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최저임금 8590원에 “최저임금 참사” vs “불가피한 선택”

사진=뉴시스 2020년 최저임금 시급이 8590원으로 결정됐다. 이는 올해 대비 인상률 2.87%로 1998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역대 세번째로 낮은 수치다.노동계를 대표하는 강훈중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대변인은 "최저임금 참사가 일어났다"며 "이대로라면 문재인 대통령 임기 안에 1만원 실현도 어려워졌다. 결국 최저임금은 안 오르고 최저임금법만 개악된 셈"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반면 사용자 측은 동결하지 못해 아쉽다는 의사를 내비쳤다.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 위원들은 "최근 2년간 30% 가까이 인상되고 중위임금 대비 60%를 넘어선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인상될 경우 초래할 각종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금번 최저임금 결정이 경제 활력을 제고하고, 중소 영세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다소나마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online@idaegu.com

헝가리 유람선 참사…유사 사고 되풀이 안돼야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로 한국인 관광객 7명이 사망하고 19명이 실종한 사고가 발생 5일째를 맞았으나 구조와 실종자 수색에 별다른 진척이 없어 전 국민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사고가 난 유람선은 무려 70년 전인 지난 1949년 구 소련에서 건조됐으며 1980년대 엔진을 교체한 노후선박으로 알려지고 있다.또 이번 사고는 유람선 탑승객들이 구명조끼만 제대로 착용했더라도 대부분 참사를 면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대형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가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를 추돌한 뒤 잠시 후진했다가 다시 앞으로 가는 모습이 공개되는 등 사고 원인, 초기 구조활동 지연 등과 관련한 정황들도 연이어 드러나고 있다.크루즈선 선장은 부주의, 태만 등으로 중대 인명사고를 낸 혐의로 1일(현지시간) 헝가리 법원의 영장이 발부돼 구속됐다.현 단계에서 가장 시급한 일은 실종자 구조와 사태 수습이다. 아울러 사태 수습이 일단락되면 유사 사고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지난해 해외여행을 다녀온 우리 국민은 2천870여만 명에 이른다. 해외여행 자유화 30년을 맞는 올해는 3천만 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이제 전 세계 구석구석 어디를 가더라도 한국인을 만날 수 있다.그만큼 각종 안전사고, 테러, 풍토병 등 여러 가지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우리 국민이 해외여행 중 겪은 각종 사건·사고는 2만 건이 넘었다.정부 당국은 해외 여행객들의 각종 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안전 매뉴얼에 허점은 없는지 차제에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한다.패키지 여행을 주선하는 여행사들은 여행의 질적 하락과 안전소홀이 필연적으로 따르게 되는 과열 모객 경쟁을 자제하면서 해외 여행지의 상황을 더욱 세심히 점검해야 한다. 또 자신들이 출국시킨 여행객들이 안전하게 귀국할 수 있도록 현지 위험요소 점검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여행객들은 여행사를 보호자처럼 믿고 자신들의 안위를 여행사에 전적으로 맡긴다. 여행사들은 자신들의 책임이 얼마나 무거운지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한다.이제 한 달 만 있으면 본격 여름휴가 시즌이다. 해외 휴가여행이 꼬리를 물고 이어질 것이다. 더 이상 안타까운 사고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아울러 국내 휴가지에서도 안전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강, 바다, 계곡 등 휴가지의 수상안전 시설 점검이 시급하다.

민주당 대구시당, 세월호 참사 책임자 반드시 처벌해야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이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은 16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2014년 4월16일 발생해 304명의 고귀한 목숨을 잃게 한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의 부실한 재난 안전 시스템의 민낯을 보여줬다”며 “하지만 진실은 여전히 깊은 바닷속을 표류하고 있다. 그날의 진실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 한 세월호의 슬픔과 아픔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은 남겨진 이들을 위한 위로이며 우리 사회가 안전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일”이라며 “끝없이 드러나는 사건 은폐 정황들이 끝없이 드러나고 있는 만큼 우리가 더욱 진실을 향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우리 사회에 또다시 세월호 참사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특별수사단이 설치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세월호 참사 5주기, 대구에서도 추모 물결 이어져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세월호 참사 5주기(4월16일)를 앞두고 304명의 세월호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시민분향소가 지난 13일 대구 중구 대구백화점 앞 민주광장에 차려졌다. 이 분향소는 16일까지 운영된다.분향소 주위에는 세월호 참사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뜻이 담긴 노란 리본이 물결처럼 나부꼈다.지난 13∼14일 주말동안 분향소에는 희생자를 추모하려는 시민들의 행렬이 꾸준히 이어졌다.시민들은 순서를 기다렸다가 차례로 분향소에 들어갔다. 흰 국화를 내려놓은 뒤 향로에 향을 피우고, 묵념을 하는 등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했다.배성표(27·대구 서구)씨는 “5년의 세월이 흘렀어도 어제의 일처럼 선명하게 떠올라 매년 이맘때면 마음 한쪽이 좋지 않다”며 “다시는 이런 참사가 벌어지지 않았으면 하고 아이들도 하늘나라에서 웃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시민들은 분향소 앞에 마련된 ‘4·16 세월호참사 진상규명·특별수사단 설치를 위한 국민 서명운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대구 4·16연대는 지난 13일부터 1천 명 이상이 서명운동에 동참했다고 밝혔다.또 노란 뱃지와 팔찌 등을 구매하고 무료로 배부된 노란 리본을 다는 등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을 위해 먼발치에서 응원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허지연(17·동구)양은 “세월호 분향소를 보고 서명 운동에 참여했다”며 “그 당시 또래의 희생자들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 노란 리본을 챙겨 가족들에게 나눠줄 생각이다”고 말했다.대구 세월호 시민분향소는 16일까지 오후 2시까지 운영된다. 세월호 참사 당일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서는 오후 1시 추모행진과 오후 3시 세월호 참사 5주기 기억식이 진행될 예정이다.김선우 대구 4·16연대 집행위원장은 “세월호 4·16연대는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 처벌을 위해 세월호 가족과 시민이 함께 만든 단체다”며 “이러한 피해가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왜 아이들을 구하지 못했고 배가 침몰할 수밖에 없었는지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대구 중구 대구백화점 앞 민주광장에 세월호 시민분향소가 마련됐다. 사진은 휴일인 14일 분향소를 찾은 시민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모습.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대구 중구 대구백화점 앞 민주광장에 세월호 시민분향소가 마련됐다. 사진은 휴일인 14일 분향소를 찾은 시민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모습.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

이만희 의원 “청와대의 인사 참사, 부끄러운 줄 모르고 잘못된 줄 몰라서 더 심각하다”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인 이만희 의원(경북 영천청도)이 12일 “청와대의 인사참사는 부끄러운줄 모르고 잘못 된 줄 몰라서 더 심각하다”고 비판했다.이 의원은 이날 대변인 논평을 통해 “공직 자격조차 없는 사람들을 장관에 앉히려던 청와대가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는데 미흡했다고 하더니 바로 다음날 이들을 추천하고 검증한 인사수석과 민정수석에 대해선 “특별한 문제가 파악된 게 없고 문제가 없으니 특별한 조치도 없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려 달라”며 돌변했다”며 “이는 단순한 말 바꾸기가 아니라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날을 바짝 세웠다.이어 “이전 정부는 인사 참사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라도 했고 현 정권도 출범 보름여 만에 변명으로 일관하긴 했지만 비서실장이 사과하는 척이라도 했다”면서 “그러던 정권이 이제는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나오는 자체가 권력에 취한 이 정권의 오만과 독선이 극에 달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이 의원은 또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을 겨냥, “미국에서 포르쉐를 타는 것이 무슨 문제고 집 3채가 흠이냐는 윤 수석은 전세금 올려 유학자금 대고 20대 자녀가 연 1억씩 받아 가며 호화 유학을 해도 부동산 투기로 수십억을 벌고 다주택을 보유해도 괜찮다는 것이겠지만, 정작 서민을 위해 집값을 잡겠다며 다주택자에게 집을 팔라던 정권임을 잊었나”라고 반문했다.그러면서 “음주운전과 폭행, 인사자료 분실, 대통령 결재 군 인사문서 유출 등 내부 비리에, 차관급 이상 낙마자만 11명에 달할 정도로 이 정권의 민정수석과 인사수석은 이미 심각한 문제가 만천하에 드러났고 그래서 경질이라는 비상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염치도 없고 반성도 안 하는 위선적인 정권의 폭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국민은 불안하다. 지금이라도 조국, 조현옥 수석을 즉시 경질하고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창재 기자 lcj@idaegu.com

여야, 포항지진 공방...“무능했던 MB 정권이 초래한 참사” vs“남 탓 본색”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오른쪽)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여야가 21일 2017년 일어난 포항지진 발생 원인이 인근 지열발전소의 물 주입으로 촉발됐다는 정부연구단의 발표를 두고 ‘네 탓’ 공방을 벌였다.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이명박 정부의 책임론을 꺼내들었다.문제가 된 지열발전소가 이명박 정부 당시 2010년 국책 사업으로 추진되는 과정에서 지진 유발에 대한 가능성과 해외 사례에 대한 검토가 전무했다는 것이다.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문제가 된 지열발전사업은 이명박 정부 2010년 말 시작됐다”며 “정부는 이 같은 엉터리 사업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엄정 조사해 지진 가능성에 대한 검토 없이 수백억 원이 투입된 과정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홍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결국 2017년 11월 (포항 지진은) 인재였다는 게 결론”이라며 “지진으로 큰 피해 입은 포항 시민에게 다시 한번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정부는 앞으로 포항시 복구 지원과 함께 후속 조치도 철저하게 이행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이어 “지열발전사업 과정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포항 시민들은 자신들이 실험 대상이냐고 분노하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 때 경제성이 없다는 문제 제기가 많았는데도 정부예산 185억 원, 민간자본 206억 원 등 총 391억이 투입됐다. 기술상용화도 이뤄지지 못했다. 특히 스위스·독일 지열발전으로 인한 지진 사례가 있었는데도 이에 대한 사전검증 없이 사업이 진행됐다”고 지적했다.여당 지도부가 진상 규명을 촉구하자 자유한국당은 즉각 반발했다.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은 “인재를 재해로 촉발시켜 재앙을 방치한 문재인 정권은 전 정권 탓만 하기 전에 총체적 부실과 안전불감증을 방치한 본인들의 과오를 뼛속 깊이 자성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민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조사연구단은 20일 지진 조사 결과 발표에서 ‘물 주입으로 작은 규모 미소 지진이 발생했고 큰 지진을 촉발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포항시민들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유발하고 촉진시키고 방치한 것이 문재인 정권이었음이 분명해졌다”며 이렇게 말했다.그러면서 “인재를 재해로 촉발시켜 재앙을 일으킨 원인은 문 정권의 안이함 때문”이라고 비판했다.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사우나 화재 참사, 왜 커졌나

19일 대구 중구 대보상가 4층 사우나에서 발생한 불은 소방 출동 20분 만에 진화됐다.하지만 밀폐된 구조에 스프링클러 미설치로 초동 진화에 실패해 피해 규모를 키웠다.인명피해가 발생한 데는 건물 노후화와 목욕탕이라는 특수성 등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화재가 발생한 대보상가는 지하 2층, 지상 7층 주상복합시설로 사용 승인된 건물로 39년 전인 1980년 연면적 2만5천94㎡ 규모다.지하 2층은 기계실,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은 판매시설, 지상 4층은 근린생활시설, 지상 5층부터는 주거시설로 스프링클러는 지상 3층까지만 설치됐다.해당 건물 4~7층은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스프링클러 미설치로 초동 진화가 어려웠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소방법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6층 이상 또는 연면적 5천㎡ 이상의 신축 건물의 모든 층은 스프링클러를 의무 설치해야 한다.하지만 화재가 발생한 대보상가는 2017년 이전인 1980년에 지어져 소방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화재 장소가 완전히 밀폐된 사우나인 점도 피해를 키우는 데 한몫했다.사우나 탈의실 내 목재 탈의함과 수건, 타올 등 불이 나기 쉬운 물건들도 불쏘시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한 소방 전문가는 “겨울철 사우나 시설은 문을 완전히 닫아 놓기 때문에 밀폐된 공간이라 화재 발생 시 연기가 쉽게 빠져나갈 수 없고 탈의한 상태에서 무방비로 노출된 점이 피해가 커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화재 경보가 울렸어도 옷을 입고 탈출하려다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것.최영상 보건대 소방학과 교수는 “화재 발생이 어디서 났느냐, 초동 진화가 제대로 이뤄졌느냐에 따라 화재 피해 정도가 결정된다”며 “사우나 시설의 경우 탈의실 외부에서 욕탕 내부로 불이 퍼지기 때문에 경보 벨이 울려도 골든타임을 놓치기에 십상이다. 건물 구조와 피난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소방당국 역시 화재 발화 지점이 4층 남탕 입구 구둣방인 것으로 추정함에 따라 화재 당시 외부로 탈출하기는 더 어려웠다고 예상했다.이번 화재는 충북 제천화재 후 소방당국이 대구지역 목욕탕을 대상으로 출입구에 가운을 배치하고 자동유리문의 수동 요령과 화재 대피 요령 등을 제공했지만 화재 피해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소방당국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설비나 다른 요인의 화재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며 “4층 이상부터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대상이 아닌 건물이라 화재를 초동진압하지 못한 점도 있다”고 밝혔다.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

2.18 대구지하철 참사 16주년, 올해도 시민 추모 발길 이어져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16주기 추모식이 18일 오전 9시50분 중앙로 역에서 열렸다. 사진은 유가족으로 보이는 한 시민이 중앙로역에 설치된 추모의 벽에 포스트잇을 붙이며 애도하는 모습.대구지하철 화재참사 16주기 추모식이 18일 오전 9시50분 중앙로 역에서 열렸다. 사진은 유가족으로 보이는 한 시민이 중앙로역에 설치된 추모의 벽에 포스트잇을 붙이며 애도하는 모습.‘당신이 무척 보고 싶다….’, ‘우리 딸 좋은 곳에서 잘 있겠지? 엄마가 너무 미안해.’18일 오전 9시50분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16주기 추모식이 열린 중앙로역에는 희생자를 그리워하는 유가족과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희생자 192명의 이름과 출생연도가 적힌 중앙로역 추모의 벽에는 그리움이 담긴 포스트잇이 한 장 한 장 붙었다.유족들은 추모의 벽에 새겨진 이름을 쓰다듬듯 어루만졌고 국화꽃 한 송이를 헌화하며 사무치는 그리움을 달랬다.이 앞을 지나가는 시민들 또한 포스트잇으로 애도의 글을 남기며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추모식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참사 희생자의 명복을 비는 묵념이 시작되자 행사장에 모인 200여 명의 추모객은 눈을 감은 채 고개를 떨구기 시작했다.몇몇 시민은 참혹했던 2003년 당시 지하철 화재 현장을 보존한 추모의 벽 뒤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이들은 그날의 참사를 생생히 기억하기 충분할 만큼 그을음으로 뒤덮인 공중전화 박스와 캐비넷 등을 바라보며 희생자들의 마지막 모습을 그렸다.시민 조재영(28)씨는 “친구 여동생이 사고 당시 희생됐다. 그 생각만 하면 가슴이 미어진다”며 “매년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방문하고 있지만 아직도 그 선한 눈망울이 눈앞에 아른거린다”고 말했다.이후 추모식에 참석한 유족과 추모객 등은 오전 11시 팔공산 시민안전테마파크로 자리를 옮겨 추모탑 앞에서 희생자의 넋을 달래기도 했다.이날 팔공산 동화지구 상가번영회와 대구 지하철 참사 희생자대책위원회의 공동성명 ‘화해와 미래를 위한 우리의 다짐’도 이어졌다.이들은 성명서를 낭독하며 팔공산 내 추모시설이 들어서면서 빚어졌던 갈등을 해소하고 화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희생자들을 위해 앞날에 대해 다짐과 실행을 맹세했다.김태일 2·18 안전문화재단 이사장은 “사고가 갖는 의미를 철저히 성찰하고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유가족들의 바람은 우리 사회가 희생자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다. 가족들의 바람이 잘 이뤄지도록 지역 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16주기 추모식 열려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16주기를 맞아 18일 지역 곳곳에서 추모식을 비롯한 ‘2·18대구시민안전주간’ 행사가 열린다.이번 행사는 2003년 2월18일 발생한 대구지하철 화재 희생자를 추모하고 안전에 대한 경각심과 시민과의 소통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나누고자 마련됐다.유족과 추모객들은 이날 오전 9시53분 지하철 참사 현장인 중앙로역 기억공간에서 2·18안전문화재단 주관 추모식을 거행한 후 오전 11시 팔공산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로 자리를 옮겨 추모탑 앞에서도 희생자를 추모한다.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는 희생자 추모 행사와 함께 팔공산 상가 주민들과의 공동성명 발표도 진행된다.이날 반월당역에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시민안전체험한마당’이 운영된다. 오후 2시에는 화재 발생을 가상한 긴급상황 대처훈련과 승객대피 훈련, 유관기관 합동 현장훈련이 열린다.한편 2·18 안전문화재단은 지난 14일부터 오는 20일까지 대구지하철 중앙로역 기억공간에서 ‘시민추모의 벽’과 ‘시민 헌화대’에 ‘추모의 글 붙이기’ 행사를 운영하고 있다.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

따따부따-사람의 목숨 값, 기억의 공간/이경우

이경우/ “한 번만 보고 싶어요.”불은 지하철역 벽면을 시커멓게 숯 검댕으로 그을려 놓았다. 그 위를 손톱으로 하얗게 긁은 글씨는 살아남은 사람들의 가슴에 박혔다. 대구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 기억의 공간. 1년 중 하루만 기억하는, 해마다 그날이 오면 한 번 찾아보는 공간이 아니다.“사랑합니다.” “편히 쉬세요.” 우리 가슴속에 새겨 당신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다시는 그런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다짐이다.16년 전인 2003년 2월 18일 오전 9시 53분. 대구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서 불이 났다. 장애인 김대한이 휘발유 7천500원어치를 사서 지하철에 타서는 1079호 열차가 중앙로역에 이르렀을 때 불을 질렀다. 뒤이어 중앙로역에 도착한 1080호 열차는 전원이 끊어져 전동차가 움직일 수 없게 되자 기관사는 승객들에게 대기하라고 안내방송을 한다. 그리고 열차 문을 닫은 채 기관사는 마스터키를 가지고 대피해 버린다. 피하지 못한 승객들, 불이 난 1079호 열차보다 1080호 열차에서 사망자가 더 많았다.“눈을 감아도 ‘살려 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떠올랐어요.” 지하철 참사 당시 출동했던 소방관이 남긴 글에서 긴박하고 처절했던 참사 당시 현장 모습이 그려진다.“못 나갈 것 같아예, 저 죽지 싶어예. 어무이, 애들 잘 좀 키워 주이소.” 직장을 얻으러 가던 구직자가 어머니에게 보낸 문자는 유언이 됐다.사망 192명, 부상 151명. 아직도 연고를 찾지 못하는 6구의 주검은 지금도 가족이 어디선가 돌아오지 않는 희생자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참사 이후 우리 사회는 그런 참사를 방지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당장 지하철 열차 내 좌석의 시트는 물론 열차 내부를 불이 잘 타지 않는 내연재로 바꾸고 화재감지시스템을 설치했다. 불이 났을 때를 가상한 대피훈련도 하고 있다. 곳곳에 화재 등 비상사태에 대비한 방독면과 산소통, 손전등도 비치해놓고 있다. 지하철에서 사고가 났을 때를 대비해 수동으로 출입문을 열 수 있도록 해놓고 비상탈출 경로 안내문과 방법. 지하통로를 이용할 수 있는 사다리를 준비해두고 있다.범인 김대한의 세상을 향한 분노, 그 분노가 지하철에서 불을 지른 것이다. 아무 죄 없는, 그와 같은 시간 같은 열차에 타고 있었다는 죄밖에 없는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었고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을 슬픔과 분노에 빠뜨렸다.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범인은 2004년 지병으로 숨졌고 사고 당시 대처를 잘못한 기관사들은 금고 4~5년을 선고받았다. 그런데도 그런 사고는 끊이지 않는다.분노는 식지 않고 사람들의 사람 목숨을 가볍게 여기는 데서 생기는 사고도 끊이지 않는다. 304명의 목숨을 수장한 세월호 사건이 그랬다.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는 사고 두 달이 지난 뒤에야 안면에 들 수 있었다. 이 땅에서 살면서 제대로 목숨 값 받기는 참으로 어려운, 여전히 스스로가 지켜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이제는 제값을 받아내야 할 일이다.우리 사회가 얼마나 더 잘 살아야 이런 분노가 사라질까. 길을 걷다가 차를 타고 가다가 현장에서 일하다가 일어나는 사고로부터 생명을 보호하는 일에 우리 사회는 여전히 투자에 인색하다.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어섰다는 수치로만 자랑할 일이 아니다. 우리 사회가 국민소득에 걸맞은 국민의식 수준을 갖춰야 하고 이를 가정에서부터 학교와 지역사회 국가가 함께 끌어올려야 한다. 사람 목숨값을 제대로 쳐 주는 사회로 만들어야 한다.참사를 기억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참사를 방지하고 그런 참사로부터 목숨을 지켜내는 사회로 바꾸어 가야 한다.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오늘도 지하철에 탄 수많은 얼굴들, 용케 자리를 잡은 승객들은 무심한 얼굴로 스마트폰에 얼굴을 파묻거나 모자라는 잠을 보충한다. 그들은 이 평화로운 공간에서 일어난 끔찍한 참사를 기억할까. 2월 18일, 그날 희생된 영혼들을 추모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