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이제 전략적으로 접근하자

홍석봉 논설위원부산시장 보궐 선거를 위해 여당이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라는 전가의 보도를 꺼냈다. 대구·경북·부산·경남·울산 5개 시도가 합의하고 해외 전문기관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정, 정부가 결정한 김해 신공항을 백지화했다.이후 가덕도 신공항은 일사천리다.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첫 삽을 뜨고 대못을 박으려는 속셈이다. 국민의힘 부산지역 국회의원들이 부산 가덕도 신공항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포함한 특별법을 발의했다. 뒤이어 더불어민주당도 비슷한 내용의 특별법을 발의했다. 연결 철도 및 도로도 국가가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대구·경북은 부·울·경과 합의로 결정한 김해 신공항의 백지화에 극렬 반대하고 있다. 절차의 정당성과 김해 신공항 검증위의 발표 내용을 자의로 해석, 김해 신공항을 백지화로 몰아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힘이 부치는 모양새다.앞서 김해 신공항 검증위는 ‘김해 신공항은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라는 이현령비현령 식의 결과를 내놓았다. 이 말이 나오기가 바쁘게 민주당은 ‘얼씨구나’하고 춤을 추었다. 이낙연 대표는 “부·울·경 시·도민의 오랜 염원인 가덕도 신공항 가능성이 열렸다”며 환영했다.-TK 4대 관문공항, 전략적 선택 해야백지화의 부당성이 제기되는 등 논란에 휩싸이자 김수삼 검증위원장은 “과학적, 기술적 측면에서 김해 신공항 공정성을 검토한 것을 가덕도 등 특정 공항과 연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 발 뺐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정부는 아직 신공항에 대해 가타부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섣불리 한쪽 손을 들어주었다가는 뒤치다꺼리를 감당하지 못할 수 있다. 국토부는 그동안 수차례 김해 신공항 추진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밀고 있고 여당이 뒤를 받치는 상황에서 ‘가덕도는 안 된다’고 선을 긋기가 어려울 것 같다.대구·경북은 김해 신공항 백지화 무효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속수무책이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에 걸림돌이 된다며 국책사업을 뒤엎은 정부 여당을 집중 성토하고 있지만 부·울·경이 한통속이 돼 움직이면서 그다지 힘을 못 쓰고 있다. 자칫 소리 없는 메아리에 그칠 공산이 없지 않다.지역 일각에서 밀양 신공항을 재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후보지 평가 당시 가덕도 보다 점수가 높았던 밀양을 택하자는 것이다. 가덕도 신공항이 현실화될 경우 대구·경북 통합신공항도 원점 재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대구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쪽에서 적극적이다. K2 군 공항은 기존의 예천공항으로 옮기고 접근성이 좋은 대구공항을 살려 거점공항화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 안은 현재 이전 대상지를 확정, 2028년까지 이전키로 한 마당에 현실성이 없다. 진도가 너무 나갔다. 새로 방향을 틀기는 어렵다.-김해 신공항 뒤엎은 여당, 선거 통해 심판을가덕도 신공항을 인정하는 대신 ‘기부 대 양여’ 사업인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을 국비로 추진하자는 주장이 관심을 끌고 있다. 어차피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막기는 어려울 것 아니냐는 현실적인 판단에서다.민주당은 특별법까지 만들며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고 있지만, 부산·경남의 정당 지지율은 제자리걸음이다. 해묵은 가덕도 신공항 이슈의 피로감과 현 정부의 추진 의지를 불신한 탓이다. 결국 여당은 가덕도로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대신에 여당은 국민 신뢰를 저버리고 국책사업을 하루아침에 뒤집어버렸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결국 제 발등을 찍은 격이다. 그렇다고 해서 정부 여당이 다시 가덕도 신공항을 거둬들일 리는 만무하다.이제 대구·경북은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 홍준표 의원의 4대 관문공항 추진으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힘을 받을 수 있다. 홍 의원은 “국가 4대 관문공항 건설로 지역 균형 발전의 토대를 마련해야 하며 이를 위해 대구, 부산, 광주 신공항 관련 특별법의 동시 일괄 처리가 시급하다”고 했다.공항은 국가 100년을 좌우하는 사업이다. 신공항에 대구·경북의 미래가 달렸다. 계산된,치밀한 접근이 필요하다. 정책을 뒤집어엎은 정부 여당은 표로 심판하면 될 일이다.

코로나 3차 유행, 지역 확산 막아야

코로나19 확산세가 무섭다. 감염자가 폭증, 방역망 붕괴가 우려된다. 3차 유행이 시작됐다. 26일 신규 확진자 수는 583명으로 전날(382명)보다 무려 201명 늘었다. 지난 3월6일(518명) 이후 9개월 만에 다시 500명을 넘어 섰다.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던 대구·경북에도 확산이 걱정된다.26일 0시 현재 경북은 2명, 대구 1명이다. 대구와 경북은 한 달째 산발적인 감염이 이어지면서 하루 평균 대구 2.5명, 경북 3.3명꼴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대구·경북은 그나마 타지역에 비해 적게 발생, 방역에 부하가 걸릴 걱정은 덜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확산세가 워낙 심각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지금 추세라면 12월 초까지 하루 확진자가 400∼600명씩 나올 수 있다고 예측, 우려된다.특히 이번 ‘3차 유행’ 규모가 지난 8, 9월 수도권의 ‘2차 유행’을 뛰어넘는 수준이라 자칫 지난 2, 3월 신천지 대구교회 발 1차 대유행 수준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수도권의 감염 폭발이 지역사회로 이어져 급속 확산되는 추세라 감염 고리 차단 등 대응책이 요구된다. 동시다발적 감염 폭발은 당국의 역학조사를 불가능하게 할 수도 있다. 활동량이 많아 상대적으로 전파의 위험이 높은 20~30대 확진자도 갈수록 늘고 있다. 완치 후 다른 유형의 코로나에 재감염되는 사례까지 보고돼 공포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특히 지역의 경우 대구의 ‘마스크 쓰GO 캠페인’ 등 시민들의 협조와 호응이 그나마 감염자 발생 최저 수준을 유지하며 선전하는 바탕이 되고 있으나 언제 무너질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현재의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를 2단계로 높이는 등 선제적 대응도 해야 한다.또한 수능시험(12월3일)을 코앞에 남겨둔 상태에서 수험생 감염이 걱정이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외부인은 물론 가족 간의 접촉도 최소화하는 등 불의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험 당일까지 조심해야 한다.방역 당국은 혹여 지역에서의 집단 발생에 대비, 중환자실과 생활치료센터 확보 등 예방 조치도 마련해야 한다. 시민들은 불요불급한 모임 및 행사는 취소 또는 연기하고 자제하도록 해야 한다. 방심이 재앙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중시, 개개인의 방역 지침 준수도 절실하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 고통스럽지만 백신과 치료제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그것만이 유일한 생명줄임을 다시 한번 명심해야 한다.

사설-400년 유림 갈등 해결 …지역 이끌 계기되길

400년을 끌어오던 영남 유림의 위패 서열 갈등이 마침내 종지부를 찍었다. 케케묵은 자존심 싸움을 끝내고 지역 유림의 화합했다.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후손들이 갈등의 단초가 됐던 서애 유성룡과 학봉 김성일의 서열을 정리하고 화해의 손을 맞잡은 것이다. 오랜 유림의 지역 갈등이 치유됨으로써 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경북도는 지난 20일 안동시 도산면 서부리 국학진흥원에서 호계서원(虎溪書院) 복설 고유제를 열었다. 이날 고유제에서는 퇴계 이황을 중심으로 서애 류성룡의 위패를 좌 배향, 학봉 김성일과 대산 이상정의 위패를 우 배향에 함께 모셨다.병호시비는 1620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다툼을 벌이며 지속됐으나 이날 행사로 영남 유림의 학맥 간 오랜 갈등을 비로소 봉합했다. 병호시비는 지역 유림의 해묵은 숙제였다.병호시비란 1620년 퇴계 선생을 모신 여강서원(뒤에 호계서원으로 개칭)에 선생의 제자인 학봉 김성일과 서애 류성룡을 배향하는 과정에서 누구의 위패를 상석인 퇴계의 좌측에 둘 것이냐를 두고 시작된 논쟁이다.당시 벼슬의 높낮이로 정하기로 해 영의정을 지낸 서애가 좌 배향이 됐다. 학봉의 후진들은 스승이 서애보다 4살 더 많고 학식도 뛰어나다며 반발했으나 세력이 약해 따라야 했다.1805년 또다시 서애와 학봉 간 서열 문제가 불거졌다. 1812년 3차 논쟁이 벌어지자 서애 제자들은 호계서원과 결별, 병산서원(屛山書院)에 위패를 봉안했다. 이후 안동 유림은 학봉(호계서원)과 서애(병산서원)파로 갈라졌다. 이를 병호시비라 칭했다.400년 논쟁은 2013년 퇴계를 중심으로 좌측에 서애, 우측에는 학봉과 대산의 위패를 함께 모시는 것으로 양 유림이 합의, 마침내 종지부를 찍었다. 이에 호계서원을 이전, 복원하면서 유림의 서열 싸움을 끝내게 된 것이다.영남의 대표적인 양 학맥의 후진들이 선배들의 자존심 싸움을 끝낸 것이다. 요즘 사람들이 보기엔 별것 아닌 일 갖고 그만큼 오래 다퉜냐고 하겠지만 당시 명분을 중시하던 학자들 간에는 서로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자존심이 걸린 문제였다. 이젠 시대가 변해 서열 다툼의 의미는 없어졌다. 조선시대 당파싸움과는 결을 달리하지만 지역에서 양대 학맥 간 갈등은 적잖은 후유증도 가져왔다.병호시비의 종식은 갈등을 빚던 영남 유림의 양대 학맥이 화해를 통해 이뤄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화합, 존중, 상생의 새 시대를 열어가는 경북 정신문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상생과 화해의 정신이 지역에 두루 미치길 바란다.

정치에 놀아나는 정부…이대론 안 된다

김해 신공항이 사실상 백지화됐다. 여권은 기다렸다는 듯이 곧바로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김해 신공항 검증위는 김해 신공항이 문제는 없지만 안 된다는 이상한 결론을 내렸다. 결론을 미리 내놓고 꿰맞추기 한 것이라고 밖에는 할 수 없다. 검증위는 문재인 정부와 부산 정치권이 원하는 맞춤형 답안을 내놓았다. 동남권 관문 공항으로서 최소한의 기본 요건은 갖췄지만 미래 확장성 때문에 재검토해야 한다는 앞뒤가 맞지 않는 결론을 내렸다. 앞서 부산·울산·경남의 자체 검증단에서 제시한 내용과 같다.이러한 결정은 국가 정책의 안정성을 해치고 신뢰도를 추락시키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총무도 “김해 신공항 백지화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판박이”라고 했다. 국책사업을 필요에 따라 제멋대로 바꾸는 문재인 정부다. 월성 원전 1호기도 문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경제성 평가가 뒤바뀌어 폐쇄 결정이 났다.김해 신공항 백지화 과정도 꼭 닮았다. 오거돈 전 시장의 가덕도 신공항 선거 공약이 도화선이 됐다. 이후 문 대통령이 지난해 2월 신공항 재검토를 시사 등 일사천리로 진행됐다.재검증과 원하는 답을 얻었다.정부 여당이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김해 신공항 백지화 결론을 내려놓고 짜 맞추기식 결론을 내렸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는 배경이다.김해 신공항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면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5개 지자체장이 모여 토론하는 것이 순리다. 한데도 이를 외면한 채 덜컥 ‘김해 신공항 불가’라고 발표했다. 가덕도라는 답을 정해놓고 일을 하다 보니 원칙과 절차도 모두 무시될 수밖에 없었다.여권은 가덕도 신공항 추진 용역비를 내년 예산에 이미 반영한 터이다. 검증결과가 발표되자말자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손발이 척척 맞는다.대구·경북의 민심은 펄펄 끓고 있다. 국민과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뭉개버리는 정부 여당에 분개하고 있다. 대구·경북이 추진하고 있는 통합신공항에도 영향이 미친다. 이참에 밀양신공항을 원점에서 재추진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의 거취도 불투명해진다.정치가 이렇게 만들었다. 원칙도 내팽개쳤다. 부산시장 선거용 선심 정책이 돼버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신공항 정책의 혼선을 초래하고 국론을 분열시킨 책임을 져야 한다. 국가의 미래 사업이 정권에 따라 흔들려서는 국가 미래를 담보하지 못한다. 이렇게 원칙도 없이 국책사업이 왔다 갔다 해서야 나라라고 할 수 있겠나. 어느 순간 우리나라는 정치가 만사가 됐다. 이제 선거를 통해 심판하는 일만 남았다.

김해신공항, 결정된 국책사업까지 뒤엎나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렸다는 것인가. 정부가 김해 신공항 확장안을 뒤집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손바닥 뒤집듯 번복하는 김해 신공항 정책으로 인해 정부 정책의 신뢰성에 치명타가 됐다. 가뜩이나 오락가락하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탓에 정부에 대한 불신이 하늘을 찌르는 때에 이미 결정된 국책사업까지 뒤집어엎는 정부를 어떻게 믿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김해 신공항 부적격 판단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결정이 아닐 수 없다. 비행 안전 확보를 위해 산을 깎아야 하는데 해당 지자체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궁색한 이유가 기가 막힌다. 부산시는 처음부터 줄기차게 가덕도 신공항을 주장해온 터이다. 그런데 김해공항 확장 반대를 부산시 결정에 맡겨 결론 내린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내년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부산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기가 막힐 일이다.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는 무슨 짓을 해도 좋다는 말인가.국무총리실 산하 ‘김해 신공항’ 검증위원회는 안전상 문제 등을 이유로 김해 신공항 확장이 어렵다는 김해 신공항 타당성 검증결과가 나왔고 17일 발표한다. 기술적 문제를 제기했지만 이미 결론을 내려놓고 말을 꿰맞추는 모양새다. 정부여당이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이기기 위해 국책사업 결정을 뒤엎은 것이다. 이제 부산 가덕도 신공항 사업을 밀어붙이는 일만 남았다.동남권 신공항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정부가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결론 내렸다. 프랑스 전문기업이 타당성 조사를 했고 바다를 메워 공항을 만들어야 하는 가덕도는 점수가 가장 낮았다.그런데도 정치권에서는 김해공항 확장이 아닌 가덕도 신공항 주장을 꾸준히 해왔다. 문재인 대통령도 거들었고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힘을 보탰다. 정세균 총리도 같이 군불을 지폈다. 지난해 6월 오거돈 당시 부산시장을 비롯한 부·울·경 단체장들이 김해 신공항의 안전 문제에 대한 총리실 검증에 합의, 이번에 결론난 것이다.정부여당 탓만 할 일도 아니다. 물론 부산지역 정치인들이 꽁꽁 뭉친 탓도 있겠지만 야당도 정부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다. 다음 수순이 가덕도 신공항인 줄 뻔히 알면서도 말이다. 부산 표가 급한 정부와 여야 모두 한 통속이 돼 움직이고 있다. 정치인의 말 바꾸기야 이력이 난 터이지만 수년 간 대구·경북과 부·울·경이 사활을 걸고 다투며 결론낸 사항을 이렇게 하루아침에 원점으로 돌리는 데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지역민들은 현 정부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거둬들였다. 이제 정부 정책을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겠는가.

충절의 고장 성주의 비상(飛上)

홍석봉 논설위원조선시대 영남의 큰 고을이자 충절의 고장인 성주(星州)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쇠락을 거듭, 소멸 위기에 놓였지만 생명문화의 본향임을 알리고 전통문화를 되살리며 옛 성세를 되찾으려 몸부림치고 있는 것이다.성주는 고려 충렬왕 34년 성주라는 지명을 처음 사용하여 성주목으로 승격했다. 이후 경산부로 환원했다가 조선 태종 원년인 1400년에 임금의 태를 조곡산에 안장하고 다시 성주목이 됐다. 당시 성주는 경상도에서는 가장 넓은 농지와 많은 저수지가 있어 풍요로운 곳이었다. 칠곡과 화원, 고령 일부까지 포함, 대구보다 큰 경상도의 중심지였다. 영남의 학문 중심지였다. 조선 중엽 한강 정구와 동강 김우옹 등 대학자와 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조선 후기 많은 서원이 건립되고 이진상 등 영남학파를 계승한 성리학자들을 주축으로 성주학파를 성립, 학문적 위세를 떨쳤다.-광해군 폭정 비방, 전 주민 금고형 처하기도선비 정신은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성주의 기개는 광해군 때 전국을 강타했다. 광해군이 폭정을 휘두르던 1614년(광해군 7년) 성주 사람 김창록이 왕의 비행과 조정을 비방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성주목이 폐지되고 고령현에 예속된다. 주민 전체가 금고형에 처해졌다. 왕의 무도함을 세상에 대놓고 비방한 대가는 혹독했다.영조 때는 무신 이석문이 사도세자 참사 후 성주 한개마을로 내려와 사도세자를 애도하며 ‘북쪽(北)’으로 ‘사립문(扉)’을 내고 평생을 은거했다. 이후 북비고택은 충절의 상징이 됐다.유학자이자 독립운동가인 김창숙은 근대 성주의 성가를 드높였다. 그는 성리학의 대가들에게 수학했으나 일제 침탈에 항거, 독립운동을 벌이다가 일경에 체포된다. 모진 고문과 오랜 감옥 생활로 불구의 몸이 됐다.김창숙은 3·1운동 직후 유림을 대표, 독립청원서인 파리장서(Paris 長書)를 갖고 상해로 건너가 파리강화회의에 송부했다. 해방 후 친일 유림들을 청산, 유학의 기틀을 바로 세우고 성균관대학교를 설립, 교육가로도 활동했다.이렇듯 성주는 안동에 버금가는 양반 고을이자 선비의 고향이다. 성주 이씨, 성주 배씨, 성주 도씨, 성산 여씨 등 성주를 본관으로 둔 성씨도 28개나 된다.성주가 성세를 누린 데는 조선시대 부산서 한양까지 영남대로 3개 가운데 김해에서 현풍과 성주, 영동을 거쳐 한양에 이르는 영남우도의 거점 지역 역할을 한 영향이 컸다. 또한 부산서 왜관으로 이어지는 낙동강 수운(水運)의 중심지(화원)이기도 했다. 이에 성주목(牧)이 설치돼 목사가 다스렸고 학문이 꽃을 피웠다,성주에는 세종대왕과, 태종, 단종 등 조선시대 임금 3명의 태실이 묻혀 있는 태봉이 있다. 월항면의 세종대왕자태실에는 세종대왕의 왕자 18명과 단종 등 19기의 태실이 조성돼 있다.성주군은 2007년부터 ‘세종대왕자태실 태 봉안의식’을 재연하고 있다. 서울 경복궁에서 ‘태 봉출의식’을 거행하고 성주군에서 ‘태 봉안행차’와 봉안의식을 갖는다. 경복궁 교태전에서 왕자의 태를 씻어 태 항아리에 안치하고 경복궁을 출발해 태봉지인 성주까지 가는 의식이다. 태를 갈무리하는 장태(藏胎)의식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전통의례다.‘세종대왕자태실 태봉안 의식 재현행사’는 매년 봄 열리는 ‘성주 생명문화 축제’의 핵심 행사로 참외 축제와 함께 열린다.-성주 역사테마공원 준공, 정체성 회복성주가 다시 비상을 시작하고 있다. 조선시대 영남의 큰 고을 성주목의 옛 모습을 재현한 ‘성주 역사테마공원’이 지난달 말 준공됐다. 이를 계기로 신 르네상스 문화시대를 꿈꾸고 있다.성주 역사테마파크는 조선 전기 4대 사고 중 하나인 ‘성주 사고’와 ‘쌍도정’ 등을 재현하고 성주읍성 일부 구간을 정비해 일대가 옛 도시로 변모했다. 문화유산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도심 공원형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각종 문헌과 전문가 고증을 거쳐 모든 시설을 복원했다. 성주 역사의 정체성을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아쉬운 것은 성주 초전면에 배치된 사드로 인해 전 국민의 이목이 쏠렸지만 3년이 지나도록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충절의 고장이 국방의 초병으로 시험대에 서 있다.

의사 수급 차질 …내년 의료 대란 막아야

내년 대구·경북 의료계에 인턴과 공보의가 절대 부족해 의료 현장의 의료 공백이 우려된다. 정부의 의료 인력 수급 대책에 반발, 의료 파업에 동조한 의대생들이 의사 국가시험을 거부한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올해 의사 국가시험에 응시한 대구지역 의대생 수가 단 3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한해 300명 가까운 의사가 배출되어 온 지역 의료계에 인턴 및 공보의 부족 현상이 예상된다. 의사 국시 재응시 기회 부여 등 정부 차원의 대책이 없으면 내년 의료대란은 불가피한 상황이다.경북대의대 등 대구지역 4개 의과대학에 따르면 올해 국시 대상자 290명 중 99%가 응시하지 않았다. 응시생은 단 3명뿐이다. 전국적으로는 대상 의대생 3천172명 중 14%인 446명만 응시한 것으로 나타났다.의대생은 의대 졸업 후 필기와 면접시험 등 국시를 치러 의사 면허를 딴다. 이후 대학병원 등의 인턴이나 공중보건의, 군의관 등으로 근무하며 국민의 건강 지킴이 역할을 한다. 인턴은 대학병원 등에서 박봉과 주 80시간 근무 등 열악한 조건에서 수술 보조나 응급실 근무 등을 도맡아왔다. 대학병원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매년 수십 명의 인턴을 뽑는다. 인턴 인력이 부족하면 당장 대학병원의 운영에 혼란이 온다. 의료공백은 필연적이다.문제는 내년 뿐아니라 2022년까지 연쇄 파급된다는 점이다. 올해 국시 미응시자들이 내년도 국시에 1년 후배들과 한꺼번에 응시하면 과공급 현상이 나타난다. 이 경우 자칫 앞으로 5년 이상 지역 의료체계에 혼란이 발생할 우려가 높다. 도서 벽지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공보의도 빠져나간 빈자리를 채우지 못하면 심각한 의료 공백이 발생한다. 군 단위 병원 응급실도 비상이다. 나라의 의료시스템 전반에 혼란이 올 수밖에 없다.정부는 의료 파업과 함께 국시를 거부한 책임만 물을 것이 아니라 재시험을 치르게 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의대생들은 국가 의료정책에 반발하는 선배들의 파업에 힘을 보태기 위한 명목으로 앞에 나서 전위대 역할을 했을 뿐이다. 그 과정에서 의대생들이 집단으로 국시를 거부하는 바람에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의사회 등 선배들이 나서 의료 파업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고개 조아린 뒤 정부와 국민에게 의대생들의 국시 재응시 기회를 달라고 해야 한다. 또 차후에라도 국민 생명을 담보로 한 파업 등에는 책임을 지겠다는 대국민 약속이 필요하다. 물론 이에 앞서 정부의 일방적인 의료 정책 시행 등 과오가 재연돼서는 안 된다는 전제가 따라야 할 것이다. 어떻든 의료대란은 막아야 한다.

행정통합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대한 반발과 부정적인 의견이 적지 않아 통합 작업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대구시와 경북도가 목표 삼은 일정에 맞춰 밀어붙이면서 정작 필요한 주민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행정 기관 주도의 시·도 통합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대구·경북 행정통합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안동과 대구 달서구 등에서 시·도청사 이전 논란이 일었다. 또 공무원들의 거취 문제가 부각되면서 통합에 부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에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해명과 함께 황급히 진화에 나섰다.행정통합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는 김태일 대구·경북 행정통합 공론화위원장도 여기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대한 시장과 도지사가 제시하는 것이 가이드라인과 답은 아니라며 토를 달았다. 그는 최근 지역의 한 언론 단체 주관 포럼에 참석해 공무원의 거취와 행정통합 명칭 등과 관련, 양 단체장의 발언에 대해 선을 긋고 나섰다.또 양 시·도지사가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여론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것은 공론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행정통합 공론화 문제에 대해 시·도지사가 손을 떼야 한다고까지 강조했다. 모두 공론화위원회에 맡기라고 했다. 지원은 하되 개입은 말라는 것이다.행정통합과 관련, 타시·도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든든한 우군이 아닐 수 없다. 광주·전남과 부산·울산·경남이 함께 보조를 맞춘다면 야당 텃밭으로 미운 털이 박힌 대구·경북이 한결 수월하게 정부 차원의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특히 광역 지자체만으로는 관련 특별법 제정 등 법적, 재정적 뒷받침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때문에 권 시장이 제안한 정부 차원의 관련 기구 창설이 선행돼야 탄력을 받을 수 있다.시도지사협의회에 공식 제안해 공동 추진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안이다. 행정통합은 지방분권과 궤를 같이한다. 공기업 및 정부기관 이전 등 2차 지방이전과 수도권 대학의 분산 배치 등이 뒤따라야 그림이 완성된다.급하게 먹는 밥이 체한다고 했다. 행정통합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물론 지금이 대구·경북으로 봐서는 신공항 이전 등으로 여건이 갖춰지면서 적기 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선 주민 의견 수렴과 공감대 형성이 우선이다. 일정에 쫓겨 무리하게 추진했다가 뒤탈이 생겨서는 안 된다. 자칫 일본 오사카도와 같이 주민투표에서 부결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천천히, 함께 가야 멀리 간다.

사설-환경미화원 음주차량 희생, 더 이상은 안돼

또다시 음주차량에 환경미화원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잊을만하면 발생하는 안전사고다. 위험성이 높은 야간과 새벽의 청소작업을 낮으로 바꾸도록 했지만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 결국 탈이 나고 말았다. 음주운전자의 과실이 커지만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환경미화원 사고로 막을 수 있었는데도 우리 사회가 방기한 책임이 적지 않다. 작업지침을 준수하고 안전 조치를 강화했다면 목숨을 잃는 어처구니없는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이 빚은 참사라고 아니할 수 없다. 경각심을 갖고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지난 6일 새벽 대구 수성구 수성구민운동장 역 인근 도로에서 음주운전자가 몰던 BMW 승용차가 음식물 쓰레기 수거차를 들이받아 환경미화원이 숨졌다.혈중알코올 농도가 면허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인 30대 여성 운전자가 차를 몰다 사고를 낸 것이다. 이 사고로 음식물 쓰레기 수거 차량 뒤쪽에 타고 있던 50대 환경미화원이 승용차에 치여 큰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환경미화원 참사가 잇따르자 환경부는 지난해 3월 대응책을 마련, 일선 지자체에 내려보냈다. 청소차량의 영상 장치 의무 설치, 야간작업에서 주간작업으로의 변경, 3인 1조 작업 실시, 악천후 때 작업 중지 등 작업 안전 지침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것이 각 지자체 등에서 조례 재개정 등 관련 작업이 늦어지면서 제때 시행되지 않은 동안에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 지침만 제대로 지켜졌더라도 발생하지 않았을 사고다.더 이상의 희생을 막기 위해서라도 지자체는 조례 재개정과는 상관없이 환경부 지침을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억울한 죽음을 막는다. 환경미화원의 위험한 근무 환경에 대한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또한 청소차량의 안전 법규 준수와 미화원들의 안전 교육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도로교통법에는 화물 적재함에 사람을 태우고 운행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청소차량은 적재함 뒷부분에 발판을 설치, 이곳에 작업자를 태우고 다니며 청소 일을 하는 것이 다반사다. 이번 사고도 발판에 작업자를 태우고 일을 하다가 발생한 것이다. 발판 설치는 불법 튜닝으로 자동차 관리법에 위반된다.최근 3년간 국내에서 근무 중 사고로 숨진 환경미화원만 13명이다. 부상자도 1천700여 명에 이른다.환경미화원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참변을 당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또한 음주운전 등 안전 불감증이 우리 사회에서 사라질 수 있도록 단속 및 교육도 강화돼야 할 것이다.

대구·경북 행정통합 주민 신뢰가 관건

대구·경북 행정통합과 관련, 지역 일각에서 일고 있는 대구시와 경북도의 청사 이전 논란을 시장과 도지사가 잠재우기에 나섰다. 시·도 행정통합 발표 후 계속된 청사 이전과 공무원 인사 불이익 등 여러 논란에 대해 시도지사가 해명에 나선 것. 반대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통합 작업에 속도를 내려는 의도다.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 3일 한 토론회에 참석해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된다고 해도 대구와 안동 두 청사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확약했다.권 시장과 이 지사는 행정통합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의식한 듯 “시·도민의 마음을 모으는 일이 우선되어야 하며 최종 선택은 시·도민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도민의 이해를 구하고 협조를 얻는 것이 선결과제가 됐다.권 시장은 행정통합은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두려움, 지역적 이해관계, 재정과 행정적 축소에 대한 우려 등 3대 장벽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극복하는 것이 행정통합의 요체다. 행정통합추진위를 중심으로 쟁점에 대한 빠른 공론화, 공감대 형성, 중앙정부와 국회의 지지와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것이 순조롭게 추진돼야 양 시·도가 목표했던 2022년 7월의 대구·경북특별광역시도의 출범이 가능할 것이다.좋은 소식도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지난 2일 행정통합을 선언, 대구·경북 행정통합도 힘을 받게 됐다.대구경실련은 3일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가 행정통합에 정치적 생명을 걸라고 압박했다. 정치적 의도를 의심한 것이다. 지역민들의 공감대도 폭넓게 형성되지 않았다. 공론화가 시급하다. 통합 추진 일정도 재조정할 필요성이 없는지 살펴볼 노릇이다.국내에서도 관심이 높았던 일본 오사카부, 오사카시의 ‘오사카도 구상’이 5년 만인 지난 1일 주민 투표가 재실시됐으나 또 부결됐다. 대구·경북과는 상황이 달라 관계없다고 하지만 그만큼 행정통합이 쉽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대구·경북은 지난 1981년 분리 이후 지난 40년간 부단히 노력했지만 인구 소멸과 청년 유출이 심화되고 생산과 산업이 후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대구·경북 행정통합 논의는 지방이 더 큰 위기에 빠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체질을 개선하자는 몸부림이다.대구·경북은 하나의 생활 경제권을 이루고 역할을 분담, 함께 발전해야 하는 공동운명체임은 분명하다. 현재로서는 쪼그라 든 대구·경북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이뿐인 듯 하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지역민들의 통합 반발 여론에 귀 기울여야 한다. 또 지역민들이 공감대를 형성,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높아진 코로나 피로도, 확산 방지 관건

코로나19 확진자가 엿새 만에 두 자릿수로 떨어졌으나 불안한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으로 당국의 경고에도 불구, ‘핼러윈 데이’ 등 핑계만 있으면 집단 모임을 갖고 밖으로 뛰쳐나오는 젊은이들이 많은 탓에 확산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앞으로 극에 달한 국민들의 코로나 피로도를 어떻게 잠재우느냐가 확산 방지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핼러윈 데이’를 맞은 지난 주말 대구 동성로는 젊은이들로 넘쳤다. 동성로는 핼러윈 코스튬과 특수 분장한 젊은이들이 북새통 이뤘다. 가게 대부분이 좌석이 꽉 찼고 대기행렬 이어졌다. 가게 주인들은 모처럼 웃었다. 동성로는 클럽들이 문을 닫자 길거리 춤판이 벌어졌다. 거리두기는 아랑곳 않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큰 소리로 떠드는 젊은이들이 많았다. ‘불야성’이 된 동성로에서 방역은 실종됐다. 핼러윈 데이 발 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우려되는 상황이다.이같이 시민들의 방역 긴장감이 풀어진 사이 교회 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방역당국을 긴장케 하고 시민들의 불안감은 고조되고 있다. 당분간은 단풍철을 맞은 가을 나들이객들과 수능을 앞둔 학부모들의 기도 행렬이 줄을 잇는 팔공산 갓바위 등의 기도객 등 복병 요인이 적지 않아 걱정이다.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97명 늘었다고 밝혔다. 지역 발생 79명, 해외 유입이 18명으로 전날(124명)보다 27명 줄었다. 지역별로는 서울 20명, 경기 40명, 인천 2명 등 수도권이 62명이고 충남 11명, 대구 3명, 전남 2명, 충북 1명 등이다. 대구 3명은 모두 대구예수중심교회 관련 환자로 이 교회 발 코로나19 집단감염은 모두 28명으로 늘어났다.대형 입시학원 재수생을 포함, 신도 가족 등 확산세를 보이는 ‘n차 감염’이 차단 방역의 과제다.정부는 지난 1일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기존의 3단계에서 5단계로 세분화해 적용하는 등 정밀 방역체제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마스크 착용 등 핵심 방역수칙은 기존에 고위험 시설에서 모든 시설로 확대했다.정부의 이 같은 정밀 방역 체계 전환에도 불구하고 어디서 숨은 감염자가 불쑥 튀어나올지 몰라 긴장감을 감출 수 없는 상황이다. 혼란을 초래했던 독감 예방접종도 아직 진행 중인 상태다. 방역당국은 8개월 동안의 방역 경험과 축적된 자료를 통해 감염 퇴치에 전력을 쏟아야 할 것이다. 국민들도 예외 없는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 준수만이 유일한 수단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지켜 주길 바란다. 방심은 금물이다.

나라 망치는 ‘똑똑한 인재’

홍석봉 논설위원한국인의 일류 선호는 유별나다. 속칭 SKY로 대표되는 일류 대학과 삼성, 현대 등 일류 기업에 대해 무한 애정을 보인다. 일류 대학 출신들은 나라의 인재가 돼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이들은 변호사 시험과 고시를 통과해 판·검사가 되거나 행정부의 고위 관리가 된다. 또 의대를 졸업, 의사가 되는 이도 상위 1%의 인재들이다. 박사 학위를 취득, 대학과 연구소에서 일하는 이들도 있다. 이들의 다수가 국가를 이끄는 인재들이다.얼마 전 타계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정치는 4류, 행정은 3류, 기업은 2류’라며 우리나라의 정치와 행정의 현실을 꼬집은 적이 있다. 그는 삼성을 세계 일류 기업으로 키웠다. 삼성은 우리나라의 인재 90%를 싹쓸이한다고 한다. 각 분야의 인재들이 앞에서 끌고 국민들은 피와 땀을 쏟아 우리나라는 어느덧 세계12위 권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섰다. 인재가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다.분야별로 일류가 많으면 그만큼 국가 위상도 높아지고 선진국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그렇지 않다. 구성원 모두가 일류라고 해서 사회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모두가 판·검사가 되고 의사가 되면 누가 근로자와 청소부 일을 하겠는가. 사회는 일류도 있고 이류도 있어야 하며 삼류, 사류가 어우러져 돌아간다.-재주는 넘치나 덕이 부족한 사람 수두룩이건희 회장의 사람 보는 안목은 특별했다. 그는 야구의 포수에게 관심이 많았다. 속칭 ‘포수형 인재’다. 항상 쭈그리고 앉아 투구를 리더하는 포수가 없는 야구는 상상할 수 없다고 했다. 드러나지 않게 승패를 좌우하는 포수의 역할에 주목한 것이다. 일만 잘하는 사람은 상사만 바라보는 해바라기형 관리자를 양산하는데 미래 사회에선 휴먼네트워크 즉, 협업이 중요하다고 했다.지도자의 오만과 편견이 나라를 혼돈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최소한의 양심과 염치도 없는 것 같다. 혐오와 막말을 일삼고 부여받은 권한을 조자룡 헌칼쓰듯 휘두르며 광란의 칼춤을 추고 있다. 본인들은 온갖 편법과 탈법을 일삼으면서도 내로남불하며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이들은 타인의 아픔과 고통을 함께 아파하거나 나눠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달리면서 주위를 돌아본 적이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오만과 독선, 편벽함이 이들의 특징이다. 자신만이 유일한 선이고 진리라고 생각한다. 어느 누구의 말도 듣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이 리더가 되면 되레 조직을 해치게 된다. 오직 위만 바라볼 뿐 국민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기 때문이다.최근 ‘문명고 역사지키기 77일 백서’를 출간, 세간의 관심을 끈 경산 문명고의 교육 목표가 각별하게 다가온다. 2018년 국정교과서 파동으로 유명세를 치른 홍택정 이사장이 내세운 교육 목표는 ‘난 사람 보다 된 사람을 기르는 것’이다.-나라 어지럽히는 ‘난 사람’보다 ‘된 사람’ 필요그는 “난 사람이 나라를 위해 기여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난 사람은 오히려 나라를 어지럽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독선과 아집에 사로잡히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된 사람은 바라는 것이 적고 난 사람은 바라는 것이 많다고도 했다. 홍 이사장은 “잘 나지 않아도 제할 일, 제 몫을 다하는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 문명고의 목표”라며 된 사람으로 만드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홍택정은 문명고의 학교법인 2대 이사장이다. 그는 학교 설립자인 선친 홍영기 이사장의 뒤를 이어 학교 법인을 이끌고 있다. 고 홍영기 이사장은 학교 교육과 사학 수호를 위해 불꽃 투혼을 불사른 이다. 5·16민족상을 수상했고 새마을운동의 발상지인 경북 청도에 새마을 정신을 심고 뿌리내리게 한 사람이다.자치통감에 ‘德勝才(덕승재-덕이 재주를 이긴다)’라는 말이 나온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나라를 어지럽힌 신하나 집안을 망친 자식은 재주는 넘치나 덕이 부족한 이들이 많았다”고 날카롭게 지적한다.우리의 일류 대학을 향한 교육열의 부작용이 적지 않다. 인간 됨됨이는 뒷전인 채 일등만 목표 삼은 때문이다. 일류와 최고만을 좇다가 자칫 괴물을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할 일이다.

국회, 지방자치법 개정안 빨리 통과시켜야

22.29일은 지방자치의 날이다. 지방자치가 시행된 지 25년이 됐다. 하지만 자치분권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자치권 강화 등 지방정부에 실질적으로 권한을 이양토록 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지난 20대 국회에 상정됐다가 처리하지 못하고 폐기된 때문이다. 21대 국회의 최우선 과제가 됐다. 하지만 여태 진전이 없다. 여야가 정쟁에 빠진 채 중요한 법안 처리를 뭉그적거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국회의 책임 방기라고 아니할 수 없다.지방자치는 그동안 중앙집권화된 사회의 경직성과 비효율을 줄이고 권한과 자원의 분산, 행정의 투명성 제고 등에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지방자치 부활 후 수도권과 중앙집권은 더욱 심화됐다. 주민이 지역 주권자로서 지역 문제를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주민자치 측면은 소홀, ‘무늬만 자치’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국회에 제출된 자치분권 관련 법안을 21대 국회가 빨리 통과시켜 달라는 지자체 및 광역·기초의회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강원도의회는 28일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강원도의회는 성명을 발표하고 지방자치법 개정안의 연내 통과와 지방자치 정착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한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인 자세를 요구했다. 주민자치와 지방분권의 확대는 시대적 사명이며, 나아갈 길임을 확신하고 각 지자체 등과 공동 대응키로 한 것이다.국민들도 지방분권 강화를 지지하고 있다. 시도지사협의회 등의 여론조사 결과 국민 10명 중 7명은 지방분권을 강화하는 내용의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국회에서 조속 통과돼야 한다고 답했다.지방자치의 핵심은 자치권 확대와 재정 분권이다. 자치경찰제를 도입하고 지방재정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실질적인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특히 코로나19 사태는 지자체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필요성을 절감케 했다. K방역 과정에서 대구시는 드라이브스루 등 새로운 실험을 주도하고 발 빠른 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며 조기 수습할 수 있도록 했다. 지방정부 역할의 중요성을 재확인한 계기가 됐다.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80%는 지방자치단체가 코로나19 방역에 기여했다고 평가하고 있기도 하다. 자치분권을 더 확대해야 하는 이유다.민주당은 29일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야당인 국민의힘도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이 법의 국회 통과에 힘을 보태야 한다.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하루빨리 통과돼 지방자치의 뿌리를 굳건히 할 수 있길 바란다.

인구소멸, 해법 찾나…의성군의 반전

의성군은 지방 소멸 위험 지자체 중 전국 1위로 꼽힌다. 그런 의성군이 작년 합계출산율 경북도 1위, 전국 3위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 소멸 상황에서 한 가닥 희망의 빛을 발견한 셈이다. 의성군의 쳥년·결혼·육아 등 대책이 통했다. 타 지자체도 이를 배워 확산시켜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지난해 의성군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산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1.76명으로 경북 1위, 전국 3위를 차지했다. 저출산, 고령화를 극복하고 나타난 뜻밖의 결과다.경북도내 합계출산율은 2/4분기 1.01로 전국 평균(0.84)보다는 높다. 하지만 21%에 달하는 높은 고령화와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출에 따른 소멸 위기를 맞고 있다.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3~4월 수도권 순유입 인구가 2만7천500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1만2천800명보다 2.15배 늘어났다. 특히 경북의 청년 인구는 올 한 해(8월 기준) 1만8천456명이 빠져나갔다. 청년층의 수도권 유출이 심각한 수준에 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의성군의 합계출산율이 늘어난 것이다.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합계출산율은 전국 0.92명, 경북 1.09명으로 나타났다. 의성군은 1.76명으로 지난해 1.63명보다 0.13명 증가했다. 전국적으로는 전남 영광군(2.54명), 전남 해남군(1.89명)에 이어 3번째다.의성군의 높은 출산율은 다양한 청년·결혼·임신·출산·육아정책의 산물이다. 의성군은 지난 2018년 이전까지 5년 동안 지역 초·중·고교 폐교 등 지속적인 인구감소로 ‘인구 소멸 위험’ 전국 1위로 분류됐다.이에 의성군은 온갖 묘책을 내놓고 궁리를 거듭해 인구 증대 방안을 찾았다. 경북도도 힘을 보탰다. 그리고 인구증가 정책을 밀어붙였다. 청년정착플러스사업과 청년농업인스마트팜창업지원, 지역에 주소를 두고 관내 예식장을 이용하는 부부(혼주)에게 결혼장려금지원, 결혼 1년 이하 무주택신혼부부에게 신혼부부주거비용을 지원했다. 또 관내 임산부 출산 전 검사, 난임부부 지원, 출산장려금지원과 다자녀가정 출산용품 및 첫돌사진촬영지원, 출산통합지원센터 운영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 각종 청년 지원책과 유인책이 빛을 발했다. ‘궁즉통’이었다. 그 노력은 2년 여 만에 결실 맺었다.앞이 캄캄해 보이던 인구 절벽의 방안을 찾았다. 다른 지자체도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의성군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의성군의 인구정책이 위기의 경북을 구하는 길이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