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때 아닌 택배 전쟁…간호사들 택배물품 관리로 이중고

대구의 한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최모(25·여)씨는 최근 야근이 일상이 됐다. 코로나19 방역대책으로 면회가 금지되자 보호자들이 병원으로 보낸 택배가 쏟아지면서다.택배 정리 업무까지 추가된 최씨는 근무 시간이 하루 평균 2시간 더 늘었다.최씨는 “환자 보는 시간도 빠듯한데 택배 때문에 하루가 길고 힘들어졌다”고 하소연했다.최근 일선 병원엔 몰려드는 택배로 간호사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대구시는 지난해 11월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풀었던 일선 병·의원의 면회를 다시 제한하기로 했다. 무분별한 면회를 통한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보호자들의 면회가 제한되면서 최근 병원에는 생필품, 간식 등이 담긴 택배가 쇄도하고 있다.택배 관련 업무는 환자 돌보기에도 바쁜 일선 간호사들이 떠맡았다. 감염 우려로 인해 병동에 의료진 외 출입이 금지됐기 때문이다.간호사들은 매일 1~2시간씩 택배를 받아 일일이 박스를 뜯고 물품 검사를 하는 것이 주요 일과가 됐다. 환자가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이나 과일, 약 등을 걸러내 반품하거나 보호자에 직접 돌려준다.김모(25·여·수성구) 간호사는 “택배가 올 때마다 병동(5층)에서 1층으로 뛰어 내려가 택배를 받는다. 택배 업무 때문에 기존 업무가 밀려서 제때 퇴근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전했다.면회가 제한되면서 간호사와 보호자 간 실랑이도 종종 벌어진다.방역당국이 면회를 제한하면서 구체적인 방침은 정하지 않고 자율에 맡기다 보니 병원마다 면회시간이 제각각인 것이 원인이다.송모(24·여·경산) 간호사는 “멀리서 왔다면서 한 번만 봐달라는 사람도 있고, 숨어서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며 “욕은 기본에 몸싸움까지 벌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불평했다.지난해 2월부터 1년 가까이 코로나19 최전선에서 환자들을 보살피고 있는 의료진들의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관계자는 “간호사들의 업무가 가중되면서 의료체계가 무너지고 있다”며 “간호사들이 지치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대폭적인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박준혁 기자 parkjh@daegu.com

“배달 라이더 없나요”…코로나가 낳은 대구지역 배달전쟁

대구 달서구에서 A배달대행업체 지역지사를 운영하는 김홍걸 대표는 최근 밀려드는 배달 수요가 밀려들고 있지만 마냥 웃음 짓지 못하고 있다.지난해 12월24일부터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으로 평일 하루 배달 수요가 2배 가까이 늘었지만 현 오토바이 배달원(이하 배달라이더)들로는 모든 물량을 소화하기 어려워서다.코로나19 감염 위험과 운행 조건 및 날씨 등의 영향으로 배달라이더 구하기도 여간 쉽지 않은 상황이다.김 대표는 “5인 이상 모임 금지 및 오후 9시 이후부터 모든 일반 음식점에서 배달·포장만 가능한 탓에 점심과 저녁에는 1~2시간 만에 200건이 넘는다”며 “배달업계에서는 요즘이 성수기나 마찬가지지만 배달라이더들이 구해지지 않아 골치가 아프다. 배달라이더들을 구하려면 오히려 웃돈을 얹어야 하는 판국”이라고 말했다.대구에서 배달라이더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배달 수요는 밀려드는 것에 반해 코로나 감염 위험과 운행 조건 및 날씨 등의 영향으로 배달라이더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5일 대구지역에 지사를 둔 5개 배달대행업체들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지침이 내려진 24일부터 배달라이더 1인이 소화하는 일일 평균 배달 물량이 전보다 20~30% 증가했다.배달대행업체들이 밝힌 배달 라이더 1인당 소화 가능한 일일 배달 물량은 평균 20~30건이다.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및 연장 이후 배달 물량은 평균 50~80건에 이르러 배달대행업체마다 5~10명의 배달라이더들이 더 필요하다.대구 수성구 B배달업체는 지난달부터 배달라이더 10명을 충원 중이다.1시간에 1명의 배달라이더가 최대 수용할 수 있는 물량이 5~10개다. 최근 20명에 달하는 배달라이더들이 각각 15~20개(1시간 기준)의 오더를 처리하고 있다.배달라이더 인력난으로 인해 지역 일반 음식점들도 고충도 늘고 있다.음식 배달 시간이 20~30분 지연되거나 아예 배달 취소 건까지 생겨나며 가뜩이나 사정이 어려운 자영업자들의 불만만 높아지고 있다.수성구 두산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모(28)씨는 “최근에는 파동이나 범어동 배달 건도 잡히질 않는다. 평소 20~30분 거리가 60~70분이나 소요되다 보니 손님들에게 일일이 설명하기 힘들다”며 “일부 지역은 아예 직접 배달을 나가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박준혁 기자 parkjh@daegu.com

야 “K방역 자찬 속 백신 빈손” vs 여 “정쟁적 위기 증폭 행태”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확보와 접종시기가 다른 나라보다 차츰 늦어지는 것을 두고 여야의 충돌이 거세지고 있다.더불어민주당은 21일 백신의 안전성을 우선 시하며 야당과 언론의 ‘가짜뉴스’에 따른 혼란에 초점을 맞춘 반면 국민의힘은 백신 공급에 대한 정부의 정책 실패로 몰아붙이며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설 것을 요구했다.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현안 관련 입장문을 내고 “현 상황의 게임체인저라고 할 수 있는 백신은 언제부터 접종이 시작될지 모르는 답답한 현실이다. 확진자 수가 적어 백신계약이 늦어졌다는 정세균 총리의 발언에 많은 국민께서 분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김 위원장은 지난 10개월간 국민들의 높은 시민의식, 훌륭한 의료진들의 헌신, 뛰어난 의료시스템으로 코로나 대란을 막아온 것인데 정부는 K 방역 자화자찬과 방심 속에서 백신·병상·의사 부족이라는 ‘3무 상태’를 만들며 방역실패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그는 “3단계도 시기를 놓치면 효용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정무적 판단이 아니라 과학적인 전문가들의 판단에 근거해 결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국민의힘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들도 잇따라 비판 입장을 내놨다.조명희(비례대표) 의원은 “현재 전 세계가 확보 전을 펼치고 있는 화이자·모더나 등의 백신은 수차례 임상 시험 결과 이미 유의미한 결과를 거둔 것들”이라며 “미국과 영국이 자국민에게 위험한 백신을 일부러 맞히고 있겠느냐”고 꼬집었다.배준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다른 나라 지도자처럼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백신 확보 등 방역에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호소했다.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도 당 대표단 회의에서 정부가 방심해서 백신 확보의 시간과 기회를 놓친 것 아니냐며 늑장 대처는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반면 민주당은 야당의 지적을 정쟁으로 깎아내렸다.이낙연 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은 눈앞의 정치적 이익만 생각하지 말고 방역과 민생을 도와 달라”고 말했다.이 대표는 “야당은 국민 불안과 공포를 조장하고 있는데 그런 행태는 방역을 교란하고 위기를 증폭시키며 결과적으로 민생 안정을 해친다”며 “국민의 건강과 생활 앞에 여야가 따로 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김태년 원내대표는 “야당과 일부 언론에서 왜 백신을 서둘러 접종하지 않느냐고 아우성”이라며 “백신 접종은 전 국민이 대상이다. 그래서 안전성을 최대한 검증하고 접종하는 게 원칙”이라고 밝혔다.김 원내대표는 “백신 접종 후 알레르기 반응과 안면 마비 등 부작용도 보도된다”고 덧붙였다.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566조 슈퍼예산 최대 뇌관은 ‘한국판 뉴딜’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로 치열한 공방을 펼친 여야가 2일 내년도 556조 원 규모 ‘슈퍼 예산’ 심사에 본격 착수한다.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전대미문의 경제 위기 극복과 포스트 코로나시대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확장재정 기조 아래 최우선 전략과제인 ‘한국판 뉴딜 정책’을 강조하며 확장 재정 기조를 고집하고 있다.반면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당은 급격한 국가채무 증가로 인한 재정위기 심화 등 재정 건전성에 초점을 두고 ‘한국판 뉴딜’ 예산 50% 삭감을 주장하며 현미경 심사를 예고한 상황이다.여야의 기조가 정반대인 만큼 예산안 처리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1일 국회에 따르면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2일 예산안 공청회를 시작으로 오는 4~5일 이틀간 종합정책질의, 9~10일 경제부처 부별 심사, 11~12일 비경제부처 심사를 진행한다.16일에는 예산안조정소위에서 사업별 감액·증액 심사가 시작될 전망이다.민주당은 21조3천억 원 규모인 한국판 뉴딜 관련 사업비의 경우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응을 위한 미래성장전략 차원에서 당력을 모아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다.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덮어놓고 한국형 뉴딜을 최소 50% 이상 삭감하겠다고 선포했다. 예산안마저 정쟁의 볼모로 삼겠다는 얘기”라며 일찌감치 방어막을 치고 나섰다.민주당은 법정 시한인 다음달 2일 이내에 예산안을 통과시키겠다는 태세다.반면 국민의힘은 한국판 뉴딜 관련 예산의 절반인 최소 10조 원 삭감을 주장하며 벼르고 있다.실적이 미비하고 미집행 우려가 있는 사업들을 이름만 바꿔서 다시 내놨다는 게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삭감 이유다.국민의힘은 이들 사업에서 삭감한 재원으로 긴급아동돌봄, 소상공인 지원, 맞춤형 재난지원 등 코로나 19 대응예산으로 조정해 ‘민생’에 힘을 쏟자고 주장하고 있다.여기에 정의당도 “상당수 사업이 기존 사업의 재분류로, 전혀 새롭지 않다”며 “과정은 없고 구호만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칼날 심사를 예고했다.국민의힘 예결위 간사인 추경호(대구 달성) 의원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내년에도 대폭적인 민생 예산이 필요할 텐데 재탕·삼탕의 한국판 뉴딜에 막대한 재원을 쏟아 붓는 것은 재정지출 우선순위로 봐도 적합하지 않다”면서 “100대 문제 사업을 선정해 철저한 심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국민 혈세가 함부로 사용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예산안 단독처리가 가능한 과반 의석 이상을 차지한 상태인 만큼 ‘법정 시한내 처리’를 명분으로 야당에 합의처리를 압박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다만 그 과정에서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면 야당의 강경한 반발을 불러와 파열음이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일부 사업의 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의성군, 한국전쟁 전몰군경 추모제 거행

의성군에서는 지난 28일 호국동산 내 한국전쟁의성전몰장병위령비 앞에서 보훈단체장, 기관단체장, 전몰군경 유족 및 미망인, 보훈가족 등 9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전쟁 전몰군경 추모제’를 거행했다. 김호운 기자 kimhw@idaegu.com

성주군, 폐기물 업체 불법행위에 전쟁 선포

성주군이 폐기물 처리업체의 불법행위와의 전쟁을 선포한다고 선언했다.이병환 군수는 최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폐기물 업체의 불법 행위를 끝까지 추적해 뿌리 뽑겠다”고 경고했다. 성주군이 초강수를 둔 이유는 성주가 지리적 여건으로 인해 폐기물 업체 불법 행위의 온상지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성주는 대구는 물론 구미 등의 대도시와 가깝지만 임대료 등의 시설·사용료가 대도시에 비해 저렴하다 보니 영세 폐기물 업체들이 성주로 몰려와 불법 행위를 저지른다는 것. 성주 용암면 용계리에 있는 건설 폐기물 처리업체인 A·B업체는 2018년부터 폐기물 처리 관련 불법 행위를 일삼아 과태료 부과와 영업정지 처분은 물론 고발까지 당했다.지난 6월에는 이들 업체에 대한 집중 점검에 나서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A·B업체는 영업정지 명령을 이행하기는 커녕 소송을 대응하며 영업을 계속해 왔다.설상가상으로 법원이 이들 업체의 영업 상 손실 등을 이유로 성주군의 행정처분(건설폐기물 반입정지와 영업정지 등)에 대한 집행정지 결정을 내렸다. 상황이 이렇자 성주군은 의성 쓰레기산 사태라는 최악의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특단의 대책을 수립했다. 먼저 지난 9월29일 대구서부노동지청과 산업안전보건공단에 해당 업체의 안전 진단을 요청했고, 10월5일에는 해당 업체들의 불법 건축물을 적발해 시정 명령했다.이후 전담반을 투입해 안전진단 및 구조검토와 폐기물 운반차량에 대한 특별단속, 고발 및 산지 훼손 행위에 대한 등의 복구명령 등의 강력한 압박에 나서고 있다. 성주군은 이번 법원에 판결에 대해 대구고등검찰청의 지휘를 받아 즉시 항고한 상태이다. 성주지역에 영업 중인 폐기물 업체는 모두 113개로 인근 칠곡군이나 고령군보다 많다.문제는 폐기물 업체 대부분이 영세하고 법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영업을 하다 보니 불법행위와 각종 문제가 주기적으로 벌어지고 이로 인해 주민들이 고통 받고 있다는 것. 이병환 군수는 “앞으로 성주군에 불법 폐기물 업체 발붙이지 못 하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 한 번의 불법 행위도 용인치 않을 것이며 끝까지 추적해 엄벌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재호 기자 kjh35711@idaegu.com

언제까지 반일독립운동을 할 건가

오철환객원논설위원최근 두 가지 사건이 동시에 터져 나와 여론을 둘로 갈라놓고 있다. 하나는 소위 ‘친일파 파묘법’ 발의이고 다른 하나는 광복회장의 연설문 파문이다. 친일파 파묘법 발의는 말 그대로 국립묘지에서 친일파 인사의 묘를 파내는 법을 만들겠다는 시도다. 광복회장의 연설 내용도 친일파 파묘법의 사고와 그 궤를 같이 한다. 비록 늦었지만 친일파를 샅샅이 찾아내어 처단하고 그 잔재도 깡그리 쓸어버리자는 말이다. 그럴만한 죄가 있다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 그런데 과연 그런 걸까.일제에게 나라를 빼앗겼다면 그 원인이 있을 것이다. 나라를 빼앗긴 책임소재를 밝히고 그에 따라 응분의 죄과를 묻는 것이 맞는다. 나라를 팔아먹었다면 매국노를 찾아내어 응징하면 되고, 전쟁에서 졌다면 그 패인을 분석하여 책임 있는 자를 징벌하면 된다. 전쟁의 패인은 다양하고 전문적이기 때문에 치밀한 연구가 뒷받침돼야 뒤탈이 없다. 패전해 나라를 빼앗긴 경우라면 책임질 사람이 더 명확하게 드러날 개연성이 크다. 국제정세와 자기실력도 모른 채 전쟁을 일으킨 사람 탓이고 허약한 국력을 방치한 사람 탓이며 전쟁 중에 적과 내통했거나 이적행위를 한 사람 탓일 것이다. 그렇지만 조선과 일본은 전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패전의 경우는 아니다. 그 당시 조선은 전쟁을 할 힘도 없는 그로기 상태였다. 한일합병은 나라를 일본에 그냥 내준 부끄러운 사건이다. 나라를 빼앗긴 게 아니라 차라리 망국이었다. 무기력하게 나라를 잃은 책임은 왕과 지배계급에게 있다. 부국강병에 소홀한 무능한 왕들과 국제정세를 읽지 못한 한심한 관료들 그리고 당파싸움에 날 새는 줄 모르던 양반들이 나라를 망친 원흉들이다. 망국을 을사오적만의 책임으로 돌리는 시각은 너무 단순하고 피상적이다. 조선은 그 전에 사실상 망한 나라였다. 희생양을 만들어 면피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좀 더 근본적이고 심층적인 연구·분석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책임질 자가 나온다면 망국의 죄인으로 낙인찍어 역사의 감옥에 가둬둬야 한다. 친일파는 제도 순응적 현실주의자이거나 일상적인 생계형 방관자다. 친일파의 죄는 전쟁도 없이 나라를 넘긴 상황에서 ‘나라를 구하지 않았다’는 일종의 부작위다. 친일이 결코 자랑일 순 없지만 범죄라 보기엔 지나친 감이 든다. 단순히 친일했다는 이유로 단죄하기엔 명분이 약하다. 보통사람에게 수준 높은 역사의식을 요구하는 것은 과욕이다. 친일파라 해 뭉뚱그려서 죄인으로 몰아선 안 된다. 일본국적으로 태어난 조선인들에게 그들 자손이 친일 멍에를 씌우고 조리돌림 하는 것은 일종의 폐륜행위다. 친일은 애국심의 문제이기 때문에 나라가 없는 상태에서 애국심을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단순한 친일과 반인륜적인 구체적 범죄행위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설사 독립과 광복을 방해한 자들을 응징해야 한다 하더라도 그 시간적 공간적 한계를 고려해야 한다. 친일파 청산을 무한정 끌고 갈 수도 없고 주권이 미치는 범위 밖으로 확대할 수도 없다. 친일을 나치 전범처럼 범세계적으로 무기한 추적해 응징할 수는 없다. 광복 75년이 지난 시점에서 친일 프레임으로 국민을 갈라 치는 정략은 임란 이후 재조지은을 들먹이며 당파싸움을 벌이던 사대주의자들의 작태와 다를 바 없다. 우리는 독자적으로 독립을 쟁취하지 못하고 연합국의 힘에 편승해 무임승차했다. 그런 연유로 인해 일제 청산에 대한 주도권조차 미군정이 쥐고 있었고 남과 북의 이념 전쟁으로 인하여 친일부역을 정리할 경황마저 없었다. 미군정 시절 친일부역 문제가 어떤 식으로든지 해결되었다면 상황은 다소 나아졌을 수 있다. 그렇지만 역사에 가정은 없다. 일제청산은 단일 사안일 뿐이고 근대화와 산업화를 포함한 복합적인 상황을 놓고 본다면 어느 것이 최우선순위였는지 단언하기 어렵다. 위안부와 징용에서 친일파 파묘법과 광복절 연설문에 이르기까지 과거사로 국론이 분열돼 갈등하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리더십위기와 코로나로 나라가 총체적 위기에 빠져있는데도 불구하고 부관참시를 법제화해 역대 대통령과 참모총장의 묘를 파내고 친일파 작품이라는 이유로 애국가를 거부하며 태극기와 무궁화. 대한민국 국호마저 기피하는 움직임은 부질없는 짓이다. 대한민국은 연합국의 힘으로 독립하고 유엔군의 도움으로 살아남았다. 그 역사가 부끄럽고 성에 차지 않는다고 반일독립운동을 언제까지나 계속할 순 없다. 지금 정신 차리고 현명하게 대처하지 않는다면 다시 망국의 치욕을 경험해야 될지 모른다. 과거는 역사학자에게 맡기고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공군 제11전투비행단, 6·25전쟁 참전 유공자 대상 봉사활동 실시

공군 제11전투비행단(이하 11전비)이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지난달 13일부터 대구지역 참전 유공자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실시하고 있다.봉사는 조국을 수호하기 위해 헌신한 지역 참전 유공자에게 보답하고 이들의 자긍심을 복돋고자 이뤄졌다.11전비 공중전투사 장병들과 군무원들은 참전 유공자의 처소를 방문해 환경 미화를 진행하고 소규모 시설물들을 정비했다.또 6·25전쟁 참전 경험담을 청취하며 헌신의 가치를 되새기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11전비 공중전투사 류경선 중위는 “선배님들이 앞서 보여주신 헌신과 희생에 조금이라도 보은할 수 있는 시간이 돼 무척 뜻깊었다”며 “생생한 6·25 전쟁 참전 경험담을 들으며 군인으로서의 책임감과 자긍심이 생겨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

한국전쟁 70주년, 한국전쟁과 대구문학

한국전쟁은 한반도의 모든 것을 파괴하고 쓰러뜨렸지만 절망 속에서도 언제나 희망의 싹은 돋아나듯이 전란을 피해 대구로 몰려든 문인들로 인해 대구는 새로운 문학의 싹이 트기 시작했다.전쟁의 마지막 보루였던 대구의 도심 향촌동에는 ‘종군작가단’, ‘문총구국대’ 소속 문인들을 중심으로 휴전 시까지 임시 한국문단이 형성되기도 했다. 이른바 전무후무한 ‘피란문단’이라 할 수 있다.전쟁의 참상으로 마음이 긁힌 문인들의 절망과 피폐, 낭만을 근간으로 슬프고 화려한 문학의 꽃을 피웠던 당시 향촌동의 피란문단과 문학인들의 모습을 재조명해보는 작업이 대구문학관에서 시도되고 있기도 하다.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많은 사람들이 전란을 피해 살던 곳을 떠나 대구로 피란했다. 그중에는 대한민국 문학계를 대표하는 수많은 예술가들도 포함됐다. 마해송, 조지훈, 박두진, 박목월, 김동리, 최인욱, 서정주, 유주현, 양명문, 오상순, 전숙희, 황순원, 최정희, 김윤성, 김송, 김팔봉, 구상, 정비석, 최태응, 유치환, 전봉건, 박인환, 장덕조가 그들이다.이들은 대구의 문인들과 어울리며 대구 문화의 중심지였던 향촌동으로 모여들었다. 한국전쟁이 많은 것을 황폐하게 만들었지만, 한편으로 대구문단을 한국문단의 중심에 서게 했다.1950년대 피란문인들이 향촌동으로 모이게 된 것은 이곳이 종합문화공간이었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부촌이었던 향촌동은 다방과 음악 감상실, 극장 등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았다. 이곳에서 전쟁으로 피폐해진 마음을 달래고 문학 창작을 위한 영감을 얻으면서 자연스레 독특한 문단이 형성됐던 것이다.대구로 터전을 옮겨온 피란문인들은 낯선 대구 땅에서 그나마 자신들에게 익숙하면서도 문화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해 자연스레 대구 향촌동의 다방으로 모여들었다.청포도다방, 백조다방, 모나미다방, 백록다방, 호수다방, 꽃자리다방, 상록수다방 등 많은 다방이 향촌동 일대에서 문인들의 안식처가 돼 주었다.향촌동의 다방은 문학과 예술에 대한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고 문학적 결실을 확인하는 살롱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했다. 당시 많은 문인들이 작품 발표를 위해 출판기념회를 열었는데, 장소는 주로 그들이 자주 가던 다방이었다.1951년 모나미다방에서 이효상의 ‘바다’ 출판기념회가 열렸고, 1953년 상록수다방에서는 박두진의 시집 ‘오도’, 살으리다방에서는 소설가 최인욱의 첫 단편집 ‘저류’의 출판기념회가 각각 열렸다. 1956년에는 구상의 시집 ‘초토의 시’ 출판기념회가 꽃자리다방에서 열렸는데 이곳은 구상이 그와 절친한 시인 오상순, 소설가 최태응과 자주 어울리던 곳이다. 오상순은 평소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는 인사말을 자주 했는데, 구상이 이에 영감을 받아 ‘꽃자리’라는 시를 발표했다. 꽃자리다방이라는 이름도 이 시에서 따온 것이라 전해진다.한편 1950년대 향촌동에서는 전쟁의 와중임에도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그중 클래식 음악 감상실 ‘르네상스’는 많은 대구의 예술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었다.클래식 음악 애호가였던 박용찬은 1951년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음반을 가지고 대구로 피란했는데, 그 음반과 기기들로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차를 마실 수 있는 문화 공간 ‘르네상스’를 열었다.르네상스는 전쟁의 소음 속에서도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평화를 느낄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장소였기 때문에 군인과 기자, 그리고 문인을 포함한 많은 대구의 예술가들이 이곳을 즐겨 찾았다. 전봉건, 조지훈, 박두진, 구상, 오상순, 정비석, 마해송, 김팔봉, 신동집 등이 그들이다.또 대구로 피란한 많은 사람들은 전쟁의 와중에서도 극장으로 모여들었다. 전쟁에 대한 공포와 부족한 물자로 인해 몸과 마음이 지친 사람들은 문화와 예술을 향유함으로써 잠시나마 위안을 얻고자 했다. 때문에 당시 대구에는 많은 극장이 성업했다. 만경관, 대구극장, 송죽극장, 문화극장(이후 한일극장), 자유극장 그리고 군인들이 주 고객이었던 육군중앙극장, 공터에 천막을 치고 손님을 받는 천막극장 등이 있었다.대구에 피란 온 문인들은 직접 연극 공연을 시도하기도 했다. 창군 6주년을 기념하는 예술제전의 일환으로 1952년 1월15일부터 사흘간 자유극장에서 ‘고향사람들’이라는 1막 2장의 연극을 선보인다. 문인극 ‘고향사람들’은 김영수가 극을 썼고 구상이 기획과 무대감독을 맡았으며, 최정희, 박영준, 유주현, 이덕진, 양명문, 박기준, 장덕조, 최인욱, 정비석 등이 출연했다. 마을 처녀 정옥과 결혼하기 위해 많은 청년들이 구애하지만 정옥은 건실한 상이군인인 만수와 결혼한다는 내용이었다.한국전쟁은 많은 것을 파괴했지만,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한국전쟁기 대구에서 출판문화가 융성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 것이다. 피란문인들은 군의 종군문인으로 활동하며 글을 기고했고, 대구의 출판사들은 이러한 군 관계 출판물들을 생산하며 성장했다.당시 ‘육군종군작가단’에 소속됐던 문인으로는 최상덕, 김송, 박영준, 장덕조, 최태응, 조영암, 정비석, 김진수, 김팔봉, 구상 등이 있으며, ‘공군종군문인단’ 소속 문인으로는 마해송, 조지훈, 최인욱, 최정희, 곽하신, 박두진, 박목월, 김윤성, 유주현, 이한직, 황순원, 김동리, 전숙희, 박훈산 등이 있다.한편 대구문학관은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특별한 기획전시 ‘피란문단, 향촌동 꽃피우다’를 진행한다.크게 3부로 나뉘는 전시는 ‘1부’에서 향촌동의 골목길을 배경으로 김동리, 마해송, 박두진, 박목월, 조지훈, 유치환 등 당시 대구로 피란 온 작가들의 모습과 글을 드로잉과 영상으로 전시한다. ‘2부’는 예술인들이 서로 교류했던 당시의 다방 모습을 재현하고, 많은 문인이 찾았던 음악 감상실 르네상스의 모습도 재현해 전시한다. ‘3부’에선 한국전쟁기 출간됐던 정훈매체 등 군의 출판물과 피란문인들의 작품을 전시한다.이번 전시는 10월3일까지 대구문학관 4층 기획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다.자료제공: 대구문학관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한국자유총연맹 대구동구지회, 6·25 전쟁음식 시식회 개최

한국자유총연맹 대구동구지회가 지난 25일 대구 동구 동서시장에서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당시 음식재현 시식회를 개최했다.이날 행사는 전쟁당시 주식이었던 보리주먹밥과 보리떡을 그대로 재현, 주민들에게 시식기회를 제공해 당시 빈곤했던 시절을 간접적으로 경험해보며 현재의 풍요로운 먹거리에 대한 소중함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행사 후 마스크 착용 생활화와 기본생활수칙 실천 홍보 등 코로나19 극복 생활 속 거리두기 캠페인도 실시됐다.배기철 동구청장은 “6·25 전쟁당시 굶주림을 면하기 위해 먹었던 보리밥과 보리떡은 오늘날 건강식으로 대접받고 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호국선열의 숭고한 정신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김병욱, “문 정부에 발간된 중고교 역사 교과서는 편향된 시각에서 기술”

현 정부 들어 발간된 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가 6·25전쟁 당시 북한의 만행은 축소 또는 삭제한 반면 남한의 과오는 부각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25일 미래통합당 김병욱 의원(포항남·울릉)이 2018년 7월 교육과정 집필기준 개정 이후 발행된 고등학교 새 한국사 교과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김 의원에 따르면 ‘씨마스’에서 발행한 ‘고등학교 한국사’를 보면 남북의 민간인 학살 문제를 다루면서 국군의 빨치산 토벌 작전 중 발생한 주민 학살 사건을 사진과 함께 게재한 반면 북한이 저지른 잔인한 양민학살에 대한 사진은 한 컷도 싣지 않았다.또한 (주)미래엔에서 발행한 한국사는 ‘전쟁 중 민간인 학살이 일어나다’는 주제 탐구 페이지에는 이승만 정권이 군대와 경찰을 동원해 국민보도연맹원들을 학살했다고 사진과 증언을 자세히 실었으나 북한군에 의한 학살만행에 대한 자료는 제대로 싣지 않았다. 지학사는 ‘6·25전쟁으로 남북이 큰 피해를 입었다’면서도 남한 정부의 국민보도연맹사건만 사진과 함께 따로 기술했다. 이 교과서는 또 남한과 북한을 모두 독재 체제로 기술하면서 북한 사회를 오히려 더 긍정적으로 묘사하기도 했다.해냄에듀가 발행한 교과서는 이승만 정권의 반공주의, 대통령 우상화, 독재 문제를 2페이지에 걸쳐 비판적으로 서술한 반면 김일성에 대해서는 한 페이지만 할애했다. 김 의원은 “문 정부가 들어서고 만들어진 교과서 집필기준을 보면 가장 중요한 역사적 사실조차 제대로 기술하지 않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객관적이고 가치중립적이어야 할 교과서가 편향된 시각으로 기술되어 있다면 우리 자녀들에게 뒤틀린 역사관을 심어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어 “편향된 역사 교과서로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위대함과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갖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우리 자녀들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는 역사 교과서 만들기에 더욱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