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향만리…뿔, 뿔, 뿔

뿔, 뿔, 뿔 이현정고요했던 순물질/ 비등점에/ 닿는 순간/ 최선의 방어이자/ 최후의 공격으로/ 뿔, 뿔, 뿔들끓어 오르지/ 맹렬해진/ 심장의 서슬/ 차오르던 역한 기운/ 포화점을/ 넘는 찰나한 모금 혼돈주로도/ 솟구치는 혀의 돌기/ 이맛전/ 짓이겨져도/ 치받아버리지뿔/ 뿔/ 뿔-중앙일보.................................................................................................................이현정은 경북 안동 출생으로 2018년 중앙일보 신인문학상 시조부문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조 창작과 더불어 동시조에도 매진하고 있는 시인이다. 그는 등단 제 일성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 마음으로 사랑하고 새롭게 바라보며 깊이 천착하여 오래도록 쓰는 사람이 되겠다고 만천하에 선언했다. 신인다운 패기가 넘치는 발언이다. ‘뿔, 뿔, 뿔’은 격한 시편이다. 우리는 흔히 굉장히 화가 치밀어오를 때 다소 속된 말로 머리에 뚜껑 열릴 지경이라고 말한다. 심하게 뿔났을 때의 정황이다. 바로 ‘뿔, 뿔, 뿔’은 그러한 의도가 표상된 제목이다. 뿔을 세 번씩이나 되풀이해서 쓴 것으로 보아 화자가 몹시도 심하게 일방적으로 당한 경험을 삭이고 삭이다가 시로 쓴 듯하다. 시조로서 연행갈이가 복잡한 것도 내면의 상황을 적시하기 위한 하나의 시적 장치로 보인다. 복잡한 감정의 기복 상태를 형태적으로 은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고요했던 순물질이 비등점에 닿는 순간 최선의 방어이자 최후의 공격으로 뿔, 뿔, 뿔 하고 들끓어 오른다고 진술한다. 그때 맹렬해진 심장의 서슬을 감전된 듯 느낀다. 차오르던 역한 기운이 포화점을 넘는 찰나에 한 모금 혼돈주로도 솟구치는 혀의 돌기로 말미암아 이맛전 짓이겨져도 치받아버리겠노라는 결연한 항거, 저항 의지를 보인다. 마음을 다잡기 위해 끝마디에서 뿔 뿔 뿔, 을 제목처럼 세 번 쓰면서 행갈이를 하고 있다. ‘뿔, 뿔, 뿔’은 참신하다. 패기와 진정성이 있고, 가능성을 보인다. 한 시대의 배리를 거침없이 난타하며 밝은 길을 열어나가고자 하는 굳센 의지의 강력한 발현이다. 복잡다단하고 급박하게 돌아가는 이 시대에 문학을 하는 일, 그것도 시조를 쓰는 일은 숙명이라고 보아도 될 듯하다. 영광보다는 고난의 길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내가 쓰는 시조가 누군가의 가슴에 가닿아 얼마간의 향기로 남을 것이라는 한 가닥 희망 때문에 오늘도 쓴다. 실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는 것이다. 쓰는 일이 삶 전체라는 생각으로. 교육 핵심은 은유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은유를 습득하는 일에 시보다 좋은 길은 없다. 전문가만 있고 문학작품을 읽는 시민이 없을 때 사회는 사익 추구의 현장으로 전락할 것이다. 즉 문학은 인간을 이타적 존재로 바꿀 수 있기에 문학이 없다면 우리 사회는 실패한다. 진실로 문학의 쓸모없음에 경악하는 이가 있다면 그것은 오판이다. 아주 잘못된 생각이다. 삶에 쫓길수록 시를 읽어야 하고, 시를 통해 마음의 때를 씻어내어야 한다. 시는 막힌 길을 열어줄 수 있고 막힌 숨을 시원히 뚫어줄 수 있다. 특히 시조는 우리 겨레의 호흡과 정서, 사상과 감정을 담기에 가장 알맞은 형식이다. 누구나 이 길에 들어서보기만 하면 정말 잘 선택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목소리의 시조, 이현정의 ‘뿔, 뿔, 뿔’을 나직이 음미하면서 그런 자각이 샘솟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이정환(시조 시인)

아침논단…경제문제, 코로나19 보다 더 무섭다

경제문제, 코로나19 보다 더 무섭다김시욱애녹 원장 이른 아침 집을 나설 채비를 한다. 준비해 둔 라텍스 장갑을 끼고 일회용 마스크를 착용한다. 그 위에 KF94가 표기된 마스크를 하나 더 착용하면서 갑작스레 실없는 웃음이 터져 나온다. 요즈음 유행하는 우스갯소리로 양쪽 주머니 가득 마스크와 라텍스 장갑이 있으면 갑부라니 나도 부자임이 분명하다. 한 달여 가까이 스스로 자가 격리의 삶을 살아왔기에 오랜만의 외출은 차라리 낯설기조차 하다. 대구학원총연합회가 주관하는 자원 방역단의 첫 일이기에 늦지 않게 수성구청에 도착했다. 이미 여러사람들이 구청에서 지원한 소독약과 분무기, 방호복을 착용하고 방역작업 준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3명이 1조가 되어 일대 상가와 다중시설 그리고 가정집을 촘촘히 방역했다. 처음해 보는 일이라 서투른 몸짓이지만 지역의 위기극복에 일조한다는 열정은 온몸 가득 땀으로 대신한다. 소독약이 떨어지기 무섭게 단체 톡이 작동하고 주변을 순환하는 승합차 팀에서 재충전을 한다. 3시간 동안 쉼 없이 진행된 방역작업은 분명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상황적으로 함께 점심을 나눌 수 없기에 준비한 도토리 떡을 받아 쥐고 귀갓길에 올랐다.떠나는 분들의 웃음 이면에 담겨진 슬픔과 걱정이 가슴을 죄는 듯 하다. 전국 학원들 중에서 94%의 휴원율을 기록하고 있는 대구 학원들이기에 경제적 상황은 무엇보다 팍팍하다. 더구나 종료시점을 예측할 수 없는 무기한 휴원 상황이기에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고정 지출로 이어지는 건물세, 제반 사용료 그리고 강사료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경제적 압박으로 다가올 것이다. 악순환의 고리 속에서 강사 해고와 폐원 그리고 줄도산으로 이어질까 두렵다. 자원 방역봉사단을 발족하고 어느 직업군 보다 먼저 자진 휴업에 들어간 그분들에게서 백조의 우아함을 발견한다면 지나친 비약이 될까? 백조의 단순히 보여 지는 화려한 우아함을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자원봉사라는 행위에 초점을 두고 찬사를 보내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보여지는 게 다가 아니다’란 말이 있다. 백조의 우아함 속에 숨겨진 힘든 고통의 노력을 이 말로서 대신할 수 있는 듯하다. 눈부신 깃털과 우아한 유영을 위해 쉼 없이 움직여야 하는 백조의 발은 지금의 그분들이란 생각마저 든다. 교육현장의 한 축을 담당하며 선생님이란 호칭을 받지만 교육제도의 전환과 개정의 과정을 겪을 때마다 비난과 공격의 대상은 사교육이었음이 자명하다. 지금의 상황 또한 학원이라는 직업군이 갖는 특수성으로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라는 극단적 상황에 처해있지만 그 어떤 정부 지원책도 학원을 대상으로 한 것은 없다. 사교육은 우아함을 가장한 처절한 몸부림으로 살아남아야 하는지도 모른다.코로나19로 인한 고통과 좌절 그리고 도산은 오직 일부 직군 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적인 추세로 확장되고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항공유, 휘발유, 경유 등 교통 유류의 수요 하락과 맞물려 OPEC회원국들 사이의 갈등은 국제유가를 급락시켜 왔다. 국내 정유사들의 1분기 영업적자가 2조 원을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의 전망이 나오고 있다.SK와 현대 오일뱅크를 비롯한 국내 4대 정유사들은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국가간 대외 봉쇄령은 엄청난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진 항공 산업을 붕괴시키고 승무원과 기장들의 무급휴가와 해고로 이어지고 있다. 불안감의 표출로 IMF가 재현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극단적으로 세계대공황으로 발전할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역설하는 경제학자들도 있다.분명 시기적으로 위기상황임을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위기상황 대처에 대한 콘트롤 타워의 존재와 역할은 세월호를 통해 뼈저리게 배워왔고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그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선거에서 이기고자 진영논리를 앞세운 책임전가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우리의 코로나19에 대한 대처능력은 민주적 방법과 의료시스템과 의료진의 역할, 성숙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투명성을 통한 통계의 신뢰도와 자유로운 언론 환경이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데 일조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 정책과 시민 참여는 위기극복을 위한 화합과 비젼의 전형적 모습이다. 그것을 통해 우리는 코로나19라는 거대한 괴물과 싸워가고 있다.국민의 희생을 담보로 선거를 통해 우아함이라는 열매 만을 취하려 한다면 여·야 모두 비난 받아야 한다. 경제문제 해결을 위한 타협의 정치가 절실한 시점이다.

이경우의 따따부따…늑대와 개 구별하기

늑대와 개 구별하기동네 뒷산을 산책하다가 끈 풀린 개를 만난다. 푸들이나 치와와 같은 애완견이 아니다. 덩치도 아주 큰 놈이 보는 순간 몸을 움츠러들게 만든다. 용기를 내 본다. 적어도 이런 동네에 우리나라 야생에서 오래 전에 멸종됐다는 늑대일 리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저 정도 덩치의 개라면 분명 훈련 된 놈일 터이고 필요 없이 공격해 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아전인수식 해석이다. 그런데 개와 늑대는 사실 같은 종이다. 그래서 문제다. 얼핏 보면 개 같은데 자세히 보니 늑대 같은. 그래서 치명상을 입지 않기 위해서는 늑대와 개를 특징짓는 구분이 필요하다. 정치인에게도 그런 구분이 유효하다. 대구·경북의 출전 선수들이 가려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지역 25개 선거구에 모두 후보를 냈다. 무리를 한 탓인지 국회의원 감으로는 체급 미달의 후보도 여럿이다. 보수 텃밭이라며 수성을 다짐하는 미래통합당은 여러 곳에서 표를 달라기에 민망할 지경의 공천 민낯을 드러냈다. 그들은 모두 개혁 추진과 정권 심판을 내세우며 유권자들에 다가오고 있다. 지금 온 나라가 코로나 19 바이러스와의 전쟁으로 국민과 정부 모두 지쳐있다. 지금껏 겪어 보지 못한, 소설 속에서나 상상했던 상황에 맞닥뜨린 국민들은 집단 공황상태에 빠졌다. 경험이 없으니 참고할 대상도 자문을 구할 기관도 없다. 말로는 성숙한 시민의식 어쩌고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참담하다. 서로 격려하고 온 도시를 도배하고 있는 이길 것이라는 현수막은 그 증거다. 속이는 거다. 괜찮을 것이라고, 실은 국민 모두가 각자 도생의 아비규환이다. 이런 혼돈 상태에서 치르는 선거다. 제대로 봐야 한다. 이런 때일수록 보고 싶은 것만 봐서는 안 된다. 그러다가 꼭 보아야 할 것을 놓치기 십상이다. 개와 늑대를 구분해야 한다는 말이다. 출신지역도 개인적 인연도 중요하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어디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를 알아보는 거다. 그것이 정말 국가적으로 필요한 사업이나 결정에서 그의 역할이 어떠했던가를 알아보는 거다. 그가 자랑하는 이력에서 그때 그의 역할을 보는 거다. 가당찮은 공약이 난무한다. 아직도 이런 허황한 공약을 내걸고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후보를 우리는 보고 있다. 유치하다 못해 아주 코미디 수준의 웃기는 공약을 내걸기도 한다. 나라를 입에 올리는 초라한 경력의 후보나 나라를 등에 업은 떳떳하지 못한 경력의 후보가 가소롭게도 정권과 국가경제를 쥐락펴락 하겠다고 기염이다. 4년 전에도 그랬다. 그리고 지난 4년 동안 보았다. 신념 보다는 이해관계에 따라 거수기가 됐던 국민의 대표를 우리는 수없이 목도했다. 대통령 탄핵에서부터 선거법과 공수처법 처리, 개헌에 대한 입장이나 조국 사태 등에서 지역 의원들의 어떤 소신에 찬 목소리를 들어보았던가. 그런 용기보다는 공천을 앞두고 쇼 같은 삭발농성이나 벌이던 인사들에게 또다시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다고. 그리고 우리는 결심했다. 그런 사람을 표로 걸러내자고. 생존전선에서 살아남기 위해 싸움하고 있는 국민들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그들만의 리그에 자신들을 소비하고 있는 정치인들은 몰아내야 한다고. 그렇게 쉽게 잊어서는 안 된다. 적어도 이런 사람만큼은 걸러 내자. 내 몫을 먼저 챙기는 사람, 그래서 재산 증식한 부도덕한 인간들, 자신을 희생할 줄 모르는 사람, 공익보다 사익을 앞세우면서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은 끄집어내야 한다. 능력이 없는 사람은 그 일을 더디게 하지만 도덕성이 없는 사람은 나라 전체를 거덜 낼 수도 있다. 무엇보다 선거가 끝나면 당선자들이 어디에 서 있을지를 예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 나라가 어디로 가야 하는가. 대구와 경북은 어떻게 미래를 개척해 나가야 하는가. 여기에 내가 뽑은 지도자가 과연 제대로 목소리를 내어줄 것인가. 후보자가 어디서 무엇을 하던 누구인지, 그가 소속된 정당의 정책이 무엇인지 챙겨야 하는 이유다. 개와 늑대를 구분하지 못하면 치명상을 입게 된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않은가.

당직변호사

▲3일 배재현 ▲4일 강현구 ▲5일 강훈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온라인 개학에 따른 대구·경북 교육감 생각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교육 당국은 4월 6일 개학을 하지 않고 4월 9일부터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장 초등학생을 둔 맞벌이 부부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고3 수험생과 가족은 마음이 편하지 않다.하지만 건강과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기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온라인 개학 등 새로운 교육 방식에 교원들과 학부모들은 민감할 수밖에 없다.이에 대해 강은희 대구시교육감과 임종식 경북도교육감의 생각을 듣고 대담 형식으로 엮었다.-온라인 수업은 준비부족이라는 의견과 공교육 신뢰 회복이라는 평가가 엇갈리는 등 이견이 많다. 이에 대한 의견은?△강은희 교육감=대구는 휴업 3주차까지 온라인 학급방 개설 등 자율형 온라인학습을 통해 원격수업의 여건을 마련하고 4주차 이후로는 교사 관리형 온라인학습을 추진했다. 현재는 시범학교를 운영하고 있다.학생들의 원격수업 환경을 지원하기 위해 스마트기기 및 인터넷 지원 계획을 마련하고, 교사의 원격수업 운영 역량 지원을 위해 동영상 자료 제공 및 연수를 실시하고 있으며, 운영 시 발생하는 문제점을 원격으로 해결해 줄 지원단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학교가자.com’이나 ‘온라인배움교실’ 등 교사들 중심의 학습지원 사이트 등의 운영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또한 현재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이 많이 활용하고 있는 온라인 수업 플랫폼인 e학습터는 270만 명, 고등학생들이 주로 활용하고 있는 EBS온라인 클래스는 28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확충하고 e-학습터 5만5천 종, EBS 2만8천 종, 디지털 교과서 134종 등의 콘텐츠를 탑재해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개학은 현재 상황에서 최선의 방안이라 생각한다. 또 교사들의 우수한 역량을 고려할 때 원격수업을 통해 교육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임종식 교육감=경북교육청은 개학이 연기됨에 따라 학습 공백을 없애기 위해 온라인 학습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왔다.경북교육청 유튜브 ‘맛쿨멋쿨TV’를 통해 실시간으로 학습 영상자료를 제작해 안내하는 동시에 온라인 일일학습을 진행했다.개학이 추가 연기됨에 따라 관리형 온라인 학습 지원 계획을 수립·운영하고 학급(학년, 부서, 교과) 커뮤니티를 강화했다. 또 학교홈페이지를 통한 시간표 안내 및 학습 이력관리, 온라인 학습 통합 지원사이트 ‘학교온(on)’ 안내 등 개학 연기에 따른 가정학습 지원 및 관리를 하고 있다.지금까지 교사들은 학교와 학생에게 맞는 교실수업개선을 위해 노력해 교사별, 학교별로 적합한 온라인 수업 진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모든 학생들에게 온라인 수업을 할 수 있는 인터넷 환경을 지원하고 운영매뉴얼을 만들었으며 초등학교 저학년 지도에 힘을 쓸 계획이다.또한 온라인 개학을 대비해 원격수업이 각 학교에서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원격수업 선도학교 9곳 학교를 선정해 시범 운영하고 있다. 양질의 학습 콘텐츠 개발 및 학습 플랫폼 환경 지원, 원격 솔루션 등 원격수업 인프라 구축과 운영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교육부는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로 온라인 수업을 확정했다. 하지만 다자녀 가정과 취약계층 등에서는 온라인 수업을 위한 기기가 부족하다는 말이 나온다. 현황과 이에 대한 조치는?△강은희 교육감=원격수업 지원을 위해 학생 스마트기기 보유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저소득층 및 다자녀 자녀 가정 중심으로 3천301대의 지원 신청이 있었다. 현재 학교 보유 물량이 3만4천626대로 학교 단위에서 지원이 가능하다.추가 지원 신청에 대비해 스마트기기 추가 확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인터넷 통신비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 230명은 1차적으로 지원했고, 추가 지원 수요를 조사해 지원함으로서 소득 격차에 따른 학습 결손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임종식 교육감=기존 정보 취약계층 6천200가구에 연간 약 13억 원의 인터넷비를 지원하고 있다.코로나19로 학교 개학 연기에 따라 지난달 23일부터 가정에서 온라인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스마트 기기 3천67대와 인터넷이 안 되는 212가구에 인터넷 회선을 추가로 지원했다.오는 9일 중·고 3학년부터 온라인 개학을 실시함에 따라 교육급여 대상학생의 원격수업 지원을 위해 스마트기기와 인터넷을 지원할 예정이며 기존 1가정에 1대씩 지원하던 것을 다자녀의 수업권 확보를 위해 1인1대 지원으로 변경해 추진하고 있다.또한 가정에 인터넷이 없는 경우에는 개학 전까지 인터넷과 무선 공유기를 제공하는 등 온라인 개학에 맞추어 모든 학생들이 원격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학교에 보유하고 있는 스마트기기를 우선 제공하고 추가로 1만294대를 배부할 계획이다.-온라인 강의 수업 참여 확인이 가능한가?△강은희 교육감=원격수업을 지원하는 학습 플랫폼은 학교 홈페이지부터 구글 클래스룸까지 다양한데 그 중에서 학습자의 학습 이력을 관리할 수 있는 학습 이력 관리 시스템(LMS, Learning Management System)은 e학습터와 EBS 온라인클래스가 대표적이다.대구에서는 원격수업 플랫폼으로 초·중학교는 e학습터를 고등학교는 EBS 온라인클래스를 주로 활용하고 있어 학생들의 원격수업이 잘 진행되는지 확인이 가능하다.e학습터와 EBS 온라인클래스 원격학습 플랫폼을 활용할 경우 동영상 자료는 학생이 어디까지 학습했는지 확인할 수 있고 과제 제출여부, 제시된 파일이나 인터넷 링크 등 확인도 가능하다.△임종식 교육감=원격수업의 출결은 출석 또는 사유에 따라 결석(질병, 미인정, 기타)으로만 처리하고 학교 여건에 따라 실시간 또는 사후 확인의 방법을 선택해 운영할 수 있다. LMS(학습관리시스템), 문자메시지, 유선 통화 등을 활용해 실시간 확인을 할 수 있으며 학습 일지 등 학습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를 비대면으로 제출 받아 사후 확인도 가능하다. 사후 확인 기한 등 세부 사항은 학교장이 정할 수 있다.-온라인 수업을 통해 교원들에 대한 평가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주요 과목은 여러 명의 선생님들이 나눠 수업을 한다. 교원들의 수업방식 및 평가는 주관적으로 나올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한 교사 보호책은?△강은희 교육감=원격수업 준비는 학교 전체 차원에서 원격수업관리위원회를 구성해 전체 및 세부 계획을 수립하고 공정성과 형평성 확보에 주력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교사 간 정보화 역량의 격차가 있을 수 있고 교사마다 선호하는 교수 방법이 있을 수 있으나 학교 내 협업구조를 만들어 그런 차이를 최소화할 예정이다.지난 5주 간의 휴업 기간 동안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학생들과 소통하려고 대부분의 교사들이 노력해 왔고, 이제는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면서 교사들이 출근하는 만큼 서로의 부족한 점을 도와줄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벌써부터 다양한 버전의 교사 제작 영상들이 만들어지고 자체 협의 및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교육청 차원에서도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임종식 교육감=교과에서 성취해야 하는 성취기준을 바탕으로 온라인 수업 진행 시 교사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자료를 제작해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실시간 관찰이 가능한 쌍방향 수업에 한해 수행평가가 가능하도록 하고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도 가능하다.온라인 수업으로 학습한 내용에 대한 평가는 출석 수업이 재개된 후 실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외부의 개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과제형 수행평가는 실시하지 않음으로써 최대한 평가가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진행되도록 안내하고 지원하고 있다.-코로나로부터 학생 안전이 우선이다. 개학 후 코로나 확진 학생이 나오면 유치원과 저학년의 경우 일반 병원보다 아동 병원 치료가 필요하다. 현재 교육청과 병원 간 아동에 대한 협력체계를 밝혀 달라?△강은희 교육감=효과적인 코로나19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시보건당국과 의료기관의 즉각적인 대응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감염병 발생 학교와 교육청이 보건당국의 조치가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루어지도록 협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이에 지난달 19일 경북대병원와 영남대의료원, 계명대동산의료원, 가톨릭대의료원 등 4개 대학병원장과 대구시교육청이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감염병 관리에 대한 의학적 자문, 학생 및 교직원의 코로나19 진단 및 치료, 상담 협조, 교직원 연수 등 코로나19 사태에 공동 대응 하고 있다.△임종식 교육감=유치원생 및 학생이 코로나로 확진 될 경우 경북도청과 협의해 소아청소년과가 있고 1인 1실 음압병동을 갖춘 포항의료원, 김천의료원, 동국대 경주병원으로 이송할 계획이다. 중증 학생 환자는 동국대 경주병원 및 대구에 있는 대학병원으로 이송할 계획이다.-개학 연기로 학생들은 학습권을 보장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런 공백을 어떻게 매울 계획인가?△강은희 교육감=지난달 23일부터 휴업 2단계에 진입하면서 정규 일일시간표를 기준으로 신학년 정규교육과정에 기반한 관리형 원격학습으로 전면 전환해 모든 학생들의 안정적인 학습권 보장을 위해 노력해 왔다. 학교별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초기의 혼란에서 벗어나 이제 모든 초·중등학교에서 어느 정도 원격수업의 질적 제고가 이루어져 학교별 여건에 맞는 수업플랫폼을 구축하고 학습지원이 안정화되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원격수업은 면대면 수업에 비해 학습참여와 결과에 대한 즉각적인 피드백이 어렵다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 반면 교사가 제공하는 학습 자료가 다양해지거나 학생 수준을 고려하기가 쉽다는 장점도 함께 있다고 생각된다.다만 학생 개인의 자기주도학습 능력과 태도에 따라 배움의 양과 질에 차이가 있음을 알기에 이러한 차이와 학습공백 최소화를 위해 시교육청은 교사들의 학습 피드백 강화에 초점을 맞춰 비대면 상황 극복을 위해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학교의 교육 경비를 최대한 활용하여, 원격학습 참여도가 낮은 학생들의 동기부여 방안을 마련하고, 교과 담당교사가 학생이 제출한 과제에 맞춤형 피드백 제공한 뒤 다시 수준별, 선택형 과제 제시로 모든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임종식 교육감=학생들이 학습권을 최대한 보장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남은 기간 동안 원격수업 준비를 철저히 해 온라인 개학을 하겠다.가급적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많이 실시해 학생들이 학교 교실에서 실제로 수업하는 것과 같은 환경을 많이 만들 계획이다.더불어 학년 발달 및 학습 주제에 따라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과 과제 수행 중심 수업을 병행한다. 또한 학생 개별 피드백을 적절히 실시하여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등교 개학 이후 학생들의 학습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맞춤형 지도를 통해 학습격차를 최소화하겠다.온라인 개학 전 다양한 지원 대책을 통해 정보 소외계층의 학습격차를 완화하고 교사의 역량을 강화하는 등 원격수업의 질 제고와 현장 안착에 힘쓰겠다.-중·고교는 학교마다 교과서다 다른데 EBS, e학습터 등의 강의 교재, 학습 자료 등은 어떻게 하나?△강은희 교육감=학교마다 선택한 교과서가 다르고 교과서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동일한 국가 교육과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학년별, 교과별 핵심 성취기준은 차이가 없다. 같은 성취기준의 내용을 어떤 순서로 어떤 학습 자료를 사용해 가르칠 것인가는 교과서별로 다를 수 있다.현재 e학습터에 탑재된 콘텐츠는 출판사와 상관없이 교육과정 분석에 의해 성취기준에 따라 만들어져서 있고, EBS교재는 모두 PDF형태로 다운로드 받아서 학습에 사용이 가능하다.EBS 고1 영어와 수학은 모든 교과서를 기준으로 강의가 제작돼 있으며 나머지 국어, 사회, 과학 과목은 각 출판사의 공통부분을 교재로 만들어서 그 교재에 대한 강의를 콘텐츠로 제작했기 때문에 출판사가 달라도 큰 문제가 없다.△임종식 교육감=교사들은 교과서의 내용을 학교와 학생에게 맞게 재구성해 교육과정에 맞추어 수업을 진행해 왔다.EBS 등의 자료에서 필요한 부분을 활용하고 교사가 직접 학습 내용을 정리하고 안내해 진행하고 있으며 강의교재와 학습자료는 해당 사이트에서 내려받아 쓸 수 있다.-등교 개학시 화장실 사용, 급식, 수업 시 2m 거리 확보가 가능한가?△강은희 교육감=개학 후 학생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학생별로 화장실 가는 시간을 달리하거나 간편식 제공, 수업 시 최대한 학생 책상 간격을 넓히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하고 협의해 ‘코로나19 OUT, 개학 매뉴얼’로 제작, 모든 교육기관에 안내한 바 있다.학년별 시차 등교, 화장실 사용 및 급식 지도를 포함, 휴식 시간 동안에도 지도 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교육활동 중, 교사 임장 지도 계획 및 점검표를 마련 대비하고 있으나 실제로 학생들이 원칙을 지켜 실천하는가도 매우 중요하다.공간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 등 아직 더 해결해야 할 과제는 현장의 의견수렴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해 해결, 학생들이 안전하게 등교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임종식 교육감=화장실 사용은 학급별 단위 탄력적인 시간 운영을 통해 학생들의 동선이 겹쳐지지 않도록 학교에 안내했다.더불어 교실 내 1줄 자리 편성, 그룹 활동 보다는 개별활동 위주로 수업을 진행하고 수업 시 마스크 착용 유지, 개인 위생 준수, 정기적 소독과 환기로 최대한 위생 관리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또한 학생 급식은 시차 배식으로 급식 시 한 칸씩 띄워 앉고 칸막이를 설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급식하는 방법과 조리, 운반, 배식이 편리한 간편 식단으로 구성해 교실 급식을 하는 방법 등으로 학교별로 실정에 맞게 대안을 마련하도록 안내했다.-코로나19로부터 학생과 교직원 보호를 위해 교육청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강은희 교육감=대구시교육청은 의심환자 또는 확진자가 발생하면 보건당국에 의한 격리조치 뿐만 아니라 자율적 보호조치를 취해 접촉 학생을 보호하고 있으며, 전담관리자를 지정, 매일 2회 이상 학생 및 교직원의 건강상태를 확인, 관리하고 있다.또한 심리적으로 힘들어하는 학생들에 대해 Wee센터 등을 통한 상담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필요시 치료비 지원(1인당 60만 원)을 하고 있다.특히 확진 학생들에 대한 낙인효과, 따돌림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학교에서 각별히 심리적 피해 예방교육을 하도록 코로나19 예방 및 대응매뉴얼을 제작 배포헤 대응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저질환을 가진 고위험군을 파악해 고위험군 학생 건강상태를 수시로 체크하여 학생 보호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개학을 대비해 학생 300명 이상 학교에 열화상카메라 보급, 학급별로 체온계 2개 이상 비치해 수시로 발열체크를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학교마다 면마스크는 학생 1인당 2매를 지원할 예정이며 KF80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도 300만 장 이상의 물량을 확보해 학생들에게 지원할 예정이다.손소독제, 알콜 등 소독제도 충분한 물량이 확보되어 있으며 학교 개학 전까지 모든 학교에 방역 소독도 완료할 예정이다.△임종식 교육감=경북교육청은 학교의 안전과 감염병 예방을 위해 총 110억 원의 예산을 지원해 코로나 19 대응에 총력을 다했다.개학 전에는 전체 학교가 방역소독을 실시해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을 확보했다. 개학 후 등교 시에는 발열검사를 실시해 학생 및 교직원의 안전을 확보하고 학생 수가 300명 이상인 학교에는 열화상카메라를 설치해 발열검사가 용이하도록 했다.수업 시작 전에는 코로나-19 대응 예방교육을 모든 학교에서 실시하도록 조치했으며 각 학교의 위급상황을 대비해 보건용 마스크 4매, 면 마스크를 2매씩을 확보했다.개인용 손소독제 등 학교방역물품을 비축해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을 위해 대응하고 있다. 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고등학교 온라인 개학과 수험생 대책은?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발표되자 당장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당황스럽다. 하지만 건강과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기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입시관계자들은 주어진 시간을 생산적으로 활용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윤일현 지성학원 이사장은 온라인 개학에 따른 학습법으로 “고3 수험생의 경우 학교에서 제공하는 동영상 수업이나 각종 인터넷 강의를 생산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재학생의 경우 바로 강의를 들으면 새로운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강의 시청 전 내용을 먼저 몇 차례 정독해 이해되지 않는 부분에 밑줄을 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문제 제기 후 강의를 들으면 이해도도 놓아지고 표시를 해 둔 부분은 후에 학교에 가서 질문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수학이나 과학은 배우지 않은 부분을 억지로 공부하려고 하기 보다는 이미 배운 내용을 심화학습하는 것을 권한다. 배운 것을 다져 놓으면 새로 배울 내용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차성로 송원학원 진학실장도 “온라인 수업이 대면 수업하고는 차이가 많기 때문에 온라인 수업 외에도 자기 스스로 할 수 있는 자기주도 학습 계획을 세워야 한다. EBS나 입시 기관의 인터넷 강의를 참고해 실천 가능한 계획을 세우면 된다”며 “3학년 1학기 내신 성적은 대면 수업 시행 후에 하겠지만 온라인 수업도 평가 대상에 포함하기 때문에 성실하게 온라인 수업에 참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수시지원 전략에 대해서도 조언했다.차 실장은 수시전략에 대해 “3학년 모의고사를 시행하지 않았지만 2학년 때까지의 학생부 교과 성적과 비교과 및 수능 모의고사 성적을 토대로 수시 지원전략을 세우고 준비해야 한다”며 “수시모집 학생부는 3학년 1학기 까지 반영되기 때문에 2학년 때 까지 학생부 기록이 80%를 차지한다. 2학년 때까지 학생부 자료만 가지고 수시 지원전략을 세워도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교육계에서는 등교 개학 연기는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되는 환경에서 누가 좀 더 능동적, 적극적으로 주어진 시간과 기회를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문향만리…바다와 나비

바다와 나비 김인숙~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나는 아이를 뒷바라지하러 중국에 왔다. 아이를 세계인으로 키우겠다는 말은 핑계일 뿐, 속내는 남편을 보고 싶지 않아서다. 남편은 술에 절어 밖으로만 나돌았다. 소통은 단절되고 신뢰는 깨졌다. 생각 끝에 자녀교육을 명분 삼아 중국으로 도피한다. 조선족 여인의 부탁으로 돈을 전해주러 그녀의 딸 채금을 만난다. 스물다섯 살인 채금은 마흔이 넘은 한국 남자와 결혼하러 한국으로 떠나려고 한다. 채금의 부친은 어릴 때 총살당하는 사람을 본 후, 그 트라우마로 삶을 비관하는 루저다. 처형장면을 본 까닭에 그 한쪽 눈이 멀었다고 믿는다.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마저 잃었다. 채금의 모친은 아들이 교통사고로 죽었을 때도 가지 않을 정도로 독하고 억척스럽다. 딸 채금의 결혼을 주선했다. 한국으로 떠난다는 채금의 전화를 받고 그녀의 집으로 무작정 간다. 채금의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들의 사는 모습을 보면서 지난 삶을 반추한다. 문득 삶의 진정성을 깨닫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신 가게에 들어간다. 나비 문신 표본을 보면서 환청을 듣는다. 나비 문신을 하면, 바다를 건너다 날개는 떨어지고 몸통은 바닷물에 떠다닌다고. 팔다리가 잘린 채 바다에 떠다니는 남편을 떠올린다. 소금물에 절여있는 몸통뿐인 남편을 안아주고 싶다.… 중국에 온 본질적인 이유는 더 이상 소통되지 않는 남편을 떠나기 위해서다. 채금은 돈을 벌기 위해 노총각에게 몸을 팔다시피 한국으로 들어가려 한다. 나와 채금은 비슷한 목적을 가지지만 처방은 서로 반대다. 채금이 떠나갈 나라로 내가 찾아왔다. 내가 떠나온 나라로 채금은 꿈을 찾아간다. 채금도 한국이 믿을 수 없는 나라라는 사실을 안다. 그렇지만 돈이 거기에 있기 때문에 별수 없이 간다. 채금의 꿈은 내가 그 나이 때 가졌던 꿈과 다를 게 없다. 채금의 꿈이 허망한 게 눈에 훤하지만 그녀의 가정사정을 헤아려보면 말릴 명분이 없다. 각박한 현실은 꿈꾸는 사람을 그냥 놔두지 않는다. 꿈과 이상은 산산이 부서지고 삶의 가치는 방기된다. 몸을 던져 세파에 맞서는 채금 모녀가 허구한 날 술에 찌들어 있는 남편과 오버랩 된다. 나비가 바다를 횡단하는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나비가 대양을 횡단하겠다는 것은 한낱 꿈이고 이상이다. 스물다섯 살 처녀가 간직한 이상이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듯이 나비의 꿈은 헛된 욕망이다. 사랑과 이념은 세파에 휩쓸려 가버리고, 꿈과 이상은 천박한 일상 속에서 사라져간다. 현실이 남긴 상흔은 깊고 쓰라리다. 자신에 대한 모멸과 남을 향한 책망이 삶에 대한 환멸로 이어진다. 꿈과 이상이 큰 만큼 염세적 증후도 깊은 법이다. 험난한 삶의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경쟁에서 뒤처지게 되면 더욱 자신감을 잃고 부정적으로 변한다. 한편으론 스스로 내면의 성을 쌓고 다른 한편으론 소통을 갈망한다. 건성으로 소통을 시도하나 늘 실망스럽다. 관심의 기미라도 보이면 덥석 물고 싶지만 그마저도 기대난망이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기대감마저 스러진다. 불신과 증오만 깊어갈 뿐이다. 모멸이나 환멸 같은 자기부정은 살아남고자 하는 절박한 구원의 몸부림이다. 불통이 낳은 빈정거림과 미움도 애정을 놓지 못하고 복원을 간절히 희구하는 반전의 단서다. 결혼생활의 파탄을 피해 중국에 건너온 ‘나’와 코리아드림을 꿈꾸며 한국으로 떠나는 ‘채금’을 대비시켜 봄으로써 진정한 삶의 본질을 깨친다. 바다를 건너지 못하면 어떤가. 건너가려는 꿈만으로 충분히 가치 있다. 이제 서로 용서하고 화해할 일만 남았다. 오철환(문인)

경제칼럼…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라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급박했던 한 주가 지나갔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RB)의 무제한 양적완화와 미국 트럼프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2조 2천억 원의 경기부양 패키지 법안의 상원 가결로 미국을 포함한 세계 주요 주식시장이 급반등하며 안정감을 되찾고 있다.대내적으로는 미국과의 60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통화스왑 체결로 국내 달러화 기근 우려가 수그러들었다. 100조 원 규모의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과 한국은행의 환매조건부채권 무제한 매입 결정으로 시중유동성 부족 때문에 일어날 금융시장의 혼란을 예방할 수 있게 되었다. 더군다나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재난기본소득을 포함한 2차 추경 편성 필요성에 대해 논의 중이고, 각 지자체들은 이미 재난기본소득을 반영한 긴급 추경을 속속 편성하고 있다.대내외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코로나19 대응책들 덕분에 일단은 비극적인 시나리오가 만연하던 주식시장은 급 반전을 보였고, 외환시장도 조금씩 안정감을 되찾고 있다. 한국은행이 의도한 바와 같이 시중 금융기관들이 기업들에게 충분한 유동성을 지원하게 되면, 기업경영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 특히 취약계층에 대한 재난기본소득이 본격적으로 지원되는 이달부터는 지역경제의 불안정감과 악화된 가계심리도 어느 정도는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그런데 최근 나타나고 있는 현상들을 살펴보면 이런 정책당국의 노력이 시장의 기대에는 여전히 못 미치는 수준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물론 지금까지 나온 정책들이 전부가 아닐 것이라고 확신하지만 취약 가계나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은 여전히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지원에 목 말라하고 있기 때문이다.먼저 취약 가계 측면에서는 재난기본소득이 국가재정이나 형평성 등 그 적절성을 떠나 매우 중요한 이슈이고 지금 다른 무엇보다 필요한 것임에 틀림없다. 전반적인 경제여건을 고려해보더라도 그렇다. 세계적으로 국경이 봉쇄되고 생산활동이 극도로 위축된 지금 소비기반마저 흔들린다면 얼마나 큰 피해를 겪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더군다나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우리 경제가 0%대 성장에 머물게 된다면 코로나19 이후 잠재성장률 회복을 위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재정적 희생을 치러야 할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보편타당하고 효율적인 재정의 활용방법을 두고는 논의가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은 가계가 직접 쓸 수 있는 실질가처분소득을 어떤 방식으로 든 늘려주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것이 비판에 마지않는 현금살포든 감세든 사회보험료 감면이든 말이다.소상공인이나 기업에 대한 지원책에도 현장감이 부족해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당장의 가계 운영 자금을 융자받기 위해 새벽부터 긴 줄을 서서 기다리다 못해 신청조차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나마, 좀 더 많은 자금을 빌리려면 갖가지 서류에 긴 심사기간을 거쳐야 한다.이는 중소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수주 물량이 있는 곳은 아직 버티지만 그렇지 않은 중소기업들은 3~6개월 후면 죽음의 계곡 앞에 서 있을 것이다. 대기업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국내 항공사들은 물론 이외 업종에서도 구조조정 대상 기업들은 언제든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추가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벌써 300만 명 이상의 대량 실업이 발생한 미국처럼 될 수도 있는 것이다.이제 어떻게 할 지 답은 나온 것 같다. 가계나 기업이나 모든 경제주체들에게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어 이전의 상황으로 안정화 될 때까지 가장 필요한 것은 결국 생활과 현업 유지를 위한 자금이고 경제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날 수 있는 실업을 막는 일이다. 지금은 국가재정이든 한국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하든 리스크를 안고서라도 필요한 모든 경제주체들에게 직접 유동성이 흘러 들어가야 한다는 말이다.도덕적 해이마저도 눈감으면서까지 해 달라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럼에도 방패가 없어 싸울 수 없다고 오히려 시장을 설득하려 하는데, 정작 설득이 필요한 것은 정책당국 상호 간인 것 같다. 아무쪼록 지금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 주길 바란다.

세상읽기…‘코로나19, 대구경북’

‘코로나19, 대구경북’윤일현지성교육문화센터이사장대구시인협회는 미증유의 재난 한가운데 서 있는 지역 시인들이 이 사태를 기록으로 남겨 후세에 전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대구시협 카페 공지문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회원님들께서 시, 단상, 칼럼 등 장르에 관계없이 발표, 미발표 글들을 ‘코로나19, 대구경북’에 올려주십시오. 어떤 내용의 글이라도 괜찮지만 다음 사항은 꼭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펌글(뉴스, 정보 포함)은 올리지 마십시오. 특정 정당이나 단체를 일방적으로 지지하거나 비난하는 글도 올리지 마십시오.” 이 코너를 시작하는 공지 글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어떤 경우에도 ‘펌글’은 올리지 말아 달라는 말은 지금 우리 사회에 넘쳐나는 가짜 뉴스와 허위 정보 때문이다. 2016년 옥스퍼드 사전은 ‘탈진실(post-truth)'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브렉시트와 미 대선을 거치면서 전 세계에서 ‘가짜 뉴스(페이크 뉴스, fake news)’의 문제가 크게 주목받았다. 그래서 ‘탈진실’이 그해의 단어로까지 선정된 것이다. 옥스퍼드 사전에 따르면, ‘탈진실’은 “감정이나 개인적 믿음이 공공 여론을 형성하는데 객관적 사실보다 더 영향을 발휘하게 되는 상황”을 뜻한다. 2016년 기준으로 ‘탈진실’은 2015년에 비해 20배나 많았다고 한다. 가짜 뉴스는 나치의 괴벨스가 즐겨 사용한 선동 수단이다. 거짓 정보와 루머를 통해 상대를 공격하는 것은 인류의 역사만큼 오래되었다. 과거에는 주로 부도덕한 선동가들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가짜 정보나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 오늘날은 그 목적뿐만 아니라 돈벌이를 위해 가짜 뉴스를 생산하고 유통한다. 페이스북, 트위트, 유튜브 등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의 악용으로 우리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 있다. ‘특정 정당이나 단체를 일방적으로 지지하거나 비난하지 말라’는 말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지금 우리 모두는 생각과 지향하는 바가 달라도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고 위기에 처한 기업과 국민을 살리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상대를 무조건 지지하거나 비난하는데도 가짜 뉴스는 힘을 발휘한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기사와 사진을 곁들인 가짜 뉴스는 ‘확증편향’을 부추긴다. 확증 편향은 선택 편향의 한 종류로 자신의 선입견에 확신을 더해주는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탐색하고 받아들이는 경향을 말한다. 가짜 뉴스는 집단의 동질성을 강화하는데 이용된다. 자신이 믿고 싶은 것과 반대되는 정보들에 대해서는 굳이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받아들이려고도 하지 않는다. “프랑스에서 자가격리가 길어짐에 따라 정신과 문의가 많아지는데, 자가격리 중에 벽이나 식물에게 말을 건네는 정도는 괜찮다. 그런데 말을 걸었을 때 벽이나 식물이 대답하면 진료하러 오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어느 의사가 전해주었다. 나는 이 내용을 동료 시인들에게 전달하면서 “시인은 예외입니다. 식물과 벽을 향해 질문하고 상상력을 발휘하여 그것들의 답을 받아쓰는 것이 시 창작이니 부디 열심히 질문을 하시고 많이 받아쓰십시오. 다만 작품으로만 쓰시고 일상 대화에서는 이야기하지 마십시오, 자가격리로 인해 실성해졌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습니다.”라는 다소 농담조의 사족을 달았다. “겨우내 얼었던 까마귀 목을 타고/예감할 수 없었던 근심이 흘러나온다//봄 타는 아들에게 /콩을 갈아 두부찌개를 끓이는 모성이/모서리 굴뚝을 잡고 지붕을 돌리면/언제 칭얼거림이 있었냐는 듯/맷돌을 맞잡은 우리의 손에서/담장 너머로 주르르 넘쳐나던 웃음꽃//입마개한 전깃줄 위 까마귀들/좌로 우로 간격을 벌려 앉고/병든 목청 한 마리는 온천지 까악까악/치아 흰 매화는 멋모르고 신명이 났다//달려오는 구급차처럼/봄비가 다녀간 뒤 내다보는 창밖/다문다문 약쑥 덤불 우거지는 소리가/열 오른 가창의 이마를 짚어주고 있다” 대구시협 카페 ‘코로나19 대구경북’에 있는 박윤배 시인의 ‘대구, 가창, 봄 근황’ 전문이다. 약쑥 덤불 우거지는 소리와 함께 주단 깔지 않은 층계로 쏟아지는 저 황홀한 벚꽃, 꽃비들의 야단법석이 코로나를 몰아내주길 소망한다. 인생은 빈 술잔이 아니다. 4월이여, 천치처럼 중얼거리고 꽃 뿌리며 오라. 다만 잔인하지는 말고 화사하게.

8부 스토리로 만나는 경북의 문화재 (3) 청도 장연사지

8부..스토리로 만나는 경북의 문화재(3)청도 장연사지들녘에는 하루가 다르게 봄기운이 움트고 있지만 지난겨울부터 번진 괴질로 회색빛 하늘까지 침울해 보인다. 어디선가 마음 편안해질 곳을 찾다가 시간의 흔적만 남은 폐사지로 향한다. 세월의 덧없음에 대한 깨달음도 위안을 주는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텅 빈 옛 절터에 서면 헛된 욕심을 하나씩 허물 수 있고 그럴수록 마음은 편안해질 것이다.대구에서 가까운 폐사지 중에는 청도군 매전면에 장연사지(長淵寺址)가 있다. 장연리 장수골 입구에서 육화산을 정면으로 올려다보니 희뿌연 연무가 가득하다. 마을은 완만한 경사가 있는 계곡을 따라 자리하고 있다. 신라 석탑이 있는 장연사지의 존재 등으로 보아 마을 형성은 아주 오래전부터 취락이 형성되었을 것이다. 장수곡(長水谷) 또는 절골로도 불린다. 장연교에서 마을로 들어서면서 왼쪽 계곡 건너편 낮은 구릉에 감나무 밭이 있고 그 가운데 나란히 서있는 두 탑이 보인다. 청도 장연사지에는 절집이 있었겠지만 모든 전각들은 허물어지고 없다. 남아 있는 것이라곤 비바람에 시달려온 석탑과 무너진 석조물만이 천 년 세월을 꿋꿋이 지키고 있다. 지금은 향화와 독경소리가 사라져 적막뿐인 절터는 사색의 공간으로 적합하다. 천 년의 시간을 흘러온 그곳은 산전수전 다 겪은 온화한 할머니처럼 찾는 이를 편안하게 한다. 장연사는 언제 세워지고 언제 사라졌는지 학계에서도 기록을 찾아내지 못해 정확하게 모른다. 다만 지금도 절터에 남아 있는 탑의 양식으로 봐서 통일신라 후기에 존재했던 것이 아닌가 짐작한다.◆천 년의 시간이 남아 있는 곳폐사지 마당에 서 있는 ‘청도 장연사지 동·서 삼층석탑’은 1980년 9월16일 문화재청에 의해 보물 제677호로 지정됐다. 두 탑은 모양과 크기가 거의 같은 전형적인 통일신라시대의 석탑으로 9세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한다. 각각 하나의 돌을 다듬어 만든 몸돌과 지붕돌로 구성된 3층의 탑신은 네 개씩의 우주(隅柱·모퉁이에 세운 돌기둥)와 지붕돌에는 4단씩의 층급받침이 눈에 들어올 뿐 별다른 장식은 없다. 이중기단에 3층의 탑신을 세우고 그 위에 상륜부를 올려놓았다. 전체 높이가 동탑은 4.6m, 서탑은 4.84m로 무난하고 평범한 석탑이다. 주위에 들어선 감나무들과 어울린 분위기 또한 평범하다. 그래서 보는 사람을 편안하게 만든다. 소박하면서도 단정한 멋을 지닌 불국사 석가탑의 아름다움도 연상된다. 석탑은 종교철학으로 따지면 드높은 정신세계를 알리는 상징이자 엄격함과 고귀함을 지닌다.서탑은 일찍이 무너져 있었는데 개천가에 버려졌던 석재들을 모아서 1980년 2월에 복원했다고 안내판에 적혀있다. 몸돌과 지붕돌 모서리에 크고 작은 손상이 있으며 하층기단은 대부분이 보충한 석재로 이루어졌다. 긴 세월 동안 비바람을 이기고 이끼를 벗하며 처연하게 서 있는 석탑, 오랫동안 동탑만이 외롭게 자리를 지켜왔는데 서탑을 다시 복원하여 나란히 서있게 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동탑은 1984년 12월 수리를 위해 해체 복원했다. 당시 1층 몸돌 상단에서 놀랍게도 사리장치가 나타나 관심을 끌었다. 목합(木盒)이 나왔는데 뚜껑에 두 줄의 선이 그어진 것 말고는 아무런 무늬가 없다. 물레를 돌려 표면을 고르게 다듬고 전체에 금칠을 하였을 것으로 보이지만 칠은 거의 벗겨졌다. 내부는 좁고 깊게 파여져 있는데 그 속에서 유리로 만든 녹색 사리병이 발견됐다. 사리합의 높이는 11.8㎝, 사리병은 3㎝이다. 재질이 나무로 만든 사리합은 그 예가 무척 드물다고 하며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절터였음을 증언해 주는 각종 석물들은 절터 서편에도 즐비하게 놓여있다. 절의 역사를 말해 주는 석조 문화재들이다. 폐허에 덩그러니 남은 돌덩이들이지만 신라석공의 손을 거친 이후, 천 년 세월이 지났다. 비록 돌이어도 그동안 수많은 이야기들을 속에 품고 있는 것 같아 부드러운 햇살에 눈부시게 빛나 보인다. 폐사지는 볼 것이 별로 없겠지만 그래서 육안으로 보는 것이 아니고 마음으로 보는 것이다. 무너지고 깨진 돌조각에서 선조들의 깊은 신앙과 세월의 무상을 함께 느낄 수 있다.청도는 감의 고장이다. 장연사지에서 내려와 하천을 건너면 또 감나무 밭이 있고 그 안에도 당간지주가 서 있다. 이 석물에는 독특한 무늬가 새겨져 있어 특히 눈길을 끈다. 신라시대의 당간지주에 수놓은 무늬가 조선시대의 반닫이나 삼층장의 백통 장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이다. 안쪽을 제외한 3면을 곱게 다듬고 바깥쪽에 선명하게 양각했다. 돌에 새겨진 곡선이 대칭적이어서 더욱 아름다워 보인다. 다른 당간지주에서는 비슷한 예를 찾기 어려운 점에서 특별한 석조유물이라 할 수 있겠다. 순례객의 발길이 끊어진 빈 절터의 당간 지주가 지닌 이미지는 기다림이다. 이는 사람들이 떠나 버린 동구 밖 느티나무와도 같은 느낌이다. 사실 장연사지의 석물들은 대부분 다른 곳으로 흩어졌다고 추측하고 있다. 탑에서 개울을 건너서 골짜기를 따라 마을 쪽으로 오르면 바로 오른쪽에 사원재(思遠齋)라는 재실이 있다. 그 마당에도 원래 장연사지에 있었다는 사각형의 석조와 또 하나의 당간지주가 잡초 속에 놓여 있다.마을의 고샅길을 잠시 빠져나오면 작은 절집이 나온다. 그 옛날에는 큰절 장연사의 부속암자가 있던 곳으로 추측하는 장소이다. 한눈에 들어오는 도량은 단출하다. 대적광전, 삼성당, 심검당, 요사채가 전부다. 12년 전 세워진 대한불교조계종 장연사(長蓮寺)이다. 현재 이 절에는 두 점의 경상북도 유형문화재가 소장되어 있다. ‘장연사소장 묘법연화경’은 유형문화재 제517호인데 1420년(세종2)에 화엄대사 성거(省琚)가 등재본을 필사하고 판각한 판본의 후쇄본이다. 보관상태가 양호하여 조선 초기의 묘법연화경 판본 계통을 연구하는 서지학의 중요한 자료이다. 또 한 점은 유형문화재 제518호인 ‘장연사소장 정선동래선생 박의구해’(精選東萊先生 博議句解)이다. 이 책은 조선 초기에 전래되어 과거시험 준비를 위한 필독서로서 후대까지 꾸준히 열독된 서적이라 한다. 권극중(權克中)의 발문에는 1417년(태종17)의 간행 사실이 언급되어 있는데 임진왜란 이전에 간행된 책으로서 자료적 가치가 있다고 한다.천 년 전 치열했던 불법의 수행도량이 오늘날에도 다시 살아나기를 기원하는 장연사 주지 월제스님은 “폐사지는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할 수 있으므로 정밀한 지표조사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 지역의 폐사지에서는 한국의 불교미술사를 포함하여 역사를 다시 쓸 만한 획기적인 자료의 출현이 언제든 기대된다. 방치되어 있던 폐사지에서 갑자기 국보급 유물이 나타날지도 모를 일이다. 지자체 단위의 사업에서는 역사자원을 활용한 관광콘텐츠 확충으로 연결된다. 이는 결과적으로 지역사회에도 다방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겠다.◆정밀한 지표조사와 관리 필요돌아가는 길에 다시 장연리 입구 옛 절터로 내려왔다. 감나무 사이를 걸으며 역사적 상상력의 날개를 펴는 것은 천 년 전 신라문화에서만 느끼는 아스라한 정취이다. 통일신라 당시의 가람은 불국사의 절집 배치처럼 거의 쌍탑 일금당식(雙塔 一金堂式)이었다. 장연사지 이곳도 한때는 두 탑이 뜰 가운데 서있고 그 뒤로 금당이 자리 잡은 반듯한 가람으로 우뚝했을 것이다. 절 마당 앞으로 계류가 흐르는 전형적인 가람 배치는 건너편에서 반야용선을 타고 피안의 세계로 건너오는 스토리로 연결된다. 당시 절에서 쌀 씻은 뜨물이 앞 개천을 따라 멀리 있는 동창천까지 뿌옇게 흘러갔다는 내력도 있으니 절의 규모도 짐작된다. 탑돌이를 하기위해 몰려오는 사람들로 사시사철 활기가 넘쳤을 것이다.과거 화려했던 영화와 위엄은 사라지고 없고 쓰러져 버린 절터에서 쓸쓸한 아름다움을 느낀다. 지나온 내력도 사라진 연유도 모른 채 세월 속에 묻혀버리고 그 이름과 몇몇 석물들만을 지상에 남겨놓고 있다. 그래도 보는 눈이 있는 이는 그 빈 공간에서 말없는 깨달음을 발견한다. 석탑 옆 잔디밭에는 연두색 새싹도 보인다. 폐허로부터 받는 뜻밖의 힐링, 삶이 번잡해져 빈 절터를 서성일 때 마음은 홀로 외롭고 홀로 따스하다.(글·사진= 박순국 언론인)-------------------------------------- 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대구시교육청, 시민 대상 교육정책 온라인 홍보

대구시교육청(교육감 강은희)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대구교육가족 및 일반 시민들이 참가해 대구교육정책에 대한 가벼운 퀴즈를 풀고 추첨을 통해 시상하는 ‘다품캠페인 빈칸퀴즈 이벤트’를 진행한다.오는 12월까지 총 6차례 진행될 예정인 이번 이벤트는 시민들의 대구교육정책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를 높이고자 마련됐으며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등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좋은 SNS채널을 통해 실시된다.‘메이커교육’을 주제로 진행되는 올해 첫 번째 이벤트는 1일~12일까지 12일간 진행되며 대구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참가자들은 본인이 사용하는 SNS에 접속 후 게시된 빈칸 퀴즈에 정답과 응원글을 댓글로 남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구시교육청은 이벤트 종료 후 각 채널별로 정답자 중 200명을 추첨해 소정의 온라인상품권을 증정한다.4월 첫 회를 시작으로 진행되는 올해 ‘다품캠페인 빈칸퀴즈 이벤트’는 △(5월) 꺼내는 교육 및 국제바칼로레아 △(7월) 에듀테크 활용 교육 및 창의성 교육 △(9월) 기학력향상지원 및 1수업 2교사제 △(11월) 수능 응원 이벤트 △(12월) 초등미래교육 리노베이션 및 중등미래교육공간을 주제로 연말까지 총 6회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자세한 이벤트 내용은 대구시교육청 누리집(www.dge.go.kr)과 유튜브를 비롯한 SNS 공식채널(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온라인 개학 찬반 논란 뜨겁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등교 개학을 또 연기하며 온라인 개학을 발표하자 ‘온라인 개학’에 따른 찬반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온라인 개학은 각종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교육부는 지난달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유치원을 제외한 초·중·고 및 특수학교 개학을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한다고 밝혔다. 감염병 장기화에 대비한다는 이유에서다.하지만 지역 고3 학생과 학부모를 중심으로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들은 “일부 지역에서는 시범수업 결과 동시 접속으로 서버가 다운되는 사례가 나타났다. 또 수업 중 ‘영상이 안보인다’, ‘소리가 안들린다’는 등의 불만도 많다”며 ““제대로 준비가 안돼 있어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온라인 개학은 전국 초중고 학생들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온라인 개학의 효과와 부작용 등을 둘러싼 논란은 쉽게 수그러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방역당국은 “학교는 호흡기 질환이 쉽게 퍼질 수 있는 장소다”며 “휴업은 바이러스 확산을 늦춰 병원이 감염자로 넘치지 않도록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확진환자가 나오지 않더라도 휴업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한 효과적 전략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하지만 온라인 개학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달서구의 한 교사는 “교육기관 폐쇄는 단순히 학생 개인의 수업이 취소되는 것을 넘어 훨씬 복잡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빈곤·맞벌이 가정의 자녀가 위탁시설이나 조부모·노인 돌보미 등과 지내면서 오히려 코로나19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또 다른 교사는 “온라인 개학은 미술, 음악, 체육 등 1단위 교사들에게 업무 과부화를 불러 올 수 있고 수업을 위한 스마트 장비 역시 구비돼 있지 않아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이들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고사하고 녹화강의도 장비가 없어 엄두를 못 내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결과적으로 온라인으로 학생들에게 과제를 내는 정도에 그칠 우려가 있다.학습권 침해도 문제로 지적된다.온라인 학습에 필요한 각 가정의 기기보유 현황도 제대로 파악이 안돼 있다. 학교별, 지역별 교육격차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수성구의 한 학부모는 “휴교로 인해 아이들에게 엄청난 학습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교육부가 온라인 수업 등을 확정했지만 지역에서는 인터넷이 들어오지 않고 다자녀 가정의 경우 스마트 기기가 학생 수 만큼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계명문화대,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마스크, 소독젤, 생필품 등 지원

계명문화대학교(총장 박승호)는 지난달 31일 국제교육원 앞에서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마스크와 소독젤 및 생활필수품 등을 지원했다.현재 계명문화대학교에는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러시아 등에서 온 외국인 유학생이 105여 명이 재학 중이며, 한국어학당까지 포함한다면 200여 명이 넘는다.이에 따라 이 대학은 기숙사 및 학교주변에서 생활하는 외국인 유학생 200여 명에게 마스크 및 손독젤을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생필품도 지원했다.계명문화대 외국인 유학생들은 대학에서 지원한 마스크 2,천개와 함께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에서 지원받은 물품(손소독젤 2천480개, 라면 120박스, 즉석밥 30박스, 카레 30박스, 마스크 400개), 대구시와 신당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지원받은 마스크 320개를 개별적으로 지원받게 된다.계명문화대학교 이태정 국제교육원장은“외국인 유학생들은 약국에서 공적 마스크를 구입하는 것이 불가능해 코로나 19에 크게 노출돼 있으며,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이다”며 “이들이 건강을 잃지않고 행복하게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라고 말했다.어딜벡(기계과 2학년·우즈베키스탄)학생은 “마스크와 소독젤, 생필품을 전달해 주신 계명문화대와 대한적십자, 대구시, 신당동행정복지센터 등에 감사드린다”며 “빨리 모든 것이 마무리돼 지난해처럼 학교생활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대구교육청, 국제 바칼로레아(IB) 프로그램 도입(하)

IB프로그램은 초‧중학교에서 ‘정해진 정답 찾기’ 교육을 탈피한 다양한 수업과 평가 방식이지만 고등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에게는 입시 준비로 수업-평가 개선의 한계에 부딪친다는 목소리가 높다.이를 극복하기 위한 시교육청은 ‘초-중-고 IB학교 연계’로 수업과 평가 패러다임의 변화를 고등학교까지 연계에 중점을 뒀다. IB 프로그램 도입이 창의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육성에 주안점을 두기 위해서다.또 시교육청이 지난 10년 간 학생 중심의 교실수업 및 평가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도 IB프로그램 도입의 큰 힘이 되고 있다.현재 IB 후보학교는 관심학교와 후보 학교로 나눌 수 있다. 우선 관심학교의 경우는 초등학교는 동덕초와 덕인초, 남동초 등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어 올 상반기 2곳 학교가 선정된다. 고등학교는 계성고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IB인증학교가 되기 위해서는 IB본부로부터 관심학교 단계를 거쳐 후보학교, 인증학교 순의 승인단계를 거쳐야 한다.시교육청은 IB 프로그램을 초(PYP)-중(MYP)-고(DP) 전체 또는 일부를 연계해 과정을 이수하고 싶은 학생들을 위해 대구지역 IB 프로그램을 희망하는 학교를 지원하고 IB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학교 연계를 강화할 방침이다.IB 학교급별 연계는 학생주도의 탐구중심 수업과 협력학습을 강화하고, 교과를 초월하는 개념기반의 주제중심 탐구형 프로젝트 수업에 대한 깊이를 더할 수 있는 기회를 학생들에게 제공한다.또 학교 도서관,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외국어 활용능력, IT기반 정보 공유와 학생 성장 지원형 과정중심평가 체제를 강화해 학생, 학부모 등의 신뢰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현재 시교육청은 IB를 이해하고 알아보는 단계로 ‘IB 기초학교 52개 학교’를 선정했으며 IB 공식 관심-후보학교를 합치면 65곳 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IB 관심-후보학교는 매년 확대되는 추세다.◆IB DP 학생을 위한 대학연계 노력IB 프로그램 평가 체제는 전세계 75개국 2천 개가 넘는 대학에서 IB 평가 점수를 활용해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는 아직까지는 ‘IB 전형’이 별도로 존재하지는 않고 있다.하지만 IB 전형은 수능최저등급을 요구하지 않는 수시전형 입학의 문은 열려 있는 상태다. 경기외고나 국내학력을 인정해 주는 제주국제학교에서 IB 프로그램을 이수한 학생들이 수능최저등급을 요구하지 않는 수시전형(학생부종합전형)으로 국내 대학에 합격한 사례는 다수 있다.또한 IB DP 학생들이 대학 입학 이후 성공적인 학업지속력과 학업 태도를 보여주는 사례가 늘고 있어 향후 국내 대학에서의 IB 학생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대구시교육청은 내년에 고등학교 3곳 학교가 IB DP 인증을 받은 후 2022년부터 인증학교의 고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IB DP 과정을 시작하며 2023년 11월 첫 DP 외부시험을 예정하고 있다.아울러 공교육 내 IB DP 이수학생의 국내 대학 진학을 위해 입시 자료 분석 및 대학입시 관계자와의 소통과 정보교류, 협력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실제 올 1월 IB 연계 2021 대학입학전형을 분석하는 등 IB DP를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한 대학입시연계 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올해 IB 후보학교 9개 학교를 시작으로 2022년 IB DP첫 시작 시기까지 IB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안착될 수 있도록 IB 본부, 지자체, 대학과의 다각적인 협력을 통한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며 “2024년 첫 DP 졸업생들의 성공적인 진로진학을 위한 IB 학교 운영 지원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김창원 기자 kcw@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