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가 담긴 산문집

다양한 사람들의 소중한 이야기를 담은 산문집이 한 겨울 추위를 몰아내는 가슴 따뜻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문화예술 지기의 지역 문화예술 이야기부터 젊은층을 중심으로 뜨겁게 달아오른 힙합 이야기까지 다양한 소재를 다룬 신간이 서점가를 장식한다.◇기억과 공감/임언미 지음/학이사/208쪽/1만3천 원월간 대구문화 임언미 편집장이 산문집 ‘기억의 공감’을 펴냈다.3부로 구성된 이 책은 기억, 공감, 세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 엮었다.1부 ‘기억’에서는 버려지고 묻히고 사라질 수 있는 예술 자료와 예술인들의 기억을 모았다. 현재진행형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민, 예술인들과 문화예술 아카이브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한다.2부 ‘공감’에서는 일상의 대부분을 예술인과 만나는 저자가 공연장과 전시장을 다니며 지역 문화예술을 탐구한 글로 엮었다. 더 나은 방향을 고민하는 문화예술 지기로서 저자의 제안과 문화예술에 대한 공감의 글을 통해 삶과 문화예술이 다른 것이 아니라 하나임을 깨닫게 한다.3부 ‘세대’에서는 일하는 여성, 엄마, 며느리로서 30, 40대를 지나며 겪어온 일상과 감정을 솔직하면서도 이성적으로 풀어간다. 행복과 만족의 삶을 찾는 과정과 일상에서의 문화예술이 주는 위안과 깨달음을 들려준다.이 책에서는 발굴하고 모은 자료 자체가 중요하기도 하지만 그 자료가 품고 있는 이야기와 예술인의 흔적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품고 있는 이야기를 찾아내고 그 가치를 부여하는 일은 지금 세대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한다.오페라 운동을 펼치며 대구 오페라의 기반을 닦은 고 이점희 선생과 그의 유품을 잘 간직하다 대구시에 기증한 그의 아들 재원 씨, 대구시립교향악단의 기반을 마련한 지휘자 고 이기홍 선생과 그의 유족 등 많은 예술인과 유족을 만나며 느낀 고마움을 솔직히 드러낸다.이 책은 대구 문화예술의 또 다른 아카이브다. 이를 통해 문화예술 아카이브는 자료와 유품을 모으는 물리적인 범위를 넘어서 사람에 관한 일이고, 그 사람의 기억과 추억에 관한 일이며, 그것을 공감하고 세대를 넘어 전하는 일임을 보여준다.대구에서 태어나서 자랐고 경북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 동 대학원에서 현대희곡을 전공한 작가는 향토 원로예술인들을 인터뷰한 글들을 모아 ‘대구, 찬란한 예술의 기억’(한티재, 2012)을 펴내기도 했다.◇왜냐하면 시가 우리를 죽여주니까/이영광 지음/이불/328쪽/1만3천 원이영광 시인의 두 번째 산문집 ‘왜냐하면 시가 우리를 죽여주니까’가 출간됐다.첫 번째 산문집 ‘나는 지구에 돈 벌러오지 않았다’에서 시적인 산문의 세계를 보여준 시인은 이 책에서는 오직 시에 집중하고 내내 시를 사유한다.시인들은 시가 쓰여지지 않을 때 흔히 ‘시가 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시인의 비유가 자주 등장한다. 시인은 ‘쟁기에 메인 소 비슷하다’고도 하고 ‘자기도 모르는 소리를 하는 자’라고도 한다. 흔히들 생각하듯이 시인은 ‘시’의 주인이 아니라고, 정작 ‘시’가 시인을 부리는 주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자신의 시가 오지 않는 시간에 시인은 남의 시 혹은 글을 읽는다. 대학에서 강의를 겸하고 있는 시인은 아직 시인이 되지 못한 학생들의 습작시도 읽는다. 시인은 그런 글들을 어떤 마음으로 읽을까. 좋은 산문에서 시인은 ‘시’를 발견하고 좋은 시에서는 ‘시가 되게 한 이유’를 찾는다.시인이 되고 싶은 마음을 품은 제자들에게는 ‘시’의 비기를 넌지시 알려준다. ‘니 애 마이 썼다’는 글이 있다. 시인이 쓴 세월호 시를 다 읽은 어머니와의 통화.‘절반 문맹 시골 할매’가 시를 읽고 울었다는 말씀에 시인은 이렇게 쓰고 있다. ‘어머니의 업그레이드에 놀라 심장을 콩닥거리고 있다.’ 시를 발견한 이들과의 심장 콩닥거리는 연대감, 이 책에 담긴 시 읽는 마음이다.누군가는 시를 쓰고, 누군가는 시를 읽고, 누군가는 시를 가르친다. 시인은 때로, 이 모든 ‘누군가’를 한 몸으로 해낸다. 다른 이의 시를 읽고, 자신의 시를 쓰고, 학생의 시를 읽고, 또 가르친다. 그렇게 살아가는 시인은 어쩌면, 시를 내내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이 책은 시가 어느새 일상이 돼버린 어느 시인의 내밀한 기록이다.시가 평범한 일상이 돼버린 사람, 그의 눈으로 시의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면서 써내려간 기록이다. 시가 삶이 돼버렸으니 시에 도통해버린 듯해도 그는 결코 시에 대해 확신에 차서 말하지 못한다. 이 책은 시에게로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게 해주는 책이다.◇힙합 네이션/이지윤 지음/루비박스/264쪽/1만5천 원힙합 팬이 쓴 힙합 이야기 ‘힙합 네이션’이 출간됐다.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코로나19 확산으로 북적이던 힙합 콘서트들은 자취를 감췄지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힙합에 열광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다시 한 번 일깨워 준다. 듣는 이들의 입장에서 힙합의 탄생부터 많은 편견과 논란, 스캔들, 그리고 황금기까지 수많은 변천사를 알려주는 이 책은 자신도 모르게 오래된 힙합뮤지션의 유튜브를 찾아보게 만든다.저자는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중반 힙합이 전성기를 누릴 때 미국에서 힙합을 처음 접하고 ‘이 몹쓸 것’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안되겠다고 걱정하던 때를 떠올리며 힙합 이야기를 비전문인의 시각으로 풀어나가고 있다.저자는 미국 대중문화, 특히 힙합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으로 방대한 이야기 거리를 수집했고, 그 과정을 통해 대중문화 속 문화와 언어의 상관관계도 흥미롭게 이야기 하고 있다. 또 힙합이 젊은 세대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기성세대들에게는 눈살 찌푸리는 대상이 된 이유를 객관적이고 체험적으로 묘사하기도 한다.미국 동부와 서부로 양분된 힙합 트렌드의 ‘디스(diss)’ 전쟁과 이에 얽힌 무용담을 비롯해 갱스터 랩의 탄생과 몰락까지 힙합계의 크고 작은 이야기들을 올드스쿨에서부터 연대별로 정리하며 이 음악이 ‘몹쓸 음악’으로 불리는 데에는 마땅한 이유가 있다는 것도 이야기 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힙합이 가진 본질적인 음악 요소와 젊음의 해방구 역할을 하는 기능적인 요소는 수십 년에 걸쳐 생명력을 유지해온 원동력이 돼 왔다고 설명한다.흔히 사람들이 랩(Rap) 음악과 힙합을 동일시하는데 랩을 포함하는 포괄적 의미로서의 힙합은 하나의 문화이자 현상이고 그 자체로서 음악적 혁신성은 실로 뛰어나다는 것이다.저자는 힙합이 한국에서 사랑받는 음악 장르로 자리 잡은 것을 힙합의 본고장 미국의 현상과 비교하면서 한국 힙합이 K-POP 못지않게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그는 싸이에 이어 BTS가 한국어 가사로 빌보드 최상위권까지 진입한 것처럼 K-Hip Hop의 저력을 예견한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 2월1~16일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내며 힐링 뮤지컬 돌풍을 일으킨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가 대구를 다시 찾아온다.뮤지컬 키다리 아저씨(Daddy Long Legs)는 1912 년 첫 발간 이후 오늘까지 전 세계에서 사랑 받는 전 웹스터(Jean Webster)의 대표적인 명작소설 키다리 아저씨를 원작으로 하며, 뮤지컬 레미제라블로 토니어워즈 최고 연출상을 수상한 존 캐어드의 섬세한 연출과,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로 최고 작곡/작사상을 수상한 폴 고든의 서정적인 멜로디가 돋보이는 작품이다.국내 프로덕션은 ‘여신님이 보고 계셔’, ‘사춘기’ 등 다양한 작품에서 감각적인 연출을 해온 박소영 연출과 ‘어쩌면 해피엔딩’, ‘번지점프를 하다’ 등 작품 특유의 따뜻한 감성을 끌어낸 주소연 음악감독이 참여한다.뮤지컬 ‘키다리 아저씨’ 초연부터 함께해온 박소영 연출과 주소연 음악감독은 이번이 네 번째 함께하는 호흡으로 다시 한번 관객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2016년 국내 초연 당시 원작 소설이 지닌 친숙함과 혼성 2인극이라는 흔치 않은 구성, 소설에서 막 나온듯한 배우들의 열연으로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며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두 명의 인물이 편지를 통해 웃고, 울고, 성장하고 사랑하는 모습은 관객이 그들의 감정에 오롯이 집중하고 두 인물의 감정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게 하기에, 클래식한 감동을 선사하는 힐링 뮤지컬로 자리 잡았다.뮤지컬 ‘키다리 아저씨’에서 키다리 아저씨의 후원을 받아 성장하는 ‘제루샤 애봇’ 역에는 유주혜, 강지혜, 이아진이 캐스팅됐다. 새로운 제루샤로 ‘키다리 아저씨’에 합류한 유주혜는 뮤지컬 ‘파가니니’, ‘뱀파이어 아더’ 등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모습을 선보인 한큼 그녀가 새롭게 해석할 제루샤 역시 큰 기대를 안겨준다.2017년부터 제루샤로 함께한 강지혜는 이번 공연에도 풍부한 감수성을 지닌 소녀와 독립적인 여성으로 성장하는 제루샤를 표현해 낼 예정이다. 뮤지컬 ‘구내과병원’에서 여고생 재은 역할로 특유의 맑은 에너지를 보여준 이아진은 밝고 통통 튀는 제루샤의 모습을 관객들에게 선사할 것이다.제루샤가 새로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그녀의 성장을 돕는 ‘제르비스 팬들턴’역은 강필석, 송원근, 김지철이 함께한다. 제르비스로 새롭게 인사하는 강필석은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아랑가’ 등에서 보여준 진중하고 노련한 연기로 든든한 후원자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키다리 아저씨의 초연 멤버로 꾸준히 함께하는 송원근은 안정감 있는 연기와 보컬에 특유의 유쾌함으로 각 개성이 뚜렷한 제르비스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만큼 이번에 보여줄 제르비스 역시 기대되는 바이다. 마지막으로 함께하는 김지철은 처음 연기하는 캐릭터인 만큼 밀도 있는 연기력과 캐릭터에 빠르게 녹아드는 강점으로 그만의 새로운 키다리 아저씨를 관객들에게 보여줄 예정이다.뮤지컬 ‘키다리 아저씨’는 다음달 1일부터 16일까지 봉산문화회관 가온홀에서 만날 수 있다.전석 6만6천 원. 문의: 053-422-4224.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