께냐/용창선

한 사람을 잊는 데에 한 평생이 걸렸다/뜨거웠던 몸과 다리 싸늘히 식고나면/연인의 정강이뼈로 만들어서 부는 피리//그대가 오신다는 바람결에 꽃은 핀다/외롭게 걸어왔던 이번 생의 부은 발등/그리운 이름 부르며 무릎 꿇고 앉은 밤//온 생을 기다려온 다리뼈에 구멍 내어/절뚝이며 걷듯이 외로움을 채우면/쓸쓸한 입술 속에서 다시 피는 당신 이름「오늘의 시조」 (2020, 제14호)용창선 시인은 전남 완도 출생으로 201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으로 등단했다. 시조집으로 ‘세한도를 읽다’와 연구서로 ‘윤선도의 한시 연구’ 등이 있다.께냐는 안데스 인디언들의 피리로 죽은 연인의 정강이뼈로 만들었다고 한다. 곡진하기 이를 데 없는 사연이다. 한 사람을 잊는 데에 한 평생이 걸렸다, 라고 첫줄에서 이미 모든 것을 말하고 있다. 그만큼 잊는다는 일은 지난한 것이다. 뜨거웠던 몸과 다리가 싸늘히 식고나면 연인의 정강이뼈로 만들어서 부는 피리인 께냐는 그런 까닭에 그 소리가 몹시도 애절하다. 하늘도 울린다. 그대가 오신다는 바람결에 꽃은 피고 외롭게 걸어왔던 이번 생의 부은 발등으로 그리운 이름을 부르며 무릎 꿇고 앉은 밤은 남은 이의 몫이다. 그런 밤에 화자는 께냐를 불 것이다. 그 절절한 소리를 듣고 떠난 그가 불현듯 나타날지도 모른다. 감은 눈언저리로 다가온 사랑하는 이가 눈물 머금고 섰을지도 모른다. 진실로 부르는 소리가 하도나 애절해서 죽은 이도 다시 살아 돌아올 만하다. 그래서 온 생을 기다려온 다리뼈에 구멍 내어 절뚝이며 걷듯이 외로움을 채우면 쓸쓸한 입술 속에서 다시 피는 당신 이름은 영원해 사랑의 역사는 길이 이 땅에 남아서 온 천지를 바람처럼 떠돌 것이다. 이처럼 그지없이 아픈 사랑의 노래가 ‘께냐’다. 사연 자체로만도 울림을 주는데 미학적 직조로 말미암아 그 울림은 더욱 심화됐다.그는 ‘9회 말 투아웃 2사 만루’라는 시조에서 다른 각도로 인생을 노래하고 있다. 직구로만 승부하던 눈빛은 무뎌졌고 방어율이 낮았던 청춘도 시들었다, 라면서 가슴의 흉터 같은 실밥을 꽉 쥐고 서 있는 한 투수의 모습을 그린다. 이어서 커브처럼 휘어지는 골목길의 불안과 포크볼로 떨어지는 목덜미의 빗방울이 외로움 쌓인 세상에 내던져져 있었다고 진술한다. 여기서 골목길의 불안을 커브처럼 휘어지는, 이라는 수식을 통해 삶의 문제를 표면화하고, 목덜미의 빗방울을 포크볼로 떨어지는, 이라는 구절이 꾸며줌으로써 의미를 심화시키고 있는 대목을 특히 눈여겨볼 점이다. 더불어 이 일들이 고독한 세상에 내던져져 있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이러한 현실인식은 값진 것이다. 이제 내 손을 떠난 공이 타석으로 날아가고 있다. 화살을 떠나보낸 활시위가 떠는 순간이다. 그때 딱! 하는 소리와 함께 타구가 날아가고 경기는 역전승으로 종료된다. 시의 화자인 투수는 패배한다. 인생은 9회 말 투아웃부터라는 말이 야구계에 널리 퍼져있는 것은 이따금 그러한 긴박한 상황에서 역전이 현실화되는 경우를 보게 되기 때문일 터다.그는 또 단시조 ‘월명리’에서 눈물어린 서정의 세계를 보인다. 닳아진 그대 뼈와 내 울음이 닮았다, 라면서 외로운 영혼에만 들어와 울린다는 월명사 피리소리에 수선화가 피는 밤을 노래하고 있다. ‘께냐’와 더불어 심금을 울린다. 완도에서 태어난 시인 용창선은 이렇듯 정도리 바닷가 몽돌 같은 시심으로 시조밭을 땀 흘려 일구고 있어 든든하다. 이정환(시조 시인)

경주박물관 성덕대왕신종 소리체험관 운영

국립경주박물관이 8일부터 신라미술관에 성덕대왕 신종 소리체험관을 운영한다.국립경주박물관에 따르면 성덕대왕 신종은 성덕왕의 공을 기리기 위해 경덕왕이 주조하기 시작해 혜공왕이 34년 만에 완성한 통일신라시대 최고의 종으로 손꼽힌다.신종은 올해 완성 1천250주년을 맞는다.지금은 국보 제29호로 지정해 국립경주박물관에 보관·전시 중이며 2013년부터 보호를 위해 타종을 금지하고 있다. 신종 소리체험관은 ‘시공간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성덕대왕신종의 진정한 울림을 찾아 떠나는 여정’이라는 주제를 현실감 있게 전달하고자 9.1채널 서라운드 스피커를 활용한 입체 음향시스템을 몰입형 3D 사운드로 디자인했다. 또 3D프로젝션 맵핑과 엣지블렌딩 등의 핵심기술과 7대의 초고화질 프로젝터를 활용해 고화질 입체영상을 제공해 소리만이 아닌 온몸으로 성덕대왕신종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성덕대왕 신종소리체험관은 대사가 없는 비언어극 넌버벌 퍼포먼스의 형태로 신종과 관련된 기록과 설화를 바탕으로 종의 제작부터 완성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스토리텔링해 보여준다. 영상에서는 먼 미래의 외계인을 등장시켜 성덕대왕신종의 맑고 웅장한 소리, 맥놀이 현상의 신비와 경이로움을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이 재미있게 함축해 전달한다. 소리체험관의 종소리는 2020년 10월 성덕대왕신종 보존상태 점검을 위한 타음 조사 과정에서 녹음된 새로운 음원을 바탕으로 약 3개월의 노이즈 제거, 편집 작업을 거쳐 완성했다. 최선주 국립경주박물관장은 “타음 조사 결과 성덕대왕신종의 구조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세계인이 주목하는 문화유산 신종의 안정적인 보존을 위해 부식방지와 타종 시 관람효과를 고려한 신종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새로운 신종관은 춘양교지 종합 정비계획과 연계해 대국민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

대구환경미술협회전, 신축년 자연의 소리전, 22일까지

대구환경미술협회는 오는 22일까지 달서문화재단 웃는얼굴아트센터에서 로컬프랜드리시리즈1 ‘대구환경미술협회전-신축년 자연의 소리전’을 가진다.인간과 자연의 필연적 관계의 중요성을 미술이라는 매체를 통해 다양하게 그려내고 있는 이번 전시에서는 신재순 작가의 ‘이브의 정원’을 비롯해 진성수, 남학호, 금동효, 김명주 등 회원들의 작품 70여 점이 전시된다.2008년부터 대구에서 미술을 통한 환경 계몽 운동을 벌여온 대구환경미술협회는 각종 회원전과 초대전을 꾸준히 진행해오는 등 지역을 대표하는 미술협회로 자리매김해왔다.특히 대구환경미술협회는 매년 전시회 개최와 더불어 찾아가는 문화마당, 환경 계몽을 위한 조형물 설치 등의 봉사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현재 400여 명의 작가가 소속돼 있는 대구환경미술협회는 지역민들의 문화 욕구를 충족시키며 대구의 미술 창작 활동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등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대구환경미술협회 신재순 회장은 “이번 전시는 환경의 소중한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문의: 053-584-8720.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운명교향곡/ 김지훈

쌀 씻는 소리가 음악처럼 들릴 때가 있지// 음악,/ 세상의 모든 부딪힘// 젓가락에 집힌 허공은 왜 짠가/ 웃음과 울음 눈물의 꼭짓점/ 알고 보면 다 같은 가락// 쌀쌀쌀 쌀이 손가락을 간지럽힐 때/ 사이 사이를 오가는 물고기/ 간지러움이 소리가 될 때// 모든 사이는 부딪힘의 내력/ 사이가 낳은 소리 나는 쓴다// 고플수록 궁금한 속내/ 발보다 코가 빠를 때가 있지/ 프로는 들숨날숨 코로 연주하지「대륜문학」 (대륜문학회, 2020)운명교향곡은 베토벤의 제5번 교향곡을 말한다. 그 첫 소절에 대해 ‘운명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라 했다는 풍문으로 인해 운명교향곡이란 별명이 붙었다. ‘미미미 도, 레레레 시~’하고 연주가 시작될 때 죽음의 사자가 가까이 다가오는 듯 장엄한 느낌을 받는다. 그런 이유로 운명교향곡이란 별명이 정식 곡명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도 모른다.자연을 능가하는 예술은 없는 법이다. 음악과 미술, 문학도 그 예외일 수 없다. 만물에서 발생하는 모든 소리는 자연의 고유한 울림이다. 소리 높이 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인식능력, 즉 절대 음감을 가진다면 주변의 인위적 소리는 물론 자연의 소리도 모두 음표로 옮겨놓을 수 있다. 세상은 모두 울림으로 이뤄져 있으니 세상은 곧 음악이고 교향악이다. 베토벤은 운명을 음악으로 형상화시켰지만 김지훈 시인은 운명을 시로 표현해낸 셈이다.쌀 씻는 소리가 듣기 좋은 음악으로 들리면 배가 고플 때일 것이다. 그 때 들리는 소리는 어떤 음악보다 반가운 느낌을 준다. 서걱서걱 부딪히고 빡빡 비비며 서로 갈등하는 가운데 쌀알은 가장 풍요로운 화음을 창조해낸다. 음악은 조화로운 소리이지만 세상의 모든 부딪힘으로 인해 발생하는 거친 소리에서 출발한다. 세상만사 서로 마찰을 일으키고 부대끼며 돌아가는 듯 보이긴 하지만 결국 그 본질은 평화롭게 화합하면서 아름다운 세상을 일궈가는 데 있다.젓가락에 집히는 허공은 허공이 아니다. 웃음이 녹아있고 울음이 스며있다. 그 꼭짓점에서 눈물로 맺어지는 허공은 눈물의 간이 배여 있다. 즐거움을 상징하는 듯 보이는 웃음은 행복감을 주고 슬픔을 나타내는 울음은 카타르시스를 통해 진한 감동을 불러온다. 웃음은 빠른 가락을 타고 울음은 느린 가락을 타고 다니지만 목적지에서 눈물로 만나는 운명에 직면한다.쌀이 손에 스치는 촉감은 뿌듯하고 부드러울 수 있다. 그렇지만 그것은 쌀알이 부딪히고 갈등하는 마찰음이다. 쌀알과 쌀알의 사이에서 물고기가 스치듯 간지러운 소리가 발생하고 그 소리는 시시때때로 다르게 변이한다. 같은 쌀알의 울림이라하더라도 일의적으로 표현되지 않는다. 그 쌀알 교향곡은 그 사이의 깊은 내력을 담아낸다. 시간과 장소에 따라 악보가 다르고 사람과 상황에 따라 그 느낌이 달라진다.소통하는 쌀알의 소리를 듣는다. 손가락에 전하는 그 촉감을 느낀다. 눈에 비치는 그 모습을 본다. 배가 고플수록 그 속뜻이 궁금해진다. 허나 급할수록 돌아가야 실수가 없다. 프로가 들숨 날숨을 이용해 코로 악기를 연주하듯이 행동보다 냄새가 더 유용할 수 있다. 눈이나 귀보다 코가 빠르고 정확할 때가 있다. 오감을 다 동원해야 그 정체성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손가락에 스치는 쌀알의 내력을 시인은 마침내 문자로 표현한다. 쌀알 교향곡은 이제 시가 됐다. 오철환(문인)

해금소리로 물든 12월, 수성아트피아 ‘박은경 해금 독주회’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솔리스트를 발굴·지원하는 수성아트피아 ‘아티스트 인 무학’ 다섯 번째 무대로 ‘박은경 해금 독주회’가 다음달 1일 열린다.수성아트피아 무학홀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는 총 3곡이 연주된다. 대구시립국악단 가야금 수석 김은주와 함께 남도의 토속정서와 멋을 함축한 ‘해금과 육자배기’를 시작으로 충남도립국악단 경기민요 상임단원인 박영희와 함께 깨끗하고 경쾌한 ‘경기민요 연곡’을 선사한다.마지막 곡은 ‘지영희류 해금 긴사조’로 진양, 중모리, 중중모리, 늦은자진모리 그리고 빠른굿거리 자진모리로 구성된 곡이다.지영희 선생은 해금산조와 피리 시나위의 명인으로, 지영희류 해금산조는 경기지방의 무속음악에 뿌리를 두고 있어 가락이 섬세하고 선율의 굴곡이 크기 때문에 경쾌하면서도 명료한 느낌의 해금소리를 느낄 수 있다.해금연주가 박은경은 경북대학교 예술대학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주영위, 금재현, 이동훈에게서 사사했다. 또 해금 실내악단 ‘이현의농’과 퓨전 실내악단 ‘나르샤’ 단원으로 다양한 레퍼토리 공연을 선보이고 있으며 현재 대구시립국악단 상임단원으로도 활동 중이다.박씨는 “마지막 곡 지영희류 긴산조는 일박적인 짧은 산조에 비해 시간이 길지만, 무대에서 꼭 한번쯤 해보고 싶었던 곡이라 기대된다”고 했다.수성아트피아 정성희 관장은 “활을 문질러 소리를 내는 찰현악기인 해금은 음의 표현이 극히 자연스럽고 다양한 반면에 음정을 정확히 내기 쉽지 않다”며 “이번 공연을 통해 섬세하고 부드러운 해금 연주로 구슬프면서 아름다운 선율의 세계를 느껴보길 바란다”고 했다.한편 이번 공연에는 해금을 보다 쉽게 이해하면서 즐길 수 있도록 대구예술대학교 류자현 교수가 해설을 함께 곁들인다.전석 1만 원으로 예매는 수성아트피아 홈페이지 및 티켓링크에서 할 수 있다. 문의: 053-668-1800.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국화 여인’ 강연분씨 소리꾼으로 변신...‘봉화 아리랑’ 앨범 출시

봉화에서 ‘국화여인’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강연분(62·여)씨가 ‘봉화아리랑’ 앨범을 발표해 화제다.봉화아리랑은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창작민요로 봉화의 모습을 사실 그대로 묘사하고 있다.6분40초의 노래로 10개의 본곡과 1개의 후렴으로 구성됐으며 최근 한국음반저작권협회에도 등록을 마쳤다.서도소리 이수자, 곽동현씨가 작곡했으며 단국대 국문학 석사 강정모씨와 문학인 이인우씨가 작사하고 강연분씨가 노래를 완성했다.이 민요는 1절부터 6절까지는 봉화의 아름다운 자연과 만물을 극찬하는 곡이다.봉화아리랑은 ‘아리랑 아리랑 봉화의 아리랑, 아리랑 고개를 나는 넘어가네’라는 정겨운 후렴으로 모두 12절로 구성돼 있다.1절은 ‘청량산 장인봉 높은 정기, 우리 고을 봉화에 설설히 나리소서’로 시작해 봉화를 대표하는 청량산도립공원의 높은 정기를 표현했다.이어 대한민국 10대 정자에 손꼽히는 청암정, 과거 궁궐 건축에 애용된 ‘소나무의 제왕’ 춘양목 등 아름다운 가락과 선율로 봉화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7절부터 12절까지는 임을 향한 그리움을 봉화 여성의 마음으로 표현했다.강연분씨는 현재 국화농원국태 대표이다. 20여 년째 봉화에서 국화를 재배하며 우리 민요에 푹 빠져 있다.어릴 때부터 타고난 재능도 있지만 10여 년 전 이제는 민요를 하지 않으면 후회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민요를 시작했다고 한다.이후 봉화의 소리를 연구하는 모임인 봉화아리랑소리보존회(회장 강연분·회원 22명)를 설립하는 등 봉화지역의 정서를 담은 노래를 연구해오다 이번에 ‘봉화아리랑’을 발표하게 됐다.강연분씨는 “우리나라에는 지역마다 정서를 담은 아리랑이 발굴, 전승돼 오고 있는데 봉화지역에는 우수한 자연과 문화가 있음에도 이를 노래한 아리랑이 없어 아쉬웠다”며 “앞으로도 봉화의 소리를 찾는데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한편 봉화아리랑은 음반과 강연분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들어 볼 수 있다. 박완훈 기자 pwh0413@idaegu.com

어느 낚시꾼의 허튼 소리

김시욱에녹 원장가을로 접어들면서 지역 저수지마다 낚시꾼들로 가득하다. 깊은 밤, 나가고 들어오는 차들로 주변 사람들은 쉬이 잠을 이루기가 힘들다. 형형색색의 케미컬라이트는 불꽃놀이에 버금갈 정도로 화려하다. 봄과 가을철이 월척을 잡기에 최적이라는 꾼들의 말은 일견 수긍할만하다. 붕어들은 산란철 알자리를 찾기 위해, 겨울철 동면에 앞서 영양보충을 위해 저수지 언저리로 회유한다는 사실이다. 모든 동물은 동면의 습성을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다는 어느 학자의 말을 빌자면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일몰시간이 지나고 저수지엔 어느새 긴장감이 배어난다. 이른 저녁을 먹은 낚시꾼들은 혹여 대물의 입질을 놓칠세라 찌에 끼운 케미컬라이트를 노려본다. 침묵과 정숙을 요하던 저수지에 상향등을 켠 차 한 대가 진입한다. 아마도 초행길에 대물이 나온다는 ‘카더라’ 통신을 믿고 온 외지인인 모양이다. 낮은 소리의 한탄과 짜증이 나오더니 성질 급한 누군가가 차를 향해 욕설을 한바탕 내지른다. 적을 향해 주어진 상황 속 은폐와 엄폐의 모든 전략을 구사하며 숨소리마저 죽여 온 낚시꾼들에게 그는 또 다른 ‘적폐’이자 제거의 대상인가 보다.현재진행형으로 나타나는 우리 정치현실 역시 낚시꾼들의 ‘놀이’와 비견될 것 같다. 붕어와 낚시꾼의 보이지 않는 머리싸움, 본능에서 흘러나오는 먹이취식과 그것을 노리는 포획자의 전략, 전술은 온전히 정치에서 묻어나고 있다. 기원전 1100년 전후, 주나라 강태공의 유명한 일화처럼 이미 낚시는 정치를 위한 기본 처세술인지도 모른다. 펴진 바늘로 위수 강가에서 낚시를 하던 강태공과 주나라 문왕의 대화는 시대적 상황과 정치의 근본을 일깨워 주고 있다. 강태공은 낚시와 정치의 연관성을 다음과 같이 세 가지의 이치로 말한다. 첫째, 미끼를 이용해 고기를 낚는데 이는 곧 녹봉을 주어 인재를 취하는 것과 이치가 같다. 둘째, 좋은 미끼를 이용해 큰 물고기를 낚을 수 있는 법인데 이는 인재에게 많은 녹을 주면 줄수록 자신의 목숨을 아끼지 않는 충성스런 신하가 나오는 이치와 같다. 셋째, 물고기는 종류에 따라 요리법이 다르듯 인재의 성품과 됨됨이에 따라 벼슬을 달리 맡기는 이치와 같다.비록 시대가 바뀌어 가시화와 더없이 빨라진 IT와 AI의 최첨단 사회가 진행되고 있지만 인간의 본성에서 출발된 정치는 아직도 아날로그가 유효하다. 펴진 바늘로 10년간 때를 기다린 강태공을 ‘사이비’ 낚시꾼이라 부른들 누가 탓할 수 있을까만 백성을 위한 진정한 인재 발굴과 나라의 부강을 도모했다는 점은 더 큰 의미의 낚시꾼이 아니었던가.최근 언론을 통해 터져 나오는 정책들은 ‘성급함과 오만’의 실책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집권 여당의 아전인수식 당헌 개정과 서울, 부산시장 후보 추천, 호텔인수를 통한 전세난 극복, 국책사업으로 결정된 김해공항 확장의 백지화 등은 스스로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는 방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로 있던 2015년 만든 당헌 96조 2항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하여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다’라고 명문화된 것으로 선진 정당정치를 표방하며 당시 새누리당을 공격한 근거였다. 후보자 무추천은 ‘국민에 대한 책임 방기’라는 그럴듯한 말을 앞세워 개정안에 ‘단, 전당원 투표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삽입하는 꼼수는 국민을 무시한 오만이 아닐 수 없다. 오죽하면 ‘더불어치매당’이란 말이 나올까 싶다. 끊임없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과의 대립구도는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유고된 상황이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들게 한다. 연일 발표되는 부동산 억제 정책은 역으로 수도권을 비롯한 대도시 주요지역의 집값 상승을 불러오고 있다. 전세난의 해결책으로 호텔 개조의 전세 확대라는 여당 대표의 말에 실소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 마치 정부와 여당이 코로나 19의 경기침체를 틈타 숙박업장을 개설하고 있는 것 같다. 인재 등용과 배치를 강조한 강태공의 말이 여실히 증명되는 현 상황임에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은 아집과 오만에 빠져 있는 까닭이다.큰 붕어일수록 미세한 깜빡임으로 예신을 보낸다. 때가 이르면 천천히 치솟는 찌 올림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긴장하라, 그것이 정치의 대상이자 낚시의 주인공인 국민이다.

어떤 소리/ 고경숙

~사랑하기에 보내야 하는~…아버지는 현관문 비번도 못 외웠다. 숫자감각이 빠른 분인데 뭔가 이상하고 불안하다.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오빠 댁으로 거처를 옮겼다. 만사 귀찮아하고 짜증을 냈다. 산이 있는 곳에 살면 나아질 것 같아서 우리 집으로 왔다. 잘 적응한다고 했는데 의외의 복병을 만났다. 아버지는 꽃다지를 꺾어와 병에 꽂았다. 볼품없는 야생화일 뿐인데 어머니가 좋아했단다. 어머니는 이른 봄 꽃다지가 필 때 산에 가곤 했다. 전 남편 제를 지내러간다고. 결혼 전 양해한 일이었지만 아버지는 평상심을 잃고 허둥댔다. 산을 올라가는 아버지를 베란다에서 지켜봤다. 양손을 벌려 숨쉬기운동을 하고, 손뼉을 치기도 했다. 아버지는 이상한 행동을 하다가 다시 산을 올라갔다. 불안한 마음에 급히 아버지를 뒤쫓아 산으로 갔다. 산속에서 아버지는 울고 있었다. 그날 밤 아버지는 꿈에서 어머니를 만난 듯 잠꼬대를 했다. 방문이 열리고 아버지가 나왔다. 아버지는 알 수 없는 말을 하다가 소파에 쓰러져 잤다. 깨어난 뒤엔 지난 일을 기억하지 못했다. 어머니는 위암 4기로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아버지는 정성을 다해 병수발을 들었다. 그 보람도 없이 어머니는 운명했다. 평생 가슴 한 구석에 첫 남자를 품고 살았던 어머니도 대단했지만 그런 사정을 알면서 일편단심 사랑했던 아버지가 존경스러웠다. 날이 새자 아버지와 함께 산에 올랐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아버지가 말했다. 네 엄마도 이렇게 숨이 찼을 거야.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어머니는 산소마스크를 끼고 있었다.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과 사랑이 전해졌다. 어머니가 산에서 맨손체조를 했다며 아버지도 그대로 따라 했다. 병원에 상담해본 결과 아버지는 몽유병이라고 했다. 그 원인은 어머니였다. 이제 그만 어머니를 잊어버리라고 했지만 허사였다. 어느 날 아버지는 고향마을로 보내달라고 했다. 도시엔 어머니 자취가 없다고. 보내주지 않으면 혼자라도 가겠다고 최후통첩을 했다. 마침내 아버지는 고향집으로 갔다. 한동네에 사는 고모가 며칠 아버지와 있기로 했다. 아버지는 시골에 빨리 적응했다. 몽유병 발작도 차츰 없어졌다. 함께 산을 오르던 어느 날, 아버지는 나에게 할 말이 있다고 했다. 용서를 구할 일이라며 뜸을 들였다. 말까지 더듬거렸다. 어머니 산소 호흡기를 아버지가 떼 냈다고 고백했다. 아버지는 먼 산을 바라보며 말했다. 네 어머니를 보내주기로 했다고. 눈에 눈물이 고였다. 나는 고개를 돌렸다.…산소호흡기에 의지한 인생이 과연 존엄성을 지키는 것인가. 뇌사상태에서 식물인간으로 사는 삶이 가치 있는 것인가. 안락사를 긍정하는 의문이다. 누가 감히 인간의 생명을 박탈할 권리를 가질 수 있는가. 설사 생명을 박탈할 권리를 인정한다 하더라도 누구에게 그 권리를 주고 어떤 조건에서 실행할 것인가. 안락사를 악용해 합법적 살인을 자행하는 경우에 어떻게 그 살인을 증명하고 억울한 죽음에 대해선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또 그 윤리적 정당성을 어떻게 이론구성 할 것인가. 안락사에 대한 부정적인 질문이다. 안락사는 정답이 없다.고통 속에서 침대에 의지하는 비자생적 삶은 무의미하다. 편하게 놓아주는 사랑의 선택이 필요하다. 죽음에 이르게 한 작위로 인한 죄의식, 양심의 가책과 정신적 고통 등이 해결해야할 과제로 떠오른다. 안락사 논란이 무겁게 다가온다. 오철환(문인)

고령 소리꾼 박세미, 춘향국악대전 일반부 대상

고령군은 성산면 출신인 박세미(26)씨가 제47회 대한민국 춘향국악대전 판소리 일반부 경연에서 대상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았다고 8일 밝혔다.이번 대회는 지난달 21~22일 이틀간 전북 남원시 춘향문화예술회관과 함파우소리체험관에서 비대면과 대면을 병행해 진행됐다.박세미씨는 고령군 성산초등, 성산중, 고령고등학교를 졸업 후 부산대학교 한국음악학과에서 판소리를 전공했다.또 제20회 송만갑 판소리 고수대회 일반부 대상, 제5회 밀양아리랑 경창대회 대상, 제3회 판소리명가 장월중선 명창대회 일반부 최우수상 등 판소리 부문에서 많은 상을 받으며 주목받고 있다.현재 고령문화원 판소리반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김재호 기자 kjh35711@idaegu.com

이명/ 이익주

밟고 오른 시간의 늪 서서히 파헤치며/ 철철이 읊어댄다 자진모리 흥에 맞춰/ 헝클린 오선 위에다 곡을 붙여 떼창이다// 누구냐 분란의 주범 호작질로 딴지 걸며/ 가파르게 올랐다 잽싸게 내리닫는/ 맴도는 세월의 원성 골이 깊은 해금 소리「대구시조」(2019, 제23호)이익주 시인은 경북 칠곡에서 출생해 1988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으로 등단했다. 시조집으로 「달빛 환상」 「금강송을 읽다」와 시조선집으로 「향목의 노래」(고요아침, 우리시대 현대시조선 135)가 있다.‘이명’에서 이명은 바깥세계에 소리가 없는 데도 귀에 잡음이 들리는 현상이다. 특정한 질환이라기보다 귀에서 들리는 소음에 대한 주관적 느낌인 셈이다. 즉 외부로부터 청각적인 자극이 없는 상황에서 소리가 들린다고 느끼는 상태여서 의학적으로는 자신을 괴롭히는 정도의 잡음이 들리는 경우를 두고 이명이라고 부른다고 한다.‘이명’에서 화자는 밟고 오른 시간의 늪 서서히 파헤치면서 철철이 읊어대는 것을 듣고 있다. 그것도 자진모리 흥에 맞춘 것이다. 자진모리장단은 잦은몰이 또는 덩더궁이라고도 부른다. 잦은몰이는 빠르게 몰아간다는 뜻이다. 자진모리는 중중모리보다는 빠르고 휘모리보다는 느린 장단이다. 판소리에서 어떤 일을 길게 나열하여 서술하거나 극적이고 긴박한 장면에서 쓰인다. 그런데 화자는 이명에서 자진모리 흥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 소리는 헝클린 오선지 위에다 곡까지 붙여서 떼창으로 연주 중이다.그래서 누구냐, 하고 도발적으로 물으면서 분란의 주범이 호작질로 딴지를 걸며 가파르게 올랐다 잽싸게 내리닫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그것은 곧 맴도는 세월의 원성이면서 골이 깊은 해금 소리로 화자에게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해금은 속칭 깽깽이라고도 한다. 고려사에는 당악과 향악에 고루 쓰인다고 하나 악학궤범에서는 향악에만 쓴다고 기록했다. 현을 잡는 위치와 당기는 강약으로 음높이를 조절한다. 해금은 주로 대나무로 만들며, 활시위는 말총을 이용한다. 두 줄로 된 한국의 전통 찰현악기로서 소리는 청아하지만 연주하기에 상당히 까다로운 악기다. 화자가 하고 많은 악기 중에 이명을 해금 소리로 끝맺고 있는 점에 주시할 필요가 있다. 깽깽이가 품고 있는 무언가 슬프고도 아름다운 선율에 대한 기억 때문일 것이다.나이 들면서 생각이 많아지면서 혼자 있다가 보면 이명 현상과 맞닥뜨리게 되는 때가 흔하다. 그래서 온갖 일들이 클로즈업 되어 눈앞에 어른거릴 때 때로 이명에 시달리면서 또 때로는 그 소리를 들으면서 남모를 추억에 잠길 수도 있을 것이다.그는 또 ‘북소리’에서 희망가를 부른다. 북소리는 전쟁터에서는 진군을 재촉하는 사기충천의 소리로, 경기장에서는 힘찬 응원의 소리를 낸다. 이 작품에서는 시선이 좀 다르다. 술렁이는 지평선 출발선상에 올라 봄볕이 보낸 낭보 두근대며 펼쳐들게 되는 그때 바람벌 말발굽 소리 양수처럼 터지는 상황을 시의 화자는 직시한다. 봄볕이 보낸 낭보가 바람벌 말발굽 소리와 결합하여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북소리는 마침내 달빛도 떨려오는 아득한 마지노선 불길처럼 휘감겨 기둥으로 솟았다가 이내 묵묵히 바람의 함성을 울림으로 잠재운다. 각자 자존과 위의를 지키기 위한 방도로 북소리를 마음 속 깊이 압축파일로 저장해 놓았다가 삶속에 조금씩 풀어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해금소리, 북소리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있는 시인의 눈길이 따사롭다. 이정환(시조 시인)

소리없은 사랑실천…헌혈 200회 금오공고 구본승 교사

구미의 고교 교사가 헌혈 200회라는 진기록을 달성해 눈길을 끌고 있다.지난 5일 200번째 헌혈을 한 금오공업고등학교 구본승 교사(43·전자과)는 따뜻한 이웃사랑의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적십자사로부터 헌혈 유공장 명예대장을 받았다.고등학교 때 무심코 올랐던 헌혈버스가 ‘소리없는 나눔’의 시작이었다.이후에도 꾸준히 헌혈에 동참했다.헌혈을 실천하는 모습을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살아있는 교육이라는 판단에서다.구 교사는 이것이 헌혈 200번째 헌혈을 하게 된 원동력이라고 했다.그는 비교과 시간을 이용해 학생들과 헌혈의 집을 찾아 나눔을 실천해 왔다.건강한 학생은 물론 몸이 약해 헌혈을 할 수 없는 학생들도 헌혈 현장에 동행해 이웃사랑 실천을 지켜봤다. 학생들의 동행에 대해 구 교사는 “단지 헌혈이 목적이 아니라 학생들과 ‘타인을 배려하는 봉사정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고 설명했다.그는 현재 교내 봉사동아리를 결성해 지도하고 있다.헌혈은 구 교사 자신 뿐 아니라 주변의 삶도 바꿨단다.구 교사의 헌혈 실천을 알게 된 주변 교사들도 하나둘씩 헌혈에 동참한 것. 그는 “학생들이 기술적인 면 이외에도 타인과 소통하고 공감할 줄 아는 ‘의식있는 전문가’로 성장하길 바란다”며 “학생들과 함께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꾸준히 헌혈에 동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성욱 기자 1968plus@idaegu.com

왜관 캠프캐럴, 잊을 만하면 비상사이렌 소리 주민 불편 가중

칠곡군 왜관읍 미군기지인 왜관 캠프캐럴에서 잊을 만하면 새벽시간대에 울리는 비상사이렌소리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칠곡군과 칠곡소방서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6시5분부터 3분간, 6시30분부터 15분간 캠프캐럴에서 두 차례에 걸쳐 사이렌이 울려 새벽 단잠에 빠져있던 인근 주민들이 놀라 깨는 소동이 빚어졌다.20여 분간 울린 문제의 사이렌 소리는 오작동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하지만 캠프캐럴은 ‘경보시스템 오작동’이란 말만 되풀이하는 등 명확한 원인과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많아 주민들의 불만을 증폭시키고 있다.이모(48)씨는 “장시간에 걸쳐 사이렌이 울려 처음에는 전쟁이 난 줄 알았다”며 “최근 남북한 긴장이 극에 달한 가운데 이번 사이렌 소리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반복되는 오작동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미군부대 인근에 사는 임모(44·여)씨는 “강 건너 삼주 아파트까지 사이렌 소리가 들릴 만큼 크게 울렸다”며 “미군부대 측에서 제대로 된 사과나 안내 방송이 없는 것이 더욱 큰 문제”라며 성토했다.캠프캐럴의 비상사이렌 오작동은 이 번 뿐만이 아니다.3년 전인 2017년 9월28일 새벽에도 캠프캐럴에서 사이렌 소리가 울려 주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사이렌 소리는 오전 1시31분께부터 2시5분까지 30분이 넘도록 지속됐다.자다가 사이렌 소리에 놀란 주민들은 경찰서와 119에 전화해 “전쟁 났느냐. 벨 소리 때문에 잠을 못 자겠다. 무슨 일이냐”며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일부 주민은 119에 “화재경보기 소리가 들린다”고 신고해 소방당국이 현장에 소방차와 소방관을 투입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왜관주민들은 “잊을 만하면 사이렌 소리에 대해 캠프캐럴은 정확한 원인규명과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요구했다.이임철 기자 im72@idaegu.com

소리꾼 신예진, 수성구 저소득 아동에 후원금 전달

국악 신동 소리꾼 신예진(11)양이 지난 27일 대구 수성구청을 방문해 저소득가정 아동을 위해 써달라며 100만 원 상당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유튜브를 통해 민요를 처음 접한 신양은 민요의 매력에 빠져 명창 이호연(국가무형문화재 경기민요57호)을 사사했다.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부동산정책에 대한 쓴 소리

부동산대책이 또 나왔다. 하도 많이 나와서 몇 번째인지도 모를 지경이다. 3주택 이상의 경우 취득세율 최고 12%, 종합부동산세율 최고 6%, 양도세율 최고 70%다. 주택임대사업자 혜택을 소급해서 없애는 대책도 있다. 국민을 향해 선전포고를 하고 세금폭탄을 터트린 꼴이다. 부동산대책을 발표하는 부총리는 숨길 게 많은 건지 부사, 형용사가 화려하다. 마스크를 한 주무장관의 눈엔 노기가 서려 있다. 이번에는 모조리 쓸어버리겠다는 전의마저 엿보인다. 정부 입장을 십분 이해하지만 즉흥적이고 감정적이다. 급할수록 돌아가고 감정이 돋칠수록 이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 다주택공직자의 집 팔기 강요 역시 거칠다. 조폭집단 같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아무리 공직자라 하더라도 집을 팔라고 압박하는 방식은 맞지 않다. 개인의 자유의지를 최대한 존중할 필요가 있다. 고위공직자의 다주택 보유를 금지하는 법을 만든다고 하니 코미디를 보는 듯하다. 임용할 때 검증해 충분히 걸러낼 수 있는 사안이다. 재산등록제와 부동산실명제로 고위공직자의 주택보유현황은 유리알처럼 드러난다. 고위공직자 다주택 금지 입법은 보여주기 식 쇼에 불과하다. 능력 있는 사람을 고위공직자로 임용하는 법을 만들자는 것만큼이나 웃기는 일이다.강남에서 살아보니 모든 국민이 강남에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던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말이 생각난다.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당연한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 욕을 먹은 이유는 그 자신이 강남에 사는 백억 대의 금수저였기 때문이다. 모두 강남에 살지도 못하고 살 이유도 없다. 그렇다면 강남 집값에 목매달 필요가 없지 않을까. 강남 집값은 강남에 살고 싶은 극소수의 사람의 문제다. 돈 많이 벌어 강남에 살아보겠다는 희망은 별론으로 한다면 서울 사는 사람도 굳이 강남에 살 필요는 없다. 재산이나 소득 수준에 맞는 곳에 사는 것이 현명하다. 집만 그런 게 아니다. 의식주도 모두 다 마찬가지다. 누구나 자기 형편에 맞는 선택을 일상화하면서 산다. 세상살이 천층만층 구만 층이다.지방에 터 잡고 사는 사람은 강남 집값과 무관하다. 서울 갈 형편도 안 되지만 갈 생각도 전혀 없다. 그런데 지방 사람이 강남 집값 나아가 서울 집값으로 덤터기를 써, 대출제한에 세금폭탄까지 맞아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지방 사람도 수도권 사람과 똑같은 국민이다. 코로나 역병으로 위기에 처한 어떤 기업이 부동산규제의 파편을 맞아 자금융통을 못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정부가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건지 생짜증이 난다. 있어서 오히려 깽판만 치는 정부가 정한 날짜만 되면 세금통지서는 잘도 보낸다.코로나 재난을 기화로 빚까지 얻어 시중에 풀어놓은 돈이 이제 경제교란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화는 달러화나 유로화, 엔화 등과 달리 기축통화가 아니다. 돈이 시중에 풀리는 만큼 통화량이 즉시 는다. 수십조의 재난지원자금이 부메랑이 되어 부동산시장, 증권시장, 외환시장, 귀금속시장을 돌며 가격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심지어 소 값까지 상승행진이다. 재난지원자금의 부메랑이 아파트가격 폭등을 부추긴 감도 있다. 불황으로 인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투기시장으로 몰리는 것은 정한 이치다. 그 와중에 가격오름세 여파가 생필품으로 번져 악성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전개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고삐 풀린 마스크가격이 벌써 67% 올라 전 국민의 기초생활비가 껑충 뛰었다. 4인 가족 기준 하루 1만 원이 없으면 집밖을 못나가는 상황이다. 서민에겐 강남 집값보다 마스크 값이 쌀값 다음으로 중요한 때다.스태그플레이션이 오기 전에 통화량 환수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는 넓게 봐 부동산대책이기도 하다. 인구감소추세를 감안하면 현 부동산문제는 일시적이고 제한적이다. 도시 변두리 아파트가 유령아파트로 전락할 날이 멀지 않았다. 수도권인구를 분산시키고 출생률을 향상시키는 원론적 정책에 역점을 둬야 한다. 부동산은 개별성이 매우 강해 각각의 부동산은 각기 다른 상품이다. 부동산정책엔 촘촘한 시장세분화 전략이 필연적이란 뜻이다.부동산대책이 당장 발등의 불이라면 중심지 재개발·재건축 조건완화나 교통 결절점 용적률 상향조정 같은 혁신적 공급확대조치가 필요하다. 이 경우 ‘사전협상형 도시계획제’와 같은 민관공동개발이 효과적이다. 용적률 상향조정 등에 기인하는 공공 기여분이 적정 배분되는 협상조건이 관건이다. 사전협상으로 얻은 이익을 저개발지역 SOC에 투자함으로써 균형발전이 촉진되는 부수적 효과도 돋보이는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