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의식 높여야 비로소 어린이 보호구역이 완성된다

김선영달서경찰서 교통안전계만물의 시작을 알리는 봄이다. 2021년의 봄은 몹시도 기다려지고, 유난히 반가운 계절이다. 어느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코로나 사태로 혼돈의 한 해를 보낸 지금, 그 속에서도 조금씩 질서를 잡아가며 그토록 염원하던 일상으로의 복귀를 위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지난 2일부터 지역 유치원·초등학생들이 매일 등교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등·하교 시간에 학교 주변을 중심으로 차량과 보행자 통행이 늘어나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발생이 우려된다.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전국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는 2017년 54명, 2018년 34명, 2019년 28명(대구지역은 2019년 이후 사망자 없음)으로 꾸준히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지만, 어린이 교통사고 건수는 2018년 1만9건, 2019년 1만1천54건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대구지역 어린이 교통사고 발생 중 최근 5년간(2016~2020년, 평균 25.6건) 스쿨존 어린이 사고를 살펴보면, 신학기가 시작하는 3월부터 사고가 크게 증가해 활동이 많은 5월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사상자 중 저학년 52.3%, 고학년 26.5%, 미취학 어린이 21.2% 순으로 발생했으며, 하루 중 오후 2시~6시에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어린이보호구역 내 신호등과 과속단속카메라 설치 의무화 등을 담고 있는 ‘도로교통법 개정안’과 어린이보호구역 내 안전운전 의무 부주의로 사망이나 상해사고를 일으킨 가해자를 가중처벌하는 내용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2건이 지난해 3월25일부터 시행됐다.또 오는 5월11일부터는 어린이 보호구역에서의 주정차 위반 범칙금·과태료는 현행 일반도로의 2배인 8만 원(승용차 기준)에서 3배인 12만 원으로 인상된다. 하지만 이런 교통안전시설 확충과 법률 개정만으로는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에 한계가 있다.운전자들은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안전보다는 빠르게 가야겠다는 생각이 앞서는 경우가 많다. 운전자의 보행자 보호를 위한 ‘일단정지’ 운전습관과 어린이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인식 전환이 선행되지 않는 이상 그 어떤 예방 대책도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특히, 어린이들은 주변을 살피지 않고 좁은 시야로 도로위를 횡단하는 특성이 있다. 스스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도로를 건널 때는 우선 멈춤, 운전자와 눈 맞추기, 차를 계속 보면서 걷는 습관 등이 익숙해 질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에서 지속적으로 지도해야 한다.‘교통사고는 나에게도 언제나 일어날 수 있다’라는 경각심을 갖고 운전자와 어린이들 모두 안전의식을 높이고, 교통안전을 생활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비로소 어린이 보호구역은 완성될 것이다.

무엇이 성공인가/ 랄프 왈도 에머슨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사람들에게 칭송받고 아이들의 애정을 얻는 것/ 정직한 비평가에게 찬사를 듣고 잘못된 친구의 배신을 인내하는 것/ 아름다운 것에 감사할 줄 알고 남에게서 가장 좋은 장점을 발견하는 것/ 건강한 아이를 낳든지/ 한 뼘의 정원을 가꾸든지/ 사회 환경을 개선하든지/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떠나는 것/ 한때 이 땅에 살았다는 것으로 인해 단 한 사람이라도 살기 수월했다는 것을 깨닫는 것/ 이것이 진정 성공이다‘What is Success?’/ Ralph Waldo EmersonTo laugh often and much;/ To win the respect of intelligent people and the affection of children;/ To earn the appreciation of honest critics and endure the betrayal of false friends;/ To appreciate beauty;/ To find the best in others;/ To leave the world a bit better, whether by a healthy child, a garden patch or a redeemed social condition;/ To know even one life has breathed easier because you have lived;/ This is to have succeeded.인생을 살면서 자주 웃고 그리고 많이 웃어야 한다. 웃음을 아낀다고 웃음이 쌓이거나 이자가 붙어 더 커지진 않는다. 그때그때 수시로 웃고 참지 말고 실컷 웃어야 한다. 일소일소(一笑一少)라 한다. 웃으면 젊어진다니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웃을 일이 없으면 일부러라도 만들어 웃을 일이다. 행복해서 웃게 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웃어서 행복하게 되는 것이기도 하다. 웃음은 꽃길로 인도한다.사람의 인격, 사상, 행위 따위를 진정 좋아하고 받드는 일은 가치판단에 속한다. 현자만이 사람의 가치판단을 제대로 행한다. 아이들은 맑고 순수하다, 아이들의 애정을 얻는 사람은 참된 사람이다. 현자에게서 바람직한 가치를 부여받고 아이들의 사랑을 이끌어내는 것은 진정성의 결과다. 진실한 사람만이 바른 길을 갈 수 있다.비평이 비평다운 비평으로 기능하려면 정직해야 한다. 정직한 비평가의 좋은 평가를 얻는 사람은 인생을 잘산 사람이다. 좋은 친구의 이유 있는 배신일지라도 마음으로 삭이기 어렵다. 나쁜 친구의 얄팍한 배신을 참는 일은 더더욱 힘들다. 참다가 도저히 참지 못할 지경에서 참는 것이 진짜 인내다. 비난받아도 마땅한 잘못된 친구의 배신행위에도 인내해야 비로소 군자라 할 수 있다.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느끼고 감사하는 마음은 선한 인간본성의 발로이다. 인간본성을 지키지 못한 사람은 인생을 논할 자격이 없다. 세 명이 모이면 반드시 그 중에 스승이 있다. 남에게서 그의 장점을 찾아내고 자신의 배움으로 삼는 사람은 날이 갈수록 발전하기 마련이다. 아름다움을 보고 느낄 줄 알고 남에게서 좋은 점을 찾아내서 배우려는 자세를 가진 사람만이 성숙의 길로 간다.건강한 아이를 낳아 미래세대를 길러내든지, 작은 정원을 가꿔 아름다움을 선사하든지, 살아가는 환경을 개선하든지, 그 무엇이든지 주어진 일을 성실히 함으로써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일이 요체다. 이 땅에 살다갔다는 사실로 인해 단 한사람이라도 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이 성공적인 삶이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파레토 개선을 추구하는 삶과 비견된다. 물아일체나 초월주의라는 사상과 조우한다.오철환(문인)

별/ 박곤걸

보현산 천문대에 가서/ 딸기처럼 빨간 별 한 봉지 싸서 돌아와/ 아내 하나 나 하나 꿀맛으로 나누어 먹었다// 별이 싹트지 않은 불임의 도시는 캄캄한 얼굴을 하고/ 우리 내외는 조그맣게 웃고/ 밤새 꿈을 하나 낳고/ 별 밭이 어디 있는지 그 마을 딸기 밭을 찾아갔다// 아무도 없는 세월 저 켠에 시퍼런 솔잎 사이로/ 빛깔도 맛깔도 딸기같이 잘 익은 별 밭을 찾아가/ 매운 눈물 너머 목숨 데불고 살아온/ 누군가의 꿈도 사랑도 그토록 반짝이고 있는 것을/ 비로소 눈을 뜨고 읽었다「하늘 말귀에 눈을 열고」 (문예운동, 2002)시란 과연 무엇일까. 그 답이 궁해진다. 흔히 시는 자연이나 인생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을 함축적이고 운율적인 언어로 표현하는 글이라고 한다. 그렇게 교과서적으로 설명해봐야 아리송하긴 매일반이다. 시의 모양이나 빛깔이 다양하고 다채롭기 때문이기도 하고 산문적인 글들을 행이나 연만 나눠 놓은, 시아닌 시가 횡행하는 현실 때문이기도 하다. 시로 통하는 문이 너무 많이 열려 있어 시인 아닌 시인이 넘쳐나는 상황이 시의 정체성을 더욱 알 수 없게 만들고 있다.시는 배를 채워주지도 못하고 돈을 벌어주지도 못하며 권력을 가져다주지도 못한다. 시를 쓰고자 하는 사람은 있지만 전업이나 밥벌이 수단으로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액세서리 정도로 구색을 갖춰보자는 것이 대부분이다. 아직도 시인이란 직업이 있느냐고 한다고 해서 그리 섭섭해 할 수 없는 것이 작금의 사정이다. 시는 인간 영혼의 소리이고 시인은 그것을 은유의 언어로 표현해내는 예술가이다.시 ‘별’은 밤하늘의 별을 보고 일어나는 마음의 움직임을 잘 표현해낸 아름다운 글로 시의 전범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혼란한 시기에 시 ‘별’은 시다운 시의 모범을 보여준 셈이다. 시인은 자연에 따스한 눈길을 보내는 한편 긍정의 마음으로 인생을 관조한다. 현실적인 고난에 굴하지 않고 미래의 꿈을 실현시키고자 시도한다. 현실과 이상의 균형상태를 지향하는 정서는 열린 마음으로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꾀하고자 하는 마음의 표출이다. 덤덤한 듯 치밀하고, 현실적인 듯 몽환적이다.보현산 천문대의 밤하늘엔 딸기 같은 별들이 놀랍도록 총총하다. 누군가 새카만 도화지에 반짝이는 영혼을 빈틈없이 그려 넣은 듯하다. 그것은 그야말로 혼자 보기 아까운 낭만이다. 도회지의 밤하늘은 별들도 살기 힘든 황량한 공간이다. 저 하늘의 별을 한 봉지쯤 따서 사랑하는 아내에게 가져다주고 싶다. 아내와 함께 보는 별은 더욱 화사한 모습으로 뽐낼 것이다. 아내 입에 하나 넣어주고 내 입에 하나 넣으면 꿀처럼 달콤하리라. ‘별이 싹트지 않은 불임의 도시에서’ 달콤한 별을 먹으면 꿈과 낭만을 잉태할 터다. 별 밭을 찾아내어 꿈을 심고, 딸기밭을 찾아내어 사랑을 심을 터다.별들은 예나 지금이나 세월을 잊은 채 한결같은 마음으로 자리를 지킨다. 솔잎 사이로 보이는 별이 반짝반짝 빛난다. 빨간 별이 별 밭에서 잘 익은 딸기같이 탐스럽고, 빛깔 좋은 딸기가 딸기밭에서 반짝이는 별같이 익어간다. 험한 세상을 사느라고 매운 눈물을 흘리며 억척스럽게 살아온 아내는 밤하늘에 빛나는 별처럼 곱고 아름답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을 바라보노라면 우리들의 꿈이 살아있는 걸 비로소 느끼고 우리들의 사랑이 반짝이는 걸 또한 깨닫는다.오철환(문인)

은유의 꽃/ 이진흥

(1)// 한밤중 머언 하늘 끝에서/ 우주의 비밀처럼 빛나는/ 별이 떨어질 때// 가장 신비한 모습으로 피어나서/ 아름다운 소멸을/ 배웅한다// 스스로의 무게로/ 가지를 떠난 열매가/ 한없는 어둠 속으로 떨어질 때// 가슴을 도려내어/ 완성의 형식을/ 부여한다// 눈부신 빛의 뒤에 숨어서/ 온갖 빛나는 것들을 드러내는/ 어둠처럼// 끊임없이 떨어지는 것들 속에서/ 하강의 질서를 다스리는 것은/ 꽃이여 너의 눈짓이다// (2)// 정확히 초점을 맞추고/ 셔터를 누르고 나면/ 잡힌 것은 애매한 그림자다// 돌아서면/ 아린 몸짓으로 다가오다가/ 손을 주면 이내 사라지고// 잡는 방법을 전혀 포기할 때/ 남몰래 내안에/ 깃을 치는// 너는 한 오리 율동이다/ 내 어린 시혼의/ 현을 튕기는// (3)// 너는/ 우주가 하나로 집중할 때/ 비로소 열리는 눈이다// 보석처럼 맑은 고독의 사슬로/ 일체의 빛을 묶어/ 흔드는 손이다// 온 생을 한 가닥 활줄에 걸어/ 죽음을 겨냥하는 사수의/ 엄격한 포우즈// 중심을 깨뜨리는/ 모순의 얼굴이다// 날카로운 혼란의 춤, 꽃이여「대구문협대표작선집1」 (대구문인협회, 2013)시는 인생의 실체다. 인생은 사물과의 관계 속에서 시현되지만, 사물은 진정한 본모습을 쉽게 나타내지 않는다. 인간의 삶은 사람마다 백인백색이고, 눈에 비치는 사물의 모습도 가상이거나 허상이다. 정체성이 다른 고유한 프리즘을 통해 보는 사물은 더더욱 본질이 가려진다. 그렇지만 개인의 경험과 정서가 역사적 환경과 동떨어져 존재하지 않는 까닭에 인간의 삶 속엔 어느 정도 보편성이 녹아있다. 보편적인 시각 속에서 독자적인 정서를 찾아내는 일은 난해한 시에 용이하게 접근하는 한 방편이다.시인은 인생을 표현하는 예술가이다. 보이는 대로의 모습은 본모습이 아닌 허상일 수 있다. 나타난 현상을 보고 날카로운 심미안으로 숨겨진 본질을 투시해야 하는 시인은 그래서 현상학자여야 한다. 시 ‘은유의 꽃’은 시제가 보여주듯 꽃을 시적 대상으로 끌어왔다. 시인의 주장대로 꽃을 어떤 사물보다도 우월한 ‘시적 대상성’을 가진 존재로 보기 때문일 것이다. 그 논거의 옳고 그름을 떠나 꽃이 시의 소재로 가장 많이 다뤄져 온 사실만 봐도 꽃이 가진 우월한 ‘시적 대상성’을 감히 부인하진 못하리라.꽃은 다른 도구성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 목적이다. 꽃은 다른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아름답기 때문에 그 모습 자체가 실체다. 꽃의 현상은 미적 대상으로 본질인 셈이다. 시는 대상과 본체를 연결하는 고리로 기능한다. 시인이 꽃을 미적 대상으로 선호하는 것은 자연스런 귀결이다. 시 ‘은유의 꽃’도 이러한 꽃의 ‘시적 대상성’과 ‘대자(對自)·즉자(卽自)의 종합’을 잘 보여준다.어둠은 원초의 상태이고 별은 스스로 목적이다. 소멸이 아름답고 배웅할 만한 것은 어쩌면 역설이다. 열매는 스스로 떨어짐으로서 목적이 완성된다. 별이 소멸하고 열매가 떨어지는 모습이 아름다운 것은 모순이지만 본질이기도 하다. 의도하는 일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로 나타난다. 초점을 맞추면 그림자만 남는다. 다가가면 사라지고 포기하면 얻어진다. 현상은 내재하는 율동이고 우주의 눈이며 빛의 손이다. 또한 죽음을 겨냥하는 숨 막히는 사수의 몸짓이다. 꽃은 부조리의 얼굴이고 날카로운 혼란의 춤이다. 꽃의 은유는 그 자체 지향점이지만 소멸하는 실체다. 오철환(문인)

낙법/ 권순진

유도에서 맨 먼저 익혀야할 게 넘어지는 기술이다/ 자빠지되 물론 상하지 말아야 한다/ 메칠 생각에 앞서 패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훈련/ 거듭해서 내동댕이쳐지다 보면 바닥과의 화친이 이루어진다/ 몸의 접점이 많을수록 몸은 안전해지고/ 나아가 기분 더럽지 않고 안락하기까지 하다/ 탁탁 손바닥으로 큰소리 장단 맞춰 바닥에 드러눕는 것이/ 더러는 보는 이에게도 참 흐뭇하다/ 머리를 우선 낮추고 몸을 둥글게 말아 구르니/ 넘어진들 몸과 마음이 상할 리 없다/ 어깨에 얹힌 힘을, 발목에 달린 힘을, 모가지에 붙은 힘을/ 죄다 빼고 헐거워져서야 마음도 둥글어진다/ 그때서야 엉덩살은 왜 그리 두껍게 붙어있는지/ 넘어지고서도 다시 일어서야할 생각은 왜 솟아나는지/ 누운 자세에서 깨달으며 무릎 세운다「낙법」 (문학공원, 2011) 낙법은 한마디로 다치지 않고 넘어지는 법이다. 발을 헛디뎌 땅바닥에 넘어지거나 격투를 하다가 밀려서 뒹굴게 될 경우, 그 충격을 최소화시키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는 상대의 공격을 받거나 스스로 넘어질 때 충격을 줄이는 유도기술로 알려져 있다. 허나 어떤 운동을 하든지 안전을 위하여 반드시 사전에 익혀 두어야 할 기술이다. 유도를 배울 때 가장 먼저 가르쳐주는 게 바로 낙법이다. 넘어지더라도 다치지 않아야 몸이 상하지 않고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메치는 공격에 앞서서 넘어질 상황에 대비하는 훈련이다. 유비무환의 교훈을 응용한 셈이다. 넘어지는 연습을 거듭하게 되면 넘어지는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된다. 패배와 친해지는 교육인지도 모른다. 전쟁에서 지는 일이 병과지상사이 듯 경기에서 지는 것도 일상적인 것이다. 많이 져봐야 마지막에 이길 수 있다. 여러 번 넘어지다 보면 바닥과 친해지는 법이다. 넘어지는 훈련과 지는 연습이 필요하다. 낙법이 제대로 되어야 마음 놓고 공격을 구사할 여유를 갖는다. 넘어져도 기분 나쁘지 않아야 다시 벌떡 일어선다.넘어지든지, 자빠지든지, 바닥과 몸의 접점이 많고 맞닿는 면적이 넓으면 충격이 분산됨으로써 아프지도 않고 다치지도 않는다. 아프지 않아야 두려움을 제거할 수 있고, 두려움이 없어야 용감하게 싸워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 바닥을 치는 소리가 크고 경쾌해야 바닥과 잘 소통한다. 소리울림이 공허해야 충격을 비게 한다. 엄살처럼 보이지만 경쾌한 마음가짐이 정석이다.머리를 낮추는 모습이 겸손한 태도다. 아울러 몸을 둥글게 말아야 마찰이 적고 부딪힐 가능성도 낮아진다. 등판을 둥글둥글하게 말아서 굴러주면 바닥도 조용히 받쳐준다. 구르는 몸에는 상처가 생기지 않는다. 머리를 감추고 몸을 말아 구르는 판에서 몸이 상할 까닭이 없다. 마음을 내려놓아야 비로소 패배와 친해질 수 있다. 몸에서 힘을 빼야 마음도 비게 된다. 팔, 어깨, 발목 모가지, 엉덩이 할 것 없이 모두 다 힘을 빼야 몸이 부드러워지고 마음도 나긋나긋하게 된다. 그래야 마음이 멍들지 않는다.낙법을 알 만할 즈음, 비로소 몸의 조화로움이 깨어난다. 늘어진 근육 살이 졸깃졸깃해지고 두툼한 엉덩이 살이 탱글탱글하게 살아난다. 넘어져도 몸이 개운하고 마음은 경쾌하다. 넘어지는 게 별 거 아니다. 넘어지더라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선다. 넘어지고 자빠지더라도 일어나 무릎을 세우는 것은 누워 있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인생은 넘어지고 자빠지기 여사다. 넘어지더라도 일어날 수 있도록 낙법 원리를 배우는 일이 필요하다. 오철환(문인)

통합당 성폭력 대책 특위 출범 …김정재 위원장

미래통합당이 30일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 김정재 의원(경북 포항 북)을 위원장으로하는 성폭력 대책 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다.통합당은 이 특위를 통해 권력형 성폭력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방침이다.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열린 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특위는 김정재 위원장 외 양금희 위원(대구 북구갑) 등 11명으로 구성된다.원외 인사로는 SBS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등의 활발한 방송 활동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를 비롯해 김삼화 전 통합당 의원·김성경 한국여성변호사회 대외협력이사 등이 이름을 올렸다.김 대변인은 "권력과 위계에 의한 성범죄가 피해여성이 용기를 내면서 비로소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며 "그렇지만 피해자들은 아직 홀로 남아 있고, 이분들이 홀로 있지 않게 특위에서 현장에 찾아가고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설명했다.이창재 기자 lcj@idaegu.com

경북대 김유경 박물관장

“경북대학교 박물관은 거점 국립대학 박물관이기도 하지만, 1959년 설립 당시부터 오랫동안 사실상 영남지역에 소재하는 국립박물관 분관 역할을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경북대박물관 김유경 관장은 1960~70년대 당시 국가 경제력도 미미했고, 무엇보다 지역의 문화 유적, 유물을 직접적으로 조사, 연구, 보존할 전문 인력이 태부족했던 시절에 경북대 박물관이 이 같은 임무를 담당할 수 있는 인력과 최소의 시설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이어서 김 관장은 “경북대 박물관은 설립 초창기부터 주도적으로 지역의 유적, 유물을 조사 발굴해 대학박물관으로서는 유례없이 방대한 소장물을 확보하게 됐다”면서 “개관초기부터 당시 총장이던 계철순 박사의 혜안으로 캠퍼스 중앙에 수집한 다양한 석조물을 배치, 전시하는 야외박물관을 설치했고, 이는 박물관 선진국인 유럽의 유수 박물관이 1980~90년대에 이르러 비로소 시도한 야외박물관의 형식을 훨씬 앞서서 실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경북대 박물관은 애초부터 과거의 문화유적과 유산을 폐쇄적인 수장고에 고이 보존하기보다는 대학구성원과 지역주민의 삶 속에 함께하는 교육적 기능을 실천해 왔다.김관장은 “국립박물관 분관의 역할을 했던 이전 시절과 비교해 환경과 여건이 크게 달라졌다”며 “박물관에 대학교 역사를 실물로 체감할 수 있게 한 역사관 설립을 기획해 곧 개관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마지막으로 그는 “경북대 박물관은 향후 국가 지식기관, 학문과 교육기관의 궤적을 보존하고 알리는 대학박물관 본연의 기능에 충실할 것”이라고 전했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포스트 코로나를 읽다) 특별 기고- 코로나 19 이후 비로소 보이는 것들

겪은 후에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코로나 19 라는 미증유의 위기를 겪은 후에 양질의 의료시스템과 드라이브 스루 선별검사의 독창성 그리고 들불처럼 피어오른 응원릴레이와 어우러진 공동체의 클리셰 등이 그것이다. 물론 이 와중에도 진영논리에 매몰된 정치적 이합집산이 ‘대구 코로나’, ‘대구 차단’ 등의 패악을 부렸지만 말이다. 외신만이 안다. 700명 이상의 확진 자가 발생한 그날. 특정국가 및 지역 혐오 논란으로 자제하던 ‘우한 폐렴’ 대신, ‘대구 코로나’, ‘대구 발 폐렴’의 자막이 특정 뉴스 채널을 시발로 화면 곳곳 자욱하던 그때, 그때의 대구는 누구도 혐오하지 않았다.대구를 향한 온갖 폄훼와 왜곡을 쏟아내던 여타 지역에 되려 피해가 갈까 대구인은 대구를 떠나지 않았다. 함께 살고자 사재기를 하지 않았다.참고, 절제하며, 믿기 힘들만큼의 고요와 냉정을 유지했다. 모두를 숙연케 하는 ‘대구의 품격’을 보였다. 하지만 국민에 고맙고 송구하며, 의료진에 고맙고 미안하며, 질병관리본부에 고마워 덕분이라던 정부는 마지막까지 대구의 상처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엑소더스 없이 견뎌 줘 “고마워”, 사태 종식의 최전선에 있어준 덴 “덕분에“ 라는 작은 위무도, 조용한 언급조차 없었다. 다만 대구가 빠진 자리엔 정부의 방역시스템이 ‘세계 표준’으로 거듭한다는 ‘방역 띄우기’ 만 덩그러니. 외신이 주목한 대구의 저력을 ‘대구인’ 은 안다. 이처럼 공감근육이 남다른 애족의 성지 ‘아는 대구’ 여서 섣부르지 않은 선으로 숫자 ‘3729’에 주목한다.코로나 19의 광풍을 맨살로 짊어진 의료 인력의 수. 이중 ‘3022’명은 광풍의 핵인 대구에서 활동했다. 억울한 터부시를 맨몸으로 당해본 대구라서 ‘미안하다’, ‘사랑한다’, ‘고맙다’, ‘덕분이다’ 의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또 가슴 따듯해지는 ‘덕분에 챌린지’가 단순 시그니처에 희석됨을 원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지침에 따른 보상 외에도 전시와 다름없는 국가적 재난사태 극복을 위해 헌신한 의료진들에 유공자격과 맞먹는 각별한 예우를 바란다. 아울러 코로나19가 지역사회로 확산된 어려움 속에서도 진료활동을 거두지 않은 의료기관에 대한 보상 대책 역시 간과돼선 안 된다. 현재진행형이긴 하나 코로나 이후 전 방위적 대안 에도 복안을 내야 할 터다.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 어제와 오늘을 반면교사 삼아 내일의 이음꼴을 갖춤이 옳다.코로나 사태로 생산 및 유통 방식에 하릴없는 ‘다름’을 맞이해야한다면, 변화에 혁신을 포갠 ‘변혁’이 그만이다. 하드웨어의 세상은 진즉에 저물고 소프트웨어의 범람이 자명한 터. 코로나로 말미암아 근무는 재택으로, 개학은 온라인으로, 의료는 원격으로, 이는 단편적 오늘이 아닌, 사회'경제의 장편적 내일에 방점을 찍는다. 빅 데이터를 통한 유동 인구 분석, 골목 단위 상권체크를 통한 통합마케팅이 이목을 사로잡는다. 사회적 거리 두기에 비대면, 비접촉의 프레임이 형성됐다. 그 프레임 속 초실감을 품은 양방향 교육과 물류의 비대면 프로세스, 리쇼어링 정책을 위시로 한 제조업, 금융거래의 비대면 실현을 위한 생체인증 기술 등이 주목받고 있다. 과거 치료에 중점을 둔 헬스 케어 산업은 미래 ‘공중보건’ 으로의 태세전환을 이미 마쳤다. 원활한 비대면 소통 영위를 위한 중계서비스 구축과 기존 엔터테이너 적 요소를 넘어 (전염병) 환자 수송의 안전성 제고에 나선 자율주행 역시 코로나로 인한 선 순환적 산물 중 하나다. 호사다마라고 했다. 코로나 19의 장해를 디딘 채,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와 디지털산업단지를 재정비하고, 대구국제미래차엑스포를 재활성화하며, 지역경제를 이끌 미래형 자동차산업의 어젠더를 코로나 이후의 포커스로 재조정해야 할 오늘은 ‘적기’다. 온건한 보수의 성지 대구는 이제 혁신의 말을 타고 고삐를 죔으로써, 보수의 심장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킬 당위가 있다.냉정한 나와 따뜻한 당신, 이번 코로나 속 지옥같은 형극을 지혜로이 넘긴 대구사람을 봤기에 희망은 선명하다. 대구 먹거리를 위협한 코로나가 아이러니하게 대구 먹거리를 책임질 코로나(왕관)로 등극해야 할 이유를 여기서 찾는다. 대구에게 지금의 코로나 19란, 감사함과 부듯함을 담뿍 버무린 ‘스마트 대구’로의 격발 전 방아쇠 혹은 지역 내 디지털 인프라 구축의 혁신적 모멘텀 그 사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