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걸음마 수준인 지방의회

김종엽편집부국장 겸 제2사회부장“간담회 장소를 본인이 사전예약한 곳으로 하지 않았다고 ‘00 안 가면 알아서 해. 확 다 뒤집어 버릴 거야’, ‘내가 하라고 했으면 해야 될 거 아니냐’, ‘사무국 박살 낼 거야’ 등의 폭언에 치욕감과 모멸감을 느꼈습니다.”경찰서 조서 내용이 아니다. 기초의회 임시회 본회의장에서 한 지방의원이 동료 의원의 막말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발언이다.우리나라 기초의회가 태동한 지 벌써 28년째다. 모든 기초를 세우는 나이 이립(而立) 즉 ‘서른 살’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립은 논어의 ‘三十而立’에서 온 말이라고 한다. 가정과 사회에 모든 기반을 닦는 시기로 자립을 앞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련의 사태를 종합해 보면 아직도 걸음마 단계다.올 들어 예천군의원 해외여행 추태를 시작으로 임시회 본회의 5분 발언 표절과 막말, 돈 봉투 파문에다 CCTV 무단 열람과 감청까지 풀뿌리 민주주의를 이끌어가는 대구·경북 기초의원들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사례가 끊이질 않고 있다. 자립보다 지방자치의 근간을 뒤흔드는 수준이다. 시민들의 피로감은 커졌고 무용론에 이어 폐지론까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달서구의회는 올 들어 간담회 식당 장소 선정 문제로 동료 의원에게 막말하다 입방아에 오른 데 이어 5분 발언 표절이라는 신조어도 낳았다. 표절이라면 흔히 책이나 논문표절을 말하는 데 기초의회에서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달서구의회 A의원은 지난 3월 같은 당 소속 수성구 의원의 5분 발언 내용을 사실상 그대로 베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빚었다. 한 시민단체가 수성구의회와 달서구의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두 의원의 5분 발언을 대조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알려졌다. 해당 의원은 지난 7월27일 의회 윤리특위 위원장직을 사임했다.기초의원들의 잦은 일탈 역시 불신을 키우고 있다. 구미시의회 A의원은 최근 자신의 지역구에 있는 한 경로당의 CCTV를 무단으로 열람하고 내용을 복사해 간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빚었다. 해당 의원은 CCTV 시스템을 점검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고발장이 접수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여기에다 시의장은 아들이 대표이사로 있는 건설업체가 구미시의 수의계약 공사를 따낸 사실이 드러나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자신의 주유소 인근에 특혜성 도로 개설과 지방선거 금품 제공 의혹으로 이미 의원 두 명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급기야 지난달 13일에는 여야 의원이 보조금을 심사하면서 심한 욕설을 내뱉는 모습이 생방송으로 고스란히 중계되는 촌극까지 빚어졌다. 이를 지켜본 시민들은 황당할 따름이다.해외연수는 더욱 가관이다. 2019년 시작과 함께 예천군의원들의 해외연수 중 추태가 알려지면서 전국의 이목이 집중됐다. 9명의 의원 전원이 지난해 12월 7박10일 일정으로 미국·캐나다에 해외연수를 떠났다. 한 의원은 가이드를 폭행하고, 한 의원은 가이드에게 여성 접대부를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 비판을 받았다. 두 의원은 제명됐다. 예천군민들은 당연히 분노했다. 해외연수 취소 및 연기 바람이 전국 기초의회로 확산됐다.이런 와중에 일부 의회는 자숙은커녕 꼼수 연수 및 끼워 넣기 해외연수를 진행해 비난을 자초했다. 북구의회 의원 4명은 해외연수 추태 파문 여진이 채 가라앉지도 않았던 지난 5월 10일간 유럽을 다녀왔다. 해외연수 심의조차 받지 않았다. 8명 이하의 의원이 해외연수를 할 경우 심의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규칙을 활용하는 꼼수를 동원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칠곡군의회가 외부 단체의 외국방문에 의원들을 동행시키는 이른바 ‘끼워 넣기 해외연수’를 진행해 눈총을 샀다. 의원 2명이 의회 차원의 공식 연수가 아닌 지역 자원봉사단체의 태국 방문에 슬그머니 동행한 것이다.지방의원은 조례의 제정 및 개정·폐지, 자치단체 예산의 심의 확정 및 결산의 승인 같은 의결권과 행정사무감사와 행정사무조사를 통한 행정감사권을 통해서 자치단체를 견제하고 통제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지방자치법도 ‘공공의 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그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고 지방의원 의무를 명문화했다. 결국 지방의원은 국회의원처럼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사는 지역의 일꾼이라는 의미가 더 크다. 진정으로 지역과 지역민을 위해 일하는 참일꾼만이 지역 발전과 더불어 풀뿌리 민주주의를 꽃피울 수 있다.

조국과 촛불 드는 대학생들

대학입시 취재는 늘 긴장됐다. 전 국민적인 관심사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1990년 중반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과 성적표가 나올때 바짝 긴장하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2010년대 초·중반은 달랐다. 수시 전형비율이 점차 확대되면서 6월, 9월 모평이 중요해졌다. 실제 수능 당일은 물론 이듬해 서울대 합격자가 발표될 때까지 오롯이 긴장의 끈을 풀지 못했다.그때마다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 던지곤 했다. ‘너 지금 대학을 간다면 인 서울(In seoul-서울에 있는 대학에 들어가는 것)할 수 있겠나?’라는 물음이다. 대답은 금방 나왔다. ‘자신없다’고 말이다.참고로 기자는 84학번이다. 한번의 시험 성적과 체력장 점수를 합산해 대학을 지원했고 자기소개서도, 논술도 없었다. 면접에서는 지원동기와 대학생활에 대한 포부를 묻는게 고작이었다.그때도 지금처럼 수많은 전형의 수시와 논술, 사고력을 요구하는 대입이었다면 물론 선생님들은 무척 열심히 우리를 가르쳤을 것이다. 그러나 학교 공부만으로 원하는 좋은 대학에 갈 수 없다는 것은 드라마 ‘스카이캐슬’처럼 어마무시한 사교육 시장이 확인해준다.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 논란이 2주째 정치를 블랙홀로 빨아들이고 있다. 대통령도 아니고 장관 임명을 두고 이렇게 갈려 다투는 나라가 또 있을까.조 후보자는 야당과 보수 우파 언론의 파상 의혹 제기에 처음에는 “제도와 법적 문제가 없다”고 했다가 곧이어 웅동학원과 사모펀드의 사회환원을 발표했다. 20대 젊은 대학생의 촛불 집회가 있은 주말에는 사실상 사과와 함께 “사회개혁을 향한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없다”며 지지층의 결집을 겨냥, 완주 의사를 분명히 했다. 싸움은 여야 청문회 협상과 대법원의 박근혜 국정농단 판결이 예정된 이번 주가 분수령이 될 모양이다.논란 초반 조 후보자의 임명 여부를 두고 내기를 거는 사람들이 많았다. “임명한다는데 장을 지진다”는 표현까지 듣기도 했다. 어차피 임명될 거 뭐 그리 관심둘 거 있냐는 냉소적 분위기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조 후보자 딸의 대입 관련 의혹이 제기되자 달라졌다. 우리 국민의 역린, 즉 교육 문제를 건드렸다는 것이다.개인적으로 사모펀드 의혹에는 좀 놀랐다. 젊은 시절 남한 사회주의 혁명을 지향했던 조 후보자가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고수들이 내밀하게 한다는 고수익기업투자 펀드인 사모펀드에 투자했다는 것이 아이러니했기 때문이다. 물론 대한민국은 자본주의 시장경제 질서를 근간으로 하는 세계 10대 경제대국이다. 조 후보자라고 못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어떤 마음으로, 그것도 민정수석이라는 고위 공직자가 사모펀드를 했는지 진짜 궁금하다.‘외고-단국대-공주대-고려대-서울대 대학원-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 조후보자 딸의 대입 프로세스와 장학금 논란에서는 주변 고3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떠올랐다.교육기자 때 알게 된 이 딸들은 초·중학교 때 공부를 꽤 잘해 부모들은 딸의 명문대 진학에 공을 들였다. 고입때가 되자 한 명은 내신으로 승부를 걸고자 턱없이 하향 지원했다. 다른 한명은 그래도 부딪혀 보자며 정공법으로 공립 여고를 지원했다.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던 나머지 한 명은 외고에 갔다. 이들이 부모의 탄탄한 경제력과 정보력, 네트워킹을 십분 활용한 조 후보자 딸의 대입 뉴스에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장학금은 성적 우수자를 격려하고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한 학생들의 면학을 독려하기 위해 준다는 것은 보편적 상식이다. 부모가 모두 대학 교수인 유급 위기 학생에게 면학을 독려하고자 장학금을 주었다는 것은 교수의 자질을 의심케 한다. 그 장학금을 받아온 것을 개의치 않았다면 그 또한 정의와 공정을 외쳐온 조 후보자의 궤적과 많이 다르다.강한 자, 혹은 기득권자에게 앞서 친절하고 약한 자에게는 고약하게 대하는 모습을 볼때가 많다. 진리를 탐구한다는 대학에서 벌어진 그들만의 리그(친절을)를 보면서 평범한 흙수저들을 위한 희망의 사다리가 정녕 없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나아가 한창 취업과 미래를 품어야 할 대학생들이 장관 한명 때문에 촛불을 들어야 하는 현실은 더 안타깝다.

범어네거리 상수도관 교체 공사로 교통 체증 '혼란'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동대구역네거리 노후 상수도관 정비공사에 따른 일부 차선 통제로 일대 교통 체증이 빚어지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해당 구간은 대구시 추산 시간당 평균 약 1만1천 대의 차량이 지나고 출·퇴근 시간대 2천800대가량 오가는 구간으로 현재 편도 5차로 가운데 3·4차로가 통제된 상태다.지난주부터는 중·고등학교가 연이어 개학하면서 출·퇴근길 교통 혼잡은 더욱 가중 되고 있다. 오는 27~28일 초등학교가 개학하면 교통 혼잡은 극에 극심해질 전망이다.대구시는 교통 상황 확인 후 출퇴근 시간대 교통 혼잡 최소화를 위해 통제 차로를 2개에서 1개로 줄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대구시에 따르면 2020년 1월21일 완공을 목표로 지난 12일부터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부터 동대구역네거리까지 1.9㎞ 구간의 노후 상수도관을 교체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공사는 범어네거리를 기점으로 동대구역네거리 방향으로 약 150m가량 진행됐다.5개 차선에서 임의로 차선을 새롭게 나눠 모두 4개의 차로로 이용하도록 하고 있지만 교통 혼잡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만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직장인 A씨(53·수성구 황금동)는 “범어네거리를 기점으로 갑자기 차로가 줄어들어 서로 새치기하는 등 극심한 교통 체증을 체감하고 있다”며 “특히 대구법원 주변이 복잡하다. 2개 차로는 통제돼 있고 법원으로 진입하려는 차들이 줄서 있어 실제로 일반 차량들이 이용할 수 있는 차로는 3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교통혼잡에 따라 경찰도 공사 구간 내 2명 이상의 인력을 배치하는 등 교통관리에 나선다.황현모 대구 수성경찰서 교통과장은 “해당 공사 구간에서 교통 혼잡이 발생하다보니 출퇴근 시간대 뿐 아니라 정체 우려시 교통관리를 해나갈 계획이다”고 전했다.대구시 관계자는 “교통 상황을 확인한 후 출퇴근 시간인 오전 7~9시, 오후 5~7시에 통제 차로 2개를 1개로 줄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교통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오토바이 인도 역주행 사고 손해배상 대상 아냐

대구지방법원 민사21단독 김연수 판사는 횡단보도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오토바이 운전자 A씨가 자동차 운전자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20일 밝혔다.A씨는 2016년 3월 9일 오전 8시께 오토바이를 타고 범어네거리 횡단보도에 진입하다가 우회전하는 B씨 승용차 앞 범퍼와 부딪혔다.사고로 A씨는 두 달여 동안 수술 및 입원 치료를 받았다.그는 B씨가 자신을 보고도 횡단보도를 과속으로 지나가면서 발생한 충돌사고로 입은 2천689만원의 재산 피해와 1천900만원 상당의 정신적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김 판사는 “보행자가 아닌 오토바이가 인도를 역주행해 갑자기 횡단보도를 통해 도로를 건너는 것을 예상하기 힘들다”며 청구를 기각했다.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대구 범어네거리~동대구역네거리 상수도관 교체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는 범어네거리~동대구역네거리 2㎞구간 상수도관 개체 공사를 12일부터 시작한다.이 관은 1969년에 매설된 관경 500㎜ 노후관이다. 관경 700㎜ 교체하며 비용은 35억 원이 든다.이번 공사가 완료되면 동대구역세권 개발에 따른 급수 수요에 대비할 수 있고 동구 신천동, 수성구 범어동 일대에 안정적인 수돗물 공급이 가능해진다.공사기간은 5개월이다. 주간공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야간공사는 오후 10시30분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시행한다.공사시간은 교통량 및 야간소음으로 인한 민원발생 등을 고려해 조정될 수 있다.공사기간 범어네거리에서 동대구역네거리 방면 1~2개 차로가 부분 통제돼 차량정체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이승대 상수도사업본부장은 “현장안내 현수막 등을 게시해 시민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주형 기자 leejh@idaegu.com

무궁화 단상

신승남 중부본부 부장포항 기청산 식물원에는 아주 특별한 관목 울타리가 있다. 잘 정리된 이 울타리는 은행나무 울타리다. 나무의 수명은 대략 100여 년이다. 늘씬하고 쑥쑥자라는 은행나무 가로수를 생각했다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갖고 있는 은행나무에 대한 선입견이다.100여 년이나 된 은행나무들이 촘촘하게 울타리를 이루고 있다. 키는 2m가 되지 않는다. 처음 이 은행나무를 보는 이들은 못믿겠다는 반응이다. 특히 잎을 모두 떨군 겨울에는 여느 은행나무와는 달리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나무는 전세계 1과, 1속, 1종 만이다. 그래서 은행나무가 아닐 수가 없다.크고 웅장한 은행나무를 떠올리는 사람들에게 은행나무로 만든 울타리를 보여주면 놀랍고 신기해 한다. 하지만 난 이 은행나무 울타리가 신기하지도 반갑지도 않다. 은행나무가 은행나무 답지 않아서다.그럼 무궁화는 어떨까. 우리나라 꽃, 무궁화는 관목이다. 일반적으로 키는 1m 전후로 작고 아담한 수형에 제법 큰 꽃을 피운다.그래서 큰 무궁화나무를 만나면 그 아름드리 나무에 놀라고 감탄하게 된다. 금오산 잔디광장에 제법 키가 큰 무궁화나무 2그루 나란히 서 있다.줄기가 제법 굵은 이 무궁화나무는 오랜 세월만큼 주름진 옷을 입고 있다. 이렇게 오래되고 큰 무궁화나무를 보면 때가 끼고 보잘 것 없는 작은 나무라는 고정관념을 깨게 된다.오래된 나무에 큼직하고 화려한 꽃이 필때마다 참 한결같은 나무라는 생각을 한다. 유목일때나 성목이 되어서나 한결같이 크고 화려한 꽃을 피워내고 있으니 말이다.‘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무궁화는 애국가에도 당당히 등장하는 나라 꽃이다. 일제 강점기 많은 탄압과 억압에도 억척스럽게 지켜온 꽃이기도 하다.피고 지고 또 피어 100일 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큼직한 꽃송이는 벌과 나비들에게 먹음직한 잔치를 예고한다. 나무는 꽃을 피웠다고 모두 씨앗을 맺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유독 무궁화나무는 꽃을 피운 자리마다 씨앗을 맺는다.아마도 큰 꽃과 푸짐한 꽃가루로 많은 곤충들에게 풍성한 먹을 거리를 제공하고 그 덕에 가루받이를 잘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무궁화 꽃에는 꽃가루를 탐하는 개미가 많이 몰려든다.또 꺾꽂이로도 뿌리를 잘 내리는 무궁화는 어디서나 잘 자라는 까다롭지 않은 나무이다.전국 어디서나 여름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무궁화는 해마다 강전지로 나뭇가지를 잘라 키가 큰 나무를 보기 어렵다.무궁화 나무를 작은 키에 왜소한 형태로 키우는 것은 우리의 고정관념이다.생각해 보면 은행나무를 키우는 사람이나 무궁화나무를 키우는 사람이 나무를 어떻게 키울지 결정하고 오랜세월을 다듬어가는 것은 모두 비슷하다.큰 교목으로 키워서 튼튼한 목재로 사용하고 깊은 그늘을 이용할 것인지, 아니면 아담한 관목으로 키워 울타리로 이용할 것인지 키우는 이의 의도와 목적이 나무의 크기와 쓰임을 결정한다.이는 순전히 나무를 키우는 사람의 생각이지 나무의 의지는 아니다. 나무에게도 제 나름대로의 타고 난 특성이 있다.아이들을 키우는 교육도 마찬가지다.‘너는 큰 재목이 안 되니까 기술을 배워 밥벌이나 하면 돼, 아님 넌 내 자식이니까 더 큰 일을 해야 해’ 등 부모나 선생님들의 수많은 고정관념과 선입견이 우리 아이들의 꿈을 빼앗고 있는지도 모른다.키 작은 무궁화 나무를 보며 이런 반성을 했다.‘내가 아이들이 더 자랄 수 있는 가능성을 잘라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사막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은행나무처럼 환경을 스스로 극복하라고 채찍질 하는 것은 아닌지.’오늘 산책 길에 무궁화를 만났다. 단심 무궁화(흰 바탕에 붉은 수술과 암술)다. 무궁화 나무가 키가 작은 것은 일제의 잔재라고 한다.일제는 민족의 강한 생명력을 상징하는 무궁화 나무의 키를 낮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강한 가지치기를 했다고 한다.최근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와 백색국가 제외 등으로 한·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무궁화는 일제강점기 일본의 학정과 가지가 잘려지는 고통에도 온몸으로 잎을 피우고 꽃을 틔운 나라 꽃이다.무궁화는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 지, 한·일 갈등에 있어서 국민들이 무슨 생각을 가져야 할 지 무언의 답을 던지며 무더위에도 활짝 웃고 있다.

눈물 흘린 청년의 절규

눈물 흘린 청년의 절규 김창원독자여론부장“정권이 바뀌었는데 정부의 청년 대책은 달라진 게 없다”며 한 청년이 울먹였다. 끝내 눈물을 흘린 이 청년의 절규에 국민들은 ‘마음의 눈물’을 흘렸다.지난 4월 초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참여연대, 소비자보호연맹 등 진보·보수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모인 자리에서다.이 청년은 눈물을 보이며 대통령에게 실질적 청년정책의 필요성을 호소하며 대통령과 정부에 현실적인 청년정책을 주문했다. 이를 본 많은 이들은 이 청년의 말에 공감했다.그는 정부의 단편적인 청년정책을 지적하며 말을 이어갔다. “청년문제는 사회이슈에 따라 때로는 비정규직 문제였다가 때로는 젠더(gender·성) 문제 정도로만 해석될 뿐, 청년의 삶 전반을 진중하게 해석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청년의 이 말은 정부가 청년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청년들의 고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요즘 청년들은 암울하다 못해 절망에 빠져있다. 사회의 첫 발은 취업절벽이란 말까지 나오고 학교에서 배운 내용과는 무관하게 취업을 선택해야 한다.사정이 이렇다보니 정년이 보장되고 안정적인 직장을 선택하기 위해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다.취업시험을 준비하는 청년의 10명 중 3명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른바 ‘공시족’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비경제활동인구 중 당장 구직활동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취업을 위한 시험을 준비하는 이는 71만4천명으로 비경제활동인구의 15.3%를 차지하고 있다. 취업시험 준비자의 수와 비율은 1년 전보다 각각 8만8천명, 2.2%포인트 늘었다고 한다. 이들 대다수는 공시족이다.청년들의 눈물을 두고 일부 기성세대들은 취업하려는 의지도 없고, 결혼은 생각도 안하고 쓸데없는 헛짓만 한다고 비난한다.청년들은 항변한다. “현실적으로 직장과 집만 있다면 당장 결혼하겠습니다.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할 가능성이 높고, 몇 해만 고생하면 전셋집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이 선다면 당장 연애도 하고 싶습니다. 직장 없이 월세 집에 사는 결혼 생활은 생각할 수도 없으니 포기할 수밖에 없지요”라고 말한다.기성세대 역시 요즘 청년들이 처한 상황에 있다면 비슷한 행동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처한 상황은 자신만이 알 수 있기 때문에서다.청년들이 암울해하는 부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전문대 이상의 학력을 가진 맞벌이 신혼부부가 서울에서 전셋집을 마련하려면 28년6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결혼 생활을 시작하면서 누군가의 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 평생 절대빈곤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결혼을 하고, 자신의 노후를 희생하면서까지 아이를 낳겠는가. 사정이 이러한데도 영상매체에서는 화려한 저택에서 젊은이가 자가용을 몰고 늘씬한 몸매의 미녀를 집에 바래다주는 화려한 장면이 수도 없이 나온다. 이를 바라보는 청년들은 자신의 삶이 구차하고 비루하다고 생각한다.결혼 전 임대료부담에 대한 청년들의 고민은 지난해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서도 나타난다.국토연구원 ‘국토정책브리프’에 따르면 청년가구(가구주 연령 만 20~34세) 가운데 임대료부담과다 가구 규모는 26.3%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료부담과다 가구는 임대료가 소득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가구를 의미한다. 청년 4명 중 1명이 높은 임대료에 시달린다는 얘기다. 이중 절반 이상인 69%가 월세를 내며 살고 있다.우리 청년들의 삶은 너무나 힘겹다. 취업을 하려면 다양한 스펙을 갖추어야 하며, 그 모든 것을 갖추었다 할지라도 자신이 추구하는 직장 취업이 어렵다고 생각한다. 젊은이들이 처한 현실은 무시한 채, 눈높이를 낮추어 취직하라거나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아이를 낳는 것이 국가와 민족을 위한 길이라고 아무리 외쳐 봐도 소용없다. 청년실업은 사회의 다이너마이트와 같다. 더 늦기 전에, 더 악화되기 전에 해결책을 찾아 실행에 옮겨야 청년도 살고 국가도 산다. 이제 청년들의 눈물을 사회가 닦아주어야 한다.

교통오지 영양군, 국도 31호선 확장 요구

교통오지 영양군, 국도 31호선 확장 요구황태진북부본부장반딧불이의 고장, 국제밤하늘보호공원, 한글 최초의 조리서인 음식디미방, 조지훈, 오일도, 이문열 등 근현대 작가들의 고향인 문향의 고장 등등 청정 자연 속에 문화관광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영양군.그러나 ‘고속도로·4차로·철로 등 3로가 없는 전국 유일의 육지 속의 교통섬’으로 남아 있어 도시와의 접근성으로 인해 문화관광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교통 오지 영양군이 국도 31호선 4차선 확장에 사활을 걸었다.영양과 청송을 연결하는 국도 31호선은 영양의 관문이지만 급커브 및 낙석, 2차선 노폭 협소, 선형 불량 등으로 운전자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어 4차선 확장이 필요하다.영양군은 청송군 진보면 월전리~영양읍 서부리 구간 16㎞에 대한 4차선 확장공사를 정부에 건의하는 등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그때마다 외면당했다.상주~영덕간 고속도로 개통 효과를 얻기 위해서라도 확장돼야 하지만 경제성 논리 등에 막혀 진전이 없었다.특히 영양군이 국도 31호선 구간에 대해 국토부 등 관계 당국에 국도·국지도 건설 5개년 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수차례 건의했지만 노력하겠다는 말만 되풀이됐다.지난 2016년 1월 인근 지역인 청송을 지나가는 상주~영덕간 고속도로가 개통돼 이에 따른 접근성 향상 등이 기대됐다.하지만 영양읍 소재지와 고속도로 IC를 잇는 국도 31호선이 2차선에 불과해 동청송·영양 IC 진입에만 30분 이상 소요돼 변화된 교통환경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이를 타계하기 위해 수차례 국도 31호선 입암~영양 간 도로 선형개량을 건의했으나 교통량과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정부 예비타당성에서 탈락했다.또 2016년 8월 제4차 국도·국지도 5개년 계획에도 반영되지 않았다.지난 2017년 1월 발표된 ‘제1차 고속도로 건설 5개년(영천~영양~강원 양구를 잇는 남북 6축 고속도로)’ 계획에도 경제성 논리 등에 막혀 미반영됐다.상황이 이렇게 되자 지역민들의 볼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정부는 경제성으로만 접근하지 말고 낙후지역을 개발하는 국토 균형발전 차원에서 접근, 숨통을 열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영양군 주민 10명 중 8명 이상이 국도 31호선 확장을 요구하고 있다.전국 지자체 중 4차선 도로가 없는 곳, 정부가 목표하는 30분 내 고속도로 진입 가능 구역 미포함 지역, 철도가 없는 곳으로 최악의 교통 소외지역이 영양군이다.군은 이 같은 지역의 열악한 교통 사정을 알리기 위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천여 명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영양군 도로망 의견수렴을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그 결과 주민 82%가 31번 국도 4차선 확·포장이 매우 시급하다고 답했다.군은 이를 바탕으로 최근 지역 간 불균형 해소와 교통여건이 열악한 낙후지역 연계 도로망 확충을 위해 국도 31호선 4차로 확장을 정부에 또 다시 건의했다.여기에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제2조의 2에 따라 낙후도가 최하위인 지자체로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국가의 특별 배려가 필요한 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라는 점을 강조했다.오도창 영양군수는 국도 31호선 4차선 확장을 민선 7기 공약사업으로 제시했다.임기 내 이를 실천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보내는가 하면 국회와 정부 부처를 오가며 동분서주하고 있다.오도창 군수는 “전국에서 가장 열악한 영양군의 성장 돌파구 마련과 주민 소득증대 등을 위해서는 국도 31호선 확·포장사업이 절실하다”며 “정부가 제5차 국도·국지도 건설 5개년 계획에 반영해 줄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그러나 중앙정부 및 관계부처는 아직도 경제성만 따진다.교통 인프라 구축은 경제적 타당성을 가지고 타 지역과 동일한 기준 잣대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국토 균형발전과 생존권 보장차원의 정책으로 판단돼야 한다.영양군은 전국 최고의 청정 자연을 자랑하는 문화관광 중심지로의 도약을 위해 막힌 흐름을 뚫어 주길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육지 속의 섬 교통오지인 영양군이 사통팔달 교통의 중심이 돼 ‘가고 싶은 영양, 머무르고 싶은 사통팔달 영양’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IB 고민

윤정혜교육문화체육부장IB. 국제 바칼로레아(Internationale Baccalaureat). 스위스 비영리교육재단에서 운영 중인 국제인증 교육과정이다.6개월 넘게 설명을 듣고 또 들었지만 여전히 뜬구름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다. 학부모들은 오죽할까. 불안감은 결국 사교육 의존으로 이어질 거라는 걱정을 하게 만든다.누군가는 IB교육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비싸고 근사한 외제차를 수입한 거 같다고.IB의 교육철학과 과정, 취지 등은 대체로 타당하다. 순기능도 인정이 된다. 하지만 공교육 안에서 특권층이 생기고, 누군가는 상대적 박탈감을 갖게 될 거란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이런 IB 교육을 도입하겠다고 전국이 떠들썩하다. 대구와 제주는 공식적으로 밝혔다. 충북교육청도 뛰어들 기세다. 얼마 전 교육감이 IB과정을 하고 있는 미국 학교를 다녀오고 난 뒤다. 서울이나 부산도 관심을 보인다. 세종시의 6개 초중고교에도 IB 시범학교 도입을 타진한다는 소식이 들린다.어렵지만 IB를 풀어보면 이렇다.‘역량 교육을 바탕으로 개념 이해와 탐구학습 활동을 통해 학습자의 자기주도적 성장을 추구하는 교육’으로 설명된다. ‘토론논술형 교육과정’으로 요약되고, 창의성과 역량을 높이는 과정쯤으로도 이해된다. 평가는 객관식이나 단답형이 아닌 학생의 생각을 쓰도록 하는 주관식이라는 점도 지금과 다르다.암기위주 학습에서 벗어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평가 예시만 봐도 그렇다.수능 국어의 경우, 토끼전의 일부를 지문으로 제시한 뒤 ‘윗글에 대한 이해로 적절한 것은’, 혹은 ‘1~5번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정도로 문제가 나온다.하지만 IB ‘언어와 문학’에서는 이렇다. ‘모든 사람들처럼 문학가도 상반되는 가치관을 가질 수 있고 이러한 가치관이 작품 속에 나타난다. 적어도 2명 이상 문학가가 상반되는 가치관을 그들 작품 속에 어떻게 반영했는지 서술하고 어느 입장에 동의하는지 논하라.’문학 작품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통찰력, 학습자의 논리와 생각이 분명해야 가능한 답변이다. 그래서 IB 고교과정 수료는 꽤 까다롭다.교육 당국의 고민이나 우려도 여기에 있다.초·중 과정은 크게 문제될 게 없다. 지역간 교육격차 해소 차원에서 시범·후보학교를 운영하는 것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문제는 고교학위과정, 즉 IB디플로마다.2년 과정으로 운영되는 IB 고교학위과정은 까다롭다. 과목별로 심화된 과정의 적정 점수를 얻어야 한다. 2개 과목은 영어로 수업이 진행된다. IB기관에서 요구하는 인증 점수를 얻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대구외국어고등학교가 첫 인증 대상 학교로 예상되기도 한다.특목고, 자사고 등을 중심으로 또 다른 영재교육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경기외고, 제주국제학교, 자사고인 충남 삼성고 등 이미 IB과정을 하고 있는 학교의 면면만 봐도 그렇다.부모 경제력에 따라 교육력이 달라지는 지금 현실에서 IB교육이 공교육 속 또 다른 양극화를 부추기지 않을지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IB관련 3차례 토론회를 열어 낸 결론도 사교육 추가 유발이나 교육 양극화 초래에 대한 걱정이다.사교육 우려에 강은희 대구교육감은 “IB과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했지만 과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학부모나 학생 입장에서 불안함은 클 수밖에 없다. 포털사이트에서 IB만 검색해도 학습지나 입시전문 사설기관의 홍보가 쏟아진다. IB학원이 생기지 않으리란 장담도 할 수 없다.교육과정 변화 요구는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함을 해소하는 것도 당국의 역할이란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누군가 말한 값비싼 외제차를 수입한 게 아닌 근사한 차를 만드는 토양 형성이 되도록 말이다.

나약한 TK의 정치력 복원 서둘러야

정치를 보면 대구·경북(TK)이 온통 먹구름에 쌓여있다.희망의 빛이 사그라들고 미래 삶을 위한 청사진들이 모두 시커멓게 보이는 요즘이다.대구 뮤지컬 페스티벌, 경북지역의 각종 축제한마당이 곳곳에서 벌어지며 시·도민들의 웃음이 온 전역을 휘감고 있는데도 썩 즐겁지 않은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웃어도 웃는게 아니라는 말이 딱 맞아 떨어지는 형국이다.대구경북시사종합지 잇츠가 조사한 지역언론인 10명 중 6명 정도가 지역을 떠나고 싶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제는 낯설지 않다. 이 모두는 정치가 실종상태인 탓이다.서민을 위한 정치가 그렇다.서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대구·경북민들은 아예 현 정부의 안중에도 없다는 듯 지역 패싱 정책들을 잇따라 내놓더니 이제는 이미 끝난 국책사업인 신공항문제를 다시 싸집어내고 있다. 위기의 경제살리기는 안중에도 없는 모양새다.최근 지역 민심을 요동치게하며 또다시 최대 이슈로 등장한 총리실의 김해공항 검증 결정은 곧바로 가덕도 신공항행을 예고하면서 현 정부 여당의 속셈을 엿보게 한다.이들은 10년 100년의 장기집권을 위한 표퓰리즘 정책들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지역간 분열과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대구와 경북은 아랑곳 없다. 정부와 여당은 이미 TK를 버렸다는 얘기가 파다하다.내년 TK 총선은 어차피 한국당 몫이 자명하기에 TK를 포기하더라도 65석이라는 배 이상의 의석을 갖고 있는 부산·울산·경남의 PK만 승리하면 영남권은 압승이라는 속내도 보인다.이같은 민주당의 행보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지난 총선에서 어렵게 보수심장 TK의 변혁을 가져왔던 지역출신 민주당 김부겸 의원과 홍의락 의원이다.이들은 곧바로 자신의 당과 정부를 겨냥, 어처구니 없는 밀실정치라며 강하게 항의하고 나섰지만 당내의 공허한 목소리로 취급받고 있다.민주당내 확실한 지분과 원조부대가 없는 탓이다.급기야 홍의락 의원은 강력 반발 목소리를 낸지 하루도 안돼 총리실 검증 합의문이 만들어진 계기가 시장·도지사가 통합신공항이 제대로 진행된다면 동남권 신공항에 관여하지 않기로 양해한 때문 아니냐며 시·도지사의 입장표명을 강하게 몰아붙히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여당 의원으로서 그동안 지역에 뚜렸한 선물하나 가져다 주지 못한 상황에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신공항 문제와 관련,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비아냥어린 비판도 제기된다.여당 출신 대구 의원들의 힘(?)의 한계가 느껴지는 대목이다.그렇다고 TK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는 제1야당 자유한국당에 대한 기대치도 높지 않다.한국당 자체가 전면전을 불사하고 신공항 행을 막아주진 못하기 때문이다.답답한 TK 한국당 의원들만 연일 지역단체장들들 배제한 채 그들만의 부·울·경 단체장들간 합의문은 무효라고 울부짖고 총리실 검토자체의 백지화와 이를 강행하려는 정부여당의 행태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히고 있을 뿐이다.500만 시도민들이 팔을 걷어붙히고 대규모 결사항쟁 의지를 보이지 않는한 이들만의 목소리 역시 시간이 흐르면 힘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한마디로 TK 여야 정치권의 현 주소는 힘없고 나약한 정치력속에 분열정치로 치닫고 있는 모양새다.각종 현안에 지역정치권이 하나된 힘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지역 광역 단체장들도 강하게 시도민을 리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들이 최근 지역정가에 나돌고 있다.이제라도 지역민들의 하나된 마음을 모으는 총체적 계기가 필요한 시점이다.신공항 문제 해결이 신호탄이 될 수도 있고 내년 총선에서의 변화와 혁신이 시작점이 될 수 있다.500만 시도민들의 속내를 시원하게 만들어 주며 희망을 안겨 줄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지역 대표 정치인도 빨리 만들어 내야 한다.TK의 하나된 강한 정치력의 복원도 함께.

스마트 그늘막

지난해, 뜨거웠던 대프리카의 땡볕 아래 횡단보도에서 녹색 신호를 기다리는 보행자들을 위해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던 그늘막이 첨단으로 변모해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18일 오후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에 실용적인 디자인의 ‘스마트 그늘막’이 설치돼 있다. 이 스마트 그늘막은 거치형으로 사계절 날씨 변화해 따라 센서를 통해 온도와 비, 바람의 세기를 분석, 자동으로 개폐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김진홍 기자 solmin@idaegu.com

침체일로 지역경제, 돌파구 찾아야

#지난 4월 셔터가 굳게 내려진 금속가공 공장 안에서 업체 대표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최근 일감이 줄면서 대출과 인건비를 비롯한 자금 압박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직원 월급은 물론 식당 밥값도 갚지 못했다.#지난 3월에는 자동차 부품 가공업을 하던 B씨가 자신의 공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B씨가 남긴 유서에는 “경기가 좋지 않은데 받아야 할 돈은 못 받고, 빚은 계속 늘어 끝이 보이지 않는다. 더 이상 힘들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B씨는 납품 대금 3천만 원을 받지 못해 자금난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대구지역 한 공단에서는 최근 두 달 새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영세업체 사장이 3명이나 된다. 사상 최악의 경기 침체와 장기불황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영세 제조업체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하지만 돌파구가 없다는 게 더욱 암울할 따름이다.올 1분기 가동률은 69.5%로 10년 만에 70%를 밑돌고 있다. 지난해 총생산액이 전년보다 2천500억 원 이상이 감소했고 종업원 수도 5만2천821명으로 334명 줄어 영세성이 심화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경영 여건이 나빠진 가운데 수출과 내수마저 악화된 게 주원인이다.한때 우리나라 제3의 도시였던 대구의 경제 위상이 해가 갈수록 추락하는 것은 불문가지다. 26년째 전국 꼴찌인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에다 수출액의 비중은 1%대로 떨어졌고 사업체당 평균 매출액도 최하위 수준이다. 2017년 기준 GRDP는 50조7천960억 원으로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9%에 그쳤다. 대구 GRDP의 전국 비중은 1987년 4.5%를 차지했지만 1997년 3.8%, 2007년 3.3% 등 매년 줄어들어 이제는 3% 밑으로 떨어졌다. 특히 1인당 GRDP는 2천60만5천 원으로 전국 평균의 61.1%, 전국 1위인 울산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경북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경북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구미산업단지 내 근로자가 4년 만에 1만2천여 명이나 줄었다고 한다. 대기업 생산라인이 해외 또는 수도권으로 이전하면서 경쟁력이 떨어진 게 주원인인데 지난 2월 구미산단 근로자 수가 8만9천997명으로 9만 명선이 무너진 것이다. 공장 가동률도 지난 연말 56.5%까지 떨어졌고, 수출도 2013년 367억 달러 이후 계속 줄어 지난해 259억 달러에 머물렀다.이처럼 구미를 비롯해 포항과 경주 등 산업단지가 있는 도시 경쟁력 추락으로 경북도의 지방세 체납액이 증가세다. 2018년 말 기준 경북도 지방세 체납액은 1천876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국적으로 지방세체납액은 2017년도에 비해 평균 8.5% 줄었지만 경북은 오히려 11%나 늘어낫다. 대기업의 이탈과 최근 SK하이닉스 반도체 유치까지 실패한 구미는 체납액이 382억 원으로 경북에서 가장 많다. 포항은 308억 원, 경주가 267억 원으로 3개 도시 체납액이 경북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지방세 가운데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자동차세만 보더라도 구미가 119억 원으로 가장 많다. 구미에 이어 자동차부품과 철강업이 주력인 경주와 포항의 경기도 지진 피해 등으로 악화일로에 있다. 경북도는 지역 경제를 이끄는 산업도시들의 추락이 심각해짐에 따라 정부에 특단의 대책을 요청하고 있지만 메아리 없는 함성이다.이렇듯 추락하고 있는 지역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저부가가치 중심의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기 위해서 신성장동력 산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하는 정책을 펴되 기존의 전통산업도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조화로운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너무 원론적이다.문제는 앞으로도 상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장기적인 국내경기 침체와 투자 감소, 그리고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겹겹이 싸여있는 악재들은 우리 사회에 던지는 엄중한 경고임이 분명하다. 이제는 진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는 신호인 셈이다. 정부는 물론 대구시와 경북도는 지금이라도 냉정하게 경제 정책 전반을 되돌아보고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은 없는지, 또 보완책은 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1년이나 남은 총선만을 바라보며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는 정치권 역시 실종된 정치를 시급히 복원해 민생 살리기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수성범어W 오피스텔도 최다청약자 기록

대구 ‘수성범어W’가 아파트에 이어 오피스텔 청약접수에서도 투기과열지구 지정 이후 최다 청약자를 기록했다.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29~30일 수성범어W 오피스텔 청약결과 528실 모집에 4천827건이 접수돼 평균 9.14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지난달 29일 접수한 아파트 일반분양 276가구(특별공급 제외)에 대한 1순위 청약에서는 평균 40.16대 1의 경쟁률을 보여 최다 청약자 기록을 세운 바 있다.84㎡ 타입은 264실 모집에 3천442건이 접수됐으며 특히 이 타입의 거주자 우선 경쟁률은 55대 1로 집계됐다. 또 78㎡ 타입에서 264실 모집에 1천385건이 접수했다.분양 관계자는 “범어네거리 인근에 20형대 새 아파트가 거의 없어 공개 전부터 아파트 대체상품으로 실수요자의 문의가 많았다”며 “자녀교육을 위해 범어동 입성을 꿈꾸는 실수요자와 아파트와 달리 청약자격 제한이 없어 구매력이 있으나 수성구 1순위 청약자격을 갖추지 못한 수요자도 다수 몰렸다”고 설명했다.투기과열지구인 수성구는 아파트 1순위 청약자격이 매우 까다롭고 대출규제도 엄격할 뿐 아니라 아예 범어동에 20형대 아파트는 공급 자체가 없었다.분양전문 광고대행사 애드메이저에 따르면 범어네거리 반경 1㎞ 내 64개 단지 중 전용 59㎡ 이하 아파트는 10.54%에 불과하다. 그나마 해당 아파트는 대부분 준공 20~30년이 됐으며 준공 5년 이내 새 아파트 중에 전용 59㎡ 이하는 ‘e편한세상 범어’ 64가구뿐이다.이렇다 보니 도심 아파트 단지 내 주거형 오피스텔이 기회와 가격의 측면에서 20형대 아파트 대체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아파트 23평, 25평과 똑같은 구조를 가진 ‘수성범어W’ 전용 78㎡, 84㎡ 주거형 오피스텔은 작은 방 가변형 벽체로 작은 방 2개와 큰 방 1개로 선택할 수 있다. 또 ㄷ자 주방, 워크인 드레스룸, 다용도실이 제공돼, 초·중·고등학생이 있는 가정의 주거공간으로 손색이 없다.아파트와는 달리 오피스텔은 청약자격 제한이 없어 거주지 제한, 주택청약통장 가입 여부, 주택 소유와 관계없이 만 19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