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보수 대통합 가져오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의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STOP(멈춤), 국민이 심판합니다!'에서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여야 4당의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정국이 자유한국당의 보수대통합 행보에 불을 붙히고 있다.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한국당 간 ‘패스트트랙’의 극한대치가 진보좌파와 보수우파 진영간 이념세력 다툼으로 확산되면서 TK 정가에 보수대결집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지역정가는 최근 패스트트랙 지정을 두고 여야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며 고성과 막말, 몸싸움 등 ‘동물국회’ 모습에 큰 우려를 감추지 못하면서도 일련의 보수정치권의 행보와 관련, 보수 대결집 분위기가 빨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국회 패스트트랙 정국과 무산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형집행 정지와 맞물려 보수대결집의 키를 쥐고 있는 지역 출신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과 대한애국당 대표인 조원진 대표, 한국당의 공조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게 이유다.바른미래당의 옛 바른정당계 의원들을 사실상 이끌고 있는 유 의원은 비록 한국당 복당행에 미리 선을 긋지만 이번 국회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함으로써 향후 한국당과의 연대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조원진 의원의 경우 그와 극한 각을 세워온 김무성 의원을 비롯 70명의 한국당 의원의 박 전 대통령 형집행 탄원 행렬에 다소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도 이번 패스트트랙 정국에 돌입하면서 옛 바른정당계 의원들의 공조속에 2% 부족한 흩어진 보수 세력 대규합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당장 현 정부와 여당의 독주를 막기 위한 내년 총선 압승의 기폭제는 보수 대통합밖에 없다는 얘기다.지역정가 관계자들도 보수대통합과 관련, 유승민 의원과 조원진 의원의 한국당 복당 통합 행보를 이참에 가속화 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유 의원과 조 의원의 독자 행보가 계속될 경우 자신들을 키워 온 TK 정치권으로선 크나큰 손실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그들 스스로 고립 무원의 길로 빠져 들 수 밖에 없다는 우려 목소리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한국당내 한 관계자는 “지역정서를 안아야만 하는 유 의원이 몇 번의 한국당 복당 기회를 스스로 버리고 있다. 한국당 복당행은 당내 사정상 당장은 여의치 않겠지만 그가 한국당 행을 선택하길 바란다”면서 “그가 내세우는 개혁보수의 가시밭길을 한국당내에서 다시 당당하게 걸어가길 희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지역 한 정치 평론가는 “한국당은 내년 총선을 두고 계산기를 두드릴 필요는 전혀없다. 정치초년생인 황교안 당 대표의 리더십은 포용력부터 시작해야 한다. 보수심장 TK를 중심으로 모든 보수세력을 다 안아야 한다”면서 “조원진 의원도 태극기 부대만을 위한 누구누구를 배제한 통합 행보를 버리고 태극기 부대를 설득하는 리더십을 보여야 할 때 ”라고 말했다. 이창재 기자 lcj@idaegu.com

4·3 보선 한국당 보수 대통합 행보에 가속도 붙히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4·3 보궐선거가 한국당의 내년 총선 압승을 위한 보수 대통합 행보에 가속도를 붙힐지 주목된다.보수 대통합은 정권탈환이라는 대명제를 띤 과제로 내년 총선 최대 승부수다.이번 보선에서 박빙승부 등 범여권과 1대1 무승부를 낳아 한국당의 보수 대통합이 또 다른 과제로 떠오르면서 한국당 지도부는 조만간 보수 대통합을 도마위에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다만 정치신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첫 시험대를 무난하게 통과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당장은 도마위에 오르진 않을 것이라는게 정가의 분석이다.황 대표가 태풍급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황풍 위력을 이번 보선에서 선보이면서 향후 황교안 체제의 순풍이 예상되는 만큼 서둘러 보수 대통합을 꺼낼 필요가 없는 탓이다.이번 창원 성산 선거의 경우 후보간 0.54% 포인트 차이로 승부가 갈린 것과 관련, 바른미래당 후보가 3.57%, 대한애국당 후보가 0.89%를 득표해 한국당 입장에서는 보수대통합이 중요한 과제가 됐지만 실제 민중당 후보와 범여권 후보를 포함한 진보진영 득표와 비교하면 결국 질수 밖에 없는 구도였다는게 정가의 해석이다.그만큼 보수대통합에 이번 선거 승부와 직접 연관 짓기는 곤란하다는 얘기다.하지만 지역 정가는 빠른 시기내 보수대통합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이번 보선에서 참패한 바른미래당이 심한 내홍에 봉착하면서 바른미래당 인사들을 끌어안을 수 있는 적기가 바로 지금이라는 것.또 친박(친 박근혜) 정서를 일부 안고 있는 태극기 부대 대한애국당과의 보수 대통합을 둔 한국당의 입장 정리를 명확히 해야 내년 총선을 앞둔 혼란을 조기에 막을 수 있다는게 정가 관계자들의 주장이다.지역 정가 관계자는 “보수 대통합의 키는 TK 유승민 조원진 의원 등이 쥐고 있다. 이들과의 관계 정립을 한국당이 풀어야 한다”면서 “TK를 단순히 한국당이 잡아놓은 집토끼라고 생각하기에 앞서 여러갈래로 갈라진 TK의 보수 대화합에 한국당 지도부가 앞장서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반면 지역 한 의원은 “이번 선거 결과는 현 정부의 악재 등이 가점으로 작용, 한국당의 승리로 끝났다고 하지만 사실상 황 대표의 영향력이 크게 미친 선거로 볼 수 있다”면서 "향후 황 대표체제하에 현 정부의 실정에 맹공을 가하고 대안정당으로서 정책으로 승부할 경우 내년 총선에선 기선을 제압할 수 있다. 보수 대통합 문제는 천천히 풀어나가도 된다”고 보수대결집에 선을 긋다. 이창재 기자 lcj@idaegu.com

운수대통

/정명희 설레는 날이라는 설날이 지났다. 한 살 더 먹었으니 왠지 달라져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찬바람이 뺨에 닿아도 머지않아 봄이 찾아오리라 생각하니 기분마저 상쾌해진다. 타이어의 신선함을 마음으로 가늠하며 출근길에 오른다.설날 당직 근무를 서던 때가 떠오른다. 고향 앞으로 마음부터 달려가는 명절이지만, 누군가는 아파서 급하게 병원을 찾게 되지 않던가. 내가 근무하는 병원은 ‘시민의 병원’인 공공병원인지라 명절 연휴에 문을 열기로 했다. 명절이면 환자들이 많이 찾게 되는 내과와 소아청소년과가 설날 당일 오후와 설 이튿날 오전 진료하기로 했다. 배탈과 열나는 환자들의 치료를 도와주기로 하다 보니 누가 근무할 것인가를 두고 상의해야 했다. 그 순간 문득 올해는 가장 오래 근무한 내가 자원해서 근무해보자는 마음이 들었다. 일찍 차례를 올리고 식구들과 세배하고 나서 얼른 정리하고 나오면 되지 않으랴. 거의 평생 한 직장에서 근무하였던 선배였기에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한 도리인 듯 생각되기도 하였고 또 나를 찾아와 명절에도 집에 못 가고 누워있는 환자들에 대한 예의인 것도 같아 혼자 그리 마음먹었다. 그러자 후배 동료들은 왜 그리 사서 고생을 하려 하느냐. 반나절씩 나누어서 근무하면 좋지 않으냐. 여러 가지 안이 오갔지만, 이번만은 무조건 ‘근무하는 사람은 근무!, 쉬는 사람은 눈감고 푹~! 쉬기’로 하자고 우겼다. 설날 새벽, 비행기가 연착되었다며 명절 쇠러 오는 아이들의 도착이 지연되었다. 이제나저제나 하며 기다린 것이 새벽 4시. 문을 열고 들어오는 아이 눈이 안쓰럽기 짝이 없었다. 얼른 잠자리에 들도록 이것저것 챙겨주고는 잠깐 눈을 붙였다. 그런 후 아침 일찍 일어나 차례를 지내고 근무를 위해 얼른 나섰다. 차를 몰고 병원으로 오는 길이 왠지 자꾸만 울퉁불퉁해 보이는 것이 몸에 피곤이 쌓인 듯해 창문을 내리고 찬바람을 들이켰다. 초록으로 바뀌는 신호를 보며 차를 몰아 코너링하는 찰나, 쿵~! 바퀴가 도로의 턱에 닿는 것이 아닌가. 매일 같이 다니는 길을 급한 마음에 너무 붙여서 돌았던 모양이었다. 핸들을 빠르게 풀어 바로 하며 주차장으로 향하였다. 환자들이 몰려올 것 같은 마음에 살필 겨를도 없이 내려 가운을 입고 진료를 시작했다. 배 아픈 환자, 머리 아픈 아이, 구토 설사에 눈이 빠끔해진 이들을 진료하며 오후 시간이 어찌 갔는지 모르게 흘렀다. 마지막 환자를 보고 나서니 벌써 사위는 깜깜해져 있고 싸늘한 기운이 뺨을 때렸다. 집에 기다릴 나의 아이들을 생각하며 액셀을 밟았다. 하지만 차의 속도는 나지 않고 덜커덩덜커덩! 무언가 둔탁한 것이 굴러다니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닌가. 차를 세워서 살펴야만 하는데 도로에는 명절이라 차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어 세울 수가 없다. 한참을 그런 모양새로 달려 한적한 곳에 세우고 내려서 보니 조수석 뒷바퀴 옆면이 찢어져 속이 보이고 완전히 짜부라져 있는 것이었다. 아뿔싸. 주차장에서 낌새를 알아차리고 확인을 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어쩌랴. 긴급출동서비스를 호출하여 상황을 설명하니 타이어 펑크가 심하게 난 상태라서 견인해야 하고 그것도 그냥 끌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차체를 통째로 차에 실어서 옮겨야 한다는 것이 아닌가. 날은 춥고 바람은 차고 인적은 드문 한적한 길가에서 커다란 트럭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오만가지 생각이 오고 갔다. 좋게 생각해야지. 액땜이지 않으랴. 정월 초하루, 올해 모든 안 좋은 일은 이 한 가지로 모두 다 땜 하지 않겠는가. 설날, 남편은 근무하는 아내를 대신해 식구들을 데리고 성묘하러 갔다가 밀리는 길 위에서 집으로 향하고 있다고 한다. 달려와 줄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시시때때로 전화하여 위로의 말을 건넨다. 운! 수! 대! 통! 할 것이라고.커다란 트럭을 몰고 오신 견인차 기사분은 아침 차례만 지내고 나와서 종일 근무 중이라면서도 웃는 얼굴을 하고 계신다. 사람 사는 것이 다 그런 것 아니냐! 시며. 하루하루 충실히 살다가 하늘에서 부르면 가는 거죠! 라고 하신다. 어디로 가야 할까. 이 명절 휴일에 펑크를 때우는 곳이 있기나 할까? 싶었지만, 하루 24시간 365일 하는 곳이 있다는 것이 아닌가. 언제나 웃음으로 일하기에 ‘스마일’이라는 상호를 붙인 타이어 집. 부자(父子)가 하루도 쉬는 날 없이 일한다는 그곳에서 도로의 턱에 걸려 찢어진 뒷바퀴뿐 아니라 이참에 네 바퀴를 완전 새것으로 다 교체해버렸다. 이때 아니면 언제 그분들께 웃음 짓게 할 수 있으랴 싶어서. 68만 원을 송금하며 그도 스마일, 나도 스마일, 우리 모두 스마일! 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