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염창권

그림자를 앞세우는 날들이 잦아졌다// 캄캄한 지층으로 몰려가는 가랑잎들// 골목엔 눈자위 검은 등불 하나 켜진다// 잎 다 지운 느티나무 그 밑둥에 기대면// 쓸쓸히 저물어간 이번 생의 전언이듯// 어둔 밤 몸 뒤척이는 강물소리 들린다// 몸 아픈 것들이 짚더미에 불 지피며// 뚜렷이 드러난 제 갈비뼈 만져볼 때// 맨발로 걷는 하늘엔 그믐달이 돋는다// 젖 물릴 듯 다가오는 이 무형의 느낌은// 흰 손으로 덥석 안아 날 데려갈 그것은// 아마도, 오기로 하면 이맘쯤일 것이다 「중앙일보」(2015, 12. 14) 염창권 시인은 전남 보성 출생으로 199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으로 등단했다. 시조집으로 「햇살의 길」 「숨」 「호두껍질 속의 별」 「마음의 음력」 등이 있고, 평론집으로 「존재의 기척」이 있다.11월의 정서는 화가에게는 그림을, 음악가에게는 새로운 곡을, 시인에게는 갖가지 느낌을 안겨주어 시를 쓰게 한다. ‘11월’은 시종일관 같은 톤을 유지한다. 화자가 조곤조곤 귓속말을 들려주는 대로 따라가면서 분위기를 깨뜨리지만 않으면 되겠다. 그림자를 앞세우는 날들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가랑잎들은 캄캄한 지층으로 몰려가고, 골목엔 눈자위 검은 등불 하나가 켜진다. 화자는 우리로 하여금 잎 다 지운 느티나무 그 밑둥에 기대게 한다. 그때 쓸쓸히 저물어간 이번 생의 전언이듯이 어둔 밤 몸 뒤척이는 강물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몸 아픈 것들이 짚더미에 불을 지피며 뚜렷이 드러난 제 갈비뼈를 만져보는 때에 맨발로 걷는 하늘엔 그믐달이 돋는다. 젖의 등장으로 근원적인 모성애를 느끼게 하는 대목이 시작되는 끝수는 퍽이나 신비스럽다. 젖 물릴 듯 다가오는 이 무형의 느낌은 흰 손으로 덥석 안아 날 데려갈 그것이라고 말하면서 온다면 아마도 오기로 한다면 이맘쯤일 것이라고 나직이 읊조린다.그는 또 ‘호두껍질 속의 별’에서 특이한 매력으로 독자의 시선을 끌어당긴다. 첫 수에서 호두껍질 속에서 별빛 이미지를 도출하고 있는 점이 이채롭다. 껍질 속은 굴곡이 많은 별빛으로 채워졌다, 라는 대목은 상상력의 발현이다. 그리고 호두 속은 정말 뇌수 모양 그대로이기에 빡빡한 뇌수처럼 생은 좀체 휴식이 없다는 사실에 적극 동의하게 된다. 부유하는 먼지 같은 별빛을 헤아려 보는 장면에서도 우리의 눈길은 오래 머문다. 둘째 수에서도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미 첫수에서 호두껍질을 우주로 보았으므로 첫 수에서 딱딱한 두개골처럼 소리가 나는 것이다. 이어서 반짝이는 머리통 속 질량은 충분하다, 라는 진술에서 밀도 높은 생의 비의를 감지하게 된다. 그것이 은밀한 느낌과도 같은 욕정과 연계되면서 다시금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하고 있다. 셋째 수는 그 의미하는 바가 금기의 강이 가로막고 있어 불가해한 측면을 보인다. 다만 별들의 사랑을 앞의 욕정과 연관 지어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수가 관건이다. 시의 화자가 우주 즉 호두껍질을 두드려서 잠든 별을 깨운다. 사랑을 나눈 별이 혼곤한 잠에 빠져 있다가 정수리를 치는 강한 울림에 곧장 깨어났을 것이다. 여기서 종장은 강렬한 인상을 화인 찍듯 독자의 뇌리에 각인시킨다. ‘호두껍질 속의 별’에서 시의 화자가 말하고자 한 것은 결국 추억의 힘이다. 추억의 힘’이 파동 치며 긁히는 어둠을 헤치고, 우리의 삶을 미래로 이끈다. 끝까지 견지하고자 하는 꿋꿋한 생의 의지와 열망은 추억의 힘이 추동하는 길과 시간에 대한 부단한 궁구이기도 하다.‘11월’과 더불어 이 궁구가 앞으로 더 많은 길을 통해서 깊어지고 넓혀져서 우리 앞에 또 다른 가슴 벅찬 비전과 의미를 안겨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정환(시조 시인)

김천시, 알호두 탈각 자동화공정 특허 출원

김천시는 알 호두 자동 탈각 장치와 방법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고 11일 밝혔다.호두 재배농가 인건비 절약과 호두생산 주산지로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김천시에 따르면 호두 가공 단계는 호두 껍질을 벗겨 알 호두를 만드는 ‘탈피 단계’와 알 호두 껍질을 벗겨 살 호두로 만드는 ‘탈각 단계’로 나뉜다.호두 탈피는 간단한 기계로도 가능하지만 탈각 단계는 높은 인력 의존에 따른 상품 원가가 높아 수입 호두보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김천시는 이에 따라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최소 인력 투입으로 최대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자동화 호두 탈각 공정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김천시는 이번 자동화 기계 공정 개발로 시간당 살 호두 약 140㎏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1일 노동시간을 8시간으로 봤을 때 약 1t의 살 호두를 생산할 수 있다.김충섭 김천시장은 “호두 자동화 기계 공정 개발로 지역 호두 재배 농가의 살 호두 생산량이 획기적으로 증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한편 김천지역 호두 생산량은 연간 약 323t으로 41억 원의 소득을 올린다. 전국 총생산량의 32%를 차지해 국내 1위다.김천 호두 과육 비율은 47.79%로 무주(45.52%), 미국(43.85%) 등 다른 지역에 비해 과육 비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안희용 기자 ahyon@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