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뚜벅 대구·경북 한 바퀴)<12>바다에서 온천까지…종합관광선물세트, 울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일상생활은 물론 여행을 즐기는 모습도 바뀌고 있다.사람들이 붐비는 왁자지껄한 여행이 예전의 여행 모습이었다면 코로나 이후는 사람이 몰리지 않는 조용한 곳에서 나만의 시간을 즐기며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는 것이 유행이다.일상의 지친 몸과 마음을 조용한 곳에서 치유하고 싶다면 천혜의 자연과 문화가 공존하는 울진은 최근 여행 트렌드에 완벽히 부합한다.눈이 시원해질 만큼 탁 트인 바다와 입이 벌어지는 산세, 그리고 마지막으로 고된 몸을 뜨끈한 온천수에 담그며 누적된 피로를 푸는 것까지 울진에서는 발 딛는 모든 곳이 힐링이다.◆탁 트인 바다를 내 눈 안에 담아보자울진의 바다는 특별하다. 끝없는 수평선이 펼쳐지는 에메랄드빛 해변은 절로 눈이 개안하는 생경한 체험을 할 수 있다.관동팔경 중 하나인 망양정은 울진의 탁 트인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국적 명소이다. 여러 번의 이전 끝에 현 위치인 근남면 산포리 둔산동에 자리 잡았다.오랜 세월 비바람으로 낡고 헤진 누각을 울진군이 뜻있는 지역 인사들의 도움으로 재보수했다.망양정은 성류굴 앞으로 흘러내리는 왕피천을 끼고 동해의 만경창파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언덕에 세워져 있다.그 경치가 관동팔경 중 제일가는 곳이라 해 숙종이 ‘관동제일루’라는 친필의 편액을 하사했다고 한다. 숙종과 정조가 지은 ‘어제시’와 정추의 ‘망양정시’, 정철의 ‘관동별곡초’ 등에서도 망양정의 아름다움이 전해져 내려온다.평해읍 월송리에 있는 월송정은 고려 시대에 처음 지어진 누각이다.은빛 모래가 깔린 모래밭과 1만여 그루의 소나무, 바다가 환상적으로 어우러져 울진여행의 낭만을 완성한다.월송정은 “비가 갠 후 떠오른 맑은 달빛이 소나무 그늘에 비칠 때 가장 아름다운 풍취를 보여준다”는 뜻이 담긴 이름이다.조선 시대 성종이 화가에게 조선 팔도의 정자 중 가장 경치 좋은 곳들을 그려서 올리라고 지시했는데 월송정 경치를 으뜸으로 꼽았다고 한다.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후포항은 대게의 중심지로 살이 올라 속이 꽉 찬 울진 대게를 사시사철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후포항은 일출로도 유명하다. 후포항의 일출 명소인 등기산스카이워커는 갯바위와 어우러진 멋진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갯바위 위로 두둥실 떠 오르는 동해의 일출은 장관이다.능선을 따라 늘어선 대나무 숲과 등대, 동해가 넓게 펼쳐진 아름다운 죽변항 또한 빼놓을 수 없다.죽변항에서는 동해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물고기들을 바로 맛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바다 내음과 어우러져 더욱 맛있는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또한 죽변항 인근 약 1㎞ 전방에는 드라마 폭풍속으로 촬영지와 하트해변 그리고 용의꿈길 및 죽변등대가 한자리에 모여있어 바다도 보고 아름다운 길에서 산책도 즐길 수 있다.◆바다를 봤으면 산으로, 불영계곡불영계곡은 울진 금강송면 하원리부터 근남면 행곡리까지 15㎞를 잇는 자연 계곡이다.오른쪽 왼쪽으로 굽이 많은 계곡은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특이한 모양의 암석이 곳곳에 펼쳐져 있다.1979년 명승 제6호로 지정됐다.여름철에는 계곡 피서지로, 봄·가을에는 드라이브코스로, 겨울철에는 설경이 펼쳐져 사시사철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계곡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계곡의 중간지점에 2개소(불영정, 선유정)가 있으며, 의상대, 창옥벽, 조계등 등 온갖 전설이 얽혀 있는 절경지가 많다.불영계곡 깊은 곳에는 불영사 사찰이 자리 잡고 있다.이 사찰은 비구니 도량으로 진덕여왕 5년(651) 때 의상대사가 세웠는데 연못에 부처님의 그림자가 비친다고 해 불영사라 이름 지어졌다.주차장에서 절로 들어서는 길은 시골길처럼 훈훈함이 느껴지고 절 마당에는 연못과 스님들의 공양 음식 재료를 키우는 밭을 볼 때면 정겨움이 느껴진다.사찰 내 문화재로는 응진전(보물 제730호), 불영사 3층 석탑(지방유형문화재 제135호), 부도(지방유형문화재 제112호), 불영사 대웅보전 (보물 제1201호), 불영사 영산화상도(보물 제1272호) 등이 있다.◆숲을 통한 쉼과 여유, 금강소나무숲길산림청이 조성한 1호 숲길로도 알려진 금강소나무숲길은 자연 그대로를 살린 친환경적인 숲길로 현존하는 금강소나무 원시림 보전지역 중 가장 대표적인 곳이다.세계 자연유산 등록을 추진할 만큼 보존가치가 있는 숲으로, 그 중요성과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울진군은 숲길 탐방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수백 년 된 금강소나무의 피톤치드로 지친 몸과 마음에 건강과 활력을 불어넣는 에코 힐링을 즐길 수 있다.산림 보호를 위해 1일 탐방 인원을 제한하고 예약제로 운영한다. 탐방객들에게 지명 유래, 전래 구전 전설, 나무 이름과 특징 등을 설명하는 숲 해설 생태학습 프로그램을 운영 중하고 있다.불영사계곡의 바로 옆에 있는 통고산 자연휴양림은 해발 500m의 깊은 산중에 있어 숲이 울창하며, 특히 단풍의 명소로도 알려져 있다.불영사계곡 상류에 자리해 입구에서 정상까지 약 10㎞ 등산로를 따라 흐르는 계곡을 볼 수 있다. 계곡 바닥과 양쪽 절벽에는 화강암이 풍화돼 절경을 이룬다. 계곡물이 쏟아지면서 만든 크고 작은 폭포는 절로 탄성을 자아낸다.◆고된 몸은 온천으로 녹여 보자울진은 전국적인 온천의 명소이기도 하다. 겨울철이 되면 수많은 관광객이 오직 온천을 위해 울진으로 몰려든다.백암온천은 무색무취한 53℃의 온천수로 온천욕을 즐기기에 적당할 뿐만 아니라 나트륨, 불소, 칼슘 등 몸에 유익한 각종 성분이 함유돼 만성피부염, 자궁내막염, 부인병, 중풍, 동맥경화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조선 광해군 시절인 1610년 ‘판중추부사 기자헌이 풍질치료를 위해 ’평해 땅 오천‘에서 목욕하기를 청하니 광해군이 잘 다녀오라며 휴가를 주고 말을 지급했다’라는 문헌으로 백암온천의 오랜 역사와 효험을 익히 가늠할 수 있다.백암온천으로 가는 길은 꽃길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백일홍 3천여 그루를 심어 2009년 한국 기네스에 대한민국 최장 백일홍 꽃길로 선정되기도 했다.물을 데워 섞는 일이 없는 덕구온천은 국내 유일의 자연 용출온천이다.응봉산 중턱에서 흘러나오는 43℃의 온천수는 신경통, 관절염, 피부병, 근육통 등에 효과가 탁월하다. 바디 마사지, 아쿠아포켓, 야외선탠장, 재스민탕 등을 갖추고 있다. 인근 덕구계곡은 여름철 피서에 안성맞춤이며, 온천 뒤로는 응봉산이 자리해 많은 등산객이 찾는다.◆새로운 관광명소, 국립해양과학관국립해양과학관은 지난해 7월 국민의 바다에 대한 이해도 증진과 해양과학 인재양성을 위해 설립됐다. 국내 유일의 해양과학 전문 교육·체험기관이다.총사업비 971억 원을 들여 부지면적 11만1천㎡, 연면적 1만2천345㎡의 지상 3층 규모로 건립됐으며, 과학관 1동(전시·교육시설), 숙박시설 1동(50여 명 수용) 등을 보유하고 있다.과학관 입구 광장에 들어서면 먼저 해양생물을 표현한 갖가지 조형물들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화려한 조명과 아지랑이로 무장한 ‘바다의 제왕’ 흰긴수염고래 조형물은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다.국내 최장 거리(393m)의 해상 스카이워크, 야외 해맞이광장 및 잔디광장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중에서도 수심 7m의 깊이에서 바닷속 풍경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해중전망대는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과학관이 위치한 죽변면으로부터 독도와의 거리가 216.8㎞로 한반도와 독도 간 최단 거리에 있는 상징성도 지니고 있다.과학관은 ‘원 오션, 원 플레닛(One Ocean, One Planet)’이라는 비전으로 해양자원·해양산업·해양에너지 등 해양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바다의 다채로운 모습과 주제를 담은 10개의 전시구역을 제공한다. 가상현실(VR), 3면 영상관 등 첨단 전시기법을 도입해 해양과학 분야를 더욱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강인철 기자 kic@idaegu.com

(뚜벅뚜벅 대구·경북 한 바퀴)<11>사통팔달 힐링관광, 김천

김천은 백두대간 줄기가 지나는 황악산, 대덕산, 삼도봉을 중심으로 동쪽으로 금오산, 남서쪽으로 소백산맥의 산악지대가 자리 잡아 맑은 자연환경을 자랑한다.KTX, SRT 고속철도 이용 시 전국 어디서나 1~2시간 생활권에 아우를 수 있다.대한민국 도로 교통의 중추인 경부고속도로에서도 정 가운데 위치하고 있으며, 동쪽으로는 대구, 서쪽으로 대전, 남쪽으로 진주, 북쪽으로 상주·문경을 연결하는 사통팔달 교통의 중심지이다.김천시는 유서 깊은 사찰 직지사,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고 있는 사명대사공원, 청정 부항댐 등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과소평가됐던 숨겨진 보석 같은 여행지, 휴식, 체험, 숙박이 함께하는 재충전 명소 김천을 소개한다.◆체류·체험형 관광지 사명대사공원사명대사공원은 면적 14만3천695㎡(약 4만3천여 평)의 광활한 면적을 자랑하는 문화·생태·체험형 관광지이다. 2011년 착공해 지난해 완공됐다.사명대사공원은 백두대간 황악산의 아름다운 자연과 인근 직지사 등 문화·역사 자원을 연계해 자연 속에서 쉬어가며 체험하는 관광지다.김천의 역사와 문화를 눈으로 보고 체험하는 관광지를 테마로 하고 있다. 주요 시설로는 평화의 탑, 김천시립박물관, 건강문화원, 솔향다원, 여행자센터가 있다.사명대사공원의 랜드마크인 평화의 탑은 441㎡ 규모에 높이 41.5m의 5층 목탑이다. 1층 전시공간에 평화의 탑 제작 영상자료와 사명대사 관련 패널이 전시돼 있다. 1층에서도 5층 전경을 CCTV 화면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탑 외관에 경관조명을 설치해 야간에도 조명과 어우러진 웅장한 탑을 감상할 수 있어 낮과는 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다.김천시립박물관은 사명대사공원에서 유일한 현대식 건물로 연면적 5천241㎡, 지상 3층 규모다. 주요 시설로는 전시실, 어린이문화체험실, 강당 등이 있으며 김천 출토 유물 564점이 전시돼 있다. 김천의 주요관광지를 VR로 체험할 수 있는 김천패러글라이딩 투어와 터치 모니터를 활용한 도자기 만들기, 퍼즐 맞추기 등 다양한 체험형 디지털 콘텐츠가 있어 어린이와 가족 단위 관람객들에게 인기 있는 관광명소이다.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장윤정 가족이 출연해 화제가 됐던 건강문화원도 사명대사공원 내 있다.한옥 숙박 동과 체험 동으로 이뤄져 있으며, 숙박 동은 총 4동, 5개 객실로 38인이 숙박할 수 있는 규모다. 한옥의 특성에 맞게 한 개 동을 제외하고는 모두 독채 형식으로 자연과 어우러져 쉬어갈 기회를 제공한다. 체험 동은 족욕과 온열체험 등 건강 관련 장비체험을 할 수 있는 체험실과 본인의 건강 상태를 자가측정해볼 수 있는 건강측정실이 있다.◆황악산 기슭 동국제일 가람 직지사조선 2대 정종의 어태가 안치돼 있고 임진왜란 때 의승병장으로 활약한 사명대사가 출가한 사찰로 유명한 직지사는 신라 눌지왕 2년(418년) 아도화상이 창건한 사찰이다.신라 사찰 1호로 창건된 선산 도리사에서 아도화상이 손가락을 곧게 가리켜 지은 절이라 직지사라고 했다고 전해진다.비로전 천불의 불상 중 서 있는 동자상을 찾아내면 아들을 낳는다는 흥미로운 전설이 전해지는 득남기도처로도 유명하다. 직지사에는 보물로 지정된 석조약사여래좌상과 삼층석탑을 비롯해 사명각, 천불전 등이 경내에 있다.◆물 위를 떠다니며 자연환경 관람도, 부항댐부항댐은 홍수조절과 수력발전 등 친환경 다목적 댐으로 조성됐다. 부항댐 상류에 오르면 가슴이 뻥 뚫릴 것 같은 시원한 전망이 펼쳐진다.댐 양쪽에 있는 93m의 타워에서 즐기는 레인보우 짚와이어는 1.7㎞를 왕복하며, 부항댐 위를 나는 듯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국내 최초 완전개방형으로 설치된 스카이워크는 85m 높이의 전망대 외부를 안전펜스 없이 38m 둘레를 도는 체험형 시설이다. 허공 점프, 강화유리 바닥, 구멍 뚫린 바닥 등을 체험하며 전율을 느낄 수 있다.출렁다리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명물이다.길이 256m의 현수교인 부항댐 출렁다리는 성인 1천400명이 동시에 통행할 수 있는 길고 튼튼한 다리이다. 물 위를 걷는 스릴과 부항댐의 아름다운 전망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다리 중간에 설치된 투명 유리는 출렁다리를 걷는 즐거움을 배가시킨다.◆인현왕후의 인품을 기리며 가을 정치 감상도한국관광공사가 2018년 선정한 대한민국 걷기 여행길인 인현왕후길은 조선 19대 임금 숙종의 계비 인현왕후의 이야기가 깃들어 있는 길이다.인현왕후가 자식을 낳지 못하고 장희빈의 계략으로 서인으로 강등됐을 때, 3년간 머물며 복위를 기도한 곳이 바로 수도산 청암사이다. 훗날 궁으로 돌아간 인현왕후는 청암사에 서찰을 보내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인현왕후가 청암사에 은거하며 수도암까지 왕래하던 길을 옛 문헌을 찾아 복원한 길이 인현왕후길이다. 김천에서 3년을 기거하며 민초들의 많은 존경을 받은 인현왕후의 인품을 느끼고 기리며 길을 걸을 수 있다. 총 9㎞이며 도보로 2시간40분가량 소요된다. 길이 잘 정비돼 있고 특히 가을 경치가 아름다워 도보여행을 좋아하는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좋다.◆떠오르는 차박의 명소김천에는 두 곳의 오토캠핑장이 있다.먼저 부항댐 아래에 있는 산내들 오토캠핑장은 아늑하고 편리한 전국 최고의 시설을 갖췄다. 주변의 청정 자연과 차박을 함께 즐길 수 있다.댐 순환 일주도로, 물 문화관, 짚와이어, 출렁다리 등 인근 연계 관광지가 많고, 특히 인근 지례면에 있는 김천 특산 지례흑돼지를 맛볼 수 있다. 맑은 자연환경으로 밤하늘에 많은 별을 보기 좋으며, 코로나19로 비대면 관광지가 된 후 차박의 명소로도 알려져 있다.증산면에 있는 수도계곡 오토캠핑장은 천혜의 맑은 자연환경을 그대로 간직한 힐링캠핑장으로 유명하다.캠핑장 인근 청암사, 수도암, 인현왕후길, 무흘구곡 전시관 등이 있어 편리한 관광을 즐길 수 있다. 인접한 김천옛날솜씨마을에서는 전통 음식 만들기, 천연 염색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김충섭 김천시장 인터뷰‘지친 몸과 마음’, ‘벗어나고픈 일상’ 막상 떠나자니 코로나19가 막아선다. 어디서나 가깝고, 안전하고, 곳곳에 숨은 매력이 넘치는 김천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김천은 천혜의 자연환경이 빚어낸 수려한 산수, 살아 숨 쉬는 문화와 역사, 자연과 조화를 이룬 쾌적함, 전국 어디서나 2시간 안에 닿는 편리함까지 최적의 조건을 고루 갖추고 있다.사명대사공원은 지상파와 유튜버 등 SNS를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평화의 탑과 야경명소로 알려져 코로나19 상황에도 전국 언택트 여행객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무궁무진한 스토리텔링을 간직한 천년고찰 직지사, 백두대간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눈에 담으며, 하늘을 나는 듯한 짜릿한 액티비티를 체험할 수 있는 부항호 관광지, 수도산 자락 아래 고즈넉이 자리 잡은 청암사와 인현왕후길, 느릿하고 호젓한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매력적인 관광지가 곳곳에 있다.추풍령 역사·문화 테마파크, 부항댐 일원 생태체험 마을과 모노레일, 연화지를 연계한 문화·예술 특화 거리 조성 등 김천의 관광인프라 확충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 밖에도 지역의 매력을 담은 여행상품 발굴, 언택트 콘텐츠 개발 등 관광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아름다운 자연, 고즈넉한 풍경, 다양한 체험과 신나는 액티비티까지 품격 있는 언택트 힐링 관광의 진수를 김천에서 느껴보시기 바란다.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뚜벅뚜벅 대구·경북 한 바퀴)<10>녹색도시, 봉화

봉화는 경북에서 가장 산골이다.면적은 1천202㎢로 단일 지자체로는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넓은 면적을 자랑하지만 대부분이 산지(전체 면적의 83%)다. 경북에서 가장 북쪽에서 위치하고 강원도와 접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봉화, 영양, 청송을 ‘BYC’라고 묶어 고립되고 개발되지 않은 곳의 대명사로 쓰기도 한다.하지만 이런 고립된 지리적 환경으로 인해 오히려 청정하고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훼손 없이 그대로 보존된 곳이기도 하다.수려한 경관과 함께 유서 깊은 문화유산도 곳곳에 산재해 있다. 봉화에는 옛 선비들이 책을 읽고 풍류를 즐기던 누각과 정자가 103곳이나 된다. 누정 분야에서 전국에서 가장 많고, 가장 잘 보존된 곳이 또 봉화이다.춘향전의 주인공 이몽룡의 실제 모델이 봉화에서 비롯됐을 정도로 양반의 체취가 남아 있는 곳이다. 봉화를 본관으로 한 정씨와 금씨가 태어난 곳이며, 안동에서 이주한 양반 가문의 동족 마을과 종택도 안동만큼이나 흔하게 볼 수 있다.인문학 최초의 밀리언셀러 작가인 유흥준 전 문화재청장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봉화를 두고 ‘외지인의 상처를 받지 않고 옛 이끼까지 곱게 간직한 살아 있는 민속촌’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봉화를 진짜 사랑하는 사람들은 봉화의 전통마을이 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길 바란다’라며 답사를 포기하기도 했다.그만큼 때 묻지 않고 청정함을 그대로 간직한 곳이며, 자연과 전통문화가 완벽하게 어우러진 곳이라 할 만하다. 위드 코로나 시대, 코로나를 이겨내며 건강하게 힐링할 수 있는 봉화로 떠나 보자.◆소금강이라 불러주오, 청량산봉화에는 해발 1천m 이상의 고봉이 10여 개에 달한다. 하지만 봉화를 상징하는 산은 단연 청량산(870m)이 첫 손에 꼽힌다.봉화산은 명화면 북곡리에 있다. 봉우리마다 수려한 기암괴석으로 장관을 이뤄 일명 ‘소금강’으로도 불린다. 청량산은 기암괴석이 봉을 이루며 장인봉(의상봉)을 비롯해 석한봉, 자란봉, 축융봉 등 12개의 바위봉우리가 늘어서 있다. 봉마다 대(臺)가 있으며 자락에는 유리보전과, 응진전, 오산당(청량정사)이 있다.산 곳곳에 깎아지른 듯한 충암절벽이 괴상한 모양의 바위봉우리들과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바위봉우리들이 품고 있는 동굴 속에는 총명수, 감로수, 원효샘 등에서 샘물이 솟아나고 있다.청량산의 아름다움은 이미 옛시조에서 ‘청량산 육육봉을 아는 이는 나와 백구뿐’이라고 읊는 데에서도 잘 드러난다.퇴계선생은 어릴 때부터 청량산에서 글을 읽고 사색을 즐겼으며, 말년에도 틈틈이 이 산을 찾았다. 도산서원 건립 당시에도 청량산과 현재의 도산서원 중 어디에 건립할 것인가 고민했다고 한다.청량산 하늘다리는 해발 800m 지점의 선학봉과 자란봉을 연결하는 연결 90m, 통과 폭 1.2m, 지상고 70m로 국내에서 가장 긴 산악 현수교이다. 2008년 봉화군이 유교문화권 관광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설치했다. 주요자재는 첨단 신소재인 PC강연 케이블과 복합유리섬유 바닥재를 사용했다. 통과 하중이 340㎏/㎡로 최대 100명이 동시에 지나갈 수 있도록 설계·시공됐다.거대하고 빽빽한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연화봉 기슭 한가운데 연꽃처럼 둘러쳐진 꽃술 자리에 자리 잡은 청량사는 신라 문무왕 3년(663)에 원효대사가 창건했다. 송광사 16국사의 끝 스님인 법장 고봉선사에 의해 중창된 천년 고찰이다.청량산에는 한때 신라의 고찰인 연대사와 망선암 등 27개의 암자가 있어 당시 신라 불교의 요람을 형성했다고 한다. 청량산의 최고봉인 의상봉은 화엄종의 시조인 의상대사가 입산한 곳이다. 이곳을 비롯해 보살봉, 연화봉, 축융봉 등 12개의 바위봉우리에는 불교의 색채가 묻어난다.◆직접 느껴보세요, 청정 자연봉화에는 청정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숲이 많다.청옥산자연휴양림은 백두대간의 태백산에서 갈라져 나온 청옥산 동쪽 계곡에 자리한 우리나라 최초의 휴양림이다. 야영장은 청옥산 중턱 해발 800m에 자리하고 있어 한여름에도 파리와 모기가 없을 뿐 아니라 더위도 없다.숲에는 수령이 100년 이상 된 소나무, 잣나무, 낙엽송 등이 빽빽이 들어서 있으며, 산림욕을 하면서 쉬기에 더없이 좋다. 40여 종에 달하는 침엽수, 활엽수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특히 춘양목(금강송 나무)이라고 불리는 소나무 우량임지가 있어 숲으로는 전국 최고로 꼽힌다.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산림청 주관으로 춘양면 서벽리에 조성 중인 수목원이다. 총면적은 5천179㏊로, 2016년 개원했다.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크게 생태탐방지구(4천973㏊)와 중점조성지구(206㏊)로 구분돼 있다.생태탐방지구는 금강송 나무를 대표 수종으로 하는 자연생태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550년 된 철쭉군락지와 꼬리진달래군락지가 있어 관람객들에게 천혜의 자연을 제공한다.중점조성지구는 연구, 교육, 체험이 함께 조화롭게 이뤄지는 공간이다. 측백나무를 이용한 미로원, 교과서원, 모험의 숲 등으로 식물에 대한 흥미를 유도하고 세계문화자원식물 등으로 식물의 아름다운 조화를 느껴볼 수 있다. 호랑이 숲에는 백두대간의 상징적인 호랑이가 서식하는 숲을 재연했다.◆오지 탐험, 백두대간 협곡열차백두대간 협곡열차는 봉화의 오지역을 거쳐 강원도 태백 철암역까지 가는 관광열차로 일명 ‘V-train’이라고도 불린다. 협곡(Valley)을 뜻하는 약자 ‘V’를 따서 붙여진 이름이다.분천역을 출발해 30㎞/h 이하로 봉화 구석구석을 돌며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분천역을 출발해 비동역, 양원역, 승부역, 철암역까지 1편성 3량, 158석으로 1일 3회 운행된다.앞에는 백호 모양을 하고 있는 기관운전차량과 뒤로 진분홍빛 객차가 이어진다. 모든 창이 통유리로 돼 있으며, 창문을 열고 닫을 수 있어서 시원한 바람과 계곡 물소리를 덜커덩 기차 소리와 함께 들으며 가는 열차이다.내부 모습은 7080 클래식 감성을 담고 있다. 기차 내에 난로를 둬 난방과 함께 하던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봉화군은 전국에서 간이역이 가장 많은 곳이다. 협곡열차 운행구간인 영암선(현 영동선)은 한국전쟁 시기 험난한 산악 지형 등의 어려움을 극복하며 우리 손으로 건설된 철도이다.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접근이 어려워 청정한 자연경관을 보유하고 있다.낙동강 상류의 맑은 물과 때묻지 않은 자연경관을 몸소 걸으면서 감상할 수 있도록 ‘낙동강 세평하는길’을 조성 중이며 일부구간은 이미 개통했다.◆양반 향기 물씬, 전통마을 체험닭실마을은 조선 중종 때의 문신 충재 권벌 선생의 선조가 처음 개척한 곳으로 마을 모양이 풍수지리상 금계포란형의 지세를 갖춰 닭실마을이라 불리게 됐다. 충재 권벌 선생의 후손들이 500여 년간 집성촌을 이루고 살아왔으며, 많은 인재를 배출했다.종가 우측 거북바위 위에는 정자가 있는데 ‘첨암정’이라고 한다. 바로 옆에는 충재 유물 전시관도 있다.봉화읍 해저리에 있는 바래미 전통마을은 마을이 지상보다 낮은 바다였다는 뜻으로 바다 밑을 뜻하는 사투리 ‘바래미’가 그 어원이다. 지금으로부터 60여 년 전만 해도 마을의 논과 웅덩이에서 조개들이 나왔다고 한다.마을 중앙에는 후학 양성을 위해 실학사상을 가르치던 서당이 있다. 서쪽에는 학이 날아와 앉았다고 하는 학정봉과 감태봉, 독립운동가 김뢰식 선생이 살던 남호 고택과 영규현, 김씨 종택이 자리 잡고 있다. 마을 전체가 전통가옥으로 형성된 의성김씨 집성촌을 이룬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뚜벅뚜벅 대구·경북 한 바퀴)<9>맑은공기특별시, 영덕

영덕군은 경북 동북부에 위치하고 있다. 포항시와 울진군, 영양군, 청송군과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태백산맥이 동남쪽으로 뻗어 내리고, 칠보산과 팔각산이 에워싸고 있다. 드넓게 펼쳐진 병곡·영해평야 중앙으로 향토의 젖줄인 오십천과 송천이 흐른다.영덕 하면 흔히 영덕 대게만 떠올리겠지만, 이는 영덕 관광의 묘미를 절반도 찾지 못한 것이다.지평선 너머로 끝없이 펼쳐지는 백사장과 맑은 바닷물은 영덕의 자랑거리이다. 바다 못지않게 계곡에도 여름철만 되면 사람들로 북적인다. 신돌석 장군 유적지, 장사상륙작전 기념관 등 역사·문화 관광자원도 그 여느 지역 못지않게 풍부한 곳이다.맑은 공기로도 유명하다. 올해부터 영덕군이 ‘맑은공기특별시’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점도 맑은 공기가 곧 자원이고, 관광 상품도 된다는 점을 강조해 붙인 말이다.이제 바야흐로 대게철이다. 올 연말은 영덕에서 대게를 뜯으며 맑은 자연환경을 벗 삼아 가족들과 언택트 관광을 하는 것이 어떨까.◆해파랑길, 영덕 블루로드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푸른 전경이 끝없이 펼쳐지는 길, 그곳은 바로 영덕의 블루로드다.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부터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에 이르는 약 770㎞ 길이 해파랑길의 일부이기도 하며, 명실공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아름다운 바닷길이기도 하다.‘푸른 길’을 의미하는 블루로드(Blue Road)는 동해의 맑고 푸른 바다(Beach), 새로운 빛(Light), 전설과 이야기가 풍부한 곳(Legend), 언젠가 가보고 싶은 관광목적지(Utopia), 독특한 지역문화가 있는 곳(Unique), 희망의 에너지(Energy), 흥미진진한 장소(Exciting) 등 도보 여행길의 상징적 이미지를 표현하는 영어의 머리글자를 따서 명명했다.블루로드 트레킹 코스는 크게 A·B·C·D의 4개로 구분된다. ‘빛과 바람의 길’이라 부르는 A코스는 강구터미널에서 강구항~해맞이공원까지 이어지는 17.5㎞ 구간이며, 약 6시간이 소요된다. ‘푸른 대게의 길’이라 부르는 B코스는 해맞이공원~영양남씨 발상지까지 15㎞ 구간이며, 약 5시간이 소요된다.‘목은 사색의 길’이라 부르는 C코스는 영양남씨 발상지~고래불해수욕장까지 17.5㎞ 구간이며, ‘쪽빛 파도의 길’이라 부르는 D코스는 대게 공원~강구터미널까지 14.1㎞ 구간이다.이 가운데 많은 사람이 찾는 길은 ‘푸른 대게의 길’로 불리는 B코스다. 바다가 시야를 벗어나는 일이 거의 없으므로 여기저기서 앞다퉈 소개된다.조금 편하게 걷고 싶다면 A코스인 ‘빛과 바람의 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겠다. A코스는 블루로드라는 이름이 처음 탄생하게 된 길이기도 하며 강구항을 출발해 풍력발전단지를 거쳐 해맞이공원까지 걷는 코스이다. 풍차를 닮은 거대한 풍력발전기들이 푸른 바다와 하늘과 어우러진 그림 같은 전경을 볼 수 있다.◆가장 가고 싶은 축제, 영덕 대게축제영덕 하면 역시 대게를 빼놓고 설명할 수는 없다.영덕 대게는 쭉쭉 뻗은 다리가 대나무 같다고 해 붙여진 이름으로 ‘죽해’라고 불리기도 했다. 밑바닥에 흙이 전혀 없는 깨끗한 모래에서만 살기 때문에 다른 지역의 대게에 비해 맛과 육질이 뛰어난 영덕 대게는 옛날 임금에게 진상할 정도로 훌륭한 먹거리였다.대게는 물이 차가운 겨울철에 잡히는 게가 살이 오르고 조직이 탄탄해 가장 맛있다고 한다. 특히 단백질의 함량이 많아 발육기 어린이에게는 아주 훌륭한 식품이다.이런 기대 덕분인지 영덕 대게축제는 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가고 싶은 축제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올해 2월 개최 예정이었던 제23회 영덕대게축제는 코로나19로 인해 밀려 12월 한 달간 온라인으로 개최된다.◆메타세쿼이아 숲길에서 인생 사진 한 컷메타세쿼이아 숲길은 언택트 시대에 걸맞은 영덕의 떠오르는 관광 명소다. 속칭 ‘벌영리 메타숲’로도 불린다.경북 선정 100대 언택트 관광지이며 경북문화관광공사가 뽑은 언택트 경북관광 23선에 선정됐다. 이곳 나무의 대부분은 13~15년생으로 굵지는 않지만 빽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일직선으로 곧게 뻗은 나무들이 숲은 이룬 모습이 장관이다. 지역민인 장상국 선생 소유의 사유지이며 공들여 조성한 숲을 일반인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가운데 길을 중심으로 편도 400m 정도 늘어서 있는 메타세쿼이아 나무를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무엇보다 이곳은 웨딩사진 찍는다는 이들의 입에 오르내린 지 꽤 됐다. 수직으로 곧게 뻗은 나무가 프레임에 빽빽하게 들어차 색감과 원근감이 뚜렷하다. 날씨와 몸 상태만 좋다면 이곳에서 인생 사진을 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국민야영장으로 변신, 고래불해수욕장백사장 길이는 8㎞, 수심은 1.2m, 경사는 3도가량으로 송천천을 사이로 대진해수욕장과 마주 보고 있다. 동해의 명사 20리로도 불린다. 주위가 송림에 에워싸여 있으며, 바닷물이 깨끗하고 경사가 완만해 가족 피서지로 적합하다.백사장의 모래는 굵고 몸에 달라붙지 않아 뜨겁게 달궈진 모래밭에서 찜질하면 심장과 순환기 계통 질환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고래불’이라는 이름은 고려 후기 이색(李穡)이 어렸을 때 상대산에 올라 병곡 앞바다에서 고래가 하얀 분수를 뿜으며 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지은 것이라고 한다.주변에 칠보산 자연휴양림과 유금사·마당두들·위정약수터·장육사 등이 있고, 해안도로 어느 곳에서든 우럭·학꽁치·고등어·돔 등을 낚을 수 있다.여름철 많은 사랑을 받아 왔던 고래불해수욕장이 최근 ‘국민야영장’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영덕군은 최근 떠오르는 ‘차박족’과 ‘캠핑족’ 등을 모셔오기 위해 바다를 마주한 솔숲에 캐러밴존, 숲속 야영장, 오토캠핑장이 배치했다. 산책로와 아이들을 위한 놀이 시설도 갖췄다. 여름 성수기에는 물놀이장과 바닥분수도 가동한다.해변과 나란히 길게 뻗은 야영장 한가운데 상징 조형 전망대가 우뚝 섰다. 푸른 동해를 순항하는 배와 갈매기를 형상화했다고 한다.이 밖에도 고래불해수욕장과 더불어 명사 20리에 선정된 대진해수욕장은 백사장이 넓고 물이 깨끗해 가족 단위의 피서지로 주목받고 있으며, 장사해수욕장은 전국에서 일출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이희진 영덕군수영덕군청은 코로나19 시대를 풀어나갈 전략으로 ‘맑은 공기특별시’를 브랜드화하고, 비대면 관광시장을 공략할 자원을 발굴하는 등 새로운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지역의 청량함을 강조해 ‘영덕은 맑음’이라는 이미지를 전 국민에게 심고 나아가 ‘맑은 환경’, ‘맑은 관광’, ‘맑은 행정’ 등을 영덕 고유의 브랜드로 만들고 있다.단체관광, 붐비는 곳을 찾는 관광에서 한적하고, 안전한 곳, 소도시 국내 여행으로 변하는 관광 트렌드에 맞춰 올해 5월 개장한 인문힐링센터 여명은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에 선정됐다.해파랑 공원이 들어선 강구항은 지난 7월 문체부 발표 2019년 최고의 관광지 전국 7위에 올랐고, 영해 메타세쿼이아 숲길은 관광공사 언택트 관광 100선에도 선정됐다.변화하는 관광 트렌드에 맞춰 힐링, 언택트, 맑은 관광을 주제로 소규모 모임이 참여하는 콘텐츠를 개발해 지나치는 관광이 아닌 머무르며 즐기는 관광을 선도하겠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오후 3시의 사랑 이야기/ 조선경

뚜벅뚜벅,/ 오후 3시가/ 머리 위에 걸렸다/ 햇빛이 덜컹,/ 남은 오후가 휘청대며/ 그림자,/ 스토커처럼 날 따라다니며/ 잘근잘근/ 하루를 씹고 있다// 오후 3시!/ 어중간한 시간이다/ 시작도 포기도/ 희망도 체념도/ 젊음도 늙음도/ 그러나/ 싱싱한 눈부심이 있다// 훌쩍 넘겨 버린 반!/ 이제 나머지 반은 나를 위해 쓰겠다/ 글도 시간도 사랑도/ 그래서 쓰려 한다/ 우리들의 지독한 사랑 이야기를…「대구문학대표작선집Ⅱ」 (대구문인협회, 2013)태양이 뚜벅뚜벅 걸어와 중천을 지나간다. 시계바늘이 종종걸음으로 한 바퀴를 돌고 와 다시 돌아가다가 이제 3시에 걸터앉는다. 오늘 가야할 길의 절반을 넘긴 탓인지 태양은 게으름을 피우며 지나온 자취를 되돌아본다. 지나온 길이 상당하지만 남은 길도 아직 만만찮다. 한참 걸어왔지만 나아질 기미가 없다. 괜스레 어깨가 처지고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그렇다고 포기하거나 돌아갈 수 없다. 머리에 열이 오르고 발바닥이 뜨겁다. 그렇다고 쉬어갈 계제도 아니다. 다리를 휘청거리고 발을 끌면서 서쪽을 향해 발걸음을 옮겨 갈 따름이다.아침 해가 떠오르면 여느 때와 같이 하루 일과가 시작된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삶이 무료하지만 그렇다고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고 피할 수 없는 일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자. 그렇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태양이 머리 위를 지나면 배를 채우고 차라도 한잔 마셔야 또 오후를 견뎌낼 수 있다. 구름을 머리에 이고 태양이 내리쬐는 길을 걸어간다. 그림자가 떨어지지 않고 졸졸 따라다닌다. 떼어내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그림자는 더욱 더 찰싹 달라붙는다. 이쯤 되면 다른 해코지를 하지 않아도 스토커나 다름없다.오후 3시는 어중간한 시각이다. 다른 일을 시작하기도 어중간하고, 그렇다고 지금까지 해온 일을 포기할 수도 없다. 새로운 일을 새로 시작하자니 너무 늦고, 하던 일을 계속하자니 지겹고 따분하다. 새로운 희망을 갖기도 뭣하고, 희망을 버리기도 뭣하다. 오후 3시쯤이면 해가 밝다. 해오던 일에 적응한 터라 제법 능수능란하다. 그 일에 대한 처리능력이 상대적으로 남보다 낫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결론은 버킹검이다. 그렇다. 남은 시간에 자신에게 충실한 삶을 열심히 사는 일이 최선의 방책이다. 이젠 남은 시간에 한 눈 팔지 말고 집중할 일만 남았다.인생에서 오후 3시면 사십 대쯤이다. 어떻게 보면 어중간한 시기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자니 용기도 나지 않고 늦은 것 같기도 하다. 해오던 일을 계속하자니 앞이 안보이고 생짜증이 난다. 처자식이 스토커마냥 바짝 달라붙어 어깨를 내리누르고 숨통을 죈다. 인생의 권태기라 할만하다. 한편, 그때쯤이면 일에 질이 났을 뿐더러 벌이도 좋다. 인생의 전성기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자신이 선택한 일에 만족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래서 인생의 반환점을 돌아 눈이 밝아지고 손발이 재빠르게 움직이게 되는 그때, 누구나 망설이고 또 고민하는 것이다.중년은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기다. 절반의 시간이 지나갔지만 또 절반의 세월이 남아있다. 남은 인생을 자신을 위해 사는 것은 고루하지만 어쩌면 당연하다. 시인은 사랑을 나누면서 남은 인생을 보낼 작정이다. 그리고 달콤하고 뜨거운 사랑 이야기를 써야지. 오철환(문인)

(뚜벅뚜벅 대구·경북 한 바퀴)<8>힐링 특구, 영주

경북 영주는 소백권과 태백권을 연접하고 있는 교통의 중심지다.풍부한 문화자원과 천혜의 관광자원, 뿌리 깊은 역사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힐링 관광지로써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소백산 줄기에서 내려온 자연적 특성은 지친 현대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스트레스에 찌든 몸을 정화하기 제격이다.코로나19 예방과 방역이 일상화되며 ‘언택트’가 화두인 가운데 타인과의 접촉을 줄이면서 여행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경북 영주 관광이 주목 받고 있다.전국 최초로 ‘힐링 특구’로 지정된 영주에서 코로나 속 진정한 힐링을 경험해 보자.◆유네스코 세계유산, 부석사부석사는 건물의 전체 모양이 극히 경쾌하고 아름다운 고려 시대의 사찰이다. 부석사의 무량수전은 극락을 상징하고 주관하는 아미타불을 모신 전각으로 우리나라 최고의 목조건물 중 하나이다.신라 문무왕 16년(676) 의상 스님이 왕명으로 창건했다. 의상 스님은 부석사에 자리 잡은 뒤 입적할 때까지 이곳을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경내에는 신라 시대 빛나는 역사와 문화의 향기가 담긴 많은 문화재를 볼 수 있다. 무량수전 앞 석등(국보 제17호), 무량수전(국보 제18호), 조사당(국보 제19호), 소조 여래좌상(국보 제45호), 조사당벽화(국보 제46호) 등 늘어놓기에도 숨이 가쁠 정도다.무량수전은 1962년 국보 제18호로 지정됐다. 정면 5칸, 측면 3칸, 단층 팔작지붕 주심포계 건물이다. 이곳에는 국보 제45호인 소조 여래좌상이 있다.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목조건물 중 봉정사 극락전(국보 제15호)과 더불어 고대 사찰 건축의 구조를 연구하는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조사당 앞 선비화도 빼놓을 수 없는 명물이다. 의상 스님의 지팡이가 나무로 자랐다고 하는 전설이 있는 이 나무는 ‘골담초’로도 불린다. 콩과에 속하며 1천300년 이상 된 나무다.역사와 문화, 전통의 향기가 가득한 부석사에 들러 선비화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떨까. 일상에 지쳤던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우리나라 첫 사립 교육기관, 소수서원·선비촌소수서원은 조선 중종 38년(1543) 풍기군수 주세붕이 세운 서원의 효시이자 최초의 사액서원이다. 201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강학당과 자서각, 일신재 등 건물마다 역사의 깊이가 서려 있고, 충·효·예·학이 살아 숨 쉬는 선비정신의 산실이다. 조선 중·후기에 걸쳐 많은 인재를 배출하면서 학문과 정치의 요람이 됐다.안향초상(국보 제111호), 대성지성문선왕전좌도(보물 제458호) 등 중요한 유물과 각종 전적이 소장돼 있다. 또한 이곳이 통일 신라 시대의 사찰이었음을 알려주는 숙주사지당간지주(보물 제59호) 등 불적이 남아 있는 오랜 역사의 학문, 전통문화를 엿볼 수 있다.소수서원 옆으로는 소수박물관과 선비촌, 선비문화수련원이 나란히 위치해 있다.선비촌은 옛 선비정신을 계승하고, 선현들의 학문 탐구의 장과 전통 생활공간을 재현하기 위해 조성됐다. 우리 고유의 사상과 생활상의 체험 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다.선비의 생활상을 이해할 수 있는 오감체험형 전시와 전통문화 체험의 기회 등 각종 기획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선비촌에 방문해 옛 선비들의 당시 생활상을 엿보며 잊혀 가는 수준 높은 선비문화와 숨결을 느껴보자.◆사람을 살리는 산, 소백산 국립공원풍기읍 수철리에 있는 소백산은 18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우리 민족의 영산이다. 낙동강과 남한강을 가르며 굽이굽이 골짜기마다 천연의 자연이 살아있다. 우아하고 장중한 능선은 병풍처럼 펼쳐져 한 폭의 산수화를 그려내고 있다.백두대간의 기상을 보여 주면서도 어머니 품과 같이 아늑한 산줄기, 수많은 동·식물과 인간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 태백산에서 서남으로 갈린 산맥이 구름 위에 솟아 경상도·강원도·충청도 3도의 경계를 이루면서 서남쪽으로 백여 리를 뻗어 내렸다.소백산의 주봉인 비로봉(1천439m)에는 천연기념물인 주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나라가 어지러울 때 이 고장 선비들이 한양의 궁궐을 향해 임금과 나라의 태평을 기원했다는 국망봉(1천421m), 소백산 천문대가 있는 연화봉(1천394m), 옛날 산성의 흔적이 남아 있는 도솔봉(1천315m) 등 많은 산봉우리가 연 이어져 있다. 소백산 중턱에는 신라 시대 고찰 희방사와 비로사가 있고, 희방사 입구에는 영남 제일의 폭포라는 희방폭포(28m)가 사계절 내내 시원한 물줄기로 찾아오는 이들을 맞이한다.1년에 6개월가량은 흰 눈으로 온통 덮여 있는 비로봉은 ‘한국의 알프스’로 불리기도 한다.수많은 야생화의 보고로 희귀식물인 왜솜다리(에델바이스)가 자생하고 있으며, 봄이면 철쭉이 만개한다.◆선인들의 발자취, 죽령 옛길소백산 허리를 감아 오르는 아흔아홉 굽이의 죽령은 영남의 3대 관문 중 하나다. 그 옛날 과거길 선비들의 애환이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경북 영주와 충북 단양을 잇는다.죽령은 삼국시대 한동안 고구려의 국경으로 신라와 대치, 삼국의 군사가 뒤엉켰던 격전장이기도 했다. 이곳에서 일어난 수많은 전쟁을 기록한 사료들은 당시 죽령이 얼마나 막중한 요충이었음을 짐작할 만하다.1910년대까지도 경상도 동북지방 여러 고을이 서울 왕래에 모두 이 길을 이용했다고 한다. 청운의 뜻을 품은 선비, 공무를 띈 관원들, 온갖 물산을 유통하는 장사꾼들로 사시장철 번잡했던 이 고갯길은 길손들의 숙식을 위한 객점, 마구간들이 늘어서 있었다.근래 교통수단의 발달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겨 수십 년 숲 덩굴에 묻혀 있던 죽령은 1999년 영남 내륙을 이어온 죽령의 옛 자취를 되살려 보존하려는 뜻에서 희방사역에서 죽령주막까지 1시간 정도(2.5㎞) 걸리는 길을 복원하면서 다시금 세상에 알려졌다. 2007년 명승 제30호로 지정되기도 했다.현재 죽령 옛길은 역사와 전설이 어린 옛 고갯길 일부를 복원한 자연생태로다. 오랫동안 인적이 끊긴 덕분에 식생이 다양하다. 산나무, 물푸레나무, 서어나무 등 온갖 수목과 개별꽃, 피나물 등 형형색색의 야생화가 펼쳐진다. 길을 따라 흐르는 청명한 계곡, 길게 늘어져 있는 수목 터널 주변에 펼쳐진 소백산의 푸른 능선을 마음에 담아보자.◆고즈넉한 여유로움이 감도는 곳, 무섬마을양반마을로 유명한 봉화 닭실마을과 안동 하회마을에 이웃한 양반마을이자 선비마을인 영주 무섬마을은 문수면 수도리에 있는 전통마을이다.무섬마을은 물 위에 떠 있는 섬을 뜻하는 ‘수도리’의 우리말 이름이다. 수도리는 이름 그대로 내성천이 마을의 3면을 감싸 안고 흐르는데, 중국 섬계 지역의 지형과 비슷하다고 해 ‘섬계마을’이라고도 부른다. 무섬마을은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더불어 옛 선비들의 삶까지 엿볼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마을은 휘감아 도는 맑은 강을 따라 은백색 백사장이 반짝이듯 펼쳐진다. 소나무와 사철나무 등이 숲을 이룬 고즈넉한 산들이 강을 감싸 안고 이어져 평화롭고 고요하다.마을의 역사는 166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반남 박씨가 이곳에 처음 터를 잡은 후 선성 김씨가 들어와 박씨 문중과 혼인하면서 오늘날까지 두 집안의 집성촌으로 남아 있다. 40여 가구 전통가옥이 지붕을 맞대고 오순도순 마을을 이룬 무섬마을은 수백 년의 역사와 전통이 남아 있다. 30여 채가 조선 후기 사배 두가 가옥이며, 역사가 100여 년이 넘는 가옥도 16채나 남아 있다.특히 경북 북부지역의 전형적인 양반집 구조인 ‘ㅁ’자형 전통가옥이 늘어서 있는 모습이 장관이라 하겠다. 불과 30년 전까지 마을과 외부를 이어주던 유일한 통로였던 외나무다리가 마을의 대표 상징물로 역사를 대변하고 있다.무섬마을에서는 다양한 축제와 행사, 체험을 할 수 있다. 무섬외나무다리 축제,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축제, 무섬문화재 등의 행사가 마련돼 있으며, 전통한옥체험과 무섬문화촌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전통한옥체험은 역사와 전통, 자연을 닮은 한옥의 매력을 눈으로 마음껏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직접 숙박 체험을 통해 온몸으로 한옥의 정취를 느껴볼 수 있다.◆장욱현 영주시장전 세계가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재난으로 신음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이 희망을 잃지 않도록 에너지를 북돋아 주고 힘을 보태야 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의무일 것이다. 국민이 잠시나마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힐링’할 수 있는 곳, 영주는 코로나 시대에 더욱 각광받는 관광지라 하겠다.목조건축 양식의 정수라 불리는 부석사와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은 각각 2018년과 201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면서 그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세계적 수준의 아름다움과 정신문화를 만끽할 수 있다.일찍이 ‘사람을 살리는 산’이라 불리는 소백산 국립공원은 천상에 비견되는 풍광으로 여러분을 맞이할 것이다. 지친 이들의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는 소백산의 넉넉한 품이야말로 위드 코로나 시대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다.2021년에는 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가 열릴 예정이다. ‘선비세상’의 개장도 추진 중이다. 중앙선 복선 전철화 사업과 함께 수도권이 1시간대 거리로 가까워지면 더욱 많은 분이 영주를 찾아 심신을 힐링하고 돌아갈 것으로 기대된다.근대의 향취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근대역사문화거리 등 영주는 새로운 관광자원 개발을 통해 관광객의 다양한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숭고한 선비정신과 인성함양의 도시 영주에서 진정한 힐링의 가치를 느껴보시길 바란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뚜벅뚜벅 대구·경북 한 바퀴)<7>대한민국 최중심에서 즐기는 감성여행, 상주

대한민국의 최 중심에 위치한 상주는 서쪽으로 백두대간 69.5㎞, 동쪽으로 낙동강 34㎞의 생태 축을 끼고 있는 청정생태도시다.지리적인 중요성과 연관된 역사와 흥미 있는 문화유산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서쪽으로 백두대간 줄기를 따라 펼쳐진 울창한 숲과 청정계곡은 일상에 지친 삶에 쉼을 제공한다.동쪽으로는 낙동강과 함께 드넓은 평야가 자리 잡고 있다. 여기서 수확되는 쌀은 과거 임금님의 진상품으로 올릴 만큼 질 좋은 쌀로 유명하다.낙동강의 어원이 상주의 옛 이름인 낙양의 동쪽에 흐르는 강이란 뜻에서 알 수 있듯이 상주와 낙동강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태백의 황지에서 발원한 낙동강은 영남내륙을 관통해 남해로 흘러든다.위드 코로나 시대, 낙동강변 언택트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는 상주에 대해 알아본다.◆낙동강 제1경 경천대낙동강 변에 위치한 경천대는 낙동강 1천300여 리 물길 중 경관이 가장 아름답다는 ‘낙동강 제1경’의 칭송을 받아 온 곳이다. 하늘이 만들었다 해 ‘자천대’라고도 불린다.경천대를 중심으로 조성된 관광지는 비교적 작은 규모지만 길이 참 많다. 높지 않은 곳의 전망대, 아기자기한 산책길 등으로 가벼운 나들이에 제격이다.산악자전거를 탈 수 있는 코스와 4대강 종주 자전거길이 동시에 갖춰져 특히 자전거 여행객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마을 내키는 대로 올라가다 보면 우담 채득기 선생의 슬픔과 한이 깔린 경천대와 무우정을 만날 수 있다.무우정은 낙동강을 굽어보는 절벽에 세워진 정자다.병자호란이 일어난 후, 청나라는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을 볼모로 끌어갔다. 이때 함께 따라가 고생을 했던 사람 중 한명이 채득기 선생이다. 이후 채득기 선생은 모든 관직을 마다하고 이곳에 내려와 은거하며 학문을 닦았다.낙동강이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 정자 무우정이 바로 채득기 선생이 머물며 마음을 다스린 곳이다. 무우정은 상주에 살던 선비들의 모임 장소로 애용됐으며 여러 문객이 자주 들리는 명소로 유명해졌다.무우정 가까이 경천대가 있다. 낙동강 주위를 조망하기 좋은 최적의 위치이다. 낙동강 제1경이란 말이 허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와 동시에 자천대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된 이유도 가슴에 와 닿는다.관광지에는 전망대 외에도 야영장, 목교, 출렁다리, MBC드라마 상도 세트장, 어린이 놀이시설, 수영장, 눈썰매장, 식당 등이 갖춰져 있다. 소나무 숲속의 아담한 돌담길과 108기의 돌탑이 어우러진 산책로와 맨발체험장도 있다.2018년부터 개장한 밀리터리 테마파크는 신개념 레저스포츠 체험장으로서 시가지 전투체험과 근접 전투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체험장은 6천㎡의 부지에 주유소와 빌딩, 자동차 등으로 시가지를 재현했다. 헬멧과 조끼 등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전동식 권총으로 30명까지 서바이벌 경기를 즐길 수 있다.◆낙동강 비경 품은 경천섬경천섬의 면적은 20만㎡로 낙동강 가운데 자연스런 물의 흐름에 따른 퇴적물로 형성된 삼각주이다. 4대강 사업으로 새롭게 생태공원으로 조성됐다.원래 모래사장을 걸어서 섬까지 갈 수 있었지만 상주보가 설치된 이후 180m에 이르는 경천섬 보도교(범월교)를 통해서 건너 갈 수 있다.지난해 11월 상주보를 연결하는 국내 최장(975m) 수상탐방로가 설치된데 이어 올해 1월에는 길이 345m의 국내 최장 보도현수교(낙강교)가 개통됐다. 야간에는 경관조명이 운치를 더한다.이에 도남서원~경천섬~보도현수교~수상탐방로~상주보~도남서원으로 이어지는 총 4.5㎞의 둘레길이 완성됐다. 상주보와 경천섬의 아름다운 경관을 보면서 낙동강 위를 걷는 것이 가능해졌다.해질 무렵이면 경천섬 너머로 펼쳐지는 노을과 황금빛으로 물든 낙동강은 탄성을 절로 자아낼 만큼 장관을 이룬다.◆조선시대 체험, 회상나루 관광지중동면 회상리에 조성된 ‘회상나루 관광지’는 옛 선비들의 ‘시회’ 공간이었던 도남서원과 낙동강 옛길에 있던 역원, 주막 등에서 착안해 조성됐다.주막촌과 객주촌, 낙동강 문학관이 조성됐다. 낙동강 회상나루의 새로운 해석과 재현을 통해 낙동강변 새로운 관광의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주막촌은 조선시대 상주지역 음식조리서인 시의전서를 재현한 전통음식점(백강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객주촌은 한옥으로 지어진 한옥펜션이다.인근에 위치한 학 전망대와 비봉산 자락의 전통사찰인 청룡사는 경천섬 주변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인기가 많다.◆수상레저·캠핑까지, 수상레저센터상주 낙동강에는 상주보·낙단보 수상레저센터와 상주보 물놀이장, 상주보 오토캠핑장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마련돼 있다.상주보 수상레저센터에서는 수상자전거, 카누, 카약, SUP(패들보드) 등 무동력 수상레저와 폰툰보트(유람선)를 즐길 수 있다.낙단보 수상레저센터에서는 수상스키, 웨이크보드, 제트스키, 바나나보트 등 동력 수상레저를 저렴한 비용에 즐길 수 있다.상주보 오토캠핑장은 80면 규모의 캠핑 사이트와 화장실, 샤워장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강변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하면서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상주보 물놀이장은 5천200㎡의 부지에 물놀이장 361㎡(물놀이장 1개소 낙수시설 6개소), 야외풀장 212㎡, 유아전용풀장 160㎡ 등을 갖추고 있다.수상레저센터는 4월부터 11월까지, 물놀이장은 6~9월까지 운영하며 오토캠핑장은 연중 운영한다.◆알고 보면 박물관 부자2017년 개관한 낙동강역사이야기관은 낙동강 주변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공간이다.낙동강이 간직한 역사성과 상징성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연면적 6천433㎡(지하 1층, 지상 2층)로 어린이체험관, 4D영상관, 생활문화관, 나룻배체험관, 경제교류관 등을 갖췄다.상주박물관은 상주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선사시대부터 시대별로 상주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 볼 수 있다. 탁본, 발굴체험 등을 즐길 수 있는 어린이체험실도 마련돼 있다.상주자전거박물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자전거박물관으로, 2002년 개관했다. 저탄소 녹색성장과 관련하여 무공해 교통수단인 자전거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돕고자 마련됐다.압축한 나무판을 프레임으로 사용한 자전거, 5층 자전거, 다양한 형태의 아트바이크, 큰 바퀴를 단 자전거 등 다양한 자전거를 볼 수 있다. 자전거의 역사를 배우고 여러 종류의 자전거를 타볼 수 있는 체험교육장이다.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낙동강의 다양한 생물과 지구상의 동식물 표본을 전시해 어린이 생태환경교육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 찾기 좋은 곳이다.◆낙동강 느림의 미학 속에서 낭만을 느끼세요강영석 상주시장은 “오랜 전통문화를 간직한 저력 있는 역사 도시 상주는 통일신라시대 9주의 하나였고, 고려시대에는 8목의 하나였으며, 조선시대에도 관찰사가 상주목사를 겸할 정도로 유서 깊은 도시”라며 상주를 소개했다.상주는 사통팔달의 도시답게 4개의 고속도로와 6개의 나들목이 있어 전국 어디에서나 2시간 내 접근할 수 있는 뛰어난 접근성을 자랑하고 있다.강 시장은 “하늘이 내려 준 천혜의 절경을 가진 경천대와 느림의 미학이 살아 있는 낙동강의 명물 경천섬은 다양한 코스의 산책로를 갖춰 낙동강의 풍경과 함께 여유롭고 안전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관광지”라며 “특히 올해 1월에 경천섬과 회상나루 관광지를 잇는 국내 최장 보도현수교인 낙강교가 개통해 상주의 새로운 랜드 마크로 거듭나고 있다. 상주보까지 이어지는 수상탐방로 위를 유유자적 걸으며 낙동강의 낭만을 느껴보시는 것도 좋겠다”고 말했다.이어 “자전거와 승마, 수상레저 서바이벌게임, 패러글라이딩 등 다이내믹한 체험도 빼놓을 수 없다”며 “여러 물줄기가 모여 쉬어가는 곳, 낙동강을 품은 풍요의 땅 상주로 오셔서 힐링하며 쉬어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뚜벅뚜벅 대구·경북 한 바퀴)<6>역사와 문화를 잇는 소통의 고개, 문경

문경은 경북의 북쪽 울타리이자 관문이다.태백산에서부터 흘러온 대미산, 주흘산, 조령산, 희양산 같은 1천여 m 안팎의 산들이 줄기를 이루면서 충북과 경북을 갈라놓았다.원체 산이 많은 지역이라 그 산을 넘어가기 위한 고개도 많다.특히 문경새재는 조선시대에는 영남과 그 북쪽을 잇는 영남대로의 길목으로 많은 사람들이 부지런히 오고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개다.예부터 교통·군사의 중심지, 장원급제를 바라던 수많은 선비들의 애환이 녹아있는 곳, 가을에 찾으면 더 아름답고 볼거리가 많은 문경을 알아보자.◆숨겨진 단풍 명소, 문경새재청송 주왕산이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단풍 명소라면 소백산맥 자락 밑에 위치한 문경새재는 아는 사람만 아는 숨겨진 단풍명소다.문경새재 입구부터 가을을 알려주는 아름다운 풍경이 시작된다. 황금빛 은행나무 길 아래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무르익은 인생 샷을 건지기 위해 분주하다.푸른 가을 하늘과 그 아래에서 은행나무의 황금빛은 더 눈부시게 빛난다.문경새재는 고려시대부터 이용된 것으로 보이나 기록상으로는 조선 태종 14년(1414년)에 관도로 개통돼 영남지방과 기호지방을 잇는 영남대로 중 가장 유명한 명소다. 조선시대 옛길을 대표하는 곳이기도 하다.1981년 경상북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문경새재는 크게 제1관문인 ‘주흘관’과 제2관문인 ‘조곡관’, 제3관문인 ‘조령관’으로 구성된다.총 6.5㎞의 황톳길은 ‘장원급제길’ 로도 유명하지만 최근 언택트 힐링 관광 명소로도 떠오르고 있다.부드러운 황톳길은 계곡과도 잘 어울리며 울창한 숲은 관광객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생각에도 마음에도 색을 입히고 예쁜 꽃단풍을 보며 느릿느릿 걷다 보면 일상의 피로가 어느새 풀려있을 것이다.문경새재는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에도 선정될 만큼 옛 정취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힐링 로드다.조용한 쉼의 여유가 필요한 분들에게 무르익은 가을을 걸어볼 수 있는 최고의 휴양지다.◆장원급제의 꿈을 안고 넘던 고개문경새재는 경북 문경시와 충북 괴산군 사이에 있는 고개다. 백두대간의 조령산과 주흘산 사이를 넘어간다.문경새재는 수백 년간 민초들의 발길이 이어져 왔다.과거를 보러 가던 선비들도, 물건을 팔러 가던 장돌뱅이들도, 왜적을 막으려고 의연히 일어난 의병들도, 박해를 피해 숨어들었던 천주교도들도 저마다의 간절한 소망을 이루기 위해 이곳 문경새재를 넘었다.조선시대에 영남지역에서 한양으로 올라가려면 반드시 거쳐야 했던 중요한 교통로였다.‘신증공국여지승람’에는 ‘조령’으로 기록돼 있다. 그 어원은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에서 유래됐다고 한다.지금은 경부고속도로가 통과하는 추풍령이 가장 큰 고개로 꼽히지만, 조선시대만 해도 백두대간을 넘는 최고의 고개는 문경새재였다.옛날에는 과거시험 한 번 보려면 몇날 며칠을 걸어야 했다. 한양까지 와서 시험을 봐야 했기 때문이다.전국적으로 몇몇 유명한 ‘과거길’이 알려져 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길이 바로 문경새재 과거길이다.‘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중 당당히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지금도 많은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제1관문부터 제3관문까지 완만한 경사로 6.7㎞가 이어진다.◆입시철마다 사람 몰리는 ‘책바위’문경새재에는 장원급제를 바라던 선비들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문경새재 ‘책바위’는 조령관에서 조곡관 방향으로 약 500m 정도 떨어진 지점에 위치해 있는 돌무더기다.여느 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돌탑의 모양을 하고 있지만, 이 바위에는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오래전 어느 부잣집에 자식이 없어 어렵게 아들을 얻었는데 몸이 허약했다. 이에 어머니가 여러 방면으로 수소문해 이름난 도인을 찾았다.도인은 집터를 둘러싼 돌담이 아들의 기운을 누르고 있으니 아들이 직접 담을 헐게 해 그 돌을 문경새재 책바위에 쌓아놓고 지극정성으로 기도를 올리라고 했다.이 말을 따르자 아들은 어느새 몸이 건강해지고 공부도 열심히 해 장원급제했다는 이야기이다.이 같은 이야기가 퍼져 나가며 조선시대 과거 길에 오르던 선비들도 이 책바위 앞에서 장원급제를 빌었다고 전해진다.책바위는 지금도 영험하다는 소문이 있어 자녀의 건강과 성적을 걱정하는 부모들이 많이 찾고 있다.특히 해마다 입시철이면 자녀의 기쁜 소식을 염원하는 부모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실제로 책바위 곳곳에서는 자녀의 합격을 기원하는 내용이 담긴 소원 리본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책바위의 효험이 있는지는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다.그러나 문경새재에 갔다면 책바위에 들러 속는 셈 치고 한 번 빌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고 했다. 제 자신의 부단한 노력과 소망, 부모님의 간절한 바람이 한데 모이면 그토록 원했던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문경의 새로운 관광명소, 단산관광모노레일최근 문경새재 인근에 위치한 단산(956m)에 산악형 모노레일이 운영을 시작했다.단산관광모노레일은 문경시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문경의 관광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추진한 핵심 사업으로 올해 4월부터 운영이 시작됐다.단산관광모노레일은 편도 1.8㎞, 왕복 3.6㎞에 달하는 장거리 산악 모노레일로 평균경사 22&deg;, 최고경사 42&deg;의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북쪽 능선을 따라 상부승강장까지 오르다보면 조령산, 주흘산 등 백두대간의 광활한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8인승의 아담한 모노레일이지만 최고 42&deg; 구간을 지날 때는 마치 우주왕복선을 탄 기분마저 든다. 소요시간은 상행 35분, 하행 25분이 소요되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을 감상하다 보면 지루할 틈이 없다.출입문을 겸한 시원한 창은 백두대간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도록 탁 트인 시야를 확보해 준다.◆1천300℃의 열정, 문경 도자기문경 일대에는 예부터 분청사기와 백자 도요지가 많이 분포돼 있다. 지금도 수많은 도예가 들이 문경전통자기의 맥을 잇고 있다.문경새재 진입로에 위치한 문경도자기박물관에는 문경전통도자기의 역사와 제작 과정을 소개하고 문경지역에서 출토된 자기류와 도예인 들의 작품, 찻사발축제 공모 수상작 등이 전시돼 있다.관람객이 전통도자기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도자기체험관이 있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전문 도예가의 자세하고 친절한 설명을 들으며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어 체험객들의 반응이 좋다. 체험객이 만든 작품은 야외 전통망댕이가마에서 소나무 장작만을 사용해 구워 완성품을 택배로 보내준다.한편 문경찻사발축제는 대인 접촉을 최소화하고 축제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오는 12월 온라인 축제로 개최한다.전용 플랫폼을 구축해 ‘내 손 안에서 바라보는 문경찻사발전’, ‘찾아가는 별별 요장투어’, ‘온라인 경매’, ‘사기장의 하루 라이브 방송’ 등 다양한 콘텐츠를 구축해 즐길 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공간, 최고의 관광도시 만들 것고윤환 문경시장은 “문경은 ‘기쁘고 경사스런 소식을 듣는 곳’이라는 의미다. 탁 트인 청정자연을 품으며 절경을 감상하고 하늘과 땅에서 즐기는 짜릿한 즐거움이 문경 곳곳에 있다”며 “문경은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공간이며, 역동적이면서도 감성 가득 행복이 머무는 곳”이라며 문경을 소개했다.문경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더욱 각광받고 있는 관광지다.최근 관광 트렌드가 사람들이 몰리는 곳과 실내를 기피하는 분위기임을 감안하면 탁 트인 자연 속에 펼쳐진 문화 유산들을 관람 가능한 문경은 언택트 힐링 관광지로 제격인 셈이다.그는 “문경 대표 관광지인 문경새재에 지난해 500만 명이 다녀갔다”며 “태조 왕건과 무인시대 등 과거 대하드라마를 촬영한 문경새재 오픈 세트장도 볼거리다. 전통적으로 도자기가 유명했던 문경의 특징을 살려 기획한 찻사발 축제에는 지난해 22만 명, 사과축제에는 35만 명이 다녀갔다”며 문경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았다.이어 “올해 완공한 모노레일과 세계적으로 희귀한 문경 ‘돌리네습지’는 타 지역에서 볼 수 없는 문경만의 자산이라고 하겠다”며 “앞으로 문경새재와 고요 아리랑 민속마을, 문경새재 미로공원 등 관광지를 연결해 개발하는 등 문경을 최고의 관광도시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방파제/ 양희영

참말로 징허다잉/ 난전에 생선을 펴며//비리고 비린 몸내/ 또 비린 하루를 연다// 썩을 것!/ 씽씽한 그 말이/ 너울파도 밀친다「좋은시조」 (2020, 봄호)양희영 시인은 충북 음성에서 출생해 2017년 「좋은시조」 신인상 시조 당선으로 등단했다. 그는 따뜻한 성정의 시인이다. 한없이 고운 눈길로 자연과 사물과 사람을 바라본다. 자연의 변화로부터 사람살이의 진정성을 떠올리고, 한 마리 직박구리의 끼니로부터 소외된 이웃의 공복을 조심스레 환기시킨다. 우후죽순처럼 솟는 아파트로 말미암아 추억의 공간이 소멸되는 것을 아파하고, 떠나버린 생명에 대한 애틋한 회억과 바다와 더불어 한평생 살아온 한 노인의 삶을 조곤조곤 들려준다. 이처럼 양희영 시인은 태생적인 서정 시인이다.‘방파제’는 단시조로서 간명하다. 참말로 징허다잉, 하면서 난전에 생선을 펴며 비리고 비린 몸내로 또 비린 하루를 여는 것을 눈여겨본다. 징허다잉, 이라는 입말에서 삶의 애환을 읽는다. 징그럽다는 방언이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며 눈길을 끈다. 몸내가 비리고 비리듯이 비린 하루를 그래도 마음을 다잡아서 시작하는 일이 느껍기까지 하다. 그리고 한 마디 툭 내뱉는 말 썩을 것!, 이라는 씽씽한 그 말은 도저한 힘이 돼 너울파도를 확 밀쳐버린다. 그럴진대 어찌 주어진 하루가 귀하지 않으랴. 복되지 않으랴. 방파제만 방파제이랴. 힘 있게 내뱉는 입말이 곧 방파제가 돼 거친 파랑을 몰아내어 버린다. 이처럼 말에는 힘이 있다. 화자는 그것을 직시하고 한 편의 단시조로 직조했다.그는 ‘우수리스크 아리랑’에서 연해주 고려인과의 만남을 노래하고 있다. 그 현장에 함께 하였기에 더 애틋하게 다가온다. 우리말을 못해 미안합니다, 첫말에 당신 말을 몰라 나도 미안합니다, 라고 답하는 장면은 눈물겹기까지 했다. 그렇기에 속으로 터진 울음을 웃음으로 삼켰지, 라는 구절이 나온 것이다. 예리나 그 이름에 쓰는 말이 달라도 우리들의 노래인 아리랑은 같아서 툭 터진 물꼬를 따라 우리 사이 흐르던 그날을 함께 했던 이들은 실감했다. 이리저리 꿰맞춘 절반의 문장들이 겉돌던 눈빛과 촉촉한 눈 맞춤으로 잠깐이라도 한 핏줄 한 마음이던 날, 너와 나 인연을 모아 매듭으로 엮었던 것이다. 갖가지 아픈 사연을 안고 살아가는 그들이다. 말은 잘 통하지 않았지만 서로의 눈빛으로 정을 나누면서 민족애를 느꼈다.여정을 같이 했던 김양희 시인은 ‘풀벌 아리랑’이라는 에세이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조국을 떠난 그들은 지난한 삶의 연속이었다. 한 곳에 발붙여 적응하려고 하면 떼어내고 또 살만하면 떼어내어 황무지로 강제이주 시켰다. 이 모든 역경을 극복한 그들은 3~5세가 우수리스크에 거주하고 있다. 고려인들에게 아리랑은 힘이며, 위안이며, 그리움이며, 흥이다. 노래로 눈물을 훔치며 뚜벅뚜벅 오늘까지 걸어왔다. 대담 자리를 마치며 나는 고려인 여성의 손을 잡고 아름답다고 말했다. 그러자 러시아어만 구사하던 그의 입에서 곱소!, 라는 우리말이 터져 나왔다. 귀가 번쩍 열렸다. 얼마나 반갑고 정겹던지. 그것도 타국에서 한국말을 할 줄 모를 거라고 단정 지은 고려인에게서 들었으니. 곱소, 는 그가 어릴 때 할머니에게서 들은 말이라고 했다. 할머니 주머니에서 손녀 주머니로 옮겨진 그 말은 잃어버리지 말라는 신신당부 없어도 기억하는 말이었다.양희영 시인은 ‘우수리스크 아리랑’이라는 시조에서 이국땅 민족의 애환을 되살려 내었다. 이러한 작업은 곧 너울파도를 극복하는 방파제가 되리라고 믿는다. 이정환(시조 시인)

도전 마이스터… 꿈을 갖고 포기하지 말고 황소처럼 뚜벅뚜벅 열정을 갖고 살자!

중학교 3학년, 고교 진학을 앞두고 인문계와 공업계 고등학교 중 어느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저한테 맞을지 고민하였습니다.그때, 아버지께서 기술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주셨고, 공업계 고등학교인 마이스터고로 진학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경북기계공업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기술 교육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컴퓨터 활용능력 2급과 한국사능력검정시험 3급을 우선적으로 합격하였습니다. 이 도전을 시작으로 자신감을 얻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1학년 수업은 선반, 밀링 등 공작기계와 관련된 여러 가지 전공 기초를 배울 수 있는 순환실습을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낯선 기계를 만진다는 것에 다소 어색함을 느꼈지만, 점차 이것에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순환실습에 점차 적응하던 중 유공압 실습에 큰 흥미와 성취감을 느 끼면서 선생님으로부터 잘한다는 칭찬을 받았으며, 전 이 실습을 계기로 자동화와 관련된 기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2학년 진급 시 선택하게 되는 세부 전공 중 자동화시스템을 전공하게 되었습니다.2학년이 되어서는 자동화시스템 전공에서 심화된 기술을 배우면서, 용접기능사. 전산응용기계제도기능사, 공유압기능사를 빠르게 취득하여 저의 전공능력을 강화하는 데에 큰 비중을 주었습니다. 인문학, 역시 취업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 한국사와 실용 영어를 집중적으로 공부하였습니다. 이런 2년 동안의 노력을 통해서 학과 내 1등 및 전교 최상위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하지만 성공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2년 동안 재학하면서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여러 기업에 도전하였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불합격하게 되었고, 다른 친구들이 하나, 둘 회사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취직에 대한 고민과 불안감이 쌓이게 되었습니다.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선생님과 상담을 나누던 중 제 눈에 들어온 것은 서울시 공무원 시설관리직이었습니다.서울시 시설관리직은 사업소에서 관련 시설물을 유지 보수하는 역할이란 것을 알게 되면서, 전공을 중심적으로 배웠던 저에게는 큰 기회였습니다.하지만 고졸 제한 채용이 아닌 일반 공개채용이어서 ‘과연 내가 대학 졸업생과 고교 졸업 선배들과 경쟁해서 이길 수 있을까?’ 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신설된 직렬이면서, 5과목을 공부해야 하는 타 직렬과 달리 3과목만 공부해도 되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많은 고민 끝에 공무원에 도전하기로 마음먹게 되어 올해 1월부터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처음 1달 동안은 학교 내 공무원반 방과후수업과 학원 인터넷 강의를 병행하면서 국어, 한국사, 기계일반교과에 대한 개념 이해에 큰 비중을 두었습니다.코로나 19로 인해 학교에 등교하지 못하였는데,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학교에서 받은 공부 자료를 활용해서 집에서 하루 10시간 내외로 공부하면서 대학 졸업생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노력하였습니다.3월부터는 기출문제와 기본서 회독을 반복적으로 학습하여 최소한의 시간으로 최대한의 지식을 얻는 방식으로 공부하였습니다. 시간이 많이 드는 공부는 과감히 버려 출제경향을 분석하여 출제 빈도수가 높은 부분을 집중적으로 학습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학교에서 받은 기계공작법 수업과 한국사 수업, 국어 문법 수업이 필기시험 합격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5월부터는 마무리 학습으로 일주일에 두 번 이상 학교에서 제공한 학습자료와 모의고사를 집중적으로 풀었습니다. 코로나 19 영향으로 마스크를 끼고 시험을 칠 것을 대비하여 항상 마스크를 끼고 모의고사를 치는 등 실전 대비를 하였습니다. 풀이 후 직접 채점하여 어떤 부분에 내가 모자란 부분이 있는지에 대해 파악하여 다시 공부를 하면서 오답노트를 만들었습니다.6월 시험 후 8월에 필기 합격 및 면접의 기회를 얻게 되었고, 2주 동안 학교 내 모의면접을 통해 5분 스피치 요령과 인성 면접에 대한 대비를 하였습니다.이런 노력 끝에 최종합격을 할 수 있었고, 현재는 임용준비를 하고 있습니다.경북기계공업고등학교에 들어간 것은 저의 인생을 뒤바꾼 터닝 포인트였습니다.단순히 인문계 고등학교에 들어갔으면 할 수 없었던 일들을 경북기계공업고등학교에 재학하면서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었습니다.중학교에서 공업계 고등학교를 희망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저는 강력히 추천하고 싶고, 다양한 경험을 쌓고 노력한다면 저처럼 꿈을 이루어 취업에 성공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또한 3년 동안 응원과 격려를 해줬던 경북기계공업고등학교 선생님들과 친구들, 특히 취업에 큰 도움을 주신 산학협력부 선생님들과 가족들에게 모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취업 준비하고 있는 모든 동기들과 후배들도 본인이 희망하는 곳에 취업하기를 희망하면서,꿈을 갖고 꾸준히 황소처럼 노력한다면 조만간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포기하지 말고 집중해서 차근차근 본인의 역량을 키워간다면 말입니다.대기업이나 공기업이나 강소기업이 아닌 공무원도 하나의 길이 될 수 있다고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취업을 앞둔 후배들에게 감히 나의 경험을 전하면서 꿈을 갖고 멀리보고 준비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020년 10월 초.경북기계공고 3학년 자동화시스템과 윤여준서울시청 기술직공무원(합격) 입사예정.이창재 기자 lcj@idaegu.com

뚜벅뚜벅 대구·경북 한 바퀴<5>산소카페 청송

청송은 천혜의 자연 속에 원시의 비경이 있는 주왕산과 주산지, 절골 협곡 등 위드 코로나 시대 가족여행에 최적화된 곳이다.특히 2017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되면서 지질관광의 선두주자로 떠올랐다.장엄한 협곡과 암석의 역동적인 등장에 수려한 자연경관까지 드라마틱한 풍광을 자랑하며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으로 불릴 만큼 아름다운 주왕산은 일찍이 그 명성이 전국적으로 알려져 있다.코로나 시대 가장 청정하고 힐링할 수 있는 곳, 군 전체가 ‘산소카페’라고 불릴 정도로 맑고 깨끗한 곳, 여유롭고 안전하게 생활 속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가을에 가기 좋은 청송여행의 계절이 다가 왔다.◆한국의 그랜드캐니언, 주왕산청송하면 아무래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높이 720m의 주왕산이다.주왕산은 1976년 우리나라 1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으며, 경북 제일의 명산으로 산의 모습이 돌로 병풍을 친 것 같다 해 옛날에는 ‘석병산’으로 불렸다.주왕산 이름의 유래는 신라 말 당나라 주왕이라는 사람이 은거했던 산이라는 데서 유래했다.주왕은 중국 당나라 때 진나라의 회복을 꿈꾸며 반역을 일으켰으나 당나라 군사에 패해 이곳 석병산(주왕산의 옛 이름)까지 쫓겼다. 이에 당나라 왕이 신라왕에게 주왕을 잡아 달라 요청해 주왕은 이곳에서 최후를 마쳤다.주왕산은 설악산, 월출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암산 중 하나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천년고찰인 대전사를 비롯한 사찰과 아름다운 계곡, 수많은 폭포와 굴은 주왕산의 자랑거리다.대전사 뒤편에 솟아있는 기암을 비롯해 주방천 좌우로 도열한 병풍바위, 급수대, 시루봉, 학소대 등의 기암괴봉과 용추폭포, 절구폭포, 용연폭포가 한데 어우러져 아직도 원시의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또한 월외계곡에는 하늘에서 물기둥이 떨어지는 것 같은 달기폭포가 있으며 주왕산 계곡마다 아름답고 장엄한 경관이 펼쳐져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탄성을 자아낸다.특히 주왕산은 내장산과 함께 우리나라 대표 단풍 ‘맛집’으로 통한다.형형색색의 단풍들이 주왕산의 기암절벽들과 조화를 이뤄 그 아름다움이 절정에 이르는 때가 바로 지금 이 시점이라고 하겠다.◆몽환적인 물안개, 주산지주왕산 한편에는 300여 년의 세월이 전해지는 저수지 ‘주산지’가 있다.주산지는 조선시대 경종(1720년) 때 착공해 이듬해 완공된 농업용저수지였다.길이 200m, 너비 100m, 수심 8m의 조그만 산중 호수다. 이 아름다운 호수는 오랜 역사 동안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바닥을 한 번도 드러낸 적이 없었다고 한다.주산지는 이전리 마을에서 3㎞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왕산 영봉에서 뻗어 나온 울창한 수림에 둘러싸여 한적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가을, 단풍이 물들면 용이 승천한다는 전설이 떠도는 주왕산 별바위가 왼편에 있으며, 파란 하늘과 울창한 숲의 주산지 경치는 그야말로 신이 청송에 내린 선물과도 같다.수면 위로 튀어 오르는 붕어의 퍼드덕거림과 산 위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버들나무를 쓸어내리는 소리는 마음에 평화를 가져다준다.많은 이들이 주산지의 가장 아름다운 배경으로 꼽는 것은 바로 30여 그루의 왕버들 고목이 물에 잠긴 채 자생하고 있는 모습이다.국내 30여 종의 버드나무 중 가장 으뜸으로 꼽히는 왕버들은 숲속에서 다른 나무와 경쟁치 않고 아예 호숫가를 비롯한 물 많은 곳을 택해 자란다.어릴 때부터 다른 나무의 자생 속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성장한 뒤 수백 년간을 자연에 의지하는 유유한 모습으로 살아간다.주산지는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지이기도 하다.김기덕 감독의 2003년 작품으로, 국외의 관심까지 집중된 바 있다. 영화 흐름의 배경에는 청송군 주산지의 아름다운 풍경이 계절 별로 이어진다.◆주왕산의 속살, 절골 협곡주왕산 자락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을 꼽는 것은 쉽지 않다.외부인이라면 주왕산 계곡과 주산지 등을 첫 손에 꼽겠지만, 내부인 이라면 절골 협곡을 꼽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하늘아래 별천지라고 불리는 절골 협곡은 원시적인 비경을 고스란히 갖고 있는 곳이다.절골 협곡은 주왕산~가메봉~왕거암 능선 남동쪽 절골탐방지원센터에서 대문다리까지 5㎞구간(직선거리 약 3㎞)이다.주왕산의 주등산로가 있는 대전사나 폭포가 있는 쪽보다는 찾는 이들이 많지 않아 한적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깨끗한 물이 사시사철 흐르고 있으며 죽순처럼 우뚝 솟은 기암괴석과 울창한 수림이 마치 별천지와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옛날에는 운수암이라는 절이 있어 절골이라고도 불렸다.절골 협곡은 인공시설물을 최소화한 친환경적 탐방로로 관광객들은 여울을 따라 놓인 징검다리를 이용해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한 여름에도 얼음이 언다, 얼음골주왕산면 내룡리에서 동쪽 2㎞ 지점에 골이 깊고 수목이 울창해 인적이 드문 잣밭골이 있다.잣밭골 입구에 웅덩이처럼 파진 곳이 있는데 한 여름철 기온이 32℃ 이상이 되면 돌에 얼음이 끼고 32℃ 이하가 되면 얼음이 녹아내린다.겨울철에는 따뜻한 바람이 불어나오고, 여름철에는 차가운 바람이 불어나오는 특이한 기상현상으로 계절이 거꾸로 가는 곳이다.신기한 일은 기온이 올라갈수록 얼음이 두껍게 언다는 것이다. 이는 과학적으로 규명하기 어려운 자연의 신비한 조화이다.이러한 현상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견해가 있는데 용암이 분출되어 만들어진 화산암의 구조가 치밀하지 않고 구멍이 뚫려있어 돌무더기 내부의 공기가 밖으로 흘러나오면서 찬바람을 만든다는 설이 있다.또 다른 주장은 일사량이 적고 단열효과가 뛰어난 얼음골의 지형 특성상 겨울철에 형성된 찬 공기가 여름까지 계곡 주위에 머물다가 암반 밑의 지하수가 증발할 때 열을 빼앗아 얼음이 언다고도 한다.이곳 주변은 석빙고 속에 있는 것처럼 두꺼운 옷을 입고 있어도 더운 줄 모르며, 이끼 낀 바위를 감싸고 흘러내리는 물에 손을 담그면 마치 얼음같이 차다.한 여름의 시원함과 기암괴석의 절경이 뛰어나며 주변에 약수터와 인공폭포 빙벽이 있어 해마다 찾는 이가 늘고 있다.빙벽 애호가들과 전문 산악인의 빙벽 훈련장으로 사용되며 매년 전국빙벽대회가 개최되고 있다.최근에는 캠핑과 차박의 명소로도 각광받고 있다.◆유명 약수터들의 고장청송엔 유독 물과 관련한 전설이 많다.부남면 중기리에는 재력과 명망을 고루 갖췄던 현부자집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멀리서도 손님이 찾아올 만큼 인망이 높았던 이 집안에 시집온 며느리가 고된 손님맞이를 피할 심산으로 뒷마당 천연지의 둑을 끊어버렸다.이에 연못의 물이 모두 빠지더니 현부잣집을 찾아오던 손님들의 발길도 뚝 끊겼다. 뿐만 아니라 농사를 망치고 가세도 기울더니 결국 거지 신세가 돼 식구들이 뿔뿔이 흩어졌다고 한다.안덕면 명당리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전해진다.먼 옛날 이곳에 시집온 지 일 년도 채 지나지 않아 남편이 병에 걸린 한 새댁이 남편의 쾌유를 빌며 천지신명께 치성을 드렸는데, 하루는 꿈에 뱀 한 마리가 나타나 뒷산 바위틈에 끼어 고통 받고 있으니 자신을 구해달라고 했다.이에 뒷산에 올라보니 과연 바위틈에 낀 뱀이 있어 구해주자 뱀은 하늘로 승천하고 그 자리엔 우물이 생겼다고 한다.이처럼 청송 사람들에게 물은 집안의 마을과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소중한 자원이었다.청송엔 여러 물길이 시작되고 교차하며 땅과 사람들의 목마름을 해결했고 풍광을 자아내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이처럼 청송에선 물이 귀하게 대접받고 있으니 대표적인 것이 바로 달기약수다.달기약수의 역사는 조선 철종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당시 벼슬을 버리고 낙향했던 권성하라는 인물이 여러 사람들과 함께 수로 공사를 하던 중 바위틈에서 물이 솟아나오는 곳을 발견했다.샘물을 떠서 맛을 보니 톡 쏘면서도 끝이 개운했다. 한 번 더 마시니 탄산 때문에 트림이 나오면서 더부룩했던 속도 편안해졌다.그는 이 샘물을 약수로 개발해 위장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마시게 했고 많은 사람들이 효과를 봤다.지금도 주왕산을 찾은 등산객들이 꼭 한 번 들러 갈 만큼 유명한 달기약수는 한 겨울에도 샘물이 얼지 않고 사계절 약수의 양이 일정한 신비로운 물이다.철분이 다량 함유돼 신경통과 위장병에도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때문인지 일대엔 약수로 지은 밥과 닭백숙이 별미로 통한다.하루 이용자가 300여 명에 달하는 신촌약수터도 위장병, 피부병에 효험이 있다는 소문이 전해지며 전국적인 명소가 됐다.이곳에는 약수를 이용한 닭백숙뿐만 아니라 닭불고기, 닭날개 요리 등도 별미다.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뚜벅뚜벅 대구·경북 한 바퀴(4)-한반도의 아침이 시작되는 곳, 철의 도시 포항

포항은 1970년대부터 대한민국 산업의 쌀이라고 하는 제철의 허브였으며 이젠 바이오·정보기술(IT)·신소재 분야의 기업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오늘날 ‘철의 도시’로 불리는 포항은 산업도시로의 이미지가 좀 더 강한 면이 있지만 문화관광에서도 여느 도시보다 콘텐츠가 풍부한 곳이다. 영일만으로 상징되는 푸른 바다를 끼고 있으며, 매년 해맞이 축제에는 수십만 명의 인파가 구룡포와 호미곶 일대에 몰려든다. 영일대해수욕장을 비롯한 8개의 해수욕장과 동해안 전체에서도 유일하게 부딪치는 파도를 직접 느끼며 걷는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이 있는 포항은 동해안 제일의 해양관광 도시다. 내륙에는 내연산과 운제산이 있어 사계절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고, 죽장 하옥 계곡은 일 년 내내 맑고 시원한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특히 밤이 되면 영일대 해수욕장에서 바라보는 포스코 야경도 누구나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게 할 절경이다. 역사와 전통과는 조금 거리가 있을 것 같지만 신라시대부터 내려오는 연오랑·세오녀에 얽힌 아름다운 설화도 있다. 이러한 풍부한 문화관광 콘텐츠들이 한데 모여 포항 12경으로 꾸려졌다. 코로나19 때문에 여행을 주저하고 있다면, 드넓은 바다와 더불어 시원한 계곡에서 한적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포항으로 떠나 보자. ◆한반도 호랑이의 기운,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은 한반도 최동단지역으로 영일만을 끼고 동쪽으로 쭉 뻗은 트레킹로드다. 서쪽의 동해면과 동쪽의 호미곶면, 구룡포읍, 장기면에 걸쳐 있다. 연오랑세오녀의 터전인 청림 일월(도기야)을 시점으로 호미반도의 해안선을 따라 동해면 도구해변과 선바우길, 구룡소를 거쳐 호미곶 해맞이 광장, 경주와의 경계인 장기면 두원리까지 전체 길이는 58㎞에 달한다. 조선 명종 때의 풍수지리학자 격암 남사고는 한반도를 호랑이가 앞발로 연해주를 할퀴는 형상으로 봤다. 더불어 백두산은 호랑이 머리 중의 코이며, 호미반도는 호랑이 꼬리에 해당하는 천하 명당이라 했다. 바로 옆에 바다가 있고 파도가 치는 호미반도 길 해안둘레길은 왼쪽으로는 끝없이 펼쳐진 푸른 동해바다를 보면서 오른쪽으로는 수놓은 듯 보랏빛 해국이 펼쳐져 있다. 여왕바위, 힌디기 등 아름답고 기묘한 바위를 감상하면서 파도소리에 맞춰 리드미컬하게 걸으면 절로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발 아래로 보이는 파도를 보고 들으면서 한 나절 걸을 수 있으며, 일출이나 일몰 시간에 떠오르고 지는 해를 보면서 걸으면 그 황홀한 광경과 벅찬 감동은 경험해 본 자만의 특권이다. ◆내연산 12폭포 비경과 청정의 보경사 백두대간 중 낙동정맥은 청송에서 포항으로 내려온다. 그 낙동정맥 아랫자락에 있는 내연산은 포항시와 영덕군에 걸쳐 있다. 해발 710m로서 크지 않은 산세를 이루고 있으나 심산유곡의 절경만큼은 어느 명산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12폭포골·청하골·보경사계곡·연산골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내연골은 기암절벽 아래로 바위들이 무리를 이루며 펼쳐져 있다. 크고 작은 열 두 폭포가 기암절벽과 어우러진 비경을 바라보면 산에 들기도 전에 스트레스는 어느새 사라진다. 내연산 계곡은 천년고찰 보경사에서 시작된다. 보경사는 신라 진평왕 때에 지명스님이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스님이 중국에서 가지고 온 불경과 팔면보경(八面寶鏡)을 연못에 묻고 지은 절이라 해 붙여진 이름이다. 지금은 대웅전, 적광전, 천황문, 요사채 등의 당우(堂宇)가 여러 채 있지만, 연륜에 비해 큰 규모의 사찰은 아니지만 절집의 분위기가 번잡하거나 호사스럽지 않아서 좋다. ◆땀이 빛이 돼 찬란하게 비추는 곳, 포스코 야경 1973년 6월9일 오전, 강한 모래바람 속에서 5년간 피땀 흘려 지어진 포항제철소 제1고로에서 우리나라 산업화를 이끌어 갈 첫 쇳물이 쏟아졌다. 이 첫 쇳물이 쏟아지는 모습에 감격한 당시 박태준 포항제철 사장과 현장의 임직원들은 그 자리에서 모두 부둥켜안고 환희의 눈물 속에서 만세를 불렀다고 한다. 그러한 감동적인 역사가 담겨있는 포스코는 이제 제철소라는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야간경관 조명이 설치되어 밤이면 화려한 불빛을 뽐내고 있다. 1천 500여개의 친환경 고효율 LED 조명이 장착되어 있고 제철소의 용광로를 상징하는 색채를 구현하기 위해 금빛을 테마로 구조미와 색채미, 입체미를 부각한 것이 특징이다. 포스코 야경을 감상하기 가장 좋은 장소는 영일대해수욕장이다. 국내 최대 해상누각인 영일대의 야간 조명과 어우러져 더욱 장관을 이룬다. 그 외에도 형산강체육공원, 해도근린공원, 송도해변, 환호공원도 야경을 즐기기 좋은 장소다. 그리고 포스코 30여 년의 역사와 정신, 기업문화, 비전을 담은 포스코역사관도 꼭 한번 가볼만하다. 1968년 창사한 이후부터 역사와 기록, 과거와 현재의 모습 그리고 미래의 구상이 잘 전시돼 있다. 2층의 전시홀에서는 창업과 건설과정, 청암 박태준 회장, 세계 속의 위상 등을 담아 9개의 주제별로 구분돼 전시 중이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핫 플레이스, 구룡포 호미곶에서 남쪽으로 10㎞ 정도 떨어진 구룡포에 가면 100여 년 전 일본인들이 살았던 적산 가옥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의 거류지였던 구룡포 읍내 장안동 골목은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아직도 일본풍이 물씬 풍겨난다. 가옥 뒷산에는 일본인들이 만든 공원이 있다. 가파른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공원이 나오고 그 안에 선원들의 무사고를 빌던 용왕당도 보인다. 돌계단에 걸터앉아 일본인 골목을 바라보면 1920~1930년대 한국 속의 일본을 엿볼 수 있다. 사라진 흔적들이지만 오래도록 역사에 남겨야 할 현장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구룡포는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배경지다. 드라마가 인기를 모으면서 단숨에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맛있는 포항여행, 포항물회와 구룡포과메기 화끈 시원함으로 오감을 만족시키는 ‘포항물회’를 맛보지 못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청정바다와 함께 해양도시 포항의 최고 먹거리는 단연 ‘물회’다. 물회는 포항 앞바다에 풍어를 이룰 때 어부들이 밥먹을 시간도 없을만큼 바빠서 큰 그릇에 펄떡거리는 생선과 야채를 썰어 넣고 고추장을 듬뿍 푼 후 시원한 물을 부어 한 사발씩 후루룩 마시고 다시 힘을 얻어 고기잡이를 했다. 여기서 유래된 음식이 ‘포항물회’다. 처음에는 어부들 사이에서만 유행하였으나 그 맛이 시원하고 감칠맛이 있어 차차 주민들에게 널리 알려지면서 지방특유의 음식으로 정착하게 되었고, 음식의 명칭도 자연스럽게 ‘포항물회’로 불리게 됐다. ‘포항물회’는 포항의 독특한 음식으로 흰 생선살을 사용해 단백질이 풍부하고 각종 양념으로 오감을 만족시켜주는 음식이다. 물회는 재료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며 도다리를 사용해 만든 도다리 물회, 뼈째 얇게 썰어 야채와 버무린 새꼬시 물회, 씹히는 맛이 일품인 해삼과 전복을 함께 버무린 특미 물회, 꽁치 물회 등이 있다. 물회의 양념으로는 배, 상치, 잔파 등을 넣고 깨소금, 참기름을 넣어 비벼먹는 것이지만 고추장을 볶아서 만드는 물회와 고추장에 비벼먹는 물회가 있으며, 물 대신 살짝 얼린 육수를 쓰면 부서지는 포말처럼 시원한 포항의 맛을 느낄 수 있다. 포항의 대표 먹거리로 구룡포 과메기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과메기는 말린 청어인 ‘관목청어(貫目靑魚)'에서 나온 말이다. 꼬챙이 같은 것으로 청어의 눈을 뚫어 말렸다는 뜻이다. 영일만에서는 ‘목’이란 말을 흔히 ‘메기’ 또는 ‘미기’로 불렀다. 이 때문에 ‘관목’은 ‘관메기’로 불리다가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관’의 ‘ㄴ’받침이 탈락하고 오늘날의 ‘과메기'가 됐다. 동해에는 예로부터 청어잡이가 활발해 겨우내 잡힌 청어를 냉훈법이란 독특한 방법으로 얼렸다 녹였다 하면서 건조 시켰다. 청어과메기의 건조장은 농가부엌의 살창이라는 것이었다. 이 살창에 청어를 걸어두면 적당한 외풍으로 자연스럽게 얼었다 녹았다 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살창으로 들어오는 송엽 향까지 첨향된다. 이렇게 완성된 청어과메기는 궁중 진상품이었다고 한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뚜벅뚜벅 대구·경북 한 바퀴 (2) 한 여름 밤의 청도

경북 청도군은 대구와 인접해 차량으로 불과 30분이면 진입할 수 있는 뛰어난 접근성을 갖췄을 뿐 아니라, 높은 산으로 가로 막힌 분지형 지형으로 깨끗한 환경이 그대로 보존돼 있는 곳이다. 청도는 중앙에 위치한 용각산을 중심으로 산동과 산서지역으로 나뉘며, 지형적 특색에 따라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산동 지역은 ‘영남의 알프스’라 불리는 운문산을 비롯, 운문사와 운문댐, 가지산, 억산 등과 함께 자연 풍광이 빼어난 곳이다. 비교적 평탄한 구릉지에 위치한 산서 지역은 청도 팔경으로 알려진 ‘유등연지’가 유명하다. 또한 청도는 우리 민족의 정신적 지주인 ‘화랑정신’과 우리나라 근대화의 디딤돌이 된 ‘새마을운동’의 발상지로 찬란한 문화와 역사 유적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숙지지 않는 코로나19로 마음 속 스트레스가 쌓여가는 요즘, 자연 속 레트로 감성에 흠뻑 젖을 수 있는 새마을운동의 발상지, 한 여름에 찾으면 더욱 멋진 관광지, 청도로 떠나보자. ◆언택트 관광지 청도읍성최근 떠오르고 있는 ‘언택트’ 관광지 청도읍성은 청도군 화양읍 교촌리, 동상리, 동천리 일대에 조성된 성벽으로 경상북도 기념물 제103호다. 성곽 주변은 높다란 지대로 언덕처럼 형성돼 있어 주변을 훤히 둘러볼 수 있다. 옛부터 읍성을 돌면 액운이 달아나고 무병장수한다는 전통이 전해지고 있으며, 매년 봄에는 읍성밟기 민속행사도 열린다. 둘레가 1.88㎞에 달하는 청도읍성은 중앙에 작은 연못이 있고 성곽이 그 주변을 에워싸고 있다. 성곽을 둘러보기 위해 능선을 따라 걷기는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이면 충분하다. 짧은 거리이지만 성곽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고즈넉한 시골 풍경이 한 눈에 들어와 마음이 평온해 진다. 청도읍성은 지방관아가 소재한 고을의 방어를 목적으로 축성된 성곽으로 처음 축성된 시기는 고려시대라고 알려지고 있으나 명확하진 않다. 임진왜란 때 동·서·북문이 소실되고 현재 성벽 일부만 남았다. 현재 북문을 중심으로 성벽의 성곽이 복원되고 있다. 청도읍성 한 가운데 위치한 연못 주변엔 계절마다 형형색색의 꽃들이 피고 진다.특히 6~8월 한 여름철에는 연꽃이 장관을 이루는 시기라 출사지로도 인기가 높다. ◆영남 알프스 속 ‘천 년 고찰 운문사’청도를 대표하는 산은 누가 뭐라 해도 운문산이다. 운문산은 청도군 운문면과 밀양시 산남면 사이에 위치해 있다. 유럽의 알프스와 풍치를 견줄 만 하다는 의미인 영남 알프스의 가지산, 신불산 등 9개의 산들 중 하나다. 해발 1천188m의 운문산은 태백산맥 남단의 준봉 가운데 하나다. 운문산에는 천 년의 세월을 지켜온 운문사가 있다. 운문사로 향하는 약 1㎞의 길에는 계곡을 따라 우람한 송림이 숲을 이룬다. 이곳은 최근 가족들과 연인들의 산책코스로 각광받고 있는 ‘운문사 솔바람길’이다. 솔바람길은 이름처럼 쭉쭉 뻗은 소나무 사이로 솔향기를 품은 바람이 매력적인 아름다운 길이다. 평지라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으며, 쭉쭉 뻗은 멋스러운 소나무들이 마치 인사하듯이 관광객을 반겨준다. 수백 년 묵은 아름드리 소나무 숲과 운문천의 맑은 계곡물에 감탄사를 연발하며 쉬엄쉬엄 걷다 보면 어느새 운문사에 닿는다. 운문사는 운문면 신원리 호거산에 있는 천년사찰로 불교 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 말사이다. 신라 진흥왕 시절인 560년에 창건했고 대작갑사라고도 하며 원광국사, 설송 연초대사가 중창을 거듭해 수많은 수도승을 배출한 곳이다. 현재는 비구니 승가대학으로 유명하다. 북쪽으로는 북대암이 있고 서남쪽으로는 호거산, 남쪽으로는 운문산, 서북쪽으로 장군봉이 운문사를 포근하게 감싸고 있다. 운문사에는 대웅보전과 작갑전, 미륵전 등 모두 17채의 전각이 들어서 있으며, 한결같이 옛 정취를 그대로 품고 있다. 고찰인 만큼 보물도 많다. 보물 재835호인 대웅보전과 제193호 금당 앞 석등, 제316호 원응국사비, 제317호 석조여래좌상 등 모두가 귀중한 문화재다. 운문사의 명물 중 천연기념물 제180호인 ‘처진 소나무’를 빼놓을 수 없다. 운문사 앞뜰에 위치한 처진 소나무에 다가서면 먼저 우람한 크기에 압도된다. 이어 구불구불 기묘하게 생긴 가지들이 일제히 땅을 향해 처져 있는 기이한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운문사 처진 소나무는 삽목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어느 노승이 운문사 뜰의 평탄한 곳에 시든 소나무 가지를 꺾어 심었더니 이것이 자라 처진 소나무가 됐다는 것이다. 처진 소나무는 여러번의 전란을 피해간 나무이기도 하다. 임진왜란과 6·25 한국전쟁 때 여러차례의 화마로 인해 운문사 내의 여러 전각들이 소실되는 피해를 입었지만, 처진 소나무 만큼은 화마를 피했다고 한다. 또 막걸리를 마시는 나무로도 유명하다. 운문사에서는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 12말의 막걸리를 12말의 물에 타서 소나무 주변에 부어주는 행사를 한다. ◆한 여름에만 허락된 절경 ‘유등연지’ 유등연지는 화양읍 유등리에 있는 둘레 약 900m 규모의 연못으로 일명 ‘신라지’라고도 불린다. 무오사화때 이주 선생이 유배되고, 동생 이육 선생이 이곳에 은거하면서 못을 넓히고 연꽃을 심은 후부터 연꽃단지로 유명해졌다. 1년 중 한 여름철인 7~8월에만 연꽃이 펴 화려한 화단을 이루며, 꽃이 떨어진 후 연 줄기에 맺은 연밥의 모습은 또다른 볼거리로 사진작가들의 주요 작품촬영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아침에 해가 뜰 때와 석양이 질 때 단아한 군자정의 모습과 함께 멋진 조화를 이뤄 이색적인 운치를 느낄 수 있다. 유등연지에 세운 군자정은 중국 송나라 시절 주돈이의 애련설에서 연꽃을 군자로 비유 한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조선시대 모헌공 이육 선생이 무오사화때 벼슬을 버리고 이곳에 내려와 연을 심고 정자를 지어 은둔생활을 하게 된 것은 속세에서 벗어나 군자의 삶을 살고 싶었던 것이라고 전해진다. 최근에는 유등연지 주변에 다양한 카페들이 들어서 젊은이들에게도 각광받고 있다. ◆페달을 밟으며 만끽하는 풍경, 청도레일바이크 청도에는 각종 즐길 거리도 많다. 청도레일바이크는 청도읍 유호리에서 신도리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옛 경부선 폐철길 5㎞ 구간에 조성됐으며, 왕복으로 40~50분가량이 걸린다. 철로 옆에는 사계절 테마 산책로를 조성해 자전거를 타고 이용할 수 있다. 주차장을 조성한 출발 지점에는 만남의 장소로 은하수 다리가 자리 잡고 있다. 청도레일바이크는 4인승으로 가족, 친구, 연인 등 다양한 여행객 모두에게 안성맞춤이다.철길 아래로 펼쳐진 풍경을 벗삼아 나아가다 보면 푸른 넝쿨이 가득한 터널과 바람개비 동산 등 다양한 포토존을 지나게 된다. 그중에서도 제일가는 포토존은 알록달록 우산이 가득한 터널로 휑하니 뚫린 레일바이크 사방으로 인공 빗물이 안개처럼 촉촉하게 흩뿌려진다. 페달을 밟느라 지친 몸과 마음은 뿌려지는 인공 빗물과 함께 속시원하게 씻겨 내려간다. ◆먹거리 천국, 청도 반시·추어탕·한재 미나리청도는 계절별 먹거리가 풍부한 곳이다.봄이면 한재마을에서 시작된 미나리로 부터 시작된다. 2월초~5월초까지 한재 미나리 단지에는 삼겹살을 굽는 냄새와 향긋한 미나리 향이 퍼지기 시작되면서 청도의 봄도 함께 찾아온다. 이맘때는 대구와 부산 등 인근 대도시지역에서 관광차가 줄지어 들어선다. 복숭아꽃이 청도군을 뒤덮기 시작하면 곧이어 복숭아의 달콤한 향이 코끝을 찌른다. 당도가 높고 향이 좋은 청도복숭아는 전국적으로 청도군의 특산물로 알려져 있다. 가을이면 씨 없는 감, 청도 반시가 본격적으로 출하된다. 가을에 청도에 가면 감나무가 온통 주홍빛으로 물들어 있다. 청도 반시를 활용한 감말랭이를 비롯한 감식초 등을 맛볼 수 있다.청도 반시를 활용한 감와인 또한 청도군에서만 맛볼 수 있는 먹거리 중 하나이다. 또 청도지역 대표먹거리로 추어탕도 빠질 수 없다.청도 추어탕은 다른지역의 추어탕 맛과는 구별된다. 시원한 국물에 시래기를 듬뿍 넣은 것이 특징이다. 동창천의 1급수를 사용하고 미꾸라지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잡어를 함께 넣어서 시원하고 깔끔한 맛을 더한 특이한 추어탕을 맛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청도에는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관광 명소와 청도 소싸움 테마파크(박물관), 소싸움 경기장(화양읍), 청도 와인터널(화양읍) 등이 있어 여름 최고의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뚜벅뚜벅, 대구·경북 한바퀴 (1) 바다여행 울릉군

〈편집자 주〉코로나19는 우리 사회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켰지만, ‘여행’은 더욱 그렇다.코로나19 팬데믹 현상으로 전 세계의 하늘길이 봉쇄돼 사람들은 기약 없는 해외여행 대신 국내여행으로 눈길을 돌렸다. ‘위드(With) 코로나’ 시대를 맞아 달라진 여행문화의 가장 핵심 키워드는 ‘안전’이다.사람들은 이제 해외 또는 먼 유명 관광지보다는, 가깝고 안전한 일상 속에서 여행의 즐거움을 찾아내고 있다. 올해 휴가는 가깝다는 이유로 그동안 소홀히 여겼던 대구·경북의 보석 같은 관광지를 찾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울릉도는 약 460만 년 전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졌으며, 우리나라에서 동해의 고요한 아침을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어떤 이들은 말한다. 울릉도는 바다 외엔 볼 것이 없다고….하지만 그 바다가 주는 압도적인 아름다움은 포항에서 3시간 반, 동해의 거센 파도를 견뎌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울릉도를 찾게 만드는 이유다. 올해 유난히 길고 긴 장마를 뒤로 하고 지금 가면 가장 좋을듯한 울릉도. 우리나라 제1호 국가지질공원이며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인 그 곳을 소개한다. ◆힐링과 치유의 명소, 해안산책로와 성인봉 원시림육지에서 동해 바다를 건넌 관광객들이 울릉도에서 가장 먼저 접하는 곳은 도동항이다.도동항에 내린 관광객들은 3시간 반의 여독이 단번에 풀릴 만한 절경을 눈 앞에서 바로 맞이할 수 있다. 국가지질공원의 명소 중 하나인 행남해안산책로는 도동항 방파제에서 저동 촛대바위까지 기암절벽과 천연동굴, 바위와 바위 사이를 지나는 2.6㎞의 좁은 길이다. 부서지는 파도를 맞으며 좁은 길을 걷다 보면 발 아래로 보이는 에메랄드빛 바닷물과 눈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해안비경은 “울릉도에 오길 정말 잘 했다”라는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섬 전체가 화산섬으로 이뤄진 울릉도는 높고 가파른 절벽이 해안선과 맞닿아 있다. 그리고 섬에서 가장 높은 곳인 성인봉(986m)을 향해 여러 갈래 길로 갈라져 있다. 성인봉은 울릉도의 최고봉으로 모든 하천의 수원을 이룬다. 성인봉 북서쪽에는 나리분지 안에 솟은 중앙 화구구(火口丘)인 알봉[卵峰]이 있다. 울릉도의 대표적 산악 트레킹 코스 중 하나인 나리분지에서 신령수까지의 코스는 울창한 숲 속 아래 천연기념물 제52호 섬백리향과 울릉국화의 향기가 발걸음마다 맴돌며 수많은 희귀 보호식물이 자생하는 곳이다. 특히 약간 흐린 날의 안개 속에서 트레킹을 한다면 은은한 피톤치드 향에 진정한 힐링을 느낄 수 있다. 성인봉을 중심으로 모두 300여 종의 식물이 분포하는데, 이 가운데 섬말나리, 큰노루귀 등 특종식물이 40여 종이나 돼 매우 오랫동안 고도(孤島)로 떨어져 있었음을 알 수 있으며, 정상부 가까운 곳은 아직도 원시림이 남아 있다. ◆한여름의 무더위를 한방에 날려 보내는 봉래폭포 저동항에서 2㎞ 정도 올라가면 1년 365일 연중 마르지 않고 샘솟는 봉래폭포를 만날 수 있다. 모두 낙차 30m의 3단 폭포로 이뤄져 있으며 1일 유량은 약 3천t에 달한다. 여행객들에게 시원함을 주는 봉래폭포는 섬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용수원이다. 폭포 가는 길에는 삼나무 숲으로 이뤄진 삼림욕장과 천연 에어컨으로 불리는 풍혈이 심신의 피로와 땀방울을 식혀준다. 풍혈은 연중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바람을 느낄 수 있다. ◆동해바다의 웅장한 해돋이의 장관, 내수전일출전망대울릉도 섬 전체 한 바퀴를 달릴 수 있는 울릉일주도로의 길이는 모두 44.55㎞로 자동차로 한 시간 반이면 넉넉한 일주가 가능하다.하지만 이렇게 섬 전체를 달릴 수 있기까지 무려 55년의 세월이 걸렸다.울릉읍 저동리 내수면에서 북면 천부리 섬목구간 4.75㎞는 해안절벽을 관통하는 터널공사의 어려움으로 1963년 공사를 시작한지 55년이 지난 작년 초 개통했다.새롭게 개통된 터널을 지나면 동해바다의 웅장한 해돋이의 장관을 볼 수 있는 내수전일출전망대에 오를 수 있다.해발 440m에 설치된 전망대로 가는 길에 수많은 동백나무와 마가목이 터널을 이루고 있다.특히 오징어 조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추석 이후부터 동해 밤바다를 화려하게 수놓는 어화(漁火)는 울릉 8경에 속하는 최고의 밤풍경 중 하나이다.내수전전망대를 지나 조금 더 북쪽으로 가면 석포일출일몰전망대를 만날 수 있다.석포전망대에는 2층 팔각전망대와 데크, 망원경 등이 갖춰져 있으며, 멀리 서쪽으로는 송곳산과 해안절벽인 대풍감(待風坎), 공암 등이 보이고, 동쪽으로는 죽도와 관음도가 보인다.석포전망대 아래쪽에 조성된 석포쉼터에서는 죽도와 관음도가 더욱 가까이 다가온다.맑은 가을날이면 수평선 끝으로 독도가 육안으로 보여 우리 땅 독도에 대한 가슴 뭉클함을 느끼게 해준다. ◆동해의 빛나는 보석, ‘우리나라, 우리 땅, 독도’대한민국의 하루는 독도에서 시작한다.우리나라의 맨 동쪽 끝에 위치하고 있으며 두 개의 큰 바위섬인 동도와 서도, 그리고 89개의 크고 작은 바위섬으로 이뤄져 있다.섬 자체가 천연기념물 제336호이다.울릉도에서 87.4㎞ 떨어져 있으며 날씨가 맑으면 망원경이 없이도 울릉도에서 관측이 가능하다.울릉도와 독도를 왕복하는 데는 모두 4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독도에 접안하면 30분 정도 동도에 머물 수 있다.서도는 험준한 원추형이어서 유사시 어민들을 위한 대피소가 있다. 독도 주변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어장에서 우리 어민들이 활발히 조업하고 있다.울릉도에서 독도를 왕래하는 배편은 하루 네 편이 운항되고 있지만, 기상상황에 따라 많은 변동이 있어 운이 좋은 특별한 사람에게만 접안을 허락한다. ◆또 하나의 보물섬, 죽도저동항에서 4㎞ 떨어진 곳에 울릉도의 부속섬 중 가장 큰 섬인 죽도가 있다.처음에는 울릉도와 하나였다고 한다. 셀 수 없을 만큼의 오랜 시간을 지나면서 이어져 온 파도와 그에 따른 침식작용으로 인해 오늘 날 죽도가 생겨났다.섬에는 대나무가 특히 많이 자라고 있어 대섬이라고도 한다. 섬 전체를 둘러보는 데는 한 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 도동항에서 죽도로 향하는 유람선이 매일 오전과 오후 두 편이 운항되고 있다.그리고 2012년 보행연도교가 생기면서 관광객들에게 개방된 관음도는 동백나무, 후박나무, 부지깽이 등 울릉도 자생식물의 천국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 10대 비경, 대풍감과 태하 향목 모노레일바람(風)을 기다리는(待) 언덕이라는 뜻의 대풍감은 ‘돛단배가 항해를 위해 바람을 기다리는 곳’에서 지명이 유래됐으며, 왼쪽 해안절벽에는 천연기념물 제49호로 지정된 대풍감 향나무 자생지가 위치하고 있다.거친 바람의 영향으로 이 일대의 향나무는 키가 크게 자라지 못했다고 한다. 험난한 산세로 인해 사람이 다닐 수 없는 지역이기에 향나무 집단자생지가 형성될 수 있었다.북면을 향해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기암절벽과 해안선은 전 세계 어느 곳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절경이다. 대풍감은 사진 작가들이 선정한 대한민국 10대 비경에 포함되기도 했다.그리고 대풍감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를 가기위해 태하 향목 모노레일을 이용할 수 있다. 전체 길이 304m의 레일과 39도에 이르는 경사로를 20인승 전기차가 운행된다.정상에서는 태하등대까지 이어지는 대풍감 산책로를 걸으면 동백나무 군락 속에서 심신은 물론 영혼까지 맑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울릉도 식후경, 청정자연이 주는 특별한 건강식울릉도는 자연환경이 잘 보존돼 있어, 깨끗하고 건강한 자연 그대로의 먹거리가 풍성한 곳이다.울릉도 해안가에서 채취한 자연산 홍합을 넣어 짓는 홍합밥은 고소하면서도 바다 향이 물씬 풍겨나와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이다.꽁치물회는 울릉도에서만 맛 볼 수 있는 별미 물회로 봄철 갓 잡은 꽁치를 바로 포를 떠서 살짝 급랭시킨 후 배, 상추, 미나리 등 곱게 썰어 앙념장을 넣고 잘 어우러지도록 비벼서 시원한 물을 자작하게 부어 먹는다.원시 그대로인 맑고 깨끗한 연안에서 잡은 오징어, 전복, 해삼, 소라 등 울릉도산 어패류는 청정바다속의 해조류를 먹고 자라기 때문에 살이 담백하고 단단하며 쫄깃쫄깃해 감칠맛이 더한다.오징어회는 울릉도에서 먹어야 제 맛을 알 수 있으며 , 알칼리성 식품인 홍해삼을 원료로 한 해삼물회, 손으로 잡은 꽁치를 재료로 한 꽁치물회는 주민들이 즐겨먹는 향토음식이다.또 울릉도 산나물은 눈이 많이 오는 섬 특유의 지질, 기후와 맞물려, 이른 봄 눈 속에서 싹을 틔우고 자라나 그 향이 아주 독특하기로 유명하다.가장 널리 알려 판매되고 있는 나물로는 울릉미역취, 섬부지갱이, 고비, 삼나물 등이 있으며 봄철에는 명이(산마늘), 전호, 땅두릅 등이 유명하다.울릉도 별미 중에는 약소불고기도 빼놓을 수 없다.울릉도는 여름에는 서늘하고 겨울은 따뜻한 전형적인 해양성 기후로 575종의 목초가 고루 분포되어 자생하고 있다. 울릉약소는 자생목초가 풍부한 이상적인 환경에서 비육되었기 때문에 약초특유의 향과 맛이 배어 좋은 육질과 독특한 맛을 자랑한다.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