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쓰레기 산이 움직인다-의성군 단밀면, 방치폐기물 처리 시각된다.

거대한 ‘쓰레기 산’이 드디어 움직인다.의성군이 ‘쓰레기 산’으로 불리는 방치폐기물이 21일부터 단밀면 A업체 불법방치 현장에서 본격적인 처리에 들어간다.방치된 폐기물의 양이 너무 어마어마해 과연 다 처리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드는 가운데 의성군은 연초 예산 확보를 시작으로 2만6천 여t의 방치폐기물을 우선 처리하는 용역을 발주해 ‘쓰레기 산’ 처리를 추진하고 있다.쓰레기산 처리 작업이 시작되는 첫 날인 21일엔 조명래 환경부장관과 임이자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주수 의성군수가 현장을 지켜보는 가운데 방치폐기물의 처리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독려할 예정이다.작업을 시작으로 환경부와 의성군은 쓰레기산 처리의 환경문제에 대해 협력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의성군에 따르면 쓰레기산 처리 방안은 우선 현장에서 방치폐기물을 선별해 재활용 상태로 가공 반출하고, 열회수 재활용처리를 통해 폐기물이 이동 야적되는 것을 방지하는 방법으로 처리할 계획이다.군은 이 경우 소각처리 하는 것보다 약 160억 원 이상의 예산이 절감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쓰레기산을 방치해 온 A업체는 폐기물재활용업체로 2008년 폐기물재활용업으로 허가받아 운영하면서 그동안 행정처분 20회, 고발 10회 등의 처분에도 불구하고, “열병합발전소를 설치해 처리하겠다”는 빌미를 내세워 행정처분 집행정지 및 행정소송, 행정심판으로 처분을 지연시키면서 영업을 계속해 왔다. 그 결과 17만3천 여t의 폐기물을 야적하는 어마어마한 ‘쓰레기 산’을 만들었다.한편 의성군은 21일 쓰레기산 처리를 시작으로 우선 2만6천 여t을 처리하고, 환경부, 경북도와 협의하여 추가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나머지 폐기물도 신속하게 처리할 방침이다. 김호운 기자 kimhw@idaegu.com

‘무비컬’ 의 성장 동력을 바라보며

“독특하고 새로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대구 출신으로 최고의 명장 대열에 오른 봉준호 감독의 황금종려상 수상 소감 중 일부이다.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은 영화를 만들고, 또 영화를 보고 있다. 인간의 삶을 이야기하는 영화는 다른 삶과 조우하게 만들고, 또 타인의 삶을 이해하게 만든다.그런 점에서 봉준호 감독이 말한 ‘독특하고 새로운 영화’는 새로운 삶의 이야기를 만나게 해줄 뿐만 아니라, 그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예술장르와 결합하게 만들어 또 다른 콘텐츠를 탄생시키게 해 줄 것이다.사실 영화는 대중문화와 대중예술의 핵심이기에 그 파급효과의 범위는 대단이 넓고 깊다.특히 OSMU(one source multi use)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영화는 매력적인 예술장르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산업 분야에 ‘모티브’를 제공한다. 때로는 새로운 IT기술의 실험장이 되어 관련 산업의 발전을 견인하기도 한다.과거엔 영화가 ‘원소스’보다는 ‘멀티유즈’의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지금의 영화는 ‘원소스’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데 특히 다양한 장르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에서 그 영향력이 넓어지고 있으며, 그 위상 또한 점점 높아지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무비컬’이라고 부른다.무비컬은 ‘무비(Movie)’와 ‘뮤지컬(Musical)’을 합친 신조어로서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을 뜻한다. ‘무비컬’이라는 용어가 언제 처음 생겼는지 정확치 않지만 국내의 한 언론사 기자가 자신의 기사에 거론하며 널리 통용되었다고 한다.그 시작은 ‘콩글리쉬’이지만 지금은 영미권에서도 통용되는 국제적인 신조어가 될 정도로 ‘무비컬’은 하나의 장르로서 굳건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이처럼 ‘무비컬’이 대세가 된 이유는 뭘까?먼저 흥행에 성공한 원작 영화로 뮤지컬의 작품성이 담보되고 제작기간을 줄일 수 있어 흥행실패의 위험부담이 적다.또, 영화와 뮤지컬은 공연 시간이 2시간 내외로 스토리 진행이 비슷하며, 타 장르에 비해 영화의 영상을 최대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비컬’은 매력적인 장르이다.아울러 영화 음악이 라이브 공간인 무대에서 재현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확실한 비교우위를 갖는다.2019년, 올해에도 영화가 원작인 ‘무비컬’의 열풍은 여전히 뜨겁다. 지난 1월엔 제12회 DIMF 폐막작인 뮤지컬 ‘플래시 댄스’가 전국 투어를 하였고, 뮤지컬 ‘스쿨 오브 락’은 얼마 전 개봉하여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또, 영국 뮤지컬 ‘웨딩싱어’가 제13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개막작으로 소개될 예정이어서 ‘무비컬’의 그 뜨거운 열풍이 또 한 번 기대가 된다.사실 뮤지컬은 예술 영역을 상업적 수익원으로 만들 수 있는 장르라는 점과 자금 회수기간이 짧다는 점은 투자자들에게 큰 매력을 준다. 하지만 초창기 해외에서 검증된 작품을 위주로 한 뮤지컬 공연 시장이 그 한계에 부딪히면서, 참신한 소재를 바탕으로 한 창작뮤지컬에 많은 관심을 두었다. 그러나 창작 뮤지컬이 제작되는 비율은 갈수록 높아졌으나 관객동원력에서는 열세를 면치 못하는 실정이었다.이러한 현실 위에서 ‘무비컬’의 도래는 뮤지컬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된 듯하다.‘무비컬’은 이미 상영된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는 점에서 홍보, 마케팅은 물론, 투자자 유치나 관객동원에 유리할 뿐만 아니라 소재 빈곤에 시달리는 창작뮤지컬을 보완하는 동시에 대안이 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해외에서 들어오는 뮤지컬 로열티는 매년 상승하는 반면, 순수 창작 뮤지컬이 만들어 지는 제작 환경은 녹록치 않다. 이러한 현실 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대중문화산업인 영화는 뮤지컬에겐 아주 중요한 ‘원소스’가 된 듯하다.대한민국은 영화강국이다. 연간 누적 관객은 6년 연속 2억명이 넘으며, 한국영화 점유율은 8년 넘게 50%를 넘고 있다. 거기다가 황금종려상을 수상하여 대한민국 영화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려고 한다. 이러한 호기에 공연예술의 꽃이자 공연산업의 핵심이라 불리는 우리나라 뮤지컬도 ‘무비컬’이라는 동력으로 세계 최고의 뮤지컬 강국이 되길 소망해 본다.

도시재생, 감동이 먼저다

한일극장을 아는 세대라면 그 시절 동성로 풍경이 떠오를 것이다. 극장에서 나와 동성로를 걸을 때면 발길을 사로잡았던 리어카. 리어카에서 흘러나오는 영화음악의 아련한 선율은 심금을 울렸고, 제일서적 서점 귀퉁이에 쪼그려 앉아 읽었던 어린왕자는 아직도 마음속에 살아 있다. 극장도 서점도 리어카도 사라졌지만 눈을 감으면 여전히 마음으로 볼 수 있다.근래 도시재생이 한창이다. 도시브랜드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위촉돼 활동한 적이 있지만 도시재생이 도시의 존속과 유지를 위한 당연한 수순인지에 대해서는 늘 의문을 갖고 있다.저마다 처한 환경이 다른 데도 성공적인 해외 사례를 그대로 베끼는 것도 위험하지만 모든 사업이 그렇듯 도시재생도 리스크 최소화를 중심에 두지 않으면 정말 낭패다. 도시재생이란 명목으로 지역 주민과 임차인이 퇴출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은 상생을 기치로 진행된 사업의 궁극적인 목적을 말짱 도루묵으로 만들기 때문이다.지금까지 도시재생은 도로·공원 등 도시기반 정비, 건축물 리모델링 등 주로 외적이고 가시적인 변화에 주안점을 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가시적 변화가 도시재생의 중요한 요소라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이것만으로 도시재생의 완성이라 할 수 없다는 것.한일극장이 사라진 터에 최신식 시설을 도입한 영화관이 들어섰고 동대구역 신역사 주변으로 대형백화점과 벽면 페인트 냄새가 채 가시지 않은 새 건물이 우후죽순 들어섰다. 도시재생 이전보다 편리한 환경에서 영화를 관람하고 다양한 물건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감동이나 여운을 오래 간직할 만한 마음의 여유와 환경은 사라졌다.도시재생은 도시브랜드 이미지와 직결된다. 이미지는 대상의 장기적 성장 가능성의 바로미터다. 때문에 도시브랜드 이미지 가치는 변화와 더불어 반드시 ‘감동’을 동반해야 한다. 감동은 마음으로 느끼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실제 경험자들의 호불호가 도시재생 성공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첫 인상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변화와 상생을 기치로 이미지를 구축해야 하고 먼저 도시재생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 되새겨봐야 한다.괴테, 나폴레옹, 카사노바가 단골이었던 300년 넘은 베네치아 카페 플로리안이나 산 마르코 광장을 돋보이게 한 것은 비싼 음식이나 그 맛이 아니다. 세월을 견디게 한 장인들의 손과 묵묵히 그걸 지켜온 주민들이다. 그게 바로 베네치아만의 아이덴티티다.대구만의 아이덴티티는 무얼까.대구는 전 세계에서 전례 없는 국채보상운동이 일어난 발상지고, 한국전쟁 때도 바흐의 음악이 흐르던 도시다.이런 아이덴티티를 되찾자면 들숨날숨 제대로 숨통을 틔워야 한다. 생활 여건을 개선하는 새 건물이 들숨이라면 대구의 아이덴티티는 날숨이다. 이런 의미에서 도시재생을 문화재창조의 다른 말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무형의 무한한 스토리를 지닌 대구. 이제는 그 스토리에 색을 입혀야 한다. 대구·경북의 독립유공자도 좋고 예술가도 좋다. 특색 있는 스토리로 마당의 흙부터 도로, 우뚝 선 건물까지 혼을 불어넣어야 한다. 도시 전체가 생동감 넘치는 거대한 유기체로서 사람을 품어야 한다. 이것을 ‘둥지’라 불러도 괜찮겠다.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도시재생의 구체적인 방안으로 그간 축적된 교육, 문화 등 각 분야의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하자. 이것을 다시 4차 산업혁명에 최적화된 콘텐츠로 재생산하자. 여기서 그치면 안 된다. 이를 토대로 교육 커리큘럼을 선제적으로 제시하고 남녀노소 인력 인프라를 확보·확충하는 데서 도시재생 성공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더 이상 도시재생을 위한 파괴를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천천히 공들여 세심히 챙겨야 파괴가 창조로 바뀐다. 재생의 원동력이 감동임을 잊지 말자.“네 장미꽃이 그토록 소중하게 된 것은, 네가 네 장미꽃을 위해서 들인 시간 때문이야.” 가장 소중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다던 어린왕자의 말이다.

김부겸, 임신 13~35주 임산부 출퇴근 시각 조정 가능한 법안 발의

임신 13~35주 임산부의 출·퇴근 시각을 조정할 수 있는 법안이 발의됐다.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대구 수성갑)은 16일 이같은 내용의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임산부 안심 출퇴근법)을 대표발의했다. 근로기준법에는 임신 12주 이내 혹은 36주 이후의 여성 근로자만 원할 경우 1일 2시간의 단축근무를 시행할 수 있게 돼 있다.개정안에는 임신 후 13주부터 35주까지의 여성 근로자가 원할 경우 1일 근로시간을 유지하는 범위에서 업무의 시작 및 종료 시각을 조정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김 의원은 “임신한 근로자들이 혼잡한 출·퇴근 시간을 피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우리 공동체의 당연한 의무일 것”이라며 “다만 실제 근로 현장에서 입법 취지에 맞게 운영되는지 모니터링 하는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이번 법안에는 고용진, 권칠승, 기동민, 김병기, 김상희, 김종민, 김철민, 박선숙, 박정, 박홍근, 소병훈, 송갑석, 신경민, 신창현, 심기준, 우상호, 인재근, 전재수, 정춘숙, 조정식, 채이배 의원 등이 공동발의자로 함께 했다.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마약의 실태와 심각성

마약의 실태와 심각성박동균대구한의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서울 강남클럽 버닝썬 사건을 계기로 마약의 심각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데 이어 재벌 3세, 연예인이 연루된 마약범죄가 잇따라 터지면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대검찰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마약밀수 압수량이 298.3 ㎏으로 전년도 35.2 ㎏보다 8.5배 증가했다. 현재 우리나라 마약 중독자는 100만 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2018년 기준 검거된 마약류 사범 수는 1만 2천여명에 이른다.UN은 인구 10만 명당 마약류 사범이 20명 미만인 국가를 마약 청정국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마약류 사범 수는 인구 10만 명당 25.2명꼴로 마약 청정국 기준을 이미 넘어섰다.예전에는 마약사범이 남성이 절대 다수였지만 최근에는 여성의 비율이 20%를 초과했다. 연령별로 보면, 20대는 2012년만 해도 8.3%에 그쳤으나 2016년에도 13%를 넘어섰다. 경찰이 최근 검거한 마약사범을 보면, 필로폰과 엑스터시 등 향정신성 의약품 사범이 1천395명(전체의 83.2%)으로 제일 많았고, 이어 대마사범 248명(14.8%), 양귀비·아편 등 마약사범 34명(2%) 순이었다. 유형별로는 투약·소지가 1천271명(전체의 75.8%)으로 가장 많았고, 판매책이 383명(22.8%), 밀수책 23명(1.4%) 순이었다.과거에는 일부 연예인, 유흥업소 종사자들 사이에서 은밀하게 사용되던 마약류가 최근에는 가정주부, 직장인 심지어는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대구·경북지역의 마약사범도 최근 5년간 꾸준하게 증가해 3천300여 명의 마약사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또한, 대구지역에서 입건된 외국인 마약사범은 2016년 18명, 2017년 15명에서 2018년 38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외국인 마약사범이 늘어나는 추세다.이들은 주로 영어권 국가 출신 강사와 중국, 베트남 등 동남아 노동자들에 의한 마약류 유입이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 사회에서 마약사범이 증가한 이유를 살펴보면, 과거 중독자 중심으로 유통하던 마약이 최근에는 SNS, 국제택배 등을 통해서 유통하는 구조로 변한 것이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SNS에 주사기를 통해 투약되는 필로폰을 의미하는 은어 등을 입력하면 판매자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이처럼 마약이 우리 생활주변에 확산되고 있어 국가적으로 마약과 관련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마약에 대한 대책은 생산의 제한, 반입의 차단, 투약자 처벌, 계몽과 치료 등으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엄격한 단속과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특히, 마약의 최근 유통경로를 파악하여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UN 마약 범죄사무소 통계에 따르면, 일반적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되지 않는 딥 웹을 통한 마약거래가 2014년 4.7%에서 2017년 7.9%로 증가하였고, 이에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등을 사용한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 즉 예전에 조직폭력배 등 범죄 집단에서 유통하던 방식에서 한층 진화한 것이다. 경찰청 마약수사대, 사이버 수사대 등 국내외 유관 기관간의 정보공유 및 긴밀한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아울러 마약 중독자들에 대한 치료 역시 필요하다. 마약의 중독성 때문이다. 이는 마약사범에 대한 정신적, 병리학적 치료와 함께 사회적으로도 선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또 마약 청정국을 목표로 전방위적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마약은 꼼꼼하고 치밀한 단속과 빈틈없는 사후대책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국민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홍보, 계몽이 병행되어야 한다. 마약이 활개치는 국가치고 잘 사는 나라는 없다.

상생과 인센티브

이상철/ 자유기고가 노자의 도덕경에 ‘유무상생’이란 구절이 나온다. ‘있음’과 ‘없음’이 서로 함께 하는 대화합의 정신을 강조한 노자의 핵심사상이다. 이분법적 사고에 사로잡혀 좋고 나쁨을 구별하는데 급급한 현대인들이 되새겨야 할 경구이기도 하다.인류는 생존과 진화를 위해 끊임없이 갈등과 대립 속에서 살아왔다. 갈등과 대립은 때로는 위대한 인류사의 밑거름이 되기도 했지만 추악한 인간의 본능과 욕망이 결합하여 많은 비극을 낳기도 하였다.비극적 결말의 역사를 통해 우리는 ‘상생’이라는 해법을 배웠다. 특히 요즘은 국내외적으로 상생은 화두가 되었다. 상생은 생태학에서 파생된 개념인 공존이나 공생보다 더욱더 포괄적인 개념인데 기본적으로 ‘윈윈(Win-Win) 전략’과 인센티브에 의해 움직이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이러한 측면에서 동기를 유발하거나 어떤 행동을 부추기는 자극인 ‘인센티브’야말로 상생의 모멘텀이라고 볼 수 있다.인센티브가 잘 작동되고 있는 사례를 우리는 말레이시아 조호바루와 싱가포르를 통해서 알 수 있는데 다리 하나를 두고 10~20분 생활권에 있는 두 도시는 끊임없이 오가는 사람들과 물자 속에서 다양한 민족들의 삶이 현란하게 뒤엉키며 상생의 규칙을 만들어 낸다.조호바루 주민들은 높은 임금을 주는 싱가포르로 출퇴근을 하고, 싱가포르 주민들은 물가가 싼 조호바루로 건너가 쇼핑을 하거나 유흥을 즐긴다. 가격이라는 인센티브에 의해 매일 4만 명 이상이 움직이는 그 시스템이 놀라울 따름이다.하지만 인센티브와는 별도로 규제도 엄연히 존재한다. 말레이시아 유가는 싱가포르보다 훨씬 저렴한 편이라 싱가포르 당국은 말레이시아를 갔다 온 싱가포르 국적 차량의 계기판을 점검해 3분의1 이상 연료가 채워져 있으면 큰 벌금을 부과한다고 한다. 그래서 난데없이 국경 근처에서 휘발유를 버리는 사람들이 목격된다고 한다.또, 조호마루는 다양한 문화가 혼재한 도시이지만 엄연한 이슬람 국가의 도시이기에 현지인에 대한 주류 단속은 엄격하며, 공식기도일인 금요일에는 도시 자체가 숙연해지며 여인들은 단정한 머리에 두동이라는 스카프를 쓰고 다닌다고 한다. 이처럼 인센티브와 적절한 규제는 싱가포르와 조호바루의 지속적인 상생을 지켜주게 되었다.상생을 추진하는 데 있어 유의할 점도 있다.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악어가 하품을 할 때 작은 새가 악어의 입속으로 날아 들어와 이빨을 청소하고 이 작은 새가 먹이를 얻는 동안 악어는 안락함을 얻는다’고 말한 이래로 우리는 흔히 ‘악어와 악어새’를 상생이나 공생관계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하지만 실제로 악어는 입안에 있는 악어새를 잡아먹는다고 한다. 이처럼 상생은 보통 어느 한쪽의 배신으로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상생의 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호 간의 신뢰의 구축과 배려하는 자세이다.음양오행을 통해 상생의 원리를 설명해 보면, 오행 중 목(木)은 화(火)를 생하고, 화(火)는 토(土)를 생하고, 토(土)는 금(金)을 생하고, 금(金)은 수(水)를 생하고, 수(水)는 목(木)을 생하며 서로 간에 조화를 이룬다고 한다.상생은 상대방을 생(生)하게 하는 것을 기본원리로 한다. 최근 우리 사회는 ‘갑질’ 또는 ‘을질’ 이라는 이름의 주홍글씨를 가지게 되었다.서로 간의 반목과 저주가 아닌, 갑(甲)이 을(乙)을 살리고 을(乙)이 병(丙)을 살리고 다시 병(丙)이 갑(甲)을 살리는 갑·을·병 상생의 사회구조가 빨리 도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그러기 위해서는 다 같이 잘 살기 위한 상생의 인센티브 기제가 조속히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어쩌면 어디선가 읽었던 인센티브에 관한 글 안에 해답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모든 경제 주체는 인센티브에 반응한다. 그래서 한 사회의 현재와 미래는 요행이나 우연이 아닌 어느 정도는 예상 가능한 일이 된다.”너와 내가 살고, 더 나아가 우리가 함께 잘 살 수 있는 상생의 동력이 4차 혁명보다 더 위대한 것임을 확신해 본다.

명문 대학의 길

신재호/ 경북대학교 응용생명과학부 교수 경북대학교에서 학생으로 12년, 교수로서 12년을 경험했다. 그 정도 기간으로는 아직, 이 대학을 세계적 명문으로 만들 방법은 찾지 못했지만, 적어도 상위 랭킹에 오르도록 변화를 주는 방법을 12가지로 정리하였다.1. 대학에 변화를 주려면, 인센티브를 바꿔야 한다. 놀랍게도, 평범한 교수와 직원은 대학의 발전계획서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이런저런 선언적 목표나 지나치게 자세한 실행계획은 혼란함과 피곤함, 그리고 역효과를 가져올 뿐이다. 만약 구성원들의 변화가 필요하다면, 명확한 핵심 목표를 인센티브와 함께 제공하라.2. 최고의 교수진을 대학에 유치하려면, 최고의 리더가 필요하다. 대학의 수준을 올릴 저명한 학자를 초빙하기 위해서는, 대학이 보유한 가장 훌륭한 학자를 각 조직의 리더로 만들어야 한다. 논문을 독려하는, 논문 없는 리더에게 누가 귀를 기울이겠는가? 또한 훌륭한 리더는 ‘저명한’ 인재에게도 학문적 위협을 덜 느낄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성공적인 인사를 실행한다.3. 채용의 질을 높이기 위한 리더의 개입이 필요하다. 인간은 자신과 같은 다른 사람을 채용하곤 한다. 왜 자기보다 훨씬 나은 사람을 고용해서 인생을 힘들게 만들겠는가? 교수 초빙과 승진과 관련해서는 리더가 책임을 지고 주도하며 하나하나 감시해야 한다. 그저 원서 낸 후보 중에 제일 나은 사람을 채용하는 것은 평범한 선택에 대한 관용을 조장한다. 리더의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채용을 포기해야 한다.4. 우수한 교수를 발굴하고 알려야 한다. 학문의 길은 외롭다. 우수한 학자들에게 주는 가장 좋은 보상은 동료들의 축하이다. 동료의 존중을 받는 학자는 대학에 충성을 보여줄 것이다.5. 고통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변화는 반드시 상처를 준다. 이미 친구가 되어버린 동료를 평가하고 탈락시키는 일은, 학과 단위에서는 일어날 수가 없다. 최종적으로 환부를 도려내는 결정은 반드시 학과의 바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6. 너무 많은 변화는 이득이 없다. 지나치게 잦은 변화는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불과 몇 년마다 목표나 전략, 실행계획이 뒤집히는 것은 리더쉽에 조롱만 남긴다. 대학의 변화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변화에는 집중력, 강인함 뿐만 아니라 시간 또한 필요하다.7. 연구비에 대한 확실한 인센티브. 현대 대학은 연구비의 규모가 곧 대학 우수성의 절대적 지표다. 더 많은 연구비 확보를 위해서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인센티브가 부여되어야 한다.8. 위원회와 회의를 줄이고 책임질 결정은 상부에서 하라. 대학 대부분의 일은 훌륭한 전문 행정직원의 능력으로 충분하다. 위원회가 일을 방해하는 것은 아닌지 고려하라. 절대적으로 필요한 위원회 이외에는 반드시 없애야 한다. 가장 훌륭한 학자들을 가장 전문성이 없는 행정에 소비하지 말라. 행정의 책임은, 위원회가 아니라 리더가 지는 것이다.9. 행정 직원과 학술 직원 (교수) 간의 관계를 명확히 하라. 행정 직원과 교수들이 얼마나 서로를 비난하고 조롱하는지는 다들 잘 알 것이다. 대학의 핵심 비즈니스는 연구와 교육이다. 이 핵심을 양쪽에 진지하게, 그리고 자주 설명해야 한다.10. 체계적 신임 교원 교육은 꼭 필요하다. 직업에 대한 태도, 강의에 대한 아이디어, 학계에서 살아남는 방법, 행정 직원들과의 소통 방식 등등 신임 교원이 알아야 할 핵심 내용을 반나절 안에 소화하는 프로그램을 자주 (적어도 한 학기에 한 번), 그리고 반복적으로 (초임 후 4년간) 제공해야 한다.11. 어떤 조직의 리더든, 적어도 5년 이상을 맡아야 한다. 최고 랭킹 대학을 이끄는 리더들의 평균 재임 기간은 7~10년이다. 성인군자가 아니고서야, 사람은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으면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12. 리더에게는 충분한 힘이 부여되어야 한다. 리더에게 실행력과 실적을 원한다면, 그만한 힘이 부여되어야 한다.전통의 명문 대학이 되고 싶다면 변화하라. 경북대 약대 학장을 지낸 송경식 교수가 2004년에 만든 슬로건은 아직도 유효하다. “전통은 지켜나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