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경산 지심농원

60~70년대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로 농사를 짓던 사람들이 도시로 떠날 때, 정든 고향 땅을 떠나는 어른들의 무거운 마음과는 달리 아이들은 기쁨에 들떠 있었다. 그 아이들은 화려한 도시생활에 대한 기대가 가득했지만, 바로 치열한 생존경쟁의 현장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그들은 치열한 경쟁세대를 겪으면서 대한민국의 경제 기틀을 세우는 주역이 됐다. 그들이 ‘베이비부머’ 세대다. 반세기가 지나면서 이젠 이들의 귀농행렬이 이어진다. 지난해 귀농인구가 50만 명을 넘어섰다. 대부분이 이젠 현직에서 물러 난 은퇴한 ‘베이비부머’, 역전의 용사들이다. 경산시에서 친환경 유기농으로 포도와 대추를 재배하는 지심농원의 김석광(63)·김재경(60) 공동대표도 이같은 유형의 귀농인이다. 부부는 올해 귀농 10년차를 맞으면서 3천㎡의 포도와 2천㎡의 대추를 재배해 연간 7천여만 원의 소득을 올린다. 이들 부부의 농촌 정착기와 성공비결을 들어본다. ◆‘농맹 부부’의 귀농이야기부부는 대구에서 생활하며 농촌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다. 김석광 대표는 오퍼상을 했었고, 아내인 김재경 대표는 전업주부였다. 김 대표가 평생 일해 온 오퍼상을 갑작스럽게 그만두게 되면서 귀농을 희망하는 남편과 반대하는 아내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부부가 의견을 좁히는 데 무려 3년의 세월이 흘렀다. 남편은 ‘정년이 없는 직업’이라는 장점을 내세워 끝없이 아내를 설득했고, 마침내 아내가 동의했다. 참으로 힘들게 내린 ‘귀농 결정’ 이었다. 경산에 귀농하기로 결정하면서 농사짓는 친구가 “3년을 버티기 어려울 것이니 나중에 팔기 쉬운 땅이어야 한다”면서 마을 앞 포도밭을 소개했다. 부부는 그렇게 시작한 포도농사가 벌써 10년이 넘었다. 3년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던 친구의 예상은 빗나갔다. ‘가장 쉬운 농사’라는 말만 듣고 대추농사도 시작했다. 농업의 농(農)자도 모르던 부부는 그렇게 해서 농촌에 정착했고, 이제는 어엿한 ‘친환경 유기농 농법’ 전문가로 주변에서 알아주는 농부로 변신했다. ◆초보농부의 좌충우돌 정착기부부는 자신들을 ‘귀농’ 보다는 ‘입농’이라고 말한다. 농업을 전혀 모르고 농촌에 들어왔으니, 입농(入農)이라는 것이다. 첫 해는 호미로 풀만 뽑았다. 과수원에는 풀이 있으면 안 되는 것으로 알았다. 뽑은 풀을 처리하는 방법조차도, 제초매트 피복이란 것도 몰랐다. 경산농업기술센터의 귀농·귀촌인 교육에서 ‘초생재배’에 대해 배웠다. 포도나무와 풀을 함께 키우는 재배법이 신기했다. 농약을 치는 것 보다는 쉽겠다는 생각에 ‘초생재배’를 시작했으나, 여름철에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풀을 보면 겁이 났다. 서투른 초보농부에게는 초생재배법이 고역이었다. 대추아카데미 교육에서 ‘녹비작물’을 권했다. 호밀과 헤어리베치를 심으면 5월말 쯤 풀을 한번 만 베면 된다는 말에 눈이 번쩍 뜨였다. 베낸 풀이 썩으면 퇴비가 되니 별도로 비료를 뿌리지 않아도 돼 일거양득 이었다. 그렇게 초보농군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녹비작물을 심는 초생재배 농사를 한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무농약 재배를 시작한 것은 아니다. 농약을 뿌린 날이면 현기증이 나고, 온몸에 두드러기가 돋았다. 민감 체질의 피부가 말썽을 부린 것이다. 이를 계기로 ‘무농약 재배’로 전환했다. ‘누구나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과일을 생산하자’는 부부의 의견이 일치한 결과다. ◆2무(無)의 친환경 유기농재배‘지심농원’에는 화학비료와 농약이 없다. 나무의 생장에 반드시 필요한 질소질은 화학비료가 아니라, 자연에서 나오는 것을 쓴다. 호밀과 헤어리베치를 녹비작물로 재배해 질소질을 공급한다. 생선 부산물로 아미노산 액비를 만들어 토양에 공급한다. 아미노산 액비는 생선대가리와 내장, 뼈에 EM(유용미생물)을 넣어서 1년 이상 발효시키면 비린내가 없어지고 잘 숙성된 젓갈 맛이 난다. 아래쪽에 고인 맑은 액은 좋은 천연 비료가 된다. 병충해 방제는 제충국이나 부자(附子), 고삼(苦蔘) 등 ‘천연살충식물’을 사용한다. 돼지감자와 은행열매로 해충 기피제를 만든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생산량이 적고 모양도 떨어진다. 대신에 경도가 높아 과육이 단단하고 보존기간이 길다. 그 과일 특유의 맛과 향이 살아 있다. 어쩌면 단맛만을 좋아하는 요즘 입맛에 역행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먹거리로 소문이 나면서 단골이 계속 늘고 있다. 남들은 ‘친환경재배의 표본’이라고 말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아직은 완전한 친환경 유기농재배에는 도달하지 못한 ‘유기농 전환기’ 라고 겸손해 한다. ◆농장이름 ‘지심농원’많은 사람들이 농장 이름 ‘지심’에 대해 궁금해 한다. 농장이름은 김재경 대표가 일주일간 고민한 끝에 지었다. 홍보를 위해 블로그를 개설하면서 농장 이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심’은 김(논밭에 나는 잡풀)의 경상도 사투리다. 즉, 지심은 ‘잡초’를 의미한다. 포도와 풀이 함께 자라는 친환경 유기농 과수원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여름이면 포도과수원은 풀밭으로 변하고, 그곳에 개구리와 거미, 사마귀가 살고 지렁이가 기어 다니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감동 마케팅 전략주로 판매를 담당하는 김재경 대표를 주변에서는 ‘온라인 직거래의 베테랑’이라고 부른다. 2011년 블로그 교육을 받으면서 직거래를 시작했다. 인터넷 판매가 무엇인지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포도를 올려서 팔았다. 2014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하면서 본격적인 인터넷 판매에 나섰다. 대추즙을 올린 것이 인기를 끌면서 포도즙과 건대추 판매로 이어졌다. 현재는 90%를 스마트 스토어와 블로그를 통해 판매하고, 나머지 10%를 지인들에게 직거래로 판매한다. 결과적으로 전량을 직거래로 판매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성과 뒤에는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마케팅 기법이 있다. 포도나 대추를 판매하면서 그 속에 뻥튀기 한 콩이나 옥수수를 작은 사은품으로 살짝 넣어 선물한다. 딱 한번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작은 량을 지퍼백에 넣어서 보내는 것이다. 직접 만든 ‘무말랭이 차’를 넣기도 한다. ‘그냥 맛이나 보시라고 함께 보냅니다’ 라고 적은 메모도 함께 보낸다. 소비자들은 이런 작은 사은품에도 감동 받는다. 이런 정성이 재구매로 이어지고, 단골손님으로 자리 잡는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농산물의 품질이다.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라는 인식과 정성이 담긴 사은품이 합쳐질 때 큰 시너지효과를 낸다. 주변에 이런 기법을 알려 주지만, 실천하는 농가는 드물다. 생각은 쉽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감동마케팅 전략’이다. ◆작지만 알찬 고품질로 승부‘지심농원’은 처음부터 어려움이 없이 친환경 유기농 재배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친환경재배를 위해 남의 농지를 빌려서 했다. 하지만 많은 시간과 노력으로 친환경에 적합한 땅을 만들어 놓으면 계약기간과 상관없이 주인이 땅을 회수해 가는 바람에 그동안의 노력이 허사로 돌아가는 일도 겪었다. 결국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농지를 매입해 친환경 재배에 나섰다. 그러다보니 일시에 규모를 확대하기도 어렵고, 고품질을 위해서는 규모를 확대할 필요성도 없다는 걸 깨달았다. 온전히 부부의 노동력만으로 하기 때문에 작지만 현재의 규모를 유지하면서 살아있는 땅에서 고품질의 유기농 농산물을 생산해 소비자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들 부부는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친환경유기농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녹색체험농장’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도 또 다른 꿈이다. ▲농장명: 지심농원▲농장주: 김석광·김재경 (2012 강소농)▲구입문의: 010-9382-2264▲블로그: https://blog.naver.com/kimex77▲소재지: 경산시 용성면 도덕2길 8▲이메일: kimex77@naver.com 글·사진 홍상철 대구일보 객원편집위원경북도농업기술원 강소농 민간전문위원 이홍섭 기자 hslee@idaegu.com

강소농 현장을 가다-(43)칠곡 석전상온전통주가

1969년 영국와인주류연합회와 호텔레스토랑연합회가 와인전문가 양성을 위해서 MS(마스터 소믈리에)제도를 도입했다. 매년 시험을 통하여 선발한다. 지난 50년 동안 257명만이 MS의 배지를 달았을 뿐이다. 한국인으로는 2016년에 뉴욕의 미쉐린2스타 레스토랑인 ‘더모던’의 소믈리에 김경문씨가 선정된 것이 유일하다. 한국인 최초의 MS인 김씨가 최근 한국의 전통주을 찾아 귀국했다. “한식과 가장 잘 어울리는 한국 술은 무엇이냐?”는 고객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한 것이 계기가 되어, 한국의 전통주을 찾아내고 알리기 위해서라고 한다. 전통주란 그 땅에서 자란 곡물과 누룩, 물만을 이용해 만드는 술이다. 가문과 지역마다 특유의 맛과 향을 가진 다양한 전통주가 있었다. 근래에는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는 소주나 맥주 등에 밀려나 일반인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견디고 9대에 걸쳐 300년 간 가문의 전통비법을 지키면서 전통주를 만드는 강소농이 있다. 칠곡군 왜관읍에서 찹쌀과 멥쌀, 우리밀로 만든 누룩과 백련꽃을 이용해 전통주를 만드는 ‘석전상온전통주가’의 곽우선(72·전통식품명인) 대표와 남편 이기진(76)씨가 그 주인공이다. 상호인 석전상온전통주가(石田尙醞傳統酒家)의 석전(石田)은 마을 이름이다. 상온(尙醞)은 조선시대 궁중에서 술과 간장 등을 제조하던 기관의 이름이다. 최고의 술을 만들고 전통을 이어간다는 생각에서 지은 이름이다. ◆9대를 이어 온 300년 전통의 가양주석전상온전통주가에서 만드는 ‘설련’과 ‘홍로’는 9대에 걸쳐 300년 간 전통을 이어온 전통주다. 칠곡의 명문가인 광주이씨 문중에서 접빈(손님을 접대함)과 제사를 모시기 위해 만들고 있는 가양주(집에서 빚은 술)이다. 청와대와 여수세계박람회 만찬주로도 선정되었다. 곽우선 명인이 술을 처음 빚은 사연은 남다르다. 이조판서를 지낸 ‘문익공 이원정’대감이 숙종 5년(1680년) 당파싸움으로 혼탁해진 나라를 보고 자손들에게 ‘백련처럼 진흙에서 나고 자라도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맑은 물에 씻기어도 요염하지 않게 세상을 살아라’고 하는 ‘애련설’을 전파하고 마음에 새길 것을 당부했다. 그 후 문익공의 뜻을 기려 문중에서 연못의 백련꽃 으로 전통가양주를 만들어 접빈과 제사, 혼사에 사용했다. ‘설련’은 문익공의 손부인 ‘풍양 조씨’ 때부터 시작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일제 강점기 가정에서 술 제조를 금지하자, 집 뒤편 대나무 숲에 술독을 묻어놓고 숨어서 술을 빚었다. 가문의 전통주 제조비법의 명맥을 이어가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지금은 9대째로 전통식품 명인으로 지정된 곽우선 대표가 맥을 이어가고 있다. 곽 명인은 1970년 광주이씨 문중으로 시집을 온 후, 시어머니로부터 설련의 제조비법을 전수 받았다. 결혼 전에는 친정인 현풍에서 친정어머니가 현풍곽씨 문중의 가양주를 만드는 것을 어릴 때부터 보고 거들면서 자랐기 때문에 가정에서 술 만드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고, 당연한 일로 알고 만들었다. 지금은 곽 명인의 장녀가 전통을 이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정통식품 명인곽명인은 2016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전통식품 명인 74호로 지정됐다. 문중의 가양주인 설련주의 제조기술과 전승계보, 현재의 활동상황 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전통식품명인은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전통식품의 계승·발전과 가공기능인의 명예를 위해 지정하여 보호·육성하는 제도로 2018년 현재 전국에 80명이 지정되어 있다. 대구.경북지역에는 안동소주의 박재서 명인(5호)을 시작으로 8명이 있다. 설련주의 9대 전승자인 곽명인은 일 년에 단 두 번만 수작업으로 전통주를 만든다. 대량생산보다는 모든 작업을 수작업으로 하는 소량생산이다. 수작업을 고집하는 것은 손맛이 배어 있는 명주를 만들겠다는 생각에서다. 또한 일 년에 두 번만 술을 담그는 것은 제조공정이 길어 더 많이 만들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한번 만드는데 소요되는 기간이 100일이나 걸려 여러 번 만들 수도 없다. 다른 술과 차이점은 삼양주(三釀酒, 3차 담금에 의한 곡주의 제조방법)라는 것이다. 처음 만드는 밑술은 고두밥이 아니라 쌀가루를 끓는 물로 반죽을 해 범벅을 만들고 여기에 누룩을 섞어 3일간 독에서 누룩균을 배양한다. 그 다음에는 누룩균을 배양한 밑술에 진(무른)고두밥을 섞고 다시 3일간 숙성을 시킨다. 여기에 다시 고슬고슬한 고두밥을 섞어서 100일간 저온 숙성을 시킨다. 이과정이 2차 덧술이다. 이때 연꽃과 연자육, 연근을 넣어 연향이 배이도록 한다. 70일 정도 숙성시키면 맑은 술이 위에 고인다. 이것을 100일까지 저온에서 분히 숙성시키면 백련의 은은한 향이 배어 있는 설련주가 완성된다. 이 설련주를 소주고리에 넣고 증류를 시킨 술이 알콜함량 45%의 홍련주다. 증류과정에 한약재인 지치(자초)를 통과시키면 붉은색으로 변한다. 진도지역의 전통주인 ‘홍주’를 만드는 방법이 같다. 제조공정이 복잡하고 기간이 길기 때문에 전통의 맥을 잇는다는 사명감이 없이는 만들기 어렵다. 이런 노력 덕분에 2014년 경북도 우리술 품평회에서 약주·청주 부문 명주로 선정됐다. ◆전통의 맥을 잇는다.현재 설련주를 만드는 곽우선 명인은 9대 전수자다. 9대조 할머니인 풍양조씨로부터 며느리에서 그 며느리로 300년 동안 제조비법이 전해져 내려왔다. 10대를 이어갈 전수자는 며느리가 아닌 장녀인 이선규씨다. 이씨는 경북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다시 대구대학교에서 재활과학을 공부한 재원으로 전통식품명인 전수자 교육을 받고 있다. 전통식품명인 전수자는 식생활의 서구화와 명인의 고령화 등으로 전승 단절 우려가 커지고 있어 우수한 전통식품의 명맥을 이어가도록 하기 위하여 전수자를 지명하고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시책이다. ◆전통주 비법 전수곽 명인의 꿈은 두 가지다. 가문에서 300년 동안 이어져 오는 설련주의 전통을 계속 이어나가는 것이 첫 번째 꿈이다. 300년을 넘어 천 년을 이어가는 것이다. 이제 그 꿈은 착착 진행되고 있다. 자녀 셋 중에서 장녀가 전통식품명인 전수자 교육을 받고 있다. 또 다른 꿈은 전통주의 대중화다. 이를 위해 제조비법을 공개하고 농업계학교 학생들에게 전통주 교육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대구농업마이스터고등학교와 전주생명과학고등학교 측과 일주일 과정의 전통주제조과정 강좌를 개설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각종 축제장을 비롯한 행사장에서 무료시음행사를 하고, 전통주 제조 교육을 하는 것 역시 전통주의 대중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거두면 선조들의 삶의 애환과 풍류가 배어 있는 우리의 전통주가 MS들이 인정하는 세계 속의 명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농장명: 석전상온전통주가▲농장주: 곽우선·이기진 (2014 강소농)▲구입문의: 010-2807-7997, 054-976-3552▲블로그: http://aeryeonjae.com/▲소재지: 칠곡군 왜관읍 동산2길 19▲이메일: sjsangon@naver.com 글·사진 홍상철 대구일보 객원편집위원경북도농업기술원 강소농 민간전문위원 이홍섭 기자 hslee@idaegu.com

강소농 현장을 가다-<42>의성 언덕빼기 농원

정석화 대표와 부인 김영순씨가 올해 첫 수확한 자두상자를 들고 수확의 기쁨을 맛보고 있다. hobby to job족이 있다. 취미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연결시켜 수익을 창출하는 직업의 형태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이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익성과 지속성이 있어야 가능하다. 가장 큰 장점은 자신이 즐기면서 할 수 있다는 것이다.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숲 해설가’가 되고, 사진찍기를 좋아하면 사진작가로 나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라는 말도 있다.타고난 능력도 중요하지만, 노력과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더 큰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말이다. 귀농 9년 만에 농사일과 농촌생활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는 강소농이 있다. 의성군에서 8천300여 ㎡ 규모의 과수원에서 복숭아와 자두를 재배해 연간 6천여만 원의 소득을 올리는 ‘언덕빼기농원’의 정석화(64) 대표와 부인 김영순(60)씨다. 정석화 대표와 부인 김영□순씨가 빨갛게 익어가는 복숭아를 보면서 수확시기를 점검하고 있다. ◆ 귀농을 노래하는 남편과 억지 귀농한 아내귀농에는 U턴과 J턴, I턴이 있다. U턴은 출신지로 귀농을 하는 것을 말하고, J턴은 출신지와 가까운 곳으로, I턴은 연고가 없는 지역으로 귀농하는 것이다. 정대표는 J턴형 귀농이다. 의성과 가까운 예천 출신으로 대구에서 섬유업과 식품가공업에 종사하다가 고향과 가까운 의성군으로 귀농했다. 도시생활을 하면서도 마음은 언제나 농촌에 있었다. 농촌에 대한 애정이 그만큼 컸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농사일을 옆에서 지켜봤고, 일손도 거들었다. 농사일과 농촌의 모습은 생활의 대부분이었다. 방문을 열면 마당에 고추와 오이가 있었고, 감나무는 놀이터였다. 이런 기억들이 정대표를 다시 농촌으로 불러들인 것이다. 아내는 달랐다. 경험해 보지 못한 농촌생활에 대한 의문과 두려움이 있었다. “남편은 언젠가는 꼭 귀농을 하겠다고 노래를 불렀어요. 저는 싫었고 겁이 났어요”라고 말하는 아내는 귀농을 반대했었다. 이런 아내를 설득하는 데 일 년이 걸렸다. 틈만 나면 아내를 데리고 농촌여행을 했다. 꽃피는 봄날과 온갖 과일이 익어가는 가을의 과수원을 구경하고 다녔다. 결국 아내가 귀농에 동의했다. 남편은 소원을 이루었지만 아내는 억지 귀농이었다. 그 후 9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이젠 사정이 바뀌었다. 아내가 농촌생활을 더 좋아한다. 물론 초창기 3~4년간은 힘들었으나 이제는 농촌의 자유로운 생활을 즐기고,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이웃과 어울림을 좋아한다. 자신만의 소확행을 실천하는 재미를 즐기고 있다. 정석화·김영순씨 부부가 복숭아 적과(알솎기) 작업을 하고 있다. ◆ 연중 소득이 나오는 농사정대표가 귀농과 함께 가장 고민한 것은 역시 소득이 나오는 작목선택 이었다. 농업의 특성상 소득은 대부분 한 계절에 집중되어 있는 경향이 있다. 봄에 씨를 뿌리고 가을에 수확을 하는 것이 전통적인 농사 패턴이다. 당연히 소득은 가을에 발생한다. 물론 가을에 목돈이 생긴다는 장점도 있지만, 봄철 종자부터 농약, 비료 등 각종 농자재를 외상으로 구입하고 가을에 외상값을 갚고나면, 남는 것이 없다. 이듬해 봄이 되면, 또다시 외상값이 쌓이기 시작한다. 악순환이다. 정대표는 이런 소득의 계절적 편중에서 탈피하기 위해 소득발생 기간이 긴 농사의 일환으로 복숭아와 자두를 선택했다. 정석화 대표가 복숭아 생육상태를 살펴보면서 수확 적기를 점검하고 있다 연중은 아니지만 여름부터 가을까지 소득이 나오는 구조, 즉 월급처럼 소득이 나오는 구조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복숭아와 자두 두 작목이지만, 자세히 분석해보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작목배치다. 6월이 되면 조생종 자두를 수확한다. 자두 수확이 끝나는 7월이면 조생종 복숭아 수확으로 바로 이어진다. 그 다음에는 만생종 자두가 있고, 또다시 만생종 복숭아가 대기 중이다. 이렇게 되면 6월부터 9월까지 소득이 고르게 발생한다. 다른 과수에 비하여 조기에 수확이 가능하고, 노동력도 분산되는 ‘안정적 재배 시스템’이다. 언덕빼기 농원의 김영순씨가 빨갛게 물들어가기 시작하는 복숭아 생육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유통의 역주행농사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걱정은 ‘어디서 어떻게 팔지?’하는 것이다. 정대표도 마찬가지였다. 재배기술과 품질관리는 교육과 선도농가 견학을 통한 노력으로 해결했지만, 판매는 쉽지 않았다. 힘들여 생산한 농산물은 제값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조금이라도 더 좋은 가격에 팔기 위해 발로 뛰었다. 지인들을 통한 입소문과 SNS를 통한 홍보도 병행했다. 품질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단골도 늘어났다. 고객 간의 소개도 늘어나면서 판매는 무난했다. 그러나 얼마가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생산량이 늘어나고 직거래 물량도 늘어났다. 언뜻 보면 거래물량이 늘어나는 것이 좋아 보이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직거래 물량이 늘어나면서 부부의 힘만으로는 선별과 배송을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복숭아와 자두는 과일의 특성상 장기 보관이 어렵다. ‘당일수확 당일배송’이 원칙이다. 하루라도 늦으면 상품성이 떨어진다. 새로운 유통방식을 찾았다. 수출과 과일 전문점 납품이 그 해결책이었다. 물론 택배를 통한 직거래를 유지는 하지만 10%를 넘지 않고, 농장을 직접 방문하는 고객에게는 직거래도 판매한다. 여유 물량이 있으면 공판장에 출하도 한다. 많은 농가들이 직거래로 영역을 넓혀가는 마당에 오히려 직거래를 줄여 나가는 것은 어쩌면 유통의 역주행처럼 보이지만, 현명한 선택인지도 모른다. 정석화 대표가 이준화(왼쪽) 경북도농업기술원 강소농 민간전문위원과 함께 의견을 나누고 있다.◆ 수출은 까다로운 작업2017년부터 홍콩에 복숭아 수출을 시작했다. 복숭아연구회 수출사업단 회원 27명이 힘을 모았다. 처음 수출시장 개척에는 의성군을 비롯한 농업관련 기관의 지원을 받았다. 농산물 수출은 소득은 보장되지만, 작업과정이 까다롭다. 문제는 품질관리다. 홍콩 사람들의 입맛은 약간 물렁한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육질이 연하고 숙성이 되면 망고맛이 나는 황도를 수출했다. 의성 언덕빼기 농원에서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는 복숭아 모습.그렇다 보니 작업의 전 과정이 어렵다. 수확과 선별과정에 체온의 전달도 막아야 한다. 맨손으로 작업을 하면, 손가락이 닿은 부분이 체온이 전달되어 빨리 무른다. 소비자의 손에 들어갔을 때는 검은 색으로 변해서 상품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사정이 이러니 기계선별은 꿈도 못 꾼다. 기계선별 과정의 약한 충격도 품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장갑을 끼고 음성저울로 일일이 무게를 측정하고 정품만을 선별한다. 심지어 복숭아를 수확하는 과정에 꼭지부분이 비틀리면서 생긴 0.1mm의 흠이 생긴 것도 골라낸다. 수출과정에 발생하는 하나의 흠과가 전체 수출물량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의성 언덕빼기 농원의 정석화 대표와 김영순씨 부부가 지난해 복숭아 홍콩수출을 기념하고 있다.수출은 시간과의 전쟁이다. 오전 수확 오후 포장과 배송과정을 거치면, 다음날 아침 항공편으로 홍콩으로 보내진다. 오후에 소비자의 장바구니에 담긴다. 이런 까다로운 조건하에서도 지난해 768상자를 수출해 850여 만 원의 외화 소득을 올렸다. 올해는 수출물량을 더 늘릴 계회이다. 복숭아에 이어 자두 수출도 준비 중이다. 방금 수확한 의성 언덕빼기 농원의 자두. 싱싱하고 참스러운 모습이 입에 침을 고이게 한다.◆ 구입 첫해 망친 감나무 과수원지금은 복숭아와 자두를 재배하지만, 정대표 부부를 이곳에 붙잡은 것은 뜻밖에도 감나무였다. 귀농지역을 찾기 위해 경북지역 일대를 찾아다니던 중 현재의 과수원 자리에 있던 대봉감에 시선이 고정되었다. 재배방식과 소득보다도 빨갛게 익은 대봉감의 아름다움에 혹했다. 그러나 대봉감은 다음해 봄이 찾아와도 싹을 틔우지 않았다. 그해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견디지 못했다. 3600㎡의 과수원에 있던 300 주의 감나무가 모두 동사한 것이다. 모두 수령 12년의 감나무로 최고의 수확량이 나오는 나무들이었다. 금액으로는 환산하기도 어려웠지만, 마음의 상처가 더 컸다. 부부는 눈물을 머금고 그 자리에 고추를 심었으나 그마져도 노동력 부족으로 반타작만 했다. 귀농한 후 처음으로 겪은 실패로는 너무나 가혹했다. 이후 정대표는 주변의 권유에 따라 복숭아와 자두농사를 한다. 그동안 많은 교육과 선진농가 견학 등을 통해 기술을 익히고 유통망을 확보한 덕분에 ‘성공한 귀농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귀농한 정석화·김영순씨 부부. 이젠 귀농 9년차의 의젓한 강소농으로 정착했다. ◆ 6차산업과 상위 1%의 농사꾼정대표 부부는 요즘 희망에 부풀어 있다. 호텔조리학과를 졸업한 아들이 조만간 합류할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들은 도시에서 요리 메니저로 활동하면서 청년창업농이 되기 위해 스마트팜 교육을 받고 있다. 아들이 합류하면 현재의 농장과 요리를 융합한 체험농장을 운영해 6차산업의 길로 나갈 계획이다. 이와 병행하여 신세대들의 입맛에 맞는 품종개량과 친환경재배로 고품질의 과일을 생산해 새로운 유통망을 확보를 준비하고 있다. 친환경 과일을 생산해 학교급식과 군부대 장병들의 급식용으로 납품하는 것이다. 이러한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부부는 생산을 담당하고, 아들은 체험농장 운영을 통한 6차산업화를 담당한다. 농사의 대물림으로 이들 가족은 복숭아와 자두 재배에 있어서 대한민국 상위 1%의 농사꾼이 되고자 하는 꿈은 조만간 이루어 질 것으로 보인다. 의성 언덕빼기 농원에서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는 복숭아 모습.▲농장명: 언덕빼기농원▲농장주: 정석화·김영순 (2017 강소농)▲구입문의: 010-6535-7768▲소재지: 의성군 용재길 102-61▲이메일: kys630104@naver.com 글·사진 홍상철 대구일보 객원편집위원경북도농업기술원 강소농 민간전문위원 이홍섭 기자 hslee@idaegu.com

김천의 농촌마을 부녀회 농산물 무인판매장 설치해 눈길

김천시 구성면 송죽1리 부녀회가 도로변에 농산물 무인판매장을 설치 눈길을 끌고 있다. 김천시 구성면 송죽1리 부녀회가 지난 9일 마을인근에 베네치아골프장 옆 지방도로에 ‘농산물 무인판매장’을 설치해 눈길을 끌고 있다. 부녀회는 2014년 농산물직거래 판매장으로 사용한 가건물을 정비한 뒤 농가에서 생산한 농산물들을 전시했다. 지역에서 생산한 신선한 농산물을 판매자 없이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제공하는 공간이다.판매장에는 양파, 자두, 된장, 쌀, 꿀, 엿기름, 각종 즙 등이 진열돼 있다. 가장 비싼 농산물은 와송즙으로 7만원 대다. 농업인들이 내놓은 농산물에는 가격이 표시돼 있고, 농업인 개별 현금통도 비치해 지나가는 구매자는 현금을 통에 넣고 해당 농산물을 가져가면 된다. 폐쇄회로(CCTV)가 무인판매장 안과 밖에 1대씩 설치돼 있다. 구성면 농업인은 누구나 무료로 무인판매장을 이용할 수 있다. 이정이 송죽1리 부녀회장은 “5년 전 농산물직거래장으로 사용한 가건물을 새로 단장해 무인판매장으로 만들었다”며 “구성면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홍보하는 데 목적을 뒀다”고 말했다. 농산물마다 생산자 이름과 연락처가 적혀 있어 전화 또는 인터넷으로 직거래도 할 수 있다. 구성면사무소에서 김천 시내 방면으로 왕복 2차로를 따라가면, 오른쪽에 무인판매장(구성면 송죽리 863-67)이 있다.이홍섭 기자 hslee@idaegu.com

우리의 건강은 혈관지킴이 양파로 부터

우리의 건강은 혈관 지킴이 ‘양파’로 부터 박소득전 경북도농업기술원 원장) 우리 식단에 우수한 식품인 양파를 싼 가격에 사 먹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금년도 재배면적이 17.7% 줄었으나 재배환경이 너무 좋아 평년대비 15%정도 증수로 가격은 30%정도 싸게 유통이 되고 있다.정부에서는 응급대책으로 수매비축으로 시장격리, 산지페기 등 다양한 안정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많이 생산된 양파는 금방 소비되기가 힘드는 상황이다.양파는 일명 혈관 청소부라고 알려져 심혈관 계통의 질병 예방에 아주 유의하게 작용한다고 한다. 그 주성분은 바로 퀘르세틴이라는 물질이다. 이 성분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혈액순환 개선을 통한 고혈압, 동맥경화, 중풍 등 성인병 예방 및 개선 효과다.특히 최근 육종의 기술이 체계화되어 양파의 컬러식품이 소비자들이 원하는대로 공급이 되는데 자색, 황색, 백색 등 기능성이 뛰어나 항산화, 노화방지 등 양파들이 국민들의 건강에 크게 도움을 주고 있어 그 소비량이 증대되고 있다.어릴 때부터의 비만 등으로 인한 당뇨와 복부비만증, 고지혈증, 저밀도 콜레스테롤 축적, 협심증 발생 등의 질병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양파가 인체 혈관에 미치는 영향은 양파 속에 들어 있는 주성분인 퀘르세틴은 피가 엉기는 혈전의 형성을 방지하여 혈액이 끈적거리지 않게 하여 순환기 질환 치료에 효과적으로 작용하며 혈관벽의 손상을 막고 혈액 내 지방분을 녹여 나쁜 콜레스트롤(LDL)의 농도를 감소시킨다고 한다.양파의 1인당 소비량을 보면 주식인 쌀은 40년 전에 100kg이 넘었었다. 지금은 60kg이하로 떨어졌지만, 양파는 1인당 30kg소비되고 있어 식품으로서의 가치가 대단하다는걸 말해준다.양파의 영양적 가치를 보면 당분은 100g당 약 8.0g으로 포도당, 설탕, 과당, 맥아당이 함유되어 특유한 단맛이 들어있다.무기질은 칼륨 144mg, 칼슘 16mg, 철 0.4mg, 인 30mg, 엽산이 풍부하여 임신여성에게 필요한 식품이다.특히 비타민 C가 20mg, B1은 0.04, B2는 0.02, 나이아신 0.1mg 등 천연 비타민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우리가 양파를 만질 때 매운 성분은 휘발성 유황화합물로서 눈이나 인체에 전혀 해가 없다.양파의 식품개발은 주로 야채볶음이나 국, 찌개, 샐러드, 겉절이, 튀김, 샌드위치, 햄버거, 쇠고기찜, 떡갈비양파찜, 구운양파, 수프, 파이, 장아찌, 피클, 양파김치, 양파과자 등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다.칼라양파를 활용 부재료 활용 형태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주재료 식품개발, 다양한 요리법 개발로 소비를 늘이고 정부에서나 지자체에서 소비를 극대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김천시 스마트 교통시티 추진, 전기버스 도입, 수소차 충전 인프라 구축

김천시 전경 김천시가 전기버스 도입과 수소차 충전 인프라 구축 등을 골자로 한 ‘스마트 교통시티’ 청사진을 마련했다. 김천시는 최근 혁신도시 중심의 스마트 교통시티 구축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열고, 한국도로공사, 한국교통안전공단 등 이전 공공기관의 특성을 살린 스마트 교통시티를 구축하기로 했다. 김천시는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스마트 혁신도시 선도모델' 조성 계획에 포함됐다. 연구용역 수행기관인 한국과학기술원 조동호 교수는 무선전기 충전기술을 적용한 전기버스, 스마트 도로 인프라, 통합플랫폼 시스템, 수소차 충전 인프라 등을 제시했다. 무선전기 충전 셔틀은 주행 중에도 급속 충전이 가능해 혁신도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다. 조동호 교수는 또 5G 기반의 도로 인프라와 자율주행 셔틀 도입을 제안했다. 이 밖에 정부의 수소경제 정책에 발맞춰 수소 충전 인프라를 구축할 것을 제시했다. 김천 혁신도시에 있는 한국교통안전공단과 한국전력기술은 스마트 교통시티 조성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충섭 김천시장은 “스마트 교통시티 조성이 시민 삶의 질 향상은 물론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 유치로 이어지도록 해 혁신도시 모범 사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이홍섭 기자 hslee@idaegu.com

강소농 현장을 가다-<41>군위 온새미로 블루베리

군위 온새미로 블루베리 농장의 하선혜 대표가 블루베리를 수확하고 있다.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이 있다. 작지만 때에 따라서는 큰 것보다 더욱 뛰어 날수 있다는 말이다. 이 말과 딱 어울리는 과일은 ‘블루베리’다. 맛과 영양, 약리작용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블루베리는 작지만 강한 열매로 불리고, 슈퍼푸드, 블랙푸드, 안티에이징(anti-aging 노화 방지)같은 별명이 따라 다닌다. 블루베리는 2002년 미국의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10대 슈퍼푸드에 선정됐다. 슈퍼푸드란 열량과 지방함량이 낮고 비타민과 무기질, 항산화 영양소 등을 포함한 생리활성물질인 "파이토케미컬"을 함유하고 있는 식품을 의미한다. 군위군에 블루베리만을 전문적으로 재배하는 강소농이 있다. 군위 온새미로 블루베리 농장의 하선혜(56)·육종필(57) 공동대표다. 군위 온새미로 블루베리 농장의 하선혜.육종필 대표가 블루베리의 익어가는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꼭지 부분까지 진한 보라색으로 익어야 수확한다.귀농 5년차의 농사꾼이라 아직은 소득이 그리 높지는 않지만, 6600㎡의 블루베리농장을 운영해 한해 2천여 만 원의 소득을 올린다. 부부는 차분하게 부농의 꿈을 키워 나가고 있다. 내년이면 농가 평균소득인 4천만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농장 이름인 온새미로는 ‘자연 그대로, 언제나 변함없이’라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자연형 농장을 추구하는 농장주의 마음을 담았다. ◆ 정년없는 생활을 위해 선택한 귀농부부는 서울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면서 백세인생의 후반부에 대한 그림을 그렸다. 퇴직 후 20년 이상을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놓고 수시로 머리를 맞댔다. 결론은 귀농이었다. 정년이 없고, 몸만 건강하다면 언제까지나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또한 농촌에서 싱그러운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여유로운 생활도 한 몫을 했다. 하대표는 8년간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퇴직 후 학습지 교사와 공부방은 운영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남편인 육대표는 자동차 관련 회사에서 설계를 하고 있다. 아직까지 회사에 재직 중이라 주말에만 농사일을 한다. 5도2농을 하는 주말농부다. 그러다보니 농장관리와 재배. 판매는 대부분 하대표의 몫이다. 반면에 육대표는 전공을 살려 블루베리 재배상과 관수시설 설치 등 힘들고 어려운 일은 도맡아서 한다. 하드웨어는 남편, 소프트웨어는 아내가 하는 것으로 지연스럽게 업무가 나뉘었다. 손발이 척척 맞는 부부다. ◆슈퍼푸드 블루베리방금 수확한 잘 익은 블루베리의 선명한 색깔‘슈퍼푸드’라는 말은 인체 노화분야의 권위자인 ‘스티븐 프랫’박사가 쓴 책인 ‘나는 슈퍼푸드를 먹는다’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명확한 정의는 없으나 열량과 지방함량이 낮고 비타민과 무기질, 항산화 영양소 등을 포함한 생리활성물질인 "파이토케미컬"을 함유하고 있는 식품을 의미한다. 미국의 ‘타임지’가 세계10대 슈퍼푸드에 블루베리와 귀리, 녹차, 마늘, 연어, 브로콜리, 아몬드, 적포도주, 시금치, 토마토를 선정햇다. 이런 식품은 심혈관 질환, 고혈압, 당뇨 등의 만성질환과 암 발생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주고,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블루베리는 안토시아닌이 풍부해 항산화 능력이 우수해 시력과 뇌세포 노화예방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이섬유소가 풍부하고 저열량과 저지방으로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수확 직전 잘 익어가고 있는 블루베리 모습.◆ 준비된 귀농부부는 성공적인 귀농을 위해 오래전부터 준비를 했다. 수원에서 생활하면서 경기도 농업기술원에서 2년간 귀농귀촌 교육을 받았다. 하선혜 대표가 김영곤 경북도농업기술원 강소농전문위원으로부터 블루베리의 생육상태별 관리 요령에 대한 컨설팅을 받고 있다.경북농업기술원에서는 과수분야 교육을 받았다. 농사에 있어서 백지와 같았던 부부는 꾸준한 교육을 통하여 하나 둘 농사기술과 농촌생활 요령을 터득해 나갔다. “농사에 있어서 우리는 고학생이고,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기분으로 공부하고 일합니다”라고 부부는 말한다. 첫 귀농장소는 현재의 농장이 아닌, 인근 산성면에서 시작했다. 지인의 농장 옆에서 블루베리 500포기를 화분 재배했다. 3년 간의 시험재배를 거친 후 확신이 서자 현재의 장소로 옮겨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지금은 화분재배의 한계점을 발견하고 가두리재배 방식으로 변경을 준비 중이다. 화분재배에서 발생하는 동해와 나무의 성장 지연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가두리재배로 변경할 경우 그루당 10kg 정도의 블루베리를 수확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으로 체험농장을 운영하기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 제과제빵기능사 자격은 물론 한식·양식·중식 조리사 자격을 갖추었고, 포토샵1급과 전자상거래운용사 자격도 취득했다. 지금은 종자관리사와 식품가공기능사 자격을 준비 중이다. 이러한 철저한 준비가 부부의 성공적인 귀농을 돕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 소비자를 먼저 생각하는 친환경 농법블루베리를 재배하면서 무농약 친환경재배를 원칙으로 한다. 많은 농가에서 여름철이 되면 풀과의 전쟁을 치를 만큼, 잡초제거가 가장 큰 일거리 중의 하나다. 방법은 세 가지다. 초생재배를 하거나 풀을 직접 베거나, 제초제를 뿌려서 해결해야 한다. 이 농장에는 제초제가 없다. 밭에 제초매트를 피복해 잡초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제초매트를 피복하기 어려운 부분에서 자라는 풀은 직접 낫이나 예취기를 활용해 벤다. 병충해 방제를 위한 농약도 살포하지 않는다. 농약 대신에 친환경 약제를 직접 만들어 쓴다. 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양파발효액을 살포해 병충해를 방제한다. 양파의 매운맛을 이용해 해충을 퇴치하는 방식이다. 특히 거미를 방제하는데 효과적이다. 통상적으로 거미는 익충(사람에게 이로운 벌레)으로 알려져 있지만, 블루베리에서는 예외다. 거미줄이 열매에 붙으면 상품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 창고가 없는 농장블루베리는 과육이 단단하지 않아 생과로는 오래 보관하기가 어렵다.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상태로 배송하기 위해서는 스피드가 최우선 과제다. 그래서 농장에는 보관창고가 없다. 무(無)보관 당일배송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 주문이 들어오면 수확 후 바로 배송한다. 사전에 예약을 받은 물량에 대해서는 날짜에 맞추어 수확하고 배송한다. 그러다보니 블루베리를 보관할 창고가 필요없다. 전량 직거래를 통하여 판매하기 때문에 일반 매장이나 공판장에 출하할 물량은 없다.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통해 홍보를 하고 주문을 받아 판매한다. 직접적인 판매 홍보 보다는 농장의 소소한 일상과 농촌의 자연환경을 소개를 많이 한다. 지인을 통한 직거래 고정고객이 200여 명에 이른다. 품질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꽃도 피기 전인 겨울에 미리 예약을 하는 고객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이러한 성과는 신선한 상태로 공급하고자 하는 ‘당일수확, 당일배송의 원칙’ 덕분일 것이다. ◆ 체험농장 운영으로 6차산업화가 꿈하대표는 농장과 주변 환경을 활용한 체험농장에 대한 그림을 그린다. 또한 블루베리를 활용해 빵을 만들고 쿠키를 굽는다. 쥬스를 만들고 놀이도 하는 복합형 체험을 할 계획으로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일찌감치 제과제빵기능사와 요리사자격도 갖추었다. 지금은 군위군농업기술센터 등 농업기관과 협력해 지역의 특산물인 웅녀마늘을 활용한 웅녀빵을 개발하고 있다. 지역특산물을 체험과 연계해 농가소득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겠다는 마음에서다. 또 다른 꿈은 우량 블루베리 묘목을 공급하는 종묘사업을 할 예정이다. 우수한 품질의 블루베리 묘목을 생산해 저가로 공급해 지역특화작목으로 육성하고 싶어서다. 이를 위해 종자관리사 자격시험에 도전 중이다. 하대표의 이런 노력과 열정을 감안하면 그 꿈은 조만간 이루어 질것으로 기대된다. ▲농장명: 군위 온새미로 블루베리▲농장주: 하선혜·육종필 (2019 강소농)▲구입문의: 010-3906-4766▲블로그: https://hablueberry.blog.me▲소재지: 군위군 의흥면 연계지호길 156▲이메일: hablueberry@naver.com 글·사진 홍상철 대구일보 객원편집위원경북도농업기술원 강소농 민간전문위원 이홍섭 기자 hslee@idaegu.com

한국신문윤리위, 영남지역 일간신문 편집책임자 세미나 개최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이사장 김기웅·한국경제 사장)는 27일부터 28일까지 부산 해운대그랜드호텔에서 ‘지역언론의 사회적 책임과 신문윤리’를 주제로 영남지역 일간신문 편집책임자 세미나를 개최한다.김창룡 인제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주제논문을 발표한다. 이홍섭 기자 hslee@idaegu.com

강소농 현장을 가다 -노곡산방

18세기 프랑스 파리의 카페는 시민들의 사랑방이었다. 낮에는 커피를 마시고, 밤에는 와인을 마셨다. 볼테르와 루소 등 철학자들도 계몽주의 사상을 설파했다. 이런 자리에 생명력과 상상력을 키운 것은 와인이었다. 혹자들은 이것이 프랑스혁명으로 이어졌다고도 한다. 그래서 ‘프랑스혁명은 와인으로부터 시작됐다”는 말도 있다. 대부분의 과일로 와인을 만들 수 있지만, 역시 명품 와인은 포도를 가장 선호한다. 당도가 높고, 자체 효모를 갖고 있어 스스로 발효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최근엔 와인을 만들 수 있는 과일의 종류가 더욱 다양해졌다. 이 중 경주에서 체리로 와인을 만드는 강소농이 있다. 경주시 감포읍에서 ‘노곡산방’을 운영하는 김영도(67)대표와 아내 노혜순(66)씨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 부부는 경북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와인제조기술과 경주 특산물인 체리를 결합해 체리와인의 상품화에 성공했다. 체리는 경주에서 생산되는 대표적인 과일이다. 김대표는 1천여 ㎡의 조그마한 체리 과수원을 운영하면서 체리와인을 만들고, 체험농장을 통해 연간 3천여만 원의 소득을 올린다. 아직까지는 소득이 그리 높지 않은 편이지만, 체리와인의 독특한 맛과 희소성이 입소문을 타면서 새로운 농가소득원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노곡산방의 잡학박사김대표는 토목시공기술사 자격을 소지한 고급기술 인력이다. 요르단의 화력발전소 건설현장에도 참여할 정도로 국내외 대형 공사장의 시공과 감리를 주로 담당했다. 특히 비행장 건설에 많이 참여했다. 재주도 많다. 와인소믈리에 자격은 물론, 문화해설사와 바리스타 자격증도 있다. 옻칠공예와 옹기제조, 한옥시공, 사진촬영, 천연염색, 스토리텔링 등 못하는 분야가 없을 정도다. 잡학박사, 멀티 플레이어, 만능 엔터테이너다. 이같은 다양한 분야의 자격증과 기술 습득은 1990년 귀농을 결심한 후, 경주에 터를 잡으면서 익힌 재주들이다. 귀농을 하면 이런 자잘한 기술이 많이 쓰여질 것으로 미리 예상하고 대비해 둔 덕분이다. 김대표의 발을 경주에 묶은 것은 경주의 문화재다. 서울에서 답사 차 들린 감은사지의 동탑과 서탑의 아름다움에 반해 아예 경주에서 살기로 결심했다.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탑도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래서 감포에 터를 잡았습니다.” 당장 동네다방에 들러 “살 땅을 좀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노곡산방’의 주인이 됐다. 그게 벌써 귀농 19년차의 중견 농부가 됐다. 초창기에는 농사와 직장일을 함께 했으나 이제는 완전한 농부로 변신했다. 교사 출신인 아내는 커피 바리스타 자격을 가지고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체리재배 최적지 경주경주는 우리나라 체리의 최대 집산지다. 경주지역 100여 호의 농가에서 58ha의 체리를 재배한다. 전국 생산량의 36%를 차지하고 있다. 체리 재배의 역사도 100여 년으로 길어 기술력도 높다. 일제 강점기 처음 보급된 체리의 역사는 이보다 훨씬 거슬러 신라시대까지 올라간다. 그동안 자치단체와 재배농가를 중심으로 체리의 품질향상을 위하여 다양한 노력을 한 것이 전국 최고의 체리 집산지로 만들었다. 경주체리는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등록‘도 마쳤다. ◆체리와인 제조체리로는 와인을 만들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핵과류로 와인을 만들려면 씨(핵)를 제거해야 함으로 노동력이 많이 든다. 껍질이 너무 얇아 발효가 어렵고, 과즙이 40% 정도 밖에 나오지 않아 생산량도 작다. 당연히 채산성이 떨어져 지역 특산상품으로 개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체리와인은 1주일 간의 저온발효를 거쳐서 거름작업으로 찌꺼기를 제거하고, 4~5회의 여과과정과 숙성, 2차 발효과정을 거쳐 일년 후에 병에 담아 상품화 한다. 제조 공정이 까다롭다. 김대표는 씨 분리기를 도입해 노동력을 크게 줄였고, 경북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체리와인 제조기술을 이전받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가미해 와인제조 기술을 완전 정립했다. ◆사람을 키우는 농사김대표가 노곡산방에서 하는 중요한 일중의 하나가 사람을 키우는 일이다. 경주의 젊은농부들을 지도한다. 어느 날 젊은 농부 9명이 가르침을 받겠다고 찾아왔다. 청년들은 3년 동안 스파르타식 교육을 받았다. 농사기술을 가르친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쳤다. 처음 시작한 것이 자신을 소개하는 ‘3분 스피치’를 훈련 시켰다. 자기소개와 앞으로의 계획을 동료들 앞에서 발표하는 과정이다. 모두가 3분이 3시간 만큼 길게 느껴질 정도로 어려워했다. 다음 단계에서는 ‘나의 농사’라는 제목으로 PPT를 직접 만들고 발표하는 교육이었다. 발표를 마치면 8명의 동료들이 반드시 10개의 질문을 하고 답변을 하는 고난도의 교육이었다. 발표는 고사하고 80개의 질문에 답변을 한다는 것은 어렵고 힘든 과정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청년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미래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농부로 성장해 갔다. 이들은 경북도에서 시행한 청년창업 오디션에서 ‘김교각 스님의 차’를 소재로 한 사업계획을 발표해 2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는 성과도 올렸다. ◆열린공간 노곡산방노곡산방은 열린공간이다. 마을 주민은 물론 방문객의 사랑방이다. 농사에서부터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까지 다양한 소재로 대화를 나눈다. 산방은 산촌의 작은 집이란 말로 소박한 삶을 지향하는 곳이다. 이곳에는 세 가지 원칙이 있다. 누구나 이용하는 공간이지만, 정치와 종교이야기는 하지 않고 숙식을 제공한다. 또 하나 특별한 원칙은 ‘주인은 듣기만 한다’는 것이다. ‘경청’하는 의미와 함께 손님이 주인처럼 자유롭게 이용한다는 의미도 있다. 주민들과 함께 마을의 크고 작은 행사를 의논하고, 농사정보를 교환하는 장소로 운영돼 언제나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별한 축제노곡산방에서는 봄.가을에 특별한 축제가 열린다. 지역 농산물을 주제로 도시 소비자를 초청하는 팜파티다. 봄에는 산나물, 가을에는 호박을 주제로 한다. 두릅과 취나물, 고사리등 이슬을 먹고 자란 산나물과 호박, 그리고 주민들이 주인공이다. 팜파티 참석자들은 반드시 현금 3만 원을 가지고 오라는 부탁을 받는다. 그 돈으로 주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사가지고 가라는 뜻이다. 집집마다 보자기 색깔을 정해서 판매한다. 2016년 4월에 열린 팜파티에서는 7분 만에 완판을 하는 기록도 세웠다. 3만 원이면 양손에 농산물이 가득하다. 팜파티에서는 주민들이 마이크를 잡고 마을이야기와 자기 농산물을 소개한다. 평생 대중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를 할 기회가 없었던 주민들은 자신이 주인이라는 자부심을 느낀다. 이런 장면은 사진으로 촬영해 액자로 제작해 집집마다 걸어준다. 평생 농사일만 해온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자랑거리가 생겼다면서 즐거워한다. 이렇듯 노곡산방의 팜파티는 모두가 함께하는 특별한 축제다. ◆지역민과 함께하는 귀농귀농인들이 겪는 어려움 중의 하나는 ‘지역 주민과의 융화’다. 도시의 개인주의적 문화와 농촌의 공동체문화가 상충되기 때문이다. 김대표도 그런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은 서로 일체감을 느낄 정도로 가깝고, 아끼는 관계로 발전했다. 이런 관계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울산에서 선생님을 하다가 퇴직한 아내의 공이 크다. 아내 노혜순씨는 마을의 농산물을 도시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중간 연락책이다. 오랜 학교생활에서 맺은 동료와 제자, 교회 교우들로 구성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농산물을 판매해 준다. 물론 판매수수료를 받지 않는 자원봉사다. 어떤 때는 소비자들이 주문하는 농산물을 집집마다 배정해서 모으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쑥을 구해 달라는 요청이 많아 주민들이 단체로 쑥을 뜯으러 나서기도 했다. 마을 주민들과는 월 1회 함께 식사를 하고 소통의 시간을 갖는 것도 주민들과 함께하는 방법이다. ◆ 앞으로의 계획최근 김대표가 고민하는 문제는 농촌의 고령화다. 대부분이 70대를 넘어선 초고령사회다. 고령화에 따라 매년 영농규모도 축소된다. 이것은 곧 소득 감소와 빈곤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거듭한다. 김대표는 농산물 가공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가공을 통해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여 주민들의 소득을 보전하기 위한 방책이다. 장아찌나 된장, 고추장, 산나물 등 1차적인 가공품은 대부분이 한번쯤은 만들어본 경험을 가지고 있고, 도시 소비자들에게 어머니의 손맛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급속하게 진행되는 고령화시대에 대비해 부드러운 식감의 시니어식품을 개발하는 사업도 계획 중이다. 이런 사업계획은 김대표 혼자만의 사업이 아니라, 마을 전체 주민들이 참여하는 공동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부부는 농산물가공과 발효에 대한 공부를 하고, 다시 주민들에게 전달교육을 하고 있다. ▲농장명: 노곡산방▲농장주: 김영도. 노혜순 (2016 강소농)▲구입문의: 010-5355-8802, 054-746-8803▲블로그: https://blog.naver.com/hunji22▲소재지: 경주시 감포읍 노동길 209-4▲이메일: hunji22@hanmail.net 글·사진 홍상철 대구일보 객원편집위원경북도농업기술원 강소농 민간전문위원 이홍섭 기자 hslee@idaegu.com

(특집)강소농 현장을 가다-성주 ‘참멜팜’

멜론은 한때 ‘교황의 과일’이라고 불릴 만큼 고급 과일이었다. 서민들은 선뜻 손을 내밀기 어려웠다. 제213대 교황 ‘이노센트 8세’는 멜론 마니아였다. 아침에 일어나면 멜론부터 먹고, 식사 전에는 멜론을 반으로 잘라 속을 파내고 와인을 부어 마셨다고 한다. 15세기 당시 멜론은 지금처럼 당도가 높은 과일은 아니었다. 당도가 낮고 채소처럼 먹던 시절이었다. 이후 품종개량을 거치면서 당도와 향이 강한 ‘머스크멜론’이 탄생했다. ‘머스크’는 페르시아어로 ‘사향’이란 뜻이다. 이처럼 고급 과일로 알려진 멜론이 어느 날 갑자기 우리 국민들 곁에 다가왔다. 멜론이 아니라 멜론이 함유된 가공품으로…. 참외의 고장 성주에서 멜론재배로 부자 농부를 꿈꾸는 강소농이 있다. ‘참멜팜’의 박진회(63)·이애경(63) 공동대표가 주인공이다. 이들 부부는 1만여 ㎡의 농지에서 캔털루프 멜론과 참외를 재배해 연간 1억여 원의 소득을 올린다. ◆32년 차 베테랑 농부박대표는 30년 이상 참외농사를 해온 참외전문가다. 하지만 본래 직업은 농업과는 전혀 거리가 먼 전기기술자였다. 인천에서 전파상을 운영하다가 1987년 칠곡군으로 귀농해 참외농사를 시작했다. 농사를 지으면서 인근에 있는 미생물배양기 제조회사에서 5년간 근무했다. 이때 박대표는 미생물이 토양과 농작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았고, 미생물 제조기술도 익혔다. 이후 2007년에 참외의 고장인 성주로 이주해 참외농사를 짓다가 3년 전부터 멜론을 함께 재배하고 있다. 모두가 성주에서는 멜론 재배가 어렵다고 고개를 흔들 때 과감하게 멜론재배에 뛰어들었다. 지금까지 익혀온 참외재배 기술과 토양관리 기술이 있었기에 자신이 있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30년 넘게 축적한 농사와 미생물, 토양관리 기술이 밑거름이 됐다. 이제는 많은 사람이 박 대표와 함께 캔털루프멜론 작목반을 조직해 보급에 힘쓰고 있다. ◆왜 캔털루프 멜론인가?성주는 우리나라 참외 면적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전국 최고의 참외 고장이다. 당연히 소득 면에서도 최대의 ‘효자작물’이다. 성주지역 참외 농가의 기술력은 다른 지역에 비교해 월등히 높다. 성주군 전체 참외 소득이 5천억 원에 육박하고 억대 농가도 수두룩하다. 이런 고소득원을 두고 이들 부부가 캔털루프 멜론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은 무슨 이유일까? 박대표는 “비교적 경제적 능력을 갖춘 ‘베이비부머’들이 퇴직을 하고, 건강에 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먹거리도 기호성에서 기능성으로 바뀔 것”이라며 “혈관 건강에 좋다는 캔털루프 멜론이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노동력과 경영비도 적게 들어간다. 멜론은 참외와 비교할 때 재배 기간이 짧다 보니 관리에 따른 경영비가 절감된다. 그동안 축적된 참외재배기술을 그대로 멜론 재배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박대표의 예측은 맞았다. 처음 멜론재배를 시작할 때 주변에서는 ‘성주지역에서 멜론재배는 어렵다’는 인식이 많았으나, 박 대표를 중심으로 한 캔털루프멜론 작목반이 재배에 성공하면서 높은 가격에 판매되자 많은 농가들이 도전하고 있다. ◆혈관 건강에 좋은 캔털루프멜론캔털루프 멜론은 프랑스 남부지역에서 주로 재배돼왔다. 껍질에 네트가 형성되어 있고, 녹색의 세로줄이 있다. 과육은 주황색으로 달콤한 향이 강하다. 이 향이 사향의 향기를 닮았다고 해서 ‘머스크향’이라고도 한다. 멜론은 생식용으로 먹거나 주스, 아이스크림, 스무디 등의 재료로 사용한다. 당질과 섬유질, 칼슘, 비타민, 미네랄 성분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최근에는 혈관 건강과 항암효과, 노화 방지, 면역력 향상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능성 건강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강력한 항산화 효과가 있는 베타카로틴도 주목을 받고 있다. 베타카로틴 성분은 활성산소의 발생을 억제하고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항산화 효소의 일종이다. ◆ 땅심은 농사의 기본농업은 토양을 기본으로 하는 산업이다. 모든 작물은 땅에 뿌리를 박고 영양분을 섭취하고 햇빛에 의한 광합성작용으로 영양소를 만든다. 물론 요즘을 수경재배방식이 있지만, 기본은 토양이다. 박대표는 “좋은 열매를 거두기 위한 기본은 땅심을 돋우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농한기 없이 연중 돌아가는 과채류 재배 시스템 속에서도 박대표가 5천㎡의 벼농사를 하는 것도 쌀 생산 목적보다는 볏짚생산 목적이 더 크다. 가을이 되면 부부는 볏짚을 절단기로 짧게 잘라 멜론밭에 뿌리고, 흙과 잘 섞이도록 로터리 작업을 해주는 등 ‘땅심 돋우기’ 작업에 열중한다. “땅의 힘은 무한하지만, 계속 뽑아 쓰기만 하다 보면 언젠가는 고갈될 것이라 미리 대비해주기 위함”이라는 것이 박대표의 주장이다. 부부의 이런 노력 덕분에 다른 멜론밭보다 참멜팜 농장은 유기질 함량이 풍부하다. 땅심이 높다는 의미다. 이뿐만이 아니다. 박대표는 주변에서 ‘미생물 전문가’로 통한다. 예전에 미생물배양기 제조회사에서 터득한 미생물제제 배양 기술이 유용하게 쓰인다. 유용 미생물군인 EM을 확대 배양해 토양에 뿌림으로써 전기전도도(EC, 화학비료 집적도)를 낮춰 토양을 건강하게 하는 과학적 영농방법을 적용한다. 미생물 확대 배양에는 천일염과 막걸리, 해조류 등 다양한 천연 재료를 활용한다. 이런 노력은 멜론의 품질향상으로 이어진다. 고품질이다 보니 높은 가격으로 팔리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이런 고품질을 바탕으로 요즘은 전량 직거래로 판매하지만, 계통출하를 하던 2011년에는 서울농산물시장에서 연중 최고 경매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신기술로 노동력 절감수작업이 많은 농업에서의 ‘노동력 절감’ 문제는 가장 절실하면서도 중요한 과제다. 농가마다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는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참외와 멜론재배에서 박대표가 도입한 신기술은 ‘순접붙이기’와 ‘지표심기’다.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편엽 합접’ 방식으로 접붙이기를 한다. 대목으로 쓰는 호박의 줄기를 자르고 그 위에 참외나 멜론의 떡잎이 붙은 접수를 잘라서 붙이는 방식이다. 그러나 박대표는 접수의 떡잎 윗부분의 줄기를 잘라 접을 붙이는 ‘순접붙이기’를 한다. 이 방법은 대목과 접수의 활착이 이루어진 이후, 일일이 떡잎을 제거해주는 노동력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모종의 ‘지표심기’도 획기적인 영농방법이다. 지표 심기는 흙에 구덩이를 파고 심지 않는다. 이랑에 비닐 멀칭을 하고 충분한 관수를 한 후, 비닐을 일자(一字)로 절단하고, 그 속에 모종을 밀어 넣고 손으로 꾹꾹 눌러주기만 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뿌리의 활착률을 높이고 몸통에서 발생하는 부정근의 발생을 좋게 해 뿌리를 튼튼하게 한다. 이것은 초기 당도를 증가시키는 효과도 있다. 무엇보다도 땅을 파고 묻는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노동력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신기술이다. 이 두 가지 영농기술은 박대표가 직접 개발한 것이다. ◆전량 직거래로 고소득 창출‘참멜팜’은 1만㎡의 하우스에서 생산하는 참외와 캔털루프 멜론을 전량 직거래로 판매한다. 공판장에는 한 상자도 내보내지 않는다. 이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는 사람이 많다. 직거래의 기본은 품질이지만, 이들 부부의 타고난 홍보와 마케팅 기법이 큰 몫을 한다. 현재 고정 고객이 5백여 명 이상이다. 10년 이상 인연을 이어온 고객도 상당수다. ‘참멜팜’이란 농장 이름을 지을 때도 멜론 한 상자를 상품으로 걸고 공모한 결과 탄생한 이름이다. 공모에는 33명의 고객이 참여했고, 참외와 멜론의 합성어인 ‘참멜팜’이 당선됐다.물론 상품으로 멜론 한 상자를 선물했고, 나머지 32명의 응모자에게도 참가상이란 이름으로 멜론 한 상자씩 보냈다. 이 덕분에 이들은 모두 고정고객으로 자리 잡았고, 홍보요원이 됐다. 이들 부부는 고객의 이름과 주소, 연락처가 적힌 택배 노트가 보물이다. 잠을 잘 때도 머리맡에 둔다. 참외 고객에게는 멜론을 하나씩 보너스 상품으로 보내기도 한다. 남들은 미처 생각하지도 않던 1990년부터 ‘인터넷 판매’를 시도했다. 이런 남다른 노력에다 고품질이 ‘전량 직거래’라는 기적을 만들어 냈다. ◆ 멜론재배의 최고 전문가가 꿈박대표는 캔털루프 멜론의 재배 전문가가 되는 것이 꿈이다. 규모의 확대를 통한 소득증대보다는, 고품질의 멜론을 생산해 ‘전국 최고의 멜론 전문가’가 되는 것이 목표다. 박대표는 “규모를 확대하면 소득은 늘어나겠지만, 이보다는 최고의 기술을 축적하고 그 기술을 귀농인이나 청년 창업농들에게 전수해 고소득을 올리도록 해 조기에 농촌에 정착하는 일을 돕고 싶다”는 뜻을 밝힌다. 이것이 개인의 성장보다는 ‘우리나라 농촌 전체를 살리는 일’이라는 일종의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끓임 없이 새로운 영농기술에 도전하는 이들 부부는 농사를 사랑하고, 천직으로 여기는 ‘참 영농인’의 모습이다. ▲농장명: 참멜팜▲농장주: 박진회·이애경 공동대표(2016 강소농)▲구입문의: 010-8854-5259, 010-4056-5259▲홈페이지: https://www.kumhak1.modoo.at▲소재지: 성주군 초전면 고산리 560▲이메일: kumhak1@naver.comt 글·사진 홍상철 대구일보 객원편집위원경북도농업기술원 강소농 민간전문위원 이홍섭 기자 hslee@idaegu.com

불우이웃돕기 무료공연 20년, 천사노래예술단

20여 년째 불우이웃돕기를 위한 자선공연을 펼치고 있는 천사예술단원들 모습. 회원들은 농부를 비롯해 전문음악인, 간호사, 회사원, 자영업, 배달원 등 다양한 직업인들이다.매월 첫째 주 일요일 오후 4시.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야외무대에서는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울려 퍼진다.불우이웃돕기 자선 공연을 펼치고 있는 천사노래예술단(단장 이태환) 단원들이 그 주인공이다.단원들은 통기타와 하모니카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른다. 공연은 통기타와 발라드, 팝송, 요들송, 트로트, 가곡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인다.노랫소리가 울려 퍼지자 길 가던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고 공연을 감상한다. 귀에 익숙한 곡들이라 함께 따라부르기도 하고, 손뼉을 치며 호응을 하기도 한다. 단원들의 불우이웃돕기 자선공연 활동에 화답이라도 하듯 시민들은 무대 양쪽에 마련해 놓은 작은 모금함에 정성을 표한다.천사노래예술단의 공연은 20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일엔 거리 모금공연 100회를 기록했다.황무지(54·경산시) 공동대표는 “예술단이 구성되기 전, 김진덕 공동대표와 같이한 거리공연까지 더하면 200회가 된다”고 밝혔다.천사노래예술단은 2009년 3월 ‘소키우는 농부가수 황무지’씨가 중심이 돼 뜻을 같이하는 회원들로 구성된 자선단체다.회원들은 농부를 비롯해 전문음악인, 간호사, 회사원, 자영업, 배달원 등 다양한 직업인이다. 뜻을 함께하는 이들이 예술단원으로 합류하면서 식구가 현재 20여 명으로 늘어났다.공연수익금은 전액 복지관과 청소년사랑방, 무료급식소 등 소외된 이웃에 물품(라면)으로 전달한다.황무지 공동대표는 “더 좋은 물품들을 드리고 싶지만, 모금액이 많지 않은 데다 여러 곳에 전달하다 보니 늘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앞으로 더 열심히 활동해서 더 많은 이웃에게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천사예술단 황무지 공동대표가 매주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무대에서 불우이웃돕기 자선공연을 펼치고 있다. 이홍섭 기자 hslee@idaegu.com

강소농(37)-칠곡 한오백꿀 농장

조선의 영조임금은 ‘연월일시(年月日時)’가 ‘갑을병정…’으로 시작하는 천간 중에서 모두가 갑(甲)인 특별한 사주(四柱)다. 흔히들 사갑(四甲)이라고도 하고, ‘봉황지격’이라고 하여 귀한 사주로 여겼다. 영조가 관상감(觀象監)의 관리를 불러 사주를 보게 하자, “제왕의 사주입니다”라고 답했다. 자신과 같은 사주를 가진 백성이 있는지 찾아보라고 명을 내렸다. 조선 팔도를 샅샅이 뒤져 강원도 산속에서 벌을 키우는 노인을 찾아 궁으로 데려왔다. 노인의 초라한 행색을 보고 “너는 나와 같은 사주로 태어났는데 어찌 이렇게 궁색한 모습으로 사는가?”하고 묻자, 노인은 “전하께서는 조선팔도, 360 고을에 있는 수많은 백성을 다스리시지만, 소인은 아들 8형제가 360통의 벌통에서 수많은 꿀벌을 키우고 있으니, 전하와 소인의 사주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영조가 흡족한 웃음을 지으며 큰상을 내리고 돌려보냈다. 영조 임금은 자신과 같은 ‘제왕의 사주’를 가졌다면, 혹시 역모를 꾀하지 않을까? 하는 의심 때문이었으나, 초라한 행색을 보고 의심을 거두었다. 비록 ‘제왕의 사주’를 가지지는 않았지만, 300여 통의 벌을 키우면서 자신의 작은 왕국을 가꾸어 나가는 강소농이 있다.칠곡군에서 ‘한오백벌꿀농장’을 운영하는 한오현(60)·박인숙(53) 부부다. 한 대표는 벌꿀과 화분, 프로폴리스, 로열젤리를 생산해 연간 6천여만 원의 소득을 올린다. ◆스포츠맨의 변신한 대표는 귀농 8년 차의 양봉인이다. 귀농하기 전 30년간은 스포츠맨으로 살았다. 선수와 지도자를 겸하면서 헬스장도 운영했다. 한 대표의 운동 실력은 대단하다. 국궁을 비롯해 검도, 합기도, 헬스트레이너 자격까지 갖췄다. 그러나 2011년부터 불기 시작한 자치단체와 기업들의 실업팀 해체 바람은 대구·경북도 예외는 아니었다. 실업팀 해체는 비인기 종목에 집중됐다. 국궁 선수 겸 지도자로 활동하던 한 대표도 갈 곳을 잃었다. 평생 운동 외 다른 일은 해보지 않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운동을 그만두고 전직을 한다는 걸 상상해 본 적이 없다. 그때 같이 운동을 하던 선배가 양봉을 권했다. 하지만 꿀벌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많은 망설임 끝에 꿀벌 10군(통)을 구입해 양봉을 시작했다. 이후 농민사관학교 양봉학과정을 수료하고, 많은 교육과 실습을 해 이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전문가로 변했다. 현재 300여 군을 키우고 있지만, 많을 때는 500군이 넘을 때도 있다. 이제는 각지에서 초청을 받는 양봉 전문 강사로도 활동한다. ◆자연을 닮은 순수한 꿀한 대표가 양봉하면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가장 순수한 꿀, 자연을 닮은 꿀을 만드는 것이다. 가장 자연스럽고 순수한 꿀을 생산하기 위한 노력은 유별나다. 아카시아 꿀이 멈추지 않고 들어오는 5월에도 자주 채밀을 하지 않는다. 봉방(벌집의 6각형 방)에 꿀이 가득 차더라도 벌들이 날개짓으로 수분을 증발시키고 완전히 밀봉한 후에야 채밀한다. 밀봉하기 전에 채밀하고, 수분을 증발시키는 농축작업을 하면 훨씬 생산량이 늘어나지만, 욕심을 내지 않는다. 벌들이 스스로 만드는 자연스러운 천연의 꿀을 얻기 위해서다. 이뿐만이 아니다. 소비자들은 어떤 꿀이 좋은 꿀인지 알 수가 없다. 한오백벌꿀은 판매하기 전에 양봉협회 양봉부산물연구소의 품질검사를 거친다. 한 드럼당 30만 원의 검사비용이 들어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소비자들이 믿고 좋은 꿀을 구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이런 노력 덕분에 유명 포털사이트에서 운영하는 스마트스토어에서도 MD들이 직접 검증을 거친 후에 등록시킨다는 ‘푸드 윈도’에 등록되어 있다. 한번 구입한 고객은 바로 단골이 되는 것은 이런 노력의 결과일 것이다. ◆매실 먹여 질병 예방다른 가축이나 농작물처럼 꿀벌도 피해 갈 수 없는 것이 병충해다. 믿기지 않지만, 벌들도 설사한다. 꿀벌들이 이동할 때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럴 때 꿀벌들이 설사하고 꿀벌들이 큰 피해를 입는다. 설사하는 꿀벌들에게는 매실 진액을 공급한다. 항생제 대신에 매실 진액을 공급해 설사를 막는다. 사람들이 배탈이 났을 때 민간요법으로 매실 진액을 마시는 것과 같은 원리다. 홍삼 원액을 공급할 때도 있지만, 값이 너무 비싸서 지금은 중단했다. ‘낭충봉아병’도 큰 피해를 준다. 한번 발병하면 애벌레들이 썩어버려 벌통 전체가 큰 피해를 입는다. 방제법은 항생제를 뿌리는 방법뿐이다. 어쩔 수 없이 최소량만 사용한다. 방제보다는 예방 위주로 적기에 사용해 사용량을 줄인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아직 각종 검사에서 항생제가 검출된 사례는 없다. 한오백벌꿀이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는 것은 이러한 한 대표의 노력 덕분이다. 친환경적인 사양관리와 철저한 품질관리가 고품질의 꿀로 평가받는 이유일 것이다. ◆ 양봉 성지 칠곡칠곡은 양봉의 성지와 같은 곳이다. 양봉업을 하는 농가에서는 칠곡 신동재에서 아카시아꿀 채취에 실패하면, 그해 양봉은 실패했다고 한다. 신동재 일원에 100만 평 규모의 아카시아 군락지가 있기 때문이다. 5월이 되면 신동재 일원에는 전국의 양봉 농가들이 몰려든다. 꽃보다 꿀벌이 많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지금은 많이 바뀌었지만, 양봉하는 농가에서는 제주도에서 유채꿀을 채취하면서 벌을 증식하고, 신동재에서 아카시아 꿀을 채취한 후, 파주나 철원 등지로 이동해 2차로 아카시아 꿀을 채취하는 과정을 거친다. 칠곡의 신동재는 ‘양봉의 성지’라고 할 만큼 양봉 농가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매년 아카시아 벌꿀 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5월4일과 5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열린다. 2008년에는 칠곡군 일원이 ‘양봉 특구’로 지정됐다. ◆ 양봉 종합체험농장으로 전환한 대표의 꿈은 양봉 종합체험장을 만들고 6차산업화로 나가는 것이다. 지난 8년간의 노력으로 양봉기술을 충분히 다졌다고 자부하지만, 자연 의존도가 너무 높은 1차산업형 양봉으로는 안정적 소득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생각에서다. 언제 어떤 예상치 못한 자연환경의 변화가 올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로 꽃들이 위도와 고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동시에 개화하는 현상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환경변화에 대응해 6차산업으로 나가는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일차적으로 꿀과 밀랍을 활용한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해 체험농장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후에는 앞쪽에 있는 저수지와 논을 활용해 캠핑장을 만들고, 눈썰매장과 물놀이장도 구상 중이다. 이런 계획들이 마무리되면, 휴식과 체험을 겸한 종합체험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자연 의존형 양봉에서 6차산업형 농장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농장명: 한오백벌꿀▲농장주: 한오현·박인숙 (2014 강소농)▲문의: 010-8592-9001, 054-977-9004▲블로그: https://blog.naver.com/500zotmf▲소재지: 칠곡군 지천면 신리 472▲이메일: 500zotmf@naver.com 글·사진 홍상철 대구일보 객원편집위원경북도농업기술원 강소농 민간전문위원팜라이터 ilsok@korea.kr 이홍섭 기자 hslee@idaegu.com

화촉

▲김홍환·정금남씨 장남 도학군, 임경성(대구일보 부국장·청송담당)·황임옥씨 장녀 혜진양=21일(일) 오후 1시 대명리조트 청송 그랜드볼룸 이홍섭 기자 hslee@idaegu.com

강소농(36)-예천 육묘장 ‘ 될성부른 모종을 키우는 강소농’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속담이 있다. 어릴 적 모습을 보면 앞날을 예측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말은 사람은 물론 식물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싹수가 노랗다’는 말은 그 반대를 의미한다. 2012년에 제정된 종자산업법에는 ‘종자와 묘의 생산·보증 및 유통, 종자산업의 육성 및 지원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종자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고 농업 및 임업 생산의 안정에 이바지하기위해 5년마다 ‘종자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종합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종자에 관해 정부에서 법까지 제정해 관리하는 것은, 그만큼 종자산업의 중요성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귀농 후 육묘사업에 뛰어든 청년 강소농 부부가 있다. ‘예천육묘장’을 운영하는 조상전(39) 대표와 남편 성종규(39)씨가 그 주인공이다. 조 대표는 예천읍 석정리에서 비닐하우스 6동 (3천300㎡)의 육묘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6천여만 원의 소득을 올렸다. ◆전업주부의 ‘겁 없는 도전’조 대표는 전형적인 전업주부였다. 다만 남편이 농약 관련 업종에서 일하고 있어 농사가 전혀 낯설지는 않았을 뿐이다. 전업주부의 농사에 대한 겁없는 도전은 우연히 시작됐다. 집에서 다육식물을 즐겨키우던 아내에게 남편 성씨가 “다육이를 잘 키우는데, 새싹도 한번 키워보는 것은 어때?” 라고 별뜻없이 슬쩍 던진 말 한마디가 전업주부를 육묘전문가로 변신시키는 계기가 됐다. 남편 성씨는 채소 묘종을 키우는 ‘육묘’를 이야기했으나, 아내는 집에서 ‘새싹’을 화초처럼 키우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이후 부부는 ‘새싹’과 ‘육묘’에 대해 이야기 하다가 “사업적 가치가 충분하다”는 의견일치를 보았다. 마침내 조 대표는 2017년 문경에서 남편의 직장이 있는 예천으로 거주지를 옮긴 후, 곧장 귀농을 하고 육묘사업에 도전했다. 농사경험이 전무한 전업주부 조 대표가 겁 없이 육묘사업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남편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막상 시작하고 보니, 다행히 꽃 키우던 취미와 비슷해 적성과도 맞았다. 귀농 첫해에 고추 8만 그루를 파종해 4만 그루만을 건지는 실패를 맛보았다. 하지만, 부부는 ‘절반의 성공’이었다고 안도했다. 낙담하기 보다는 오히려 농사에 대한 의욕과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현재는 6동의 하우스에서 고추를 비롯한 20여 종의 모종을 키우고 있다. 재배는 주로 조 대표가 맡고 있지만, 농약 전문가인 남편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는다. ◆연중 쉴 틈 없는 순환 육묘장육묘사업은 다양한 종목의 순환 육묘를 하기 때문에 컨베이어벨트처럼 연중 돌아가 쉴 틈이 없다. 겨울에 시작해서 겨울에 마치는 농사다. 1월에서 5월까지는 고추와 호박, 쌈 채소, 땅콩 등 여름작물의 모종을 키운다. 4~6월에는 참깨 모종을 키우고, 8~9월에는 배추, 9~11월에는 양파 모종을 키운다. 혹서기인 7월에는 특별히 주문받은 모종이 없으면 쉰다. 겨울철 양파 모종이 끝나면, 이듬해 고추 모종을 파종할 때까지 약 보름간의 여유 기간이 생긴다. 연중 황금 같은 휴식기다. 이때는 주로 가족여행을 간다. 일 년간 열심히 일한 가족에게 주어지는 휴식이고, 방학 기간에 일손을 도운 자녀들에게 주는 보상이다. 육묘사업은 파종과 관리에 일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기 때문에 전 가족이 힘을 모아야 하는 힘든 일이다. 그러나 파종에서 판매까지의 기간이 짧아, 자금 회전력이 높은 장점이 있다. 월급처럼 매월 소득이 발생하는 농업이기도 하다. ◆청결과 소독이 생명‘한번 검으면 희기 어렵다’는 속담이 있다. 흰 천에 한 번 검은 물이 들면, 아무리 빨아도 다시 희어지기 힘들다는 뜻이다.정신적이든 물질적이든 한번 나쁜 것이 물들면 깨끗이 고치기가 쉽지 않음을 교훈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식물도 마찬가지다. 조 대표가 육묘사업을 하면서 가장 많이 신경을 쓰고 있는 분야가 병해충의 감염을 차단하는 것이다. 모종은 한번 병해충에 감염되면, 성장 과정은 물론 농작물의 수확기까지 큰 피해를 본다. 심하면 다음 해 농사에도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감염원의 사전 차단을 위해 병해충의 접근을 원천적으로 봉쇄한다. 그래서 모든 하우스마다 입구에 소독조를 설치하고, 출입 시 신발에 대한 소독을 무조건 한다. 가족은 물론 견학오는 사람도 의무적으로 소독을 해야만 출입이 된다. 조 대표는 다른 농장을 다녀온 경우, 아무리 바빠도 집에서 옷을 완전히 갈아입고 농장으로 향한다. 건강하고 튼튼한 모종은 재배과정도 중요하지만, 병충해 감염이 없는 ‘무병 모’ 생산이 중요하고, 예방이 치료보다는 훨씬 쉽기 때문이다. ◆특별한 고객들육묘는 다른 농사와 달리, 한 해 농사의 시작부터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 육묘는 대부분 계약재배를 하기 때문에 특별한 고객을 많이 만나게 된다. 지난해에는 영양의 토종고추 씨 200알을 가져와 육묘를 주문한 고객이 있었다. “몹시 어렵게 구한 귀한 씨앗이라 전부 살릴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신신당부 했다. 어떤 농가에서는 청양고추보다 40배나 매운맛이 나는 멕시코 고추라면서 씨앗 10알을 가져오기도 했다. 워낙 매운맛이 강하기 때문에 “잎도 만지지 말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 매운 고추는 근처에만 가도 매운맛을 느낄 정도였다. 매운맛이 너무 강해 장갑을 두 켤레나 끼고 모든 작업과정한 이색 경험도 있다. 다문화 가정에서는 자기 나라 식물의 낯선씨앗을 가져오기도 한다. “고국의 향수를 느낄 수 있게 집에서 키우고 싶다”며 “혹시나 집에서 싹을 내다가 실패할까 봐 겁이 나서 가져왔다”고 부탁하는 사례도 있다. 이런 특별한 고객의 특별한 주문이 들어오면, 한층 더 정성들여 키운다. 나름대로 사연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명찰을 단 모종판육묘는 언뜻 보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부담이 큰 농사다. 주문받은 모종을 제때에 튼튼하게 키워서 보내주지 않으면, 남의 일 년 농사를 망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육묘기간 뿐만 아니라, 본 포(밭)에 정식을 하고 수확할 때지 긴장해야 한다. 해당 작물의 수확이 완료돼야 마음을 놓는다. 같은 작목이라도 수많은 품종이 있다. 한순간이라도 소홀히 하면, 주문한 종자가 아닌 엉뚱한 품종이 파종될 수도 있다. 파종 이후에는 확인할 방법도 없다. 그래서 조 대표는 6동의 하우스에 작목별, 품종별로 구획을 지어서 육묘한다. 특히 모든 모종판에는 파종 일자와 작목, 품종, 주문자, 생산자, 육묘업등록번호가 인쇄된 라벨을 부착한다. 일일이 라벨을 붙이는 작업은 번거롭고 손이 많이 가지만, 철저한 관리와 고객들에게 신뢰감을 심어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문 농가에서도 자기 이름이 부착된 모종판을 보면 훨씬 신뢰감을 가진다. ◆첫해 농사, 절반의 실패2017년 첫해 농사에서 고추씨 8만 알을 파종했으나 4만 알만 싹이 텄다. 비율적으로는 50%가 발아를 했으니 단순한 숫자만 보면 절반의 성공이었다. 그러나 내막을 자세히 보면 실패한 농사다. 발아율이 50%라고는 하지만, 많은 모종판이 듬성듬성 비어있어 상품 가치가 없는 상품이었다. 누가 모종 판에 듬성듬성하게 자란 묘종을 사겠는가. 발아율이 떨어진 모종판은 모두 폐기했다. 돈으로 환산하면 일천만 원이 넘는다. 그러나 조 대표는 “첫해 농사로는 성공작”이라고 말한다. 언제나 실패를 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좋은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다.예천군농업기술센터에 의뢰해 실패 원인을 찾아낸 것만으로도 만족했다. 좋은 공부를 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농가로부터 강한 항의도 받았다. 분명히 맵지 않은 고추를 주문했는데, 매운 고추가 달렸다는 것이었다. 원인을 파악하니 유례없는 폭염으로 매운맛이 나는 ‘캡사이신’ 농도가 증가한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고, 이후 비가 오면서 매운맛이 없어지는 웃지 못할 일도 생겼다. ◆첨단시설의 육묘장과 체험농장육묘업은 기후와 하우스 시설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 농사다. 지금의 단동하우스는 병해충의 확산을 막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일손이 많이 가는 단점도 있다.앞으로 기술력이 축적되고 자금확보 여력이 생기면, 시설확장과 함께 자동화 시설을 갖춘 스마트팜 농장을 만들 계획이다. 날씨의 영향을 최대한 적게 받기 위해 LED 조명을 활용하는 육묘법을 준비 중이다. 첨단자동화시설을 갖춘 연동 하우스 시설이 준비되면, 한층 더 건강한 묘종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농장 홍보를 위해 유휴 농지를 활용하여 고구마와 감자 등의 수확체험과 가정에서 손쉽게 키울 수 있는 작물을 활용한 새싹 모종 체험도 추진할 계획이다. ▲농장명: 예천육묘장▲농장주: 조상전. 성종규 (2017 강소농)▲구입문의: 010-4506-8910▲블로그: https://blog.naver.com/csjbhk▲소재지: 예천군 예천읍 석정리 305-1▲이메일: csjbhk@naver.com 글·사진 홍상철 대구일보 객원편집위원경북도농업기술원 강소농 민간전문위원팜라이터 ilsok@korea.kr 이홍섭 기자 hslee@idaegu.com

강소농 현장을 가다(35)-상주 명주이야기

색깔의 마술사 명주이야기가장 자연스러운 색을 담아내는 천연염색 ‘쪽’금의환향처럼 비단옷은 명예와 부의 상징하는 품격 있는 옷남편은 천연염색을 하고 부인은 명주한복을 만든다.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색깔이 있다. 천연의 색도 있고 인공의 색도 있다. 광전식 분광 광도계라는 기계를 사용해 구분할 수 있는 색의 종류는 약 400만 가지 정도라고 한다. 색깔의 세상이라고 할 만하다. 이 많은 색 중에서 가장 자연과 닮은 색으로 ‘쪽빛’을 꼽는다. 하늘빛을 닮은 푸른색깔이다.‘쪽빛’은 ‘쪽’이라는 식물에서 추출한 천연염료로 염색을 하면 얻을 수 있는 색이다. 산업화에 밀리고, 염색과정이 어려워 이제는 흔히 보기 힘든 색이다. 상주에서 ‘쪽’을 재배하고, ‘쪽염색’을 하는 강소농 부부가 있다. 전광채(57) 대표는 ‘명주이야기’를 운영하고, 부인인 김영미(53) 대표는 ‘함창명주’를 운영하는 비단전문 부부다. ‘명주이야기’ 농장에는 1천㎡의 밭에 ‘쪽’을 재배한다. 그 쪽물로 명주를 염색해 한복을 만들고, 규방공예와 한복자수, 스카프 같은 생활용품을 만들어 연간 1억5천만 원의 소득을 올리는 알짜배기 강소농이다. ◆36세에 ‘명주’를 만나다.전 대표는 고령이 고향이다. 학교를 졸업하고는 줄곧 대구에서 살았다. 36살이던 1996년에 상주 함창에 들렀다가 운명처럼 명주(비단)로 만든 ‘수의’를 만났다. ‘명주 수의’는 옷감 중에서는 최고인 명주로 만든 마지막 옷이다. 이승에서 못다한 부귀영화를 저승에서나마 누리게 하는 후손의 마지막 예우로 명주 수의를 선호한다는 말에 공감했다.수의는 맨몸으로 이 세상에 왔다가 비단옷을 입고 저세상으로 돌아가는 ‘금의환향’ 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복자수를 전공한 부인과 뜻이 맞아 상주 함창에 눌러 앉았다. 그길로 함창에서 전통수의업을 하는 ‘영광의류제복사’라는 업체에 들어가 일을 배웠다. 월급도 거의 없는 견습생이었다. IMF시절이라 수의업도 불황속에서 허덕이고 있었다. 불황을 타개할 방안을 찾던 중 ‘지금은 라디오시대’라는 방송에 사연을 보냈다. ‘윤달에 수의를 마련하면 좋다’는 사연과 함창명주의 우수성을 자랑하는 내용이 전파를 타면서 대박이 났다. 방송이 나간 후 전국에서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주문이 쏟아졌다. 한동안 호황세가 계속됐다. 그런 모습을 유심히 지켜본 사장이 전 대표에게 “사업을 물려받으라”고 권했다. 2000년에 ‘영광의류제복사’를 물려받았다. 20년 째 ‘함창명주와 명주이야기’이라는 두 가지 이름으로 쪽염색을 하면서 한복과 생활한복, 규방공예품 등을 만들고 있다. ◆6남매 다둥이가족전 대표는 딸 다섯에 아들 하나를 둔 다둥이 아빠다. 여섯자녀를 키우는 과정이 힘들고 어려웠지만, 지금은 자녀가 많은 것이 오히려 행복하다. 넉넉지 않은 살림에 많은 식구가 살다보니, 항상 부족한 것이 많았다. 옷은 한번 사면 아래로 물려가면서 입었다. 예쁜 옷은 임자가 없다. 먼저 입는 사람이 임자다. 사정이 이러니 아침마다 옷 쟁탈전이 벌어진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언니는 동생의 과외교사다. 좁은 집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것이 힘은 들지만, 그만큼 가족의 정이 깊어지고 자녀들의 사회성도 늘어난다. 올해 29살의 큰딸은 서울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한다. 20살의 넷째는 올해 부산에 있는 유명대학에 진학했다. 딸 넷은 서울 대전 구미 부산 등 전국에 흩어져 산다. 집에는 부부와 아직 학교에 다니는 자녀 둘이 함께 생활한다. 예전에 아이들이 한창 자랄 때 이웃에서 저 많은 아이들을 어떻게 키우느냐고 걱정을 했지만, 모두 건강하게 자랐고, 제 몫의 일을 하고 있다. 특히 주말에 6남매가 한자리에 모이면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자녀들이 모두 출가를 하고 가족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조금 더 큰집을 지어야하는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요즘 전 대표는 “제가 이래뵈도 애국자 아닙니까? 아이를 여섯이나 낳았으니까요”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최고의 명품 함창명주전국에서 유명한 명주 주산지는 진주와 공주, 상주 함창 등 3곳이다.‘진주명주’는 현대식 직조기를 이용해 생산하는 22인치 중폭명주다. ‘유구명주’로 알려진 공주명주도 44인치의 광폭명주로 주로 옷을 만들 때 안감으로 사용한다. 반면에 함창명주는 15인치의 소폭명주를 전통방식으로 생산한다. 고급 한복을 만들 때는 주로 함창명주를 이용한다. 화려하지 않아도 돋보인다는 것이 함창명주에 대한 세간의 평이다. 그래서 함창명주는 자수는 물론 금박이나 은박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명주는 너무나 귀하기 때문에 차광이 되는 장롱 속에다 보관한다. 명주는 세상에서 가장 긴 실이다. 누에고치에서 풀어낸 명주실은 한 가닥에 대략 1천300m에 이른다. 1m 남짓한 삼베와 비교하면, 그 길이가 가늠이 된다. 목화로 만든 면은 7cm 정도다. 이렇다보니 명주실은 직조과정에 삼베나 목화처럼 실을 이어붙일 필요가 없다. 긴 섬유를 여러 가닥의 실로 꼬아서 만들기 때문에 이불이나 옷에서 먼지가 발생하지 않고, 민감한 피부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아토피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명주옷을 찾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상주시에서는 아기가 태어나면 생애 최초의 선물로 ‘명주 배냇저고리’를 선물한다. 출산장려시책의 일환이면서 보드라운 아기피부를 생각하는 상주시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 쉽고도 힘든 쪽 염색천연염색인 ‘쪽’염색은 쉽고도 어려운 이중성이 있다. 염색의 원료인 쪽은 재배가 쉽다. 3월에 파종을 하고, 4월에 밭에다 옮겨 심는다. 가장 더운 7월에 첫 수확을 하여 3번까지 수확한다. 수확한 쪽을 3일 동안 물에 넣고 불리면 염료성분이 녹아난다. 여기에 공기와 석회를 넣어서 흡착을 시키면 진흙처럼 된다. 이걸 ‘니람(앙금)’이라고 하는데 쪽면염의 원료다. 문제는 염색과정이다. 니람을 물로 희석하고 7일 정도의 환원과정을 거친다. 쪽물 속에 남아 있는 용존산소를 제거하는 것이다. 완전한 환원이 일어나면, 명주 천을 넣고 원하는 색깔이 나올 때까지 3~4회 정도 염색을 반복하고 다시 산화발색을 시킨다. 마지막으로 물로 세척해 알카리성분을 완전히 제거하면, 견뢰도(염색물의 빛깔이 외부의 여러 조건에 대해 견디는 저항성)가 높아져 탈색이 되지 않는다. 쪽염색이 어렵다는 것은 니람의 환원과 산화발색 과정이 까다로워 원하는 색깔을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말이다. ◆ 2월은 전화위복의 달요즘은 명주한복이 인기다. 경제적으로 안정된 5~60대가 주요 고객이다. 주로 자녀의 결혼과 관련한 상견례와 결혼예복으로 많이 입는다. 상견례에는 생활한복을, 결혼식에는 전통한복을 입는다. 결혼식이 많은 봄과 가을이 되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윤달이 되면 수의를 장만해 두려는 가정이 늘어나 호황을 이룬다. 그러나 음력2월이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2월은 바람달이라고 한다. 2월에 결혼을 하면 그 바람 때문에 결혼생활에 파탄이 온다는 속설이 있다. 그래서인지 2월 결혼은 가급적 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5년 전쯤 어느 해 2월에는 보름 동안 손님이 단 한명도 없었던 적이 있었다. 전 대표는 그때 “이렇게 해서 먹고 살기나 하겠는가?” 하는 고민을 하다가 농사를 짓게 되었다. 이런 배경으로 쪽 농사를 시작했다. 농촌기술센터와 기술원에서 많은 교육도 받았다. 그 교육이 사업에도 도움이 돼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었다. 처음에는 원단과 수의 판매로 시작해 이제는 천염염색과 원단가공, 생활한복까지 사업을 확대하게 된 것이다. ◆두 가지의 꿈전 대표의 꿈은 두 가지다. 쪽 염색에 전념해 천연염색의 명인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염색기술을 쌓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술을 6남매 중에서 어느 하나에게 전수시켜 쪽 염색의 명문가로 대를 이어가게 하는 것이다. 다행히 디자인을 전공하고, 현재 서울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큰딸이 뒤를 잇겠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또다른 꿈은 조금 유별스럽다. 지역풍물단에서 상쇠를 하는 전 대표는 동부민요를 배워 상주지역의 문화유산과 연계시켜 계승.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동부민요는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의 동쪽인 경상도와 강원도, 함경도 지방에서 부르는 민요를 말한다. 동부민요 명창 박수관 선생으로부터 동부민요를 전수받은 김범영 선생을 스승으로 모시고, 전 대표를 비롯한 20명의 회원들이 매주 1회씩 소리공부를 하고 있다. 김 범영 전수자는 2015년 대한민국 동부민요전국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실력파 소리꾼이다. 전 대표도 지금은 각종 지역문화행사에 초청받을 정도로 실력을 갖춘 소리꾼이됐다. 고객들 앞에서도 민요를 자주 부른다. 염색이든 민요든 무슨 일이든지 열심히 노력하는 전대표의 열정을 볼 때 그 꿈은 이루어 질 것으로 기대한다. ▲농장명: 명주이야기▲농장주: 전광채. 김영미 (2014 강소농)▲구입문의: 010-7245-4064, 054-541-7777▲홈페이지: http://www.silkro.co.kr/▲소재지: 상주시 함창읍 무운로 1633(명주테마파크 내)▲이메일: omegajun7@naver.com 글·사진 홍상철 대구일보 객원편집위원경북도농업기술원 강소농 민간전문위원팜라이터 ilsok@korea.kr 이홍섭 기자 hslee@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