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정명희의사수필가협회 홍보이사까만 밤, 선별진료소 문을 나서 병원 마당에 내려섰다. 달은 보이지 않고 늘어선 방송국 로고가 박힌 차량들 사이로 밤하늘은 어느 새 푸르스름한 빛을 띠고 있다. 밤 촬영에 필요하여 세워둔 것일까. 커다랗고 밝은 조명등 불빛에 비친 나뭇가지에는 어느새 노르스름한 새순들이 돋아있다. 가까이 다가서서 보니 산수유 꽃이다. 어느새 봄은 소리 없이 다가와 살며시 꽃을 피우며 묻고 있다, 건강하시지요? 얼어붙어 걱정으로 가득한 우리 마음을 위로라도 하려는 듯이. 갑자기 불어나기 시작한 코로나19 의심환자들을 우선으로 가리기 위해 선별진료소를 두 곳으로 늘려 24시간 쉼 없이 전 진료과장이 순번제로 가동하는 체제로 돌입하였다. 며칠 사이 너무도 긴급하게 돌아가는 상황이라 입원한 환자들을 급히 다른 곳으로 보내고 병동을 통째로 비워야만 했다. 더러는 집에 가서 조리하면서 지내다가 이런 사태가 마무리되면 다시 오리라 다짐하면서 퇴원하였다. 일시에 병동을 비우고 시설을 재정비하고 환풍구를 막아 격리시설을 갖추느라 전 직원이 동원되어 땀범벅이 되어 응급사태에 대처하기 위한 상황으로 돌아간다. 의료진을 믿고 이제껏 장기 치료받던 환자들은 혹여 퇴원하고 집에서 다시 아프면 어떡하느냐며 걱정한다. 코로나19확진 환자가 입원한 병원에 있었다고 하면 다른 병원에서 받아주기나 하겠느냐며 앞일이 태산이라며 우울해한다. 긴급 상황이 마무리 되면 언제든 다시 찾아오라며 마스크 낀 얼굴로 눈인사를 건네며 전송하였다. 그렇게 보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지만, 정말 가슴 아프다. 차마 끝까지 마주 볼 수가 없어 손을 흔들며 건강 잘 챙기시라 인사하였다. 우리 환자들이 모두 어디에서든지 치료 잘 받고 언제까지나 건강하기를 비는 마음으로 그믐 밤 하늘을 하염없이 올려다본다.세 자리 숫자를 훌쩍 넘긴 접수번호를 받아들고 쓸쓸한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는 이들, 떨리는 몸에 마음은 얼마나 쑤시고 아릴까. 모르는 사이 확진자와 접촉하게 되어 검사에서 혹시나 양성으로 나오면 어쩌나 하는 마음인지 얼굴엔 수심이 가득하다. 밤이 깊어 갈수록 대기는 차갑게 식어 입김이 하얗게 묻어난다. 우주복처럼 생긴 레벨 D 방호복을 입고 눈에는 고글을 쓰고 마스크를 코가 아프도록 눌러서 끼고서 장갑을 낀 채로 컴퓨터 자판을 두드려 진료기록을 입력하고 검사 처방을 내기를 반복하다보니 어느 순간 대기 순번을 들고 오는 이의 기록이 아무리 찾아 봐도 전산시스템에는 이름조차 뜨지 않는다. 웬일인가 싶어서 접수에 확인해보니 조회 날짜를 바꾸어야 된다는 것이 아닌가. 쉴 틈 없이 문진하고 처방을 내느라 어느새 날짜 변경선을 넘듯, 시각은 자정을 넘어 새날이 되었던가 보다. 차가운 겨울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따스했던 날들은 세상인심에 저절로 식어 가는가. 다시 얼어붙을 듯한 바람이 불어댄다. 겨울이 다시 찾아올 것처럼. 문을 여닫을 때마다 틈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이 참으로 차갑다. 진료소를 찾은 이들의 안경은 뿌옇게 안개가 낀 듯 눈만 빠끔하게 보인다. 새벽까지 두려운 마음으로 무던히도 기다렸을 가슴 아픈 이들, 얼른 검사받고 괜찮은 결과를 얻어 다시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며 정성스레 문진한다.이럴 때 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바로 긍정의 주문이지 않겠는가. 라이온 킹의 그 말. 하쿠나~! 마타타~! “문제없어요, 다 잘 될 거에요.” 이 상황 어쩌겠는가. 내내 걱정하기보다는 우선 급한 일부터 차근차근 처리해가면서 긴박한 위기를 잘 극복하여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하지 않겠는가. 발열체크에서 신호만 울려도 푸드 코트 안으로도 못 들어가고 선별 진료소 가서 확인해오라고 할 정도로 극도의 공포로 얼어붙지 말고 차분하게 대응하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마음을 크게 먹고 건강을 잘 챙기면서 모두가 힘을 합치고 똘똘 뭉쳐서 이 상황을 무사히 넘겨야 한다는 목표, 그리하여 환자들이 원래 자주 가던 병원을 다시 찾게 되어 믿고 의지하던 의료진에게 진료를 받으면 신뢰가 더 깊어지지 않을까 싶다. 우리 모두 서로 힘을 합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면 어려움을 이겨내고 승리의 기쁨을 다함께 맛보는 날이 오지 않겠는가. 가장 기본적인 것이 어쩌면 가장 최선의 예방책일지 모르겠다. 평소에도 손을 자주자주 또 바르게 30초 이상 꼼꼼하게 잘 씻고, 타인을 위해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는 꼭 입과 코를 휴지나 옷소매로 가리는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킨다면 이까짓 바이러스는 언젠가는 스스로 우리 곁을 떠나게 될 것이니. 두터운 눈밭을 뚫고 화사하게 피어나는 복수초(福壽草)처럼 우리도 서로에게 병이 아닌 복을 주고받는 관계가 되기를 소망한다.

금주의 책, 마음 다스리기

마음이 괴로울 때는 몸으로 가라! 누구나 살다보면 속상할 때가 있기 마련이다. 일상에 치이고 세상살이가 고단할수록 움츠러드는 몸과 마음에 생기를 불어넣는게 절실해지는 요즈음이다. 흔들리는 마음을 추스르고 진정한 나로 거듭나는 명상과 요가 같은 건강한 취미서적을 소개한다.◆마음을 요가합니다.아카네 아키코 지음/김윤희 옮김/124쪽/1만2천 원‘내려놓기’, ‘소소하고 확실한, 나 중심의 행복 찾기’는 이제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는 생활 방식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여전히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 흔들리는 마음을 어떻게 다 잡아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할 때가 많다.그런 의미에서 요가는 분주한 일상 속에서도 자신에게 집중하려는 현대인들에게 권할 만한 생활 철학이라 할 수 있다. 요가는 몸을 단련하기 위한 단순한 움직임이 아니라, 몸과 마음(心身)을 같이 살펴 진짜 자신에게 다가가기 위한 수행이자 의식이자 철학이다.따라서 ‘마음을 요가합니다’는 몸으로 따라 하는 요가 동작보다는 호흡과 의식을 바탕으로 요가의 의미를 전달하는 데 초점을 둔다. 30년 이상의 베테랑 요가인인 저자는 요가 수행 중 겪은 사례와 요가로 얻을 수 있는 삶의 태도를 84가지 이야기로 풀어낸다.각각의 이야기는 실패, 좌절, 불안의 감정을 다스리는 법, 타인의 시선에 좌우되지 않는 자유로움 등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겪는 고민과 이에 대처하는 마음가짐을 짧지만, 통찰력 있는 문장으로 담아낸다.사람들은 비슷한 패턴으로 남과 나를 불신하고 원망하고 걱정하고 탓한다. 문제는 내 마음을 바로 바라보지 못하는 데 있으며, 자신을 돌보지 않은 서로 다른 자아는 충돌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내 마음을 어떻게 바로 보아야 할까? 요가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충분히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삶의 방법이다.‘마음을 요가합니다’는 몸과 마음의 고통으로 다가오는 감각과 사고 작용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기를 통찰하는 방법으로서 요가를 설명하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기’, ‘일 자체로서 일을 대하기’, ‘나의 의식에 집중하기’, ‘부정적인 감정에 흔들리지 않기’ 등 지극히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요가의 가르침을 군더더기 없는 문장과 그림으로 전한다. ◆참선테오도르 준 박 지음/구미화 옮김/300쪽/1만6천 원이 책은 1987년에 암울한 세상과 인간 존재에 대한 의문을 품고 홀로 한국에 왔던 스물두 살의 교포청년이 30년 가까이 전통 선방에서 참선 수행을 하고, 이제는 ‘21세기 도시 수행자’가 되어 쓴 에세이다. 미국에서 현대적인 교육을 받은 젊은이가 언어도 문화도 다른 한국의 절에서 깨달음을 얻고자 시행착오를 거듭한 세월에 대한 진솔한 고백이자 21세기 현대인들의 일상에 꼭 필요한 참선에 대해 체계적으로 설명하는 안내서다.저자는 이미 깨달음을 얻고 달관의 경지에 이르러 이 책을 쓴 것이 아니다. 누구나 참선을 하면 불안과 분노, 우울, 자괴감 같은 내적 고통에서 벗어나 일상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데도 그 방법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곳을 찾기가 어려우니 자신이 배운 것을 나누고자 나선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편견과 환상만 있을 뿐 제대로 소개된 적 없는 한국의 전통 참선을 체계적으로 설명한다는 점이다.저자는 한국에서 가장 존경 받는 선사로 꼽히는 송담 스님의 가르침에 충실하면서도 종교적 관습과는 거리를 두고 지극히 현대적이고 실용적인 관점에서 참선의 가치와 활용법을 이야기한다. 참선의 효과를 맹신하지 않고 합리적으로 이해하고 몸으로 확인하고자 한 저자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이 책 ‘참선’은 2권으로 이뤄졌다. 1권 ‘참선 : 마음이 속상할 때는 몸으로 가라’는 미국에서 나고 자란 저자가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인천 용화사를 찾아 송담 스님의 제자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출가 수행자로서의 고뇌와 갈등, 어렵게 배운 참선의 원리와 방법, 참선을 일상화하기 위한 전략을 소개한다. 또한 불안과 화, 외로움, 우울, 패배감 같은 현대인을 괴롭히는 정신적 고통을 참선으로 해소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2권 ‘참선 : 다시 나에게 돌아가는 길’은 20년 넘게 대중의 관심을 피해온 저자가 송담 스님의 조언에 따라 TV에 출연해 참선을 가르치기 시작한 후 그전까지 상상도 못했던 출구전략을 세우고,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과정이 담겨 있다. 자신의 실패를 돌아보고 ‘현실 수행자’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설렘과 두려움도 털어놓는다. 저자의 첫 에세이 ‘참선’에 이어 일상에서 참선을 실천하는 좀 더 구체적인 방법을 담은 매뉴얼북 ‘어쨌든 참선’도 2020년 1월 중 출간 예정이다. ◆10분 치유명상김응철 지음/400쪽/1만8천 원생활명상 주제는 화두처럼 하나의 주제에 집중하는 방식과 여러 가지 현상을 떠오르는 대로 집중하는 방식이 있다. 10분 명상에서 매일 주제를 제시하는 것은, 불교와 명상에 대해 공부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어서 매일 다른 주제로 마음의 집중을 경험하라는 의미가 있다. 그리고 4자성어로 명상주제를 만들면 일상에서 공부하는 데 유익한 점도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오랫동안 강단에서 불교와 명상에 대해 연구해 온 중앙승가대학교 김응철 교수가 ‘10분 치유명상’을 출간해 일반 대중들에게 선보였다.이 책은 문화치유명상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매일매일 마음수행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기술됐다.그런데 공부하는 과정에서 누구나 일상의 문화생활을 명상으로 전환하면 자신이 직면한 고통이나 문제를 스스로 치유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 그것을 체계적으로 연구할 필요성을 느꼈다. 이러한 생각들을 종합하여 ‘문화치유명상’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명상 프로그램을 제시했다.이 책의 내용은 문화를 활용하고, 치유가 될 수 있고, 초심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에서 10분 명상이라는 이름으로 공부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171개의 사자성어를 활용해 생활 속에서 10분 정도 잠시 명상을 하는 데 필요한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명상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다면 선정명상과 지혜명상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선정명상은 내면에서 요동치는 거센 물결을 잠재우고 선정력을 갖추는 데 장애가 되는 탐애·분노·어리석음·교만·의심 등 오장(五障)을 극복하는 명상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지혜명상은 세상을 바라보는 데 이 있어서 장애가 되는 유신견·변견·사견·견취견·계금취견 등을 극복하기 위해 사성제의 원리를 응용하는 명상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이 책은 초심자들을 위해서 불교의 초기경전인 ‘니까야’(아함경)를 비롯하여 대승경전과 여러 논서들, 그리고 고사성어 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개념들을 명상주제로 선정하였다.저자 김응철 교수는 “처음 문화치유명상을 시작할 때는 관심이 있는 몇몇 사람들이 함께 공부하는 주제를 활용했으며 시간이 흐르면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현재와 같은 명상주제 해설서가 만들어지게 되었다”고 밝혔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문향만리…너의 하늘을 보아

너의 하늘을 보아박노해네가 자꾸 쓰러지는 것은 / 네가 꼭 이룰 것이 있기 때문이야 // 네가 지금 길을 잃어버린 것은 / 네가 가야만 할 길이 있기 때문이야 // 네가 울며 다시 가는 것은 / 네가 꽃 피워 낼 것이 있기 때문이야 // 힘들고 앞이 안 보일 때는 / 너의 하늘을 보아 // 네가 하늘처럼 생각하는 / 너를 하늘처럼 바라보는 // 너무 힘들어 눈물이 흐를 때는 / 가만히 // 네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 가 닿는 / 너의 하늘을 보아『오늘은 다르게』 (해냄, 1999).....................................................................................................하늘 보는 일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만큼 바쁘고 여유가 없다는 방증이다. 어릴 때만 해도 풀밭에 누워 하늘을 보는 일이 많았다. 파란 하늘을 보며 부푼 꿈을 키우곤 했다. 소를 잃어버리고 들판을 찾아 헤매긴 했지만 파란 하늘은 어려운 현실에서 희망을 보여주는 마법의 거울이었다. 하늘의 구름은 상상의 나래를 펴주는 도우미였다. 늠름한 영웅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했고 아리따운 여인의 얼굴로 변신하기도 했다. 하늘은 꿈을 보여주었고 갈 길을 알려주었다. 꿈이 있어 삶이 아름다웠다. 목표가 있어 오늘이 보람찼고 내일이 의미를 가졌다.목표가 있고 계획이 정해졌다고 해서 장밋빛 인생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현실은 팍팍하다. 쓰러지고 넘어지기 일쑤다. 그렇다고 주저 않을 수는 없다. 꿈을 실현하려면 넘어져도 오뚝이처럼 일어나야 한다. 길을 잃고 헤매는 경우도 다반사다. 길을 잃어버렸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갈 길을 다시 찾아야 한다. 힘들고 슬프다고 주저앉아 마냥 울고 있을 수는 없다. 화사한 꽃을 피우기 위해 그 정도의 수고는 감수해야 한다. 즐거움과 행복은 고생 끝에 달려있다. 피와 눈물을 충분히 보상할 만큼 그 꽃은 화려할 것이고 그 열매는 감미로울 것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암담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면 하늘은 결코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고지가 바로 저긴데 여기서 말 수는 없지 않는가. ‘너무 힘들어 눈물이 흐를 때는 가만히 네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 가 닿는 너의 하늘을 보아‘ 다시 일어나야 한다. 당신은 누군가에게 소중한 하늘이다. 누군가는 당신의 하늘이다. 그들을 사랑한다면 결코 절망할 수 없다. 희망과 용기를 갖고 갈 길을 끝까지 가야 한다. 길이 다하면 달콤한 성취가 웃으며 반겨줄 것은 명확하다.인생의 길은 험하고 고통스럽다. 고통 속에서 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필요하다. 따뜻한 말이나 행동이 괴로움을 덜어 주거나 슬픔을 달래줄 수 있다. 허나 위로를 주는 일이 말처럼 그렇게 쉽지 않다. 입에 발린 말이나 진심이 담기지 않는 행동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슬픔은 슬픔으로 치유되는 경우가 많다. 시험에 떨어진 사람에겐 함께 떨어져주는 것이 가장 큰 위안이다. 취업에 한번 실패한 사람에게 두 번 이상 실패한 백수보다 더 나은 위로는 없다. 사람은 누구나 자존감을 가진다. 자존감을 살려주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변명거리를 주는 것이 그것이다. ‘너만 넘어진 것 아니야. 모두 다 넘어졌어. 다른 사람은 넘어지고 깨어지고,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었어. 너는 그래도 양호한 거야.’ 유치해보이지만 웬만하면 약발이 잘 먹힌다. 마음에 없는 말이나 어설픈 위로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남의 좌절이나 불행을 은근히 즐긴다는 느낌을 준다면 분노나 반발을 유발할 소지가 크다. 좌절과 절망으로 아파하는 사람들에게 위로의 시 ‘너의 하늘을 보아’를 보낸다. 상처 많은 사람이 동병상련의 마음을 담아서. 오철환(문인)

세상읽기…인류의 재앙과 사랑의 마음

인류의 재앙과 사랑의 마음윤일현지성교육문화센터이사장“미라가 된 형체들 사이를 조심조심 걸어갔다. 검은 피부는 불거진 뼈 위로 팽팽하게 당겨졌고, 두개골이 드러난 얼굴은 갈라지고 쭈그러들었다. 무시무시한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인 것 같았다. 차갑게 굳은 도로에서 영원히 몸부림치는 그 형체들을 지나, 그 적막한 통로로 밀려와 쌓이는 재를 뚫고 그들은 말없이 걸어갔다./저녁에 또 다른 해안도시의 음산한 형체가 나타났다. 희미하게 기운 듯한 느낌을 주는 높은 건물들의 덩어리, 남자는 강철 보강제가 열 때문에 물렁해졌다가 다시 굳으면서 건물들이 현실 같지 않은 모습으로 서 있게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녹아내리다 응고된 유리가 케이크의 아이싱처럼 벽에 매달려 있었다.” 코맥 매카시의 소설 ‘로드(THE ROAD)'에 나오는 두 장면이다. 매카시는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윌리엄 포크너, 허먼 멜빌,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계승한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소설 ‘로드’는 자연재해, 핵전쟁, 9·11 테러 같은 대재앙 이후의 메마른 잿더미의 세계가 보여주는 음울하고도 암울한 모습을 기묘하게 묘사하고 있다. 비평가들은 ‘로드’만큼 멸망의 날을 강렬하고 절망적으로 표현하면서도 기이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작품은 없다고 말한다. 이 소설은 지옥으로 가는 여정을 담은 또 다른 단테의 ‘신곡’이라고도 말한다. 작가가 그리고 있는 대재앙 이후의 세계는 가슴을 쥐어짜는 슬픔이 가득하고 사람의 피를 얼어붙게 만든다. 그는 희망이 솟아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불태워버린다. 이 소설을 읽으며 독자는 자신과 자신의 자녀들이 겪을지도 모를 미래에 대해 절망적인 탐색을 하면서 묵시록적 두려움과 섬뜩함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의 이야기는 독자로 하여금 해묵은 질문을 다시 하게 한다. “이 우울하고 음산한 세상에서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지금 지구 상에서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자연재해와 인공적 재앙, 전염병은 우리를 극도로 불안하게 한다. 호주 산불, 전 지구적인 온난화와 해수면 상승, 아프리카 메뚜기 떼의 습격,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 등은 매카시가 소설 ‘로드’에서 묘사하고 있는 그 절망적인 장면들을 어쩌면 우리 생애에 경험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백혈병을 앓는 딸의 부모가 후베이성을 봉쇄하는 다리로 와서 딸만이라도 나가게 해 달라고 절규하는 사진, 시신을 넣을 자루가 부족하다는 보도 등은 소설에서 묘사하고 있는 비극적인 상황이 실제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매카시는 소설 ‘로드’에서 독자로 하여금 극도의 공포심을 느끼게 만들면서 빛이 사라지며 죽어가는 세계를 충격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우리는 이 소설을 읽으며 인간의 잘못된 생각과 의식, 행동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재앙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전 세계에 만연해 있는 극우와 극좌의 대립, 우한 폐렴 초기 단계의 언론 통제와 진실 은폐, 권력을 잡기 위해 미래 세대를 희생시키는 포퓰리즘 등도 자연재해 이상의 대재앙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도 과거의 많은 생물종과 마찬가지로 진화의 정점에서 스스로 자초한 대재앙으로 멸종할 수밖에 없는가? 그렇다면 모든 것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가는 데까지 갈 수밖에 없는가?”같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빈부격차, 극단적인 이념 대결, 핵무장을 포함한 군비 경쟁 등으로 항상 위험을 등에 지고 있는 오늘의 세계가 판단을 잘못할 때는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소설 ‘로드’에 나오는 아버지와 아들 두 등장인물은 인류 전체를 대변한다. 두 인물은 선과 악의 개념조차 사라진 황폐하고 황량한 세계를 떠돈다. 그러나 자연이 인간의 파괴로부터 피난처를 마련해 줄 수 있다는 희망조차 제거된 상황에서도 아버지와 아들은 ‘사랑’이라는 형식을 통해 구원을 제시한다. 그렇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 것은 ‘사랑의 마음’이다. 재앙의 현장에 뛰어든 각국 의료진, 자국민을 데려오기 위해 자원해서 비행기에 탑승한 승무원 같은 사람들의 고귀한 희생정신과 사랑의 마음에서 우리는 희망을 발견한다. 용기 있는 사람들의 숭고한 인류애가 인류 구원의 등대라는 사실을 새삼 절감하는 요즘이다.

영덕군종합자원봉사센터 6·7대 소장 이·취임식 열려

영덕군종합자원봉사센터 6, 7대 소장 이·취임식이 지난달 30일 군청 대회의실에서 열렸다.지역 내 자원봉사단체 회장, 기관단체장 등 17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두레놀이 민요팀 식전공연에 이어 이임하는 이용우 소장에 대한 이희진 영덕군수 공로패 전달, 군의회 의장 자원봉사단체 감사패 전달, 이임사 및 취임사, 격려사, 축사 순으로 진행됐다.신임 김명기 제7대 영덕군자원봉사센터 소장은 1982년 3월 지품면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후 지역발전을 위해 열성적으로 근무했다.달산면장과 영해면장을 거쳐 2016년 의회사무과장으로 근무하다 2018년 퇴임했다.이용우 전 소장은 2009년 3월 3대 자원봉사센터 소장으로 취임한 후 6대 소장까지 10년 10개월간 재임했다.그는 2018년 태풍 콩레이와 2019년 태풍 미탁으로 큰 피해가 발생했을 때 민·관 협력기구인 통합자원봉사지원단장을 맡아 역량을 발휘했다.이런 노력과 열정으로 2008년부터 한 해도 빠짐없이 매년 우수 자원봉사프로그램 공모에 선정됐다. 2016년과 2019년에는 경북도 자원봉사 기관표창인 대상을 받는 쾌거를 거뒀으며 지난해 행정안전부 우수 자원봉사센터 기관표창도 받았다. 강석구 기자 ksg@idaegu.com

삶의 승자와 패자

삶의 승자와 패자정명희의사수필가협회 홍보이사며칠 있으면 설이다. 해가 바뀌고 부산하게 지내느라 아직 연하장도 미처 보내지 못한 이도 있다. 숙제를 덜 한 학생처럼 찜찜한 마음이었는데 다시 음력으로 새해가 시작된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싶다. 새해 소망을 다시 천천히 되새겨 적어본다. 올 한해엔 오기(五棄)로 살아가리라. 이를 악물고 힘내자는 오기가 아니라 행복한 삶을 위한 다섯가지만이라도 버리고 살아보리라 마음을 먹어 본다. 그중에 첫째는 바로 ‘욕심’ 버리기다. 너무 욕심을 내어 내가 갖고 싶은 걸 갖고자 하다 보면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지 못하고 불만이 쌓이지 않겠는가. 그러니 나는 남이 가지지 못하는 것을 가졌다고 생각하며 가진 것에 감사하고 살아보리라. 두 번째는 ‘고집’ 버리기, 내가 틀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다른 이 의견도 정답이 될 수 있다고 인정하지 않겠는가. 그러니 고집부리지 않고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수용하려 노력하다 보면 고집을 버리고 오히려 배움을 얻을 수 있지 않겠는가. 셋째로는 ‘미루기’를 버리는 일이다. 오늘 할 일, 지금 할 일을 바로 해야 현재를 살아가지 않겠는가. 그러니 해야 할 때 바로 해버리는 것이 어쩌면 삶을 여유 있게 일을 즐기며 할 수 있는 방책이 아닐까. 컨디션이 좋을 때 최대한 시간을 잘 활용하고 그러다 보면 할 수 있는 한 빨리 일을 완료하지 않겠는가. 네 번째로는 ‘화’ 버리기이다. 분노하고 원망하며 화를 내다보면 결국 그것이 우리의 내면을 잠식할 뿐이다. 무엇이 나를 화나게 하는지 명심하면서 스스로 자신을 다스리다 보면 내게 잘못한 사람들과도 평화롭게 지낼 수 있지 않겠는가. 그렇게 화를 줄이려 노력하는 것이 나의 고통을 줄이는 최선책일 것일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나’를 버리기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요행을 바라는 마음이나 상대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나면 진정한 마음의 평화를 얻어 행복에 이르지 않으랴 싶다. 언젠가 여행지에서 받은 기념 책자 속 글귀가 힘든 마음에 늘 큰 희망을 선사한다.‘승자는 당신 같은 사람입니다. 승자는 모험 할 기회를 잡습니다. 다른 모든 사람처럼 실패를 두려워하지만 두려움이 자신을 통제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승자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삶이 험난할 때, 그들은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버티며 견딥니다. 승자는 유연하게 대처합니다. 그들은 하나 이상의 방법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다른 방법을 시도할 용의가 있지요. 승자는 자신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압니다. 그들은 자신의 장점을 더 많이 만들면서 자신의 약점을 존중합니다. 승자는 넘어지지만, 그 자리에 엎드려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을 받아들입니다. 승자는 모든 면에서 선한 면을 보는 긍정적인 사상가들입니다. 일상적인 것에서, 그들은 특별함을 만들어 냅니다. 승자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이 선택한 길을 믿습니다. 심지어 다른 사람들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조차 볼 수 없을 때도 말입니다. 승자는 인내심이 강합니다. 그들은 목표란 것이 그것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노력만큼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압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 줍니다. 승자는 당신 같은 사람들입니다.’ 인생에는 승자와 패자가 있다고 하지 않은가. 그 구별은 간단할 수도 있다. 승자는 인생의 전체를 보면서 살지만, 패자는 인생의 한 부분만을 보면서 산다던가. 승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성공까지 바라보지만 패자는 눈에 보이는 것만 보고 또 승자는 다른 사람에게 베풀면서 성공을 꿈꾸지만, 패자는 자신의 배만 불리려 성공을 기다린다고 하지 않은가.디아스 포라 유대 경전에 ‘승자는 땀을 믿고 패자는 요행을 믿는다. 승자는 일곱 번 쓰러져도 여덟 번째 일어서고 패자는 일곱 번을 낱낱이 후회한다.’고 적혀 있다고 한다. 그러니 한 해를 보내는 끝자락에서 한 해를 멋지게 성공의 깃발을 든 승자도 많이 있을 것이리라. 하지만 열심히 살아가려고 노력했지만, 별로 거둔 것이 없는 아쉬운 한 해를 보내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지난 시간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다가오는 음력 새해에는 멋진 성공을 이루어가는 승자가 되고자 꿈꾸기를. 승자는 넘어진 뒤 일어나서 앞을 보고 나아가려고 자세를 취하고, 패자는 넘어진 뒤 일어나서 뒤를 보며 후회한다고 하지 않던가. 다시 맞는 새해엔 여유를 가지고 하루는 25시간 이상이라 생각하면서 부지런히 일하고 만족한 얼굴로 달콤한 휴식을 취해보면 좋지 않겠는가. 아무리 빨리 날아가는 시간이라도 꼭 붙잡아 함께 달리면서 내가 하는 일의 과정을 즐기다 보면 순간마다 성취의 기쁨을 만끽하지 않으랴. 동녘 하늘을 물들이며 설렘으로 다가드는 새벽빛처럼, 온몸 가득 밝고 희망찬 기운으로 한 해를 모두 다시 힘차게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달성군 농특산물로 설 명절 마음을 전하세요

대구 달성군은 23일까지 롯데백화점 대구점 지하 2층 식품관에서 참달성 농특산물 설 선물행사 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판매 제품은 유가찹쌀·현미·쌀·떡국으로 구성된 보약선물세트, 대구시 무형문화재 하향주 선물세트, 달성군 농산물가공센터의 아로니아, 천연조미료, 딸기, 블루베리 잼 선물세트 등 30여 품목이다. 구매금액에 따라 에코백, 스푼세트, 텀블러 등 다양한 사은품도 제공하고 있다. 김재호 기자 kjh35711@idaegu.com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김광석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내 텅빈 방문을 닫은 채로/ 아직도 남아 있는 너의 향기/ 내 텅빈 방안에 가득 한데// 이렇게 홀로 누워 천정을 보니/ 눈앞에 글썽이는 너의 모습/ 잊으려 돌아누운 내 눈가에/ 말없이 흐르는 이슬방울들// 지나간 시간은 추억 속에/ 묻히면 그만인 것을/ 나는 왜 이렇게 긴긴 밤을/ 또 잊지 못해 새울까// 창틈에 기다리던 새벽이 오면/ 어제보다 커진 내 방안에/ 하얗게 밝아온 유리창에/ 썼다 지운다 널 사랑해// 밤하늘에 빛나는 수많은 별들/ 저마다 아름답지만/ 내 맘속에 빛나는 별 하나/ 오직 너만 있을 뿐이야// 창틈에 기다리던 새벽이 오면/ 어제보다 커진 내 방안에/ 하얗게 밝아온 유리창에/ 썼다 지운다 널 사랑해.......................................................“광석이는 왜 그렇게 빨리 죽었다냐?” 에서 북한군 병사 송강호의 대사다. 1996년 1월6일 서른셋의 나이로 유서 한 장 남기지 않고 세상을 떠난 김광석의 죽음은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의문이다.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가장 활발하게 음악 활동을 하던 시기였기에 더욱 미스터리다. 이 ‘시’는 그가 작사한 노랫말이다. 그의 노래는 대중적이고 일상적이지만 다른 대중가수와는 다른 면이 있다. 평론가를 포함한 문인들에게 문학과 가장 잘 어울리는 가수가 누구냐고 물었다. 이구동성으로 김광석을 꼽았다.그의 짧은 생애가 불꽃같은 삶을 살다간 어느 천재 요절시인과 닮았고, 맑고 서정적인 목소리가 시적이며, 아픔과 허무가 밴 노랫말과 가락들이 모두 문학적인 서정을 머금고 있다는 것이다. ‘서른 즈음에’는 음악평론가들이 뽑은 1990년대 이후 가장 아름다운 노랫말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서른 즈음에'는 30~40대 청춘들의 삶을 융숭 깊게 했으며,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는 황지우의 시 ‘늙어가는 아내에게’보다 더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생을 성찰케 하면서 그들을 위로했다.오래 전 한 주점에서 군에 입대하는 친구를 위한 젊은이들의 송별연이 벌어지고 있었다. 마침 주점의 스피커에선 청춘의 송가 ‘이등병의 편지’'가 흘러나왔고 잠시 가게 안이 조용했으며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꿈이여~’란 대목에 이르자 무리 가운데 여자 하나가 훌쩍훌쩍하더니 기어이 모두가 엉엉 울어재끼는 광경을 본 일이 있다. 김광석의 노래는 그렇듯 사랑을 더 열렬하게 하고 이별을 더욱 애틋하게 하며 삶을 진지하게 만든다. 그의 노래는 정갈한 고독과 우수를 느끼게 하고 시적인 울림으로 공명한다.김광석을 죽은 뒤에도 오랫동안 기억하고 그의 노래를 사랑하는 이유다. 그가 살아있다면 올해 쉰일곱이다. 사후 24년이 흐른 지금껏 그의 노래는 끊임없이 리메이크되고 새롭게 조명되어 살아있는 웬만한 가수보다 활동 폭이 넓고 우리들 삶 속에 살아서 함께 호흡한다. 우리 대중문화에 김광석 현상으로 자리 잡은 그의 존재감은 특별하다. 그가 태어나고 떠난 달이 모두 1월이니만큼 매년 이맘때면 그를 추모하며 곳곳에서 김광석을 다시 부른다. 그의 고향인 대구 방천시장 옆 김광석길은 대구의 대표적인 관광명소가 된지 오래다. ‘아직도 남아 있는 너의 향기 내 텅빈 방안에 가득’하여 그 향수와 낭만을 찾아 10대에서 60대까지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를 몰랐던 젊은이들도 그의 노래에 빠져들어 ‘하얗게 밝아온 유리창에 썼다 지운다 널 사랑해’ 따라 부른다.

자자자, 짠짠

자자자, 짠짠정명희의사수필가협회 홍보이사희망찬 새해가 밝았다. 언제 저런 숫자가 될까 생각했었는데 드디어 2020년이라는 곳에 도달하게 되었다. 구름에 가렸던 해가 환하게 솟아올라 빛을 발한다. 새해에는 늘 즐겁고 신나게 살아가리라 다짐부터 한다. 세상에는 정답이 없다고 하지 않던가. 나의 생각도 더러 틀릴 수 있다며 상대의 마음을 짚어가며 조용히 들어주리라. 어떤 상황에서도 역지사지를 생각하며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느긋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리라. 봄날 같이 따스한 빛이 내리는 주말, 의사회 임직원들의 연수회가 개최되었다. 통영으로 내려가 바닷가에서 이순신 장군의 정기를 받아 한 해의 업무를 잘 해보자는 단합대회의 취지였다. 임원과 직원들이 모여들었다. 주차장에 모여 버스에 오르면서 모두가 상기된 얼굴이다. 일상에서 벗어나 남쪽 바다를 향해 떠난다는 신남이 온 몸에 가득 전해온다. 젊은 직원들부터 이사 감사 회장님까지 버스에 한가득 올랐다. 올 한해 각자의 위치에서 얼마나 빈틈없이 업무를 잘 해야 할까 한번쯤 생각해보고 결의를 다지는 연수회, 쪽빛 바다를 끼고 그림같이 펼쳐진 연수회장에 닿았다. 늦은 시각까지 열띤 토론을 마치고 짭쪼름한 바다 내음을 코에 들이키며 머리를 식힌다. 저녁 식사로 먹은 굴내음이 입가에 남아 마음까지 상큼해 온다.얼마나 오랜만에 만나보는 힐링의 시간인가. 밤이 이슥하도록 머리를 맞대고 의논을 하고 잘 해보자는 마음을 가슴에 새겨 잠자리에 든 회원들, 잠시 눈을 붙인 뒤에는 어김없이 아침 산책을 하는 이들의 사진이 톡에 뜨기 시작한다. 아침 햇살이 가득 쏟아져 들어오는 자리에 앉아 북어국으로 해장을 한 대원들이 이순신 장군의 기운을 받으러 나섰다. 제승당에 들리자 나이 어린 임원들과 직원들이 향불을 앞에 두고서 엄숙한 표정으로 이순신 장군 앞에 머리를 숙이고 묵념을 한다. 신년이 되어 처음 맞는 단합대회, 모두가 이순신 장군의 기운을 받아 한 해를 희망차게 잘 살아갈 것 같은 기분이다. 산에 맹세하고 바다에 서약한 기분으로 저마다의 가슴에는 결기가 가득할 것 같다.생각해보면 새해마다 결심을 한 것 같다. 새롭게 받아 놓은 날들 이런 저런 일을 수행해 내리라 다짐하지만 그중에 이룬 것은 그다지 많지 않은 해도 많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마음껏 즐기면서 행복한 한 해를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신년회나 단합대회때마다 건배사를 하게 된다. 올해엔 건배를 하면서 자자자,짠짠으로 정하였다. 건강하자, 함께하자, 행복하자의 자자자, 그리고나서 잔을 부딪히면 모두가 다 잘 될 것 같은 마음이 들어서다. 시작하는 이 마음 그대로 올 한해가 저물때에도 늘 같은 마음으로 마무리하면 좋겠다. 실내용 텐트를 아기 엄마들에게 추천하였을때도 그랬다. 그 속에서는 외풍이 느껴지지 않아서 행복의 보금자리에 든 것 같고 모두 함께 하는 것 같아 가족모두가 건강을 되찾을 것 같다고. 모든 것은 마음먹기 나름이지 않겠는가. 자자자 짠짠 하면서 날마다 행복과 건강을 다짐하면 으레 삶이 더욱더 즐겁지 않겠는가.새해 다짐이 설령 작심삼일이 될지도 모를지라도 날마다 다짐하리라. 매일 매일 건강한 생각으로 모두 함께하는 자세로 행복을 도모하리라고, 날마다 기도하리라, 새해에는 아집을 버리고 느긋한 마음으로 상대를 포근하게 먼저 품어줄 수 있게 되기를. 내 앞에 다가오는 하루하루를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눈길을 밟아가듯 설레며 늘 깨끗이 살아가기를. 그리하여 한 해가 다 저물 때 내가 계획한 대로 상대를 비난하지 않고 잘 보낼 수 있었음에 감사하게 되기를. 통영의 바람을 맞으니 청마의 행복이라는 시가 떠오른다.‘사랑하는 것은/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오늘도 나는/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희 내다뵈는/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중략…//제각각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더욱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한 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사랑하는 것은/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이여 그러면 안녕/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모두 행복하기를 바라며 힘차게 외쳐본다. 자자자, 짠짠!

나의 소망

나의 소망/ 황금찬정결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리라/ 그렇게 맞이한 이 해에는/ 남을 미워하지 않고/ 하늘같이 신뢰하며/ 욕심 없이 사랑하리라// 소망은/ 갖는 사람에겐 복이 되고/ 버리는 사람에겐/ 화가 오느니/ 우리 모두 소망 안에서 살아갈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후회하는 삶을 살지 않고/ 언제나 광명 안에서/ 남을 섬기는 이치를/ 배우며 살아간다// 선한 도덕과/ 착한 윤리를 위하여/ 이 해에는 최선을 다 하리라// 밝음과 맑음을/ 항상 생활 속에 두라/ 이것을 새해의 지표로 하리라- 월간 《좋은 생각》2008년 1월호................................................. 새해를 맞이하면 사람들은 크든 작든 꿈과 소망을 갖는다. 이 시는 1918년 강원도 속초 출생으로 2017년 99세에 세상을 떠나신 황금찬 선생께서 피력하신 소박한 새해 소망이다. 서른에 등단하여 70년 동안 멈추지 않는 시작의 길을 걸어온 선생은 평생 40권의 시집을 낼 정도로 다작을 하며 기독신앙적인 시를 주로 썼다. 선생의 시에 대한 작품성을 폄훼하기도 하지만 육체적 정신적인 강인함과 열정 앞에 무슨 대거리가 되겠는가. ‘정결한 마음’을 갖고서 남을 미워하지 않고 ‘욕심 없이 사랑하겠다’는 작은 소망이 무척 건강하고 맑게 느껴진다. ‘소망은 갖는 사람에겐 복이 되고, 버리는 사람에겐 화가 오느니 우리 모두 소망 안에서 살아갈 것이다.’ 모두 알다시피 믿음 소망 사랑은 기독교의 3대 덕목이다. 한 장수 연구가는 또 다른 기독교적 정신의 하나인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에 더하여, 이러한 것들을 실천하는 크리스천의 삶이야말로 건강과 장수에 크게 이바지한다는 처방을 내놓은 바 있다. 참고로 사랑에는 정신적인 사랑과 육체적인 사랑을 망라한다. 어쩌면 이 시에는 그런 장수의 비결이 깃들어있지 않을까. 연역법적 추론으로 선생의 ‘소망’을 읽는다. 법정스님께서도 일찍이 ‘자기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마찬가지로 자기 스스로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불행하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행복과 불행은 누가 갖다 바치거나 안기는 게 아니라 내 스스로 만들고 찾는 것이며, 그것은 곧 소망을 갖는 것에서부터 비롯된다고 하였다. 소망을 갖는 자 마땅히 행복할 것이라며 “자신의 생각이 곧 자신의 운명임을 기억하라”고 덧붙였다. 그 생각은 아집이 아니다. 솜털보다 가벼운 눈송이에 꺾이는 소나무처럼 자신의 고집과 욕심과 미움이 꺾이기를 소망한 것이다. 우주의 법칙은 자력과 같아서 어두운 마음을 지니고 있으면 어두운 기운이 몰려오지만, 밝은 마음을 지니고 긍정적이고 낙관적으로 살면 밝은 기운이 밀려와 우리의 삶을 밝게 비춘다고 했다. 밝은 삶과 어두운 삶은 자신의 마음이 밝은가 어두운가에 달려 있고 그것이 우주의 법칙이라는 것이다. ‘언제나 광명 안에서 남을 섬기는 이치를 배우며 살아간다’는 시인의 말씀도 그와 일치하는 삶이라 하겠다. 사람은 지력이나 체력에 앞서 감정부터 늙는다고 한다. 소복소복 눈 내리는 소리가 금방이라도 들려올 것 같은 하얀 새 달력 위에, 그리고 내 마음 위에 소망이라 쓰고 괄호를 연다. 괄호 안에 ‘밝음과 맑음’, 그리고 평소 선생께서 일관한 삶의 태도인 ‘겸손과 사랑’이라 적고 괄호 닫고 그 옆에 ‘선한 도덕과 착한 윤리를 위하여 최선을 다 하리라’ 노 시인의 소망을 그대로 이어 붙인다.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동지섣달 꽃 본 듯이정명희의사수필가협회 홍보이사연하장에 답장을 쓴다. 고마움으로 기억되는 분의 얼굴을 떠올린다. 감사한 마음을 어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마음으로 썼다가 지우기를 반복하며 그분의 넓은 사랑을 새긴다. 읊조리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가만히 안아주던 분. 어떤 이야기를 해도 빙긋이 웃음만 짓던, 무엇이든 말없이 받아 주고 속속들이 알아줄 것 같은 동질감을 느끼게 해주던 이라서 참 좋은 인연을 만났구나 싶었던 분이다.지나온 날들을 가만히 뒤돌아보니 아쉬움보다는 그래도 감사할 일이 더 많은 것 같아 이만하면 만족한 한해라 생각하기로 했다. 자기를 사랑해주는 단 한사람만 있어도 행복일진대, 마음으로 꼽아볼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더없는 축복이지 않은가. 내 생의 울타리로 남아 가만히 떠올리기만 해도 그분의 기도소리가 들릴 듯 든든함을 주는 이들에게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 연하장으로 마음의 인사를 보낸다. 연말이다. 송년 모임이 촘촘하다. 동창회. 친구들과의 송년회, 아이 학교 엄마들의 송년파티뿐 아니라 직장을 떠난 분들의 저녁모임까지 줄줄 이어진다. 딱~! 한잔만!, 건배사를 위해서는 잔을 채워야지! 이런 저런 권유에 못 이겨 분위기 깨지 않으려고 잔을 받다보니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간다. 며칠 사이 대리운전을 해야 할 일이 연달아 있었다. 하고 많은 기사들 중에서 두 번이나 아는 얼굴과 마주쳤다. 그러자 그가 먼저 웃으며 어색함을 깬다. “집으로 가시면 되죠?” 반가워하는 그를 보며 문득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술은 모임의 분위기를 돋우는 역할을 톡톡히 하니 좀체 빼놓을 수 없을 테고 언제나 따라다니거늘, 거부하지 못할 바에야 BMW로 출퇴근 하리라 마음먹는다. 경제성을 따진다면 BMW 만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커다란 버스(Bus)니 작은 자동차보다는 안전할 것이고 지하철(Metro)은 막힘이 없으니 편리할 터이고 역에 내려서 두 발로 씩씩하게 걷다보면 (Walking) 튼튼한 근육은 덤 일터이니, 이만한 건강 테크 수단이 어디 있겠는가. 연비가 좋다는 차들이 줄지어 출시되어 우리를 유혹해도 시간을 따로 내서 운동할 짬이 없는 직장인이라면, 한번쯤 굳은 결심으로 도전해 봐도 좋을 BMW가 아닌가. 출퇴근에 몸을 많이 움직이다보면 기분도 좋아지고 모임에 참석해도 마음 놓고 즐길 수 있고 음주 운전의 위험도 줄이니 대리 기사까지 부르는 번거로운 일도 피할 수 있지 않겠는가. 잠깐 마음먹기에 따라 건강을 덩굴째 챙길 수 있을 것이니. 날마다 다짐하며 우리가 사는 생활 터전인 주변도 살피고 환경도 생각하면서 나라 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길, 이것이 바로 그 BMW이지 않겠는가. 조금 쌀쌀한 아침, 동지 팥죽을 작은 바구니에 놓은 할머니들이 눈에 띈다. 동지였다. 작은설이라고 하는 동지, 팥죽을 먹어야 한 살을 더 먹게 된다고 하지 않던가. 음력으로 11월10일 이전에 동지가 들면 ‘애동지’, 11월11일~20일 사이면 ‘중 동지’, 11월 21일~30일 사이엔 ‘노동지’라고 한다. 동지를 새해로 여기는 풍속으로 보면 동지 팥죽을 먹어야 하지만, 애동지에 팥죽을 쑤면 아이가 10살까지 건강하게 자라도록 돕는 삼신할미가 지켜줄 수 없다고 생각해 팥죽을 먹지 않았다고 한다. 음력 11월26일인 올해 동지는 ‘노동지’다. 팥죽을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한다. 새알심이 듬뿍 들어있는 동지 팥죽, 팥이 섞인 인절미, 단팥죽들이 자꾸 보인다. 팥은 사포닌이 많이 들어있어 이뇨도 잘하게 하고 모공의 오염물도 없애주기에 아토피 피부염, 기미제거에도 좋다. 팥에 풍부한 비타민B군은 탄수화물 소화흡수를 도와 피로를 회복하게 한다. 곡류에 부족한 영양을 팥으로 보충하며 따스한 기운을 불어넣어 차가운 가슴 속도 든든하게 채울 수 있는 팥죽, 정말 좋은 건강식이 아니겠는가. 동지팥죽, 새알심을 나이 숫자대로 헤아려가며 가까운 이들과 함께 먹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동치기 국물까지 후루룩 마시고 나니 힘이 벌떡 솟는다. 추운 날이 찾아오더라도 가끔 힘든 일이 생기더라도 동지섣달 꽃 본 듯이 그를 반갑게 맞이하여 잘 대하여 주리라. 가장 긴 밤, 동지가 지나고 나면 태양의 기운이 서서히 솟아날 것이니, 밝고 희망찬 새해를 맞을 준비를 잘해야 하리라. 남은 날을 위해 나지막이 읊조린다.‘나하나 꽃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나하나 물들어//… 중략…//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결국 온 산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기쁨 가득 새해를 기대하며 마무리 잘 하시기를.

벽은 허물고 마음을 열고

벽은 허물고 마음을 열고오용수대구관광뷰로 대표이사각국 정상들이 제 나라 챙기기에 열중이다. 세계 질서를 지키는 역할을 담당하던 미국이 내 나라가 잘 살기 위해서 상대방을 옥죄는 일을 서슴지 않는다. 중국도 미국과 경쟁하듯 중국 중심의 세계전략을 펴고 있다. 여기에 방해가 되면 누구든 가리지 않고 강력히 대응한다. 일본도 경제를 앞세워 외교, 군사적인 면에서도 세계 강국임을 과시하며, 자국 이익을 최우선으로 한다.나라 안도 마찬가지다. 여야도 정권을 잡으면 내로남불로 치닫기 일쑤다. 지역 간에도 내 곳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정부가 수차례 확인해도 부산은 마이동풍으로 가덕도 신공항을 주장하고, 대구시 청사 건립지를 내 구역으로 유치하기 위해 몇몇 구청이 올인하는 듯하다. 민간에서도 몇 년 전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를 받으려고 재벌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관광산업 육성과 관광객 유치 경쟁도 치열하다. 마침 한국, 일본, 중국 등에는 인구 백만 도시가 100개나 있기에 관광객들이 많이 오가곤 한다. 그런데 3국 간에도 관광객의 편차가 심하다. 한·중 간에는 4백만 명 전후로 엇비슷하다. 그런데 한·일 간에는 거의 2배 차이가 난다. 2014년만 하더라도 한국에 오는 관광객이 1,420만 명으로 1,341만 명이 온 일본보다 많았는데, 작년에는 일본의 절반이 되었다. 불과 4년 사이에 무슨 일이 생겼을까?한국은 부족한 인프라와 콘텐츠를 마케팅으로 메꾸며 서서히 성장하였는데, 2017년부터 주 시장이었던 중국 관광객의 급감으로 주춤할 사이, 일본은 한국에 오던 중국인까지 껴안으며 고속 성장을 질주하였다. 여관, 호텔, 철도와 항공 등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고, 온천과 초밥, 디즈니랜드, 유니버설스튜디오 같은 콘텐츠를 바탕으로 민관 합동으로 마케팅을 펼치자 그 효과가 나타났다. 또 민간에서는 전통적인 오모테나시(환대) 서비스를 강화하고, 정부는 대규모 시내면세점보다 주요 관광지에 즉시 환급 면세제도를 도입하여 관광객이 현장에서 물품을 바로 받을 수 있도록 실효성을 높였다. 민간업체도 단말기 도입과 면세서류, 포장 등 일이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매출 증대를 위안으로 기꺼이 받아들였다.최근 한·일갈등으로 인한 한국인의 일본여행이 급감하자, 한국 항공사들이 일본노선 운항편과 좌석을 약 30% 줄였다. 그러자 오이타, 돗토리 등 지방공항에는 국제노선이 사라졌고, 10월 일본을 찾는 관광객도 5.5% 감소했다. 이쯤 되면 관광과 항공을 함께 다루는 국토교통성이 당장이라도 일본 국적 항공사에 취항을 권할 텐데 그런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현(県)이나 시 간부들이 한국 항공사를 찾아다니며 복항을 요청하고 있다. 결국 한국 국적기가 재취항하면 한국인들이 일본여행을 하기 쉽고, 일본 국적기가 취항하면 일본인의 한국여행이 늘어날 것이므로 지금 어렵더라도 참는 것이다.그럼 우리도 일본 국적기 취항만 요구하고 한국 비행기 복항을 미루는 것은 치킨게임이 되고 만다. 한편 양국의 관광·항공산업 발전을 위해서 양국의 항공기 취항 편수도 균형을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양국의 승객 비율도, 비즈니스객과 관광객도 균형을 이루고, 모두가 이용가능한 시간대에 운항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최근에 열린 관광과 항공 협력 포럼에서 항공사도 외국인 방한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양국 승객이 균형을 이룰 곳에 우선 취항하고, 일본측이 일정 비율의 탑승률을 보장하는 곳에 차례로 복항하면 된다.‘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대치하는 자가 짧은 승리를 얻을지는 모르나, 포용하는 자가 최후 승리를 거두게 된다. 칭기즈 칸은 작은 부족국가에서 시작했지만, 정벌한 곳에 자율권을 주면서 그 지역민을 앞세워 다음 정벌을 했고, 단기간에 대제국을 형성할 수 있었다. 미국도 자유와 평등을 바탕으로 흑인과 백인, 이민자, 유학생 등 누구에게라도 문을 열었기에 지구촌의 인재들이 미국으로 모여들었고, 오늘날 최강국이 되었다.대구와 경북은 시장, 도지사가 앞장서서 교체 근무를 하며 관광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이낙연 총리 주재로 국가관광전략회의가 지난 12일 청주에서 열렸다. 벽은 허물고, 마음을 열고 서로 협력하면 우리 관광도 우뚝 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