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광장…실패가 자산이다

홍석봉논설위원지난 2002년 폐암 투병 끝에 세상을 등진 코미디언 이주일은 ‘못생겨서 죄송합니다’라는 유행어와 함께 코미디계에 혜성처럼 나타났다.‘못생겨서 죄송합니다’라는 이주일의 인사말에 관객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그러나 그에게는 한과 설움이 응축된 자조의 말이기도 했다. 그는 본인조차 혐오했던 외모를 오히려 자신의 전매특허로 만들어 30여 년 동안 대중을 웃기고 울렸다.이후 코미디계에는 속칭 ‘개성 있는’ 얼굴과 캐릭터를 무기로 대중적 인기를 끄는 코미디언들이 속출했다.7전8기는 감동이 크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현역 시절 텍사스주 댈러스의 남부 감리교대학 졸업식에 참석, 2천여 명의 학생과 교수, 학부모들 앞에서 축사를 했다. 그는 축하의 말을 건넨 후 “나처럼 C 학점을 받은 사람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해 폭소와 환호를 받았다. 이 축사는 모든 졸업생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대표적인 실패 극복기다.-주목받는 발상의 전환, 대리만족 느끼게 해‘대프리카’로 상징되는 대구는 폭염도시다. 나쁜 이미지만 가득한 ‘폭염’을 상품화해 성공한 사례가 있다. 2008년 대구 수성구청은 더위를 상품화한 폭염축제를 기획했다. 발상의 전환이었다.2008년 8월1일부터 3일간 대구 수성못과 들안길 일대에서 펼쳐진 폭염축제는 사흘 동안 50만 명의 대구 시민이 몰렸다. 이듬해는 80만 명이 찾았다. 그런데 2년 만에 막을 내리고 말았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폭염축제를 연 구청장이 낙선하고 새 구청장이 들어서면서 폭염축제는 끝났다. ‘전임자 흔적 지우기의 희생양’이 됐던 것이다.두고두고 폭염축제를 아쉬워하는 대구 시민들이 많다. 지금까지 이어졌다면 충분히 대구 대표축제가 됐을 터였다.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치맥 페스티벌’과 연계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냈을 것이 분명하다.실패를 통해 인생을 배우자는 실패 박람회와 폭염과 미세먼지를 주제로 대구에서 ‘쿨 산업전’이 열리는 등 단점이 자산이 되는 시대다. ‘못난이 사과’ 등 못난이 마케팅도 관심을 끌고 있다.역발상이 주목받는 시대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성숙했고 다양성을 띠고 있다는 방증이다. 못난이에 대해 공감하고 이를 통해 대리만족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하는 것이다.시민의 다양한 실패 경험을 공유하고 재도전을 응원하는 2019 실패박람회가 지난 12일부터 사흘간 대구 동성로 일원에서 열렸다. 강원, 대전, 전주에 이어 네 번째다.박람회는 실패 자산 콘퍼런스, 실패 공감 콘서트, 이불킥 공모전, 실패 토크 버스킹, 국민 숙의 토론회 등과 실패를 통해 인생에서 우뚝 선 저명인사의 특강도 있었다. 실패 경험의 공유를 통해 서로 공감하고 격려하는 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해 마련됐다.-실패에서 배우지 못하면 영원한 낙오자다음달 엑스코에서 열리는 ‘제1회 대한민국 국제쿨산업전’도 관심을 모은다. 폭염과 미세먼지에 선제 대응하고 대구를 기후변화 모범도시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클린로드, 쿨링포그, 쿨루프, 그늘막, 차열도료, 옥상녹화, 미세먼지 저감 관련 업체들이 참가하고 냉동냉방, 쿨 섬유 및 소재 관련업체들이 출품 예정이다. 다양한 소비재 기업의 제품도 선보인다.못난이 농산물도 불황 탓에 인기다. 10여 년 전 경북도가 태풍으로 낙과 피해를 본 과수 농가를 위해 마련된 ‘못난이 사과’는 피해 농가 돕기 운동과 겹쳐 이목을 끌었다. 덜 익은 과일이나 출하 과정에서 생긴 흠집 때문에 상품성이 떨어지는 농산물이 마케팅 대상이다.문재인 정부들어 적폐 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사회 각 분야를 난도질하고 있다. 오랜 악습 청산이 본래 취지지만 이것이 4대강 보 등 전 정권이 이뤄놓은 업적 파괴가 주 목적이 됐다. 전 정권의 실패를 거울삼아 새로운 발전을 도모할 수는 없나.16일 새벽 밤잠을 설쳐가며 응원한 청소년 축구대표팀이 준우승했다. 값진 성과다. 우승컵이 아니라도 좋다. 최선을 다했으면 후회는 없는 법이다. 기술과 체력적 열세를 뛰어넘어 세계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우리 청소년 축구대표팀에게 박수를 보낸다. 1등 만이 전부는 아니다. 실패에서 또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

포스코 조업정지, 합리적으로 풀어야

환경부와 경북도가 포스코의 조업정지 처분과 관련, 전향적인 입장을 밝혀 포스코의 대기오염물질 배출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이는 잇단 포항지역의 악재로 지역 경제가 어려움에 처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진피해특별법 제정 등 포항지진 피해 복구가 늦어지고 있는데다 포항제철소의 조업정지 위기와 중국 강철그룹의 스테인리스 냉연공장 부산 건설 추진 등 안팎으로 가중되고 있는 포항시와 지역 경제계의 위기감을 고려한 때문으로 보인다.하지만 관계 당국의 이러한 움직임과 관련, 대기업이 경제를 볼모삼아 불·탈법해위를 면책 받으려는 구태를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 정당화시켜준다는 환경단체 등의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이철우 경북도지사는 13일 포스코 조업정지 처분에 대해 “기업을 망하게 하는 방향으로 가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하고 청문을 통해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10일의 조업정지가 사실상 제철소 폐쇄와 같은 조치라는 심각성이 알려지면서 행정처분을 통지한 지자체장이 기존의 입장에서 한 발 물러 선 셈이다.환경부도 지난 12일 산업통상자원부 및 각 지자체 관계자와 회의를 열고 철강전문가, 교수, 법률가, 공무원 등이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를 구성, 조업정지 전까지 약 2개월에 걸쳐 대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환경보전과 국민 건강을 가장 우선시해야 할 환경 주무부서도 이례적으로 입장을 바꿨다.철강업계와 노조가 고로 정지에 따른 손실이 크고 대체 기술이 없다며 반발하는 데 따른 것이다.경북도는 환경부의 개선 대책을 살펴본 뒤 포스코에 대한 행정 처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철강업체는 고로 운용 과정에서 일정량의 오염물질은 배출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오염 방지시설에 대한 투자를 필수 경비로 인식,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는 기업체의 의지가 문제다.최근 여수산업단지에서 대기업을 포함한 235개 사업장이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을 조작하다 적발됐다. 기업들이 국민 건강과 생명은 도외시한 채 돈벌이이에만 급급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게 했다.포스코의 사례가 기업들이 위법행위를 해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내세워 정부와 지자체의 행정처분도 얼마든지 거둬들이도록 할 수 있는 본보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 환경부와 경북도는 명분과 원칙을 잘 조화시켜 해법을 찾길 바란다.포스코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환경오염 기업 이미지를 불식하기 위해 친환경설비 구축에 2021년까지 1조7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대국민 사과와 함께 더욱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국민 기업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통학로 외면, 학생 안전 뒷짐 진 대구교육청

대구시교육청이 행정안전부의 학교 부지를 활용한 통학로 조성 사업을 반대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통학로는 학생들의 등하굣길 안전을 위해 필요한 사업이다. 그런데도 대구교육청은 행안부 예산을 받아 진행해야 한다며 일선 지자체의 통학로 개설 사업에 전국 교육청 중 유일하게 뒷짐 지고 있었던 것. 학부모들이 아연실색할 정도다.대구시는 2005∼2010년 통학로가 제대로 없는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통학로 조성 사업을 시행했다. 도로 구조상 통학로 조성이 어려운 일부 초교는 학교 부지를 활용해 통학로를 조성하자는 의견을 대구교육청에 냈지만 모두 ‘퇴짜’ 놓았다.학교 담장을 70∼80㎝ 정도만 물려도 통학로 조성이 가능한데도 교육청은 용지를 매입해 시행하라는 입장이었다. 교육청 부지는 내놓지 않겠다는 것.행안부의 2019년 학교 부지 활용 통학로 조성 사업에 공모한 지자체는 달서구청(송현초·본리초·내당초)이 유일하다.정부 지원을 받아 실시하는 사업인데도 7개 구·군청은 공모하지 않았다. 그동안 대구교육청이 학교 부지를 활용한 통학로 조성 사업을 탐탁잖게 여겨 협조하지 않은 때문이라고 한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자체와 주민들이 협의해 통학로 조성에 직접 나서고 있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대구교육청이 행안부 예산을 받아 해결하려다 보니 일어난 일이다. 교육청의 재정 사정이 넉넉하지 못하기 때문이긴 하지만 교육행정의 주체인 교육청의 나태한 행정이 빚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우리나라는 1987년부터 학교안전공제회를 설립 운영하고 CCTV 설치, 학교보안관 배치(2011년)하는 등 학교 내 각종 안전사고에 대비하고 있다.교육 당국은 교내뿐만 아니라 등·하굣길의 학생 안전도 잘 살펴야 한다. 정부가 학교 주변에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1995년 시행)을 지정해 관리하는 것도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학생들이 건강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어린이보호구역은 전국에 1만6천765곳이 있다.전국 초등학교 6천여 곳 중 보행로가 없는 학교는 1천834곳(30.6%)으로 나타났다.행안부는 올 상반기 중 마무리 예정으로 전국 초교 주변의 보도가 없는 도로 848곳에 보도 설치사업을 펴고 있다. 또 지난해까지 어린이통학로를 개선한 결과 스쿨존 사고가 9.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초교 주변의 통학로 개설은 그만큼 중요하다. 대구교육청의 통학로 행정은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그나마 대구시가 사안의 중대성을 인식, 시 부지를 활용해 통학로를 조성해 주기로 한 것은 다행이다. 대구교육청은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한 시설에 더욱 신경 써 주길 바란다.

정부, 경북도 청년 일자리 정책 본받아라

일자리와 결혼, 자녀를 포기하는 청년 ‘3포시대’에서 나머지 모든 것도 포기하는 ‘N포시대’라는 말이 나오는 요즘이다.정부는 현재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인 청년 일자리와 관련, 제대로 된 대책도 내놓지 못한 채 청년 구직활동지원금과 같은 ‘퍼주기식 대책’을 내놓는 것이 고작이다.정치권은 정쟁 놀음에 하세월하고 있다. 청년의 권리 및 책임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청년에 대한 책무를 정하고 청년 정책의 수립, 조정 및 청년지원 등을 목적으로 하는 청년기본 국회에서 1년 동안 잠자고 있다. 이렇듯 국회는 정치공방만 하며 청년 일자리문제는 관심 밖이다.이런 상황에서 경북도가 서울시와 손잡고 청년 일자리 해소를 위한 의미 있는 발걸음을 뗐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 7일 박원순 서울시장과 상생발전을 위한 교류협약을 체결하고, 상호 협력교류를 통한 상생의 장을 마련하기로 했다.이 가운데 주목할 만한 것이 서울 청년과 경북도 일자리를 연계해 적성에 맞는 지역 일자리 경험을 제공하는 고용형과 창업형의 일자리 마련 계획이다.고용형은 경북 도내 사회적기업, 문화예술, 중소기업 등에 서울 청년 50명을 보내 6개월간 경북 알리기 마케팅, 기업가 정신교육 과정 등을 운영한다. 서울시는 청년모집과 창업 고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창업 시 사업비를 지원한다. 경북도는 참여기업 모집과 인건비 일부를 부담한다.창업형은 경북 의성군 안계면 이웃사촌 시범 마을에서 서울청년 20명을 대상으로 지역정착형 청년사업가와 청년 예술가를 발굴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서울시는 창업자금을 대고 경북도는 서울 청년들의 창업과 창직을 위한 지역자원 조사비와 주거공간과 창업공간을 지원하는 형태다.일자리 마련과 청년 인구 유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포석이다. 모두 합쳐 70명에 불과하지만 첫술에 배가 부를 수는 없다. 이 같은 방안을 계속 마련하고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해야 한다.경북도는 얼마 전 전국 최초로 경북의 청년 16명이 ‘월급 받는 농부’로 일하게 했다. 농촌의 영농법인에서 월급을 받고 일하며 농업 관련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양한 시도가 고무적이다.경북도는 지자체의 책임을 인식하고 지방위기의 본질을 꿰뚫어 보며 앞서가는 청년 정책을 지속해서 개발해 펼쳐 나가길 바란다. 또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청년을 잡기 위한 방안 마련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정부도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얼마보다는 좋은 일자리를 달라”는 청년들의 부르짖음을 인식, 퍼주기보다는 경북도와 같이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

타워크레인 파업, 조기 타결 환영한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대형 타워크레인 기사들의 파업이 사흘 만에 타결됐다. 양대 노조의 타워크레인 기사들은 5일 오후 5시를 기해 파업을 철회했다.극토교통부는 5일 양대 노조, 임대사업자, 시민단체 등과 협의한 결과 노·사·민·정 협의체를 구성, 소형 타워크레인 등에 대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협의체는 소형 타워크레인의 규격 제정, 면허 취득, 안전장치 강화 등 안전 대책과 글로벌 인증체계 도입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건설업계의 불합리한 관행도 개선키로 했다.국토부는 제도 개선과 함께 불법 구조 변경이나 설계 결함 장비를 현장에서 퇴출하고 모든 전복사고는 의무 보고하도록 했다. 또 제작 결함 장비의 조사 및 리콜을 즉시 시행해 건설현장의 안전수준을 높일 방침이다.한편 지난 3일부터 대구 6개 구·군 건설현장 22곳에서 타워크레인 66대가 가동이 중단됐으며 경북은 16곳의 건설현장에서 50여 명이 타워크레인 농성에 들어갔었다.이번 파업은 타워크레인 양대 노조가 7% 임금 인상안과 함께 소형 타워크레인 사용 금지를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임금협상보다는 소형 타워크레인을 건설 현장에서 퇴출시키는 것이 주목적이었다.타워크레인노조는 소형의 경우 대형 크레인과 달리 자격증 없이 교육 이수만 받으면 지상에서 무인 조종이 가능할 정도로 안전성이 떨어져 사고 위험이 높다며 소형 타워크레인의 사용금지를 요구했다.임금인상은 노사 협의를 통해 해결될 수 있지만, 파업의 주목적인 ‘소형 타워크레인 사용금지’는 사용자와 협상 대상이 될 수가 없는 정부가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 이는 불법 파업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이었다.무선 조정하는 소형 타워크레인은 운용이 비교적 쉽고 경제성이 높은 데다 사고 시 인명피해를 걱정하지 않아도 돼 최근 공사현장마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추세였다. 소형 크레인이 계속 늘어날 경우 크레인 기사의 밥줄이 위협받는다.사회 일각에서는 타워크레인 노조의 소형크레인 사용 금지는 택시업계의 공유택시 서비스인 ‘타다 허용 반대 운동’ 및 의료계의 원격진료 반대 움직임과 같은 맥락에서 보기도 했다.정부의 발 빠른 움직임으로 아파트 지연 입주 등 피해를 줄일 수 있게 됐다.조기 타결에는 최근 발생한 일련의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폭력사태 등 악화된 국민감정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노조에 끌려 다니는 무기력한 정부 모습에 대한 여론의 질타도 작용했을 터이다. 정부는 ‘타다’ 문제도 같은 방식으로 접근, 조기 해결하기를 바란다.

폐지위기 경주 불국사역 살려 명소만들길

100년 전통의 경주 불국사역이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다. 지역민들의 불국사역을 존치시키자는 움직임이 거세다.불국사역은 일제강점기인 1918년 11월에 문을 열고 영업운전을 시작했다. 1세기를 넘는 전통을 가진 불국사역이 2020년 말 동해남부선 일부 구간의 노선 변경에 따라 폐지가 결정됐다.불국사역은 관광도시 경주를 대표하는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다. 경주 불국사와 석굴암을 찾는 전초기지다. 역에서 불국사까지 3.6km에 불과, 예전에는 신혼 여행객과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 걸어서 불국사 관광을 즐기곤 했다. 보문단지도 바로 인근에 있다. 역 주변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불국사를 비롯 성덕왕릉 등 역사문화유적이 즐비하다. 역 일대에는 상가와 먹거리 골목까지 잘 형성돼 있다.불국사역은 동해남부선을 통해 부산과 울산 등 대도시를 잇는 중요 교통수단이자 이들 지역 관광객들의 주 이용역이었다. 요즘에는 승용차로 관광에 나서는 이들이 많지만 느림의 미학과 운치를 즐기고자 열차를 이용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불국사역은 최근에도 평일 2천 명, 주말엔 5천여 명이 이용하는 등 변함없는 서민들의 발 노릇을 하고 있다.관광객들이 신경주역에서 내려 불국사를 관광하려면 1~2시간가량 걸리는 등 불편하기 짝이 없다. 부산과 울산 관광객들은 접근성이 더 떨어진다. 불국사역이 폐지된다면 관광객들에게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지역경제가 큰 타격을 받는다.이에 주민들이 불국사역을 살리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주민들은 불국사역을 살리기 위한 모임을 만들고 체험 여행 프로그램 마련에 나서는 등 다각적으로 방법을 찾고 있다.주민들은 특히 입실~불국사~동방역의 기존 철로 역을 그대로 두고 동방~보문단지~세계문화엑스포를 연결하는 철로 노선 4km가량을 새로 깔아 관광 테마 열차를 운행하자는 방안을 내놓았다.최근에는 200여 명의 주민이 간이역의 성공 사례인 군위 화본역까지 기차여행을 하고 벤치마킹했다고 한다. 역무원도 없고 완행열차조차 서지 않는 군위 화본역은 주변 폐교 등을 활용한 체험문화 관광지로 꾸며 전국 최고의 간이역이 됐다. 관광객들이 몰렸다.불국사역 존치를 위해서는 경주시민과 경북도민의 공감대 형성과 4km가량 새로운 철도선을 깔고 역사를 만드는 비용을 확보해야 한다.불국사역을 살리기 위한 모임과 주민들은 존치 필요성을 널리 홍보하고 군위 화본역 사례를 잘 활용해 불국사역을 명물 역으로 되살리길 바란다. 국민 누구나 한번은 찾고 싶은 불국사역으로 거듭나려면 경주시와 경북도의 지원이 절실하다.

아직도 개발시대 논리에 기대고 있나

홍석봉/논설위원1991년 3월14일 오후 10시께 경북 구미시 구포동에 위치한 두산전자가 15일 오전 6시까지 30t의 페놀 원액을 낙동강 지류인 옥계천에 흘려보냈다. 낙동강 페놀 오염 사건이다.수돗물에서 악취가 진동했다. 대구시민들의 신고가 빗발쳤다. 두산전자는 90년부터 페놀이 다량 함유된 악성 폐수 325t을 옥계천에 무단 방류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분노한 시민들이 두산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고 국회가 진상조사에 나섰다. 관련 공무원들이 무더기 구속되고 징계받았다.그런데 당시 환경처는 수출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24일 만에 두산전자의 조업 재개를 허용했다. 다시 보름 만에 페놀 원액 2t이 유출됐다. 두산그룹 회장이 물러나고 환경처장관이 경질됐다. 대구시민들은 두산 측에 물질적 정신적 피해 170억100만 원(1만3천475건)의 배상을 청구했다. 하지만 일부 금액만 배상받았다.페놀 사건은 국내 최대의 환경 사건이다. 우리에게 마시는 물의 소중함과 환경문제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이를 계기로 환경 관련 법이 대폭 강화됐다. 정부는 상수원 수질 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후 각종 주요 환경 사건이 발생하기만 하면 되풀이하는 방식이 됐다.-포항제철소와 석포제련소 조업정지 의미 커경북도는 최근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봉화군의 영풍 석포제련소에 대해 각각 10일과 120일의 사전 조업 정지 처분을 내렸다. 포스코는 검찰에 고발까지 당했다.포항제철소의 4개 고로 중 제2고로에 붙은 브리더 장치에서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한 혐의다. 포항제철소에 대한 지자체의 조업정지 처분은 처음으로, 이례적이랄 수 있다.브리더는 가스 안전 배출 밸브다. 포항제철소 측이 고로 정비를 하면서 버튼을 이용해 수동으로 브리더를 열었고, 이 과정에서 대기오염 물질이 배출됐다는 것이다.포스코 측은 "브리더를 개방하지 않고 고로 수리를 하면, 고로 내 압력 유지 문제로 폭발 위험이 있다. 대형사고를 예방하는 행위였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측은 "제2고로가 10일간 가동 중단되면 고로 안 쇳물이 굳어 15년에 한 번씩 6개월이 걸리는 고로 개수 작업을 해야만 고로가 다시 정상 가동될 수 있다"고 했다. 피해가 너무 크니 상황을 양해해 달라는 의미다.120일의 사전 조업 정지 처분을 받은 영풍 석포제련소는 경북도에 청문을 요청하는 의견서를 제출한 상태다. 경북도는 앞서 영풍 석포제련소가 물환경보전법을 위반했다며 조업 정지 처분을 내렸다.경북도는 아연 등을 생산하면서 중금속 물질이 섞인 공장 폐수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조업 정지 처분을 내렸다고 했다.이에 영풍 제련소 측은 낙동강에 폐수가 흘러 들어가지 않았다며 “120일 조업 정지가 확정된다면 공장을 재가동하기까지 1년 이상 휴업해야 한다”고 억울해하고 있다.영풍제련소는 아연 제련, 합금 제조 공장이다. 1970년 설립됐다. 국내 아연 유통량의 34%를 차지하는 우리나라 최대 생산업체다. 중금속 폐수 배출로 2014년부터 국정감사에 단골로 등장하고 있다. 지역 환경단체들은 이전과 폐쇄를 촉구하고 있다.-산업 비중 큰 기업도 일벌백계 다스려야경북도가 조업정지 처분을 내린 포항제철소와 석포제련소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 기업이 우리나라의 산업 분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이다. 또한 조업 중단 시 받는 기업의 피해도 상당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동안 환경문제를 이런 경제적인 시각에서 접근하다 보니 오염 폐해가 쉽게 근절되지 않았다.보전과 개발의 이익이 상충할 때마다 개발에 손을 들어주다 보니 영풍 석포제련소 같이 50년 가까이 낙동강 1천300리 주민들의 젖줄에 중금속을 뿌려대는 기업이 유지될 수 있었다. 우리는 그동안 페놀 사건에서도 경험했다. 그 대가는 엄청났다.그동안 우리가 받은 환경오염의 피해만 해도 계산이 어려울 정도다. 자손들에게까지 물려 줄 수는 없다.개발시대의 경제 논리에 더 이상 기대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도 국민 건강과 안전이 우선이다. 경북도가 이번에 속 시원한 처분을 내렸다. 포스코도 기업 윤리를 더욱 철저히 챙겨라. 영풍 석포제련소는 더 큰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문을 닫아라.

대구공항 이용객 편의 개선 환영한다

대구공항이 여객터미널을 대폭 확장하고 대구공항을 오가는 시내버스에 여행용 캐리어 적재함을 설치키로 하는 등 편의가 대폭 개선된다. 또한 동대구역을 오가는 셔틀택시 운행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대구공항 이용이 더욱 편리해질 전망이다.대구공항 이용객은 지난해 406만 명으로 연간 수용 능력 한계치 375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올해 1분기(1~3월)에만 123만6천553명이 대구공항을 이용해 지난해 같은 기간(97만6천86명)보다 27.7% 늘었다. 이 중 국제선 이용객은 73만7천97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9만4천448명보다 49.3% 증가하는 등 가히 폭발적이다. 올해는 500만 명 이상이 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이같이 수용 능력 한계를 벗어날 정도로 이용객이 늘면서 대구공항 여객청사는 시장판을 방불케 할 정도로 붐벼 확장이 시급했다.대구시와 대구공항공사는 공항 청사와 붙어 있는 호텔에어포트(공항호텔)가 2020년 8월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이를 여객터미널로 확장키로 했다. 공사가 완료되면 국제선 여객처리능력이 118만 명에서 228만 명으로 늘어나 대구공항의 연간 총 여객처리능력은 485만 명(국내선 257만 명) 수준이 될 전망이다.또한 대구시는 다음 달 1일부터 대구공항을 오가는 대구 시내버스에 여행용 가방을 실을 수 있는 적재함을 설치, 운행키로 했다. 대구공항을 경유하는 2개 버스노선 총 11대에 설치된다. 대구 시내버스는 그간 대형 여행용 가방을 소지한 승객은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없어 민원이 적지 않았다. 공항이용객의 대중교통 이용도 자연스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대구국제공항과 동대구역을 오가는 셔틀 택시 도입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택시회사 14곳이 별도 법인을 설립,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고 한다. 셔틀 택시 노선은 도시철도 1·2·3호선과 연계할 방침으로 셔틀 택시가 없어 불편을 겪던 대구공항 이용객에게는 희소식이다. 대구공항과 동대구역을 오가는 셔틀 택시는 그동안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택시업계의 반대로 뾰족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대구공항의 인프라 구축은 때늦은 감이 있지만, 이용객들의 편의를 크게 높일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와 공항공사는 여기에 그치지 말고 원성을 사고 있는 공항 주차장 확장 방안도 함께 마련해 주길 바란다.대구시는 그동안 통합신공항은 이전을 고려해 대구공항 이용객들의 불편을 외면해 왔는데 이전지가 확정되고 공사에 들어가더라도 이전까지는 10년 이상 걸린다. 이전조차 변수가 많다. 옆집 처녀 믿고 있다가 장가 못 가는 불상사는 없어야 한다.

청년 빠져나가는 대구, 특단의 대책 있어야

대구의 청년 인구 유출 현상이 심화, 소멸 위험을 경고하는 적신호가 켜졌다.어쩌다가 이런 상황에까지 몰린 것일까. 예로부터 ‘말은 낳으면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낸다’는 말이 있다. 이는 많은 군상 속에서 경쟁하면서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쌓고 배우고 익혀 성공하라는 격언과 같은 말이었다. 산업화와 함께 진행된 도시화로 수도권에 사람들이 급격히 몰렸다. 각종 부작용과 병폐에도 불구, 서울은 인구 1천만 명의 세계적인 도시가 됐다.반면에 지방은 고사 위기로 몰렸다. 인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된 수도권은 비대화로 몸살을 앓는 반면 지방은 인구절벽에 부딪히게 된 것이다. 그중에서도 더욱 심각한 것은 청년층의 대거 이동이다.1995~2018년까지 24년간 연령별 대구시 인구 순유출 분석 결과, 20대 비중이 50.3%로 나타났다. 이 기간 전체 순유출 인구 30만5천 명 가운데 15만3천 명이 20대 청년이다.통계청에 따르면 대구의 20대 순유출 인구는 2015년 6천51명에서 2016년 4천813명으로 감소했으나 2017년 4천987명, 2018년 6천40명으로 다시 급증 추세다.전문가들은 소비 집적지이면서 다양한 산업구조가 복합적으로 갖춰진 도시에서 이렇게 단시간 내에 인구가 감소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지적하고 있다.이들의 집단 이주는 일자리와 교육 때문이다. 지난해의 경우 전체 청년들의 77.2%가 구직을 목적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속칭 SKY 등 일류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도 유출의 큰 몫을 차지한다.대구 청년의 대거 유출은 도시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예산 축소로 이어져 도시기반시설 조성 등 각종 사업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이런데도 정부는 최근 수도권 과밀화 타개 명목으로 3기 신도시 개발계획을 내놓았다. 국토균형발전을 추구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수도권 집중을 부추기는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고사 직전의 지방을 더 죽이는 꼴 밖에는 되지 않는다.지방의 인구 감소는 고령화에 따른 소비감소, 부동산 가격하락, 통폐합 권고 학교 증가, 노인부양 부담 증가, 고용률 등 부작용을 낳는다. 특히 결혼적령기 청년 유출은 지역 성장세를 갉아먹고 저출산 고령화를 더욱 악화시킨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극복 방안도 확실한 카드가 없다. 최근 열린 ‘대구시 인구정책 토론회’에서는 고작 대구시민 만들기, 양질의 일자리 기반 확충, 매력적인 도시환경 등이 대책으로 제시됐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로는 떠나는 청년들을 잡아 둘 수도, 외지 청년들을 유치할 수도 없을 것 같다.근원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대구시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모든 역량을 집중해 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대구시의 폭염 대책 ‘양산 쓰기 운동’

대구시가 시민들에게 양산 쓰기 운동을 벌여 관심을 끌고 있다. 웬 뜬금없는 소리냐 싶으면서도 최근 한여름 날씨가 이어지면서 대프리카의 폭염을 실감하고 있는 시민들에게는 청량제로 여겨질 것으로 보인다.대구시는 지난 24일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인근에서 시민들에게 양산과 물티슈, 리플렛 등을 나눠주며 양산 쓰기 캠페인을 전개했다.무더위에 노출되면 뇌 기능이 13% 하락하고 자외선에 의한 피부질환 발병률이 높아져 온열 질환에 걸리기도 쉽다. 양산을 사용하면 체감온도를 10℃ 정도 낮춰주고, 자외선 차단은 99% 가능하다고 한다.또 피부암과 피부질환을 예방하고, 탈모방지 효과도 크다. 검은색 우산은 90% 정도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어 색상이 화려한 양산이 아니더라도 검은 우산이면 충분히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다고 한다.일본에서는 남성들의 양산 쓰기가 이미 일상화됐다. ‘양산 남자’라는 말이 2013년 ‘유행어 대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일본의 사이타마현의 경우 온난화대책과에서 ‘양산 쓴 남자 확산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남성 공무원들이 양산을 쓰고 출퇴근하며 양산 쓰기를 권하는 것이다. 열사병 응급 환자의 70% 이상이 남자였는데, 그 원인이 양산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밝혀지자 이 같은 운동을 펴게 된 것이다.인도의 경우 남녀 구분 없이 양산사용이 일상화됐다. 우리나라도 이미 한 여름 골프장에서는 남성 골퍼들이 파라솔 같은 우산겸용 양산을 이용한 지가 꽤 오래됐다. 우리에게도 남성용 양산 사용이 낯선 풍경은 아니다.방패같이 생긴 우산은 과거 서양에서 안락함을 상징했고, 귀족들의 신분과 지위의 상징이었다. 태양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됐다.이집트의 경우 양산 그늘을 만든다는 것은 귀족 이상의 신분을 가진 사람들의 특권이었다. 그리스와 로마 역시 우산은 그늘을 만들어 주는 도구로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고려 시대에 이미 우산과 양산을 겸하는 우산이 있었다고 한다.어느덧 남성의 미용실 출입이 보편화 됐고 장병들이 군부대에서 달팽이 크림으로 피부관리를 하는 세상이다. 바야흐로 남자와 여자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패션이나 헤어스타일을 의미하는 유니섹스 바람이 양산에까지 옮겨 갈 상황이다. 남성들이 양산을 쓰고 대구 도심을 누비는 광경이 현실이 됐다.대구시는 “남자들도 당당하게 양산을 활용해 온열 질환을 줄일 수 있도록 캠페인을 지속해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혀 대구시의 기발한 폭염 대책 효과가 기대된다.

포스코·LG, 대기업 지역 투자 마중물 되길

포항과 구미에 오랜만에 대규모 투자가 확정되는 등 모처럼 지역경제에 희소식이 들린다. 이에 따라 지역 경기 회복은 물론 대기업 투자 유치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하지만 당장 눈에 보이는 일자리 창출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아 언 발에 오줌누기 격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없진 않지만, 이 같은 대기업 투자가 대기업유치와 침체에 빠진 지역경제 회생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특히 포항과 구미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철강 및 전자산업 도시로서 상징성이 큰 데다 포항과 구미를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들이 자신들의 본산에 다시 투자해 지역 산업의 활성화를 돕는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포항시는 21일 블루밸리국가산업단지에 포스코의 음극재 생산 공장이 들어선다고 밝혔다.포스코는 2차전지 소재인 음극재 공장 신설을 위해 블루밸리 산단 8만2천500㎡ 규모의 부지를 매입하기로 했다. 투자 규모는 7천억 원, 고용인원은 100명 내외다.포스코는 또 벤처기업 발굴과 육성을 위해 앞으로 5년간 1조 원을 투자한다. 단일 기업으로서는 스타트업 기업 지원에 최대 투자액이다. 2024년까지 벤처밸리 2천억 원, 벤처펀드 8천억 원 등 총 1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벤처플랫폼 조성은 포항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는 아니지만 포스코 연관 기업들이 밀집한 포항에도 어느 정도는 떡고물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구미의 경우 ‘5G 테스트베드’ 국가사업이 선정됐고 구미형 일자리 사업으로 LG화학의 투자촉진형 배터리 생산공장이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알려져 침체된 지역 경제 회복에 청신호가 될 전망이다.경북도는 지난 21일 ‘5G 테스트베드’ 국가사업에 구미시가 최종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5G 테스트베드 선정에 따라 기업들의 제품 개발 기간 단축, 지역산업 성장 고도화 등 기술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2019~2023년까지 166명, 2024년부터 2033년까지는 직·간접고용 등 총 283명의 고용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됐다.포항과 구미는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이끄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철강 및 전자산업의 대표적인 도시다. 하지만 세계 철강 공급량 급증에 따른 철강경기 침체로 포항지역의 경제가 바닥을 헤매고 있고 구미는 삼성전자와 LG가 생산기지를 베트남과 파주로 이전함에 따라 경기 침체로 몸살을 앓아왔다.이 같은 상황에서 이들 지역에 대한 대기업 투자와 국가사업 유치는 각종 국책사업에서 배제되면서 실의에 빠졌던 지역민들에게 가뭄의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구미의 경우 LG의 지역 투자를 계기로 대기업 투자가 되돌아오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

‘구미형 일자리 사업’, 경제 회생 발판 삼아야

청와대가 상반기 중 ‘제2의 광주형 일자리’로 경북 구미가 유력하다고 밝혔다. 지역민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구미형 일자리 사업으로는 전기차 배터리가 유력시된다.‘구미형 일자리 사업’이 시행되면 침체에 빠진 구미 경제에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경북도 및 대구시의 경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청와대는 19일 “상생형 지역 일자리 사업과 관련해 구미와 군산 등 지역에서의 노력이 6월 말 이전에 구체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이 가운데 ‘구미형 일자리’가 가장 빨리 진척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다음 차례 추진이 확실시 된다. 장세용 구미시장은 지난 17일 김수현 정책실장, 정태호 일자리수석, 윤종원 경제수석 등을 만나 관련 논의를 하는 등 ‘상생형 일자리’ 마련에 빠른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전기차 배터리 업체로는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 중 한 곳의 참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청와대 관계자는 “구미가 먼저 추진될지는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이 아니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다음 달 말까지 확정을 목표로 논의 중이라고 밝혀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구미형 일자리가 광주형 일자리 다음 차례가 확실시된다는 분석이다.‘구미형 일자리 사업’은 청와대가 제시한 ‘비메모리반도체·바이오·미래차’ 등 3대 신산업 육성정책과도 맞아떨어져 타 지역 확산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구미는 지난 50년간 경북 경제의 핵심축이자 성장엔진이었으나 LG, 삼성 등 대기업의 잇따른 수도권과 해외 이전과 내수 경기불황으로 침체일로의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게다가 전력을 쏟았던 SK하이닉스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유치에 실패하면서 구미시민들이 실의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이참에 27년째 GRDP(1인당 지역 내 총생산량) 전국 꼴찌에 머무르고 있는 대구의 상생형 일자리 사업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대구형 일자리는 달성군의 자동차부품기업 이래AMS(구 한국델파이)가 꼽힌다.‘광주형 일자리’로 대표되는 상생형 지역 일자리 사업은 문재인 대통령이 ‘포용성장’을 앞세운 핵심 정책이다. 기업이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으로 노동자를 고용하는 대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복지 등을 통해 임금을 보전해주는 방식이다. 지난 1월 광주시가 현대차와 손잡고 첫 시행 중이다.정부 여당은 심각한 경제 위기 상황을 고려해 제2, 제3의 후속 모델을 개발해 조속히 시행하기를 바란다.대구 등 타 지역에도 구미형 일자리 사업을 확대, 일자리 창출과 침체한 지역 경기를 되살리는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유한국당은 TK를 볼모 삼지 마라

홍석봉논설위원“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 아일랜드 출신의 극작가이자 소설가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다. 그는 95세까지 살았다. 그의 묘비명을 두고 오역 논란이 일었다. 결국 한 영문학자가 나서 “내가 비록 꽤 오랫동안 이승을 어슬렁거리며 버티긴 했지만, 결국엔 죽음을 맞을 줄, 알았다고”라고 번역했다. 하지만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는 의역이 훨씬 맛깔스럽다. 감성도 적당히 자극한다.자유한국당은 지난해 지방선거 참패 이후 비상대책위를 가동하면서 판을 바꿔보려고 했다. 하지만 우물쭈물하다가 어정쩡한 상태로 봉합하고 말았다. 한국당은 대표 선수를 바꾸고 왼쪽으로 급격히 기운 정부 여당을 견제하겠다고 나섰다.자유한국당은 지난 10일부터 5일간 대구·경북(TK) ‘민생투쟁 대장정’을 했다. 보수 안방에서 세력 결집과 함께 텃밭 다지기다.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지역을 두루 돌며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성토하고 대안 정당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려 했다. 한국당은 웰빙 정당의 덧씌워진 이미지를 벗고 투쟁적인 야당의 면모와 선명성을 보여주려 애썼다.-환골탈태 놓친 한국당, 안방 싹쓸이만 노리나황 대표도 정치 신인 이미지를 탈피, 야당 대표로서 뭔가 보여주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대중과 교감에 아직 풋내를 풀풀 풍겼다. 하지만 TK 지역에서 ‘포스트 박근혜’의 대안으로 자리 잡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한 모양새다. 모두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한 콘크리트 지지층 덕분이다. 박근혜 탄핵 이후 마음 둘 데 없던 TK가 지역과 인연도 별로 없고 미더워 보이지도 않지만 황 대표를 차선책으로 택한 것이다.한국당은 지방선거 참패 후 환골탈태 기회를 놓쳤다. 21대 총선을 1년도 채 남겨두지 않은 현시점에서 TK에서 거론되는 인사는 단골 출마자가 대부분이다. 신인은 가물에 콩 나듯 하다. 흘러간 유행가만 부르고 있다. 그 나물의 그 밥이라는 평가가 많다.최근 한국당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내년 총선에서 TK는 한국당이 전석 석권도 가능하다는 분석에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는 것 같다. 지역 한국당은 “이대로 총선까지 주욱~”을 외치는 분위기다. 예전의 한국당에 대한 무조건적인 몰표만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정부·여당의 잇단 헛발질에 울화통이 터진 민심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한국당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지지율에 안주하는 모습도 보인다. 이런 추세라면 대구·경북은 몰표까지 가능할지 모를 정도다.-천막당사 시절의 각오로 와신상담해야하지만 5·18 폄훼 발언으로 완전히 등을 돌린 광주·전남의 ‘넘사벽’과 쉽지 않은 보수대연정 등 정권재창출은 멀어 보인다. 지난 18일 5·18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를 찾은 황교안은 환영받지 못했다. 기념식 후에는 항의 시민들을 피해 황급히 퇴장해야 했다. 황 대표는 광주·전남의 두꺼운 벽을 확인했을 터이다.지역민들은 맨날 그 얼굴인 정치판을 보면서 속에 천불이 난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했다. 시원한 물갈이와 톡톡 튀는 새 인물이라면 어쩌면 눈 딱 감고 다시 한번 찍어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한국당에는 물론 대구·경북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지만 말이다.다시 대구·경북이 갈라파고스에 갇히려고 한다. 20대 총선 당시 대구에서 2명의 민주당 의원을 뽑아주는 믿기 어려운 결과를 냈다. 그것이 2년 만에 돌변했다. 대구 여당 의원들의 역할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문재인 대통령이 싫고 민주당이 보기 싫다고 한다. 표심이 다시 심통 부릴 태세다. 지역이 한국당 싹쓸이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21대 총선이 채 1년이 남지 않았다. 한국당은 뼈를 깎는 각오로 인적 쇄신 및 혁신을 꾀해야 한다. 새 인물을 중용하고 지역 인재를 키워 지도자감을 만들어야 한다. 대구·경북이 갈라파고스가 되지 않으려면 종 다양성 확보도 필수적이다. 우물쭈물하다가 이럴 줄 알았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TK는 보수의 최후 보루이지 한국당 바라기만 하는 곳은 아니다. 한국당은 천막당사 시절의 각오로 와신상담하지 않고는 정권재창출은 꿈도 꾸지 말라. TK를 볼모 삼지 마라.

잇단 방화…정신질환자 관리 '비상'

지난 15일 발생한 대구 인터불고 호텔 화재는 정신질환을 앓던 방화범이 마약까지 투여한 후 환각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 우리 사회의 정신질환자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대구 수성경찰서는 16일 방화범 A씨(55)에 대해 현조건조물방화치상,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한다고 밝혔다. A씨와 가족들은 20년 전부터 과대망상 등의 정신질환을 앓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러나 입원 치료는 받지 않았다.A씨는 지난 15일 오전 9시24분께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 별관 1층 휴게실에 불을 질러 재산피해와 함께 투숙객과 종업원 등 26명을 다치게 했다.대구시민들은 호텔 방화 소식에 깜짝 놀랐다. 대구시민들은 대구지하철화재 참사의 뼈아픈 기억과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다행히 호텔 화재가 큰 피해 없이 진압돼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이날 화재는 호텔 측의 신속 대응으로 조기 수습됐지만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이 화재를 계기로 호텔 등 다중집합시설의 화재점검 등 안전에 더욱 신경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정신질환자 관리를 위해 더욱 촘촘한 사회안전망 구축이 요구된다.대구지하철 화재 참사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2003년 2월 대구 중구 중앙로역에서 50대 지적장애인이 저지른 방화로 일어난 대형 지하철 화재다. 출근길 시민 192명(신원 미확인 6명)이 숨지고 148명이 부상을 당했다.이 끔찍한 방화사건을 경험한 대구시민은 이후 방화에는 거의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정도다.지난달 17일에는 진주에서 조현병 환자가 방화 후 칼을 휘둘러 5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치는 등 정신질환자 방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국내에는 현재 중증정신질환자가 50만 명으로 추산된다. 보건복지부는 인터불고 호텔 화재가 발생한 지난 15일 조현병, 조울증 등을 앓는 ‘중증정신질환자의 보호·재활 지원을 위한 우선 조치방안’을 내놓았다.진주 사건이 계기가 됐다. 올 하반기부터 자·타해 위험이 있는 정신응급환자를 24시간 진료할 수 있도록 하고 17개 시도에 ‘응급개입팀’을 설치, 긴급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정신질환자는 24시간 대응하고 응급개입팀이 야간과 휴일에도 출동해 조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것이다.이번 인터불고 호텔 방화사건에서 보듯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정신질환자는 사회의 흉기다. 언제, 어디서, 무슨 짓을 저지를지 알 수 없다. 정신질환자는 조기 치료와 지속적인 관리가 관건이다. 정부의 조치가 빨리 정착돼 국민들이 불의의 사고로 위험에 처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