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가 담긴 산문집

다양한 사람들의 소중한 이야기를 담은 산문집이 한 겨울 추위를 몰아내는 가슴 따뜻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문화예술 지기의 지역 문화예술 이야기부터 젊은층을 중심으로 뜨겁게 달아오른 힙합 이야기까지 다양한 소재를 다룬 신간이 서점가를 장식한다.◇기억과 공감/임언미 지음/학이사/208쪽/1만3천 원월간 대구문화 임언미 편집장이 산문집 ‘기억의 공감’을 펴냈다.3부로 구성된 이 책은 기억, 공감, 세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 엮었다.1부 ‘기억’에서는 버려지고 묻히고 사라질 수 있는 예술 자료와 예술인들의 기억을 모았다. 현재진행형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민, 예술인들과 문화예술 아카이브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한다.2부 ‘공감’에서는 일상의 대부분을 예술인과 만나는 저자가 공연장과 전시장을 다니며 지역 문화예술을 탐구한 글로 엮었다. 더 나은 방향을 고민하는 문화예술 지기로서 저자의 제안과 문화예술에 대한 공감의 글을 통해 삶과 문화예술이 다른 것이 아니라 하나임을 깨닫게 한다.3부 ‘세대’에서는 일하는 여성, 엄마, 며느리로서 30, 40대를 지나며 겪어온 일상과 감정을 솔직하면서도 이성적으로 풀어간다. 행복과 만족의 삶을 찾는 과정과 일상에서의 문화예술이 주는 위안과 깨달음을 들려준다.이 책에서는 발굴하고 모은 자료 자체가 중요하기도 하지만 그 자료가 품고 있는 이야기와 예술인의 흔적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품고 있는 이야기를 찾아내고 그 가치를 부여하는 일은 지금 세대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한다.오페라 운동을 펼치며 대구 오페라의 기반을 닦은 고 이점희 선생과 그의 유품을 잘 간직하다 대구시에 기증한 그의 아들 재원 씨, 대구시립교향악단의 기반을 마련한 지휘자 고 이기홍 선생과 그의 유족 등 많은 예술인과 유족을 만나며 느낀 고마움을 솔직히 드러낸다.이 책은 대구 문화예술의 또 다른 아카이브다. 이를 통해 문화예술 아카이브는 자료와 유품을 모으는 물리적인 범위를 넘어서 사람에 관한 일이고, 그 사람의 기억과 추억에 관한 일이며, 그것을 공감하고 세대를 넘어 전하는 일임을 보여준다.대구에서 태어나서 자랐고 경북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 동 대학원에서 현대희곡을 전공한 작가는 향토 원로예술인들을 인터뷰한 글들을 모아 ‘대구, 찬란한 예술의 기억’(한티재, 2012)을 펴내기도 했다.◇왜냐하면 시가 우리를 죽여주니까/이영광 지음/이불/328쪽/1만3천 원이영광 시인의 두 번째 산문집 ‘왜냐하면 시가 우리를 죽여주니까’가 출간됐다.첫 번째 산문집 ‘나는 지구에 돈 벌러오지 않았다’에서 시적인 산문의 세계를 보여준 시인은 이 책에서는 오직 시에 집중하고 내내 시를 사유한다.시인들은 시가 쓰여지지 않을 때 흔히 ‘시가 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시인의 비유가 자주 등장한다. 시인은 ‘쟁기에 메인 소 비슷하다’고도 하고 ‘자기도 모르는 소리를 하는 자’라고도 한다. 흔히들 생각하듯이 시인은 ‘시’의 주인이 아니라고, 정작 ‘시’가 시인을 부리는 주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자신의 시가 오지 않는 시간에 시인은 남의 시 혹은 글을 읽는다. 대학에서 강의를 겸하고 있는 시인은 아직 시인이 되지 못한 학생들의 습작시도 읽는다. 시인은 그런 글들을 어떤 마음으로 읽을까. 좋은 산문에서 시인은 ‘시’를 발견하고 좋은 시에서는 ‘시가 되게 한 이유’를 찾는다.시인이 되고 싶은 마음을 품은 제자들에게는 ‘시’의 비기를 넌지시 알려준다. ‘니 애 마이 썼다’는 글이 있다. 시인이 쓴 세월호 시를 다 읽은 어머니와의 통화.‘절반 문맹 시골 할매’가 시를 읽고 울었다는 말씀에 시인은 이렇게 쓰고 있다. ‘어머니의 업그레이드에 놀라 심장을 콩닥거리고 있다.’ 시를 발견한 이들과의 심장 콩닥거리는 연대감, 이 책에 담긴 시 읽는 마음이다.누군가는 시를 쓰고, 누군가는 시를 읽고, 누군가는 시를 가르친다. 시인은 때로, 이 모든 ‘누군가’를 한 몸으로 해낸다. 다른 이의 시를 읽고, 자신의 시를 쓰고, 학생의 시를 읽고, 또 가르친다. 그렇게 살아가는 시인은 어쩌면, 시를 내내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이 책은 시가 어느새 일상이 돼버린 어느 시인의 내밀한 기록이다.시가 평범한 일상이 돼버린 사람, 그의 눈으로 시의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면서 써내려간 기록이다. 시가 삶이 돼버렸으니 시에 도통해버린 듯해도 그는 결코 시에 대해 확신에 차서 말하지 못한다. 이 책은 시에게로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게 해주는 책이다.◇힙합 네이션/이지윤 지음/루비박스/264쪽/1만5천 원힙합 팬이 쓴 힙합 이야기 ‘힙합 네이션’이 출간됐다.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코로나19 확산으로 북적이던 힙합 콘서트들은 자취를 감췄지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힙합에 열광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다시 한 번 일깨워 준다. 듣는 이들의 입장에서 힙합의 탄생부터 많은 편견과 논란, 스캔들, 그리고 황금기까지 수많은 변천사를 알려주는 이 책은 자신도 모르게 오래된 힙합뮤지션의 유튜브를 찾아보게 만든다.저자는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중반 힙합이 전성기를 누릴 때 미국에서 힙합을 처음 접하고 ‘이 몹쓸 것’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안되겠다고 걱정하던 때를 떠올리며 힙합 이야기를 비전문인의 시각으로 풀어나가고 있다.저자는 미국 대중문화, 특히 힙합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으로 방대한 이야기 거리를 수집했고, 그 과정을 통해 대중문화 속 문화와 언어의 상관관계도 흥미롭게 이야기 하고 있다. 또 힙합이 젊은 세대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기성세대들에게는 눈살 찌푸리는 대상이 된 이유를 객관적이고 체험적으로 묘사하기도 한다.미국 동부와 서부로 양분된 힙합 트렌드의 ‘디스(diss)’ 전쟁과 이에 얽힌 무용담을 비롯해 갱스터 랩의 탄생과 몰락까지 힙합계의 크고 작은 이야기들을 올드스쿨에서부터 연대별로 정리하며 이 음악이 ‘몹쓸 음악’으로 불리는 데에는 마땅한 이유가 있다는 것도 이야기 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힙합이 가진 본질적인 음악 요소와 젊음의 해방구 역할을 하는 기능적인 요소는 수십 년에 걸쳐 생명력을 유지해온 원동력이 돼 왔다고 설명한다.흔히 사람들이 랩(Rap) 음악과 힙합을 동일시하는데 랩을 포함하는 포괄적 의미로서의 힙합은 하나의 문화이자 현상이고 그 자체로서 음악적 혁신성은 실로 뛰어나다는 것이다.저자는 힙합이 한국에서 사랑받는 음악 장르로 자리 잡은 것을 힙합의 본고장 미국의 현상과 비교하면서 한국 힙합이 K-POP 못지않게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그는 싸이에 이어 BTS가 한국어 가사로 빌보드 최상위권까지 진입한 것처럼 K-Hip Hop의 저력을 예견한다.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의성군, ‘안계시장, 기억을 걷다展’ 개최

의성군는 안계시장에서 ‘2020년 이웃사촌 청년시범마을 청년예술캠프’의 일환으로 ‘안계시장, 기억을 걷다’ 전시회를 16일 열었다.12월16일까지 진행되는 전시는 청년예술가들이 상인들의 이야기와 안계시장과 상가의 추억이 서린 오래된 물품을 수집해 창작한 작품으로 채워졌다.전시공간은 기존 장옥 구조를 그대로 살려 활용됐다. 실내외 장옥의 전시공간에는 일러스트, 드로잉, 사진, 영상,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창작품이 전시된다. 안계면민회관 벽면에는 과거 안계오일장 우시장 부흥기 그대로의 모습이 벽화에 담겼다. 올해로 2회차를 맞이한 ‘이웃사촌 청년시범마을 청년예술캠프’는 청년예술가들이 안계시장에서 살아온 상인들의 추억과 이야기를 소재로 예술 창작활동을 진행하는 프로젝트다.프로젝트는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으로 장옥 등과 같은 안계시장의 원형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상황에서 지역 자산을 재발견하고 공간의 변화를 기록하여 그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김주수 의성군수는 “청년예술가가 예술을 매개로 지역민과 소통하는 이번 사업을 통해 청년예술가는 지역에서 마음껏 예술적 영감을 펼치고 주민들은 지역 자원을 재발견해 그 가치를 알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2021년 현대화 사업을 앞두고 있는 안계시장이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경북 의성군 안계시장은 조선 후기에 농산물 물물교환 장소로 시작해 1·6일의 오일장으로 개장됐다. 조선총독부 지정 종모우(種牡牛)를 거래하는 우시장이 함께 개설돼 경북 북부지방에서 일찍부터 유명했다.이후 지난 1957년 의성군에 의해 공설시장으로 등록된 후 의성군 서부권 7개 면의 경제활동 중심지로 자리해 온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시장이다. 김호운 기자 kimhw@idaegu.com

영주의 근현대 역사 기록물 전시회에 오세요

경북 영주시가 13일까지 영주시민회관 전시실에서 ‘오래된 기억의 한 조각이 영주의 역사가 되다’라는 주제로 영주의 근현대 역사 기록물 전시회를 개최한다. 영주문화원(원장 김기진)이 주관하는 이번 전시회는 그동안 인식의 부재와 관리소홀로 사장될 위기에 놓인 영주의 근현대 역사 기록물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자 마련됐다.영주문화원은 추진 중인 ‘영주형 문화뉴딜사업’을 통해 수집한 1900년부터 1999년까지 생산된 근현대 기록물을 전시한다.문화원은 지난 8월부터 10월말까지 수집된 자료 2만1천300여 점 중 파트별로 시대적 중요성과 희귀성이 있는 기록물 3천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김기진 영주문화원장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그간 ‘영주형 문화뉴딜사업’을 통해 수집한 자료 중 영주의 근현대 역사를 돌이켜 볼 수 있는 자료들을 전시했다”며 “영주의 과거를 확인 할 수 있는 이번 전시회에 많은 방문을 바란다”고 말했다. 김주은 기자 juwuery@idaegu.com

의성군, 치매보듬마을에 자두꽃길 기억이음 미술관 조성

의성군은 봉양면 삼산1리가 2020년 치매보듬마을로 선정돼 지난해 선정된 탑리2리와 함께 2곳에서 치매보듬마을을 운영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치매보듬마을이란 치매가 있어도 자신이 살던 지역에서 가족과 이웃의 돌봄으로 일상생활을 하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치매 친화적 마을을 말한다. 삼산1리 치매보듬마을에서는 치매예방 강화를 위한 예쁜치매쉼터와 ‘농부의 하루 체험현장’을 마련했다. 김호운 기자 kimhw@idaegu.com

대구시, 경증치매어르신 위한 ‘기억학교 TV’ 개설

대구시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경증치매 어르신들을 위해 유튜브 ‘기억학교 TV’ 채널을 개설했다고 4일 밝혔다. 대구시가 2013년부터 경증치매 어르신을 위해 전국 최초로 운영 중인 기억학교는 ‘치매걱정 없는 대구, 행복한 기억학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장기요양등급을 받지 못하는 경증치매어르신과 가족들에게 주간보호서비스, 인지재활 프로그램, 상담 서비스 등을 제공해 왔다. 현재 15개소가 설치돼 600여 명의 어르신들이 이용하고 있다. 기억학교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월20일부터 비대면 서비스와 격일제 수업 등으로 대체됐지만,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잦은 휴관으로 이용 어르신들의 불편이 잇따랐다. 이에 대구시는 언택트 시대에 발맞춰 지난 1일부터 완전 비대면 서비스인 유튜브 ‘기억학교 TV’ 채널을 개설한 것. ‘기억학교 TV’는 인지 및 신체의 잔존기능을 유지·개선시키기 위한 가정 학습 지원을 주 내용으로 하며, 인지지원 영역, 정서지원 영역, 신체지원 영역 등 다양한 콘텐츠가 주2회 업로드 될 예정이다. 또한 컴퓨터,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어려운 가정에는 종사자들이 직접 방문해 유튜브 사용법 교육 등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대구시 채홍호 행정부시장은 “경증치매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어르신들에게 기억학교 TV의 전문화된 인지재활 프로그램이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빗방울의 기억/ 성군경

비 오는 저녁, 멀리 희붐한 불빛들이 유리창을 뚫고 아른거린다. 홀로이거나 함께이거나 저 불빛 속에는 누군가의 숨들이 엉겨있다. 세월의 시름을 오롯이 품은 내 치매 엄니 불빛이 아련하다.// 물기 머금은 짐승의 눈처럼 우수 어린 창 너머엔/ 곡진했던 삶들의 이야기가 반추된다. 경계선이 없는 빗방울엔 누구에게도 꺼내 보일 수 없는 비밀 하나 쯤 품에 간직한 채로 자기 몫의 생을 살아 내고 있는 존재들의 실루엣이 얼비친다.// 습관처럼 깊은 데로 나아가 그물을 드리우기에 앞 서 민낯으로 진심의 순도를 스스로 헤아려 본다. 삶이 쉽게 허물어지지 않도록 그 존재만으로도 숭고했던 새끼를 위한 반복된 행위들이 미욱한 삶이라 해도 괜찮다.// 기억은 희미해져 가지만 추억은 더욱 각색된다. 지난한 엄니 삶의 인연들이 아무리 대단했어도 지금은 결국 큰 줄거리에 끼지 못하는 에피소드일 뿐 가끔 헝클어진 미움을 지새우는 멈춰진 시간으로 가서 그 기억 속에 함께 있고 싶다. 그 시간 속을 비워도 비워도 마음과 기억 속에 끝내 남아있어 다시금 다가선다.// 나를 삼촌이라 부르는 엄니 그대 그리운 날은 유리창 너머 내리는 빗방울의 삶이 화려하든 너절하든 먼 길 돌고 돌아 미지의 내일로 걸어가는 게 인생임을 자각한다. 밤하늘 수놓은 별들처럼 어름다웠던 그 숨결이 살며시 다시 피어나면 아직 우리 삶 빛바래지 않았다.- 자선시 -비 오는 날 저녁에 창밖을 바라보노라면 유리창에 어른거리는 희뿌연 불빛이 마치 영혼처럼 다가온다. 불현 듯 치매를 앓던 어머니의 영혼이 비친다. 빗방울에 맺힌 사무친 사랑이 영롱하다. 자식을 보호하고자 한 일거수일투족을 되돌아본다. 지난날들이 애잔하고 또 후회스럽다. 비록 미욱한 삶이라 해도 그 존재만으로 어머니는 숭고하다. 있을 때 잘 하라는 말을 수없이 듣고 또 말하곤 했건만 지나고 나서야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 걸 깨닫는다. 이 절절한 감정이 이번엔 과연 진정성 있는 것인지, 기억을 건져 올리려 건성으로 투망하는 습관적인 것은 아닌지, 혹은 비 오는 날의 상투적인 값싼 감상은 아닌지. 늘 그렇듯, 어리석은 부끄러움만 남는다. 당장 미처 알지 못할 따름이다.빗물에 젖은 유리창이 눈물 어린 눈처럼 슬프다. 빗방울이 빗줄기로 이어져 내리듯 남모르게 간직한 자기 몫의 간곡했던 실루엣들이 파노라마처럼 연이어 어른어른 스쳐지나간다. 기억은 흐려지고 추억은 아름답게 채색된다. 작은 것일지라도 어머니와 함께 했던 추억을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다. 아들을 삼촌이라 불렀던 어머니가 그립다. 창밖의 빗방울을 바라본다. 화려하든 너절하든, 삶은 내일을 향해 살아가는 것이다. 아름다운 숨결이 멈추지 않는 한, 삶 또한 빛바래지 않는다.어머니의 치매는 충격이다. 기억의 줄기와 이파리는 점차 사그라지고 그 뿌리마저 갈수록 엉성해진다. 가장 소중한 자식에 대한 기억도 거짓말처럼 어그러진다. 육체와 영혼의 불균형적 노화 사이 틈새를 파고든 불청객은 무분별한 인간의 엄혹한 성찰을 강요한다. 인생과 생명의 참뜻을 근본적으로 성찰하게끔 한다. 과욕에 대한 징벌일까, 게으른 영혼에 대한 경종일까. 인간의 자만을 제어할 브레이크로 숨겨둔 신의 비밀병기인지도 모른다. 어쨌든지 치매는 인간이 극복해야 할 도전이기도 하지만 인간의 겸손한 자아를 지키는 강력한 유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어머니를 추억하는 빗방울은 슬프고 아름다운 시적 은유다. 오철환(문인)

전국금융산업노조 대구은행지부, 대구기억학교협회에 1천만 원 성금 전달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대구은행지부가 최근 대구기억학교협회(회장 이은주)에 지역 치매 어르신의 정서발달 지원을 위한 성금 1천만 원을 전달했다.이번에 전달된 성금은 원예치료 프로그램 키트 구매 및 대구기억학교협회 소속 15개 시설 어르신들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이번 성금은 임직원의 급여 1% 나눔으로 조성됐다.김정원 노조위원장은 “DGB대구은행 임직원들의 마음이 모여 지역 치매 어르신들에게 작게나마 기쁨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방법으로 힘을 보탤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

계명문화대학교-기억학교협회, 산학협력 업무협약 체결

계명문화대학교(총장 박승호)이 최근 경증 치매노인환자 지원을 위해 기억학교협회와 사회복지 분야 전문인력 양성 및 공동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협약식에서 양 기관은 협업체계 구축을 통해 사회복지 분야 기술 공유와 산업수요 맞춤형 교육훈련 등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해 상호 노력하기로 했다.협약에는 지역 사회복지 증진 및 경증 치매노인 지원을 위한 산업수요 맞춤형 교육훈련 프로그램 운영 및 실습장소 지원, 관련 세미나 개최 및 봉사활동 협조, 전문분야 기술 공유 및 해외 선진기술 도입을 위한 교육·연수 등 상호 업무지원을 위한 협력 등이 포함됐다.박승호 총장은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사회복지 분야 전문인력 수요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며 “기억학교협회와 산학협력을 통해 사회복지 전문가 양성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해 지역 사회복지 증진과 경증 치매노인 지원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대구 중구치매안심센터, 행복한 기억상자 전달 사업 시행

대구 중구치매안심센터는 3일부터 ‘행복한 기억상자’ 전달 사업을 추진한다. 이번 사업은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치매 관련 집단 프로그램 운영이 곤란한 상황에서 치매어르신의 고립 방지와 우울감 해소, 인지 및 정성활동에 도움을 주고자 마련됐다. 기억상자는 인지재활 관련 물품(학습지, 퍼즐 북, 기억회상과 심리적 안정을 위한 ‘콩나물 기르기’ 키트)과 위생물품(마스크, 손소독제, 물티슈)으로 구성됐다. 센터는 치매어르신의 고립예방을 위해 등록된 치매어르신 700여 명에게 안부 전화 및 복지관 서비스, 장기요양서비스 지원도 연계할 계획이다. 치매안심센터 사전 예약 후 센터를 방문하면 치매선별검사(인지기능검사)를 받을 수 있다. 검사 및 예약 문의는 전화(053-661-3911)로 하면 된다.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대구 수성구미술가협회 창립기념전 ‘2020 기억의 소환’

대구 수성구미술가협회 창립 11주년 기념전 ‘2020 기억의 소환전’이 오는 28일까지 수성아트피아 호반갤러리 및 멀티아트홀에서 열린다.이번 ‘기억의 소환전’은 코로나19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 등 다양한 변화를 겪으며 작가로서의 화업을 돌아보는 의미를 담았다.원로화가 권정호 화백의 1974년 작품을 비롯해 이천우 화가의 1972년 작, 최학노 화가의 1992년 작 등 회원들의 20여 년 전 작품과 최근 작품을 한자리에 선보인다.특히 수성미술가협회는 이번 코로나19로 힘든시간을 견뎌내고 있는 시민들에게 작품을 통한 힐링과 문화 공감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73명의 회원이 참여한 작품 150점을 전시한다.수성미술가협회는 작품전시 기간 중 ‘지역 미술의 바람직한 전개 방향은 무엇인지’를 논하는 일곱 번째 세미나를 오는 27일 오후3시 수성아트피아 알토홀에서 갖기로 했다.‘문화예술도시로의 발전 방향과 비전 모색’이란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세미나에서는 미술비평가 서영옥 박사와 영남이공대학교 정재한 교수, 시간과 공간연구소 권상구 이사가 발제자로 나선다.수성구미술가협회 김강록 회장은 “이번 세미나에서는 지난해 개최됐던 ‘수성빛예술제’의 성과와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도시재생을 통한 새로운 문화도시로서의 가능성을 검토해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이번 행사는 SNS를 통한 라이브 방송도 함께 진행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수성구미술가협회는 수성구에 거주하는 순수작가들의 예술 단체로 지역 화단과 한국미술 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회원들로 정기적으로 미술 연구 성과를 공유해 오고 있다.협회는 그동안 10차례의 정기전과 15회의 전시회를 통해 미적 방향성을 제시하는 한편 지역민들에게 조형 및 벽화그리기 사업, 선정작가전, 수성못 사생 실기대회 등 다양한 시각예술 사업을 추진해 왔다. 문의: 010-4501-7184.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화이트 작가’ 곽동효 초대전. 갤러리 청애에서 다음달 3일까지 열려

수줍은 듯 하얀 속살을 드러내고 서 있는 자작나무 숲, 동네 길모퉁이 커다란 나무에 올라 선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화폭을 가득 메운다.거친 붓 터치와 뛰어난 색채 감각으로 유명한 화가 곽동효 초대전이 다음달 3일까지 갤러리청애에서 열린다.국내외를 넘나들며 왕성한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서양화가 곽동효씨의 32번째 개인전이다. 경북 영천에 자리한 갤러리청애가 개관 4주년을 기념해 야심차게 마련한 초대전으로 10호 소품에서 120호에 이르는 대작까지 모두 31점의 작품이 선보였다.화가 곽동효씨는 형태에 대한 탐구보다 색채에 대한 탐색을 주로 하는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탄탄한 구도, 유려한 색채감, 거친 터치로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는 구상화단의 대표 작가로 풍경, 인물, 정물 구분 없이 동일한 색채 이미지를 통해 환상적이고도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유의 거친 붓 터치와 두터운 재질감은 유화적 특성을 잘 살려 작가 특유의 독창성으로 자리 잡았다는 게 세간의 평이다.작품에 사용하는 색채들은 대상이 갖는 고유색이 아니라 작가의 감각으로 다시 태어난 것들이다. 특히 화이트를 많이 써 ‘화이트 작가’라는 애칭이 생겼을 정도로 화이트를 혼합해 편안함과 따뜻함을 더한 게 이번 작품들의 특징이다.전시 작품 대부분이 밝은 배경에 인물은 어둡게 묘사하고 형태를 단순화했으며, 봄 풍경에 어울리는 경쾌한 톤의 신작들을 주로 전시했다.화사한 봄날 여인들의 한가로운 산책을 화폭에 옮긴 풍경, 부드러운 곡선과 순정한 피부의 여인 누드, 꽃물이 뚝뚝 떨어지는 정물, 아련한 어린 시절의 추억을 상기시키는 회상 등 각각의 작품마다 세련된 색채 이미지로 관람객들의 발길을 잡는다.곽동효 작가의 작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형상은 단순하고 간결해진 반면 힘찬 붓터치로 질감은 더욱 두텁고 풍부해졌다. 명도가 높아져 때론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풍기기도 한다. 추상적이면서도 다양한 색채의 배경처리는 작가적 역량이 한층 농익어가고 있음을 말해준다.또한 인물 작업은 그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누드로 머리에 꽃을 꽂기도 하고, 아예 꽃밭을 배경으로 꽃으로도 탈바꿈한다.뿐만 아니라 오랜 세월 다져온 유려한 선과 고유색을 벗어나 감각적인 색감, 밝은 듯 조화로운 배경 처리에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한다. 온화하고 유순한 작가의 심성이 반영된 듯 작품도 부드럽고 순수하게 표현했다.갤러리청애 장선애 관장은 “작가는 사소한 순간이나 그리운 풍경을 자기만의 ‘깊고 푸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소재의 고유성과 가치를 불러낸다. 특히 푸른색은 그의 ‘손끝에서 신비롭게 탄생 한다’는 의미로 이번 전시회의 테마를 ‘깊고 푸른 시선’이라 정했다”고 설명 했다.문의: 054-333-6555.서충환 기자 seo@idaegu.com