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 욕보이지 말라

윤일현지성교육문화센터이사장오후 마지막 시간에 예고된 용의 검사가 있었다. 그 전날 소여물을 끓인 후 물을 데워 때를 불리고는 돌멩이로 손등을 문질렀다. 워낙 켜켜이 쌓인 때라서 한꺼번에 제거하기가 사실 불가능했다. 오히려 생선 비늘이 곧추선 것처럼 때가 터실터실 일어났다. 손과 목의 때, 치아 관리 상태가 용의 검사의 주된 항목이었다. 여학생은 머리의 청결 상태와 이가 있는지가 추가됐다. 우리는 용의 검사 시작 전에 옷소매로 이빨을 문지르고 손등에는 침을 발랐다. 습기가 있는 동안은 허옇게 일어난 때가 눕기 때문에 얼핏 보면 표시가 나지 않았다. 그날은 운이 나빴다. 선생님은 두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게 해 침을 못 바르게 했다. 남학생 절반 이상이 손과 목의 때 때문에 운동장을 다섯 바퀴 돌았다. 여학생 10여 명도 머리가 불결하거나 이가 있다고 남학생과 같이 뛰었다. 운동장을 달리면서 배가 고팠다. 그래도 그날은 방과 후 즐거운 일이 있어 별로 힘들지 않았다. 문중계를 하는 친척 집에 가면 밥과 떡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노곤한 몸을 이끌고 논두렁 지름길로 그 과수원집에 도착했다. 늘 그렇듯이 마당 가마솥에는 소고깃국이 펄펄 끓고 있었다. 엄마는 나를 사과 궤짝에 앉히고는 커다란 그릇에 국을 퍼 담고 밥을 한 주걱 넣어 주었다. 아, 지금도 그 국밥 맛을 잊을 수 없다. 50년도 더 지난 초등학교 때 있었던 일이다. 나의 유난한 국밥 사랑은 그때 시작됐지 싶다.국밥이란 국에 밥을 넣고 말아먹는 음식이다. 순대국밥, 콩나물국밥, 돼지국밥, 소고기국밥 등 종류가 수없이 많다. 기본 내용물은 비슷하지만, 지역마다 들어가는 재료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국밥의 유래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이 있다. 하루에 많은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보부상들이 짐을 보관하고 시간을 아끼기 위해 주막이나 간이식당에서 먹는 한 끼 식사였다는 설명이 설득력 있다. 설명이 없어도 국밥은 시간을 절약하면서 한 끼를 때우는 간편식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물건을 팔면서 동시에 끼니를 때워야 하는 시골 장터, 같은 시간대에 많은 사람이 한 끼를 해결해야 하는 종친회, 야유회, 시골 운동회 등에서 국밥은 아주 편리한 메뉴였다. 국밥은 속성상 서민적일 수밖에 없다. “양반은 밥을 말아 먹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돈과 여유가 있는 사람이 왜 품위 없이 어디 쪼그리고 앉아 국밥을 먹겠는가.정치 지도자들이 민생 행보를 할 때 재래시장이나 뒷골목 등을 찾아 길거리 음식을 자주 먹는다. 단골 메뉴는 국밥과 국수다. 서민 코스프레로 이미지 메이킹을 하기 위해서다. 선출직에 출마한 후보들도 선거 운동 기간에는 느긋하게 밥 먹을 시간이 없고, 또한 시간이 표이다 보니 보수든 진보든 진영에 상관없이 국밥이나 김밥 같은 간편식을 즐겨 먹는다. 오가는 유권자를 많이 만난다는 이점도 있다. 민생 행보나 선거운동에서 그렇게 하는 것은 이해가 되고 크게 눈에 거슬리지도 않는다. 그러나 최근 국밥 먹는 장면을 두고 서로 비난하는 눈꼴사나운 모습을 보면 정말 화가 난다. 여야 후보 누구든 상시로 국밥을 먹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가난한 자는 아무도 없다. 그들 대부분은 일반 국민의 상상을 초월하는 재산을 가지고 있다. 선거철에 유난히 서민 코스프레를 많이 하는 사람치고 정작 필요할 때 서민을 위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래서 더 역겹다. 일단 당선되기만 하면 유권자는 안중에 없다는 사실을 국민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러니 대의민주주의란 ‘대표가 시민의 의사를 배신하는 대리 정치’라는 말까지 나오는 것이다.“국밥을 먹으며 나는 신뢰한다/국밥을 먹으며 나는 신뢰한다/인간의 눈빛이 스쳐간 모든 것들을/인간의 체온이 얼룩진 모든 것들을/국밥을 먹으며 나는 노래한다//오오, 국밥이여/국밥에 섞여 있는 뜨거운 희망이여/국밥 속에 뒤엉켜 춤을 추는/인간의 옛추억과 희망이여” 김준태 시인의 ‘국밥과 희망’ 1, 2연이다. 이 땅의 여야 정치인들여, 국밥 많이 드시라. 이 시도 찾아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시라. 서민이 재래시장이나 난전에서 눈물을 반찬 삼아 먹는 국밥을 정치에 이용하는 당신들은 국밥뿐만 아니라 서민도 우롱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부탁하노니, 어설프게 연출된 사진과 공허한 말장난으로 더는 국밥을 욕보이지 말라.

대구시, 사회적경제 혁신타운 설계 공모

대구시가 오는 5월18일까지 ‘사회적경제 혁신타운 조성사업’ 건축 설계를 공모한다.‘대구 사회적경제 혁신타운’은 북구 3산업단지 내 위치한 구 삼영초교 부지(5천130㎡)에 280억 원을 들여 조성될 계획이다. 이 사업은 지난해 4월 산업통상자원부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돼 행정안전부 지방재정중앙투자심사, 공공건축 심의 등의 사전절차를 거쳤다.사회적경제 혁신타운에는 △기업 입주 공간 △사회적경제기업 창업 지원 △연구개발소(R&D) △네트워킹 지원 △문화·예술·전시 기반 시설 등이 들어선다.특히 인근에 ‘혁신지원센터 및 복합문화센터’, ‘제2임대형 지식산업센터’가 동반 조성돼 미래형 산단 조성의 메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시는 설계자의 경험과 역량, 수행계획 및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설계자 선정에 나설 예정이다. 당선자에는 대구사회적경제 혁신타운 기본 및 실시 설계권이 주어진다. 공모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조달청 나라장터, 대구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오만한 능력주의와 한탕주의

윤일현지성교육문화센터이사장춘래불사춘이다. 승자의 오만과 후안무치, 패자의 굴욕감과 허탈, 분노가 약동하는 대자연의 합창 소리를 덮어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매화는 저 혼자 피었다 지고, 개나리가 만발해도 눈길을 주는 사람은 확연히 줄었다. 거리 두기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지만, 출퇴근 무렵 사람들이 붐비는 지하철역에 나가보라. 그들의 퀭한 눈빛과 핏기없는 표정, 축 처진 어깨를 유심히 살펴보라. 우리에게 희망은 있는가? 삶이란 과연 살만한 가치가 있는가? 많은 사람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질문들에 이제 답할 기력도 없다고 말한다. 정말 봄이 와도 봄 같지 않은 요즘이다.“어차피 한두달만 지나면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져서 물 흐르듯이 지나가겠지 다들 생각하는 중 물론 나도 마찬가지고^^ 털어봐야 차명으로 다 해놨는데 어떻게 찾을거임?ㅋㅋ 니들이 암만 열폭해도 난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꿀빨면서 다니련다ㅎ 이게 우리 회사만의 혜택이자 복지인데 꼬우면 니들도 우리회사로 이직하든가~ 공부 못해서 못와놓고 꼬투리 하나 잡았다고 조리돌림 극혐ㅉㅉ”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린 땅 투기 비판 여론에 대한 비문투성이의 게시글이다. ‘정의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이 떠 오른다. 그는 가진 자들 사이에 만연해 있는 ‘내가 누리는 것은 내 노력과 능력 덕분이다. 능력에 따라 보상받는 것이 공정하다고 생각한다’라는 ‘능력주의’를 비판한다. 이 LH 직원은 열심히 공부해 그 회사에 들어갔기 때문에 내부 정보로 부동산 투기를 하는 것도 능력자만 가질 수 있는 특권이니 무능력한 사람들의 비난은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만큼 능력주의를 신봉하는 곳이 또 있을까. 식민지와 6·25, 개발독재 과정을 거치면서 대부분 사람은 비슷한 처지와 환경에서 삶을 시작했다. 구성원 절대다수가 동일한 출발 선상에서 각개약진하던 시절에 능력주의는 사회를 활기차게 하는 순기능적인 측면이 있었다. 지금은 부의 편중과 양극화의 심화로 출발선이 서로 다르다. 출발 지점에서 뒤처지면 따라잡기가 거의 불가능한 시대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에 왜 그렇게 분노하겠는가.모든 것을 능력주의 관점에서 설명할 때 승자는 오만하고 패자는 굴욕감과 열패감 때문에 삶의 의욕을 상실하게 된다. 고용노동부도 ‘능력과 성과에 따른 임금 인상이 새로운 흐름’임을 강조한다. 대기업도 ‘직무 능력만 본다’는 기치 아래 블라인드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모든 것이 공정하고 정의로워지는 것일까? ‘공부 못해서 우리 회사에 못 와놓고 꼬투리 잡았다고 조리돌림 하나’라고 말하는 LH 직원은 마이클 샌델이 지적하는 ‘행운’의 요소를 간과하고 있다. ‘나와 비슷한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수없이 많지만 내가 운이 좋아 이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라고 생각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래야 겸손한 마음으로 뒤처진 자에게 손을 내밀 수 있고, 그들의 자존심이 상하지 않게 베풀어 줄 수 있다.유튜브 등의 매체를 통해 폭풍 인기를 얻고 있는 일부 ‘먹방’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요리 과정을 상세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완성된 요리만 밥상에 차려놓고 이 음식은 정말 맛있다며 먹는 모습을 찍어 올리면 공감을 얻지 못할 것이다. 먹방에서는 식자재의 구매와 다듬기부터 요리 과정 전체를 보여주며 실패도 숨기지 않고 그대로 공개한다. 그것을 보는 사람들은 모든 과정에 자신을 이입해 함께 성취감을 느끼거나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임연선어 불여퇴이결망(臨淵羨魚 不如退而結網) ‘물가에서 물고기를 부러워하느니 돌아가서 그물을 짜는 게 낫다’ 중국 전한 시대 회남왕 유안이 편찬한 ‘회남자’에 나오는 말이다. 눈앞에 보이는 고기를 탐하기 보다는 지루함을 참고 그물을 짜는 과정을 귀하게 여기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와 각종 비리는 과정보다는 최종 결과만 보고 무조건 환호하거나 맹목적으로 비난하는 풍토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패자 부활전을 허용하지 않는 오만한 능력주의, 과정을 불문에 부치는 한탕주의와 결과중시주의, 패거리 문화와 ‘빠 정치’ 등에 대한 냉정한 반성과 성찰 없이는 분열과 갈등의 치유는 요원하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도덕 감정론’을 다시 읽는 이유

윤일현지성교육문화센터이사장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보다 17년 앞서 ‘도덕 감정론’을 썼다. 이 책은 ‘국부론’의 기초가 됐다. 모든 사람이 자신을 우주와 세상의 중심이라 생각하고 자기 이익만 추구한다면 타인과 더불어 살며 남을 행복하게 하는 도덕적 결정 따위는 할 수가 없다. 사람들이 오로지 일신의 영달과 치부, 명예만을 추구한다면 세상은 각박하고 삭막해질 것이고, 부패와 타락이 만연하게 될 것이다. 애덤 스미스는 사회가 그런 상태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도덕적 결정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인간이 도덕적 결정을 내릴 때는 ‘공명정대한 관찰자(impartial spectator)’를 염두에 둔다고 했다. 누군가가 늘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다고 상상하며 동정심과 양심의 조언에 따를 때가 많다는 것이다.‘도덕 감정론’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나 빌 게이츠 같은 사람들이 인생의 등불로 삼은 고전 중의 고전이다. 애덤 스미스 자신도 ‘국부론’보다는 ‘도덕 감정론’의 저자로 기억되길 원했다. 국부론의 내용 대부분은 여기 사는 오늘의 우리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정부에서 최고의 지위를 차지하려고 야심가들은 탈법적인 행위를 한다. 이들은 자신의 야심을 달성하기 위해 저지른 탈법적 행위에 대해서 나중에 해명을 요구받을 것이란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래서 야심가들은 사기와 거짓말뿐 아니라 극악무도한 범죄까지도 저지르기도 한다. 그러나 야심가들은 성공하기보다는 실패할 때가 더 많으며 저지른 범죄에 상응하는 형벌을 받게 된다. 설령 야심가들이 탈법으로 부와 권세를 얻게 됐다고 해도, 그들이 원래 향유할 것으로 기대했던 행복은 누리지 못하고 실망하게 되며 매우 비참하게 된다.”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지금 힘 있는 자들에게 기생해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이 깊이 음미해볼 말이다.세상 많은 사람이 현재의 실력자에게 줄을 서고 그 앞에 고개를 숙인다. 실력과 자질,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요령과 편법, 때론 불법과 탈법적 방법을 써서라도 일단 어떤 자리를 차지한다. 자신이 저지른 행동을 합리화하고 망각하기 위해 엉뚱한 일들을 벌이기도 한다. 그러나 자기 능력과 한계는 자신이 안다. 그런 사람들에게 애덤 스미스는 말한다. “탈법으로 성공한 야심가는 자신이 저지른 악행을 자신과 타인의 기억에서 지우기 위해서 낭비를 하거나, 방탕한 쾌락에 탐닉하거나, 공공업무에 몰두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신이 저지른 악행은 절대로 잊히지 않고 그를 따라다니며 괴롭힌다. 그는 건망증과 망각이란 어둡고 우울한 힘에 의존해보지만 허사이다.”도덕적이지 않은 행동으로 성공하기도 쉽지 않지만, 설령 성공한다고 해도 파멸할까 두려워 행복을 누릴 수 없다는 게 애덤 스미스의 충고이다. “야심가는 자신이 저지른 악행을 기억하고 있다. 그는 부끄러움과 양심의 가책이란 복수의 여신들 추적에 계속 은밀하게 시달린다. 영예가 사방에 에워싸고 있는 동안에도 자신은 음울하고 악취 나는 불명예가 자신을 빠르게 추적하고 있으며 곧 자신을 파멸할 것이란 두려움에 떤다. 위대한 카이사르도 자신의 호위병을 물리치고 움직일 정도로 배포가 컸지만, 자신의 의구심만은 떨쳐버리지 못했다.”부동산과 증권투자 등으로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되거나 벼락거지로 전락하는 요즘 자신의 일자리를 지키며 일상에 충실한 사람들은 엄청난 스트레스와 함께 가치의 혼란을 겪고 있다. 애덤 스미스의 말은 그나마 우리에게 위안을 주며 착잡한 마음을 가라앉혀 준다. “중산층 사람들이 부자가 되는 길은 도덕성을 쌓는 길과 일치한다. 중산층 사람들이 종사하는 직업에서 진실하고 신중하고 올바르고 꿋꿋하고 절제된 행동을 하는 사람 중에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가끔은 도덕적이지 않은 사람도 뛰어난 직업적 능력 때문에 성공할 수도 있다. 그러나 습관적인 몰염치, 불의와 부정, 나약함, 방탕함을 저지르는 사람은 직업적 재능마저도 흐리게 하고 둔하게 만들어서 성공하기가 어려워진다. 중산층 사람들의 직업에서 성공은 이웃과 동료들의 호의와 호평에 달려있다. 정직이 최선의 방편이란 오랜 속담이 중산층 계급 사람들에겐 진리이다.” 200년도 넘은 애덤 스미스의 책을 다시 잡는 이유는 세상이 혼탁하지만 아직은 도덕적 인간과 정직한 삶을 신뢰하고 싶기 때문이다.

달서가족문화센터, ‘가족아카데미’와 ‘가족문화광장’ 참가자 모집

달서문화재단 달서가족문화센터가 오는 3월부터 여성, 가족 친화 프로그램으로 ‘가족아카데미’와 ‘가족문화광장’ 참가자를 모집한다.프로그램은 가족 특강, 부모 학교, 부부 사랑방, 가족 심리 테라피, 가족 콘서트, 가족 1일 체험 등이 있다.가족 특강은 ‘새로운 세상, 색다르게 살기: 엄마들의 정리, 다짐, 도전’을 주제로 개최한다.오는 3월25일에는 국내 1호 정리 컨설턴트 윤선현 베리굿정리컨설팅 대표가 ‘정리: 인생 설계는 정리로’를 주제로 이야기를 전한다.오는 4월22일에는 ‘다짐: 슬기로운 결혼 생활’에 KBS 17기 공채 개그맨 이정수가, 5월에는 ‘도전: 공부하기, 공부 잘 하기’로 ‘나는 무조건 합격하는 공부만 한다’의 저자 이윤규 변호사가 나선다.특히 부모 학교는 ‘엄마들의 수다: 아이 성교육이 고민이에요’, ‘육아 아빠 고민 타파: 좋은 아빠 되기’를 주제로 진행한다.올해 처음으로 남성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개설을 통해 가정 내 남성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눔으로써 일 가정 양립 문화를 조성하고자 한다.참가비 5천~1만 원. 문의: 053-632-3800.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시니어골프, 커피 추출'.. 대백 봄 학기 문화센터 신규회원 모집

대구백화점 대백문화센터는 3월9일부터 5월31일까지 진행되는 봄 학기 문화센터 신규회원을 모집한다. 대백문화센터는 이번 봄학기에 장기간 수강 부담을 줄인 원데이 클래스(△메이크업 제품 200% 활용하기 △나를 빛내주는 퍼스널컬러기 △아빠와 함께 쿠킹교실)를 확대했다.강좌 문의 및 수강신청은 대백문화센터 12층 방문 접수 또는 모바일 앱(APP) 또는 인터넷(debec.co.kr)으로 하면 된다. 오는 3월7일까지 대백씨티카드 아인스로 정기강좌 결제 시 현장 5% + 청구 5% 할인 혜택(일부 강좌 제외. 중복 할인 제외)도 받을 수 있다.윤정혜 기자 yun@idaegu.com

대구시, 코로나19 백신 2월 접종 준비 속도낸다

대구시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27일 대구시에 따르면 초저온 냉동보관이 필요한 백신의 접종을 수행할 접종센터를 다음달 초 지정한다. 상온보관 백신 접종을 위한 위탁의료기관은 2월 중 선정해 대구로 백신이 배포되는 즉시 접종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접종센터는 주차시설과 대기공간, 접종공간, 접종 후 관찰공간이 충분한 장소(실내체육관, 문화센터, 공공의료기관 시설 등)를 활용한다.위탁의료기관은 기존의 독감 예방접종에 참여했던 의료기관 중 시설, 장비, 인력이 적합한 곳을 직접 현장 확인해 선정할 계획이다.공중보건의사 투입 지원을 요청함과 동시에 의사회 및 간호사회와 협약을 맺고 공고를 통한 모집 등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한 인력 확보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앞서 대구시는 지난 21일 코로나19 예방접종 추진단을 구성했다.추진단은 행정부시장을 단장으로 5개 실무팀(시행총괄팀, 이상반응대응팀, 접종기관운영팀, 인력·백신관리팀, 접종지원팀)과 2개 상황관리반(언론홍보반, 상황관리반)으로 구성됐다.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맑은소리 하모니카 앙상블 2021 희망 나눔 신년음악회 개최

대구시교육청이 오는 29일 오후 2시 ‘맑은소리 하모니카 앙상블 2021 희망 나눔 신년음악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한다.이번 음악회는 최근 ‘장애 예술인 지원법’ 시행에 따라 장애 예술인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코로나19 위기 극복 희망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기획됐다.시교육청이 주최하고 대구성보학교가 주관하는 음악회는 ‘불가능! 공감과 희망이 더해지면 가능성이 된다’는 주제로 진행된다.주요 출연진으로는 MBC교향악단과 소리꾼 홍준표, 극단 폼, 무용단 팀베이비슬로(TeamBabyslo), 국악단 슈가(Sugar), 다문화 어린이합창단 아토 등 지역 예술단체가 참여해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한다.또 음악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성악가 조수미와 가수 장윤정, 국악인 남상일 등 유명 연예인들이 영상 응원도 전달한다.앞선 지난 15일 시교육청은 대구학생문화센터에서 음악회 사전녹화 촬영을 마쳤다.음악회 영상은 29일 오후 2시 시교육청 유튜브 공식 채널(https://www.youtube.com/user/dgeduon)을 통해 공개된다.한편 맑은소리 하모니카 앙상블은 2009년 중증 지체 장애 학생들의 심폐기능 향상과 동아리 활동을 위해 대구성보학교가 창단한 연주단이다.이후 2018년 전국 최초로 특수학교 문화예술 분야 ‘학교 기업’으로 전환됐고 지금까지 해외를 포함해 전국 유치원, 학교, 공공기관 등 1천 회 이상의 초청공연을 했다.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대구 달서문화재단 달서가족문화센터 봄 학기 문화강좌 수강생 모집

대구 달서가족문화센터가 다음달 1일부터 ‘2021년 봄학기 정규강좌’ 수강생을 모집한다. 봄학기 수강기간은 오는 3월8일부터 5월29일까지 3개월간이다.이번 봄학기 강좌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반영한 온라인 강좌 등 120여 개의 강좌가 진행된다. 원데이 클래스 저녁반을 신설되고, 남성과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강좌와 어린이들을 위한 주말 강좌를 확대 개편해 다양한 계층에게 수강 기회를 확대했다.실시간 화상 강의로 진행되는 온라인 클래스는 5월 ‘가정의 달’을 주제로 운영된다.‘캘리그라피 봉투 만들기’, ‘꽃바구니 만들기’ 등의 강좌와 어린이 대상의 ‘프리저브드 플라워로 만드는 감사카드’, ‘DIY 카네이션 화분 심기’, ‘슈가 카네이션 만들기’ 등이 진행된다. 봄학기 온라인 수업에 필요한 키트는 강좌 시작 전에 수강자에게 배송된다.이밖에도 집 꾸미기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원데이 클래스를 비롯해 ‘봄맞이 겨울옷 정리법’, ‘재봉틀을 이용한 쿠션 만들기’, ‘라탄 공예’, ‘감성도마 만들기’ 등도 개설한다.남성을 대상으로 한 쿠킹 클래스와 시니어 맞춤 강좌인 ‘컴퓨터 기초와 스마트폰’, ‘라인댄스’, ‘한국무용’도 진행될 예정이다.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놀이를 통해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잉글리시 쿠킹 클래스’, ‘영화 동화 놀이터’, ‘사이언스 플레이 잉글리시’, ‘펀펀 파닉스’ 등의 강좌가 개설된다. 문의: 053-632-3801.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대구 남구청, 앞산 활용해 지역민 여가 공간 만든다

대구 남구청은 올해 앞산을 활용해 지역민과 관광객이 여가를 누릴 수 있는 문화·관광 공간을 조성한다.올 하반기에 ‘이천동 배나무샘골 마을문화센터’를 만나볼 수 있다.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 공간은 반상회, 부녀회 등 소규모 공동체가 활용할 공간이 부족해 마련됐다.주민들이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접하며 지역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주민 커뮤니티 거점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남구 이천동에 연면적 1천251㎡ 지상 4층 규모에 프로그램실, 체력단련실, 커뮤니티실 등으로 조성된다.또 앞산을 활용해 지역민과 관광객의 놀이 공간도 생겨난다.액티브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강당골 스포츠클라이밍장(남구 봉덕동)은 오는 6월 준공된다.어린이와 어른 모두 레저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스포츠클라이밍장 시설을 조성해 다양한 여가활동 및 건강 증진을 돕고, 레저스포츠산업을 활성화한다는 목표다.면적 5천580㎡의 규모에 총사업비 32억5천만 원을 들여 리드벽 1개소, 스피드벽 1개소, 볼더링벽 1개소 등으로 마련된다.골안골 도시형 캠핑장(남구 대명동) 조성 사업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구청은 앞산에 휴게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해 2022년 준공을 목표로 도심 속 3대가 함께 찾는 명품 캠핑장을 조성한다. 글램핑장 18동, 주차장 25면, 관리동 등으로 구성된다.특히 일반 캠핑장이 아닌 천체를 관측할 수 있는 슬라이딩 돔과 중앙광장에 대형 영화 스크린, 숲속 도서관 등을 마련해 지역민들에게 고급스럽고 안락한 휴게 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특히 지난해 조성돼 하루 최대 2천여 명이 방문하는 앞산 해넘이 전망대와 골안골 도시형 캠핑장을 연결하는 ‘사랑의 오작교(앞산 하늘다리)’는 오는 12월 준공된다.이곳은 앞산에서 대구 시가지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고, 대구의 노을과 야경을 볼 수 있는 로맨틱한 장소로 거듭날 예정이다.사랑의 오작교는 120m의 앞산 순환도로(상동교~달서구 상인동)를 가로지르는 보행육교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다리의 끝 지점에 인공지능(AI) 스피커를 달아 방문객이 원하는 메시지를 목소리로 송출할 수 있도록 꾸며질 예정이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위엄과 기품, 고결한 정신을 갈망하며

윤일현지성교육문화센터이사장 신축년 첫날부터 사람들이 뜸한 산과 들, 강과 호수, 바다를 찾아다니며 매일 만 보 이상 걸었다. 철새의 자맥질, 고라니의 뜀박질, 홍시를 쪼아 먹는 동박새, 강변 왕버들, 절벽의 해송, 눈이 시리도록 파란 겨울 하늘과 조각구름 등 자연이 보여주는 경이로운 모습은 자주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모처럼 마주하는 한겨울의 칼바람도 싫지 않았다.겨울 산을 오르거나 빈 들녘을 걸을 때 늘 암송하는 시가 있다. 조정권의 ‘산정묘지’다. “겨울 산을 오르면서 나는 본다./가장 높은 것들은 추운 곳에서/얼음처럼 빛나고,/얼어붙은 폭포의 단호한 침묵./가장 높은 정신은/추운 곳에서 살아 움직이며/허옇게 얼어터진 계곡과 계곡 사이/ 바위와 바위의 결빙을 노래한다./간밤의 눈이 다 녹아버린 이른 아침,/산정은/얼음을 그대로 뒤집어쓴 채/빛을 받들고 있다./만일 내 영혼이 천상의 누각을 꿈꾸어 왔다면/나는 신이 거주하는 저 천상의 일각을 그리워하리./가장 높은 정신은 가장 추운 곳을 향하는 법. (산정묘지 1)” 조정권은 문예진흥원에서 오래 근무했다. 문학이 반독재 민주화 운동의 투쟁 수단이던 7, 80년대를 살면서 그는 ‘참여와 순수’, ‘진보와 보수’가 서로 대립하고 갈등하는 모습을 진저리나도록 봤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 두 집단을 다 지원해야 하는 일을 해야 했다. 민중문학이 위세를 떨치던 시절에는 저항이란 대의만 앞세우면 미학적 측면에서 부족함이 있어도 좋은 시로 인정받았다. 작품성과 미학적 성취가 돋보여도 현실 문제를 비켜 가면 일방적으로 매도당하기도 했다. 그는 두 집단의 대립과 갈등을 보며 이 둘의 단점을 극복하는 시를 쓰고 싶었다. “그는 순수와 민중시를 봉합하고, 그 둘을 합쳐서 승화시킨 ‘정반합’(正反合)의 변증법적 결과를 도모하고자 했다. 그것이 ‘산정묘지’ 연작이었다”라는 조용호의 말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그는 전통 서정시에 기반하면서도 고고한 정신성을 지향하는 1990년대의 정신주의 시를 이끌었다.새해 벽두 산정묘지의 빛나는 시구들을 음미하며 간절히 기도한다. “끊임없이 편 가르기를 하며 어느 한쪽에 가담하라고 다그치는 오만과 독선에 가득 찬 진보와 부패와 타락, 분열로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보수, 두 집단 모두를 자극하여 새살이 돋아나게 해 줄 ‘산정묘지’ 같은 고결한 정신이 출현하게 해 주십시오. 유종호가 조정권의 시를 해설하며 언급한 ‘위엄과 기품’이 이 땅의 모든 분야에서 되살아나게 해 주소서. 생각이 조금 다르다고 삿대질하며 싸우지 말고,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며 내 것을 조금 양보하는 상호 존중과 배려의 마음을 주십시오. 젊은이들이 결혼해 아이를 낳고 싶은 세상을 만들어 주십시오. 아무 대책 없이 일자리를 잃는 일이 없게 해 주시고, 젊은이들이 차선의 일자리라도 구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생명의 존엄성을 절실히 깨닫게 해 주셔서 다시는 정인이와 같은 불행한 아이가 생겨나지 않게 해 주십시오. 모든 장애인이 건강한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며 사람 사는 기쁨과 행복을 누리게 해 주십시오. 외롭고 쓸쓸한 홀몸노인들에게 온정의 손길이 닿게 해 주십시오. 쓰레기통을 뒤지는 길고양이에게 먹이는 주지 않아도 가혹한 학대는 하지 않게 해 주십시오. 모든 언론 매체들이 정치적 이슈나 사건 사고만 머리기사로 다루지 말고, 일주일에 한 번만이라도 아름답고 훈훈한 이야기,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기사를 톱으로 올릴 수 있게 해 주십시오. 꿈꾸는 것이 허황한 공상이나 세상 물정 모르는 사치라고 조롱당하지 않고, 그 꿈의 실현이 가능하다는 믿음을 가지게 해 주십시오. 그 무엇보다도 예측 가능한 세상에서 살게 해 주십시오.”다시 길을 걷는다. 맑은 정신으로 산정묘지를 계속 읊조리며 나태한 정신을 지팡이로 후려쳐 본다. “그러나 한번 잠든 정신은/누군가 지팡이로 후려치지 않는 한/깊은 휴식에서 헤어나지 못하리./하나의 형상 역시/누군가 막대기로 후려치지 않는 한/다른 형상을 취하지 못하리./육신이란 누더기에 지나지 않는 것./헛된 휴식과 잠 속에서의 방황의 나날들,/나의 영혼이/이 침묵 속에서/손뼉 소리를 크게 내지 못한다면/어느 형상도 다시 꿈꾸지 않으리./지금은 결빙하는 계절, 밤이 되면/물과 물이 서로 끌어당기며/결빙의 노래를 내 발밑에서 들려주리. (산정묘지 1)

성탄의 기쁨이 온 누리에 가득하려면

윤일현지성교육문화센터이사장고향 마을에는 조그마한 교회가 있었다. 인근 네 개 동네를 통틀어 하나밖에 없었다. 매일 새벽과 저녁에는 종탑에서 종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퍼졌다. 기독교 신자보다 불교 신자가 더 많았지만 아무도 교회 종소리를 시끄럽다고 말하지 않았다. 마을 뒷산에는 절도 있었다. 사람들은 교회의 종소리와 절의 범종 소리를 같이 들으며 살았다. 교회의 종소리는 카랑카랑한 고음이어서 힘차게 새날을 여는 아침에 어울렸다. 저음의 범종 소리는 평안한 휴식과 마음의 평화를 느끼게 해 주어 저녁 시간에 듣기 좋았다.마을 한 복판에 있는 교회는 문화 공간 역할도 했다. 여름 성경학교와 성탄절에는 동네 아이들 대부분이 교회에 갔다. 성경학교의 다양한 프로그램은 문화 충격이었다. 불교 신자 집 아이들도 그 시기에는 교회에 갔다. 아이들은 맨 마지막에 주는 간식을 기다리며 청년 선생님이 가르치는 대로 노래를 부르고 성경을 암송했다. 성탄절에는 어김없이 연극을 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나는 아기 예수 역을 맡았다. 동년배의 다른 아이들보다 키가 작아 그 역을 주었을 것이다. 고교 1학년 누나가 성모 마리아 역을 했다. 연극 도중 누나가 나를 꼭 껴안았을 때의 그 달콤한 로션 향기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야릇한 느낌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조숙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때 여성의 품을 처음 느꼈다고 말하고 싶다. 다른 장면은 생각나지 않는다.눈을 감으면 아련하게 떠 오른다. 성탄 전야 행사가 끝나면 청년들은 밤새 새벽송을 들었다. 신자들 집 앞에서 크리스마스 캐럴과 찬송가를 부르면 교인들은 정성껏 포장해 둔 과자와 다양한 선물을 주었다. 우리는 신이 나서 언 손은 입김으로 녹이고 시린 발을 동동 구르며 돌아다녔다. 눈이 듬뿍 내린 화이트 크리스마스에는 들판과 논두렁을 뛰어다니며 신나게 눈싸움을 했다. 외딴곳에 홀로 사는 노인의 집 앞에서는 목청 높여 노래를 부르고, 다른 집에서 받은 선물을 섬돌 위에 몰래 얹어 놓고 나왔다. 부자 장로님 댁에 이를 때면 모두 들뜨고 신이 났다. 장로님은 떡국을 끓여 우리를 배불리 먹였다. 새벽 6시쯤 새벽송이 끝나면 각자 집으로 돌아가 정오 무렵까지 자고 교회에 나와 과자를 나눠 먹으며 파티를 했다. 동네 악동들이 사월 초파일에는 절에 가서 스님이 주는 떡을 맛있게 먹곤 했다. 나와 비슷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훈훈한 인정이 넘치던 그 시절을 아직도 가슴 한쪽에 고이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몇십 년 사이 세상은 너무나 많이 변했다. 사회 전 분야가 그렇듯이 교회도 빈부 격차가 극심하다. 대도시 일부 교회는 엄청난 부를 주체할 수 없어 끊임없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작은 개척 교회나 시골 교회는 견디기 힘든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재정 상태가 좋지 않은 작은 교회를 거의 빈사 상태로 내몰고 있다. 여유 있는 대형 교회들이 어려운 교회를 좀 더 적극적으로 후원해 주면 좋겠다.예수님께서 지금 이 땅에 재림한다면 어떻게 할까를 생각해 본다. 코로나19로 고통받는 환자들과 그들을 돌보는 의료진을 먼저 위로하며 복을 줄 것이다. 그런 다음 사람들에게 간곡히 부탁할 것이다. “모이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교회도 방역 당국의 지시를 철저하게 지키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엄격하게 실천하라”고 말할 것이다. 사람들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에 사는 헐벗고 굶주린 이웃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주는 것이 곧 예수 당신을 접대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할 것이다.(마태복음 25장). 부처님도 자신에게 보시하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보시하면 그것이 곧 부처님 당신에게 보시하는 것과 같다고 하지 않았는가(방등경). 예수의 말씀이나 석가모니의 설법이 결국은 똑같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기쁜 성탄이다. 산타의 썰매가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고 구불구불한 길 위로 함박눈이 펄펄 내리는 외딴 마을을 떠 올려 본다. 한없이 평화롭고 고요한 풍경 속에 나지막하게 잠겨있는 시골 성당의 첨탑 위에는 아기별 하나가 사랑을 실천하러 온 예수님을 기다리며 반짝반짝 빛나고 있을 것이다. 코로나19와 굵직한 사건들에 파묻혀 세상의 관심 밖에서 외롭고 쓸쓸하게 이 겨울을 버티고 있는 사람들에게 성탄의 기쁨과 신의 은총이 가득하길 기원해 본다.

수능 한국사 출제 방식 문제 있다

윤일현지성교육문화센터 이사장 대학수학능력시험은 1994년에 도입됐고, 학생이 대학에 진학해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수능시험은 고교에서 배우는 국수영, 사탐, 과탐의 과목별 교과 내용에 근거해 학생의 사고력과 학업 성취도를 동시에 측정한다. 수능시험은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자질과 지적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를 판단하는 적성검사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 각 과목을 1~9등급으로 나누고는 몇 개 영역 등급 합으로 수시모집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자격 검정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 정시모집에서는 과목에 따라 반영비율을 달리하거나 특정 과목에 가중 또는 감산점을 주고는 총점으로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선발 고사의 기능도 가진다.현행 수능시험에서 국어 수학 사탐 과탐은 상대평가다. 상대평가에서는 문제의 난이도에 따라 유불리가 발생하지 않는다. 문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상위 4% 안에 들면 1등급이고 11% 안에 들면 2등급이다. 상대평가에서는 원점수 100점 만점 기준으로 80점을 받아도 전체 응시자의 4% 안에만 들면 1등급을 받는다는 말이다. 반면 영어와 국사는 절대평가다. 이 경우 문제의 난이도는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 쉬우면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있고, 어려우면 상대적으로는 우수한 점수를 받아도 등급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영어는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이 7.43%였으나, 올해는 문제가 쉬워 1등급 비율은 더 늘어날 것이다. 한국사도 절대평가이기 때문에 난이도에 따라 등급별 숫자는 달라진다. 영어는 수시 최저학력 기준 충족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정시에서도 많은 대학이 등급마다 차등을 두고 점수로 반영하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경시할 수 없는 과목이다. 반면에 한국사에 대한 관심도는 현저하게 떨어진다. 한국사는 원점수 50점 만점에 40점 이상이면 1등급이다. 그다음부터는 5점 간격으로 등급이 달라진다. 대부분 대학에서 인문계는 3등급(30점), 자연계는 4등급(25점)을 받으면 손해가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다수 수험생은 한국사에 별로 관심이 없다.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2017학년도 수능부터 한국사는 필수로 도입됐다. 그러나 해마다 최소한의 기본 요건도 갖추지 못한 문제 때문에 한국사 시험 무용론이 제기돼 왔다. 올해 몇몇 한국사 문제는 국사 공부를 전혀 하지 않고도 정답을 찾을 수 있었다. “이 같은 수능 문제는 담당 교사에게 허탈감을 주고, 교사의 존재 의미 자체를 폄훼한다”며 현장 교사들은 반발하고 있다. 교사들은 “이번에 논란이 된 한국사 일부 문항은 정규 교육을 전혀 받지 않아도 정답을 찾을 수 있는 문제여서 역사교육 강화 취지를 무색케 만들었다. 타당도와 변별력을 갖추지 못한 문항으로는 올바른 역사 교육은커녕 한국사 교육의 파행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비판했다.올해 수능 한국사 시험은 거센 논란을 불러일으킨 홀수형 기준 20번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 ‘뗀석기’를 찾는 1번 문항도 코미디라고 말한다. 한국사를 전혀 공부하지 않아도 그림을 보고 ‘주먹도끼’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11번 문제도 ‘창의군의 영수 전봉준이 충청 감사에게 글을 올립니다’로 시작되는 지문을 주고는 옳은 설명을 고르라고 했다. 보기가 정말 코미디 수준이다. 베트남 전쟁, 안시성 전투, 한산도에서의 대승, 인천 상륙 작전 같은 보기와 함께 ‘우금치에서 일본군과 전투를 벌였다’는 보기를 제시했다. ‘일본군과의 전투’만 보면 답은 바로 찾을 수 있다. 전봉준 관련 지문을 읽으며 어떻게 함께 제시된 다른 보기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겠는가. 예로 든 이 세 문항은 모두 2점이 아니고 3점짜리 문제다. 시험을 치고 나온 어느 수험생의 말이 압권이다. “선생님, TV 코미디 프로가 없어진 이유를 아세요? 수능 한국사 문제가 사람들을 충분히 웃겨주기 때문에 폐지된 것입니다.” 수험생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는 것은 한국사 시험이 종이 낭비라는 뜻이다. 공부하지 않아도 기본 점수를 받을 수 있고, 절반만 맞아도 아무 불이익이 없는 과목은 학생들의 관심을 끌 수 없다. 한국사 시험 난도를 높이거나 정시에서 반영 비율을 좀 더 높여야 한다. 아니면 수능 응시 과목에서 과감히 빼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육 당국의 냉정한 성찰과 합리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유토피아’를 다시 읽으며

윤일현지성교육문화센터이사장영국의 정치가이자 법률가인 토머스 모어(1478~1535)는 세상의 부조리를 역설과 유머, 냉소로 비판한 인문주의자였다. 그는 해학이 넘치는 재담가이자 신랄하고 통렬한 언어로 서민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 준 탁월한 문장가이기도 했다. “결혼하고자 하는 처녀와 총각은 상대방 앞에서 홀딱 발가벗고 선을 보여야 한다. 말 한 마리를 살 때도 꼼꼼히 관찰하고 확인하는데, 좋건 싫건 평생을 함께 살아야 할 사람을 고르면서 얼굴만 보고 판단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의 정치적 공상 소설 ‘유토피아’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젊은 날 친구들과 이 책을 읽고 토론할 때, 우리는 젊은이답게 이 대목을 꺾쇠로 표시해 두거나 밑줄을 치며 낄낄거리며 웃었다. ‘발가벗은 몸’이란 몸매만 뜻하는 것이 아니고 얼굴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려운 정신세계나 지적인 수준, 가치관 등도 의미한다는 사실을 물론 알고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을 뽑을 때는 언변과 외모만 봐서는 안 된다.고전이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항상 현실적인 의미와 가치를 가지는 작품이다. 우리처럼 파란과 곡절이 많은 사회가 불후의 명작 ‘유토피아’를 주기적으로 다시 잡게 만든다. 토머스 모어는 1516년에 ‘유토피아’를 출간했다. ‘유토피아’는 어원상 ‘존재하지 않는 장소’를 의미한다. 이 책의 원제는 ‘최상의 공화국과 새로운 섬 유토피아에 관하여’이고 2부로 구성돼 있다. 1부에서는 당대 사회의 참상을 고발하고, 2부에서는 유토피아의 생활 방식과 사회제도에 관해 들려준다. 500년 전에 나온 이 책이 오늘에도 생생하게 와 닿는 이유는 지금 우리 사회의 공정과 정의, 평등의 문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부와 자본의 쏠림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해 청년과 서민의 꿈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토머스 모어는 흉년은 기상재해이지만 그 참혹한 결과를 방지하지 못하는 것은 부자들의 탐욕 때문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그가 살던 시대나 지금이나 부자들의 곳간에는 그들이 다 못 먹고 썩히는 식량이 차고 넘친다. 그는 그런 사회를 바라보며 효율적인 분배 문제를 고심했다. 모어는 그가 생각하는 이상향을 ‘유토피아’를 통해 묘사하려고 했다. 그의 시대가 얼마나 불공정하고 불평등했으면 그런 이야기를 썼겠는가.“10년마다 추첨을 통해 집을 바꾸며 산다.” 최근 ‘유토피아’를 다시 읽으며 오래 눈이 머문 구절이다. 민주당 미래주거추진단장 진선미 의원의 ‘아파트 환상’ 발언 때문이다. 진 의원은 공공 매입 다세대 임대주택을 방문해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리면 임대주택으로도 주거의 질을 마련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 방도 3개가 있고 해서 내가 지금 사는 아파트와 비교해도 전혀 차이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호텔 방 전세가 미래 주거라니 당신부터 호텔 방 전월 셋방에 들어가라”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국민의 힘 윤희숙 의원은 “국민 인식의 밑동이 무엇인지 알아볼 생각도 하지 않고 방 개수만으로 섣부른 판단을 내리는 지적인 나태함”이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더 암울한 것은 오랜 세월 축적돼 온 국민의 인식을 아무런 근거 없이 ‘환상이나 편견’으로 치부하는 고압적인 태도”라고 혹평하며 “민주화 세대라는 이들이 누구보다도 전체주의적인 사고방식에 젖어 기본을 외면하는 것은 우리 현대사의 가장 큰 아이러니”라고 비판했다. 누구의 편도 들고 싶지 않다. 어느 쪽도 아파트 없는 서민의 고충과 설움을 해결해 줄 수 있다고 믿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발언과 논쟁을 보며 10년은 너무 길고 3년에 한 번씩 강남과 강북, 부자와 가난한 자가 서로 집을 바꿔 살아보면 어떨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 본다.절대권력이 반드시 부패하듯이 극단적인 정의의 추구는 극단적인 불의를 낳는다. “완벽한 국가에서는 완벽한 법을 제정하는 일보다는 완벽한 법의 집행을 최상의 사람들에게 맡기는 일에 전력을 기울이지요”라는 구절에서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갈등과 대립을 떠올려 본다. 그 어느 때보다 전문가가 필요하지만 믿고 맡길 전문가를 찾기가 어렵다. 유토피아는 어디에도 없는 섬이지만 동시에 어디에나 있는 섬이다. 그래서 우리는 없는 줄 알면서도 끊임없이 유토피아를 갈망한다. ‘유토피아’의 구절이 절절히 와 닿는 오늘의 현실이 안타깝다.

비전 없는 정치, 기댈 곳 없는 국민

윤일현지성교육문화센터이사장우리는 미국 제16대 대통령 링컨이 노예해방의 영웅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링컨보다 앞서 노예해방을 주장한 영국의 윌리엄 윌버포스(1759~1833)는 모르는 사람이 많다. 16세기 중반에 시작된 영국의 노예무역은 18세기 후반에는 국가의 기간산업으로 부상했다. 한때는 국가 재정 수입의 3분의 1 정도가 노예무역에 의존할 정도였다. 아프리카에서 사냥당한 흑인들은 짐승보다 못한 대접을 받으며 쇠사슬에 묶인 채 극도로 비위생적인 화물칸에 실려 유럽과 신대륙으로 팔려 갔다. 대서양을 건너는 동안 수많은 노예가 죽었다. 프랑스 대혁명과 미국 독립혁명을 전후해 인간은 누구나 평등한 인권을 갖고 태어났다는 계몽주의가 힘을 발휘하던 시대에 벌어진 일이다. 그 당시 영국에서는 누구도 선뜻 나서 노예무역 폐지를 주장할 수 없었다. 국익에 어긋난다는 이유였다.윌버포스의 집안은 당대의 갑부였고, 그 또한 케임브리지 대학을 졸업한 엘리트였지만, 그는 정치적 동지였던 윌리엄 피트와 함께 온갖 어려움을 물리치면서 노예제 폐지 운동을 이끌었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그는 주변 다른 상류층 사람들처럼 현실에 안주하며 안일한 생각에 젖어 살 수 있었지만, 여행과 독서, 돈독한 신앙을 통해 방탕한 생활을 청산했다. 그는 매일 성경을 읽으며 묵상했고. 일기를 쓰면서 자신을 정화하며 자세를 바로잡았다. 그는 1780년 21세의 나이로 하원의원에 당선된 이후 계속해 노예무역 폐지 법안을 제출했다. 그 당시 영국에서 그런 주장을 한다는 것은 정치적 성공을 향한 야망을 접는 것과 같았다.윌버포스가 정치에 입문할 당시 영국 상류층은 극도로 타락했고 퇴폐적인 생활을 했다. 그 무렵 영국 국교도 영적 권위를 상실했다. 대부분 성직자는 상류계급에 편입돼 하층민의 고통에는 무관심했다. 상류계급은 목전의 이익 달성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정치와 종교가 제 역할을 못하니 향락산업은 끝없이 번창했다. 노예무역으로 돈이 넘치는 상류층이나 내일이 없는 하류층 모두 자극적인 구경거리나 술과 도박 등에 탐닉하며 삶의 권태와 고통을 잊으려 했다. 사회 지도층에게는 명예심이나 후대를 생각하는 마음 같은 것이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윌버포스는 양심적인 정치인들을 모으며 하수종말처리장 수준의 정치판을 1급 상수원 수준으로 정화하겠다는 각오를 했다. 의회는 ‘국가의 도덕을 만들어내는 조폐국’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대의명분을 사회적 압력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치밀하게 전략을 구사해 결국 고위공직자의 비도덕적인 행위를 적발하고 고발할 수 있는 법령을 선포하게 해 영국의 정치풍토를 바꾸었다. 도덕성을 강조한 빅토리아 왕조(1837~1901)의 시대정신은 이렇게 탄생한 것이다.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온갖 불이익과 위험을 무릅쓰고 노예제 폐지 운동을 전개했다. 1805년까지 노예무역 폐지 법안은 무려 11번이나 좌절을 겪었다. 그 과정에서 윌버포스와 동지들은 끊임없이 비난받았고, 갖가지 위협에 노출됐다. 그는 암살의 위기도 두 번이나 넘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의회에서 노예제 폐지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연설을 150여 차례 했다. 그와 정치적 동지들의 불굴의 노력으로 1807년 노예무역 폐지 법안이 통과됐다. 그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노예제 자체의 완전한 폐지를 위해 계속 투쟁했다. 그의 끈질긴 노력으로 1833년 7월26일 의회는 마침내 영국의 모든 노예를 1년 안에 해방한다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본래 약골인 그의 건강은 오랜 투쟁 끝에 점점 악화했다. 병상에서 이 소식을 들은 윌리포스는 사흘 후 기쁜 마음으로 눈을 감고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묻혔다.국민이 보기에는 고위 공직자와 정치권은 코로나19에도 전혀 타격받지 않는 것 같다. 그들은 후세대를 위한 명예로운 일을 하겠다는 생각도 의지도 없어 보인다. 종교 역시 가난하고 지친 사람들에게는 별로 힘이 되지 못하고 있다. 지도층의 행태는 윌버포스가 살던 당시의 영국과 상당 부분 흡사하다. 날이 새나 지나 그들은 당리당략과 사리사욕, 패거리의 이익을 위해 저급하고 천박한 싸움만 하고 있다. 국민이 보기에는 그들 모두가 똑같은 적폐다. 오죽 답답하면 200년 전의 영국 정치가를 떠 올려보겠는가. 고위 공직자와 정치인들의 뼈를 깎는 반성과 분발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