권 시장은 이날 지주들에게 범어공원 사유지 중 5%를 우선 매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대해 지주들은 선별 매입은 개인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우선 편입 대상지의 토지보상금 현실화 △미조성 지역의 민간개발 및 시 매입 △사유지 맹지화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이곳 외에도 대구에는 달서구 두류공원 학산공원, 남구 앞산공원 등 38개소에 11.91㎢ 부지가 도시공원 일몰제 적용 대상지에 포함돼 있다. 이는 대구 중구(7.08㎢)보다 큰 면적이다. 시에서는 3월22일 달서구 장기공원(46만8천49㎡), 북구 연암공원(17만5천589㎡), 달성군 천내공원(15만1천719㎡) 등 3곳을 ‘공공주택지구’ 대상지로 지정해 줄 것을 국토교통부에 요청했다.장기미집행 도시공원은 정부에서 ‘공공주택지구’나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로 지정하면,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이 부지를 매입해 공원과 아파트단지로 개발할 수 있다. 여기에 투입되는 비용은 아파트단지 개발수익으로 충당하게 된다.◆경북은 울릉도 절반 면적이 대상경북에서는 도시공원 일몰제 대상 토지(2018년 12월 기준)가 44.4㎢다. 이는 경북 전체 공원 면적의 61.3% 해당하는 규모로, 울릉도 면적(72.91㎢)의 절반에 달하는 면적이다. 매입비용만 3조400억 원에 달한다.이 중 현재 주민들이 공원처럼 이용 중인 ‘우선관리지역’은 16.6㎢(전체 대상지의 37.4%)이며, 매입비용은 9천902억 원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는 구미가 10㎢로 가장 넓고 포항 9.7㎢, 안동 4.2㎢, 김천 3.0㎢ 등이다.경북도 역시 사유지 매입비용 마련이 고민거리다. 현재 여러 방안을 강구 중인 도는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공원을 조성하는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한 가지 방안으로 보고 추진하고 있다. 이는 민간업체가 공원부지 30% 이내에는 아파트나 상가를 지어 분양하고 나머지 부지에는 어린이놀이터 생태연못 등이 들어서는 도시공원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완공 후 도시공원은 해당 지자체에 기부하게 된다.포항 안동 구미 경산의 총 10곳(4.6㎢) 공원 부지에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절차상 필요 시간, 주민 반발, 특혜 논란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어 내년 일몰제 적용 전까지 공원 조성이 가능할지는 현재까지 불투명한 상황이다.구미시 형곡동 중앙공원의 경우 시에서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추진했지만, 시의회에서 도심 공동화와 집값 폭락을 우려하는 인근 주민의 반대를 이유로 사업을 부결 처리해 무산됐다. 지역 환경단체에서는 “구미의 민간공원 개발사업 추진 대상지는 모두 자연녹지로, 건폐율이 20%에 불과하다. 또 구미시 도시계획조례 따르면 아파트 건립이 안 되는 4층 고도제한에 묶여 있는 지역”이라며 “현실적으로 난개발할 수 없는 이런 곳에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추진하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일몰제, 정부 대책과 대안은급격한 도시화 과정에서 사라져가는 도심 녹지를 미리 확보해 두기 위해 정부에서는 특정 지역의 사유지를 공원 등의 도시계획시설로 지정해 놓고 그동안 개인의 재산권 행사를 제한해 왔다.그러나 헌법재판소에서는 1999년 10월 ‘지자체가 개인 소유의 땅에 도시계획시설을 짓기로 하고 장기간 이를 집행하지 않으면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결, 도시계획법(4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여기서 도시계획시설이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한 기반시설로, 주로 녹지 학교 공원 도로 등이 해당한다.헌재 결정에 따라 전국의 도시계획시설 중 판결의 효력이 미치는 사유지의 경우 2020년 6월30일까지만 도시공원으로 사용할 수 있고 2020년 7월1일부터는 도시계획시설에서 해제돼 원래 땅 소유자에게 반환된다.5월28일 국토교통부에서 ‘장기 미집행 공원 해소’ 대책을 내놨다. 대책에는 △지자체가 사유지 매입 위해 지방채를 발행할 경우 이자 지원 확대(50%→70%) △한국토지주택공사를 통해 공원 조성 활성화 △국공유지에 대해서는 10년간 실효 유예 등의 방안이 포함됐다.이에 대해 지자체에서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야 하는 공원부지 매입의 국고 지원안이 빠져 있어 사실상 실효성이 없는 형식적 대책에 불과하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경북도 관계자는 “국비 지원을 계속 요구했는데 반영되지 않아 실망스럽다. 이는 결국 지방이 알아서 하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이대로라면 도내 공원 상당수가 해제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도시공원 일몰제 시행을 앞두고 관련 전문가들은 대략 다섯 가지 정도의 대책을 내놓고 있다. △보전가치 적은 지역은 해제 결정 △보전가치 큰 지역은 도시자연공원으로 결정, 행위 제한 강화 △민간공원 특례사업 추진(전체면적 5만㎡ 이상) △지자체에서 매입 △지자체에서 토지소유자와 계속사용 계약 등이 그것이다.한편, 서울시에서는 2018년 4월5일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실효 대응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사유지 40.3㎢를 매입하기로 했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pjw@idaegu.com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대구, 경북 인구감소 “어떡하나”

2018년 한국의 15~49세 가임여성 1인당 합계출산율이 0.98명을 기록했다. 이는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이고, 국내에서 통계집계를 시작한 1970년 이래 최저치라 한다. 이것은 또 신생아는 줄고 노인은 증가하는 인구 딜레마에 빠진 대한민국의 현실이기도 하다.대구, 경북도 수년째 인구 감소가 계속되고 있다. 노년층의 사망으로 인한 자연감소야 그렇다 쳐도, 인구 이동에 따른 감소 규모가 작지 않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걱정하고 있다. 게다가 대책마저 세우기 쉽지 않기에 더욱 그렇다.인구 감소를 보는 시각은 다양할 수 있다. 생산 및 수요 감소로 인한 지역경제 침체, 부동산가격 하락 등 부정적 측면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고, 비좁은 도시에 너무 많은 인구가 몰려 생기는 교통체증, 미세먼지 등 환경과 정주여건의 긍정적 측면도 있을 것이다.그렇다면 현재도 진행형이고 향후에는 그 폭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이는 대구,경북의 인구 감소는 어느 측면에 초점을 맞춰야 하고, 또 대구시와 경북도는 인구 감소 문제에 대해 어떤 전략적 고민을 해야 할까.통계청의 ‘2019년 4월 국내 인구이동’ 자료에 따르면 대구 인구는 이 기간 1천724명이 순유출됐다. 총전입이 2만3천461명인데 총전출이 2만5천185명으로 더 많았다. 대구시 전체 인구(행안부, 2019년 5월 기준)는 245만2천291명으로, 2010년 251만2천여 명을 고점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특히 대구는 2017년 4월부터 2년8개월째 인구 순유출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경북 역시 대구보다 규모는 작지만 4월에 213명이 순유출됐다. 총전입 2만5천780명에 총전출 2만5천993명으로 나간 사람이 조금 많았다. 경북 인구는 2015년 270만3천 명을 고점으로 역시 매년 감소해 2019년 5월(행안부 자료) 267만7천 명을 기록했다. 인구 순유출 현상도 2018년 1월부터 1년4개월째 나타나고 있다.이와 달리 이 기간 경기도에는 1만200명이 순유입됐다. 전국 광역단체 중 가장 큰 인구유입 규모라 한다. 6월 초 영천을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 인구 1천만 명 중 200만 명 정도가 줄어도 괜찮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귀농, 귀촌 붐이 일어나면 지방소멸과 수도권-지방 불균형, 지방경제 침체 등 지방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지방의 인구유출 현상은 대구, 경북만의 고민은 아니다. 대전은 4년9개월째, 부산은 3년9개월째, 울산은 3년6개월째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 지방의 인구감소 원인은 누구나 알고 있다. 노령층이 많은 농촌은 자연 감소 규모가 매년 커지고 있고, 도시 지역은 사람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있는 것이다.하여튼 지방정부로서는 답답할 노릇이다. 국가 균형발전과 지방 살리기를, 때가 되면 한 번쯤 나오는 한낱 구호쯤으로 여기는 듯도 하고,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듯도 한 중앙정부에만 언제까지 기댈 수도 없고, 그 외에는 다른 방안도 마뜩잖기 때문이다.그래서 힘들지만 이제 지방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자. 인구감소를 변수가 아니라 상수로 놓고, 또 중앙정부 대응과 지방정부 실행 전략을 따로 세워 인구감소 문제에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중앙정부에 요구할 것은 지금처럼 계속해야 할 것이지만,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농촌 중소도시 대도시라는 지역적 특성과 인구 구조 등을 고려한 특화된 ‘작은 정책’을 찾아 실천해 보자. 물론 정책 실행에는 예산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지만 그렇더라도 시작부터 “돈도, 사람도 없는데”라고 한다면 더는 진전이 없을 터, 일단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다 보면 그 과정에서 분명 배우고 얻을 수 있는 게 나올 법하니 말이다.그런데 수도권에 사람이 몰리는 이유가 뭘까. 인재를 구하기 쉽고 다른 도시와의 연계가 수월하고, 기업 간의 협력이 용이하다는 이점 때문이라고들 한다. 다시 말해 이런 도시가 되어야 기업이 찾아오고 양질의 일자리가 생긴다는 것이다.그럼 ‘대구는 어떻게 하면 그런 이점이 있는 도시가 될 수 있을까’. 혹시 그동안 여건도 갖춰 놓지 않고 기업 유치가 잘 안 된다는 푸념만 해 왔던 것은 아닐까. 그 방법을 찾아내는 것은 결국 대구시의 몫일 것이다.

/이슈추적/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 어떻게 되어가나

250만 대구시민들의 숙원인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 사업이 첫 출발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올 연말까지 이전지 최종확정이라는 목표는 세워 놨지만 신청사 사업의 사실상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될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 추진 공론화위원회’(이하 공론화위)는 출범 직후부터 시비에 휘말리고 있다. 3개 유치 희망 지자체는 ‘게임의 룰’이 될 신청사 선정 기준 마련에 관여할 공론화위의 구성과 운영을 두고 그 투명성과 공정성이 의심되는 만큼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이에 대해 공론화위에서는 시민들의 의견을 모으는 공론 민주주의에 따라 신청사 건립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기본 원칙을 확인하고, 시의회 조례에 따라 공정하게 신청사를 건립하는 만큼 그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현재까지 시청 신청사 유치 희망을 밝힌 지역은 중구 북구 달서구 달성군 등 4개 구,군이다. 그만큼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그래서 신청사 건립을 위한 일련의 과정에서 무엇보다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대구시에서는 지자체 간 갈등, 여론분열 등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2018년 제정된 시의회 관련 조례에 따라 외부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공론화위를 꾸렸다. 여기에서는 신청사 이전지 결정과 관련한 중요 사항을 논의하고 결정하게 된다.한편, 시청 신청사 건립 계획은 2004년 처음 발표됐지만 그 후 지역정치권의 유치 경쟁 과열과 시민여론 분열 등으로 15년 넘게 구체적 추진 일정 없이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올해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시민들은 2025년께는 새 청사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지금의 대구시청은 1993년 중구 동인동에 건립됐다. 20년 이상 사용되면서 건물 노후화와 업무 및 민원 공간 부족 문제로 신청사 필요성이 계속 제기돼 왔다.◆ 신청사 유치희망 3개 지자체 반발5월28일 중구 달서구 달성군은 공론화위의 운영과 관련해 6개 요구안을 발표했다. 3개 지자체는 공론화위 운영 정책이 특정 지자체에 편파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며 이를 보완할 것을 요구하는 공동의견문을 냈다.공동의견문에는 △현 대구시청사의 위치 타당성 조사 △대구경북연구원 대신 제3의 기관 선정 △공론화위를 20명에서 36명으로 확대 △모든 운영 과정 즉시 공개 △시민참여단을 250명에서 1천명으로 확대 △각 후보지 홍보 감점제도 폐지 등이 들어 있다.이에 대해 공론화위는 6월3일 입장을 밝혔다. 현 대구시청 위치 타당성 조사 요구에 대해서는 8개 구군을 대상으로 결정된 절차에 따라 추진하는 것이 가장 공정하고 타당하며, 용역기관 교체 요구와 관련해서는 대경연은 국토연구원과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할 뿐, 후보지 신청기준, 예정지 평가기준, 시민참여단 구성 등 핵심 사안은 국통연구원이 진행하므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공론화위와 시민참여단 확대 요구에는 대구시 신청사 건립 위한 조례에 위배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임과, 또 과열유치행위 감점제도 폐지 주장에는 예산 많은 지자체에 유리할 수는 있는 개연성이 있어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공론화위 김태일 위원장은 “각 구,군청이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려면 조례 개정을 우선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컨트롤타워 역할 할 공론화위 출범시청 신청사 건립 논의와 결정 과정에서 중심 역할을 하게 될 공론화위는 4월5일 대구시의 위촉으로 공식 출범했다. 앞서 대구시의회는 3월26일 ‘신청사 건립 추진 공론화위원회’ 위촉 동의안을 처리했다.공론화위는 당연직 6명(대구시 3명, 대구시의회 3명-2월 확정)과 위촉직 14명 등 위원 20명으로 구성됐으며, 이중 위촉직 14명은 8개 분야 전문가들을 대구 시장과 시의회 의장이 7명씩 추천했다. 공론화위에서는 상반기 내에 이전 후보지 신청을 받고 후보지 평가 기준을 마련하며, 하반기에는 시민참여단을 구성해 연내에 최종 건립예정지를 확정하게 된다. 시민참여단에는 지역, 성을 고려해 선정된 시민, 시민단체, 전문가 등 250명이 참여한다.본격 활동에 들어간 공론화위는 5월9일 유치 후보지 구, 군의 과열 유치행위 감점 기준 및 배점, 허용 행위 등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유치 희망 지자체와 시민들 사이에서는 시민들이 합리적 판단을 위해 알아야 할 내용인데 이를 과열 방지를 이유로 제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한편 일각에서는 공론화위 구성의 공정성에 대한 문제 제기를 계속하고 있다. 20명의 공론화 위원 중 14명(70%)이 시장, 의회의장 추천 몫이라는 점과 대구시 출자, 출연기관인 대구경북연구원이 연구용역에 참여하고 있는 점을 문제 삼고 있는 것이다.◆ 신청사 후보지 4곳 입장은대구시청 신청사 유치전에는 중구, 북구, 달서구, 달성군 등 4곳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중구는 이전이 아니라 현 시청사 위치에 다시 건립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주장한다. 역사성 편의성 중심성 정체성 등의 측면에서 현 위치 재건립의 당위성을 집중 홍보하고 있다. 신청사가 지하복합상가 및 국채보상운동 공원과 연결되면 도심 활성화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8개 구군의 신청사 건립 성공 추진 협약서에 서명을 거부하는 등 신청사 건립 추진 과정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북구는 산격동 옛 경북도청 터를 후보지로 추천하며 대구경북 옛도읍지가 북구임을 강조한다. 사통팔달 교통 요지로 전국 연결 고속도로와 접근성이 우수하고, 신천대로와 인접해 시내 전역과의 빠른 연결도 강점으로 꼽고 있다. 신청사가 들어서면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지역이 더 발전할 수 있고, 금호강 신천 등을 낀 물의 도시 대구의 특성을 살려 중심지역으로 성장해 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달서구는 대구시 소유지인 옛 두류정수장 후적지 15만8천807㎡(4만8천 평)를 후보지로 추천했다. 입지 장점으로는 달구벌대로와 도시철도 2호선 감삼역에서 200m 거리에 위치한 점과 후보지 4면이 도로와 접해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신청사 인근 도로의 폭을 확대해 진입로를 분산시키고 감삼역에서 신청사까지 무빙워크를 설치하면 접근 편의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달성군은 화원읍 설화리 LH분양홍보관 자리를 추천하고 있다. 대구 전체를 놓고 보면 중심이 달성 화원이고, 향후 대구 발전을 위해서도 지리적 중심지에 시청이 들어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고속도로, 도시철도 1호선과의 접근성을 장점으로 꼽고, 부담으로 지적되는 LH 소유 부지의 경우 군의회와 협의를 통해 신청사 부지로 무상 제공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치고 있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pjw@idaegu.com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어쩌다 이렇게까지 해야 됐나”

오래전 미국에 가족 이민을 간 한 아버지가 10대 아들이 자꾸 말썽을 일으키자 회초리를 꺼내 들었다. 그러자 그 아들은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해 위기를 모면했다. 아버지는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지만 참았다. 그 후 방학을 맞아 부자가 한국에 왔다. 공항에 도착한 아버지가 아들에게 말했다. “내가 너를 지금 혼내 주려는데 어디 이번에도 경찰에 신고해 봐라.” 물론 우스개 얘기다. 그런데 머지않아 한국에서도 자식이 부모를 경찰에 신고하는 상황이 실제로 벌어질 것도 같다.정부가 민법상 친권자 징계권 범위에서 체벌을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행 민법 915조에는 ‘친권자는 보호 또는 교양을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는데, 여기에 ‘체벌은 부모의 징계권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내용을 넣을 것이란 얘기다. 법무부는 각계 의견을 수렴해 내년 말까지 민법개정안을 만들 계획이다. 세계적으로는 현재 54개국이 자녀체벌을 금지하고 있고, 친부모 징계권을 명문화해 놓은 국가는 한국, 일본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그러나 정부의 법 개정 움직임을 바라보는 장년층들은 별로 탐탁잖을 듯하다. 그들에게는 ‘귀한 자식은 매를 주고, 미운 자식은 밥을 주라(명심보감)’는 구절이 여전히 자녀교육의 금과옥조로 여겨지기 때문일 것이다.국민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할까. 복지부가 2017년 12월 4일~8일 전국 20세 이상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6.8%가 “사랑의 매가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고 답했다. 대다수의 의견이라고 할 순 없겠지만, 다만 자녀 교육에 체벌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가진 국민들이 여전히 적지 않다는 사실만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내 자식의 장래를 위해서인데 그깟 꿀밤, 회초리 한 대 때리는 것이 체벌이고 학대냐”라는 반응이 나올 법도 하다.이에 반해 법 개정을 추진하는 정부 입장을 수긍하게 하는 또 다른 현실가정도 분명히 존재한다. 아동보호전문기관 등에 따르면 자녀 학대로 신고된 부모 수가 2013년 5천454명에서 2017년 1만7천177명으로 많이 증가했고, 이들 기관에 2017년 2차례 이상 신고된 재학대 사례 2천160건 가운데 2천53건(95%)이 부모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것이다.많은 부모가 아이를 엄하게 키우는 것과 아이에게 고통과 모욕을 주는 것을 혼동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죽하면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서 2011년 아동체벌금지법 제정을 한국정부에 촉구했을까.물론 엄한 자식 교육의 전통과 근래 벌어지고 있는 자녀 학대 문제는 근본적으로 결이 다르다. 그래서 말인데, 이 두 가지를 한 데 묶어 법에 규정해 놓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또 만약 구분해서 법 조항을 마련한다면 그 구분 기준은 어떻게 할 것인지 간단치 않아 보인다.여기에 이번 법 개정의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결국 훈육인가, 학대인가를 가르는 명확하면서도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해야 할 텐데 그게 그리 쉬워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경찰 등 수사기관에서는 구체적 법조문이 아니라 기존 판례를 잣대 삼아 아동학대 사건을 처리해 왔다 한다. 가령, 아이가 멍들거나 다치도록 때리거나, 주먹으로 배를 때리거나 밀어서 넘어뜨리면 학대라는 식이었다.앞으로 예정대로 민법이 개정되면 친부모도 자녀를 체벌하면 죄가 된다. 그래서 이 법은 부모에게는 아무리 훈육이 목적이라도 스스로 행동을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봐야 할 이유가 생기게 하고, 또 매를 들어선 안 된다는 심리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란 게 정부에서 내놓은 긍정적 측면이다. 이밖에 체벌 금지를 사회적으로 합의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그렇더라도 찜찜함은 가시지 않는다. 부모 자식 사이가 어쩌다 국가에서 법을 만들어 개입해야 할 지경까지 가게 됐는지, 세태가 씁쓸할 따름이다. 일각에서는 아동학대법 등 기존 법으로도 충분한 억제력이 있는데, 굳이 법을 개정해야 하느냐는 지적도 한다. 일을 풀어가는 데 있어 강도를 높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란 얘기일 것이다.

/이슈추적/ 낙동강수계 대구경북 6개 보, 어떻게 처리될까

‘4대강 사업’의 후처리 문제를 놓고 정치권의 공방이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들어서는 사업 과정에서 설치된 ‘보(洑)’의 처리와 관련해 정부와 농업인단체 간에 마찰이 빚어졌다. 보의 존치와 해체를 주장하는 양 진영이 맞서고 있고, 당장 수문 개방에 대해서도 찬반 측의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7월 시작돼 2011년 10월 완공이 선언됐다. 이 과정에서 보는 수자원 확보와 물 부족 및 가뭄에 대비하기 위해 설치된 것이었다. 올해 2월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환경부에서 ‘금강, 영산강 수계 3개 보 처리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자 보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농업인단체에서 반대 입장을 발표했다.대구경북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낙동강 수계 대구경북권에는 6개의 보(상주보 낙단보 구미보 칠곡보 강정고령보 달성보-상류 쪽부터)가 설치돼 있다. 이 가운데 칠곡보를 제외한 5개 보에 대해 환경부에서 올해 전면 또는 일부 개방 결정을 했고, 이에 대해 농업인단체에서 저장 수량 및 보 주변 지하수 부족을 이유로 반대에 나선 것.지역에서 보 개방을 둘러싼 찬반 논란은 현재는 소강상태에 있다. 그러나 앞으로 보를 다시 개방할 경우 언제든지 공방은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에서는 대구경북 6개 보에 대한 처리 방침을 연내에 최종 제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4대강 보, 정부와 자유한국당 대립지난 5월13일, 구미시 선산읍 구미보를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찾았다.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이날 현장에서 ‘4대강 보 철거 반대’ 행진을 하고,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했다.황 대표는 “4대강 사업이 환경을 망쳤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오히려 홍수 걱정이 사라지고, 농업용수가 풍부해졌고 관광자원이 됐다”고 주장하며, 현 정부의 보 파괴 중단을 촉구했다. 자유한국당은 당내에 4대강 보 해체특별위원회를 두고 있다. 또 이날 현장에는 지역 농업인단체 관계자들도 참석해 보 철거 추진 중단을 정부에 요구했다.앞서 환경부 산하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에서는 올해 2월22일 ‘금강, 영산강 수계 3개 보 처리 방안’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금강 수계의 세종보, 공주보는 원칙적으로 해체하고 백제보는 상시 개방하는 내용과 함께, 영산강 수계의 죽산보 해체, 승촌보 상시개방 내용이 포함돼 있다.제시된 보 처리 방안은 앞으로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6월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또 3월3일에는 조명래 환경부장관이 4대강 보 처리방안과 관련해 “자연성 회복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지역주민, 농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경북 보 처리 방안 연내 결정올해 4월 환경부에서는 경북도에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2019년 상반기 보 운영, 모니터링 계획’을 통보했다. 내용은 9월까지 대구경북지역의 낙동강 보 6곳을 관리수위 또는 취양수 가능한 수위(취양수 제약수위)로 유지하겠다는 것이었다. 또 어류 산란기를 고려해 강정고령보, 달성보 수위를 5월4일부터 7월3일까지 20~30cm가량 올릴 예정임과 오는 9월까지 보의 추가 개방이 없다는 계획을 알려왔다.이에 앞서 환경부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낙동강 보 처리 계획 수립에 필요한 과학적, 객관적 자료 수집을 위해 보 개방 및 모니터링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올해 1~3월에 상주보, 낙단보는 일부 개방하고 구미보, 달성보는 전면 개방해 수위를 높였다.한편, 정부의 보 개방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준비 작업은 계속된다. 수위가 낮아져 취수구가 노출될 경우 양수가 불가능해지는 것에 대비하기 위해 취양수장 시설 임시 개선을 위한 설계 작업을 진행하고, 보 개방 시 관측된 주변 지하수의 수위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 주변 지하수 영향 분석 및 우려 지역 용수공급 최적화 방안’을 마련한다.이밖에 수질검사를 주 1회에서 2회로 늘리는 한편, 어류 등 수생계, 보 주변 육상생태 등의 변화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퇴적 환경과 경관의 변화, 하천시설 정상 가동 여부도 계속 관찰할 계획이다.◆ 지역 농민들, 보 개방에 거세게 반발올해 2월 일부 보가 개방되자 곧바로 지역 농업인단체에서 강력히 반발했다. 이들은 4대강 사업으로 일부 지천의 바닥 면과 수위 등에 변화가 생긴 상태에서 보를 개방하면 농업용수 부족 현상이 발생해 영농에 차질이 생긴다며 보 개방 중단을 요구했다.당초 환경부는 2018년 10월 낙동강 상류 수계에 있는 상주보 낙단보 구미보 등 3개 보를 개방해 환경 영향 등을 조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이 알려지면서 농업인단체의 반대가 거세지자, 개방 일정을 조정하고 협약을 체결하는 등 농민들의 불만을 일부 수용했다.해당 지역 자치단체장과 농업인단체 대표 등과 체결한 협약에는 ‘보 개방은 보의 영향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것으로, 보 철거를 전제로 진행한 것이 아님을 상호 보장하고 이후 보 관리 방안은 상호 협력해 진행한다’는 내용이 들어갔으며, 보의 개방 일정은 2019년 2월22일로 조정됐다.그러나 보의 개방 논란은 정부가 2월 보 해체 방침을 발표함에 따라 지역 농민들 사이에서 보 해체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농업경영인구미시연합회 한 관계자는 “강바닥 높이가 보 건설 이후 바닥 준설로 많이 낮아졌고 반면 주변 농경지는 강바닥 준설로 나온 흙을 쌓으면서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보가 철거되면 예전처럼 물을 퍼내거나 지하수를 이용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걱정했다.농업인단체 한 관계자는 “지난번 보 일시 개방 때 환경부와 지역농민, 관계기관 간에 합의서를 쓰면서 보 철거를 전제로 한 개방은 아니라고 명시했는데, 최근 정부의 움직임을 보면 혹시라도 보 철거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한편 보 개방과 관련해 농민들의 피해배상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경북도, 상주시에 따르면 올해 초 낙동강 상류 구미보 개방으로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하는 농민 6명이 4월2일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5억7천만 원의 피해배상 청구를 했고, 또 같은 시기 낙단보 개방으로 인해 피해를 봤다는 농민 6명도 같은 날 4억2천700만 원의 피해배상을 요구했다.◆ 보 개방 및 철거 논란의 뿌리, 4대강 사업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7년 대선 후보 시절에 서울~부산을 잇는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발표한 뒤 여론의 비판이 거세지자 방향을 전환해 추진한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 강 유역의 정비 사업이다.수해 예방과 수자원 확보, 수질 개선, 수변 복합공간 조성, 지역 발전을 목표로, 이명박 정부에서는 4대강 수계 일대에 보와 댐을 건설하고 자전거길을 조성하는 등 수십조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그러나 사업은 추진 이전부터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한 여론의 반대가 적지 않았다. 흐르는 물을 가둘 경우에 수질오염 가능성이 커지고, 많은 구간을 콘크리트로 정비하면 자연하천이 인공하천으로 변화해 자연생태계가 파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또 중금속 오염물질이 포함된 하천 바닥을 준설할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수질오염 가능성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pjw@idaegu.com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